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혜영**
국문초록
『별건곤』1929년 대경성 특집호는 1929년 8월~9월 조선총독부의 ‘시정 20
년’의 성과 선전을 위해 개최된 조선박람회에 대한,‘개벽사’라는 식민지 민간
미디어 집단 및 부르주아 민족운동세력이 생산한 대항전시로서의 자기표상
이다. 이 텍스트는 ‘표상생산 및 유통의 주체:제국’과 ‘표상의 소비자:식민지’
라는 구도를 벗어난, 급진성과 다층성을 보여준다.
구체적으로『 별건곤』(1929.9) ‘대경성 특집’은, 개벽사의 부르주아 민족주의
운동론이 담지하는 엘리트주의적 주체설정, 발전론적 모더니티에 입각한 시
간감각, 그리고 정서적 공동체 단위로서의 민족주의를 내용으로 하는 경성표
상을 보여준다. 여기에는 조선에 관한 통계, 측량 등의 제국이 생산한 센서스
적 지식을 전유, 공표함으로써 그 지식의 대상인 영토, 특산물, 문화 등이 우
리 소유임을 언표하는 전환의 전략, 즉 식민지의 부르주아 민족주의가 제국의
지배자와 모더니티-근대 합리성-를 놓고 벌이는 해석과 전유의 역동성이 관
철되고 있다. 또한 ‘제국의 知’로 포섭되지 않는, 당대 경성 하층민의 장기지속
적 일상의 세태와 풍속을, 새로운 자기정체성, 자기표상의 영역으로 확장, 의
미화하고 있다.
또한 경성 공간 분할의 측면에서, 특수촌과 마굴탐사기류는, 축적된 탐사보
도기사, 그리고 식민지배 이후 근대화되는 도시 경성의 팽창에 대한 범주화와
지식화를 통한 공간분류, 소비도시 경성 및 그 이면의 도시생태에 대한 분석
과 고찰 등, 개벽사 미디어가 당대 삶의 공간 경성을 바라보는 자기응시의 급
진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부르주아 민족주의라는 당위적 이념만으로 구획
되는 경성이 아니라, 분열하는 내적 모순과 다양하고 이질적으로 팽창하는 도
시의 현재성에 대해 객관적으로 응시하고 적극적으로 기록하려는 의지에서
나온 종합적 통찰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주제어 : 대항전시, 표상생산, 표상소비, 표상 정치학, 공간의 분할, 부르
주아 모더니티, 경성 르뽀, 탐사 보도, 서울의 심상지리, 센서스
적 지식, 장기지속되는 일상
·논문 투고일 11월 30일 ·심사일 12월 1일 ·게재 확정일 12월 8일
===
* 이 논문은 2012년 정부(교육과학기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
임
(NRF-2012-2012SIA5B8A03034081)
** 한양대 한국언어문학과 부교수
398 | 동학학보 제37호
1. 서론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