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07

손민석 - 민주당의 역사관과 이덕일의 관계

(5) 손민석 - 민주당의 역사관과 이덕일의 관계를 지적한 내 글을 두고 이덕일과 관계가 없다는 식으로 비판(?)하는 이들이... | Facebook

손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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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역사관과 이덕일의 관계를 지적한 내 글을 두고 이덕일과 관계가 없다는 식으로 비판(?)하는 이들이 있는데 노무현, 문재인 등의 이덕일 수용은 노무현 정부 당대의 이데올로기적 투쟁으로 해석할 여지가 많다. 민주당의 지금의 역사관의 형성에 있어 이덕일의 영향력(?)은 우리의 생각 이상으로 크지 않나 한다.
 가령 노무현이 이덕일을 읽은 건 2005년 무렵이었다. 노무현을 만난 유홍준이 2005년에 이덕일의 책, <송시열과 그들의 나라>를 권했다. 유홍준은 노무현이 자신의 시대가 어떠한 성격을 지녔는지를 보다 넓은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며 이 책을 권했다. '노무현=정조'라는 민주당 특유의 역사관도 유홍준의 권유 속에서 형성되었다. 이런 관점이 어디서 나왔는지를 추적해보면 2002년 이덕일이 기고한 한 칼럼에서 노무현에게 정조를 배우라고 권했고 그걸 아마 유홍준이 어디서 본 모양. 유홍준은 노무현에게 정조를 배울 것을 권하며 정옥자 선생 등이 쓴 일련의 정조 연구서와 함께 이덕일의 <송시열과 그들의 나라>를 권했다.
 노무현은 처음에 이런 유홍준의 주장에 내가 어떻게 정조에 비견될 사람이냐고 반문했지만 곧 그의 권유를 수용해 당시 청와대 인사들과 함께 관련 책을 읽고 권하기도 했다. 이때 노무현의 관심을 끌었던 표현이 "그들의 나라"와 "백성의 나라"의 대비였다. 노무현은 정치인이란 무릇 '백성의 나라'를 위해 살아야 한다는, 예의 민중사관적 관점을 이덕일류의 노론사관과 적절하게 교접시키면서 새로운 민주당적 역사관으로 전환시키고 있었다. 본래 노무현은 2002년 한 인터뷰에서 친일 지주세력의 시대를 종언시킨 게 박정희였다는 식으로 말한 적이 있었다. 박정희의 5.16 쿠데타와 그 이후의 산업화가 친일지주세력의 영향력을 약화시켰다는 주장이었다. 그런 그가 노론음모론을 어느정도 수용하면서 역사관의 변화를 꾀했던 것이다.
 전반적으로 노무현 정부의 역사관은 크게 두 가지 인식을 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하나는 대외적 상황에 관한 것으로 2000년대 초중반이 명청교체기에 비견될 미중세력교체기라는 인식이고, 다른 하나는 노무현이 정조에 비견될, 개혁정치를 행하고 있기는 하지만 기득권 세력에 포위되어 있어 개혁이 좌초될 위험에 놓여 있다는 인식이다. 이 둘을 하나로 통합할 수 있는 게 이덕일류의 '노론사관'이다. 노론을 중심으로 한 기득권이 소현세자, 정조 등의 개혁 세력을 핍박하고 암살하는 등 개혁을 좌초시켜왔으며 이들이 후에 친일파와 권위주의 세력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는 당시 한나라당에 끊임없이 밀리고 있던 노무현 정부의 현실인식에 조응하는 관점이었다.
 또한 대외적인 세력교체기, 명청교체기 당시 노론 기득권의 무분별한 명나라 숭배로 인해 좌절되었다는 문제의식이, 당대 보수세력의 무분별한 친일친미 숭배현상과 겹치면서 하나의 통일적인 역사관을 형성했을 가능성이 높다. 국내의 반(反)개혁세력이 소수파 정권(정조=노무현)을 공격하며 무분별한 사대주의에 의거하는 바람에 대외적인 세력교체(명청교체=미중교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인식이 '노론음모론'을 매개로 통합되었던 것이다. 물론 이덕일 외에도 노무현에게 '정조'처럼 되라고 권유하는 이들은 있었지만 유홍준을 매개로 이덕일의 책을 접하고 그것이 채택되는 과정이 존재했다는 건 무시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그 채택과정은 소수파 정권이었던 노무현 정부의 자기변명 혹은 이데올로기적 포섭 작용과도 연결되어 있다. 
 이런 맥락에서 민주당의 역사관을 이해하는 데 있어 이덕일 등의 당대의 대중적인 역사작가 혹은 역사학자들의 영향력을 배제하기는 어렵다. 역설적인 건 이덕일이 정조를 본받으라 권하며 노무현을 비판했던 칼럼의 지면을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의 보수지들이 제공해주었다는 사실이다. 앞으로 민주당 역사관의, 이데올로기의 향방을 살펴볼 때는 노무현이 제시한 틀이 어떻게 시대적 변화 속에서 개정되는지를 중심으로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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