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칼럼] 한일 갈등의 뿌리 '휴먼라이츠' (도츠카 에츠로 변호사)
2020.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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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츠카 에츠로
변호사
일본에서 인권(人権)은 자국민을 대상으로 한 권리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는 권리는 휴먼라이츠(Human Rights)로 표현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휴먼라이츠’다. 노예제 금지나 휴먼라이츠 존중은 국제법상 상위 절대 규범인 강행규범(Jus Cogens)에 해당한다. 이는 어떤 국가도 위반할 수 없는 근본적이고 핵심적인 원칙이다. 유엔인권위원회 역시 평화조약로도 이를 소멸시키지 못한다고 결의했다.
그러나 아베 정권은 전쟁 전부터 '국가 중심주의'를 내세우며 국가간 조약 체결권이 만능 열쇠라 생각한다. 한일청구권협정이 휴먼라이츠도 소멸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일본은 2018년 대법원 판결을 비판하면서 강제징용 문제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모두 해결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제법의 관점에서 일본의 식민지 지배는 불법이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오히려 문 대통령이 국제법을 위반했다며 국가 간 합의를 준수하라고 비난하고 있다. 문 정권은 강제징용과 위안부 문제를 ‘피해자(휴먼라이츠) 중심주의’ 관점에서 보고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
이렇게 양국은 휴먼라이츠를 바라보는 시각도 그 차이가 극명하다. 필자는 이 문제의 실마리를 한 신문기사에서 찾을 수 있었다.
2008년 주한 외국인 강사는 근무처에서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검사를 요구받았고 이를 거절하자 비자 갱신이 거부됐다.
유엔인종차별철폐위는 2015년 이 사례가 휴먼라이츠를 침해한 것이라며 한국 정부에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보상하라고 촉구했다. 이듬해 국가인권위원회도 외국인 강사에 대한 에이즈 의무 검사를 중단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따라 한국 법원은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고 한국 정부는 관련 규정을 변경했다.
만일 일본에서 똑같은 일이 일어난다면 결과는 다를 것이다. 국제법을 준수하라(일본헌법98조2항)는 조항에도 불구하고 유엔헌장·세계인권선언과 인권 조약이 보장하는 '휴먼라이츠’는 일본에서 외국인에게 적용되기 어렵다. 일본 법에는 결함이 있기 때문이다.
첫째, 일본에는 인권과 관련된 기관이 없다. 둘째, 일본 정부는 개인 통보권(최고재판소에서 패소해 휴먼라이츠 침해 피해자가 인권조약기관에 통보할 수 있는 수속법상의 권리) 보장을 계속 거부해 피해자를 구제할 수 없다. 셋째, 일본 재판소는 휴먼라이츠를 판단의 근거로 적용하지 않는다.
일본은 1979년 유엔이 제정한 국제 인권 규약인 자유권 규약과 사회적 규약을 비준했으나 피해자가 자유권규약위원회에 통보하는 권리를 보장하는 자유권 규약 제1 선택의정서(OP1)의 비준을 보류했다. 인권침해를 구제할 수 있는 권리가 막혀버린 것이다. 이를 뒤집기 위한 시도가 몇차례 있었으나 실패해 지금에 이르렀다.
반면 한국은 일본이 보류한 규약을 모두 비준했다. 여성차별철폐조약선택의정서를 비준하는 등 다른 인권협약기관과도 개인 통보권을 도입했고 국가인권위원회도 발족했다.
한국이 30년 동안 휴먼라이츠 실현을 위해 꾸준히 달려온 반면 일본은 계속 정체됐다. 이렇게 양국은 역사에 대한 인식뿐만 아니라 휴먼라이츠에서도 그 차이가 벌어졌고 양국 사람들에게도 그 영향이 미쳤다.
한국인은 개인 통보권과 휴먼라이츠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게 됐지만 일본인은 이해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일본인은 휴먼라이츠 침해에서 유엔인권기관의 판단과 중요성을 이해할 수 없게 됐고 아베 총리 역시 전쟁 전의 국제법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이 휴먼라이츠에 대한 의식을 고치려 하지 않는 한 이 차이를 극복하는 것은 어렵다. 우선 이 차이가 얼마나 심각한지 이해해야지만 양국관계의 재구축이 가능할 것이다.
도츠카 에츠로(戸塚悦朗) 변호사는 1992년 유엔인권위원회에서 강제징용과 위안부 문제를 NGO 국제교육개발 대표로서 처음 제기했으며 인권과 세계평화를 위해 40년간 법률활동을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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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3.05
- 도츠카 에츠로변호사
일본에서 인권(人権)은 자국민을 대상으로 한 권리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는 권리는 휴먼라이츠(Human Rights)로 표현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휴먼라이츠’다. 노예제 금지나 휴먼라이츠 존중은 국제법상 상위 절대 규범인 강행규범(Jus Cogens)에 해당한다. 이는 어떤 국가도 위반할 수 없는 근본적이고 핵심적인 원칙이다. 유엔인권위원회 역시 평화조약로도 이를 소멸시키지 못한다고 결의했다.
그러나 아베 정권은 전쟁 전부터 '국가 중심주의'를 내세우며 국가간 조약 체결권이 만능 열쇠라 생각한다. 한일청구권협정이 휴먼라이츠도 소멸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일본은 2018년 대법원 판결을 비판하면서 강제징용 문제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모두 해결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제법의 관점에서 일본의 식민지 지배는 불법이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오히려 문 대통령이 국제법을 위반했다며 국가 간 합의를 준수하라고 비난하고 있다. 문 정권은 강제징용과 위안부 문제를 ‘피해자(휴먼라이츠) 중심주의’ 관점에서 보고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
이렇게 양국은 휴먼라이츠를 바라보는 시각도 그 차이가 극명하다. 필자는 이 문제의 실마리를 한 신문기사에서 찾을 수 있었다.
2008년 주한 외국인 강사는 근무처에서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검사를 요구받았고 이를 거절하자 비자 갱신이 거부됐다.
유엔인종차별철폐위는 2015년 이 사례가 휴먼라이츠를 침해한 것이라며 한국 정부에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보상하라고 촉구했다. 이듬해 국가인권위원회도 외국인 강사에 대한 에이즈 의무 검사를 중단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따라 한국 법원은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고 한국 정부는 관련 규정을 변경했다.
만일 일본에서 똑같은 일이 일어난다면 결과는 다를 것이다. 국제법을 준수하라(일본헌법98조2항)는 조항에도 불구하고 유엔헌장·세계인권선언과 인권 조약이 보장하는 '휴먼라이츠’는 일본에서 외국인에게 적용되기 어렵다. 일본 법에는 결함이 있기 때문이다.
첫째, 일본에는 인권과 관련된 기관이 없다. 둘째, 일본 정부는 개인 통보권(최고재판소에서 패소해 휴먼라이츠 침해 피해자가 인권조약기관에 통보할 수 있는 수속법상의 권리) 보장을 계속 거부해 피해자를 구제할 수 없다. 셋째, 일본 재판소는 휴먼라이츠를 판단의 근거로 적용하지 않는다.
일본은 1979년 유엔이 제정한 국제 인권 규약인 자유권 규약과 사회적 규약을 비준했으나 피해자가 자유권규약위원회에 통보하는 권리를 보장하는 자유권 규약 제1 선택의정서(OP1)의 비준을 보류했다. 인권침해를 구제할 수 있는 권리가 막혀버린 것이다. 이를 뒤집기 위한 시도가 몇차례 있었으나 실패해 지금에 이르렀다.
반면 한국은 일본이 보류한 규약을 모두 비준했다. 여성차별철폐조약선택의정서를 비준하는 등 다른 인권협약기관과도 개인 통보권을 도입했고 국가인권위원회도 발족했다.
한국이 30년 동안 휴먼라이츠 실현을 위해 꾸준히 달려온 반면 일본은 계속 정체됐다. 이렇게 양국은 역사에 대한 인식뿐만 아니라 휴먼라이츠에서도 그 차이가 벌어졌고 양국 사람들에게도 그 영향이 미쳤다.
한국인은 개인 통보권과 휴먼라이츠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게 됐지만 일본인은 이해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일본인은 휴먼라이츠 침해에서 유엔인권기관의 판단과 중요성을 이해할 수 없게 됐고 아베 총리 역시 전쟁 전의 국제법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이 휴먼라이츠에 대한 의식을 고치려 하지 않는 한 이 차이를 극복하는 것은 어렵다. 우선 이 차이가 얼마나 심각한지 이해해야지만 양국관계의 재구축이 가능할 것이다.도츠카 에츠로(戸塚悦朗) 변호사는 1992년 유엔인권위원회에서 강제징용과 위안부 문제를 NGO 국제교육개발 대표로서 처음 제기했으며 인권과 세계평화를 위해 40년간 법률활동을 해오고 있다. - "한일 갈등의 뿌리 '휴먼라이츠' (도츠카 에츠로 변호사)" 저작물은 "공공누리 4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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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문제에 대한 인식과 이해가 한·일관계 개선의 길
2019.12.10
Korea-japan relations press conferrence_01
▲ 한·일관계의 역사와 전망을 논의하는 국제심포지엄을 하루 앞둔 9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가 열린 가운데 로렌 리처드슨(왼쪽에서 두 번째, Lauren Richardson) 호주국립대학교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서울 = 김민지 기자 kimmj7725@korea.kr
사진 = 김순주 기자 photosun@korea.kr
한·일관계의 역사와 전망을 논의하는 '국제심포지엄: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를 위하여' 개최를 하루 앞두고 9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도츠카 에츠로 국제인권변호사, 아키코 타케나다(Akiko Takenaka) 켄터키 대학교 교수를 비롯한 5명의 연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남기정 서울대학교 일본연구소 교수와 손열 연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의 진행으로 본회의에서 발제할 내용에 대한 소개와 함께 한·일관계에 대한 의견이 오갔다.
Korea-japan relations press conferrence_02
▲ 한·일관계에 관한 국제심포지엄 기자간담회가 9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가운데 도츠카 에츠로 국제인권변호사(오른쪽)가 발언하고 있다.
도츠카 국제인권변호사는 "일본은 인정해야 할 것을 인정해야 하고, 한·일관계에 대해 더 많은 연구와 조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며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방향을 제시했다.
이어 1965년 한·일협정과 인권의 관계에 대해 언급한 도츠카 국제인권변호사는 "아베 일본 총리는 틀렸다"며 "(아베 총리는) 지금 인권법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로렌 리처드슨(Lauren Richardson) 호주국립대학교 교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문제(한·일 역사 갈등)를 어떻게 관리 할 지의 여부"라며 "여기에는 반드시 피해자의 의견도 들어가야 하며 절대로 '최종적(Final)'이란 말은 쓰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자의 아픔은) 영원히 관리해야 하는 문제이며 일본도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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