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oil Kim
11 May at 18:39 · Public
5/11 정의기억연대 윤미향: 두번째 글
어제에 이어 두번째 글을 쓴다.
1.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12월 28일 맺어진 '한일위안부합의'에서는 당시 공개하지 않은 ‘이면합의’가 있었다. 주로 일본 측의 요구를 우리 정부에서 받아들인 것이다.
내용은 ‘성노예’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일본대사관 앞에 ‘소녀상’을 구체적으로 이전하는 것에 대한 문제, 그리고 정대협 등 피해자 단체를 한국정부에서 설득하고 해외의 소녀상, 기림비 등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내용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정말 당시 박근혜 정부는 일본정부의 허수아비나 다름 없었다.
2.
일본 정부에서 직접 정대협(현 정의기억연대)를 거론한 이유는 내가 어제 포스팅한 글 ‘아베가 가장 싫어할 국회의원 윤미향’이라는 글에 자세하게 설명했다. (댓글 링크)
정대협(이하 정의연)은 노태우 정부 시절인 1990년도에 시작된 단체이다. 여전히 화염병과 최루탄이 난무하던 군사정권 시대에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이런 단체를 시작한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데 그 단체가 지금 위안부 문제를 전 세계적인 관심사로 만든 것은 놀라운 업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윤미향은 무려 30년 동안이나 이 일을 한 것이다.
오늘 기레기들은 윤미향이 출세하기 위해서 이 단체를 만들었다고 주장하던데 너희들도 위안부를 위한 사회운동을 30년 정도 해서 출세하면 '인정해 주겠다'고 말해주고 싶다.
3.
어제도 밝혔듯이 정의연은 피해자 할머니들의 생활비를 모금해서 지원하는 단체가 아니다. 그런 성격의 단체였다면 지금 이런 공격을 받지도 않고 사실은 이 정도 금액의 모금도 되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 사실은 할머니들이 용기를 내어 역사적 피해사실을 알리지도 못했을 것이고 그러면 위안부 문제는 일본정부가 원하는대로 그냥 묻혔을 것이다.
일본이 국가차원에서 은폐하고자 하는 역사적 진실인 위안부 문제에 대한 조사와 기록을 통해 국제적 연대 그리고 국제소송을 지원하는 것이 정의연의 가장 큰 사업이고 여기에는 당연히 많은 돈이 들어간다.
피해자 지원으로 많은 돈이 가지 않는 것을 문제 삼는 것은 전형적인 '침소봉대'에 해당한다. 바늘처럼 작은 일을 몽둥이처럼 크게 부풀려서 허풍을 떠는 것과 다름 없다는 의미다.
4.
정의연은 정기적으로 회계감사를 받고 국세청에 신고까지 한다. 개인이 불법적으로 유용할 가능성은 객관적으로 매우 적다고 판단할 수 있다. 주관적인 판단으로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 문제를 거론하는 조선일보도 그 정도는 이해하기 때문에 제기하는 방식이 ‘기부금이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적게 돌아간다’는 방식으로 문제를 삼는 것이다.
정의연의 활동목적과 무관한 내용으로 교묘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이게 온라인 커뮤니티로 건너와서 ‘불법적 유용도 있을 것’이라는 쪽으로 확대 재생산이 되고 있다.
5.
이는 조국의 경우처럼 전형적으로 가짜뉴스가 전달되는 테크트리를 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안타까운 것은 정의연이 사악한 언론들의 '프레임 짜기'에 계속 당하고 있는 것 같다는 점이다. 지금은 해명을 할 수록 더욱 저들이 원하는 짜집기의 희생 당하는 분위기인지라 언론 대응을 좀 더 신중하게 하던가 혹은 당분간은 먹이감으로 삼는 조선일보 같은 언론 등에는 아예 상대하지 않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6.
할머니들에게 직접 전달되는 기부금의 액수가 적다고 마치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식의 언론보도와 그것을 믿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내가 정의연의 활동 관련해서 들은 일화를 전달하겠다.
정의연에서 위안부 할머니들을 모시고 유럽에 갔을 때 이야기다. 방문목적은 국제사회에 위안부 문제를 알리기 위해 현지 대학과 단체에서 초청을 받아서 갔다.
당시 프랑스 한인회 부회장이자 여성네트워크의 고문이던 어떤 분의 전언에 따르면 윤미향 대표는 할머니들 케어하느라 별도의 저녁 식사 초대도 고사했고, 심지어 잠도 제대로 못잤다고 한다.
또한 방문 현장에서 모금된 성금(통상 이런 모금은 현지에서 식사비, 관광 등의 휴식 경비로 사용하라고 현지 화폐로 드린다)도 바로 ‘원화로 바꿔서 입금처리를 했다’고 한다.
7.
이 일화는 조선일보나 정의연을 비토하는 무리들이 주장하는 할머니들을 이용해서 '돈벌이'를 하거나 '도덕적 해이'가 만연하다면 있을 수 없는 일에 해당한다.
공무로 프랑스에 가도 하루 정도는 개인일정으로 식사초대에도 응하고 파리 관광도 하고 싶겠지만 거절하고 오직 할머니들만 케어하는 것이나 현지 경비로 쓰라고 거둬준 성금도 바로 입금처리하는 것은 평소 그들이 할머니들을 대하는 방식이나 일하는 방식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는 법이다.
정의연에 처음 정기후원을 시작하거나 혹은 액수가 큰 금액을 후원하면 단체 직원에게 직접 연락이 온다. 후원금을 어디에 사용하기를 원하는지 확인을 하는 절차를 거치는 것이다.
때문에 지금 조선일보등이 문제삼는 후원금 관련해서 정작 후원자들은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 문제를 삼을 자격이 없는 이들이 문제를 삼고 있다는 것이 아이러니다.
8.
(소녀상 집회를 포함해서) 일본정부의 책임있는 사과를 요구하는 정기집회를 무려 1,400번이나 주도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정의연과 윤미향 대표의 진정성을 믿을 수 밖에 없다. 돈과 명예를 위해 하는 일 치고는 너무 가성비 떨어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또 이런 소녀상 집회가 전세계적인 이슈가 되는 것이 아베정부 입장에서는 얼마나 짜증이 날지도 상상이 간다.
그렇기 때문에 한일위안부합의문에 (이면으로) 콕 집어서 직접 정의연을 거론해서 한국정부에서 설득해서 ‘조용히 시키라’고 넣은 것이 아니겠는가?
9.
또 한가지 우려스러운 부분은 20대 남성들 중심의 커뮤니티에서는 이 이슈를 '반페미니즘 논쟁'으로 끌고 간다는 점이다. M모 사이트를 보니 할머니들 팔아 기부금을 페미니즘 운동 자금으로 썼다, 할머니들이 원하는 한일위안부협의를 문재인이 깼다는 글들이 버젓이 올라오고 있다.
심지어 반일세력의 주축은 페미니즘 이라는 글마저 올라오는 것을 보니 나는 ‘일베야 말로 일본우익의 지원을 받는 것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들 정도이다. (M모 사이트 최근 2년 사이 급격하게 무너진 이유는 일베가 본격적으로 건너갔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위안부 문제는 태생적으로 여성운동가들이 먼저 나설 수 밖에 없다는 것을 20대 남자들에게 이해시키고 싶다. 그들의 분노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인지 내가 이해할 수는 없는 영역이라면 그저 안타깝다.
10.
어제와 오늘에 양일간에 걸쳐 이 문제를 살펴본 내 소감을 정리하면 이렇다.
첫째 정의연은 정기적 외부감사와 국세청에 세금을 납부하기에 불법적 유용은 불가능하고 윤미향은 활동 내용과 주변인들의 전언에 따르면 도덕적 해이 없이 열정적으로 오랜 시간 위안부 문제를 국제사회에 공론화 하고 할머니들을 위로하는데 노력했다. 그리고 주지하다시피 상당한 성과를 냈다.
둘째 아베정부는 정의연과 윤미향의 활동과 그에 따른 국제사회의 여론이 매우 불편했고 이는 2015년 한일위안부협정에서 직접적으로 거론한 것에서 증명되었다. 이는 반대로 말하면 아베정부를 불편하게 만들려면 윤미향을 더욱 지지하면 된다는 논리도 가능하다.
11.
세째 정의연과 윤미향을 비난하는 언론 혹은 네티즌들은 이 단체의 활동이 매우 못마땅하다. 그들이 못마땅한 것은 아베정부의 이해관계와 일치하는 (보수 언론과 미래통합당 지지층의) 경우와 반페미니즘에서 비롯된 (아직은 내가 이해할 수 없는) 특성세대의 분노에서 비롯되었다.
나는 이런 부분도 일베가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보는 편이다. 조선일보와 일베의 합작이고 그 배후에 일본 극우의 지원이 있다는 그림은 음모론적인 시각을 떠나서도 충분히 그림은 그려진다.
12.
네째 언급하기 조심스러운 부분이지만 이용수 할머니가 갑자기 태도를 바꾼 이유는 후손들에게 목돈을 물려주고 싶은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다. 사회운동가와 피해자의 관점은 다를 수 있다.
그 빈틈을 조선일보와 현재 이용수 할머니 옆에 붙어있는 (반일을 반대하는) 수상한 괴뢰단체에서 파고든 것 같다. 개인적 생각은 할머니들의 생각을 존중해 줄 방법을 찾기를 바란다.
13.
다섯째 윤미향이 정치적으로 할머니들을 이용했다고 오늘 새로운 논조가 나오던데 30년 동안 이 일을 하면서 이 정도 성과를 냈다면 국회의원 자격은 충분하다.
노태우 시절에 30년 후 문재인 정부가 탄생될 것을 알고 위안부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정의연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기레기들에게 너무 ‘닥터 스트레인저’에 심취해서 '소설 쓰지 말라'고 전해주고 싶다.
14.
정의연과 윤미향에 대한 이슈가 지금 이렇게 뜨거워 지는 것을 보면 문득 전경련이 어버이연합에 직접 지원했다는 후원금 문제가 떠오른다.
사안의 심각성을 보면 정기 회계감사까지 받는 일개 시민단체의 후원금문제보다 전경련이 무슨 명목으로 특정 우익단체를 지원 했는지를 관심 갖고 보도하는 것이 더 합당해 보이는데 현실은 그 반대이니….
굳이 비유하면 조국 딸과 나경원 아들을 대하는 이중적인 검찰과 언론의 모습이 투영된다고나 할까?
여전히 우리 사회는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느낀다. 지치지 말고 하나씩 해결하면서 함께 나아가는 수 밖에 없다. 물론 나는 그럴 것이다.
#정의기억연대윤미향 #한일위안부협정이면합의 #윤미향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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