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26

Dooil Kim 5/25 이용수 할머니 기자회견을 본 (어느 누리꾼의) 소감


[펌글]
5/25 이용수 할머니 기자회견을 본 소감
1.
전체적인 소감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난감했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인데 우선 할머니 옆에 곽상도가 있다는 것이 첫번째였고, 내가 언어에 대한 이해력이 그리 딸리는 편이 아닌데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한번에 알아 듣기 어렵다는 것이 두번째였다.
두번째는 할머니가 고령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 생각하고 내가 반복해서 듣고 나중에 배포된 입장문 전문을 보면서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되는데 곽상도가 옆에 있는 것은 그 자체로 어떻게 이해를 하려고 해도 어려웠다.
2.
곽상도가 누구인가? 조작날조 정치공작의 대가, 강기훈 유서대필사건의 수사 검사가 아닌가? 그 곽상도가 이용수 할머니 옆에 있는 것만으로 사실 오늘 기자회견의 신뢰도는 확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오늘 윤미향을 기자회견장에 부른 것도 사실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그저 할머니 주변인들이 윤미향을 망신 주려는 의도 말고 보이지 않는다. 윤미향이 가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3.
이해가 어려웠지만 할머니의 주장하는 내용의 핵심은 크게 두가지로 이해된다.
우선 “공장에 간 사람, 정신대, 위안부는 다르다. ‘성노예’라고도 하지 말라. 정대협은 자신들을 미국에 끌고 다니면서 ‘성노예’라고 했는데 국제적 망신이고 나는 억울했다”는 대목이다. 나는 이 부분을 이해하는데 한참 시간이 걸렸다.
아마도 할머니가 주장하고 싶은 내용은 피해보상을 달리 하려는 이슈 때문에 근로정신대와 위안부를 ‘모두 피해자’의 범주에 넣기 보다 분류하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이 부분은 내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
4.
하지만 이것도 난감했다. 일본이 주장하는 것이 딱 이 내용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영훈이 반일종족주의에서 주장하는 내용이자 뉴라이트의 주장이기도 하다. 한 마디로 본국왜구와 토착왜구의 주장이다.
일본이 주장하는 것은 ‘정신대’라는 큰 카테고리 안에 '근로정신대'와 '위안부'가 있다는 것이며 이 정신대에 온 사람들은 ‘대가성 노동자’라는 개념이 들어간 것이고 ‘자발적’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하지만 이 원론적인 명칭의 구분은 의미가 없는 것이 공장노동자 혹은 근로정신대로 속여서 모집을 해서 위안부 혹은 성노예로 착취당했다는 피해자들의 증언이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5.
일본극우와 뉴라이트에서는 이것도 개인이 모집해서 사기를 친 것이기 때문에 일본군(일본정부)과는 ‘관계가 없다’는 주장이지만 이 문제가 대두가 된 이래 많은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증언들이 모여 ‘모두가 전쟁 중의 성착취 피해자’로 국제사회에서 인정이 되어 가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 이용수 할머니가 굳이 구분을 함으로써 일본극우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었다. 내가 보는 관점에서는 할머니의 의도는 그게 아닌데 옆에서 조정한 인간들이 의도적으로 그렇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6.
처음 위안부 문제가 국제사회에 대두가 되었을 때 용어에 대한 정립이 되지 않아 ‘정신대’라는 용어로 통칭해서 사용했는데 정신대라는 당시 일본군이 공식적으로 모집했던 부대에는 근로 관련한 부대가 존재하고 있었고 때문에 일본은 계속 그 용어로 모집했던 기록을 근거로 ‘자발적 성 노동자’라는 식으로 물타기 했던 것이다.
때문에 피해자 측과 인권단체쪽에서는 전쟁 중에 여성의 성착취를 한 부분을 좀 더 명확하게 구분하고, 쟁점화 하기 위해서 위안부(Comfort woman)라는 용어로 구분했고 현재는 성노예(Sex slave)라는 용어가 국제적으로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7.
즉 성노예, 성착취, 성폭력 등의 여성인권의 문제를 일본극우와 한국 뉴라이트에서는 노동의 문제로 깎아 내리려는 것이 주요한 목적이다.
이용수 할머니의 회견 내용은 ‘자신은 성착취를 당한 피해자라는 것을 주장하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보상 등의 문제해결에 대한 것도 달라야 한다’는 의도로 보이는데 이것을 옆에 있는 협잡꾼들이 정신대라는 이름으로 끌려간 피해자들은 피해자가 아니라는 주장이 가능하도록 만든 것이라고 생각한다.
8.
이전에 할머니들 간에도 분쟁이 있었다. 피해자들은 두 가지 경우가 있는데 근로정신대에 자원을 했는데 끌려 가보니 위안부인 경우와 애초 일본군에게 강제적으로 끌려간 경우 이렇게 동일한 피해자이지만 시작이 미묘하게 다르다는 점에서 피해자 해석과 보상의 이슈 등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분쟁의 이유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 본다.
이용수 할머니가 위안부(Comfort woman)와 동일한 의미이지만 좀 더 분명한 표현의 성노예(Sex slave)라는 단어에 분개하는 이유는 나도 모르겠다. 이것도 굳이 추측하면 위안부보다 더 나쁜 것이 성노예이고 이는 할머니의 명예를 더럽히는 것이라고 누군가 옆에서 감언이설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9.
또 다른 오늘 기자회견의 핵심 주장으로 ‘한일관계’에 대한 언급이 있다. ‘한일 청소년 교류’와 ‘역사교육’을 언급했지만 이것은 지엽적인 내용이고 결국은 ‘한일 두 나라가 친하게 지내라’는 내용이다.
할머니의 말씀만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 배포한 보도자료를 읽어보니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이라는 대목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오랫동안 위안부 문제 해결에 지치시고 노령인 할머니 입장에서 살아 생전 이 보상문제가 해결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알겠지만 그 해법이 '양국이 빨리 화해하고 관계회복하라'는 내용이라면 결국 우리가 원하는 잘못에 대한 인정과 사과 보다는 보상이 우선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그 심리를 여러 형태의 '협잡꾼들이 파고든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대목에서는 무언가 싸한 느낌이 좀 들었다.
10.
정리하면 내가 파악한 이용수 할머니의 심정은 다음과 같다.
“빨리 보상 문제를 마무리 하자”
“서운하다”
할머니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11.
그런데 여기에 오늘 곽상도나 각종 극우 시위를 주도하는 황경구가 팀장으로 있는 ‘애국순찰대’라는 극우단체가 붙어 작업을 한 결과 ‘한일간의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도모하라는 회견이 되어 버렸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참고로 애국순찰대가 했던 시위는 ‘김경수 드루킹 관련 시위’ ‘공수처 반대 시위’ ‘윤미향 사퇴 시위’ 등이 있다. 찾아보면 더 엄청난 과거의 내용들이 쏟아져 나온다. 상대적으로 이름이 덜 알려졌을 뿐이지 주옥순 이상이라고 보면 된다.
이들이 원하는 것이 위안부 문제의 해결일까? 100% 아니다.
12.
오늘 회견은 극우입장에서 보면 꽤 효과적이었다. 위기에 몰린 미래통합당, 극우언론, 검찰까지 모두 한 마음으로 손 잡은 것으로 보인다. 할머니 회견 이후에 별도 회견을 통해 윤미향을 공격하는 것을 보면 완전 날 잡았다.
그들 입장에서 보면 오늘 회견을 통해
친일 토착왜구의 전과를 벗어 버릴 수 있었고
민주당이 선점한 반일 이미지도 희석 시킬 수 있으며
정의연 공격으로 시민단체와 위안부 단체의 활동을 부도덕적으로 만들 수 있었다.
13.
단, 그들의 실수는 ‘미래 지향적 한일관계’를 지나치게 강조했다는 것이다.
너무 자신들의 돈줄인 일본을 의식해서 일본이 원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다 보니 그리고 이용수 할머니의 의사 전달력이 떨어지는 부분을 지나치게 입장문 전문을 통해 너무 노골적으로 친일성향을 나타내는 바람에 원래 100%정도 타격을 할 수 있는 것을 60% 정도 밖에 못한 것 같다.
이걸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도 솔직히 씁쓸해서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14.
이용수 할머니 개인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겠다.
윤미향이나 정의연은 행여나 반박 기자회견 따위를 할 생각은 하지도 말기를…..
도리어 나는 오늘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을 통해 윤미향이 사퇴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다시금 느꼈다.
#이용수기자회견 #한일관계의미래라니 #곽상도니가왜여기나와 #극우의역습
_Dooil Kim



Hun Jung Cho

글쓴 이가 곽상도는 기자회견 자리에 있지는 않았다는 정정 글을 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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