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23

'지옥' 문 열리자마자 '오징어 게임' 꺾고 세계 1위 - BBC News 코리아

'지옥' 문 열리자마자 '오징어 게임' 꺾고 세계 1위 - BBC News 코리아


'지옥' 문 열리자마자 '오징어 게임' 꺾고 세계 1위
3시간 전



사진 출처,FLIXPATROL 웹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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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기준 넷플릭스에서 '지옥'이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9일 연상호 감독의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지옥' 문이 열린 지 하루 만에 세계 정상을 차지했다. 이는 엿새 만에 1위에 오른 '오징어 게임'보다 빠르다.


23일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지옥'은 전날 기준으로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 전 세계 1위에 올랐다.


플릭스 패트롤은 플랫폼마다 부문별로 24시간 시청률을 반영해 전날 시청률 순위를 반영한다.

'새로우면서 익숙하다'... 전 세계가 오징어 게임에 열광하는 이유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K-공예를 만드는 사람들

'한국 X 넷플릭스 = 흥행'


세계적 돌풍을 일으킨 '오징어 게임'도 4위로 여전히 상위권에 머물고 있고, '갯마을 차차차'는 9위에 오르며 한국 작품 3개가 10위권에 있다. '한국 콘텐츠와 넷플릭스라는 자본과 유통의 만남'이 '국제적 흥행'으로 이어진다는 '한국 콘텐츠 X 넷플릭스 플랫폼 = 흥행' 공식이 연일 증명되고 있다.


앞서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인기를 끈 한국 드라마는 '킹덤', '사랑의 불시착', '이태원 클라쓰', '쌍갑포차', '인간수업', '보건교사 안은영' 등이 있다.


이들은 넷플릭스의 제작 투자를 받은 작품 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들이다. 이 가운데 '사랑의 불시착'과 '사이코지만 괜찮아', '이태원 클라쓰'는 아시아에서 넷플릭스 최상위권의 인기를 누렸고, '킹덤'은 시즌 1과 시즌 2 모두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사진 출처,NETFLIX 웹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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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한국 방송은 오징어 게임 왜 못만드나?'


지난 22일 열린 KBS 사장 후보 인사청문회에서는 '한국 방송은 '오징어 게임'이나 '지옥' 같은 콘텐츠 만들 수 있겠느냐'라는 질문이 쏟아졌다.


앞서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장에서 국회의원들이 한국 방송은 "왜 '오징어 게임'과 같은 콘텐츠를 생산하지 못하느냐"라면서 "작품은 한국이 만드는데 큰돈은 미국 넷플릭스가 싹 다 가져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라는 지적의 연장선이다.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은 앞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에 관해 언급한 바 있다.



사진 출처,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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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동대문스퀘어에서 열린 넷플릭스 미디어 오픈 토크에 참석한 딘 가필드(Dean Garfield) 정책총괄 부사장

'자본과 유통'이라는 '멍석'


황동혁 감독은 "지난 10년간 어느 곳에서도 투자하려 하지 않았다"라면서 "넷플릭스와의 협업을 후회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오징어 게임'의 제작비는 약 200억원이 든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이 대부분 넷플릭스에 쏠려있다는 비판도 일었지만 황 감독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어디서도 할 수 없는 어려운 작품이었기 때문에 기꺼이 큰 금액을 투자해 주고 세계 시장에 소개해 준 것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가지며 좋은 협업이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일 한국을 방문한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은 서울 동대문 스퀘어에서 열린 '넷플릭스 미디어 오픈토크'에서 "지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에 7700억원을 투자했다"라고 밝혔다.


가필드 부사장은 이어 "올 한 해에만 5500억원을 더 투자해 회원들에게 콘텐츠 시청의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여기서 멈추지 않겠다"라고 덧붙였다.


가필드 부사장은 "황동혁 감독이 오징어 게임을 만들기 위해 10년 정도 투자를 받으려 했지만 실패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라며 "오징어 게임이 흥행한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며 제작진과 흥행에 따른 수익을 나누는 방법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며 "넷플릭스의 사업모델은 특정 콘텐츠를 볼 때마다 요금을 내는 구조가 아니라 구독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사진 출처,인터넷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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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L로 도배된 한국 드라마를 풍자하는 '오징어 게임이 공중파 드라마였다면'이란 '짤'이 큰 지지를 얻었다

'자유로운 창작 환경' 보장


창작자가 넷플릭스와 손을 잡는 가장 큰 이유는 '자유로운 창작 환경'이 보장되기 때문일 것이다.


황동혁 감독은 "'오징어 게임'은 케이블이나 지상파에 내놓기도 어려워 오직 넷플릭스만 가능한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10년 전 '현실성이 떨어진다'라는 이유로 수많은 거절을 당했지만, 넷플릭스는 형식, 소재, 수위, 길이에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아 가능했다는 것이다.


황 감독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무엇인가를 해볼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상업적으로 금기시됐던 소재들을 더 자유롭게 마음껏 펼쳐볼 수 있는 장점은 확실히 있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인간수업', '킹덤', '보건교사 안은영'도 마찬가지다. 욕설과 폭력, 잔인한 장면을 표현하는데 제약이 많은 한국 지상파 방송국에서의 방영은 불가능하다. 현재 넷플릭스에서 1위를 선점하고 있는 '지옥'은 말할 것도 없다.


최근 국회의원들이 제기한 '한국 방송은 '오징어 게임'과 '지옥' 같은 콘텐츠 만들 수 있겠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또 다른 답변으로 '공공장소에서 어떤 괴생명체가 한 사람의 머리와 몸통을 갈기갈기 찢어 죽이는 장면을 표현할 수 없기에 불가능하다'가 되겠다.


앞서 지난달 같은 질문을 받았던 KBS 양승동 사장도 "'오징어 게임'은 KBS 같은 지상파가 제작할 수 없는 수위의 작품"이라고 답한 바 있다.


과도한 간접광고 PPL 문제도 콘텐츠 제작에 제약으로 꼽힌다. 한국 방송사에 PPL은 주요한 매출 요소지만, 드라마의 흐름을 깬다는 비판을 받는다. 반면 넷플릭스는 정책적으로 PPL이 없다.


한동안 인터넷에서는 '오징어 게임이 공중파 드라마였다면'이라는 제목과 함께 PPL로 도배된 장면들을 담은 '짤'과 자극적인 소재를 담은 한국 드라마 내용을 풍자하는 글들이 지지를 받았다.

세계가 봉쇄되자 넷플릭스 가입자가 1600만명 늘었다
넷플릭스는 판이 커지는 스트리밍 서비스 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멍석 깔리니 훨훨 나는 K 창작물'



한국 속담에 '하던 짓도 멍석을 깔아주면 하던 짓도 안 한다'라는 속담이 있다.


미국 메릴랜드 대학교에서 한국학을 가르치는 프랭크 콘실러스 교수는 "한국의 창의력은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다"라며 "다만 지금까지 넘쳐나는 창의력을 쏟아 낼 곳이 없었을 뿐"이라면서 "넷플릭스가 창의력을 펼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황 감독이 언급한 것처럼 주제와 소재, 형식 등의 제한을 두지 않고 자유로운 제작환경을 보장해 '마음껏 날개를 펼칠 멍석'이 필요했다는 의미와 같은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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