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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흰’을 읽고있다
내가 서울에서 떠날무렵 노벨문학상이 발표됐다. 이후 그녀의 책이 빠르게 절판 됐다는 뉴스가 이어졌고, 그래서 새책 구입은 포기하고 왔다. 나는 이미 꽤 여러권의 한강 작품들을 읽고 소장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집에 와 아마존 등에 한강 번역서를 뒤져 봤더니 역시 완판이고, 겨우 ‘흰’ 한권을 손에 넣었다. 역시 데보라 스미스가 번역했고 호가스에서 출판했다. ‘거룩한 이단’(Glorious Heresies)을 쓴 리사 매키너니의 추천사가 인상적이다.
<‘흰’은 심오하고 소중한것, 그 언어는 아프게 다가오고 각각의 심상은 현시되는 실제다> (The white is a profound and precious thing. Its language achingly intimate, each image hounting and true)
작가가 천착한 ‘흰것’의 다양함이 놀랍다. 눈 소금 서리 은하수 초 흰개... 순수 청결 침묵 고요 비움 상실 공허... 그리고 하얀 배내옷과 수의는 시작과 끝, 결국 生이 死에 이르는 섭리의 순응을 이야기 한다
11월의 안개 자욱한 새벽에 일어나 다시 책을 펼치니 ‘흰 개’ (White Dog) 편이다. 이웃집 비루한 개는 짖지 않는다. 짖지 않는 개, 그것은 안개란다. 그런데 그 개는 희지만 안개는 회색 아닌가. 인생의 무수했던 색깔들, 그 희로애락을 다 섞으면 결국 회색에 이르지 않을까
창 밖으로 보이는 하늘도 잿빛으로 낮게 내려앉은 애틀란타의 아침 한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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