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워런,아멜리아 워런 티아기 (지은이),주익종 (옮긴이)필맥2004-05-15원제 : The Two-Income Trap: Why Middle Class Mothers and Fathers Are Going Broke (2003년)
맞벌이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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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양장본288쪽152*223mm (A5신)403gISBN : 978899107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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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계획한 그대로 살아도, 위기는 가까이에 있다."
부부가 모두 직장에 나가 열심히 일하고, 각종 청구서 대금을 꼬박꼬박 지불하고, 사회적인 '룰'을 어기지 않고 살아가면서 자녀들이 괜찮은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는 보통의 중산층 가정. 그러나 계획한 그대로 살아도 가정경제 파산의 위험은 가까이에 있다.
왜 그럴까? 교육도 더 많이 받고, 더 좋은 직장에서 더 높은 연봉을 받는데다 부부가 모두 일을 한다면 그 가정의 경제는 더 안정돼야 하지 않은가? 하버드대 법학대학원의 파산법 담당교수와 전 맥킨지 컨설턴트인 두 저자가 중산층 가정 재정위기의 원인을 분석했다.
이들은 중산층 가정이 과소비로 파산의 위험을 높인다는 일반적인 견해를 반박하며, 이들 가정이 자녀들까지 중산층의 삶을 계속 누릴 수 있도록 하려고 쏟아붓는 경쟁적인 노력이 역설적으로 가계 빚을 늘려 파산의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지적한다. 쉽게 자금을 얻을 수 있는 신용을 지닌 이들이 자녀교육, 좋은 환경 등을 위해 과도한 자금을 조달하면서 위험부담을 키운 것이 문제라는 것.
미국 중산층 가정의 재정위기를 다룬 책이지만, 맞벌이 가정의 증가, 명문대 진학을 위한 교육열풍, 학원 밀집가의 집값 급등, 신용불량자와 개인 워크아웃 신청자의 급증과 같은 우리나라의 상황에 비추어 볼때도 시사성을 갖는다. <비즈니스위크>가 선정한 2003년 10대 경영서 가운데 한 권이다.
목차
1장 계획한 그대로 살아도
일곱 가정 중 하나가 / 보지 못한 위험 / 엄마들의 이야기 / 자녀를 갖는다는 것은
2장 과소비 신화
돈은 다 어디에 쓰였나 / 자녀들을 위해 / 좋은 학군의 입찰전쟁 / 주택 함정에서 빠져나오기 / 교육의 가격 / 공립학교 교육에 대한 기대 / 정말로 중요한 대학 학위 / 대학 등록금 동결 / 가족자동차 / 과거의 가정과 오늘날의 가정
3장 엄마라는 다목적 안전망
중산층 가정의 안전망 / 여윳돈은 없다 / 의도는 좋았지만 / 시계를 되돌리려는 것인가
4장 악덕 채무자 신화
파산과 수치심 / 손쉬운 탈출구론 / 사기와 악용론 / 무엇이 문제였나 / 두 배가 된 위험 / 좋지 않은 타이밍 / 엎친 데 덮친다 / 신의 은총이 없다면 / 한 생존자의 사례 / 약간의 예방조처를 / 신화는 폐기돼야
5장 맞벌이 세상 홀로 가기
그 어느 때보다 좋아졌지만 / 그 어느 때보다 열악해진 편모들 / 갈라서기도 쉽지 않다 / 맞벌이 가정과의 경쟁 / 재혼의 길 / 아빠에게 더 많이 지불하게 해야 하나 / 고통분담 모형 / 돈을 다 털린 아빠들 / 이미 갈라서기 전부터
6장 시멘트 구명정
규제에서 벗어난 멋진 신세계 / 폭증하는 카드 빚과 2차 모기지 / 미래를 저당 잡히고 / 돈이 있는 곳 / 대출업자가 보낸 회수인 / 실현가능한 대책 한 가지 / 귀먹게 하는 침묵 / 다윗을 만난 골리앗 / 가정정치의 교정
7장 재정 소방훈련
집에 불이 나기 전에 / 이미 불이 났을 때는 / 집에 다시 들어앉아야 하나 / 자녀 안 갖기 해법 / 파산가정의 아이들 / 함정 제거를 위해
역자 후기 - 붉은 여왕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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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엘리자베스 워런 (Elizabeth Warren)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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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9년생. 하버드 법대 파산법 전문 교수를 지냈으며 상법 분야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학자 중 한 명으로, 『싸울 기회』 『맞벌이의 함정』 『맞벌이 부부의 경제학』 등 10여 권의 책을 썼다. 현재 매사추세츠주 민주당 소속 원로 상원의원이다. 뛰어난 법률학자인 그녀는 일뿐 아니라 학문적 연구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소비자 보호 운동을 펼쳐 현재 미국의 소비자금융보호국이 설립되는 데 중추 역할을 했다.
2008년 금융 위기가 발생한 이후 워런은 미국 재무부 금융구제프로그램TARP을 감독하기 위해 창설된 의회 조사위원회 위원장을 지... 더보기
최근작 : <맞벌이의 함정>,<이 싸움은 우리의 싸움이다>,<싸울 기회> … 총 120종 (모두보기)
아멜리아 워런 티아기 (Amelia Warren Tyagi)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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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과 컨설팅 관련 중개서비스 및 마켓플레이스 회사인 비즈니스 탤런트 그룹의 공동창업자 겸 사장이다. 공공정책 분야의 비영리조직인 데모스(Demos)의 의장으로 활동했다. 브라운 대학과 펜실베이니아 대학 와튼 스쿨을 나와 매킨지에서 컨설턴트로 일했다. 세 아이의 엄마로 남편과 함께 캘리포니아 주의 로스앤젤레스에서 살고 있다.
두 지은이는 엄마와 딸의 관계이며, 이 책 외에 《맞벌이 부부의 경제학(All Your Worth)》도 공동집필했다.
최근작 : <맞벌이의 함정>,<맞벌이 부부의 경제학> … 총 10종 (모두보기)
주익종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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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에서 일제하 한국산업사 연구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하버드대 방문학자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을 거쳐 현재 이승만학당 이사로서 한국 근현대사 연구와 교육 업무를 하고 있다. 교과서 포럼의 『대안교과서 한국근현대사』편찬(2008년)에 참여했으며, 『대군의 척후』(푸른역사, 2008)와 『고도성장 시대를 열다』(공저, 해남, 2017) 등의 저서가 있다.
최근작 : <반일 종족주의와의 투쟁>,<반일 종족주의>,<6 .25=""> … 총 12종 (모두보기)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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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도덕경은 도덕을 말하지 않는다>,<여자보다 약한>,<글로벌 테러와의 전쟁>등 총 124종
대표분야 : 철학 일반 24위 (브랜드 지수 6,358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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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임스와 루스 부부의 이야기로 시작한다.(지극히 현실적이고, 그렇기 때문에 무척이나 섬뜩한 동화다.)
이 맞벌이 부부는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고, 집을 사는 등 평탄한 생활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둘 중 한 명이라도 실직을 하게 되면 곧 청구서가 쌓이고, 모기지 대출금이 밀리고, 친지로부터 돈을 빌리게 된다. 그리고 곧 파산신청을 기다리게 된다.
더구나 이처럼 최악의 재정난에 처한 가정들은 신용카드에 유혹당한 젊은이들, 저축금이 줄어들어 곤궁해진 노인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책은 맞벌이 가정이 재정적으로 더 안정적이라는 추론을 무시함으로서 시작한다.
그리고 그 원인을 '집'에 돌리고 있다. 물론 중요한 것은 집 그 자체가 아니라 학군이다.
서로 반마일도 떨어져 있지 않은 비슷한 주택이 각기 다른 초등학교 구역에 속한다는 이유로 수천달러의 가격차이가 난다.
또한 오늘날의 엄마들은 남보다 앞서기 위해 일하고 있지 않다. 단지 뒤처지지 않고 남들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 일한다는 사실은 매우 오싹한 현실이다.
저자들은 무책임하게 다운시프트를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말한다. 얼마나 더 다운시프트를 해야 하냐고.
그리고 중산층 가정의 안정망에 관한 논의는 거의 없는 현실을 개탄한다.
이 책의 내용은 참으로 섬뜩하고 무시무시한 ‘중산층의 현실’에 관한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런 식의 경고는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sayonara 2005-07-11 공감 (2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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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상승은 세계적인 추세라지만..
요즘 판교광풍에 이은 여기저기 집값들이 억억 오르는 소리에 서민들 억장이 무너진다는데..
우리집은 안양끄트러미에 있어서 집값 상승은 커녕 남들 집값 오르는것 구경만 하고 있다.
작년까지 꿈적도 안하던 평촌과 산본까지 몇달 사이에 엄청 올라버려서 이젠 우리집 팔아도
평촌에 전세로나 이사 갈수나 있을까?
작년에 평촌 변두리라도 이사오라는 사람들에게 입주한지 10년된 집에
그것도 현재 우리집보다 엄청 좁은데로 가기 싫다고 큰소리 쳤었는데..(같은 평수라도 평촌이 좁다.)
이젠 가고 싶어도 못가는 신세가 되버렸다.ㅠ.ㅠ
친구가 비산동 삼성래미안 40몇평에 전세를 산다.
입주때 전세 얻은거라서 그나마 저렴한 1억 8000만원인가?
요즘 집이 오른다고 하자 급하기 집을 샀단다. 모기지론으로 3억을 빌려서..
한달에 250만원씩을 내야한다기에 내가 기겁을 했다.
"야..그게 월세지 내집이야? 너 일 정말 크게 저지른다"
그친구는 남편과도 합의가 안된 상태에서 덜컥 일을 저지르고..
자신이 집값은 벌테니 걱정말라고 큰소리를 쳤단다.
그런데 어제 통화해보니 해약당했단다.
계약 10일만에 집주인이 빳빳한 3000만원짜리 수표들고 와서 위약금이라고 주면서 해약했단다.
공돈 3000만원이 생겼지만 전혀 기쁘지가 않다는 친구.
이젠 4억9천만원 하던 집이 5억9천만원이 되버려서 집사기가 불가능하다고...ㅠ.ㅠ
다른 저렴한곳을 알아보던지 분양 받을 생각이라고..
오늘도 아는 언니랑 통화하는데..우리아파트 전세 놓고 서울로 전세가려고 알아본단다.
남편 회사 근처로 가야해서..
집 팔기는 포기했다고..너무 가격이 싸서 팔아도 다른곳을 살수가 없다고..ㅠ.ㅠ
평촌쪽 부동산은 11건 계약에 1건만 성사되고 10건이 위약금 물어주면서 파기됐다고 한다.
미친 집값이 과연 잡히기나 할까?
일본식 장기불황이 온다고 신문에선 난리고..신문이나 뉴스 보기가 겁난다.
왜 IMF직전이 떠오르는건지?
sooninara 2005-06-19 공감 (0)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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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에 써뒀던 리뷰를 어제 밤에서야 알라딘에 옮길 여유가 있었다. 괴발새발 나조차도 알아보기 힘든 글씨를 옮기다가 새삼 또 화가 났다.
우리 정부의 기준에 따르면 우리 가정은 중산층도 못 된다. 결혼 후 지금껏 5년 동안 우리가 수입보다 분수에 넘친 삶을 살았던 적은 없다고 생각한다. 어머님을 모시고 살았던 기간을 제외한다면, 우리 3식구는 18평 아파트에 만족해했다. 자동차? 지금 몰고 있는 스타렉스를 포함하여 늘 중고차를 샀을 뿐이다. 가구? 아직도 장농 대신 행거를 쓰고, 새로 산 가구는 마로 서랍장과 책장 하나가 전부. 옷? 옆지기와 내가 입는 옷의 반 이상이 처녀총각때부터 입어온 옷이며, 마로 옷의 반 이상이 물려입은 옷이다. 가전? 우리집 TV가 금성인 것을 보고 파안대소하는 사람이 꽤 된다. 외식? 주말에 외출했다가 미처 집에 못 갔을 때 아무 밥집에서나 백반 사먹는 것도 외식이라면 거의 주말마다 1번씩 외식한다. 여행? 어머님 환갑기념으로 온천갔던 걸 제외한다면, 당일치기 나들이 외에 그 무엇을 여행이라 부를 수 있을까? 은물? 카프라? 한글나라? 마로 어린이집 프로그램일뿐 우리가 돈 주고 산 적은 없다.
난시청 지역이라 스카이라이프를 달면서 업무상 필요성 때문에 2만원짜리 패밀리요금제를 선택한 게 사치라면 할 말 없다. 하루가 다르게 자라나는 딸의 모습을 남기고 싶어 망설이고 망설이다 캠코더 대신 디카만 산 것도 사치라면 할 말 없다. 멀쩡히 작동하는 컴퓨터를 업그레이드한다고 하드 추가하고 메인보드랑 CPU를 바꾼 것도 사치라면 역시 할 말 없다. 레코드와 CD를 사는 대신 MP3플레이어로 버티고 있는데 그마저도 사치라면 또 할 말 없다. 그러나 그 외에 우리가 과연 5년 동안 뭘 더 사치했단 말인가?
옆집보다 우리집의 지출항목이 확실히 더 많은 건 딱 하나, 책뿐이다. 그래봤자 알라딘 등급이 프리미엄인 적은 한번도 없었고, 아는 출판사가 좀 있어 창고에서 바로 직거래를 하니 남들보다 훨~씬 싸게 산다. 이마저도 포기하고 허리띠를 졸라매서 여유자금을 비축했어야 했단 말인가? 으, 화난다.
조선인 2005-04-21 공감 (2)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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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의 모녀 저자, 성실하게 번역하신 번역자님의 역자후기와 주석,(이런 분을 보면 나도서울대갈걸이란 생각이든다) 많이 느끼고 나를 돌아보게된다.개념있는 여자의삶 화이팅!혜원한의원 구매
파란봄혜원한의원 2012-08-23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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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한국은 이위기에 처해있지 않는가 싶다. 구매
♡I화의남푠 2011-02-25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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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리도 닮았는지...둘이 벌지만, 오히려 점점 더 빈곤과 채무의 늪으로 빠질 수밖에 없는 구조가. 사실 그건 맞벌이 부부와 그 가족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 바로 취약한 복지제도와 그 안전망에 있음을 재삼 확인하게 한다. 싸울 기회는 이 책의 확장판인 듯 싶다! 구매
따뜻한시선 2015-10-15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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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어본 가장 실감나게 무서운 이야기 새창으로 보기 구매
공포소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는 동안 여러 차례 소름에 시달렸다. 미국 중산층의 위기라고? 아니, 이 책은 우리 집의 경제적 취약성도 가차없이 까발리고 있다.
유례없는 저금리와 쾌적한 주거공간의 유혹에 넘어가 한때 우리 부부는 수입의 1/3을 집에 바쳤다. 다행히도 우린 그 미친 짓을 1년 반만에 관뒀으나, 아직도 1/5을 주택담보대출과 집장만에 묶어두고 있다.
거기에 마로의 양육비가 또 1/5. 마로가 다니는 어린이집이 저렴한 편인데도 불구하고 둘 다 야근이 잦다보니 추가보육료도 많고, 야외학습이나 생일잔치, 명절 등의 부대비용도 감안해야 한다. 게다가 딸과 보내는 시간이 적다는 것에 대한 보상심리로 딸과 함께 쓰는 돈이 많은 편이다.
또 다른 1/5은 차량유지비와 교통비. 답답한 시내에 사는 대신 수락산 아래자락을 택한 대가로 옆지기나 나나 1시간 30분의 통근거리를 감수하고 있다. 차안에서 보내는 긴 시간과 어쩌다 외출할 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마로의 짐을 고려하여 우리 분수보다 큰 차를 선택했다. 비록 두번째 차는 없지만, 야근하는 날이면 빨리 딸을 찾아야 한다는 조바심에 날리는 택시값도 만만치 않다.
그럼 남은 수입은 우리 부부의 재량껏 쓸 수 있을까? 각종 세금 및 공과금을 제해야 하고, 수두룩하게 들은 보험료도 감당해야 한다. 자동차보험, 옆지기의 종신보험, 나의 건강보험과 개인연금, 마로의 교육보험. 보험을 들었으니 안전망을 확보한 걸까? 옆지기나 내가 죽거나 장애인이 되거나 65세가 넘지 않는 한 돌려받을 일이 거의 없는 보험료는 그저 묶인 돈일 뿐이다.
이제 우리는 수입의 1/5만으로 생활을 꾸려야 한다. 단 한푼의 여유도 찾기 어려운 빠듯한 가계부다 보니 피치 못할 적자가 발생하곤 한다. 유난히 경조사가 많은 달, 새 정장을 사야만 하는 달, 가족들이 돌아가며 잔병치레를 하는 달이면 신용카드의 도움(?)을 받아 어떻게든 꾸려나간다.
하지만 우리와 비슷한 형편의 부모나 형제를 위해 급전을 써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어머니께서 갑자기 돌아가신다면? 사업하던 오빠가 내 이름으로 대출받은 돈의 이자를 못내고 절절맨다면? 아주버님이 부도가 난다면? 옆지기가 입원하게 된다면? 아버지께서 노환으로 수술을 받으셔야 한다면? 맙소사, 이건 모두 만약의 경우가 아니고, 지난해부터 올초까지 실제로 벌어진 일들이었다. 우리는 보험약관대출을 받았고, 이어 카드론도 받았으며, 결국 이 빚들을 상환하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한도까지 받아야 했다. 지난 3달은 정말이지 악몽같은 하루 하루였다.
이제 간신히 가계수지의 균형을 맞추게 되었지만, 맞벌이의 함정을 읽으니 오싹오싹 뒤늦은 공포가 밀려왔다. 만약 옆지기가 입원비를 후원받지 못했다면, 아버지의 수술비를 작은오빠가 대부분 감당하지 못했다면, 우리는 개인파산을 신청하여 모든 신용을 포기하고 아무 준비없이 집을 내놔야했을지도 모른다. 사치나 풍족과 거리가 먼 우리지만, 여유자금없이 고정비용으로 빽빽히 채워둔 결의서로 인해, 최소한의 생활공간마저 뺏길 수도 있었다는 생각에 새삼 등골이 오싹해졌다. 여유자금을 비축해두려면 집과 아이와 통근차량을 모두 소유하는 게 우리의 분수밖이라는 사실이 한없이, 통곡하고 싶을 정도로 서글프기도 하다.
미국의 맞벌이 가정이 교외의 주택과 아이가 다닐 만한 학교와 안전한 통근차량을 가지고 싶어하는 걸 부르조아의 욕망이라고 그 누가 비난할 수 있단 말인가. 그건 전 세계 모든 가정이 가장 기본적으로 누려야 하는 복지가 아닌가. 우리와 결코 다르지 않은 개인 혹은 가족경제의 난점을 생각하면 작금의 제도에 대한 분노가 부글거리게 된다. 최소한 우리나라는 대중교통이 발달했기 때문에 미국과 달리 두번째 차를 장만하는 무리를 안 해도 된다고 위안삼을 순 없는 일. 그럼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너무나 명약관화한 답은 있는데, 이를 오답이라고, 공상일뿐이라고 떠들어댈 사람들 생각에 벌써부터 골치가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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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5-04-21 공감(32) 댓글(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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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징그러운 세상 새창으로 보기 구매
토마스 만의 소설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에서 아버지의 뒤를 이은 요한 부덴부로크 영사(領事)는 사위인 그륀리히의 부채를 떠맡지 않기 위해서, 딸의 마음을 조심스레 떠보게 된다. 하지만 아버지의 진의(眞意)를 알지 못했던 그의 딸, 토니 부덴부로크는 남편에 대한 애정을 아버지에게 말한다. 실상 그녀의 마음 속에 부부간의 사랑이란 거의 없었음에도, 그녀는 당시 시민 사회의 윤리에 충실한 정숙한 부인상을 아버지에게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으리라. 그런 그녀에게서 인내심의 가면을 벗겨버린 것은 결국 그의 아버지가 입에 올린 '파산'이라는 단어였다. 그녀의 남편이자 자신의 사위인 그륀리히의 채무를 변제해주었다가는 그녀의 친정이 파산할 지도 모른다는 그 한 마디에 그녀는 결국 남편에 대해 남았던 일말의 애정마저 깨끗이 털어버리고 그것도 모자라서, 그에게 맺혀있던 온갖 감정을 쉴 새 없이 쏟아낸다. 긍지 높은 상인 가문의 여성으로써, 역시 건실하다고 생각되었던 상인에게 시집 온 그녀에게 '파산'이란 단어는 그만큼이나 놀랍고, 당혹스러우며 무엇보다도 수치스러운 것이었다. 더욱이 무엇보다도 친정에 대해서 남다른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던 그녀는 애초에 겉도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던 남편으로 인해 부덴부로크 가가 파산할 지도 모른다는 아버지의 말에, 그와의 얼마 남지 않은 정을 완전히 떼어버린다.
그렇다. '파산'이란 단어는 그런 것이다. 그것은 가장 근본적인 자존심의 문제다. 또한 그런 자존심은 비단 유서깊은 상류 상인 가문의 후예인 토니 부덴부로크만의 것이 아니다. 오늘날에는 부덴부로크의 시대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안락함을 누리고, 보다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았다. 그런 이들 중에서도 현대 사회에 들어서 급속히 성장한 '중산층'들은 비록 그들이 과거의 부덴부로크 가와 같은 사회적 영향력과 명망은 누리지 못한다 하더라도 자신들이 사회를 이뤄나가는 중요한 계층이라는 자부심을 항상 지니고 살아간다. 그들은 비록 한 조직의 우두머리는 아니지만, 자신에게 다수의 사람들이 속해있는 사회와 조직이 유지될 수 있도록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이 있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현대 사회는 그 발전의 과정에서 과거에 비해서 보다 전문화된 방대한 인력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고, 괄목할 만한 대중의 의식적 성장은 그들로 하여금 자발적인 역량 개발에 나서게 만들었다. 결국 사회의 발전과 그들 중산층의 성장은 그 선후를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서로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치며 상호간의 진보와 확대를 이끌어나갔다. 이런 그들을 이야기하는 데 있어서, 오늘날의 부덴부로크라고 할 만한 명예와 권력을 누리는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말하듯이 그네들이 지니고 있는 자부심과 책임감이 현대의 중산층들에게는 애초에 결핍돼 있다거나, 나날이 쇠퇴하고 있다고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 그러한 주장에는 궁극적으로 그 모든 미덕이 사회의 흐름을 선도해 온 사회지도층 자신들만의 전유물이며, 자신들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부덴부로크의 시대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여전히 자신들보다 무절제하고 지적으로 열등하다는 편견이 자리잡고 있다. 아니, 어쩌면 나를 포함한 중산층들조차도 실제로는 주위의 여러 사람들 중에서 자신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여전히 그러하다는 생각을 의식의 밑바탕에 남겨두고 있는 지도 모른다. 우리나라에서도 실제로 제시되는 뚜렷한 증거나 수많은 당사자들에 대한 인터뷰 없이 중산층의 붕괴의 절대 다수가 무분별한 과소비에 기인한다고 믿거나(과소비 신화)-물론 나 역시도 절대 그런 이들이 전혀 없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대다수 중산층 채무자들이 파산에 있어서 아무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고(악덕 채무자 신화) 비단 사회 지도층 인사들만이 아닌 대다수 우리 중산층들도 생각하고 또 주장한다.
앞에서도 잠깐 이야기했지만 나 역시도 그런 이들이 전혀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 책을 읽으면서 전체 중산층 대비, 과소비로 인한 파산자나 악덕 채무자의 비율은 한국이 더 높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는 것이 솔직한 내 심정이다. 중산층들이 지닌 그들의 자부심이란 것은 그들로 하여금 사회에서 자신의 맡은 바 직무에서 충실하며 그를 통해 계층의 상승을 희망하도록 하는 원동력인 동시에, 그 자부심으로 말미암아 자신에게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게 된 나머지 그 자신을 파멸시킬 소지를 충분히 가지고 있다. 한 때 좁은 정읍 시내에서도 수많은 아줌마들로 하여금 거리에 파라솔을 치게 만들었던 신용카드 발급 열풍이나, 일각의 비아냥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방송되면서 사람들의 환상을 자극했던-비록 그 카드의 발급자들이 실제로 그렇게 살 수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명품 브랜드 의상과 자전거와 배낭으로 수수한 척 꾸미고 아내와의 사랑을 즐기던 정우성의 삼성카드 CF나 재벌의 본부인도 아닌 정부(情婦)쯤이나 되어야 저렇게 살 수 있으리라는 이영애의 LG카드 CF의 열풍을 바라보면서 이미 그런 생각을 가진지는 오래되었다. 그리고 이미 1∼2년 전부터 우리 사회의 중산층들은 하나둘씩 바로 그 카드로 말미암아 결국은 돌려 막고 막다가 지친 끝에 붕괴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대부분의 언론에서 그들의 빚이 어디에 소모되었는지를 밝힌 내용들을 읽어보면 대부분은 주식 투자라던가, 사업의 실패, 가계(家計)의 어려움, 명품에 대한 소비 등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 외에도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다른 사례들을 살펴보면 한국 중산층의 파산에 대한 내 생각이 바뀔 여지가 충분하다는 사실을 이 책으로부터 배웠음은 분명하다. 분명 그들 책임의 일정 부분은 그들만의 것이 아닌 정부와 사회의 것이며, 사회의 빼놓을 수 없는 구성원으로써 자신의 책임을 다해야한다고 배워왔고 또 그렇게 실천해온 그들로써는 파산이야말로 그 무엇보다도 견디기 힘든 고통과 수모였을 것이다. 그것은 그동안 그들이 꿈꿔온 모든 것의 붕괴를 의미하며, 타인들로 하여금 그가 헛된 이상을 가지고 방종하게 살아왔으며, 이 사회에 필요 없는 존재라고 생각하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들이 미국의 과소비 신화와 악덕 채무자 신화를 논박하는 데 있어서 미국 중산층 가정들의 숨겨진 재정 소모 요인 중 가장 큰 것으로 지적한 주택에 대한 입찰 전쟁과 부모의 맞벌이로 인한 가정의 안전망 부재 중에서 주택에 대한 입찰 전쟁 같은 경우는 아직 한국에서는 막 시작하고 있는 중이다. 따라서 한국에서는 저자들이 말하는 대로 둘이 버는 경우에 해고 확률 역시 두 배라고 할 지라도, 입찰 전쟁으로 말미암아 주택에 대한 과다한 고정 지출이 없는 상황에서 그 수입의 상당수가 저축 또는 의식주에서의 추가적인 지출이나 문화 생활 및 자녀의 대학 등록금 등으로 소비되고 있기에 해고는 파산으로 이어지기보다는 일상 생활에서의 절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우리나라에서의 맞벌이 중산층이 우선적으로 신경써야 할 문제는 엄마의 직장 생활로 말미암은 가정에서의 다목적 안전망 부재에 따른 문제뿐이다.
그런 까닭에 솔직히 말하면 지금까지는 오히려 한국에서는 그 과소비 신화나 악덕 채무자 신화가 맞는 부분도 적지 않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미국에서와 같은 막대한 금액의 주택에 대한 고정 지출이 없는, 현재 상황에서 한국 중산층의 파산은 정부나 사회에서 일방적으로 책임져야할 것이라기보다는 각 중산층 가정에서의 지출 합리화로 개선될 여지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근본적으로 미국과 같이 신용사회의 전통이 오랫동안 뿌리내리지 못한 현실에서 우리에게 신용의 접근성은 너무도 급속도로 향상되었다. 지난 수 세대 동안 은행에서의 엄격한 대출 자격 심사를 겪는 조부모, 부모 세대를 보고 자랐으며, 그 자신도 그런 심사를 겪었을지 모를 미국인들의 신용 생활은 분명 우리의 그것보다 보다 신중하고 절제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주택에 막대한 금액을 소모하기로 작정한 것은 비단 중산층 가정의 꿈에 대한 집착 때문이라기보다는 중산층이라는 사회 계층이 본질적으로 품고 있는 신분의 유지와 상승의 동시 추구라는 성격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목표를 이루는 데 있어서 지속적으로 강조되는 교육이 주택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동일한 욕구를 가지고 있는 대다수 중산층들이 맞벌이를 통해서 '두 배로 확보된 실탄'을 일시에 그에 쏟아 부은 것이 미국의 중산층 위기의 본질이다. 그에 반해서 은행의 신용 대출이 일시에 개방되어 버린 한국에서는 과거 얼마동안 존재했던 엄격한 신용 대출은 단지 힘없는 중산층들에 대한 은행의 횡포 탓에 겪은 수모 정도로 인식되었을 뿐, 그들의 경제 생활에 있어서 '남의 돈을 쓴다는 것'의 의미를 일깨워주는 데는 실패했다. 그 결과 맞벌이 여부에 관계없이 우리는 절대적인 소비 요인 없이도 절대적인 액수의 소비를 했으며, 그 결과 대다수 중산층들은 경제적 위기에 봉착했다. 내가 한국 중산층들이 직면한 경제적 어려움을 단순히 내수 진작을 위해 신용 대출을 활성화시킨 정부의 탓만으로 돌릴 수는 없다고 주장하는 데는 바로 그들이 경제 생활에 있어서 미숙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급기야 현재는 자신들이 쓴 돈을 갚지 않기 위해 인터넷 상에서 채권추심을 피하기 위한 노하우까지 공유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런 이들이 있어서 오늘날 돈이 필요한 다른 중산층들은 더욱 높은 이자를 물고 있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이제 한국에서도 시행되고 있는 장기주택저당대출(모기지)의 판매는 분명 우려할 만하다. 아직 자세한 약관은 모르지만 미국에서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기에 그 대출은 보다 광범위한 중산층의 몰락을 가져올 소지가 충분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한국 사회는 중산층들이 그러한 위험을 감수하고 그 대출을 향해 손을 뻗는 것을 막을 수가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한국 중산층의 맞벌이는 단순히 미국을 중심으로 한 사회 추세와 의식의 성장에 따른 성질이 있다. 그러나 미국과 달리 그 두 배로 확보된 실탄이 곧바로 교육을 위한 입찰 전쟁으로는 소모되지는 않았다는 것이 결정적인 차이점이다. 물론 한국에서도 맞벌이 소득의 상당액이 일시적인 사교육비로 소모되기는 했어도, 그것은 장기적으로 주택에 재정을 소모해야하는 대출의 성격이 아니었다. 한국의 교육 현실이 미국보다 모든 지역에서 균질함을 유지했다거나, 한국 부모들이 미국 부모들에 비해 교육에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닌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단지 평준화 지역과 비평준화 지역이 혼재된 한국의 교육 현실, 다수가 넉넉히 살지 못했던 시대의 경험을 통해 합리화된 부모의 경제적 능력 및 사회적 지위와 자녀 교육의 무관(無關)함에 대한 믿음으로 말미암은 교육에 있어서의 부모의 관심, 자녀의 정신력 등 비물질적인 요인의 강조,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된 치안 상황 등으로 인해서 그동안 한국에서 교육과 경제력, 거주 지역 및 주택간의 관계는 그리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에 촉발된 대표적인 평준화 지역인 서울에서부터 시작된 강남 대치동으로 대표되는 좋은 교육구에 대한 입찰 경쟁, 신분의 세습 및 상승의 수단으로써 새삼 강조되는 가운데 나날이 치솟는 교육에 대한 관심-특히 물질적 지원의 측면에서-, 최근 급류를 타고 있는 충청권으로의 행정 수도 이전 등의 이슈는 이제 부동산, 그 중에서도 특히 주택이 그동안보다도 더더욱 재산으로써 각광받으리라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우리나라는 그동안도 때때로 분당, 일산 등의 신도시 건설과 여러 대규모 개발 사업 등으로 말미암아 일시적인 주택 가격의 대폭 상승이 있었다. 또한 우리나라는 지금까지도 다른 나라에 비해서 주택의 재산 가치가 과대평가된 편이라는 주장이 있었다. 하지만 정작 우리가 그동안 주택이 적정한 재산 가치를 가지는 국가로 예를 들었던 미국 역시도 실상은 여러 가지 요인, 그 중에서도 자녀 교육을 위한 좋은 교육구에 자리한 주택들을 중심으로 그 가치에 지나친 거품이 존재한지가 오래되었다는 사실이 이 책에서 드러났다. 그리고 이 사실로 미루어보아 주거 지역이 제공할 수 있는 교육의 수준에 대한 문제야말로 일시적인 신도시 건설이나 대규모 토목 공사와 같은 요인보다 훨씬 강하고 지속적인 주택 가격의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게다가 이러한 주택 가격의 상승은 처음부터 끝까지 오직 중산층을 상대로 돈을 빌려주는 온갖 대출 회사들의 배를 불려주는 기능 밖에 하지 못한다. 어느 누구도 그 집을 통해서 이익을 볼 수가 없다. 애초에 그들은 두 배의 소득을 배경으로 한 치열한 입찰 경쟁을 통해서 막대한 액수의 대출을 받아 그 집을 매입했으며, 은행의 교묘한 술수와 나날이 불안해지는 고용사정 및 가정의 안전망 부재로 인해 은행의 대출금을 다 갚고, 나날이 오르는 그 집을 잘 팔아서 이익을 얻기란 하늘의 별따기보다도 몇 배는 더 어렵다.
이 부분에서 저자가 지적한 내용 중 가장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난다. 결국 이 모든 현상은 은행의 배를 불려주는 것이며, 또한 은행은 그들의 배를 더 불리기 위해 갖은 술수를 부린다는 것이다. 이미 교육 제도 자체의 모순과 중산층 가정의 맞벌이로 인해서 극대화된 '입찰 전쟁'에 편승해서 은행은 이미 말 그대로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고리대 놀이를 벌이고 있었다. 신용 기록이 양호해서 충분히 저리로 대출 받을 수 있는 가정에도 교묘하게 고리 대출 상품을 떠 안기고, 유색인종들에게는 동일한 재정 상황의 백인 가정들보다도 무조건 고리를 물리고, 겉으로 보기에 다소 순박해보이거나 고령자인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고리 대출 상품을 추천하는 등, 그야말로 이런 이야기가 과연 미국의 그것이 맞는 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또한 파산 신청 이후에 벌어지는, 법을 기꺼이 무시하는 온갖 치졸한 행태들에 대해서는 말하자면 입이 아플 정도다. 기본적으로 이런 상황의 뒤에는 은행 업계의 로비와 신용의 접근권 보장에 대한 지극히 단순한 이해로 말미암아 이자율과 대출 자격에 대한 규제를 사실상 포기해버린 정부의 무책임함이 있다. 이렇듯이 모든 상황이 자신들의 뜻대로 돌아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권에서는 끊임없이 중산층의 파산을 부추기기 위한 계획을 실행한다. 그들의 표적은 이제 단순히 고리를 통해 원금과 이자를 거두어들이는 것이 아니라 대다수 중산층들이 그들의 돈으로 매입한 주택, 그 자체가 되고 말았다. 하긴 그 얼마나 매력적인 담보인가. 가지고 있으면 있을수록 끊임없이 값이 오르고, 게다가 그 담보를 사기 위해서 또 누군가가 자신에게 고리를 마다 않고 기꺼이 돈을 빌려서 또 사고. 게다가 그 중산층들은 비싸디 비싼 이자로 원금을 다 갚을 때쯤이면 어김없이 한 명이 해고를 당하거나, 가족 중 누가 아프거나 해서 재정적 어려움에 봉착해서 2차, 3차 모기지를 받고 종국에는 그네들에게 헐값에 그 집을 도로 넘기고 어디론가 떠난다. 그들에게 그 비싼 이자를 물고 그 많은 돈을 빌려서 산 그 집은 그들에게 아무것도 보장해 주지 못했다. 단지 은행의 영속적인 번영의 증거물이었을 뿐이다.
어떤가? 끔찍하지 않은가? 나는 정말 끔찍했다. 그렇다, 분명 은행의 관점에서 볼 때 안정적으로 이자와 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중산층은 매력적인 고객이다. 그런 그들에게 은행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다소 꼼수를 피우는 것은 이해한다면 이해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건 아니다. 지금의 그들은 완전히 중산층의 완전한 파산 그 자체를 바라고 있는 행태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이윤을 추구하는 것도 정도가 있다. 그들은 지금 있는 법망을 교묘히 피하고, 때로는 무시하면서 끊임없이 중산층들의 몰락을 부채질한다. 과거 로마의 티베리우스 황제는 속주민들의 세금인상을 추진하는 원로원 의원들에게 말한 적이 있다. "양을 키워서 털을 깎는 용도로 생각해야지 아예 잡아먹어서는 안된다." 과연 지금의 정부는 은행을 비롯한 대출 회사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그들은 오늘의 중산층은 아무리 잡아먹어도 어디선가 끊임없이 새로운 중산층들이 '매에~'하고 자신들을 찾아오리라고 기대하는 걸까? 그들의 이러한 예상이 전적으로 틀린 것은 아니라 해도 아마 그들이 잡아먹는 중산층들의 수가 새로 중산층에 편입되는 이들의 수보다 월등히 많으리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이 제시한 대책들에 대해서 대체적으로 공감했음을 말하고자 한다. 일단 이 책의 주장은 기본적으로 그동안 우리가 우리의 생각에 가려서 보지 못하고, 또 국민의 반발을 우려한 은행권의 로비로 공개되지 않고 있는 수많은 자료들을 근거로 하고 있음을 충분히 납득할 수 있었다. 그 결과 무엇보다도 정부에 의한 지속적이고 엄밀한 이자율 규제와 대출 자격에 대한 엄격한 심사의 부활이야말로 중산층들이 더 이상 털을 깎이는 것이 아니라 잡아먹히고 마는 이 상황을 막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그들이 원하는 집을 사고, 자녀들에게 좋은 교육을 시킬 수 있도록 돈을 빌려주지 않는 것이 그들을 도태시키는 매몰찬 짓으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결국은 그것이야말로 정부가 단기적인 내수 진작과 금융업계의 집요한 로비에서 벗어나 중산층들을 보다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정부가 필요한 이유는 중산층들이 보다 쉽게 많은 돈을 꿔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그렇게 돈을 꿀 수밖에 없는 원인을 찾아서 해결해주도록 노력하는데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제시한 교육 제도에 있어서의 해결책은 공감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바우처'라는 교육 서비스 이용권을 통해서 거주지와 학교의 연계성을 약화시키려는 생각은 이 책 한 권만을 읽은 내가 동의하기에는 여러모로 어려운 것 같다. 물론 미국적 현실을 이 책으로부터 배운 후에 그것이 미국에 적합하다는 데에는 적극적으로 공감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 해결책을, 역시 교육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한국에 적용하자고 말하는 데는 문제가 있다.
근본적으로 미국과 달리 여전히 평준화와 비평준화가 맞붙고 있는 한국에서 난 평준화론자다. 물론 바우처를 통해 학교의 재정에 대해 학부모가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학교의 교육 수준을 높인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학교를 향해서 가정들이 경쟁하던 체제를, 가정을 위해 학교가 경쟁하는 체제로 바꾼다면 당장 많은 문제가 해결될 것 같이 생각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렇게 해도 결국은 그 경쟁에서 도태되는 학교가 생기고, 또 그런 학교를 다녀야하는 아이들이 나온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찌할 셈인가? 물론 그런 학교를 폐교시키고 좋은 학교에 모든 아이들을 다니게 하는 방법도 있지만,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의 문제가 있고 한 학교에 그렇게 많은 아이들을 받아들였다가는 교육 수준이 도로 낮아질 위험성도 상존한다. 내가 표피만 보고 논하는 것이란 두려움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여전히 궁극적으로는 전액 무상 교육으로 운영되는 프랑스식의 평준화 교육이 옳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교육을 받는데 있어서만큼은 다른 여타의 고민 없이 본인의 실력만을 가지고 노력할 수 있도록 시설과 커리큘럼면에서 적극적인 정부의 개입이 있어야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적극적인 정부 개입에 의한 전국적인 교사 대우의 향상이다. 단순한 보수의 균등화가 아니라 오히려 근무 지역의 여건에 따른 보수의 차등화와 인사 제도의 개선이 있어야한다. 교육이 단순한 경쟁이 아닌 미래의 시민을 길러내는 것이라는 긴 안목에 입각한 범정부적 지원으로 교육 문제의 극복 가능성을 찾아봐야 할 것이다.
그동안 중산층은 그네들이 지닌 상식성과 건실함으로 말미암아 사회와 정부 모두에게 일종의 사각지대로 여겨져 온 것이 사실이다. 알아서 제 앞가림을 아이는 부모가 다소 느슨하게 키우는 경향이 있듯이. 그러나 부모는 아이가 그렇게 똘똘하다고 해서 그 아이를 마구잡이로 착취하거나 부모의 책무를 대신 떠 안기거나 하지는 않는다. 아이는 어디까지나 아이이며, 잘 성장해서 자신의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도록 부모는 이끌어준다. 반면에 우리의 정부와 사회는 알아서 제 앞가림을 잘한다는 이유만으로 중산층에게 자신들의 책임을 모두 방기하고 있다. 시대는 끊임없이 변해서 이미 대다수 중산층은 맞벌이의 대열에 참여하고 있지만, 정부는 여전히 과거의 중산층이 그랬듯이, 그에 따르는 모든 어려움을 중산층 스스로 해결하라고 내버려둔다. 세금만 두 배로 받아내고 나머지는 똘똘한 아이들에게 다 내맡겨둔 셈이다. 게다가 정부와 사회는 중산층들이 필연적으로 지니고 있는 계층 상승 욕구도 제대로 소화해주지 않았다. '그런 것쯤은 알아서 하렴'이라고 말하듯이. 그 결과는 현재와 같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대학교 등록금-위 글에서 특별히 다루지는 않았지만, 끊임없는 등록금 인상의 원인에 대한 분석은 정말이지 훌륭했다-과 밑도 끝도 없는 입찰 전쟁이라는 비상식적인 상황이다. 분명 맞벌이의 함정은 대다수 중산층들이 필연적으로 지니고 있는 특유의 자부심으로 말미암은 허영심과 끊임없이 추구하는 계층상승에의 욕구에도 그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그보다 더욱 커다랗고 바닥이 보이지 않는 함정은 그렇게 그들이 위를 바라보는 동안 정부와 금융권이 파놓은 제도와 대출이라는 이름의 그것이다. 아직 우리의 현실과 본격적으로 맞아떨어지지는 않는 점도 눈에 띄었지만, 그렇다면 이 책은 오히려 예언서라고 불려야하리란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추세로 볼 때 이 상황은 우리에게도 머지 않은 미래일 테니 말이다. 부디 그런 미래에서 빠져나오기를 원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한번쯤 권하고 싶다. 다행히 사회과학-그 중에서도 경제학- 도서치고는 어렵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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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초의시종 2004-08-22 공감(6) 댓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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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의 함정 / 엘리자베스 워런 외 새창으로 보기 구매
맞벌이 가정은 소득 증가분을 뒤따르는 신규 소비 목록에 시달린다. 이것은 사치품의 구매와 같은 '하찮은 소비'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전업주부가 감당했던 육아와 교육, 안전과 (심리적) 안정 같은 유무형의 가치들을 구매해야 하는 상황 변화에서 비롯한다. 가정의 장기 보험 역할을 하던 전업주부들이 정기 소득을 올리는 직장맘으로 전환되면서, 맞벌이 가정은 평준화를 탈출하려는 욕구에 사로잡혔다.
계층 상승의 사다리는 유자녀 가정을 주택 시장의 우량 고객으로 인도했다. 부모들은 아이들의 교육과 안전을 위해 좋은 학군에 위치한 주택을 향한 입찰 전쟁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주택 모기지 같은 장기 고정비의 증가는 경기불황에 따른 실업과 질병, 이혼 등의 돌발 사태 앞에서 소득의 상실분을 채우지 못하고 재정을 붕괴시켰다. 부모들은 무분별한 소비 생활을 즐기다 몰락한 실패자로 낙인찍혔다.
소득이 축소되면 소비를 줄여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가정이 맞벌이에 나서면서 모두가 탈출하려고 안간힘을 썼던 평준화는 계단을 따라 올라와 더 조밀하게 생활을 압박했다. 채무자들을 둘러싼 과소비 신화는 무임승차자를 혐오하는 대중 심리를 자극하여 도덕적 해이를 질타하는 무기로 사용됐다. 이것은 비도덕적인 자들이 파산신청을 하고, 파산신청을 했으므로 비도덕적이라는 순환 논증이다.
우리는 도덕과 현실의 괴리를 기꺼이 수용하고 살아가면서도 도덕적 비난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우리는 도덕 원칙에 의거한 비판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자신의 실수를 재빨리 수긍하거나 타인의 잘못을 비난하는 대열에 합류한다. 이러한 도피는 도덕이 그 자체로 위력적인 행동원리이기 때문이 아니라 집단의 소속을 유지시켜주는 명분원리이기 때문이다. 이 비난은 대량 파산의 이면을 감추고 있다.
그것은 바로 집값을 훌쩍 넘어서는 모기지 대출과 한도가 넘쳐나는 신용카드를 남발한 금융기관의 공세이다. 성실한 근로와 건전한 재정상태를 입증해야만 차입이 가능했던 대출 심사는 경쾌한 광고와 끈질긴 신용대부 제안으로 변모했다. 금융권은 저신용자를 선호했는데, 그 이유는 역설적으로 이들이 대출을 갚을 수 있는 가능성이 낮아서였다. 연체가 시작되면 이자율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치솟았다.
금융기관이 야수의 본성을 드러낸 것은 그들이 유독 이익에 집착하는 괴물이기 때문이 아니다. 그들은 파산을 제한하고 대출을 완화하는 개정된 법의 방목장에서 마음껏 활보하는 사냥개였다. 파산자들에 대한 도덕적 비난이 허수아비 때리기인 것처럼 약탈적 금융기관을 향한 도덕적 비난도 공허하기 짝이 없다. 행위의 원인과 결과가 멀리 떨어져 있는 현대사회의 복잡성은 냉혹한 판단을 쉽게 부추긴다.
실책에 대한 응징이 '눈에는 눈' 원칙에 따라 즉각적이고 동일하게 시행되면 불안 심리가 집단적으로 전염되어 개인들의 최선책-극적인 소비 축소와 저축-이 사회 침체를 야기하는 구성의 오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저자가 제안하는 공립학교 교육의 질 개선과 금융 재규제-이자율의 상한선 도입-와 같은 간명한 대책들의 현실화는 오직 정치 권력을 감시하는 다윗들의 연합 행동만이 만들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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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na35 2015-04-15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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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도 이제 미국처럼 되는가 새창으로 보기 구매
미국에서는 2003년에 나왔고, 우리나라에서는 2004년에 번역되었는데 당시 신간서적 소개하는 신문 서평에서 호평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맞벌이를 하면 어떤 함정이 있을지 호기심을 자아내는 제목인데, 막연히 둘이 버니 혼자 벌 때보다 돈을 더 낭비하게 된다...이런 내용이 아닐까 짐작했지만 저자는 그런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한다.
맞벌이를 하면서 중산층으로 사는 집이라도 실직, 이혼, 질병으로 인한 휴직 등의 이유로 한 명의 수입이 없어지면 기존 고정비용을 줄일 수 없기 때문에 생활이 어려워진다고 주장한다.
한 쪽에서는 식기세척기, SUV 같은 것을 사면서 맞벌이 가정이 낭비를 하기 때문에 수입이 줄면 어려워진다고 하지만 저자는 물가상승율이나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 등을 고려하면 그 부분은 주된 문제가 아니라고 한다.
저자는 주택비용을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중산층은 자녀 교육을 중시하기 때문에 자녀가 안전하게 학교를 다닐 수 있는 교외지역을 선호하고, 교외지역은 집값이 비싸기 때문에 모기지를 많이 받아서 집을 사는 바람에 모기지 대금, 생활비를 내고 나면 맞벌이를 한다고 해도 남는 수입(책에서는 '재량적 소득'이라는 용어를 쓴다)이 얼마 없기 때문에 한 명이라도 일을 그만 두면 큰 혼란이 온다고 주장한다.
중산층이 아무리 노력해서 돈을 번다 하더라도 서로 자녀를 위해 더 좋은 집을 사기 위해 돈을 쓰는 한 악순환이 되풀이될 수 밖에 없다(책에서는 '입찰전쟁'이란 말을 쓴다)고 주장한다.
대안으로 학교 교육에 대한 바우처제도, 모기지 금리 등 금융회사의 이자율 규제 등을 내세우고 있다.
미국의 예이긴 하지만 우리나라도 사교육비 때문에 살림만 하던 주부들이 마트 계산원, 청소부 등으로 일하는 상황을 보면 남 일이 아닌 것 같다.
대부업체가 빌려주는 돈의 이자율을 더 규제하겠다는 기사를 얼마 전 본 것도 떠올랐다.
미국은 사실상 공교육이 황폐하되었기 때문에 이 책과 같은 문제가 생기는 것 같은데 우리나라가 미국의 그런 교육체제로 방향을 잡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 걱정이 된다.
몇 년 전 있던 금융위기 때문에 서브프라임 모기지란 단어가 익숙해졌는데 이 책에서는 모기지 업체의 도덕적 해이를 다루면서 '준우량 모기지 대출업자'라고 번역해서 소개하고 있다. 책에서 고이율을 뒤로 감추고 사람들에게 아무 문제없다는 듯이 집을 사면서 대출을 받게 하는 대출업자를 마구 비판하면서 정부에서 규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결국 몇 년후에 문제가 터진 것을 보면 예방이 되지 않은 듯하다.
나온지 몇 년 되었지만 이 책의 주제의식은 지금도 읽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현실에 비추어 이 책을 해석한 역자후기도 아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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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는독서 2010-04-11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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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wo-income trap 새창으로 보기 구매
명백한 사실에서부터 시작해 보자. 현 세대의 가계소득의 합계는 한 세대 이전의 그것에 비교할 때 약 170% 정도이다. 소득수준의 증가가 명확하게 보이고, 이유 또한 자명하다. 명징하게 보이는 소득활동에 참여하지 않았던 여성들이 사회활동에 참여함으로서 얻은 소득이 가계소득의 증가로 이어졌다. 일반적인 상식에 비추어 볼 때 소득수준의 증가는 가정의 생활 수준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불의의 사고로부터 가정을 보호하는 안전판 역할을 해 주어야 한다. 그러나 1999년 기준으로 가정파산을 신청한 여성의 숫자는 - 편모가정을 포함하기 때문에 [여성]의 숫자가 된다 - 81년 대비 무려 662%가 증가했다. 숫자가 틀렸든 기존의 관념이 틀렸든 둘 중의 하나는 옳지 않음이 분명해 보인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이러한 파산의 원인을 경제활동을 하는 개인에게로 돌린다. 수입의 증가에 따라 굳이 필요하지 않은 재화에 불필요하게 수입을 낭비함으로써 스스로 위기를 초래했다는 주장이 바로 그것이다. 경제활동의 주체는 결국 개개인이고, 그 개개인의 선택에 따라 소득을 소비한다는 점만 본다면 수긍할 만 하다. 그러나 이렇게 간단하게 정리될 문제라면, 이렇게까지 높은 증가율을 설명할 방법이 없다. 누군가는 소득 수준에 맞지 않는 귀금속 따위를 구입하느라 한 달치 월급을 다 써버릴 지도 모른다. 그러나 증가율의 모든 원인이 그것 하나 밖에 없는 것일까?
[비용의 증가]로 상황을 설명해 보자. 주택비용의 상승이 대부분 가정에게로 돌려졌다. 주로 파산 신청을 하는 가정 구성 - 유자녀 부부 - 의 주택 구입비는 15년 사이 약 100% 상승했다. 이러한 구입 비용을 감수하고 구입한 집이 이전 세대에 비해 넓어지고 호화로워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소위 교육 환경이 좋은 - 좋은 공립 학교에 배정받을 수 있는 - 곳에 위치하고 비교적 안전한 장소를 구하는 댓가가 그 비용이다. 그리고 이 비용의 급격한 증가는, 모순같지만 수입의 증가에 의존한다. 맞벌이의 증가로 가계의 소득이 증가하면서, 증가분의 소득이 주택 구입비를 상승시키는 입찰 경쟁을 불러오게 된 것이다. 이미 한 세대가 지나는 동안 이러한 현상은 고착되었고, 개별 가정이 이러한 경쟁을 중단하려고 마음먹는 순간 그 가정만 탈락해 떨어져 나가게 된다. 이와 더불어 비용의 증가는 다른 곳에서도 나타난다. 전업주부가 가정에서 이탈함으로써 가정내 비용이 증가하게 된 것이다. 아이를 키우고, 아픈 누군가를 간호하고, 집을 돌보는 모든 것이 전업주부가 직업전선에 뛰어드는 순간 가계 내의 비용으로 고정된다. 게다가 자녀의 교육비 또한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학교에 입학하기 전 프리스쿨에 들어가는 비용, 한해한해 올라가는 대학 등록금은 온전히 사회가 아니라 개별 가정의 몫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 예전 세대와 같은 수준을 영위하기 위해 예전보다 더 소득을 올려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이러한 비용의 증가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는 점이 더 큰 문제가 된다. 전체 소득 대비 고정비용의 비율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에, 구성원의 일시적인 휴직/해고나 병환과 같은 재난이 닥치게 되면 아무런 안전판 없이 그대로 파산이라는 파멸로 이르게 된다. Downshifting의 허상은 여기에서 드러난다. 많은 사람들이 문제가 생겼을때 외식을 줄이고, 통화비용을 줄이고 살면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매달 고정적으로 납부해야 하는 주택비용, 자녀의 교육비, 병원비의 비중이 일반적인 소비보다 훨씬 크고 무거우며, 쉽게 포기할 수도 없다. Downshifting을 쉽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에게 당장 가족의 병원비를 줄이라고, 십수년에 걸쳐 구입한 집을 팔아 전세로 옮기라고 이야기하면 쉽게 수긍할 수 있을까.
사회적인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않을때, 개별 구성원의 합리적인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명확하고 깔끔하게 정리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상황을 기준으로 쓰여진 책이지만 현재 한국의 사정에 비추어보면 놀라울 정도로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많다. 경제활동을 시작한 사람라면 맞벌이를 하고 있지 않더라도 한 번쯤 읽어보아야 할 듯. 해결책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들이 대부분 사회적인 방법이기 때문에 답을 얻을 수는 없지만, 경제학자들이 이야기하고 있는 편견에 가까운 주장을 올바로 바라보는데에는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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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메 2007-05-30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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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만큼 파산도 늘어난 미국 <맞벌이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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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진 2008-08-03
맞벌이의 함정 - 내 2세도 내 배우자만큼 예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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飛上滑走路 2008-03-16
맞벌이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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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니 2006-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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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유감 안 새창으로 보기
판사유감 안
tv책한엄마_mumbooker 2016-05-28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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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쓰다 화가 났다 새창으로 보기
지난달에 써뒀던 리뷰를 어제 밤에서야 알라딘에 옮길 여유가 있었다. 괴발새발 나조차도 알아보기 힘든 글씨를 옮기다가 새삼 또 화가 났다. 우리 정부의 기준에 따르면 우리 가정은 중산층도 못 된다. 결혼 후 지금껏 5년 동안 우리가 수입보다 분수에 넘친 삶을 살았던 적은 없다고 생각한다. 어머님을 모시고 살았던 기간을 제외한다면, 우리 3식구는 18평 아파트에 만족해했다. 자동차? 지금 몰고 있는 스타렉스를 포함하여 늘 중고차를 샀을 뿐이다. 가구? 아직도 장농 대신 행거를 쓰고, 새로 산 가구는 마로 서랍장과 책장 하나가 전부. ... + 더보기
조선인 2005-04-21 공감 (2)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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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차력당 도서 선정 투표(빨랑 오세요) 새창으로 보기
얼마전에 제가 리뷰 쓴건데..이책은 어떨까요? (조금 비싸서..ㅠ.ㅠ.) 내용도 괜찮고 비싸서 부담스러운분들은 도서관에서 빌려서 보시면.. 인기 있는 책은 아니라서 도서관에 잘 꼽혀 있을듯^^ 아니면 전에 둘리 읽을때 제가 생각한 이책,, 둘중에서 골라주세요.. 내일 밤까지 투표해서 많은걸로 선택 할께요..비발님 따라 해야징...
sooninara 2005-03-02 공감 (1)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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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의 함정 새창으로 보기
⊙제 27권 1.4월 1일 2.도서관 3.3월 차력도장 선정도서다. 제목자체가 엄청 구미를 땡겨 도서관에서 이책을 찾아 가지고 왔다. 초반부는 아주 흥미로워 책장이 술술 넘어갔다. 후반부는 중복되는 말이 많다보니 약간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았다. 그래도 나는 이책을 통하여 나의 소비경향을 다시 한번 더 되돌아보게 되었고...가게부를 다시 굳은 마음으로 작성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대출,보험... + 더보기
책읽는나무 2005-04-01 공감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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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집값 새창으로 보기
집값 상승은 세계적인 추세라지만.. 요즘 판교광풍에 이은 여기저기 집값들이 억억 오르는 소리에 서민들 억장이 무너진다는데..우리집은 안양끄트러미에 있어서 집값 상승은 커녕 남들 집값 오르는것 구경만 하고 있다.작년까지 꿈적도 안하던 평촌과 산본까지 몇달 사이에 엄청 올라버려서 이젠 우리집 팔아도 평촌에 전세로나 이사 갈수나 있을까?작년에 평촌 변두리라도 이사오라는 사람들에게 입주한지 10년된 집에 그것도 현재 우리집보다 엄청 좁은데로 가기 싫다고 큰소리 쳤었는데..(같은... + 더보기
sooninara 2005-06-19 공감 (0)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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