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6

방치된 믿음 | 이성원.손영하.이서현 | 알라딘 2025

방치된 믿음 | 이성원.손영하.이서현 | 알라딘


방치된 믿음 - 무속은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생존해 왔는가?
이성원,손영하,이서현 (지은이)바다출판사2025-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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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의 선택
"존재하되 방치된 믿음, 무속의 사회학"
제도화된 종교와 달리 무속은 오랜 시간 미신이라 치부되어 외면당해 왔다. 하지만 동시에 무속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권력과 자본, 개인의 불안까지 파고들며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곳까지 무속이 존재함에도 제도적으로 무속을 통제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방치된 믿음’이다. 이 책은 한국일보 탐사기획부 기자 세 명이 무속인 범죄 10년 치 판결문 320건을 전수 분석하고, 인왕산이나 계룡산 등 소위 용하다는 기도터를 찾아다니며 무당 52명과 무속 전문가 16명, 무속 범죄 피해자 다수를 인터뷰한 탐사 르포다. 무속 범죄 통계, 피해자와 무당의 사건 일지, 유튜브 점사 콘텐츠의 연출 실태 등은 무속이 단순한 ‘전통’이나 ‘풍습’을 넘어 거대한 시장이자 사회 구조의 일부임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저자들은 무당이 어떤 존재인지,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이른바 용하다는 산에 찾아가 그들과 함께 생활했다. 그곳에는 길흉화복을 예측하고 이승을 떠난 사람과 교통하는 무당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존속과 생활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그럼에도 떳떳하게 나서지 못하는 직업인으로서의 무당이 있었다. 하여 이 책은 단순 고발을 넘어 무속의 현실을 묻는다. 무속은 왜 방치되었고, 왜 관리되지 않는가? 왜 정부 정책과 통계에서조차 무속은 사각지대에 머무는가? 믿음과 착취가 뒤엉킨 무속 시장의 실태를 확인하고, 무속을 둘러싼 냉소와 맹신을 넘어 한국 사회가 외면해 온 믿음을 다시 들여다보게 만드는 책이다.
- 사회과학 MD 박동명 (2025.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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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무속은 모순 속에 있다. 우리는 무속을 미신으로 치부하며 무당을 천대한다. 그러나 실상은 무당의 예언에 조종당하고 무당이 말하는 초자연적 현실이 실제로 있다고 믿는다. 권력자들은 손에 왕자를 새기고 부적을 뿌린다. 평범한 사람들은 연애와, 결혼, 사업, 진로처럼 인생의 큰 결정을 무속에 맡긴다. 이렇게 무속은 보이지 않는 음험한 구석에서 우리의 세계관과 믿음을 형성해 왔다.

이 책은 세 명의 탐사기획부 기자가 무속 신앙과 무속인의 그 기이한 모순을 끈질기게 추적하며 한국 사회에서 무속인이 어떻게 생존해 왔는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이를 위해 무속인 범죄 10년 치 판결문을 전수 분석했다. 피해자와 사건 관계자를 만나고 수십 명의 무당을 쫓아다녔다. 전국을 돌며 무당이 숙식하는 산에 들어갔다. 점집이 있는 동네를 돌아다니며 누가 어디에 점집을 내어 주는지 조사했다. 그러면서 질문한다. 가짜 무당, 진짜 무당이란 게 존재하는가. 제도화된 종교와 무속 신앙은 정말로 다른가. 세 명의 기자가 숨 가쁘게 뛰며 구성한, 최초의 무속의 사회학을 만나보자.


목차


들어가는 글 어떤 방치된 믿음에 관하여 6

1부 미끼를 물다
1장 피고인, 무죄일지 유죄일지 신령님께 물어보세요 17
2장 이상한 말 하면 안 믿으면 되잖아 31
3장 거대한 현혹 시장의 규모 68

2부 현실의 무속, 무속의 현실
4장 성공하는 무당, 기도발을 세워라 101
5장 누가 어디에 점집을 내어 주는가 117
6장 온라인을 타고 넘나드는 신령님 134
7장 수출되는 K샤머니즘, 증대되는 무속의 윤리 147
8장 진짜와 가짜가 어디 있나 156

3부 무속 길들이기
9장 무속을 잘못 키운 건 우리 모두 167
10장 믿음을 관리하기 185


책속에서


P. 9 무속 신앙은 기성 종교와 달리 뚜렷한 교리가 없다. 탈권위, 탈중심 속성은 요즘 사람들에게 무속의 매력을 높였지만 무속인의 비윤리적 행동까지 정당화하는 수단이 되기도 했다. 먼저 무속인에게 범죄 피해를 당한 이들의 삶을 추적했다. 무속인이 존중받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가스라이팅 범죄 탓이다. 일부 무속인은 신비로움과 거짓 사이에서 줄타기하며 심리적으로 약한 이들을 파고들어 먹잇감으로 삼았다. 우리는 한주은 씨 부부가 무속인 명 도령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해 사기 등 피해를 입은 뒤 그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과정을 추적하고, 신내림을 받은 뒤 사기임을 눈치채고 무당을 고소했지만 여전히 불안에 떠는 피해자를 인터뷰했다.
/ 들어가는 글 접기
P. 21 하지만 소연은 자신도, 둘째 딸도 무당으로 살지 않기를 바랐다. “방법이 없을까요?” 이미운은 굿을 통해 신가물을 사업 쪽으로 돌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렵게 1000만 원을 마련해 누름굿을 진행했다. 하지만 굿이 끝난 뒤, 이미운은 어두운 표정으로 소연에게 다가와 고개를 저었다. 소용이 없었다는 뜻이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결국 소연은 오랜 고민 끝에 딸을 살리겠다는 마음으로, 엄마로서 할 수 있는 결정을 내렸다.
“어떤 엄마가 딸을 무당으로 살도록 내버려두겠어요.”
/ 1장 피고인, 무죄일지 유죄일지 신령님께 물어보세요 접기
P. 83 무속 범죄에 무죄가 선고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법원이 굿 같은 무속 행위에 대해 결과로 판단하기보다는, 마음의 위안과 평화를 주는 행위로 봤기 때문이다. 피해자가 원하는 바가 이뤄지지 않았더라도 실제 굿이 치러지거나 무속인이 신도를 위해 기도를 드렸다는 증거가 있다면 죄가 없다고 보는 경우가 많았다. 재판부가 인정하는 통상적 종교 행위의 범위가 모호하기에 유무죄 판단이 엇갈리기도 했다. 법원은 굿을 비롯한 무속 행위의 적정성을 판단하기 위해 무교 단체인 사단법인 대한경신연합회에 자문을 구할 때가 있다. 그러나 무속 신앙은 율법과 교리가 없다는 점이 특징이기에 적법이나 위법이냐를 가르는 기준이 명확할 수 없다.
/ 3장 거대한 현혹 시장의 규모 접기
P. 103~104 무당들은 왜 산에 오를까. 그들이 말하는 첫 번째 이유는 ‘신神’이다. 맑은 기운을 받아 영적 능력을 키우고 신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산에서 기도한다는 것이다.
2024년 9월 8일 국사성황당 앞에서 만난 김민준(가명) 씨는 무당인 배우자 목화선녀의 ‘영’을 위해 22년간 전국 기도터를 함께 돌아다녔다고 했다. 사업 실패 후 아내가 신내림을 받자 ‘무당 로드매니저’로 직업을 바꿨다. 이날도 목화선녀가 기도하는 사이, 김 씨는 성황당 앞에서 담배를 피우며 인스턴트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무속인은 산천이랑 길에서 까먹는 돈이 너무 많아요. 한 달에 열 번 넘게 기도를 다녀야 하니까. 집사람 하는 말이 기도 많이 해야 ‘기도발’ 받는대요. 집에만 있으면 영이 떨어져서 점도 잘 못 본다나.”
/ 4장 성공하는 무당, 기도발을 세워라 접기
P. 123 실제로 논현동에선 고수익을 내는 무당이 적지 않았다. 열흘에 손님 100명 정도 받는다는 또 다른 무당은 “경기 좋을 땐 두 달씩 예약이 밀렸고 지금은 한 달 정도 밀렸다. 모두 입소문으로 온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간판은 광고물 제작하는 신도가 무료로 걸어준 거고 대전에서 운영하는 신당은 간판도 없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에게 점사비로 10만 원을 불렀다. 무당의 말 대로라면 1년 수익이 수억 원에 달한다. 그는 의사, 변호사 안 부럽다고 했다.
이곳에 찾아오는 손님은 수준이 다르다고 했다. 정재계 인사부터 연예인까지 다양하다는 게 무당들 얘기다. 삶에 대한 고민이 많고 말벗이 필요한 2030 청년과 강남 유흥업소 여성 직원도 주요 고객이다.
/ 5장 누가 어디에 점집을 내어 주는가 접기
P. 143 실제로 A씨는 콘텐츠 촬영 당일 있었던 일을 녹취한 파일도 함께 제공했다. 녹취록에선 A씨가 촬영 장소인 신당에 도착하자 담당 PD가 “언제 어떻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만 그냥 기억하시면 선생님(무당)이 거기에 대해서 이제 맞출 것”이라고 설명한다. 출연하는 주인공 무당 역시 대본 중 ‘A씨의 엄마는 사망했다’는 내용에 대해 “엄마가 무엇 때문에 돌아가신 걸로 하면 되느냐”라고 질문하자 PD는 “그냥 건강이 안 좋아져서 돌아가셨다고 하면 되지 않느냐”라며 “돌아가신 거는 어떻게 이유를 만들어도 상관없다”라고 말한다. A씨가 “제 나이는 몇 살로 하느냐”라고 묻자 PD는 “32살 정도로 하자. 생일 이런 것은 나가지 않는다”라고 강조한다.
/ 6장 온라인을 타고 넘나드는 신령님 접기
P. 184 무속인 규모는 통계청이 매년 실시하는 전국사업체조사를 통해 개략적으로 짐작할 수 있다. 2022년 기준 ‘기타 개인 서비스업’에 속하는 ‘점술 및 유사 서비스업’ 사업체 수는 9391개이고 종사자 수는 1만 194명이다. 무속 단체가 주장하는 30만 명과는 차이가 크다.
게다가 무속인 상당수가 국세청에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아 실제 규모는 더욱 파악하기 어렵다. 우리가 무당 129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무속인의 61.4퍼센트가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무속인은 음식점이나 숙박업 사업자 등과 달리 지자체에 영업 신고를 할 필요도 없다.
/ 10장 믿음을 관리하기 접기
P. 117~118 무속 신앙은 단순히 전통 관습, 혹은 종교가 아니다. 특정한 삶의 형태이며 시장 경제의 산물이기도 하다. 무당들이 점집을 차리는 곳에는 공통된 특징이 있다. 돈이 돌고, 사람이 모이고, 역사가 흐른다. 논현동의 무당들은 입소문으로 손님을 받고, 고소득, 권력층 고객이 몰리며 점집 표식인 깃발도 필요 없다. 반면 미아동의 무당들은 오래전부터 터를 잡고 있던 나이 든 이들이 대부분이지만 이제는 손님이 줄어 점집들이 사라지고 있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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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이성원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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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서울신문에 입사했다. 사회부, 경제부, 탐사기획부, 미디어전략실 등에서 일했고 ‘간병 살인 154인의 고백’ 기획 기사로 2019년 한국기자상을 받았다. 2022년 한국일보로 이직한 뒤 사회부 탐사팀, 엑설런스랩을 거쳐 지금은 경제부에서 일하고 있다. 세상을 바꾸고 싶어 기자가 됐지만 그런 일 하는 게 아니라는 걸 뒤늦게 알았다. 그래도 좋은 기사를 고민하는 기자들을 알게 됐다. 그들과 함께 일하면 즐겁다.

최근작 : <[큰글자책] 방치된 믿음>,<방치된 믿음> … 총 3종 (모두보기)

손영하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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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한국일보에 입사했다. 사회부, 국제부, 경제부, 정치부를 거쳐 2024년부터 엑설런스랩에 몸담고 있다. 무속 관련 경험도, 지식도 전무했지만 ‘방치된 믿음’을 취재하며 전국 ‘용하다는(?) 산’에서 무속인들을 만났다. 발로 뛰며 기록한 기사의 힘을 믿는다. 쉽게 쓰이지 않지만 쉽게 읽히는 기사를 쓰고 싶다.

최근작 : <[큰글자책] 방치된 믿음>,<방치된 믿음> … 총 3종 (모두보기)

이서현 (지은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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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한국일보에 입사했다. 사회부 사건팀을 거쳐 현재는 엑설런스랩에 소속돼 있다. 선배들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많은 사람이 알아보는 기자보단, 한 사람의 기억 속에 평생 남는 기자가 되고 싶다.

최근작 : <[큰글자책] 방치된 믿음>,<방치된 믿음> … 총 3종 (모두보기)


출판사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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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심플하게 산다>,<허공에 안착하기>,<이런 과학 처음이야>등 총 432종
대표분야 : 정리/심플라이프 1위 (브랜드 지수 67,381점), 과학 4위 (브랜드 지수 506,790점), 음악이야기 14위 (브랜드 지수 8,117점)





출판사 제공 책소개



존재하되 방치해 버린 믿음
사람을 현혹하는 거대한 시장, 세 명의 기자가 탐사한 무속의 사회학
제도화된 종교와 달리 무속 신앙은 그저 미신으로 치부되어 마치 그런 게 존재하지 않는 듯 방치되어 왔다. 그러나 무속은 우리 사회와 무의식에 깊이 뿌리 내린 채 우리의 미래를 쥐락펴락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손바닥에 임금 왕王자를 그리고 대통령 후보자 토론회에 나왔다. 임기 내내 천공이라는 무속인에게 국정 조언을 받는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나라를 혼란으로 몰아넣은 12.3 비상계엄 사태 때 배후 인물로 지목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최측근인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직업은 무속인이었다. 한 연예 기획사 대표가 경영상 문제를 무속인과 상의한다는 소식도 한때 사람들의 입에 무수히 오르내렸다. 이렇듯 무속 신앙은 모순적이다. 누군가는 무속을 그저 미신이라고 천대하고 누군가는 진심으로 귀신을 믿고 무당의 말에 일희일비한다. 우리 사회의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곳까지 무속이 존재함에도 제도적으로 무속을 통제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방치된 믿음’이다.
방치된 믿음은 착취를 먹고 자란다. 한국일보 탐사기획부 기자인 세 명의 저자는 오늘날 무속인의 존재 방식을 알아보기 위해 무속인 범죄에 접근했다. 이를 위해 무속 범죄 10년 치 판결문 320건을 전수 분석했다. 판결문 열람 서비스를 통해 2014년 8월부터 2024년 8월까지 ‘무속인’ 키워드로 검색된 판결문 1990여 건을 모두 검토한 뒤 무속 행위와 관련된 형사 사건 320건을 추렸다. 2~3주 동안은 매일 경기도 일산에 있는 법원도서관을 찾아갔다. 이 책에서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구성된 피해자와 무당의 사건 일지는 충격적이지만 전형적이기도 하다. 두 딸이 차례로 정신 이상 증세를 보이자 신내림을 받아야만 했던 소연과 무당 이미운의 이야기, 자신에 관한 모든 정보를 알아맞혀 인생을 내맡긴 주은과 무당 명 도령의 이야기, 교통사고로 사람을 숨지게 해 삶의 의미를 잃어 자살까지 생각하다 무당을 만나 17억 원 이상을 갖다 바친 선아 씨 이야기 등은 관리되지 않은 믿음이 어떤 일을 벌일 수 있는지 추적한다.
또한 세 명의 기자는 취재에 그치지 않고 이 거대한 현혹 시장의 규모를 드러내는 최초의 통계를 만들었다. 무속인의 범죄 유형, 범죄 증가 추이, 가스라이팅 방법, 법정 양형의 분류, 법원의 무속인 인정 여부 등의 통계는 무속을 없는 것으로 우리 눈앞에 치워버리는 것이 얼마나 근시안적인 일인가를 증명한다. 요컨대 이 책은 무속에 대한 고발을 넘어선, 무속의 현실에 대한 사회학이다.

사회의 무속, 무속의 사회
무당은 누구인가, 어디에 있는가
세 명의 기자는 무당이 어떤 존재인지,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이른바 용하다는 산에 찾아가 그들과 함께 생활했다. 그곳에는 길흉화복을 예측하고 이승을 떠난 사람과 교통하는 무당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존속과 생활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그럼에도 떳떳하게 나서지 못하는 직업인으로서의 무당이 있다. 그들은 명산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도 있다. “무속 신앙은 단순히 전통 관습, 혹은 종교가 아니다. 특정한 삶의 형태이며 시장 경제의 산물이기도 하다. 무당들이 점집을 차리는 곳에는 공통된 특징이 있다. 돈이 돌고, 사람이 모이고, 역사가 흐른다. 논현동의 무당들은 입소문으로 손님을 받고, 고소득, 권력층 고객이 몰리며 점집 표식인 깃발도 필요 없다. 반면 미아동의 무당들은 오래전부터 터를 잡고 있던 나이 든 이들이 대부분이지만 이제는 손님이 줄어 점집들이 사라지고 있다. 서울에서 점집이 가장 많은 곳은 어딜까?”(117-118쪽)
저자들은 점집의 위치를 분석하며 각 동네와 무당이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탐사한다. 논현동의 무당과 미아동의 무당은 다르게 존재한다. 땅값 때문에 빈익빈 부익부가 작용하고, 개발 때문에 단독주택을 선호하는 무당이 밀려나기도 한다. 전통적인 강북 지역에서 무당은 지역경제를 살리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모두 과거 무당들의 초상이다. 현재 MZ 무당은 카카오톡과 유튜브로 옮겨가 젊은 고객을 포섭하고 있다.
전화 점사와 카톡 무료 상담, 유튜브 라이브 상담은 새로운 무당들의 터전이다. 운세앱을 먹여 살리는 주고객층은 놀랍게도 2030세대다. 그것도 여성이. 왜 젊은 여성들이 점을 선호하는 걸까? 저자들은 여기에 대해서도 제 나름의 설명을 시도한다. 유튜브 콘텐츠와 라이브는 가장 뜨는 무당 콘텐츠다. 모든 유튜브 점사는 연출 10퍼센트가 아니라 ‘연출 100퍼센트’다. 유튜브 점사 콘텐츠에 출현한 A씨의 증언을 통해 독자는 PD와 무당, 배우가 만들어 내는 가스라이팅의 현장을 직접 몰두할 수 있다. “B사는 통상 섭외된 배우에게 ‘관련 내용을 누설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도록 했지만 A씨는 각서 없이 배우로 참여한 한 점사 콘텐츠의 대본과 카카오톡 대화 캡처본을 우리에게 제공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대본을 토대로 사전에 담당 PD가 배우들에게 “아빠는 알코올 중독에 가정 폭력, 오빠는 사고뭉치에 집안을 더 어렵게 만드는 존재, 그 모든 것을 홀로 감당해야 했던 엄마”와 같이 구체적인 내용을 알려 주고 이를 숙지하라고 지시하고 있었다.”(142쪽)
무속 신앙은 한국 내에만 국한된 것도 아니다. K컬처 열풍에는 수출되는 K샤머니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저자들은 질문을 던진다. 진짜 무당, 가짜 무당이 있고 문제는 가짜 무당만 해결하면 풀리느냐고, 애초에 진짜 무당이 있다는 프레임 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니냐고. 우리는 그저 재미로만 점을 보면 그만이라고 말하는데, 정말 그러냐고.

무속 길들이기, 믿음을 관리하기
무속은 정말로 제도화된 종교와 다른가
사람들이 무속을 믿는 이유에는 개인적이고도 사회적인 복잡한 이유가 숨어 있다. 그저 재미 혹은 그저 성공이나 행복을 빌기 위해서가 아니다. 우리가 기댈 곳이 없다는 것. 날이 갈수록 증대되는 불확실성도 무속이 인간 심리를 파고들 수 있는 여러 이유 중 하나에 속한다. 무속은 불확실성에 대처하는 개인의 노력 같은 것이 되었다. 실제 미래가 어떻든 상관없이 말이다. 그렇게 인간이란 속고 싶어 하는 존재이니 속게 내버려 두어야 할까? 개인의 선택일 뿐일까? 우리 사회는 무속 신앙을 제도 안으로 포섭하기를 포기했다. 아니, 애초에 신경 쓰지 않는다.
저자들은 무속인을 직접 인터뷰해 무속인들이 무속 신앙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는지, 도대체 우리 사회가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는지 끌어낸다. 이들은 정부에는 모두 없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무속인이 얼마나 되는지도 모르고 있다. “기존 종교와 무속을 바라보는 정부 시각이 다르다는 점은 분명하다. 종교 지원 사업이 대표적이다. 문체부 측은 불교, 기독교, 천주교 등 기성 종교를 대상으로 한 사업이 많다며 민족 종교 중에선 천도교, 원불교 정도가 지원 대상이라고 말했다. 2018년 문체부가 발간한 <한국의 종교 현황> 보고서에도 무속 관련 내용은 전무했다. 종단 규모나 조직화 정도에 따라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천차만별인 셈이다.”(199쪽)
그럼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무속인들은 무엇을 원하고 무엇이 되기를 바라는 걸까? 무속인 범죄에서 법원은 무속인의 직업적 지위를 인정한다. 그렇기에 무속인이 실제로 굿을 했다면 이는 사기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이 곧잘 내려진다. 무속인들은 자신들이 인정받기를 원하며 ‘무속인 인증 자격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하기까지 한다. 그런데 왜 우리 정부는 이들을 보지 않는 걸까. 무속 신앙과 제도화된 종교는 정말로 다른가? 따지고 보면 그렇게 다르지 않다. 제도화된 종교도 초현실적 존재를 믿으며 자신의 성공과 가족의 행복을 빌고 가스라이팅을 하거나 범죄를 저지른다. 그런데 왜 유독 무속만 방치되어 온 걸까? 도대체 우리는 이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저자들은 질문하며 믿음을 길들이는 방안을 고민한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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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일까 전통일까 미신일까? 무속공화국 대한민국에서 무당과 무당을 찾는 이들의 현주소를 다각도로 조명한다. “나쁜 무당은 인간의 나약함과 불안을 이용한다.” 사기꾼 같은데 걸려드는 것은 결국 인간이 그토록 나약한 존재이고, 또 자신이 욕망하는 것을 너무 쉽게 얻고자 하기 때문은 아닐까.
잠자냥 2025-07-22 공감 (23)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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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전인데, 기대보다는 순한 맛인 것 같다. 중고등학교에서 종교비판과 회의주의 무신론을 필수로 강도높게 교육해야 한다. 멍청한 잡신숭배자들이 하마터면 수백만 명을 죽일 뻔 했다.
북한강 2025-07-12 공감 (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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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속은 돈 없고 힘없는 이들에게 꽤 든든한 의지처가 되어왔다. 문제는 이 사적 기복의 리츄얼을 공적인 영역에 끌어들인 것에 있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무속 혹은 종교가 대신하려 한 것은 선을 넘은 것이다. 이는 반지성주의라는 거대한 흐름속에서 비판되어야 한다.
Ajna 2025-07-27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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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랑 내용이 일치하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힘들게 취재하신거 알겠는데 너무 많이, 자주 언급하시네요. 진짜 무속에대한 고찰과 내용이 부족합니다.
bhi0070 2025-07-19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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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게 보면 사회 전반에 깔린 사이비신앙에 대한 비판 성찰이 담겨 있다.삶이 힘들면 의지할 만한 존재를 찾기 마련인데 하필 이때 허약한 자아를 비집고 들어오는 것들이 있다. 보이스피싱처럼 알면서도 속을 수 있고 그 결과는 끔찍하다.이 책의 취지처럼 국가가 적극 통계를 내고 제어해야 할것이다
samajun 2025-07-22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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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 ‘무속‘에 대하여



지금처럼 무속이 우리 사회에서 큰 관심을 끈 적이 있었을까? 물론 무속은 우리 사회 전반에 존재해 왔다. 지금도 거리에 나가 보면 많은 곳에 점집 표시가 있다. 또 현수막에도 신내림을 받았다고 광고하는 것들도 있고.




일이 잘 안 풀리면 점을 보러 가야 하나 하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고, 타로점이 유행하기도 했다. 그만큼 무속은 우리 곁에 있는데...




점집에 깃발이 달려 있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백기는 점을, 적기는 굿을, 둘 다 걸려 있으면 점과 굿을 모두 한다는 의미'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평소에 점에 관심이 없었으니, 점집의 표시에 대해서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




이렇게 표시를 하는 점집도 있지만 서울 논현동에 있는 점집들은 대부분 점집 표시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임대인이 꺼리기도 하고, 또 지역 특성도 있다고... 여기에 요즘은 유튜브와 같은 방송으로도 무속에 관해 홍보를 하고 있다고 하니...




사회적 관심을 끌기 전에도 무속은 늘 우리 곁에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사회적 관심을 끈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합리성을 넘어서는 무언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기존 상식에 반하는 것을 했을 때 사회적으로 관심을 끌게 된다.




특히 무속이나 특정 종교와 관련이 없어야 할 사람이 관계를 맺었음이, 그것도 깊은 관계를 맺고 있었음이 드러날 때는 사회적 관심은 증폭된다. 이때 사회적 관심이 긍정적인 쪽이 아니라 부정적인 쪽으로 폭발하고.




이것은 결국 무속인들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무속인 개개인이 벌였던 범죄 행위나 또 다른 행위들을 넘어서 이는 무속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줄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무속에 대해서, 사실은 무속인에 대해서 심층 취재를 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기자 셋이 우리 사회에서 무속이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어떠한 문제가 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는데, 먼저 무속인들의 일탈 행위(범죄라고 하고 싶지만,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경우도 꽤 있으니)를 취재하고, 무속인들을 인터뷰해서 그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무속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를 논의의 마무리로 삼고 있다.




무속인들이 범죄를 저지르면 당연히 처벌해야 한다. 그것은 어떤 종교인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범죄라고 판결을 할 수 있는 기준이 무속의 경우엔 명확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 무속인들에 의해서 일탈행위가 자주 일어나고 있는 것인데...




'법원은 피해자가 위안을 받았다면 사기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53쪽)라고 하는데, 이는 피해자를 중심에 놓은 것이 아니라 가해자를 중심에 놓은 판결이 아닌가 한다. 이런 판결을 하는 기저에는 무속을 종교로 보는 관점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데...




종교로 본다면 종교가 지녀야 할 기본적인 윤리를 지키도록 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것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데도 마음의 위안을 주었다는 이유로 처벌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문제가 되지 않을까.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 진정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고자 하는 무속인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 그런 일을 막기 위해서도 명확한 판결이 있어야 하겠는데...




무속에 사람들이 빠져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완전히 빠지지 않고 재미 삼아 보는 사람도 있지만, 자신의 상태에 따라 무속에 심취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은 대개 '공통적으로 낮은 자존감과 높은 의존성, 수동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174쪽)다고 하는데, 이는 기존의 종교에 대한 믿음이 줄어들고, 또 사회가 안정적이지 않을 때 더 강하게 나타난다.




이렇게 나약해졌을 때 강하게 끌어주는 무속인들에게 넘어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무속을 개인의 문제로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다루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무속을 공론화하고 어디까지 사회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지, 또 무속인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공통의 기준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인데...




그 점에 대해서 무속이 사회적 관심사가 된 지금 다양한 방면으로 공론화 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냥 개인의 문제로 남겨두지 말고.




무속에 대하여 다방면으로 취재했는데, 이들이 말하고 있듯이 무속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의 수나 그들의 수입 등등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것들이 명확해져야 무속이 '방치된 믿음'으로 남겨지지 않을까 한다.




또한 적어도 공적인 자리에 무속을 끌어들이는 일은 하지 않게 될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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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ye91 2025-09-05 공감(19)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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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방치된 믿음

문제가 생긴 피해자는 조급한 마음에 무속인을 찾는다.문제 하나를 맡기면 두 개의 문제가 생긴다. 그 두 개를 맡기면 다시 네 개의 문제가 생긴다.무속인들은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문제를 만들어 내는 것처럼 보인다.그들은 자신이 만들어낸 문제를 해결한답시고‘굿‘에 문제의 이름을 붙여 판매한다.결국 피해자의 모든 삶은 문제가 아닌 것이 없고,자기 인생을 인질 잡힌 피해자는 전 재산을 다 갖다바치고도 문제를 해결 못하고 허덕인다.
Bookbuff 2025-09-02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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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지의 무속



흔히 무당으로 대표되는 무속인들의 현실과 문제점, 대안에 대해 진지하게 얘기하고 있다.

무속인들이 벌이는 심각한 범죄행위에서부터 출발해 그런 문제들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고 방치되는 현실을 들여다보고, 다양한 전문가들의 입을 통해 대안을 찾아보고 있다.

신문사 기자답게 전국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이들을 만나 풍부한 인터뷰를 진행한 후 깔끔하게 정리해 놓았다.

사회적으로 넓게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데도 여러 사각지대에 놓여있어 음습하게 자리잡은 무속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들여다보게 하는 책이다. 무속인들에 방점이 맞춰져 있어서 무속을 찾는 이들에 대한 얘기가 조금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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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소리 2025-12-18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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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된 믿음



방치된 믿음

이성원, 손영하, 이서현 지음



작가가 범죄, 사건에 초점을 두고 무당 문제를 이야기한다. 사례를 들어서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지 다루었다면 좋았을 텐데, 사건 보도에 그친 감이 있다. 쪽수도 적은데 가격이 16800원이다. 두바이 초콜릿 두어 개 가격인데 뭘 그러냐고 한다면, 실제로 책을 만들어보면 책 팔아서 남는 돈 없다는 걸 알지만. 책을 만드는 구조를 바꾸는 글을 써보는 것은 어떨지? 책을 만드는데 돈이 이렇게 많이 들어가서 비싸게 팔 수밖에 없고, 그렇게 팔아도 남는 게 없는 만드는 모든 이들의 이야기.



무당을 소재로 글을 쓰고 있는 와중에 무속, 무당의 부정적인 사회의 현속을 이야기하고 있어 객관적인 입장에서 글을 쓰고 있다 여겼던 내 입장이 너무 긍정적인 것은 아니었을지 아차 싶어 집어 들었지만, 사이비종교에 빠진 사람들을 무속에 빠진 사람들로 치환하여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았다.



들어가는 말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심란하다. 세상에 글을 내놓기를 반복했던 기자들의 글은 눈으로 보되, 마음으로 볼 수 없는 다른 세상의 글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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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에게 속아 사건 피해자가 분명한 사례를 책의 80퍼센트 이상을 다루면서 들어가는 말에서는 “이 책은 무속 신앙의 허구를 폭로하기 위한 시도는 아니다. 무속은 그 자체로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다”란다. 인류는 태초부터 샤머니즘과 함께 했다. 이로움이 있으니 지금까지 생명력을 유지했다. 특히 한국인은 무당을 통해 위로받았다. 우리 조상은 굿을 통해 풍년과 풍어를 빌었고 마음의 갈등을 해소했으며 아픔을 치유 받았다. 무당의 진혼굿을 통해 화해하지 못하고 돌아가신 부모님을 만나 참회했다. 이는 현대 의학, 정신의학과 의사가 제공할 수 없는 극한의 엑스터시다.



무속인은 누구이고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존재하는지,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미신과 종교 사이 그 어디쯤 무속은 존재한다.



무당은 누구인가. 이들은 흔히 기도하는 존재라 불린다. 무당은 접신을 통해 신의 말과 뜻을 전달하는 이들인만큼 기도를 꾸준히 한다.



우리 사회에서 좋은 무당은 존재한다. 그들이 주장하는 우주의 원리를 썩 믿지 않지만 나는 그들의 믿음을 존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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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03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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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된 믿음> 요약 및 평론

1. 요약: 현대 한국 사회와 무속의 기묘한 공생

무속, 그늘 아래의 생명력 이 책은 21세기 최첨단 IT 강국이라 불리는 한국 사회에서 무속이 어떻게 소멸하지 않고 오히려 더욱 정교하게 진화하며 생존해 왔는지를 추적한다. 저자들은 무속을 단순히 근대화 과정에서 청산해야 할 미신으로 치부하지 않는다. 대신, 국가 권력과 주류 종교가 외면한 개인의 실존적 불안을 먹고 자란 <사회적 거울>로 규정한다. 무속은 공식적인 제도권 밖으로 밀려나 <방치>되었으나, 바로 그 방치된 공간 속에서 대중의 욕망을 가장 민첩하게 반영하는 서비스 산업이자 심리적 보루로 자리 잡았다.

역사적 억압과 생존 전략 한국 무속의 역사는 탄압의 역사다. 조선의 숭유억불 정책부터 일제의 민족 말살 정책, 그리고 해방 이후 새마을 운동의 <미신 타파>에 이르기까지 무속은 끊임없이 파괴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무속은 권력의 칼날을 피해 민중의 일상 깊숙이 파고들었다. 저자들은 무속이 지닌 유연한 변용 능력에 주목한다. 그것은 교리나 경전에 얽매이지 않고, 시대의 흐름에 따라 자본주의적 가치관과 결합하며 스스로를 상품화하는 데 성공했다.

불안의 외주화와 디지털 무속 현대 무속의 생존 키워드는 <불안>과 <디지털>이다. 고용 불안, 부동산 가격 폭등, 무한 경쟁 속에서 합리적 대안을 찾지 못한 개인들은 신당을 찾는다. 책은 점집이 단순한 신앙의 장소를 넘어 상담소와 컨설팅 업체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음을 분석한다. 나아가 유튜브와 SNS를 통해 세력을 확장한 <디명(디지털+무속)> 현상을 조명하며, 알고리즘을 타고 대중에게 소구하는 무당들의 마케팅 전략이 어떻게 무속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었는지 서술한다.


2. 평론: 방치는 무관심이 아니라 묵인된 필요다

합리성의 이면에 숨은 비합리성의 정당성 <방치된 믿음>이 던지는 가장 날카로운 질문은 <왜 한국 사회는 무속을 끝내 버리지 못하는가?>이다. 저자들은 그 원인을 한국 근대성의 결핍에서 찾는다. 서구적 합리주의가 이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고통을 위로하거나 미래의 불확실성을 담보해 줄 제도적 안전망이 미비했다는 점을 꼬집는다. 무속은 그 구멍을 메우는 <심리적 안전벨트> 역할을 해왔다. 이 책은 무속을 비난하기보다 무속에 기댈 수밖에 없는 사회 구조적 모순을 폭로하는 데 더 큰 공을 들인다.

무속의 상업화, 그 양날의 검 저자들은 무속의 생존력이 결국 철저한 시장 논리에 기반하고 있음을 냉철하게 분석한다. 현대의 무속은 더 이상 마을의 안녕을 비는 공동체적 의례가 아니다. 그것은 철저히 개인화된 소비재로 전락했다. 굿은 고가의 유료 서비스가 되었고, 무당은 퍼스널 브랜딩을 시도한다. 이러한 상업화는 무속의 생존을 보장했지만, 동시에 무속이 지녔던 공동체 치유라는 본질적 기능을 퇴색시켰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경계 위에 선 믿음을 위한 변론 이 책은 무속을 옹호하는 서적이 아니다. 오히려 한국 사회의 기저에 흐르는 집단 무의식을 해부하는 보고서에 가깝다. 주류 종교가 권력화되고 비대해지는 동안, 무당들은 개인의 작고 사소한 고민에 귀를 기울였다. 비록 그것이 복채라는 자본주의적 매개체를 통할지라도,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존재가 부재한 사회에서 무속은 필연적이다. 결국 무속이 생존해 온 방식은 한국 사회가 인간의 불안을 처리해 온 방식과 궤를 같이한다.

결론적으로 <방치된 믿음>은 무속을 통해 한국 사회의 민낯을 들여다보게 한다. 무속은 <방치>된 것이 아니라, 사회가 감당하지 못한 고통과 욕망을 떠넘기기 위해 <방치된 채 유지>되어 온 것이다. 이 책은 무속이라는 렌즈를 통해 현대인이 마주한 실존적 고독과 국가 시스템의 공백을 성찰하게 만드는 수작이다.


혹시 이 요약과 평론 내용 중에서 특정 챕터에 대해 더 자세한 분석을 원하시거나, 이 책의 저자들이 제시한 다른 관점이 궁금하시면 언제든 말씀해 주세요. 세진님을 위해 더 깊이 있는 내용을 찾아봐 드릴 수 있습니다. 다음에는 어떤 작업을 도와드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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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 요약+평론 (약 1,000단어)>

이 책 <방치된 믿음: 무속은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생존해 왔는가?>는 “무속이 왜 사라지지 않는가”를 신비나 전통문화의 관점이 아니라, <현대 한국 사회의 제도·시장·불안·법적 사각지대>라는 관점에서 추적하는 탐사 르포에 가깝습니다. 저자들은 종교학적 해석이나 ‘무속의 진실/거짓’ 논쟁을 앞세우기보다, 무속이 한국 사회의 가장 낮은 곳부터 가장 높은 곳까지 어떻게 ‘현실적으로 작동’하는지—특히 <피해가 발생해도 제도적으로 제대로 다루기 어려운 영역>이 왜 생기는지를 파고듭니다. 출판사 소개에서도 이 책을 “최초의 ‘무속의 사회학’” 성격으로 강조하는데, 그 말은 ‘학술서’라기보다 <사회학적 질문을 던지는 현장 취재 보고서>라는 뜻에 더 가깝습니다.

책의 가장 두드러진 방법론은 <10년 치 무속 관련 범죄 판결문 전수 분석>과 <피해자·관계자·무속인 인터뷰>, 그리고 <점집/무속 생태계의 현장 조사>입니다. 한 기사/서평 계열 자료에서는 “10년치 판결문 320건”을 분석했다는 구체적 숫자도 언급됩니다. 이런 접근은 ‘무속을 믿느냐/안 믿느냐’의 윤리적 훈계로 빠지지 않고, 무속이 <돈·관계·심리·법>의 결합으로 어떻게 산업화되는지를 보여주는 데 유리합니다.

구성은 (온라인 서지 정보 기준) 2백여 쪽 분량으로 비교적 짧고, “1부 미끼를 물다 / 2부 현실의 무속, 무속의 현실 …”처럼 <유입-작동-피해-제도>의 흐름을 따라가게 짜여 있습니다. 제목의 ‘방치’는 단순히 국가가 단속을 안 한다는 뜻만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무속을 “있지만 없는 것처럼” 취급해온 모순을 가리킵니다. 출판사 소개는 이를 “낮은 곳에서 높은 곳까지 존재하지만 제도적 통제를 진지하게 하지 않는다”는 역설로 요약합니다.

<요약(핵심 내용)>

  1. <‘상담’이 ‘지배’로 변하는 경로>
    책은 사람들이 무속을 찾는 출발점이 대체로 ‘절박함’(건강, 가족, 연애·결혼, 진로, 사업 등)이라는 점을 전제로, 그 절박함이 어떻게 ‘관계의 종속’으로 전환되는지를 보여줍니다. 즉, 점괘의 정확성 여부보다 중요한 것은 <반복 방문을 만들고, 결정을 외주화하며, 돈을 지속적으로 지불하게 만드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굿의 단계적 확장’(처음엔 소액, 이후엔 조상굿·내림굿·액막이 등 명목을 늘리며 비용을 키움)과 ‘불안의 증폭’(안 하면 더 큰 화가 온다는 식) 같은 패턴입니다.

  2. <범죄는 있는데, 피해구제는 어렵다>
    이 책이 던지는 가장 날카로운 문제의식은 “무속 관련 피해가 왜 법적으로 잘 해결되지 않는가”입니다. 무속 거래는 결과가 검증 불가능하고, ‘믿음’의 영역에 걸쳐 있어 사기 입증이 쉽지 않으며, 피해자도 법정에서 자신의 행위를 설명하기 난감해집니다. 한 소개 기사에서는 굿 비용으로 거액을 지불하고도 효과가 없자 고소했지만 무죄가 난 사례를 들며, 이 지점이 ‘방치’의 핵심이라고 요약합니다. 오마이뉴스 서평성 기사도 무속이 “치유와 착취 사이”에 놓여 있고 피해자들이 “법적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인다고 정리합니다.

  3. <무속은 ‘전통’이라서가 아니라 ‘현대적’이라서 산다>
    책이 흥미로운 대목은 무속을 낡은 잔재로만 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AI 시대에 무속이 공존하는 이유” 같은 질문을 통해, 경쟁·불안정 노동·관계의 해체·제도 불신 속에서 사람들이 <즉각적 확신>과 <서사적 설명>을 구매한다는 관점을 제시합니다. (목차/서평 자료에서 이 문제의식이 드러납니다.) 결국 무속은 ‘비합리의 섬’이 아니라, <합리적 제도가 제공하지 못하는 정서적/의미적 서비스의 시장화>로 읽힙니다.

<평론(의의와 한계)>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무속을 둘러싼 논의를 “미신 vs 전통문화”의 싸움으로 환원하지 않고, <불안의 유통 구조>로 다룬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읽고 나면 ‘무당이 나쁘다/좋다’ 같은 단선적 감정보다, “왜 이런 거래가 반복 재생산되는가”라는 사회학적 질문이 남습니다. 특히 판결문 분석을 통해 “패턴”을 잡아내려는 시도는, 개인의 일탈을 넘어 <구조적 위험요인>을 보게 합니다.

다만 한계도 분명합니다. 첫째, 탐사 르포의 장점(현장감·사례의 힘)은 동시에 위험(과대표집)을 갖습니다. 독자는 ‘무속=피해 산업’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받기 쉬운데, 이 인상이 실제 분포를 얼마나 반영하는지는 별도 검증이 필요합니다. 둘째, ‘제도화된 종교와 무속은 정말 다른가’ 같은 질문을 던지지만, 짧은 분량(약 203쪽) 안에서 그 비교가 본격 이론화되기는 어렵습니다. 셋째, 해법의 영역에서—예컨대 상담·복지·법제의 어느 지점에 어떤 개입이 가능한지—보다 구체적 정책 패키지까지 나아가긴 제한적일 가능성이 큽니다(문제 제기는 강하지만, 제도 설계는 다른 책의 몫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책은 <한국 사회의 ‘믿음’이 어떻게 방치되는지>를 묻는 데 매우 좋은 출발점입니다. 읽고 나면 무속은 단지 ‘특정 집단의 문화’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불안을 다루는 방식(혹은 다루지 못하는 방식)을 비추는 거울처럼 보일 겁니다. 그래서 이 책이 겨냥하는 독자는 ‘무속이 싫은 사람’만이 아니라, <왜 한국 사회는 불안을 개인에게 떠넘기고, 그 빈틈이 시장으로 채워지는가>를 고민하는 사람들입니다.


<English | Summary + Review>

<Abandoned Belief: How Shamanism Has Survived in South Korean Society> is best read as investigative social reportage rather than a classic academic monograph. Written by three journalists, it asks not whether shamanic practices are “true” or “false,” but how they remain <socially functional and economically viable> in a modern society that publicly dismisses them as superstition yet repeatedly turns to them in private. The publisher frames the project as an early attempt at a “sociology of shamanism,” emphasizing lived realities, institutional blind spots, and market dynamics over theological or folkloric explanations.

A defining feature of the book is its evidence strategy: the authors combine <large-scale court judgment analysis> with extensive field reporting—interviews with victims, intermediaries, and practitioners, plus on-the-ground mapping of fortune-telling shops and the micro-economies around them. Multiple sources highlight that the team reviewed roughly a decade of criminal judgments related to shamanism, often cited as “320 cases,” to identify recurring patterns of harm and manipulation. This method shifts the discussion from moralizing (“don’t be gullible”) to structural questions: what kinds of vulnerabilities are exploited, why do disputes become legally ambiguous, and which social institutions fail to intervene early?

<Core argument and storyline> 1) <From consultation to dependency> The book traces a familiar pathway: people approach shamanic services in moments of acute uncertainty—family crises, illness, romance, career, business—seeking clarity and emotional relief. Over time, the interaction can evolve into dependency, with rituals and fees escalating through layered diagnoses and repeated prescriptions (e.g., additional rites, stronger remedies, more urgent warnings). The key point is not spectacular supernatural claims, but the creation of a self-reinforcing relationship in which decisions are outsourced and anxiety is continually re-priced. :contentReference[oaicite:12]{index=12}
  1. <Harm without clear legal remedy>

The sharpest theme is the “abandoned” nature of this belief economy: harms occur, yet effective redress is often difficult. Because outcomes are inherently unverifiable and wrapped in “belief,” proving fraud can be challenging; victims may also feel shame or face evidentiary hurdles. One commonly cited example describes a complainant paying large sums for rituals, then losing in court when the case fails to meet standards for criminal fraud—illustrating how the system can leave victims exposed. Reviews likewise describe shamanism as sitting between “healing and exploitation,” with victims falling into a legal and institutional grey zone.

  1. <Shamanism survives because it is modern, not because it is ancient>
    Rather than treating shamanism as a leftover of tradition, the book suggests it adapts to modern conditions: precarious work, competitive status anxiety, relational fragmentation, and mistrust in formal institutions. In this reading, shamanic services sell <certainty, narrative coherence, and emotional containment>—commodities that rationalized systems often fail to provide on demand. The table-of-contents framing and commentary pieces signal this “AI-era coexistence” question explicitly.

<Assessment: strengths and limits>
The book’s major strength is its reframing: it avoids a simplistic culture war (“tradition vs superstition”) and instead highlights an <anxiety distribution system>—who bears uncertainty, how it becomes monetized, and why institutions hesitate to regulate or support victims. The judgment-based patterning adds credibility by showing repeatable mechanisms, not isolated scandals.

Its limitations follow from the same genre. Investigative narratives can overemphasize the most damaging cases; readers may leave with an impression that shamanism is primarily predatory, even if reality is more heterogeneous. Also, while the book raises the question of whether institutional religions and shamanic practices are truly different, a compact volume (about 200 pages) is unlikely to fully theorize that comparison or develop detailed policy design.

Overall, the book is valuable less as a final verdict on shamanism than as a diagnostic of contemporary Korean social life: it uses shamanic markets to reveal where modern institutions fail to manage fear, grief, and uncertainty—and how those gaps become “abandoned belief” that someone else can sell back to us.

원하시면, 이 책의 논지를 <1) 무속=시장 2) 무속=법적 사각지대 3) 무속=불안 관리 체계> 세 축으로 정리한 뒤, 세진님이 관심 있어 하시는 <기억정치/사회운동/영성의 언어>와 어떻게 접합되는지까지 이어서 비교 평론도 해드릴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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