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을 넘는 한국인 선을 긋는 일본인 - 심리학의 눈으로 보는 두 나라 이야기
한민 (지은이)부키2022-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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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마징가 Z>가 우리나라 만화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충격에 빠져 본 적이 있는가? <슬램덩크>를 읽고 소니 플레이어를 들으며 일본에 대한 선망과 열등감이 뒤섞인 성장기를 보낸 적이 있는가? 지브리 애니메이션에 열광하고 닌텐도를 부러워하던 시절을 기억하는가? 빌보드 1위(BTS), 아카데미 수상(<기생충> <미나리>), 넷플릭스 1위(<오징어 게임> <지옥>) 등 바야흐로 한류 열풍의 한가운데 선 지금, 왜 우리는 다시금 가깝고도 먼 두 나라 한국과 일본에 주목해야 할까?
문화심리학을 파고들어 온 저자 한민은 지금이야말로 한국인과 일본인을 제대로 알아야 할 때라고 말한다. 이 책은 ‘먹방’과 ‘야동’으로 대표되는 두 나라 문화 비교에서 시작해 한국인과 일본인의 성격적 특성, 다양한 문화콘텐츠에 담긴 숨은 의미와 심층 심리까지 하나하나 짚어 낸다. 또한 각 장 말미에 문화 연구의 기본 원리를 수록해 두 나라 사람들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한다. 비슷한 듯 다르지만 거울처럼 우리를 비추는 일본인의 행동과, 한국인이라 오히려 관심을 두지 못했던 한국인의 행동에 숨은 배경을 살피다 보면 일본인은 물론, 한국인을 더욱 잘 알게 되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잃어버린 N십 년’이라고는 하지만 세계 3위의 경제 대국이자 오랫동안 ‘넘사벽’이었던 일본, 경제부터 문화까지 많은 분야에서 놀랍도록 약진하고 있는 한국. 두 나라가 겪은 흥망성쇠의 배경에는 두 나라 사람들의 삶과 의식에 깊게 배어든 문화가 자리하고 있다. 역사를 거슬러 가장 긴밀한 영향을 주고받아 온 두 나라 사람들을 이해하는 것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언제든 찾아올 위기를 대비하고 극복할 수 있는 혜안을 마련해 줄 것이다.
목차
프롤로그: 골든 크로스는 이미 시작됐다
1부 한국 문화와 일본 문화 이렇게나 다릅니다
먹방의 나라 한국 vs 야동의 나라 일본 | 쎈 언니들의 나라 한국 vs 귀여운 소녀들의 나라 일본 | 온라인 게임의 한국 vs 콘솔 게임의 일본 | 떼창하는 한국인 vs 감상하는 일본인 | 막장의 한국 드라마 vs 이세계의 일본 애니 | 욕하는 한국인 vs 예의 바른 일본인 | 사람을 믿는 한국인 vs 시스템을 믿는 일본인 | 반일의 이유 vs 혐한의 이유 | 한국의 국뽕 vs 일본의 국뽕 | 오냐오냐 한국 부모 vs 칼 같은 일본 부모
# 문화 읽기의 디딤돌: 문화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2부 한국인과 일본인의 ‘종특’의 탄생
표정이 큰 한국의 탈 vs 표정 없는 일본의 탈 | 주체성 자기의 한국인 vs 대상적 자기의 일본인 | 한국인의 정 vs 일본인의 아마에 | 선을 넘는 한국인 vs 선을 긋는 일본인 | 한국의 갑질 vs 일본의 이지메 | 자기애성 성격의 한국인 vs 회피성 성격의 일본인 | 한국인의 동일시 vs 일본인의 환상 | 감정적 한국인 vs 이성적 일본인 | 한국인의 화병 vs 일본인의 대인공포증 | 산으로 들어가는 자연인 vs 방으로 들어가는 히키코모리
# 문화 읽기의 디딤돌: 개미가 코끼리를 이해하는 방법
3부 문화를 뜯어 보면 숨은 그림이 보인다
한을 품은 한국 귀신 vs 자리를 지키는 일본 귀신 | 삼세판의 씨름 vs 단판의 스모 | 영웅이 된 도둑 vs 강한 자가 영웅 | ‘날 넘고 가라’ 한국의 스승 vs ‘나만 따라 해라’ 일본의 스승 | 미륵의 한국 vs 지장의 일본 | 괜찮아요? vs 다이죠부? | 한국인의 부끄러움 vs 일본인의 하지 | 분노하는 한국인 vs 혐오하는 일본인 | 한국의 어울림 vs 일본의 와 | 아버지면 죽이고 보는 한국 vs 아버지를 죽이지 못한 일본 | 한국의 ‘알다’ vs 일본의 ‘와카루’
# 문화 읽기의 디딤돌: 다른 나라 문화를 본받기 어려운 이유
4부 한국인과 일본인의 심층 심리
한류는 어디서 비롯되었을까 | 왜 한국인들은 고속버스춤을 출까 | ‘한’이란 무엇일까 | 곰과 호랑이는 왜 사람이 되고자 했을까 | 프로불편러들의 나라 | 드립의 민족 | ‘찢었다’는 말은 어디서 왔을까 | 일본인은 왜 빈집에 돌아와서도 인사를 할까 | 일본인에게 ‘벽’이란 무엇일까 | 일본에는 왜 변신물이 많을까 | 일본 애니 주인공은 왜 필살기에 집착할까 | 거인과 제국주의의 향수 | 일본인이 선을 넘는 경우 | 포켓몬스터로 본 일본의 친구 개념
# 문화 읽기의 디딤돌: 문화 연구에 무의식이 중요한 이유
에필로그: 종의 나라 vs 칼의 나라
책속에서
P. 24~25
먹방의 나라 한국 vs 야동의 나라 일본
혼밥, 혼술이 더 이상 어색하지 않고 나 혼자 사는 것이 새로운 생활 스타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대인 관계에 대한 욕구는 그렇게 쉽게 사라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먹방은 관계에 대한 욕구가 가장 한국적으로 드러난 문화 현상일 것입니다.
그 방식 역시 물론 꽤나 한국적인데요. 보통 야동이 일방적으로 성행위 장면을 보여 준다면, 먹방은 시청자와의 쌍방향 소통이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시청자들이 채팅창이나 댓글을 통해 먹방에 반응하고 BJ나 유튜버가 시청자들의 요구를 반영하는 식이죠. 먹방 중에 실시간 댓글 창이 같이 떠 있는 경우도 흔한 모습입니다.
끊임없이 서로 영향을 미치고 피드백하며 함께 뭔가를 만들어 가는 것.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사회적 교류의 방법입니다. 각자의 영역에 선을 긋고 그 안으로 침범하는 것을 꺼리는 일본인들과는 다른 방식이죠. 접기
P. 29
쎈 언니들의 나라 한국 vs 귀여운 소녀들의 나라 일본
어느 분야에서나 늘 그래왔듯이 한국은 겉으로 보면 우당탕탕 대소동이지만 거시적 관점에서는 한 발 한 발 달라져 왔습니다. 그렇다면 일본은 어떨까요?
일본의 성역할에 대한 생각은 아직도 매우 전통적입니다. 최근 한국에서는 〈스우파(스트리트 우먼 파이터)〉의 열기가 뜨거웠는데요. 무대를 휘어잡는 쎈 언니들의 활약에 많은 시청자가 열광했습니다. 그동안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댄서들의 역량과 저력, 그리고 댄서(안무가)라는 직업, 춤에 대한 열정과 철학은 시청자들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죠.
일본인은 이런 한국 여성들을 ‘무섭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스우파 댄서뿐 아니라 K-팝 가수에 대해서도 이런 생각은 이어지는데요. 일본의 여성은 매우 나긋나긋하고 여리여리한 모습을 주로 보여 주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일본의 여성성을 가장 잘 드러내 주는 것이 J-팝과 애니메이션, 게임 등 일본의 문화콘텐츠에 등장하는 ‘소녀들’입니다. 접기
P. 49
막장의 한국 드라마 vs 이세계의 일본 애니
두 나라 사람들이 현실을 보는 방식과 관련되어 각 문화콘텐츠의 차이는 두드러집니다. 일본인은 애니메이션을 통해 환상의 세계를 보려 하는 반면, 한국인은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현실 세계를 보려 한다고 할까요?
물론 일본 애니메이션이 ‘인간의 문제’에 손 놓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 방법이 현실에 직접 개입하는 식이 아니라는 뜻이죠. 대부분의 일본 애니메이션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세계, 존재하지 않는 인물들 간의 사건을 통해 ‘비유적으로’ 현실의 문제를 떠올릴 수 있게 합니다. 우주나 미래, 판타지 세계를 배경으로 한 깊이 있고 철학적인 질문들을 던지는 것은 일본 애니메이션만이 할 수 있는 접근이죠.
그러나 한국의 드라마나 영화는 현실을 직접 다룹니다. 일본이나 중국 등 주변국에 비해 한국은 역사 관련 콘텐츠의 제작이 단연 두드러지는데요. 일제강점기, 6.25, 군사정권, 민주화 운동, IMF 등 가슴 아픈 역사도 거침없이 다룬다는 점이 한국의 특징입니다. 접기
P. 110
표정이 큰 한국의 탈 vs 표정 없는 일본의 탈
일본인은 기본적으로 자신과 타인이 명확히 구분되는 존재라는 전제 아래 관계를 맺습니다. 서로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을 꺼려 하고 사회적으로 규정 지어진 행동반경 안에서 행동하는 것을 편안해하는 것은 이러한 전제에서 비롯되는 문화입니다.
반면, 한국인들은 기본적으로 자신과 타인의 입장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는 전제 아래 대인 관계를 해 나갑니다. 한국인들이 말하지 않아도 상대의 마음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하고(이심전심), 때로는 상대방의 영역에 지나치게 깊게 들어가거나(참견) 상대가 원치 않는 오지랖을 부리는 것 또한 이러한 전제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인 관계에 피로감을 느끼는 한국 젊은이들 중에는 이러한 ‘오지랖 문화’를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남에게 폐 끼치지 않고 깔끔한 일본식 인간관계가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만, 문화는 그렇게 단편적으로만 바라봐서는 곤란합니다.
관심과 오지랖을 통해 한국인들이 당연한 듯 누리고 있는 정서적 지지가 이루어지고, 깔끔하고 예의 바르게 보이는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일본인들이 심리적 압박을 겪는다는 것은, 한국 문화에 익숙한 우리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것들이기 때문이지요. 접기
P. 142
한국의 갑질 vs 일본의 이지메
갑질의 동기 역시 통제감의 극대화라 할 수 있습니다. 결핍된 통제감을 충족하는 한국적인 병리 현상인 것입니다. 그러나 갑질의 양상은 이지메와는 차이를 보입니다. 이지메가 ‘집단의 규범을 어긴 개인에 대한 집단적 응징’의 성격을 갖는다면, 갑질은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려는 개인적 행위’라는 점이 두드러집니다.
을에 대한 괴롭힘은 갑인 자신에게 걸맞은 대우를 하지 않았다는 것에 초점이 있지요. 상대방 탓을 한다기보다는 우월한 자신을 드러내고 느끼는 것이 갑질의 심리적 기능으로 보여집니다. 또한 방식에 있어서도 이지메가 은밀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면 갑질은 드러내 놓고 보란 듯이 한다는 차이도 있는 것 같습니다.
피해자들의 심리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이지메에 순응하는 일본인과는 달리 한국인은 갑질을 대단히 부당하다고 지각합니다. 상대방과의 지위 차이나 상황 때문에 일시적으로는 복종하지만 갑의 처사를 마음속으로 받아들이거나 갑질을 받아들여야 하는 자신의 처지를 내면화하지는 않죠. 접기
저자 및 역자소개
한민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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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혹한 생태 여건 속에서 종족 유지와 서식지 확대를 꾀하고 있는 토종 문화심리학자다. 문화를 사회 현상에 접근하는 새로운 틀로써 이해하고 있으며, 한국인의 마음 이론은 한국인이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일본을 이해하려는 노력만큼 한국과 한국인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느껴, 종종 같은 문화로 분류되지만 엄연한 차이가 있는 두 나라의 문화를 문화심리학의 관점에서 연구해 오고 있다.
고려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심리학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클라크 대학교의 얀 발지너 교수 연구실에서 박사 후 과정을 보냈으며, 고려대학교, 서강대학교 평생교육원 등에서 10여 년간 심리학과 문화심리학을 가르쳤다. 현재는 우송대학교 교양교육원에서 심리학 관련 과목을 강의하고 있다.
대표 저서로 《슈퍼맨은 왜 미국으로 갔을까》 《우리가 지금 휘게를 몰라서 불행한가》 《개저씨 심리학》 《문화심리학》(공저) 《신명의 심리학》(공저) 등이 있다. 카카오 브런치와 네이버 밴드에서 ‘한선생의 문화심리학’을 연재하며 거침없는 입담과 귀에 쏙쏙 들어오는 설명으로 문화와 마음 이야기를 전한다.
브런치 brunch.co.kr | @onestepculture
네이버 밴드 band.us | @hansculture 접기
최근작 : <선을 넘는 한국인 선을 긋는 일본인>,<국가정체성과 한중일관계>,<우리가 지금 휘게를 몰라서 불행한가> … 총 14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한국인과 일본인은 과연 얼마나 다를까?
한국의 공연장이 떼창으로 가득 찰 때, 일본은 왜 기껏해야 조용히 박수만 칠까? 한국에는 온갖 의미의 다양한 욕이 존재하는 반면, 일본에는 왜 딱히 욕이랄 것이 없을까? 한국인들이 여럿이 어울리는 롤플레잉 게임(리그 오브 레전드 등)을 즐길 때, 일본인들은 왜 혼자서 하는 콘솔 게임(닌텐도 등)을 좋아할까? 한국에는 왜 프로불편러가 많을까? 일본인은 왜 빈집에 돌아와서도 인사를 할까?
가까운 것 빼면 거의 모든 게 다른 두 나라 한국과 일본은 놀랄 만큼 다른 삶의 양상을 보인다. 일본인들이 이세계(異世界)를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 속에서 갈등을 외면하고 환상의 세계로 도피할 때, 한국인들은 <오징어 게임> <미나리> 등을 통해 고통스러운 현실을 직시하고 ‘관계’에서 희망을 찾는다. 일본에서 ‘여자력’으로 무장한 소녀들이 귀엽고 순종적인 매력을 발산할 때, 한국에서는 <스우파(스트리트 우먼 파이터)>의 쎈 언니들이 편견을 ‘찢고’ 무대를 휘어잡는다.
목소리가 큰 한국인 vs 조용히 자리를 지키는 일본인
이러한 차이는 어디에서 왔고, 또 어떤 미래로 이어질까? 같은 인종에 유교, 집단주의 문화 등을 공유하는 비슷한 사람들로 묶이기 쉽지만, 두 나라 사람들은 스스로를 바라보는 태도에서부터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한국인은 자신을 ‘다른 사람에게 영향력을 미치려고 하는 존재’로 보는 반면, 일본인은 자신을 ‘다른 사람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려고 하는 존재’로 보기 때문이다.(116쪽)
한국인이 ‘이기고’ 싶어 게임을 잘하는 것(38쪽), 자신의 ‘주관적’ 친밀감을 바탕으로 정을 베풀고자 하는 것,(124쪽) 이래라저래라 참견하는 것이나(130쪽), 일본인이 주어진 사회적 역할에 부담을 느끼는 것,(357쪽) 되도록 은혜를 입지 않고 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것(132쪽) 모두 바로 여기서 비롯된다. 한국에 유독 프로불편러들이 많은 것도 이와 관련 있다.(319쪽)
한국인은 일이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으면 그 ‘억울함’이 쌓여 ‘화병’으로 표출되고,(173쪽) 일본인은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줄지 모른다는 공포에 휩싸여 대인공포증에 걸린다.(174쪽) 이러한 차이가 사회적으로 드러난 현상이 바로 최근 늘어나고 있는 ‘은둔형 외톨이’인 듯하다. 일본의 ‘히키코모리’는 일본 인구의 1%에 달하며, 일체의 사회활동을 거부하고 부모의 도움을 받아 살아간다. 반면 한국의 ‘자연인’은 세상일과 세상 사람들에게 얽매일 필요가 없는 곳으로 떠난다. 히키코모리가 방에 틀어박혀 아무것도 안 하며 무력하게 지낸다면, 자연인은 산에서 자립하며 삶의 이유를 찾는다. 두 나라 사람들의 특성에서 이러한 차이의 답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177쪽)
먹방의 나라 한국 vs 야동의 나라 일본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욕구인 두 행위는 어떻게 두 나라를 대표하는 콘텐츠가 되었을까? ‘성진국’이라는 명성(?)까지 얻은 데 비해 성생활 만족도 지수는 꼴찌를 기록한 일본. 야동에는 ‘엿보기’라는 왜곡된 방식으로 타인과 소통하고자 하는 일본인의 욕구가 반영되어 있다.(17쪽) 반면 수시로 건네는 “밥 한번 먹자”라는 인사처럼, ‘밥’은 한국에서 관계를 매개하는 중요한 상징이자 관심, 사랑의 표현이다. 먹방을 시청하며 소통하는 것은 관계에 대한 욕구가 가장 한국적으로 드러난 문화 현상이다.(23쪽)
이처럼 한국인과 일본인의 또 다른 차이는 ‘관계’에 대한 태도에서 비롯된다. 한국인은 자신과 타인의 입장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고 여기며, 일본인은 자신을 타인과 명확히 구분되는 존재로 간주하고 서로 피해를 끼치지 않으려고 한다.(110쪽) 한국인이 여럿이 어울려 다양한 역할을 맡는 MMORPG(멀티 유저 다중 접속 롤플레잉 게임)을 즐기고, 일본인이 게임기와 일대일 플레이를 하는 방식의 콘솔 게임을 주로 하는 것도 이러한 태도와 연관된다.(36쪽)
한국인의 관심은 때로 상대방의 영역에 지나치게 깊게 들어가 ‘오지랖’ 문화를 형성하기도 한다. 대인 관계에 피로감을 느끼는 한국 젊은이들 중에는 이러한 문화를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남에게 폐 끼치지 않는 깔끔한 일본식 인간관계를 선호하기도 하지만 그렇게 단편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곤란하다. 관심과 오지랖을 통해 한국인들이 당연한 듯 누리고 있는 정서적 지지가 이루어지고, 예의 바르게 보이는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일본인들이 심리적 압박을 겪는 것은 우리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것들이기 때문이다.(110쪽)
치열한 현실을 마주하는 한국 vs 아름다운 세계에 갇혀 버린 일본
현실에 대한 태도에서도 두 나라의 차이가 뚜렷이 나타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일본의 애니메이션과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이다. 일본인이 애니메이션을 통해 환상의 세계를 보려 하는 반면, 한국인은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현실 세계를 보려 한다고나 할까. 일본 애니메이션이 현실에 직접 개입하는 대신 우주나 미래 등 판타지 세계를 배경 삼아 ‘비유적으로’ 현실 문제를 그려 낸다면 한국은 일제강점기, 6.25, 군사정권, 민주화 운동 등 가슴 아픈 역사도 거침없이 마주한다.(49쪽) 괴물이나 귀신, 외계인이 등장해도 집세 걱정하고 월급 걱정하며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니 너무 현실적이어서 비현실적일 정도다.
반면 ‘이세계’를 배경으로 한 일본의 애니메이션 속에서는 어두운 현실은 찾아보기 힘들다. 동화 같은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언성을 높이거나 얼굴 붉히는 일 없이 아름답게 갈등이 해결된다.(159쪽) <원피스>나 <포켓 몬스터> 등에서 나타나듯 친구끼리 폐쇄적인 집단을 이루며, 언제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한다. 칸 영화제 대상을 수상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어느 가족>이 일본의 어두운 면을 들춰 냈다는 이유로 냉담한 반응을 얻은 것을 보면,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을 애써 보지 않으려는 절박함마저 느껴지는 듯하다.(54쪽)
골든 크로스는 이미 시작됐다
한국의 위상이 달라졌다. 빌보드 1위를 석권한 BTS부터 한국적인 콘텐츠로 승부해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기생충>, 넷플릭스 전세계 1위에 오른 <오징어 게임> 등 당장 눈에 띄는 지표들뿐 아니라 한류에 힘입어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공부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8쪽) “가위바위보를 해도 일본은 이겨야 한다”는 말을 농담처럼 내뱉던 한국은 2019년 한국에 대한 일본의 갑작스러운 무역 제재에도 놀랄 만큼 타격을 입지 않았고, 코로나 팬데믹에도 K-방역이라는 빠른 대처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오랫동안 ‘넘사벽’이었던 일본은 더 이상 없다. 많은 분야에서 한국은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고 심지어 어떤 분야는 일본을 넘어서고 있다.(10쪽)
어떻게 이런 일들이 가능했을까? 답은 문화에 있다. 여러 권의 저서를 펴내고 강연 활동을 지속하며 오랜 기간 ‘문화’에 천착해 온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문화가 한 나라와 그 구성원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우리의 눈앞에 낱낱이 펼쳐 보인다.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아 온 한국과 일본, 두 나라에 대한 이야기는 그야말로 저자가 해 온 연구의 최정점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곳곳에 담긴 문화심리학 이론과 학술적으로 숙성된 견해는 단순히 두 나라를 비교하는 것을 넘어서서 문화심리학 입문서로도 손색이 없다.
이 책은 가깝고도 먼 나라 한국과 일본, 두 나라 사람들이 하는 수많은 행동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그 출발점을 밝힌다. 겉으로 드러난 현상과 행동에 주목하다 보면 끊임없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라는 결론으로 되돌아올 뿐이다. 하지만 그 아래 깊고도 단단하게 자리잡은 문화를 되짚어 가면 엉망진창으로 얽힌 오해의 실타래가 한순간에 풀어지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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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심리학자가 일본과 한국에 대해 글을 쉽게 설명해주셨다. 국뽕에 취하지도 않고 자기 비하도 없으면서 우리에게 벌어진 사회적 현상을 일본이라는 비교대상을 통해 잔잔히 비춰주었다. 우리의 가치를 기반으로 세계로 도약을 꿈꾸는 한국인들이 꼭 한번쯤 읽어볼 책 구매
숲사랑이 2022-01-30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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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의 눈으로 보았다 표방한 것 치고는 학적 깊이나 논리 전개는 기대 만큼 안 보이고(통계, 현상, 이론을 한 두 개 제시하고 곧바로 저자의 해석으로 비약), 에세이에 가깝다. 다루는 주제는 다양하고 현대적이나, '이런 게 있다' 수준에서 얘기가 끊기곤 한다.현대 한일 문화 입문서로는 무난하다 구매
양복순 2022-02-16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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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을 표방하나 그저그런 류의 한일비교. 약간은 국뽕. 구매
테크첸 2022-04-08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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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일본에 대해 관심이 생겨서 읽어 봤는데 내용도 재밌고 좋았어요! 일상의 모든 것이 문화라는 개념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것 같습니다 구매
jisuh300 2022-02-23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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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다 읽기 전인데 완독할수있을지 걱정입니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양국에 대한 문화적 비교를 해둔 책일줄 알았는데 지나치게 한국 국뽕이 가득하네요
결론은 그래서 일본은 이상하고 한국이 낫다로 느껴져서 양국 모두 살아본 이로써 매우 불편합니다 구매
성민영 2022-05-24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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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인 새창으로 보기
서양인 저자의 책을 읽을 때, 계속 질문하게 되는 순간들이 많았다. 정말 그래? 정말? 이게 주류라는데, 동의가 되지 않는 순간이 많았다. 국경이 사라진 세계 가운데, 거대한 도시들이 있고, 모두가 흐르는 하나의 방향은 있는 것 같지만, 여전히 조금씩 다른 부분들, 결코 서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돌출하는 순간들이 있다. 왜 그런가, 의문을 가지고 이런 책들을 읽는다.
결국 상대적일 수 밖에 없는 해석들이다. 크다와 작다, 던지 친절하다와 무뚝뚝하다,던지 모두 비교대상 가운데 드러난다. 나는 안 그런데,라는 말은 필요하기도 하고 필요하지 않기도 하다. 이런 책을 읽는 건,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 흐린 배경처럼 두기 위해서다. 나는 이런데, 왜 너는 저런 거야, 라고 이해하지 못 해서 답답할 때, 아 저 사람은 여자고 ESFP고, 서양인이고, 부모님이 이혼했고, 미혼이구나,라고 이해해주려고 읽는다. 다 그럴 수 있으니까, 받아들이기 위해서 읽는다. 수도 없이 묶일 수 있는 나라는 정체성의 범주 가운데, 드러나는 특질들일 수 있다고 받아들이기 위해서 받아들이고 다시 대화하기 위해서 읽는다. 혹은 마구잡이로 들어온 어떤 해결책이 여기서 작동하지 않는 이유가 궁금해서도 읽는다. 저기서는 작동했다는데, 여기서는 왜 작동하지 않는가. 동양과 서양의 비교도 아니고,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과 우리나라의 비교다. 그래서 더 재미있게 읽었다. 더하여, 내가 한국여자라니 멋진데,라고도 생각한 거 같다.
세계의 문화를 여러 가지 기준으로 분류한 홉스테드에 따르면, 일본은 굉장히 남성적인 사회로 꼽힙니다. 반면에 한국은 여성적인 사회로 분류되는데요. 의외라고 생각하시는 분 계실 줄 압니다.
홉스테드의 남성성-여성성 구분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의미가 아니라 의사소통 방식에 가까운데요. 어떤 주장이나 의견이 좀 더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쪽이 남성적, 대안을 좀 더 고려하고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는 방식이 여성적이라고 규정되는 것이죠.
홉스테드는 다른 여러 요인을 분석하여 남성적 문화는 남녀의 성 역할이 명확하게 구분되는 사회, 즉 남자는 자기주장이 강하고 거칠고 물질적인 성공을 추구하는 반면, 여자는 보다 겸손하고 부드러우며 삶의 질에 관심을 두는 사회라고 정의했습니다. 여성적 문화는 사회적 남녀 역할이 중첩되는 사회, 즉 남성과 여성이 모두 겸손하고 부드러우며 삶의 질에 관심을 두는 사회라고 보았죠. -쎈 언니들의 나라 한국, 귀여운 소녀들의 나라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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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족 2022-04-05 공감(16)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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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을 넘는 한국인 선을 긋는 일본인 새창으로 보기
가까운 것 빼면 거의 모든 게 다른 두 나라
한국과 일본이 만드는 환장의 궁합
지난 어느 포스팅에서 코시국이 마무리되면 제가 가장 먼저 가고픈 나라는 익숙한 일본이라고 했었어요. 그걸 본 어느 이웃님께서 다음 희망 여행지가 일본이라는 사실에 놀랐다고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뭐라고 답글을 써드려야 하나 고민하다가 그냥 답하지 않기로 했어요.
저에게는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 상반되는 양가감정이 존재합니다. 역사 책들을 보며 과거 일제 강점기 때 그들의 만행을 보면 치가 떨리도록 화가 났고, 그의 연장에서인지 한일전이라도 열리면 언제부터 그리 좋아했다고 마치 오랜 축구팬인 양 치열하게 응원했었어요.
성인이 되고 일본이라는 나라에 여행도 가고 개인적으로 그들과 교류하다 보니 과거에 지녔던 앙금은 눈 녹듯 사라졌고, 그들의 친절함과 배려심에 깊은 감동을 받은 적이 참 많았습니다. 과거 동일본 대지진과 함께 원전 사고가 났을 땐 친구들이 걱정되어 잠도 못 잤던 기억이 나구요.
나는 줏대 없는 사람이어서 이랬다저랬다 하는 걸까 싶기도 했었어요. 같은 대상을 놓고 이러한 양가감정이 드는 건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 답답했지만 그 문제를 놓고 진지한 대화를 나눌 일도 없다 보니 그러려니 하고 지냈습니다.
그러다 읽은 이 책에서 그런 감정이 드는 제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조금 일찍 이 책을 읽었더라면 이웃님께 유쾌하고도 명쾌한 답글을 달아드릴 수 있지 않았나 싶었어요.
지리적으로 인접한 한국과 일본은 중국과 더불어 유교 문화권에 속하죠. 그래서 비슷한 점도 무지 많지만 꽤 명확하게 차이 나는 지점이 많아요. 이러한 문화적 차이는 왜 생기는 걸까요?
문화에 대해 설명할 때 흔히 말하는 보편성과 특수성. 식상하리만치 많이 들어온 말이지만 그 안에 답이 있어요. 좀 더 이해하기 쉬운 표현으로 사람들은 보편적인 욕구를 갖지만 그 욕구를 충족하는 방식은 문화마다 다르기 때문이에요.
즉 사람들은 모두 옷을 입지만 옷의 재료나 형태, 기능은 사람들이 사는 지역과 미의식, 습관에 따라 다 다르기 마련이에요. 그래 그건 나도 알게 하면서도 막상 다른 부분을 맞닥뜨리면 이해한다고 했던 생각은 온 데 간 데 사라지고 뭐야 신기하다 혹은 왜 저럴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죠.
각자의 자리에서 한 나라로 수천 년을 이어오며 빚어낸 문화들을 한 개인이 속속들이 모두 분석할 수는 없겠지만 미디어에서 자주 언급하는 굵직한 이슈들에 대해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의 원인을 알려주니 무릎을 치며 신나게 읽었어요.
야동의 나라 일본 vs 먹방의 나라 한국
소위 '성(性)진국'이라 불리는 일본. 이미 산업화된 성산업의 경제적 측면도 있지만 그 이면에는 일본인들의 근본적인 욕구가 있었어요. 문화적 욕구보다 더 근본적인 교류의 욕구, 사회적 욕구. 이러한 보편적인 욕구가 일본에서는 성으로 표현된 것이라고 해요.
일본인은 자신의 영역을 확실히 지키는 것과 동시에 타인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을 극도로 꺼립니다. 그로부터 안정감이 비롯되고요. 따라서 일본인은 타인의 영역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고 싶다는 욕구를 갖게 돼요. 사람은 금지된 것을 소망하는 존재니까요 ㅎㅎ
이러한 보편적인 사회적 욕구를 한국에서는 어찌 표현할까요? 바로 밥이에요. 이성에게도 "저랑 밥 한번 드실래요?", 누군가 고마울 때도 "내가 밥 한번 살게.", 친구가 아플 때도 "밥은 꼭 챙겨 먹어."라고 말하죠. 이렇게 밥을 통해 한국인은 상대방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표현해왔어요.
하지만 최근 여러모로 사회가 변하면서 누군가와 머리 맞대고 밥 먹을 시간이 별로 없어졌어요. 생활 주기도 패턴도 많이 달라지고 있구요. 그렇다고 해서 함께 밥을 먹으며 충족해왔던 욕구들마저 사라진 건 아니에요. 먹방이 그 증거입니다.
누가 더 많이 먹고, 누가 더 이상한 걸 먹느냐는 먹방이 본질이 아니었어요. 한국인은 나와 마주 앉아 밥을 먹는 사람이 보고 싶은 거였어요. 저는 내가 왜 다른 사람 먹는 걸 보고 있지 하며 의아했었는데 그 이유를 알게 됐어요. 함께 밥을 먹는 느낌을 받기 위해서였어요. 외로우니까요 (씁쓸 ㅎㅎ)
반일의 이유 vs 혐한의 이유
한국의 반일 감정은 단순히 오랜 이웃의 해묵은 감정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어요. 징용 피해자, 위안부 할머님 등 일제강점기를 직접 경험한 분들이 여전히 생존해계시고, 그 일제강점기로 말미암아 6.25와 분단 등 지금까지 이어지는 한국의 불행한 현대사의 원인이기도 해요.
문제는 일본이 과거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고 역사, 영토, 산업 등 다방면에서 지속적으로 도발을 해오고 있다는 점이에요. 일본 학생들의 교과서에 역사왜곡은 물론이고, 독도를 다케시마라 부르며 자기네 땅이라 우기고, 최근 무역 제제처럼 한국이 우위를 점하는 산업들에 끊임없이 부당한 조치를 하고 있어요.
일본 측에서는 한국은 왜 이미 끝난 문제를 계속 걸고넘어지느냐, 이미 사과했는데 왜 계속 사과를 요구하느냐며 불만일 거예요. 하지만 역사 왜곡은 현재 진행형 문제이고 앞서 사과한 내용도 내각이 달라지면 순식간에 뒤집히니 한국인들 입장에서는 그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어요.
이런 일이 발생할 때마다 일본 정부는 한국의 입장에 대해 '어린아이처럼 떼쓴다.' '감정적으로 나온다.'라는 식으로 반응하고 있는데요. 이런 반응은 일본의 문화적 배경에 따르면 상대를 아주아주 낮게 평가하는 어법이라고 해요. 다시 말해 일본은 한국을 어린아이로 보고 있는 거예요.
일본의 혐한 감정은 여기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이 커요. 그들의 인식으로는 과거 약하고 힘없는 나라 아우국 한국이 형한테 맞먹으려 들고, 약자가 강자인 자신들에게 보상을 요구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는 거예요. 또한 최근 두드러지고 있는 한국의 성장과도 관련 있어요.
군사력 세계 7위의 군사 강국이자 IMF가 발표한 세계 10대 선진국에 드는 한국은 이제 일본이 만만하게 볼 수 없는 나라가 되었죠. 여기에 더해 한류를 위시한 한국의 문화적 영향력 또한 전통적인 문화강국 일본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부 일본인들은 이런 한국이 마음에 안 들었고, 혐한이라는 용어가 특히 보수파 장년들 사이에서 나타난 것 같아요. 작아 보이던 이가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면 축하해 주고 응원해 주는 게 인지상정이지만 사람의 마음이란 그렇지 않죠. 우리 개인들 사이에서도 흔히 일어나는 일이니까요.
(여기에 관해서는 나중에 따로 정리해 보고 싶네요. 쓰고 싶은 글이 있는데 너무 길어지고 있어요^^::)
산으로 들어가는 자연인 vs
방으로 들어가는 히키코모리
일본에서는 히키코모리, 한국에서는 은둔형 외톨이라는 이름의 비슷한 유형의 분들이 계시죠. 히키코모리 연구자인 어느 정신과 의사는 '일본 히키코모리가 에스프레소라면 한국 은둔형 외톨이는 카페라테'라고 하고 있어요. 그 빈도나 증상의 심각성 면에서 일본의 히키코모리가 더 심하다는 뜻일 거예요.
사회생활에서 상처를 받고 자신만의 공간으로 숨는 이들이 있는 것은 문화 보편적인 현상이에요. 더 상처받는 것을 피하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행동이죠. 하지만 자신이 상처받는 이유를 일본인들은 자신의 존재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강하고, 한국인들은 외부로 돌리는 경향이 강하다고 해요.
원인이 어찌 됐든 상황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하게 되고 실제로 개선이 되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상황이 바뀌지 않을 때가 있어요. 이때 일본인은 방으로 들어가고, 한국인은 산으로 들어간다고 해요.중년의 <나 혼자 산다> 버전인 <나는 자연인이다>.
각자만의 다양한 사연으로 산에 정착한 이들은 자신이 그곳에서 자유롭다고 이야기해요. 히키코모리와 마찬가지로 외톨이 생활이지만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산으로 들어간 이들은 산에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며 삶의 이유를 찾아낸 것 같아요.
이 <나는 자연인이다>가 시청률이 높다는 건 한국인들에게 그런 욕구가 있다는 걸 방증하고 있어요. 사는 건 고되고 누구나 가슴에 상처 하나쯤은 갖고 있잖아요. 하지만 실제로 산으로 떠나는 이가 많지 않은 이유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있기 때문이에요.
청소년기에 방으로 틀어박히는 히키코모리와 달리 자연인들이 대게 중년 이후인 것은 이 때문이 아닐까 해요. 우리가 마음에 상처를 받을 때마다 다 산으로 들어갔다면 제 아무리 전 국토의 70%가 산인 한국일지라도 남아날 산이 없었을 거예요.
그동안 사람들에게는 이해한다고 했지만 내가 진정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건지 알쏭달쏭했었던 적이 참 많았어요. 그리고 이해한다는 말이 내가 그걸 수용한다는 뜻인지도 궁금했었습니다. 하지만 답을 찾을 수 없어 그저 미완의 문제로 남겨뒀었어요.
간지러웠는데 긁을 수 없던 등을 누가 시원하게 긁어준 기분이예요. 이해하는 것의 의미 그리고 이해하는 것과 수용하는 것의 차이를 배우며 시야를 한층 넓힐 수 있었던 책이었어요. 알아두면 좋은 교양서적?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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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 2022-01-30 공감(5)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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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을 넘는 한국인 선을 긋는 일본인 새창으로 보기
가깝고도 먼 나라란 말로 대표되는 한국과 일본의 관계, 한국인과 일본인들에 대한 차이점에 대해서는 기존의 다른 책들이나 방송 패널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하기도 하지만, 이 책에서 다룬 내용들은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는 문화 방면에서 다룬다.
저자의 전공인 문화 심리학으로 살펴본 내용들은 제목부터가 친근함을 느끼게 한다.
야동과 밥, 쎈 언니와 귀여운 소녀, 막장 드라마와 이세계...
전문적인 분류법에 의하면 한국과 일본은 같은 집단주의 문화권에 속한다고 한다.
서양의 개인주의 중심 문화가 아닌, 집단에 속하는 분류란 사실은 두 나라가 같은 점들을 많이 가지고 있기도 하겠지만 여기서 다룬 부분들은 전혀 다른 모습들을 비교해 봄으로써 두 나라의 다른 점의 이유는 무엇인지를 이야기한다.
야동과 밥의 대비를 통한 타인과의 교류방식에 대한 이야기는 야동이 타인의 훔쳐보기를 통한 혼자만의 교류방식이라면 먹방은 쌍방 간의 교류란 점을 들려준다.
실시간 채팅으로 연일 올라오는 이들과의 대화를 통해 먹방러들의 참여의지를 함께 한다는 점, 요즘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스우파 언니들(화끈하고 열정적인 댄서들의 힘찬 동작들은 정말 파워의 힘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이처럼 한국 여성들의 진취적인 개성과 자기 모습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모습들과 비교되는 순정적이고 소녀다운 모습을 지닌 일본 여성상들은 일본 내에서의 남, 여의 역할 구분이 전통적으로 이어진 부분들이 강하기 때문이며(물론 변하고 있는 추세이긴 하다.) 게임 강국이란 타이틀로 대변되는 한국과 애니메이션 강국의 일본 비교, 막장 드라마나 역사적인 사건을 토대로 드라마나 영화로 만나는 한국의 현실 부딪치기가 있다면 일본은 이세계(異世界)물을 통한 현실 도피를 통해 잠시 벗어나고픈 성향을 드러낸다고 말한다.
또한 인간관계에 있어서의 '경계'에 대한 사례로 들려준 두 나라의 전통극 비교와 탈의 모습, 귀신들의 행동을 통한 비교는 나와 너의 구분, 더 나아가 우리란 동질감의 깊이가 같은 동양권이지만 이렇게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을 재미와 흥미를 느끼면서 읽게 된다.
이외에도 씨름이 민초들의 양식으로 발전한 반면 스모는 왕실 주도하에 이뤄졌다는 것과 경기 방식의 차이, 한국인들의 화병과 일본인들을 대표하는 혼네와 다테마에, 한국을 대표하는 정(情)과 한(恨), 떼창 하는 한국 관중과 조용히 지켜보는 일본 관중의 차이들....
읽다 보니 저자의 사례들을 통해서 본 두 나라의 차이는 달라도 많이 다른 점들이 보였다.
한국인들의 자기 인식이 일본인들보다 강하다는 부분들은 일본인들의 좀체 속을 알 수 없다는 표현과 비교해도 좋은 부분이란 생각이 든다.
특히 저자는 서로 다른 두 문화를 비교할 때는 그 구조와 기능을 이해한 후 같은 차원의 비교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 대목이 눈길을 끈다.
환경과 그 안에서 다져온 구성원들이 오랜 시간 동안 공유하고 발전시켜온 문화라는 속성에는 크게는 같은 문화권 범주에 들었다 하더라도 서로 다른 차이점들에 대한 것들은 그들의 배경을 알고 이해를 하는 것을 통해 알아갈 수 있다는 말이 타자에 대한 이해와 공감에 대한 필요한 한 부분임을 알게 한다.
각 장 말미에 '문화 읽기의 디딤돌'을 통해 문화연구의 기본 원리와 각 장의 요점 내용을 보다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들을 요약해 두었기에 두 나라에 대한 이해를 보다 확장된 시야로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북과 장구만 있으면 어느 곳에서라도 신명 나게 즐기는 한국 국민들(고속버스 안에서 춤), 남에게 폐를 끼치는 것에 대한 조심성이 생활 전반에 배인 일본인들, 같은 듯하면서도 다른 점들을 다양한 문화 콘셉에 맞춰 다룬 글이라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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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노마드 2022-01-29 공감(4)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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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선을 넘는 한국인 선을 긋는 일본인 새창으로 보기
우리와 비슷하면서도 너무 다른 일본인과 비교하면 한국인의 특징이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두 나라의 특징을 살피다보면 나라는 사람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파악하게 된다.일본 문화를 통해 보면 한국인은 어리광을 부리고 있고, 한국 문화를 통해 보면 일본인은 중2병에 빠져있다. 서로를 미숙한 존재로 인식할 수밖에 없으니 문제 해결이 요원하다. 이것은 운명이란 말인가.
Bookbuff 2022-06-12 공감(4)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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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을 넘는 한국인 선을 긋는 일본인 새창으로 보기
◆ 소개
▷ 선을 넘는 한국인 선을 긋는 일본인
▷ 한 민
▷ 부키
▷ 2022년 01월 20일
▷ 396쪽 ∥ 500g ∥ 140*210*30mm
▷ 일본문화
P.17 「먹방의 나라 한국 vs 야동의 나라 일본」 “야동과 먹방은 일본과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콘텐츠입니다. 그리고 그 둘의 공통점은 포르노…….라는 점이죠. 《중략》 먹방은 아프리카 TV, 유튜브 등 1인 미디어의 등장 이후에 나타나기 시작한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 현상입니다. 먹방은 외국에서 food porn이라 불리고 있는데요. 섹스나 식사나 인간의 원초적 행위를 보여 준다는 점에서 포르노라는 표현이 적절해 보입니다. 《중략》 일본을 일컫는 말 중에 ‘성진국’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성의 선진국이라는 뜻이죠. 사실 일본의 성 문화는 그 섬세함과 적나라함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습니다.”
책의 처음부터 왜 먹방과 야동의 대결 구도가 만들어지는지가 이해하기 어려웠다. 적나라한 야동이라고 하면 유럽과 북미가 압도적으로 수위가 높다. 일본의 야동은 한국의 애로 비디오처럼 연기에 가깝다. 일본은 일찍이 서구에 대한 빠른 개방으로 기초과학, 문학, 기술, 법률 등이 매우 잘 구축되어있다. 성에 대한 개방의 정도는 개인의 취향이라고 생각한다. 유교적인 성 개념과 서구적인 성 개념 중 어느 것이 더 뛰어나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요즈음 텔레비전의 채널은 수백 개가 넘는데, 채널을 돌리면 10개 중 4~5개는 다음과 같다. 음식이나 노래 경연 프로그램이다. 한국은 먹는 프로그램과 트로트에 끓고 있다. 먹방은 ‘미식’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음식이나 맛있는 음식을 먹는 행위 말이다. 음식에 대한 가장 하위의 욕구는 배를 채우는 것이고, 이 수준이 만족하면 점점 맛을 찾게 된다. 한국이 1인당 GDP를 2만 달러 돌파의 시기가 2007년이고, 일본은 1989년에 2만 달러를 돌파했다. 40년 가까이 세계 경제 2위 국으로서 일본은 이미 다 경험해 본 일이라 생각한다.
P.128 「선을 넘는 한국인 vs 선을 긋는 일본인」 “한국인 대인 관계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는 단연 ‘오지랖’이라 할 수 있습니다. 명절 때마다 취준생들을 괴롭히는 친척들의 오지랖이 먼저 떠오릅니다. 《중략》 그러나 한국인들의 오지랖이 부정적인 편에서만 드러나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목숨이 위험해질지언정 중생들의 목숨을 구하고 사회의 문제를 해결해 왔습니다.” “일본은 어떨까요? 일본인들은 남의 일에 참견하지 않습니다. 첫째, 민폐를 저지르지 않으려는 동기에서입니다. 즉 ‘조용하고 깨끗하고 질서 잘 지키는 일본’이 작동하는 원리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둘째, ‘온가에시’라 하여 입은 은혜는 반드시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있는데요. 은혜를 입고도 갚지 않으면 이는 온을 입힌 상대와 사회에 엄청난 민폐가 되기 때문입니다.”
한국인의 ‘밥 한번 먹자’는 오지랖 적인 사고의 핵심이다. 유독 빚보증으로 피해를 보는 사람이 많은 곳이 한국인이기도 하다. 반면에 불필요한 일에 서로 참견하지 않고, 받은 만큼 주고 준 만큼 받는 일본식의 대인 관계를 깔끔하고 합리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는 정치적인 부분에서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한국은 세계 그 어느 나라에서도 하지 못한 일을 해낸 적이 있다. ‘촛불혁명’이라 불리는 비폭력 혁명이다. 국민은 무장하지 않았고, 의회는 탄핵을 발의했고, 사법부는 탄핵을 가결한 민주주의의 정수를 보여줬다. 이게 한국인 오지랖의 정수라고 생각한다. 반면에 신천지를 비롯한 각종 종교적 비리와 정치인과 공공기관의 조직적인 비리는 오지랖의 나쁜 예라 하겠다. 혁명이 필요할 때가 있고, 질서가 필요할 때가 있다. 한국식의 ‘오지랖’도 일본식의 ‘온가에시’도 둘 다 매력적이다. MZ세대는 이 둘을 잘 조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종의(악기) 나라 vs 칼의 나라” 에필로그 마지막에 나오는 작가의 생각이다. 한국인이 썼으니 ‘국뽕’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 이젠 BTS가 나올 때마다 조금은 부끄러워진다. 문화적 자격지심이 얼마나 심각하면, 온갖 단어 앞에 K를 붙일까 하고 말이다. 결론을 말하자면, 책의 소재는 재미있고 51%는 동감하거나 공감이 간다. 하지만 일본을 이해하기는 49%가 부족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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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촌 2022-02-04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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