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피살되고 문정부가 월북으로 규정한 서해 공무원 사건을 두고
민주당의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지금 민생을 챙겨야지 이런 거 따질 때냐" 며 정보 공개를 반대했다.
민주당의 설훈 의원은 "아무것도 아닌 일에 무슨 짓이냐"고 했다.
어제 한동훈 법무부는 인혁당 피해자들에 대한 이자면제를 결정하고 "국민 억울함 해소에 진영논리 없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2년전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당시 쓴 아래 글에서 나는 바로 인혁당 사건을 언급하면서 '우리는 국민의 아픔에 공감하는 정부를 원한다'고 했다.
네. 그렇습니다. "민주당은 정의롭고 국힘당은 쓰레기이며 나는 죽어도 진보 편이고 민주당만 찍겠다"는 당신들 보라고 다시 올리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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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서해바다에서 북한군에게 피살당한 공무원의 고등학생 아들이 문대통령에게 쓴 편지가 공개됐다.
오늘 낮 티비 뉴스에서는 피살된 이의 형이 나와서 동생은 월북자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었다.
청천벽력같은 가족의 죽음으로 망연자실했을 이 사람들은 슬픔에 잠기고 위로를 받을 틈도 없이 세상을 향해 나서서
아버지와 동생에게 씌워진 월북 프레임을 벗겨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서해 피살 공무원의 유족들은 상실과 누명이라는 이중의 고통에 시달리는 중이다.
박근혜가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시절의 일이다.
손석희 라디오 방송에서 인혁당 사건에 대한 질문을 받고 "두 가지 판결이 있는데 우리는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말한 대답이 화제가 됐을 때
당시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가 이런 말을 했다.
"인혁당 사건? 다들 배가 부른가 보지?"
그 때 나는 그 말이 하도 충격이어서 여기 페이스북에다 이렇게 썼었다.
"무고한 시민들을 잡아가 죽기 직전까지 고문해서 간첩 누명을 씌우고 판결 18시간만에 사형을 집행한 사건을 두고,
“인혁당 사건? 다들 배가 부른가보지?”라는 말을 집권 정당 '대표'가 했다는 뉴스는 차라리 반대 세력의 음해 공작이고 꾸며낸 말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배 부르게 먹고 살면 됐지 인권이니 생명에 대한 존중을 찾는 건 다 개나발이라는 소리를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내뱉는 사람이 집권 정당을 ‘대표’한다는 사실이
너무 참혹해서 차라리 거짓말이었으면 좋겠다", 고 썼었다.
매우 오랜 시간동안 나는 충분히 그렇다고 여길만한 여러 사실들에 근거하여,
문재인 대통령이 이끄는 지금의 집권세력은 인혁당 사건처럼 분단의 역사가 낳은 비극에 대해서 적어도
'그러니 어쩌라고? 배들이 불렀냐?" 따위 태도는 취하지 않는 역사 의식을 가졌다고 알아왔고 믿어왔다.
불행한 역사의 수레바퀴에 깔려 희생당한 힘없는 개인의 아픔과 눈물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지금 이 정부는 서해 피살 공무원이 자진 월북자였다는 국방부와 해양경찰의 발표를 이대로 기정사실화 하려는 듯 하다.
억울한 월북 누명을 벗겨달라는 힘없는 유족들의 호소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
8일 해수부와 해경 국감에 피살 공무원의 친형을 증인으로 부르자는 야당의 요구에 여당이 반대하고 나섰다.
문재인 정부를 목숨 걸고 지키겠다는 지지자들은 "월북자 가족이 큰소리치는 좋은 세상"이라는 조롱을 쏟아내고 있다.
피살 공무원 아들이 보낸 편지를 두고 대통령은 "아프냐? 나도 아프다" 라고 드라마 대사 같은 소리나 하고 앉았다.
실종자 친형의 증언을 막는 집권당 의원들과 온라인에서 실종자 가족들을 조롱하는 친문 네티즌들이 지지하는 문재인 정부는
대체 어떤 정부인가.
역사의 비극에 희생된 개인의 고통을 위로할 줄 모르는 나라와 정부는 존재 의미가 무엇인가.
이 정부가 왜 월북을 기정사실로 만들고 싶어 하는지 모두 알고 있다.
월북이어야만 국민이 30시간 넘게 방치되었다가 목숨을 잃은 상황에 대한 군과 청와대의 책임이 줄기 때문이다.
월북이라고 주장하는 근거가 군의 감청 결과인 모양인데 월북이 아니라고 믿을 정황도 차고 넘친다.
이럴 때는 차라리 그냥 모른다고 하라.
확보된 정보의 제한으로 인해 알 수 없다고, 원인 불상이라고 하라고.
그런다고 해서 "이런 무능한 쩌리들을 봤나. 군 예산을 그렇게 많이 처잡수면서 그거 하나 못 밝혀!" 라며 아무도 화내지 않을 것 같다.
북한과 친하고 잘 통한다는 사람들을 국정원과 통일부 수장으로 앉혀놨건만 바다에 30시간 동안 떠있던 사람 목숨 하나 구해내지 못한
무능을 그냥 인정하라.
힘없는 유족들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월북 프레임으로 정부의 실책과 무능을 덮으려 하지마라.
우리는 보여주기 평화쑈에 능한 정부가 아니라 국민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국민의 고통에 민감한 정부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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