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19

송필경 역사는 누가 쓰는가?

 송필경

역사는 누가 쓰는가?
나는 지금 인류사에서 가장 숭고한 역사인 <베트남전쟁사>를 서술하고 있다.
나는 인간과 동물을 가르는 근원적인 기준 혹은 경계를 역사의식이라 생각한다. 어느 저술가는 책의 등급을 상·중·하 3부류로 나누었다. 하는 자기개발·처세술 같은 책이고, 중은 철학이나 문학의 책들이고. 상은 역사책이라 했다.
인간과 동물을 가르는 수많은 기준이 있다. 인간은 도구와 언어를 사용하고 그리고 이성을 지니고 있다. 동물은 오직 본능과 경험에 따른 행동을 할 뿐이다.
이성(Reason)이란 경험과 단순히 지식을 쌓는 능력을 넘어, 세상을 이해하고 자신의 삶을 통제하며 가치를 만들어내는 가장 핵심적인 능력이다.
개나 고양이 행동은 3만 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하겠지만, 인간의 행동은 그 때와는 매우 다르다. 물론 동물적 본능은 인간도 지니고 있지만, 이성으로 본능을 조절하는 능력이 있다. 이 능력이 도덕과 윤리의 뿌리를 만들어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지키고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힘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인간은 이성의 도움으로 경험을 축적한 힘으로 지혜를 만든다. 인류는 도구를 만드는 수학적 기술을 발달시키고, 본능이 아닌 삶의 의미를 찾는 철학과 문학에 깊이 파고들었다.
인간은 개별적인 경험을 단순히 기억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보편적 지혜로 전환하여 이웃과 다음 세대에 전했다. 개인들이 경험한 조각 사건들을 말과 글자를 통해 ‘나의 경험’을 ‘우리의 지식’으로 바꾸었다. 이것이 쌓여 문명을 이루고 이 문명의 꽃이 바로 역사라는 학문이다. 역사는 형이상학적인 철학과 달리, 과거의 실패와 성공을 분석하여 미래를 예측하는 지혜 곧 ‘역사의식’으로 승화하여 인간을 ‘만물의 영장’이라 위치에 올라서게 한 근본 동력이다.
이처럼 중요한 ‘역사’라는 학문은 전문가의 영역인가?
역사학자 이병도(1896∼1989)는 한국 근대 역사학의 기틀을 마련한 인물이자, 동시에 한국 사학계에서 가장 뜨거운 논쟁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이다. 실증주의 사학의 개척자라고 하지만 역사학 전공자가 아닌 내가 볼 때는 가장 야릇한 인물인 것 같다.
민족의 역적 이완용(1858∼1926)의 무덤은 전북 익산에 있었다. 역적인 만큼 묘의 훼손도 많았다고 한다. 후손들은 심적 부담 때문에 1979년에 파묘해버리고 유골은 화장했다.
이때 '대훈위이공완용지구(大勳位李公完用之柩)'라고 적힌 관 뚜껑이 나왔다. 이 문구는 당시 이완용이 누렸던 높은 지위와 일제 강점기 친일파로서의 권세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였다. 대훈위(大勳位)란 일제가 수여한 최고등급의 훈등을 의미했다. 대훈위가 이완용 살아생전에는 한 없이 영광스럽고 부귀영화권력을 가져다주었겠지만 우리 민족 역사로 볼 때는 참으로 더럽고 모멸스러운 족적이다.
이 관 뚜껑은 원광대학교 박물관에서 기증 받아 보관하고 있었다. 당시 학술원 회장이자 역사학계의 거물이었던 이병도는 원광대 측에 "매국노의 유물을 박물관에 전시하는 것은 교육상 좋지 않다"며 강력히 항의했고, 결국 이 관 뚜껑을 가져다가 불태워 없앴다.
이 행위는 실증사학자 이병도에게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실증사학이란 좋든 싫든 있는 것은 있는 대로 인정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자신이 이완용의 족적을 그대로 밟았기에 ‘이완용을 자신과 연결 짓는 과거의 흔적을 지우려 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우리나라 최고의 영향력이 있다는 사학자가 이따위 수작을 부렸고, 이병도를 따르는 수많은 역사학자들이 아직도 버젓하다.
수학자는 분명 수학자의 전문 영역이 있다. 만 명의 비전문가들은 한 사람의 수학자 권위를 넘어서지 못한다.
반대로 이병도를 따르는 수많은 역사학자들은 ‘이완용은 이완용일 뿐’이라는 상식적인 사람의 역사적 관점을 뛰어넘지 못한다. 일제 파스시트 교육을 반복하며 반공의식에 찌든 현재 우리 많은 학자들의 역사의식은 이병도의 족적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
나는 여러모로 지적 능력이 모자라도 한참 모자란다. 그러나 관점만은 분명하다.
윤석열을 보는 관점이 그렇다. 최고 법대 나와 그 어려운 사법시험을 통과해도 계엄을 계몽이라는 쓰레기 같은 관점을 마구 뱉는 전문 법조인이 얼마나 많은가?
계엄을 계엄으로 보는 관점은 어떠한 특별한 재능이 아니다.
상식은 이성이다!
나는 상식적인 관점으로 <베트남전쟁사>를 쓰겠다.
일요일 낮에 푹 자니, 조용한 긴 밤이 참 요긴하게 쓰인다. 관련 책을 읽고 쓸 글을 많이 정리했다.
**사진
훼손된 이완용의 묘와 이병도가 불태워 없앤 관 뚜껑














김찬성
역사학자로서 논쟁적 인물과 직접관련된 실물사료를 불태웠다는 것은 불순한 의도가 개입되었다고 해도 달리 변명할말이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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