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에 다시 차가워진 기시다.. "독도 해양조사가 결정적"최진주 입력 2022. 06. 30. 15:30 댓글 877개
윤석열(왼쪽)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9일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IFEMA)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 도중 서로 시선을 피하고 있다. 마드리드=서재훈 기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윤석열 대통령과 처음 만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태도는 극히 신중했다. 만찬장에서 이뤄진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첫 만남을 두고 일본 정부는 “극히 짧게 만났다"고 반복해 강조했다. 한국 대통령실이 발표한 두 정상의 대화 내용을 일본이 정정하는 등 예민하게 반응하기도 했다.
지난달 윤 대통령 취임 즈음엔 한일관계가 개선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지만 일본의 기류가 차게 식은 것이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은 30일 "지난달 한국의 독도 해양조사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물론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한국 변수'가 악재가 될 것을 걱정하는 일본 정부의 '핑계'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기시다 총리는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나토 정상회의를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해 일본의 일관된 입장을 바탕으로 윤 대통령을 비롯한 한국 측과 긴밀히 의사 소통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긴밀히' '소통' 같은 표현이 쓰였지만, 일본이 의례적으로 쓰는 외교적 수사여서 당분간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설 뜻이 없다는 의미다. 전날 윤 대통령과의 만남에 대해서는 “아주 짧은 시간 간단한 인사를 나눴으며, ‘매우 어려운 한일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해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국은 덕담 부각, 일본은 "한국 측에 노력 요구" 강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스페인을 방문한 윤석열(맨 오른쪽)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마드리드 이페마 컨벤션센터에서 기시다 후미오(왼쪽 두 번째) 일본 총리를 비롯한 아시아 태평양 파트너 4개국 정상,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가운데)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마드리드=연합뉴스
이는 한국 대통령실이 밝힌 당시 만찬 상황과는 미묘하게 다르다. 대통령실은 기시다 총리가 윤 대통령에게 “한일 관계가 더 건강한 관계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기시다 총리가 윤 대통령에게 ‘매우 어려운 한일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해 (한국 측이) 노력해 달라’고 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케이신문은 “(한국이) 너무 사실관계와 달라 발표했다”는 외무성 관계자의 말을 보도했다. 윤 대통령이 “기시다 총리와는 양국 관계를 발전시키는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고 기대를 내비친 것과 크게 대조되는 태도다.
산케이신문은 "정상회담을 하고 싶다면서 (한국 정부는 강제동원·위안부 피해자 소송 등에 대해)아무런 해결책도 내놓지 않는다. 장난치는 건가”라는 일본 정부 고관의 발언을 전하기도 했다.
독도 해양조사 후 자민당 반발 커져... 정상회담 안 하기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스페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9일(현지시간) 마드리드 이페마 컨벤션센터에서 아시아 태평양 4개국 정상, 옌슨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기념촬영을 마친 뒤 단상에서 내려오고 있다. 마드리드=연합뉴스
이런 일본의 태도는 최근 들어 사뭇 달라진 것이다. 윤 대통령이 올해 3월 대선에서 승리한 직후 기시다 총리는 축하 전화에서 “환영한다”고 인사했다. 한국 측 정책협의단이 윤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일본을 찾았을 때도 기시다 총리는 자민당 일각의 반대를 무릅쓰고 직접 만났다.
또 한일 정상회담을 일본이 처음부터 검토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일본 외무성 간부도 ‘(정상회담을 하려면) 국제회의 기회를 활용하는 것이 걸림돌이 적다'며 성사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한국이 지난달 독도에서 해양조사를 실시하고 자민당이 "뒤통수 맞았다"며 분노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기시다 총리는 “7월 실시되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한국과 융화 분위기를 조성하면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 회담을 보류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또 기시다 총리가 마드리드에서 윤 대통령과 짧게라도 대면한 것은 “한일 정상의 만남을 주선한 미국의 체면을 세우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아사히 "7월 박진 방일도 쉽지 않을 듯"
아사히신문은 한국이 박 장관의 일본 방문을 참의원 선거 직후인 7월 중순에라도 성사시키고 싶어 하지만,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마이니치신문 역시 “관건은 징용(강제동원) 소송 해결책”이라며 “공은 한국 측에 있고, 공이 돌아와 ‘전진했다’는 평가를 받지 못한다면 정상회담은 할 수 없다는 것이 기시다 총리의 인식”이라는 총리 관저 간부의 말을 전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parisc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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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한일 관계 회복을 서두르는 이유?>
엊저녁 뉴스(5시)를 보다 의아한 점이 있어 한참을 생각해 보았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과문한 내 머리로는 정리가 안 된다. 그래서 여기 내용을 소개하고 페친 분들의 고견을 들어보고자 한다.
뉴스의 내용은 이렇다. 물론 이는 일본 TV의 뉴스이므로 일본 편의 위주로 편성하고 해석할 수 있다는 여지를 감안하여 생각해 주시길 바란다.
우선 한국 관련 뉴스 첫 꼭지
2019년 아베 정권 때 화이트리스트 대상국 제외를 하는 경제 보복에 대한 반발로 한국 내에서는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펼쳐졌는데, 3년이 지난 지금은 편의점에도 일본 맥주가 다시 진열되었으며, 방송에도 광고가 나오고 있으며, 시민들도 일본 맥주를 선호하여 즐기고 있다고 한다. 또한 일본의 게임도 인기여서 몇 십만의 다운로드하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아울러 어제부터 김포-하네다 간의 황금 직항 노선이 2년 4개월만에 부활되었으며 앞으로 더 많은 증편이 예상된다고 한다. 뭐 여기까지야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고, 충분히 예측 가능한 뉴스니 엄밀한 의미에서는 뉴스도 아니다.
문제는 다음 꼭지의 뉴스였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최되고 있는 나토와 G7 정상 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기시다 일본 총리와 윤 한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보도였다.
이는 이미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니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지만, 그러나 두 정상은 네 번에 걸쳐 얼굴을 마주했다고 한다. 그 분위기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는 코멘트가 이어진다.
그러면서 현지에서 취재하고 있는 기자를 불러 한일 정상회담이 무산된 이유 등에 대해 리포트를 하게 한다.
기자의 리포트에 의하면,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를 만나 본 인상에 대해 “양국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그런 파트너라고 확신했다"라고 한다. 아 소우데스까?(나의 반응)
그리고 이번에는 윤 대통령을 만나 본 기시다 총리의 코멘트가 이어질 줄 알았는데 그건 없다. 그러고는 바로 한국 정부 관계자의 말을 빌려, “양국 정상이 좋은 인상을 갖게 되었으며 나쁘지 않은 첫 대면이었다"라는 코멘트를 소개한다.
무슨 중매쟁이 마담뚜 같은 코멘트를 소개한다. 그리고 내가 놀란 것은 이어서 한국 정부 관계자의 “문 정권과는 명백히 다르다"라고 했다는 코멘트다.
어떤 작자가 이런 코멘트를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설령 사실이 그렇다 치더라도 이런 내용의 코멘트가 한국 국내용이라면 이해하겠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국익이 우선되어야 하는 국제 외교 무대에서 전 정권과 현 정권의 차이를 어필하면서까지 애써 관계 개선을 구걸해야 하는 것인가 하는 점이다.
더 나아가 일본 측의 입장은, 오는 7월 10일 참의원 선거가 있어서 지금 당장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액션을 취하기 어렵다는 해석이 뒤따른다.
아니 이런 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고, 나도 일전 포스팅과 한국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도 일본 기시다 정부는 참의원 선거까지는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아무런 액션도 취하지 않을 것이고 그러지도 못할 것이라 그렇게 얘기했건만, 이는 조금만 일본 정치와 사정에 대해 아는 사람이면 누구나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한국 정부는 왜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그리도 집착을 하는 것인가? 취임 전부터 정책협의단을 파견하여 친서를 전달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그리고 윤 대통령의 방일도 희망하고 있지만 일본 측의 반응이 시큰둥하다는 믿을만한 소식통으로부터 정보도 듣고 있다.
내가 여기서 가장 궁금하고 의아한 점이 바로 이거다.
지금 강제 징용공 문제와 종군 위안부 문제 판결을 둘러싼 한일 정부 간의 입장 차이로 냉각된 상태지만, 일본 정부의 태도는 아베 정권 때나 스가, 기시다 정권으로 이어지면서도 변함이 없다.
한국이 대법원 판결을 없던 것으로 하던지, 한국 내에서 알아서 해결한 다음에 다시 오라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건 누구나 주지하는 사실이다. 공은 너희들에게 있다는 태도이다.
아니 시쳇말로 옛날처럼 일본의 차관이 필요하다거나, 기술 협력과 제공이 필요하다든지 한국 측이 한 수 배워야 하고 구걸해야 하는 입장이라면 그나마 이해를 하겠다.
만성적인 무역적자도 여전하고, 한일 항공노선 정상화하여도 결국 한국을 찾는 일본인보다 일본을 찾는 한국인이 두 배 이상 많은 관광적자만 만들어 내는 현실을 보더라도, 한국 측이 서둘러 일본에 구걸하듯이 관계 개선을 열망해야 할 이유가 나는 도무지 모르겠다.
오히려 무역과 관광 흑자를 제공해 주는 한국에 대해 일본이 먼저 화해의 제스처를 취한다면 그나마 이해하겠다.
물론 일본에 살고 있는 재일 한국인으로서 한일 관계 개선을 바라고 있지 않다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나 같은 재일 한국인들이야말로 한일 관계 개선을 가장 바라고 기다리는 입장일 것이다. 그러나 당당하게 소신을 갖고 대등하게 외교를 하라는 말이다.
비록 일본 TV의 뉴스 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한국 정부가 서둘러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액션을 다방면으로 취하고 있는 점은 분명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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