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16

이은선 *이영석 김여정 담화문의 다양한 해석 방법 & 지혜로운 대응책은?

(이영석교수)

*김여정 담화문의 다양한 해석 방법 & 지혜로운 대응책은?

북한 김여정의 하명(下命)에 한국 정부가 굴종적 태도를 보이는데, 국민이 분노하는 것은 이런 하명에 순응하는 우리 정부의 태도라는 논평을 낸 미통당 배현진 의원. 무례함이 도를 넘었다며 문 대통령에게 저자세를 취하지 말라고 주문한 태영호 의원. 김여정 담화문에 대한 이들의 대응은 이들이 대체 생각을 하고 사는 사람들일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게 만든다.

물론 김여정의 담화문에 사용된 원색적이고 거친 표현에 놀라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더구나 김여정이 2년 전 남북 정상 회담에서 방긋방긋 웃으며 활약하던 모습 속에서 친근한 여동생 이미지를 받았던 사람들은 그가 사용하는 언어에 더더욱 놀라 자빠질 지경이다. 심지어 국민으로서 자존심의 상처까지 받은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북한의 어법과 남한의 어법의 차이, 문화적 거리 등을 고려하지 않고, 표현만 보면, 저런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김여정과 북한체제는 완전히 미개한 나라가 아니냐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실제로도 북한은 남한의 자유로운 사회와는 완전히 다른, 김일성 3대 세습 체제 속에서 수령에 대한 우상화가 일상화된 사회이지 않은가?

위에 인용한 배현진과 태영호의 발언에서 나는 김여정의 광분보다 1도 나은 점을 찾아볼 수 없다. 저들이 책임 있는 정치인들이라면, 김여정의 담화문이 나온 배경, 담화문에서 광분하는 이유, 표현에 머물지 말고, 그 내용이 무엇인지 냉철하게 따져 보고, 남북 간의 긴장을 격화시키지 않을 방법이 무엇일지를 진지하게 성찰하고, 지혜로운 대응책을 모색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저 두 의원과 대조적으로 김여정 담화문을 그 거친 언어의 표피를 벗겨내고 그 안에 들어 있는 내용을 진지하게 읽고, 정부에 지혜로운 대응을 주문하는 이영석 교수님의 글을 여기 붙인다.

“새로운 시험대에 오른 문재인 정부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아 21대 국회에서 남북종전선언 결의안을 발의한 것은 긴박한 상황으로 치닫는 현 남북관계를 고려할 때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직접적으로는 탈북단체의 대북 비라 살포를 빌미로 삼고 있지만, 북한의 강경한 태도는 지난 2년간의 불만이 누적된 결과다. 문제는 북한이 2년 전의 남북합의서 공표 이후 지금까지 아무런 실질적인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인식한다는 점이다. 우리에게는 전쟁과 군사적 충돌의 위협이 적어졌다는 것 자체가 진일보이겠지만, 군사국가 북한의 경우 그것은 변화가 아니다.

이번 발의가 남북관계를 파국으로 치닫지 않도록 하는 데 조금이라도 자극제가 되기를 바란다. 현재 북한 당국자의 공식적인 선언과 발표를 들어보면, 매우 강경하면서도 그 수사가 절차적 정당성을 따르려 하고 있고, 강경한 발언의 이면에 자기 각오를 다지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제 문재인 정부는 또 다른 시험대에 올랐다. 그렇지만 위기는 기회다. 코로나 위기로 전 세계가 깊은 수렁에 빠져 있는 이 시점에 오히려 발상의 전환을 하고 전향적인 정책을 숙고할 때라고 본다. 우선 대국민 담화를 통해 남북합의서에 위배되고 남북관계의 평화를 해치는 발언과 돌출 행위를 국가 공권력을 통해 제어하는 문제에 대해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나는 이 문제는 진통이 있겠지만 다수 시민들이 동의하리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갖는다. 지난 2년간 그래도 남북관계의 긴장이 없이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귀중한가를 우리 스스로 체감해왔기 때문이다. 남북관계 긴장의 해소는 우리의 군사적 힘만으로 달성할 수 없다. 북한의 협조를 이끌어내지 않으면 안된다.

이와 동시에 정부는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를 향해 분명한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항구적인 평화를 진작하며 더 나아가 북한의 경제 발전을 위해 한국이 국제질서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능동적으로 대북정책을 펴나가겠다는 의지를 천명해야 한다. 이런 문제의 논의를 위해, 가능하다면 남북회담, 대북 특사, 대중 및 대미 특사 등 모든 노력을 기울여 관련 당사국들의 의견을 조율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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