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식민지 이후를 사유하다
식민지 이후를 사유하다 - 탈식민화와 재식민화의 경계
권명아 (지은이)책세상2009-03-05
기본정보
양장본394쪽160*233mm591gISBN : 9788970137124
책소개
1930년대 일제 강점기의 한국인들은 세계 대세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라는 집념으로 일본어를 배웠고, 2009년의 한국인들은 세계 경제 위기 속에서 불안을 느끼며 미래를 위해 열심히 영어를 배운다. 두 시대 사이에는 많은 차이가 있고 식민성을 규정하는 요인들도 다르지만, 우리가 여전히 식민지 주민의 내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큰 차이가 없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저자에 따르면, 한국인들은 오늘 이곳에서의 한국의 주체성을 구성하려는 역사적 시도 안에서도 스스로 식민 지배를 당한 경험을 줄곧 불러내왔다. 즉 한국의 민족주의는 ‘우리는 식민 지배를 당했고, 한국 전쟁과 분단을 겪은, 슬프고 박해받은 민족이다’라는 자기 서사를 반복 수행했고, 이로써 자연스럽게 스스로를 수난 받은 민족으로 규정해왔다는 것이다.
이런 자기 서사로 인해, 해방을 갈망하는 기획들조차 국가, 제도, 자본 등에 흡수되거나 이용되어왔음을 저자는 지적한다. 그래서 저자는 ‘식민지 이후’ 한국이 자기를 재구성하려는 노력의 역사적 과정들에 대해, 보편적으로 보이는 이념과 이데올로기에서 다양한 ‘차이’들을 규명해내는 젠더 연구와 탈식민주의 이론을 방법론 삼아 접근한다.
오늘날 탈식민화와 재식민화의 경계에 자리하는 한국인의 모습을 국가, 교육 제도, 문화 산업, 문학과 예술 생산, 대안적인 해방의 기획 등 광범위한 분야를 가로지르며 날카롭게 분석한다. 이러한 연구는 식민지 이전과 이후, 또 계속해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국 문학과 역사와 관계하는 식민성의 복잡한 역학을 연구하는 데 필요한 요소와 관점들을 지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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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들어가는 글 - 현실에 대한 이론적 개입의 방법으로서 역사를 사유하기 위해
제1부 세계화와 차이의 정치학, 그 딜레마 - 탈식민화와 재식민화의 경계
1장 연대와 전유의 갈등적 역학 - 탈식민주의, 탈민족주의, 젠더 이론의 관계를 중심으로
2장 기념의 정치와 지역의 문화 정체성 - 저항과 글로벌 마케팅 사이
3장 차이의 마케팅 시대, 여성이 취급되는 방식 - 차이의 정치학과 차별화 마케팅 사이
4장 젠더와 파워 엘리트
5장 변경과 제국의 전위와 오리엔탈리즘 - 천만 관객 시대 한국 영화의 변경의 기억
제2부 식민지 이후를 사유함 - '협력' 담론의 고고학, 후식민화와 탈식민화의 역학
1장 환멸과 생존 - '협력'에 대한 담론의 역사
2장 '이광수적인 것'에 대한 담론의 고고학 - 복거일이 다시 쓴 최인훈의《태풍》
3장 심미주의의 분열 - 심미주의와 친일 협력 사이
제3부 '식민지 이후'라는 감정과 역사의 교정 - 기념의 정치, 식민의 기억과 전쟁의 기억
1장 기념/공유기억 연구 방법론과 탈민족주의 연구 경향에 대한 비판적 고찰
- 전후 국민화와 공유기억을 둘러싼 담론 헤게모니를 중심으로
2장 '식민지 이후'라는 감정과 전후 - 역사 기술과 과거의 교정
3장 문예 영화와 공유기억 만들기 - 한국 전쟁의 경험과 역사의 재구성
4장 궁핍의 파토스와 국민 문학화 - TV문학관과 문학의 정전화
5장 마지노선의 이데올로기와 가족, 국가 - 전장의 스펙터클과 유족의 정체성
맺는 글 - '해방의 정치'를 고민하는 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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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연구-글쓰기의 인터페이스” 아프꼼의 래인커머(來人comer)이다. 동아대학교 한국어문학과에 재직 중이며 젠더 어펙트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파시즘과 젠더 정치,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한국 근현대사와 문화, 문학을 해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1990년대 페미니즘 정치를 다룬 『맞장뜨는 여자들』(2001)은 단독자로서의 여성 주체가 부상하는 역사적 순간을 기록한 책이다. 단독자로서 여성 주체가 부상했던 짧은 정치적 순간은 외환위기로 인해 급격하게 진부한 삶의 양태로 회귀했다. 『가족 이야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2000)는 이 퇴행과 반복의 한국사를 다룬 책이다. 이후 젠더 정치로 본 한국 근현대사 3부작인 『역사적 파시즘 : 제국의 판타지와 젠더정치』(2005), 『식민지 이후를 사유하다』(2009), 『음란과 혁명 : 풍기문란의 계보와 정념의 정치학』(2013)을 냈다. 파시즘과 젠더 정치 연구는 매혹, 열광 등 파시즘과 정념의 특별한 관계를 해명하는 일이기도 했다. 『음란과 혁명 : 풍기문란의 계보와 정념의 정치학』이 『무한히 정치적인 외로움 : 한국 사회의 정동을 묻다』(2012)와 짝을 이루는 연구서인 이유다. 『여자떼 공포, 젠더 어펙트 : 부대낌과 상호작용의 정치』는 이런 필자의 연구 여정의 결과이자, 다른 삶을 향한 발명과 실패의 개인적이고도 집단적인 실험의 결과이다. 『여자떼 공포, 젠더 어펙트』는 헤이트 스피치(혐오발화)와 젠더 정치에 대한 후속작과 나란히 읽혀지면 더 좋겠다. 접기
수상 : 2001년 젊은평론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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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1. 광복 64주년, 우리는 정말 해방되었는가
1930년대 일제 강점기의 한국인들은 세계 대세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라는 집념으로 일본어를 배웠고, 2009년의 한국인들은 세계 경제 위기 속에서 불안을 느끼며 미래를 위해 열심히 영어를 배운다. 두 시대 사이에는 많은 차이가 있고 식민성을 규정하는 요인들도 다르지만, 우리가 여전히 식민지 주민의 내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큰 차이가 없는 것이 아닐까? 끊임없이 자기 부정에 시달리며 중심을 지향하는 오늘 우리의 모습은 의식하지 못하지만 식민성이라는 것이 우리에게 깊숙이 기입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단초일지 모른다. 그것은 식민성의 문제가 단순히 과거사 해결 차원이 아니라 여전히 우리의 심성과 역사를 지배하는 현재적 문제라는 사유와도 닿아 있다. 우리는 왜 해방을 맞은 지 6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식민지 주민의 내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문학과 역사학을 넘나들며《가족 이야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책세상, 2000),《역사적 파시즘》(책세상, 2005) 등의 저작을 통해 연구 영역을 넓혀온 권명아의 신간《식민지 이후를 사유하다―탈식민화와 재식민화의 경계》는 이러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일제 강점기를 겪은 이후 한국의 역사는 식민 지배의 외형적, 내면적 산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탈식민 해방 투쟁을 벌여왔다. 그러나 저자에 따르면, 한국인들은 오늘 이곳에서의 한국의 주체성을 구성하려는 역사적 시도 안에서도 스스로 식민 지배를 당한 경험을 줄곧 불러내왔다. 즉 한국의 민족주의는 ‘우리는 식민 지배를 당했고, 한국 전쟁과 분단을 겪은, 슬프고 박해받은 민족이다’라는 자기 서사를 반복 수행했고, 이로써 자연스럽게 스스로를 수난 받은 민족으로 규정해왔다는 것이다. 이런 자기 서사로 인해, 해방을 갈망하는 기획들조차 국가, 제도, 자본 등에 흡수되거나 이용되어왔음을 저자는 지적한다. 그래서 저자는 ‘식민지 이후’ 한국이 자기를 재구성하려는 노력의 역사적 과정들에 대해, 보편적으로 보이는 이념과 이데올로기에서 다양한 ‘차이’들을 규명해내는 젠더 연구와 탈식민주의 이론을 방법론 삼아 접근한다. 오늘날 탈식민화와 재식민화의 경계에 자리하는 한국인의 모습을 국가, 교육 제도, 문화 산업, 문학과 예술 생산, 대안적인 해방의 기획 등 광범위한 분야를 가로지르며 날카롭게 분석한다. 이러한 연구는 식민지 이전과 이후, 또 계속해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국 문학과 역사와 관계하는 식민성의 복잡한 역학을 연구하는 데 필요한 요소와 관점들을 지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작업이다.
저자의 말대로 식민 지배를 벗어난 지 6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한국인이 그 내면에서는 식민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 지금 우리에게 ‘식민지 이후’를 ‘사유’하는 일은 진정한 해방의 서사, 해방의 정치를 위해 필수적인 일일 것이고 이 책은 그 출발점을 제시하고 있다.
2.‘식민지 이후’를‘사유하다’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식민성’이란 단지 피식민자로서의 한국인의 경험에 국한되는 것만은 아니다. 즉 ‘식민성’은 여기서 더 나아가 지역적, 정치적 소수자와 같은 내부 식민화 과정이나 탈식민화에 대한 논제까지 아우르는 개념으로 사용된다. 여기서의 ‘식민지 이후’ 또한 특정한 역사적 시기나 식민 지배를 당한 경험, 유산 같은 것을 지칭하는 것에서부터, ‘내가 노예 상태에 있었다는 자각’과, 그 이후에 일어나는 일련의 자기 재구성의 경로들까지를 포괄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한국의 영화, 문학, 예술, 교과서, 국가 정책과 더불어 대만, 홍콩 등 식민 경험이 있는 아시아 국가들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분야에서 너무나 다양하고 복잡하게 드러나는 이 경로들에 대해 사유한다.
일제 강점기 이후 우리는 ‘식민 지배를 받았다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식민 지배는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는가’라는 고민을 통해 식민성의 문제를 자기의 주권성과 관련시켜 사유했어야 했다. 그러나 해방 직후의 한국 전쟁과 분단 같은 역사적 상황들로 인해 이런 사유의 계기들은 유예되고 말살되어버렸다. 그래서 우리는 ‘식민성’과 ‘식민지 이후’에 대한 본격적인 사유 없이 식민성의 문제를 국가 주도의 캠페인과 국민화 교육의 도구 차원으로, 또 독도 영유권 문제나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를 해결하는 차원의 문제로 간주하게 되었다. 이런 상태에서 나타나는 주체를 구성하고 자기를 재구성하려는 노력에는 사실상 식민성이 잔존하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주체 구성의 역사를 사유함으로써 계속해서 주체 구성 기제의 당대적 맥락에도 개입한다. 그래서 식민 지배를 당한 경험과 기억을 지닌 아시아, 특히 한국에서 식민지 이후를 사유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또 어떤 의미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이 책은 시작된다.
3. 세계 속에서의 변방, 하위 주체들의 주체 구성의 역사
한국에서는 젠더 연구를 ‘여성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연구 정도로 이해하며 소통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저자는 젠더 연구란 단지 여성 문제를 규명하는 이론적 실천이 아니라 계급, 연령, 지역, 인종 등 다양한 차이를 지닌 존재들의 해방을 지향하는 실천이라고 주장하며 이런 하위 주체들에게 집중한다. 국민 국가 내에서 혹은 세계 속에서 억압받고 배제되어온 주변부, 여성, 비중앙 등의 하위 주체들은 ‘식민성’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주체를 구성하려고 노력하며 억압을 거스르고 해방을 꿈꿔왔다. 그러나 이들이 자신의 손상된 지위를 해방하고자 노력해온 차이의 정치학이 오히려 그 자신의 차이를 특성화된 상품으로 만들어 팔게 되는 딜레마에 저자는 주목한다.
흑인과 동성애자는 할리우드 영화에 빈번히 등장함으로써 소수자라는 억압에서 벗어난 듯 보이지만 이들은 대부분 특정한 ‘배역’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한국 문학 속 여성의 모습도 공지영, 양귀자, 최영미 등이 보여주듯이 소수자로서의 주체성을 띠며 피해자, 각성자, 공격자, 응징자 등 할당된 배역을 넘지 못한다. 이는 김기덕과 임권택 같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감독들의 영화에서도 이어지는데, 임권택 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한국적 미는 오리엔탈리즘의 변주로서 메트로폴리탄 지식인의 시선으로 지방을 바라보고 규정하는 태도를 반영하는 것이며, 김기덕의 오리엔탈리즘은 주변인이라는 자기 위치에 대한 강박과 도덕적 정당화가 주변을 제국화하는 방식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러한 현상들은 의도적으로 혹은 의도하지 않았지만 하위 주체들이 지배적인 중앙의 시선과 자신의 식민성을 내면화한 예를 보여주는 것이다. 지역, 여성, 민중 정체성 등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자기 서사들은 한국의 민족 서사에서도 오랜 기간 반복적으로 재생산되어왔다.
4. 수난사 이야기를 통한 식민성의 재생산
해방 이후 ‘나는 수난당한 자다’라는 기본 서사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민족 수난 서사 방식은 식민지 경험의 차이와 여기서 비롯하는 다양한 주체들 간의 갈등과 대립을 완화하는 기능을 했다. 이러한 대립의 완화와 억제는 다양한 주체들을 수난자라는 단일한 민족 주체로 호명함으로써 수행된 것이고 이것은 다양한 주체들을 억압하고 배제하는 내부의 식민화를 거쳐 이루어진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박정희 체제에서의 문예 영화 제도를 들 수 있다. 이데올로기적 국가 기구로서의 문예 영화 제도는 한국인이 자기를 기술하는 내러티브를 창안해내고, 전쟁, 분단과 관련한 이질적이고 갈등적인 경험들을 은폐하면서 국민 통합의 기제를 만들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문예 영화는 반공 이데올로기를 드러내기보다는 전통, 향토, 민족, 역사와 같은 내러티브를 통해 자기 서사를 구성했고, 이것이 현재까지도 한국적 서사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수난사 이야기는 ‘식민지 이후’라는 감정을 통해 극화된다. 식민지를 겪었다는 데서 발생하는 이 감정은 한국 전쟁의 ‘수난’을 경험으로 극화하는 식의 연쇄 반응을 통해 한국 전쟁, 식민 지배, 분단 등의 경험을 모두 수난의 경험으로 동일화시키며 수난 체험의 역사 서술을 형성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처럼 한국의 현대사가 국가 폭력의 반복적 수행 속에서 이루어졌다는 점, 또 이에 따라 우리는 줄곧 같은 서사를 반복하고 되풀이하고 재생산해왔다는 점에 집중한다. 또 국가 폭력이나 지배적인 권력, 혹은 제도화로부터 해방되고자 하는 기획조차도 폭력적 기획이 생산한 서사들을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반복하고 있다는 점을 집요하게 파헤친다. 이는 단지 해방의 기획의 불가능성을 논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반복에서 벗어나 이제는 새로운 서사, 새로운 해방의 정치를 구상해야 한다는 것을 제기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렇게 스스로를 핍박받는 수난자로 서사화하는 익숙한 관습에서 벗어날 때야 비로소 우리가 식민성 즉 노예 상태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나의 일련의 연구와 이론적 실천의 주된 관심은 내가 노예 상태에 있다는 것을 자각하면서, 이 자각에 의해 자기를 재구성하는 일이 스스로를 노예의 주인으로 자리바꿈하고자 하는 욕망에 빠지지 않으면서, 그 함정을 가까스로 피해가면서 어떻게 스스로를 노예 상태로부터 해방시킬 수 있는 힘으로 전환시킬 수 있을까 하는 문제이다.” (15~16쪽)
5. 이 책의 구성
제1부는 정치적 소수자의 자기 해방의 기획이 세계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마케팅 논리(도시 마케팅, 문화 산업 등)와의 관계 속에서 직면하게 되는 재식민화의 문제들을 다룬다. 1장에서는 하위 주체 이론, 탈식민주의, 탈민족주의, 젠더 이론의 이론적 실천과 소비 사이의 딜레마를 살펴본다. 2장은 비중앙으로서 지역의 정체성을 구축하려는 실천들이 세계화와 직면하며 글로벌 마케팅으로 흡수되는 역학을 고찰한다. 3장과 4장은 소수자들이 자신의 손상된 지위를 해방하고자 하는 차이의 정치학과, 자신의 차이를 특성화된 상품으로 파는 차별화 마케팅 사이를 다룬다. 5장은 김기덕, 임권택 감독의 영화를 분석해 주변부나 변경성이라는 한국 영화의 정체성이 세계화에 전유되는 양상을 고찰한다.
제2부에서는 역사적 경험으로서의 식민지 경험을 통한 여러 가지 자기 기술의 방식을 살펴본다. 1장은 친일 협력에 대한 담론이 역사 기술, 문학, 전기 영화, 텔레비전 드라마 등을 통해 어떻게 변화하고 지속되는지를 살핀다. 2장은 복거일의《비명을 찾아서》와 최인훈의《태풍》을 비교하며 ‘협력’의 상징인 ‘이광수적인 존재 방식’을 다루는 관점의 차이를 분석한다. 3장은 이효석 문학에 대한 논란을 살펴보면서 심미주의와 ‘파시즘 체제에 대한 협력’이라는 이율배반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고찰한다.
제3부에서는 식민 지배의 경험이 국가, 문화 산업, 문학, 교육 제도를 통해 재생산되는 방식과 거기에서 나타나는 특정한 주체의 이야기들을 다룬다. 1장은 기억 이론과 공유기억 이론의 관계를 고찰한 뒤 전쟁, 식민성, 공유기억과 관련된 연구 주제를 소개한다. 2장은 해방 이후부터 1990년대까지의 역사 교과서, 문학 서사에 일제 시기의 기억과 한국 전쟁의 기억이 상호 작용하면서 ‘민족 정체성’을 구성하게 되는 과정들을 규명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3장과 4장은 박정희 체제에서 강화된 문예 영화 제도, 이광수 전기 영화〈춘원 이광수〉,〈TV 문학관〉의 서사 방식을 살핀다. 5장은 전쟁과 식민지 체험을 계속해서 언급하며 형성된 가족국가주의를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개구리 소년과 씨랜드 사건의 유가족 등의 정체성을 통해 살핀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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