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24

이병철 -코로나19 이후, 어디로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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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
11 mins · Public
-코로나19 이후, 어디로 어떻게/


그제와 어제(5.22-23) 지리산 봄연찬이 '코로나19 이후, 어디로 어떻게'라는 주제로 지리산 실상사에서 열렸다.
일년에 네 차례, 계절별로 열리는 봄연찬이 코로나19로 대면모임이 어려워 이리 늦은 봄에야 열리게 된 것이다.

새마을중앙회 정성헌회장과 한살림연수원 전 사무처장인 주요섭선생을 연찬 발제자로 1박2일 동안 코로나19 이후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함께 나누었다.

이번 연찬의 주제를 '코로나19 이후, 어디로 어떻게'로 정한 것은 연찬에 모시는 말씀처럼
지금 세계 도처에서 '코로나19 이후는 그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야 하고 달라지지 않으면 안된다'는 목소리가 높고 이에 따른 여러 움직임들이 일어나고 있지만, 그리고 전환의 필요성에는 대부분 공감하지만 정작 전환의 길, '어디로, 어떻게' 그 방향과 구체적 실천방도에 대한 논의는 아직 시작 단계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전으로 다시 돌아가서는 안 된다고 한다면 그 이후의 길은 우리가 열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많은 분들이 오셔서 코로나19에 대한 경험, 이로부터의 성찰, 이후의 예측, 이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삶의 차원과 사회적 차원에서 나누고 이에 따른 향후의 과제들에 대해 서로의 깊고 솔직한 생각들을 나누었다.
연찬의 방식은 토론이나 좌담 등의 형식과의 달리 다른 사람의 의견에 대한 자신의 생각(견해)를 주장하지 않는다. 

내가 생각하는 연찬의 핵심은 다른 사람의 의견을 선입관 없이 듣기이며 자신의 생각 또한 옳거나 바른 의견(정답)이라기보다 여러 생각 가운데 하나의 의견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이다.

 이른바 사실 그 자체를 알 수 없다는 무지의 자각이 그 출발인데 이런 연찬의 자세가 유지되면 이 공명의 장에서 더 크고 새로운 생각들이 일어난다. 마치 작은 개울의 물줄기들이 모여 하나의 큰 강을 이루는 것과도 같다. 어느 하나도 내치지 않고 모두를 품어안음으로 너비와 깊이를 이루는 바다처럼.그래서 나도 이 연찬의 방식이 좋다.

이번 연찬에서 나누어진 여러 생각, 이야기들 가운데 내게 깊게 다가온 내용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위기가 아니라 대전환의 기회로 불안한 축복'이라는 것과 건강하고 안전한 일상을 지속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한다는 것, 그리고 생명관리사회에 대한 우려에 따른 생명정치의 필요 등이다.

나는 이번 코로나19사태를 맞아 지금까지 '무작정 달려오던 관성을 잠시 멈추어 서서 우리의 삶, 나와 우리가 살아온 모습을 직시하고 성찰하는 계기'로 삼아 길들어져온 삶, 살아져온 온 삶이 아니라 정말로 내가 살고 싶은 삶과 그런 사회를 꿈꾸고 제한 없이 상상하여 이를 토대로 그런 세상을 위한 청사진 그리기를 제안했다.

그래서 같은 삶, 같은 세상를 꿈꾸고 그리는 이들이 함께 어울려 기쁨과 신명으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자고.
이런 움직임들이, 물결들이 모여 새로운 삶과 사회. 새로운 문명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이것이 지금 나의 전환의 꿈, 다시개벽의 상상이다.

이번 연찬에서의 이야기들이 정리되어 코로나19 이후 전환의 물꼬를 열어가는데 보탬이 될 수 있기를 마음 모은다.
어제 아침연찬을 시작하면서 우리가 여기 지리산에 이렇게 함께 모여 서로를 마주하며 새로운 꿈을 꾸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고맙고 기쁘다는 내 가슴의 벅찬 느낌을 전했다.

도법스님, 남곡선생과 함께 이 모임의 모시는 이의 한 사람으로서 특히 생명운동을 중심적으로 이끌고 있는 젊은 도반들에게 감사드린다.
실상사와 지리산에게도 새삼 깊은 고마움을 전한다.
모두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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