2021-08-07

알라딘: 환원근대 - 한국 근대화와 근대성의 사회학적 보편사를 위하여 김덕영

알라딘: 환원근대



환원근대 - 한국 근대화와 근대성의 사회학적 보편사를 위하여 | 인문정신의 탐구 16
김덕영 (지은이)길(도서출판)2014-04-25






10.0 100자평(3)리뷰(1)
384쪽
책소개
인문정신의 탐구 16권. 저자가 본격적으로 우리 사회에 대한 문제에 천착하기 시작하는 첫 번째 작업으로 그것은 바로 ‘한국의 근대화 담론’에 대한 것이다. 우리 학계에서 지금껏 논의된 근대화 담론들은 크게 내재적 발전론, 식민지 근대화론, 압축적 근대화론 등이다.

하지만 이 담론들의 결정적 문제는 바로 근대화 과정을 주로 ‘경제’에만 초점을 맞추어 논의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자연스레 우리 사회의 근대화 과정에 대한 인식으로 이끄는데 결국 그것은 1960년대 이후 급격한 경제발전 과정을 겪은 박정희 시대와 자연스레 중첩된다.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인가 모든 것을 ‘경제’ 문제로만 보는 데 익숙해져버렸다. 그래서일까. 우리 스스로 우리식의 자본주의를 ‘천박한 자본주의’라고까지 일컫고 있다. 이는 곧 우리의 근대화 과정이 오로지 경제성장에만 매달려온 결과의 산물이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 김덕영은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근대화 과정에 대해 새로운 개념어, 즉 ‘환원근대’로 분석·조망하고 있다. 특히 우리 사회과학계 전반이 ‘이론적 빈곤’에 따른 거시적 담론 제공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한 점을 염두에 둔다면, 저자는 이론사회학과 고전사회학 그리고 현대사회학 이론을 치밀하게 분석하고 풍부하게 인용하면서 그 바탕 위에 한국 사회 분석에 접근하고 있다.



목차


서문 7

제1장 논의를 시작하면서
1. 문제의 제기 19
2. 사회학적 보편사를 위하여: 접근 방법을 찾아서 25
3. 이 책의 범위와 한계 31

제2장 환원근대란 무엇인가
1. 근대화는 서구화인가 37
2. 사회학 이론에서 근대화 이론을 찾다 43
1) 콩트, 스펜서, 마르크스 44
2) 뒤르켐, 짐멜, 베버 49
3) 하버마스와 루만 56
4) 분화와 개인화: 사회학적 근대화 이론의 핵심 59
<보론> 철학과 근대성: 칸트와 니체 62
3. 환원근대의 네 차원 65
4. 나는 서구중심주의자인가 68
5. 기존 근대화 이론의 비판적 검토 72
1) 내재적 발전론 72
2) 식민지 근대화론 75
3) 압축적 근대화론 79

제3장 환원근대의 발전 과정과 추진 세력
1. 환원근대의 기원과 전개 87
2. 대(大)삼성 한국, 소(小)한국 삼성: 국가-재벌 동맹자본주의 108
3. 박정희 정권은 강력한 국가가 아니라 허약한 국가다 121
4. 새마을운동은 자발적 근대화 운동인가 143
5. 환원근대의 인력시장, 학교 158
6. 환원근대의 해결사, 가족 170
7. 환원근대의 전도사, 기독교 191

제4장 환원근대의 구조현상학
1. ‘7.4.7’과 ‘4만 달러 시대’: 환원근대의 언어 211
2. 정치와 경제에 의한 전 사회의 부속화와 식민지화 226
3. 개인주의 시대에 집단주의 윤리가 242
4. 규율사회를 넘어 억압사회로: 환원근대의 교육 261
5. 환원근대의 작동원리, 공장사회 273
1) 새마을운동 274
2) 아파트 278
3) 아이돌 그룹과 K팝 285
6. 경제적 근대주의와 문화적 전통주의: 환원근대와 전통문화 293
1) 전통이 근대의 토대가 된다 295
2) 전통은 근대를 위해 파괴된다 300
3) 전통이 화석화되고 박제화된다 304
7. 만들어진 이미지 ‘서구’: 환원근대의 선진국 담론 308

제5장 환원근대를 넘어서
1. 근대의 갈등과 비극: 환원근대의 대차대조표 333
2. 근대의 토대는 근대다 336
3. 경제적 근대에서 사회적 근대로 343
4. 사회의 개인들에서 개인들의 사회로 344

에필로그 351

참고문헌 355
찾아보기 377

저자 및 역자소개
김덕영 (지은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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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8년 경기도 이천에서 태어나 연세대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독일 괴팅겐 대학에서 사회학 마기스터(Magister) 학위와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카셀 대학에서 게오르그 짐멜과 막스 베버에 대한 비교연구 논문과 사회학 및 철학에 대한 강의를 바탕으로 ‘하빌리타치온’을 취득했다. 현재 카셀 대학에서 사회학 이론을 가르치면서 저술과 번역에 전념하고 있다. 저서로 『현대의 현상학: 게오르그 짐멜 연구』(나남, 1999), 『주체, 의미, 문화: 문화의 철학과 사회학』(나남, 2001), 『논쟁의 역사를 통해 본 사회학』(한울, 2003), 『짐멜이냐 베버냐』(한울, 2004), 『위장된 학교』(인물과사상사, 2004), 『기술의 역사』(한경사, 2005), 『프로메테우스, 인간의 영혼을 훔치다』(인물과사상사, 2006), 『입시 공화국의 종말』(인물과사상사, 2007), 『게오르그 짐멜의 모더니티 풍경 11가지』(도서출판 길, 2007), 『막스 베버, 이 사람을 보라』(인물과사상사, 2008), 『프로이트, 영혼의 해방을 위하여』(인물과사상사, 2009), 『정신의 공화국, 하이델베르크』(신인문사, 2010), 『막스 베버: 통합과학적 인식의 패러다임을 찾아서』(도서출판 길, 2012), 『환원근대: 한국 근대화와 근대성의 사회학적 보편사를 위하여』(도서출판 길, 2014), 『사상의 고향을 찾아서: 독일 지성 기행』(도서출판 길, 2015), 『사회의 사회학』(도서출판 길, 2016), 『국가 이성 비판』(다시봄, 2016), 『루터와 종교개혁』(도서출판 길, 2017), 『에밀 뒤르케임: 사회실재론』(도서출판 길, 2019), 『에리식톤 콤플렉스: 한국 자본주의의 정신』(도서출판 길, 2019), Der Weg zum sozialen Handeln, Georg Simmel und Max Weber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짐멜의 모더니티 읽기』(공역, 새물결, 2005), 『게오르그 짐멜의 문화이론』(공역, 도서출판 길, 2007), 『근대 세계관의 역사』(도서출판 길, 2007), 『예술가들이 주조한 근대와 현대: 미켈란젤로, 렘브란트, 로댕』(도서출판 길, 2007),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도서출판 길, 2010), 『돈의 철학』(도서출판 길, 2013), 『돈이란 무엇인가』(도서출판 길, 2014), 『개인법칙』(도서출판 길, 2014), 『렘브란트』(도서출판 길, 2016) 등이 있다. 접기


최근작 : <에리식톤 콤플렉스>,<에밀 뒤르케임 : 사회실재론>,<루터와 종교개혁> … 총 36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이론’에 근거하지 않은 한국 근대화 담론에 대한 비판적 고찰!
저자 김덕영은 이 책 출간 이전까지 주로 막스 베버와 게오르그 짐멜을 비롯한 이론사회학과 고전사회학 관련 책들을 번역하거나 관련 연구서를 펴내왔다. 특히 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과 짐멜의 『돈의 철학』 번역은 원전에 충실하고 방대한 역주와 해제를 덧붙여 사회과학 번역에 한 전범(典範)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본격적으로 우리 사회에 대한 문제에 천착하기 시작하는 첫 번째 작업으로 그것은 바로 ‘한국의 근대화 담론’에 대한 것이다. 우리 학계에서 지금껏 논의된 근대화 담론들은 크게 내재적 발전론, 식민지 근대화론, 압축적 근대화론 등이다. 하지만 이 담론들의 결정적 문제는 바로 근대화 과정을 주로 ‘경제’에만 초점을 맞추어 논의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자연스레 우리 사회의 근대화 과정에 대한 인식으로 이끄는데 결국 그것은 1960년대 이후 급격한 경제발전 과정을 겪은 박정희 시대와 자연스레 중첩된다.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인가 모든 것을 ‘경제’ 문제로만 보는 데 익숙해져버렸다. 그래서일까. 우리 스스로 우리식의 자본주의를 ‘천박한 자본주의’라고까지 일컫고 있다. 이는 곧 우리의 근대화 과정이 오로지 경제성장에만 매달려온 결과의 산물이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 김덕영은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근대화 과정에 대해 새로운 개념어, 즉 ‘환원근대’로 분석·조망하고 있다. 특히 우리 사회과학계 전반이 ‘이론적 빈곤’에 따른 거시적 담론 제공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한 점을 염두에 둔다면, 저자는 이론사회학과 고전사회학 그리고 현대사회학 이론을 치밀하게 분석하고 풍부하게 인용하면서 그 바탕 위에 한국 사회 분석에 접근하고 있다.

‘환원근대’라 는 개념으로 한국 근대화의 본질적 성격을 규명!
저자는 근대화 과정이라는 것이 단순히 경제성장의 문제를 넘어서는 복합적인 역사 발전과정이라는 데에서 인식의 출발점을 찾는다. 그 이론적 근거는 바로 막스 베버(Max Weber)다. 베버는 1920년에 출간된 『종교사회학 논총』 제1권에 실린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보편사의 문제들을 근대 서구 문화 세계의 후예는 불가피하게 그리고 정당하게 다음과 같은 문제 제기 아래 다루게 될 것이다. 즉 어떠한 상황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연결되어 작용한 결과로 하필 서구의 터전에서 그리고 유독 여기에서만 ― 적어도 우리 서구인들이 흔히 표상하듯이― 보편적 의의와 타당성을 지니는 방향으로 발전한 문화 현상들이 출현했는가?

여기서 베버가 ‘보편사’라는 용어를 쓰지 않고 굳이 “보편사의 문제들”이라고 표현한 것은 베버가 보편사, 즉 인류 역사를 어떤 특정한 측면이 아니라 국가, 관료제, 봉건주의, 시민사회, 법, 자본주의, 도시, 시장, 종교, 예술, 과학(학문), 에로스 등 다양한 측면에서 다룬다는 것을 암시한다. 저자 역시 한국 근대화 문제를 ‘경제적 근대화’만의 측면이 아니라 정치적 근대화, 문화적 근대화 등 사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측면에서의 관점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근대성 담론이 구축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이는 곧 경제적 근대화 담론 논의에서 이제는 ‘사회적 근대화’ 담론 논의로의 길을 제시한다.
한국 근대화의 모든 요소가 오로지 ‘경제’ 영역으로만 ‘환원’되게 된 결정적 계기는 앞서 언급했듯이 1960년대 이후 박정희 정권 때부터이다. 이 시기에 경제가 급격히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니 경제가 급격히 성장했기 때문에 경제성장의 영역과 그 밖의 경제 내적 영역 및 경제 외적 영역이 점점 더 분리되고, 또한 전자가 점점 더 빨리 발전하면서 후자를 압도하고 이에 대하여 우월한 지위를 점하게 되었다. 경제성장이 개인들의 인간적이고 문화적인 삶의 물적 기반이 된 것이 아니라 자기 목적이 되고 자체적인 가치가 되고 말았다. 이른바 경제성장의 물신화(物神化)가 일어난 것이다. 요컨대 환원근대의 구조적 모순으로 인해 ― 짐멜의 표현대로 ― ‘근대의 갈등과 비극’이 연출된 것이다.
그 구체적인 추동세력은 국가와 재벌을 중심으로 한 두 주체였으며, 저자는 이를 ‘국가-재벌 동맹자본주의’라는 새로운 개념어로 제시하고 있다. 즉 박정희 정권 시대에는 국가가 모든 것을 기획하고 그것을 재벌 중심의 대기업들이 구현해나가는 체제였다. 그 과정에서 학교교육과 가정은 그러한 체제를 뒷받침하기 위한 도구로 전락했고 개인보다는 집단주의 문화가 더 중요시되었고, 인간의 영혼과 정신 순화기능을 담당해야 할 기독교 역시 그러한 환원근대의 ‘전도사’로서 역할함으로써 온 사회 모두가 오로지 ‘경제’로 환원된 체제였다.

그렇다면 진정한 근대화는? ― 사회들의 개인에서 개인들의 사회로
그렇다면 한국 사회가 환원적 근대화를 넘어 진정한 근대화의 길로 나가려면, 다시 말해 진정한 근대적 합리성을 확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저자는 우선 환원근대의 핵심 축인 국가-재벌 동맹자본주의가 해체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물론 자본주의 체제 자체를 해체하고 그에 대한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보다는 국가와 재벌이 근대화의 ‘주연’이고 나머지는 ‘조연’이어야 한다는 관념의 폐기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 모든 경제주체가 근대화의 주연이어야 함을 뜻한다. 사실상 이것이 진정한 경제적 근대화의 길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는 경제적 근대화의 측면에서 그러할 뿐이다. 결국 우리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의 근대화가 요구된다. 곧 모든 사회적 제도와 조직 그리고 집단이 근대화의 주연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근대화 과정에서 주연 따로 조연 따로 있어서는 안 되고 모두가 주연이 되어야 한다는 명제는 사회적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개인적 차원에서도 적용된다. 사회분화를 하나의 핵심적 특징으로 하는 근대화는 개인화를 또 다른 하나의 핵심적 특징으로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근대는 사회적으로 분화된 세계일 뿐만 아니라 개인화된 세계로서, 개인의 이념과 개인주의의 원리가 적용되어야 함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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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 사회학‘의 모범이 될 작업이다. ‘한국은 도대체 왜 이럴까?‘라는 질문을 가진 사람들은 한 번씩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시간이 지났지만 이 책이 한국 근대성 논쟁을 불러왔으면 좋겠다.
두크나이트 2018-09-04 공감 (3) 댓글 (0)


이재용부회장에게 선물하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
dylan 2018-08-17 공감 (1) 댓글 (0)

마이리뷰



환원근대, 헬조선의 해명


김덕영의 환원근대, 헬조선에 관한 하나의 해명

헬조선이 대두된 지도 벌써 4년 전이 지났습니다. 헬조선에는 굉장히 다양한 의미들이 함축되어 있었지만 근본적인 질문은, "도대체 대한민국은 왜 이럴까?"하는 헬조선의 원인으로 귀결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 환원근대가 그에 관한 하나의 해답이라고 생각합니다.

근대성은 사회학의 주요한 연구대상이기도 하고, 몇몇 학자들은 사회학이 근대성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정의하기도 합니다. 이에 따라서 한국의 근대성을 규명하려는 다양한 시도들이 존재했습니다. 추격형 근대화, 식민지 근대화론, 압축근대, 동원된 근대, 중층근대 등이 대표적인 논의들이었습니다. 저는 이런 다양한 한국의 근대성에 관한 해명 중, 환원근대와 생존주의 근대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중 하나인 환원근대를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전에 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과 자본주의 정신>에 관해 말씀드리면서 김덕영 선생님을 소개해드렸습니다. 김덕영 선생님은 사회이론가로서 독일 괴팅엔에서 베버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하시고, 베버와 짐멜에 관한 연구로 독일 카셀대학교에서 교수자격논문(하빌리타치온)을 획득하십니다. 이후 독일학계에서 인정받는 사회학자가 되십니다.

환원근대에서 김덕영 선생님께서는 한국 근대성을 '환원'이라고 특징지우고, 전에 포스팅에 언급한 사회학자 니클라스 루만(Niklas Luhmann)의 이론을 기반으로 한국 근대성을 규명하는 작업을 진행하십니다. 김덕영 선생님은 루만의 기능적 분화 개념을 중심으로 논의를 전개합니다.

루만에 의하면 신분사회였던 전통사회와 달리 근대사회는 기능에 따라 사회가 분화된다고 봅니다. 기능에 따라 분화된 사회에서는 체계가 발생하는데, 구체적으로 정치, 경제, 법, 과학(학문), 종교, 예술, 교육 등의 체계로 분화됩니다.

이 체계들은 코드, 프로그램, 매체를 통해 자신의 고유한 기능을 수행해나갑니다. 각각의 체계들의 서로에게 독립적(폐쇄적)입니다. 그러니까 '진리/허위'라는 이항코드를 가지고 '새로운 인식생산'이라는 기능을 담당하는 과학(학문)체계에서 합법/불법(법체계), 야당/여당(정치체계), 소유/비소유(경제체계)의 이항코드는 외부화됩니다. 기능 분화된 사회에서 학계는 법정이 아니고, 연애하는 사람은 정치인이 아닌 것입니다. 이렇게 루만이 본 근대사회는 사회의 하위시스템(체계)들이 고유의 논리를가지고 사회의 기능을 담당하는 그런 사회입니다. 기능분화된 사회에는 정점도 중심도 없습니다.

하지만 루만의 이론처럼 사회의 각각 체계들이 제 기능을 하는 사회와 다르게 한국의 근대성은 박정희 정권에서 주조된 '국가재벌동맹자본주의'가 한국 근대성의 심층을 이루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한국의 근대는 각각의 체계가 고유의 기능으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체계가 경제적인 것으로 환원된 경제적 근대성입니다. 대중매체도, 교육체계도, 학문체계도 경제성장이라는 목적으로 환원되고, 정치가 종속되면서 동맹을 결성한 근대성인 것입니다. 이 정점과 중심에는 정치권력과 경제논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경제, 정치체계의 과잉에 의한 환원근대에서는 네 가지 원리가 추출됩니다. 첫 번째, 경제가 곧 근대이며 경제성장이 곧 경제다. 두 번째, 국가와 재벌이 곧 경제다. 세 번째, 경제가 근대화 되면 경제 외적영역도 근대화 된다. 네 번째, 전통은 근대의 토대가 되어야하거나 근대에 자리를 내주어야한다.

한국인들이 해외에 영향력을 미치면 꼭 따라나오는 기사가 '누구의 경제적 가치' 따위의 기사입니다. 예술가이든, 가수이든, 스포츠스타이든 모든 가치가 경제적으로 환원되는 것이죠. 김덕영 선생님은 경제적 근대가 아닌 사회의 다양한 영역이 고유의 가치를 가지고 고유의 작동을 하는 '사회적 근대화'를 해결책으로 제시합니다. 대한민국은 왜 이럴까에 관한 한 해석이 담긴 <환원근대>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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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크나이트 2019-03-18 공감(4)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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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가족주의적 근대성


서평강의에서 김희경의 <이상한 정상가족>(동아시아)을 다루었다. 한국사회 가족주의(저자는 ‘정상가족주의 이데올로기‘라고 부른다)의 문제점을 다각도로 신랄하게 지적하고 그 대안을 모색하는 책이다. 다양한 데이터 자료를 활용하고 있는 게 강점인데 그와 더불어 몇권의 책에 대해 관심을 갖게끔 해준다.

두 권만 꼽자면 김덕영의 <환원근대>(길)와 장경섭의 <가족 생애 정치경제>(창비)다. 저자가 사회학자라는 점, 가족주의의 문제를 한국의 근대화과정과 연관지어 살펴보고 있다는 점이 공통적이다. <환원근대>는 소장하고 있기에 책장을 좀 둘러보고 찾으면 되고 <가족 생애 정치경제>는 따로 구입해야 한다.

책을 구하는 건 밥먹듯이 하는 일이라 바로 주문하면 되는데 내일 일본문학기행을 떠나는지라 장바구니에만 넣어두었다. 내주에야 구입해서 읽어볼 수 있을 듯. 이 두 권이 한국의 근대와 가족주의 관련으로 저자가 참고하고 있는 책의 전부다(약간의 논문이 추가될 따름). 그래서 드는 생각이 새삼스럽지 않은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책이 너무 없구나라는 것.

분명 너무도 많은 책들이 나와 있고 또 나오고 있다. 하지만 주제를 좁혀서 뭔가 읽으려고 하면 막상 손에 잡히는 책이 드물다. 풍요 속의 빈곤? 우리 독서 현실의 씁쓸한 역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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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 2018-01-23 공감 (3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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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영-송영진-오찬호




'이주의 저자'를 고른다. 순서대로 하자면 사회학자, 철학자, 사회학자다. 먼저, 세분하자면 이론사회학자라고 할 김덕영 교수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사회의 사회학>(길, 2016).






"저자는 2014년 한국의 근대화 담론을 다룬 저서 <환원근대>의 출간을 시작으로 그간 닦아온 이론사회학적 내공을 한국 사회에 적용하고자 연구를 계속해왔고, 이번 책은 그 후속작이다. 전작에서 '이론'에 근거하지 않은 기존 한국 근대화 담론을 비판적으로 고찰했던 저자는 이번에는 그렇다면 한국 (근대) 사회를 분석할 그 '이론'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이를 위해 콩트.스펜서부터 시작해 최근의 하버마스.루만까지 포괄하면서 사회학이 무엇을 어떻게 연구해왔는가를 정리한다."

내용상으로는 사회사상사 내지 사회학이론사로도 읽을 수 있겠다. 고전 사회학 이론에 대해서는 최근 다시 나온 루이스 코저의 <사회사상사>(한길사, 2016)와 비교해가며 읽어봐도 좋겠다.







베르그송 연구자로 알고 있던 충남대 철학과 송영진 교수가 정치철학 분야의 책을 펴냈다. <혼합정체와 법의 정신 1,2>(충남대출판문화원, 2016)로 '민주공화국의 기원'이 부제다. "서구 역사 과정에서 성립한 철학자들의 정치철학 논쟁에서 나타난 정체들의 발전사를 서술한 것"이라고만 소개돼 있어서 자세한 건 목차를 참고할 수밖에 없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부터 시작해서 한나 아렌트와 존 롤스까지를 다룬다. 내년에 정치철학에 대한 대중강의를 진행할 계획이어서 특별히 눈길이 간다(민주공화국에서 중요한 건 '소수의 학식'이 아니라 '다수의 교양'이다).







정치철학 쪽으로는 한번 소개했지만 곽준혁 교수의 <정치철학 1,2>(민음사, 2016)도 참고교재다. 이런 종류의 책들은 주로 존 롤스에서 끝나곤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마이클 샌델의 정치철학(내지 공공철학)에 대한 이해가 추가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달까지 샌델의 책을 강의에서 다시 읽으면서 재확인한 생각이다.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개마고원, 2013) 이후 매우 활발한 저술활동을 펼치고 있는 젊은 사회학자 오찬호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대통령을 꿈꾸던 아이들은 어디로 갔을까>(위즈덤하우스, 2016). '믿을 건 9급 공무원뿐인 헬조선의 슬픈 자화상'이 부제. "저자는 암울한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9급 공무원 시험을 결심하고 노량진으로 향한 사람들의 모습에서 개인이 누려야 할 평범한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불안한 한국사회를 비판한다. 기회.과정.결과의 불공정성, 무한 경쟁이라는 자본주의 논리의 최전선에서 '과연 공무원 말고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묻는 사람들, 지옥 같은 한국사회보다 더 지옥 같은 노량진에서 고군분투하는 공시생들의 절박함을 통해 '헬조선'의 슬픈 자화상을 살펴본다." 다른 건 제쳐놓더라도 2016년의 자화상으로 읽어봄직하다...



16. 11.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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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 2016-11-06 공감 (3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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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본주의 정신


사회학 고전 번역으로 이름이 높은 김덕영 교수가 ‘한국 자본주의 정신‘을 해부한 책을 내놓았다. <에리식톤 콤플렉스>(길). 이론사회학자의 드문 시도이기에 흥미를 끈다. 저자는 근대사회에 대한 이론적 해명작업에 주력하고 있는데 <환원근대>와 <루터와 종교개혁> 같은 전작이 사전 정지작업이라면 <에리식톤 콤플렉스>는 이론의 적용을 통한 실제 분석에 해당한다.

˝한국의 독특한 역사적 체험, 즉 한국의 근대화 과정 전반을 일제강점기인 식민지 시대부터 지난 이명박 정부 때까지를 사회학적 분석 대상으로 삼아 한국의 근대화가 국가와 기업, 그리고 개신교에 의해 시민계층적 자본주의와는 전혀 다른 기형적 자본주의화 과정을 밟아왔음을 밝혀내고 그것을 ‘에리식톤 콤플렉스’(에리식톤Erysichthon은 그리스 신화에 오만하고 불경스러운 부자로 아무리 먹어도 허기를 느끼는 저주를 받아 끊임없이 먹어치우는 상징으로 등장한다)라는 새로운 개념 도입으로 구체화·명료화한다. 이는 곧 돈과 물질적 재화에 대한 무한한 욕망에 다름 아니며, 이것이 바로 한국 자본주의의 정신이라는 것이 저자의 결론이다.˝

자연스럽게도 저자에게 모델이 됐을 책은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이다. 대입해보자면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 자리에 들어간 것이 한국의 경우에는 ‘에리식톤 콤플렉스‘라는 것. 하지만 ˝돈과 물질적 재화에 대한 무한한 욕망˝이 한국적 특수성에 해당하는지는 의문이다. 자본주의를 추동하는 보편적 욕망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에리식톤 콤플렉스‘라는 제목이나 개념도(‘에리직톤‘이 통용 표기 아닌가?) 이론을 전공한 학자의 제안으로서는 어색하다. 아무래도 비유에 해당하기 때문에. 부제 ‘한국 자본주의 정신‘를 살리는쪽이 낫지 않았을까. 읽기 전 소감이 그렇다는 것이고 저자의 분석이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지는 읽어봐야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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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 2019-11-08 공감 (3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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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영-고병권-이창래




'이주의 저자'를 골라놓는다. 재독 사회학자와 현장 인문학자, 그리고 재미 소설가, 3인이다. 먼저 묵직한 사회학 고전들을 충실히 번역해온 김덕영 교수가 한국의 근대화와 근대성에 관한 연구서를 펴냈다. <환원근대>(길, 2014). '한국 근대화와 근대성의 사회학적 보편사를 위하여'가 부제다.







번역서가 아닌 책으로는 <정신의 공화국 하이델베르크>(신인문사, 2010), <막스 베버>(길, 2012)에 이어지는 책이다. 어떤 문제의식을 담고 있는가.


저자가 본격적으로 우리 사회에 대한 문제에 천착하기 시작하는 첫 번째 작업으로 그것은 바로 ‘한국의 근대화 담론’에 대한 것이다. 우리 학계에서 지금껏 논의된 근대화 담론들은 크게 내재적 발전론, 식민지 근대화론, 압축적 근대화론 등이다. 하지만 이 담론들의 결정적 문제는 바로 근대화 과정을 주로 ‘경제’에만 초점을 맞추어 논의하고 있다는 점이다.(...) 저자 김덕영은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근대화 과정에 대해 새로운 개념어, 즉 ‘환원근대’로 분석·조망하고 있다. 특히 우리 사회과학계 전반이 ‘이론적 빈곤’에 따른 거시적 담론 제공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한 점을 염두에 둔다면, 저자는 이론사회학과 고전사회학 그리고 현대사회학 이론을 치밀하게 분석하고 풍부하게 인용하면서 그 바탕 위에 한국 사회 분석에 접근하고 있다.

'환원근대'라는 새로운 개념이 한국 근대화에 대한 조명으로서 얼마나 생산적인 결과를 보여줄지는 직접 확인해봐야겠다.







'현장 인문학자'라는 직함이 붙은 고병권의 걸음이 재다. <철학자와 하녀>(메디치미디어, 2014)는 올해 세번째로 나온 책.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마이너리티의 철학'를 부제로 달고 있다. 제목이 저자의 문제의식을 집약하고 있는데, 소개는 이렇다.


고병권 저자는 비정규직, 장애인, 불법 이주자, 재소자, 성매매 여성 등 사회적 약자들의 곁에서 철학을 함께 고민해온 현장 인문학자다. 이 책의 제목에서 ‘하녀’는 권력의 테두리 속에서 ‘법’ 없이 사는 것을 자랑삼아온 소시민을 뜻한다. 도대체 하녀에게 철학과 인문학 따위가 무엇인가? 철학은 ‘참 한가한 일’ 아닌가? 저자는 “철학자라면 가장 가난한 이들에게도 의미 있는 철학을 해야 한다. ‘하녀’도 철학을 통해서 자기 삶을 다시 바라볼 수 있다”고 말한다.

다루는 범위도 폭넓다. "그리스 신화부터 현대 철학의 중요한 개념들, 형제복지원을 통해 본 ‘시설 사회’ 문제 등 당대 사건들까지 아울렀다." 부제대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마이너리티'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철학을 제공하는 것이 저자의 의도로 보인다.







한국계 미국 작가 이창래의 장편소설 두 편이 개정판으로 나왔다. <가족>(알에이치코리아, 2014)과 <척하는 삶>(알에이치코리아, 2014)이다(<척하는 삶>은 <제스처 라이프>로 처음 번역됐던 작품이다). 절판된 데뷔작 <영원한 이방인>(원제는 <네이티브 스피커>)도 다시 나옴 직하다. <척하는 삶>이 저자의 두번째 소설, 그리고 <가족>이 세번째 소설이었다. 이 세 권의 원서는 아래와 같다.







14. 0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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