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m Choi
리버럴 꼴통 민족주의자
박유하의 <제국의 위안부>의 사법 처리에는 반대하지만 책 내용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을 볼 때마다 비겁하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이 사람은 <제국의 위안부>가 어떤 이유에서든 마음에 안들지만, 꼴통 민족주의자로 보이기는 싫고 리버벌한 척 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사법 처리에 반대한다는 것이 혹시라도 이 책을 두둔하는 것처럼 보일까 봐 경계하는 것이다.
물론 <제국의 위안부>에 대한 사법 처리 건과 책 내용에 관한 찬반은 다른 문제이다. 사안과 상황에 따라 이를 같이 다룰 수도 있고 따로 다룰 수도 있다. 하지만 위와 같은 방식은 이 두 문제를 적절히 분리해서 다루는 것이 아니다. 실은 뒤의 문제(내용 반대)로 앞의 문제(사법 처리)까지 방관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 경우에 진짜 사법 처리에 관한 의견이라면 뒤의 문제를 끌어들이지 않는 것이 좋다. 사법 처리에 반대하는 것은 책 내용에 대한 찬반과는 상관없는 문제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용에 대한 찬반 문제라면 사법 처리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는 것이 좋다. 찬성한다면 말할 것도 없지만 설사 반대한다고 해도 사법 처리에 동의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굳이 그런 말을 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제국의 위안부>에 대한 사법 처리에는 반대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책 내용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은 자신이 꼴통 민족주의자라는 사실을 쉴드 치기 위한 췌언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은 리버럴 꼴통 민족주의자라는 불가능한 상태를 위한 모험일 뿐이다.
6 comments
Bak Jongseok
19세기적 자유주의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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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ghoon Lee
NL도 주사파도 있는 나라에 리버럴 꼴통 민족주의자도 있을만하죠. 가치가 상반되면 보통 자아가 분열되는데 이들은 멀쩡하게 잘들 살아요. 어차피 큰 고민 없이 편리할 때 꺼내 쓰는 가면 같은거라
Reply20 h
김정인
사법처리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Reply20 h
동원박
쿨한척하려고
Reply14 h
Park Yuha
앗 오늘 무슨 날인가요..두번씩이나 언급해 주시고. 😅
암튼 최샘말씀이 맞아요. 왜냐하면
“동의하지 않지만” 이라는 그 이유로 고발한 거니까요.
Reply12 hEdited
조현욱
근데 볼테르 얘기가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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