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얼음 - 경계인 송두율의 자전적 에세이
송두율 (지은이)후마니타스2017-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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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우리말로 쓰는 송두율 교수의 12번째 책이자 자전적 에세이. 총 6부로 이루어져 있으며, 어린 시절과 유학시절, 군부독재 시기 해외 민주화 운동, 해외에서 더 예민하게 경험한 분단의 상처들, 2003년 37년 만의 귀향, 베를린으로 돌아간 뒤의 이야기, 다음 세대를 염두에 둔 성찰 등을 찬찬히 기록한다. 이른바 ‘자서전’이란 ‘자신의 이야기를 빌어 동시대를 함께 살아온 사람들에게 바치는 헌사’라는 말에 걸맞게, 그가 추억하고 기억하는 많은 주인공들이 그와 더불어 이 책의 시간을 채우고 있다.
목차
들어가면서
1부 꿈을 키우며
기억 속에 없는 어머니
한국 최초의 컴퓨터
평범한 모범생
대학 시절
동베를린 사건
하이델베르크로
프랑크푸르트로
평양으로
뮌스터로
결혼
준과 린
2부 저항의 시대: 유신 체제와 맞서
추방령
유신의 막바지에
광주의 한
북으로 간 사람들
6월 항쟁
3부 전환의 시대: 북한 사회를 어떻게 볼 것인가
1989년 가을
훔볼트 대학에서 생긴 일
겨울의 을밀대
역사는 끝났는가
남북의 학자들과 함께
고통이 있는 곳에
부끄러운 일
황장엽
김경필 파일
6.15 시대를 맞아
<경계도시>
경계인
아주 특별한 해, 2003년
4부 미완의 귀향: 37년 만의 귀향
성묫길
두 가지 승리
구치소 풍경
밖에서의 투쟁
경계에 피는 꽃
법정 이야기
외국에 비친 한국의 모습
잔인한 4월
항소심
꿈자리
뜨거운 대지와 검푸른 바다
5부 성찰의 시간: 다시 베를린으로
폭풍 이후
프랑크푸르트 국제 도서 전시회
어떤 순애보
'신생철학'
아물지 않은 상처
독일 며느리
질병과 싸우는 전선
애틀랜타의 기억
후쿠시마 단상
우정에 대하여
마이센의 장식 접시
6부 미래를 그리며: 다른 아시아와의 만남
‘중국의 꿈’과 나의 꿈
유기
‘3G’에 대한 이야기
디지털 세계
비움과 나눔
저항과 희망
검색어
화쟁의 경계인
맺으면서: 불타는 얼음
약력 및 저서
찾아보기
접기
책속에서
첫문장
한 인간의 성장을 기록할 때 빠트릴 수 없는 중요한 시간은 유년기와 소년기일 것이다.
“젊은 날에 지녔던 정의감, 신념 그리고 정열은, 반드시 있다고 믿었던 ‘고향’을 당장에라도 밟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게 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낙관이 체념으로 변하지는 않았으나, 낙관이 그저 낙관을 위한 자기변명이 아니라 생명력 있는 낙관이 되기 위해서는 긴 과정과 많은 실험이 필요하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한마디로 절제할 줄 아는 낙관주의이다. 나는 이를 은유적으로 ‘불타는 얼음’이라고 부른다.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떠오르고 있는 ‘메탄히드라트’는 얼음처럼 생겼지만 새파란 불길을 지피면서 고열을 낸다. 가스가 오랜 시간의 인고 끝에 고체가 되고, 이것이 다시 열을 뿜어내면서 다시 대기 속으로 사라진다. 나의 ‘불타는 얼음’은 희망과 절망 그리고 또 희망, 낙관과 비관 그리고 또 낙관의 열린 과정이다.” 접기
“마침내 11월 8일 저녁, 동서 베를린을 가르고 있던 브란덴부르크 문이 열렸다. 환호하는 사람들의 물결이 시내를 가득 채웠고, 모든 전철역은 발 디딜 틈도 없었다. 나는 프리드리히슈트라세 전철역을 찾았다. 이 역은 동서 베를린의 전철이 연결되는 유일한 곳으로, 동베를린을 방문할 때 수속을 밟는 역이다. 동독의 국경 수비대 요원이 있었지만, 밀려들어가고 나오는 인파에 시달려 속수무책으로 구석에 서있었다. 나도 서있는 상태에서 그대로 동베를린 구역으로 떠밀려 갔다. 감격에 겨워 어쩔 줄 모르는 사람들은 마치 이미 잘 알고 있는 사람들처럼 서로 인사를 나누었다. 그들은 내게도 인사를 건넸고 나도 화답했다. 그러다가 불현듯, 우리가 통일을 맞으면 이보다 더 가슴이 벅차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면서 서로 얼싸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외로워졌다. 이 환희와 열광은 온전하게 내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접기
저자 및 역자소개
송두율 (지은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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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 서울대학교 문리대 철학과를 졸업한 후 독일로 유학을 떠나, 1972년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하버마스 교수의 지도로 철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1982년 뮌스터 대학에서 사회학 분야 교수 자격(Habilitation)을 받았다. 1972년부터 뮌스터 대학, 베를린자유대학, 하이델베르크 대학, 미국 롱아일랜드 대학, 베를린 훔볼트 대학 등에서 철학, 사회철학, 사회학을 가르쳤고 2009년 10월에 정년퇴직했다.
독일어 저서로 <Sowjetunion und China>(1984), <Aufklarung und Emanzipation>(1987), <Metamorphosen der Moderne>(1990), <Schattierungen der Moderne>(2002) 외 다수가 있으며, 우리말 저서로 <계몽과 해방>(1988), <소련과 중국>(1990), <현대와 사상>(1990), <전환기의 세계와 민족지성>(1991), <통일의 논리를 찾아서>(1995), <역사는 끝났는가>(1995), <21세기와의 대화>(1998), <민족은 사라지지 않는다>(2000), <경계인의 사색>(2002), <미완의 귀향과 그 이후>(2007) 등이 있다. 접기
최근작 : <나와 리영희>,<한국지성과의 통일대담>,<불타는 얼음> … 총 12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우리말로 쓰는 송두율 교수의 12번째 책이자 자전적 에세이. 총 6부로 이루어져 있으며, 어린 시절과 유학시절, 군부독재 시기 해외 민주화 운동, 해외에서 더 예민하게 경험한 분단의 상처들, 2003년 37년 만의 귀향, 베를린으로 돌아간 뒤의 이야기, 다음 세대를 염두에 둔 성찰 등을 찬찬히 기록한다. 이른바 ‘자서전’이란 ‘자신의 이야기를 빌어 동시대를 함께 살아온 사람들에게 바치는 헌사’라는 말에 걸맞게, 그가 추억하고 기억하는 많은 주인공들이 그와 더불어 이 책의 시간을 채우고 있다.
2004년, 송두율 교수가 한국을 떠났다
37년 만에 돌아온 고국에서 그는 1개월간 국정원과 검찰의 조사를 받았고, 9개월간 서울구치소에 갇혀 있었으며, 석방된 뒤 바깥세상에서 2주일을 보내고 독일로 돌아갔다. 독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야 그는 처음으로 깊은 잠에 빠질 수 있었다.
그가 돌아가고 나서 다시 13년이 흘렀다. 올해로 일흔세 살이 된 그에게 2017년은, 스물세 살 때 고국을 떠나와 외국 땅에 머문 지 꼭 50년, 반세기가 되는 해이다. 주변의 동료들이 하나둘 떠나는 것을 보며, 자신이 살아오면서 겪었던 사건들의 의미를 재구성하고, 인연을 맺었던 사람들의 기억을 정리하는 작업을 미루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우리말로 쓰는 마지막 책’이 될 12번 째 책이자 ‘자전적 에세이’를 쓰기로 했다.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남과 북을 잇는 경계인으로 살겠다는 선택은 그에게 평생 ‘그리움’을 견디며 살아야 하는 형벌을 지운 것은 아니었을까. 부모님의 고향인 제주의 검푸른 바다와 자신의 고향인 광주의 뜨거운 대지,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어머니, 임종도 지키지 못한 아버지, 빛나는 청춘을 함께했던 친구들이 그는 늘 그리웠으리라. 한국을 다녀간 후 그는 남도 북도 가지 못하게 되었다. 남과 북의 사정은 여전히 빠르게 요동치고 있지만 그는 언제나 그랬듯이, 변함없이 그곳, ‘경계’에 서있다. 2003년 어느 날 우리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이 되어 주고 돌아간 그의 삶이 말해 주는 한 가지가 있다면 그것이 아닐까. 어느 한쪽을 선택하는 대립적인 이분법의 틀에서 벗어나 공존의 제3 공간을 열라고, 경계인이자 자유인이 되라고. 그런 당신이 바로 우리가 기다리는 ‘고도’라고. 그리고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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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이상, 오길남, 황장엽의 자서전을 읽으면서 많은 의문점이 생겼는데, 특히 오길남의 저서 ˝잃어버린 딸들 오! 혜원 규원˝을 읽고 정말 송두율 교수와 관계된 것이 진실일까 하는 궁금증이 많았다. 그런데 이번 송두율 교수의 자서전으로 많은 의문점과 궁금점이 해소되었다
song20 2017-04-10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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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경계도시2>를 보고 송두율의 책을 계속 찾아 읽었다. 날선 경계의 삶을 스스로 돌아본 자서전이 나왔다기에 큰 기대를 갖고 보았으나 명치가 답답한 느낌. 피를 토하듯 진솔했던 김시종의 자서전을 읽은지 얼마 되지 않은 탓일지도..
스머프 2017-11-01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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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경계인 송두율을 생각하다
2018년 4월 27일. 나는 역사적인 장면을 목격했다.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걸어서 남북 경계선을 넘는 장면. 그리고 그와 손을 잡고 문재인 대통령이 다시 북쪽으로 경계를 넘어갔다 돌아오는 장면.
남북 정상이 손을 맞잡고 남북 경계를 스스럼없이 넘는 모습. 그리고 판문점 선언. 이제 남북은 영원히 전쟁을 하지 않는다는 그 선언. 일제가 강제 병합함으로써 남북이 갈렸다면, 전쟁으로, 또 수많은 총격전으로 심리적인 분단까지 있었는데, 그래서 언제 전쟁이 일어날지 전전긍긍하던 생활이었는데, 두 정상이 단지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천을 하겠다는 의지까지 표명을 했으니.
남북이 평화롭게 지내게 될 그 회담을 보면서, 경계선을 넘는 그 장면을 보면서 여러 사람이 떠올랐다. 남북 평화, 남북 통일을 위해서 남과 북을 오갔던 사람들. 그래서 박해를 받았던 사람들. 그들이 그렇게 힘들게 넘었던 그 경계를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게 넘을 수 있게 되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을 하며.
그 중 한 사람, 송두율이었다. 그가 우리나라에 돌아왔을 때, 독일 국적임에도 불구하고 국가보안법으로 그를 구속, 재판까지 한 우리나라. 그것도 인권변호사 출신 고 노무현 전대통령 때였으니, 충격이 더했다.
그가 구속되고 재판을 받고 집행유예로 풀려나 다시 독일로 돌아가기까지, 우리나라의 민낯을 전세계에 여실히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는데, 87민주화운동이 얼마나 형식에 머무르고 있었는지, 그야말로 형식적 민주주의만 이루었고, 실질적 민주주의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이 바로 송두율 귀국 사건이었다고 기억하고 있었다.
이제 다시 남북 정상회담이 이루어지고, 남북은 평화체제로 돌아서고, 남북이 자유로운 왕래를 해야할 시점에 이르렀다. 그럴 때 송두율에 대해서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가 북한에 갔다는 것이 구속 사유가 되었고, 재판에서도 그 점은 유죄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독일 국적을 지닌 학자가 북한을 방문한 것이 죄가 된다면 우리나라에 도대체 어떤 학자들이 올 수 있단 말인가?
북한을 방문한 학자들은 모두 우리나라로 들어올 수 없단 말인가? 아니다. 송두율은 우리나라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그가 지닌 국적과 상관없이 그는 우리나라 사람이다. 우리나라에서 대학을 다녔고 독일로 유학가서 돌아오지 못했을 뿐이다.
독일에 있을 때 우리나라에 오지 않고 북한을 방문했고, 또 우리나라 민주화 운동을 해외에서 돕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는 사상이 좌익이고, 친북이고, 반체제 세력인 것이다. 이런 그가 우리나라에 들어온단다. 독일인 송두율이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 송두율이 돌아온단다. 그것도 다른 사람들이 거창하게 환영한단다. 이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수구세력이 들고 일어난 것이다.
그 수구세력을 누를 힘이 없었다. 여전히 없어지지 않고 있는 '국가보안법'을 보라. 우리는 국가보안법이라는 유령이 우리 곁에 늘 상존하고 있고, 그래서 말 한 마디, 행동 하나도 국가보안법이라는 필터를 거치게 된다. 자기검열을 하게 된다.
송두율 역시 마찬가지다. 이 국가보안법이라는 올가미에 걸린 것이다. 그를 국가보안법으로 옭아매는 일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조심하라고 경고를 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니 송두율이 싸울 수밖에... 재판을 통해, 또는 다른 길을 통해.
이런 과정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경계인 송두율의 자전적 에세이'라는 작은 제목이 붙은 책이니 말이다. 그가 태어나서 유학을 가고, 독일에서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는 과정, 북한을 왜 방문했는지, 우리나라에 와서 어떤 고초를 겪었는지, 그 이후에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최근까지 세계 상황과 관련지어 쓴 글이다.
이 책의 첫구절이 송두율 삶을 대변한다고 생각한다. 첫제목과 시작은 이렇다.
기억 속에 없는 어머니
(전략) 우리 삶의 시작이자 많은 추억의 큰 원천은 무엇보다 '어머니'일 것이다. 그런데 내게는 그런 어머니에 대한 대한 추억이 없다. 내가 두 살 반이 되었을 때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기억의 편린조차 남기지 않고 떠났기에 나는 어머니에 대한 꿈을 한 번도 꾸어본 적이 없다. (19쪽)
그렇다. 그에게 친어머니는 너무도 일찍 돌아가셨다. 그가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독일로 유학을 떠나고 37년 동안 조국에 돌아오지 못하고 그것도 오자마자 감옥에 가듯이 어머니에 해당하는 조국은 그에게 없는 존재다.
조국이 기억 속에 있더라도 독재로 점철된 반민주적인 나라로만 기억될 뿐이다. 애틋한 기억을 유발하는 어머니가 그의 삶에서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그의 조국인 우리나라도 그에게는 그다지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지 않다.
책에는 그의 새어머니 이야기가 나온다. 새어머니 품에서 그는 자란다. 새어머니가 그가 성장하는 동안 그를 보살펴 주었듯이 독일은 이제 그의 새어머니가 된다. 그가 자라고 제 꿈을 펼치도록 해주는 장소, 그곳은 독일이다.
이렇듯 가정사와 그가 살아온 삶이 연결이 된다. 이런 삶을 사는 그에게 조국이 처한 현실은 답답했을 것이다. 이런 답답함이 조국이 민주화 되도록 하는데 도움을 주는 행동을 하게 했을 것이다. 분단되어 있는 조국에 다른 쪽인 북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을테고.
남북한이 통일이 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해 그는 여러 활동을 한다. 그게 비록 자신의 발목을 잡는 역할을 했을지라도 후회하지 않는다. 옳다고 생각했으므로. 부끄러운 행동이 아니라 오히려 자랑스러운 행동이었으므로.
그리고 37년만의 귀향. 구속, 감옥, 집행유예를 거쳐 다시 독일로. 그에게 이미 친어머니는 없는 존재다. 조국은 없다. 그는 독일사람이다. 그곳에서 살아가야 한다. 그렇게 살아가는 그는 '경계인'이 될 수밖에 없다.
이 쪽이냐 저 쪽이냐는 이분법 논리를 벗어나 그는 이 쪽도 저 쪽도 다 아우르는 '화쟁'의 '경계인'이 되려고 한다.
내가 먼저 경계인이 됨으로써 다른 경계인들을 부를 수 있다고, 그래서'경계인들'이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우리가 할 일은 그것이라고. 이렇게 새로운 경계인들, 바로 그들은 '불타은 얼음'이라고.
'계몽과 해방'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는 양쪽을 다 아우르는 '경계인들' 송두율은 이제 그를 꿈꾸고 있다. 그들과 함께 나아가려 하고 있다.
그 '경계인들'의 모습을 이제 우리는 목격하고 있다. 어느 한 쪽의 진영논리를 강요하는 시대는 이제 저물어가고 있다. 이젠 그런 진영논리가 먹혀들어가지 않아야 한다.
진영논리가 얼마나 폐해를 지니고 있는지 이 책을 읽으면 너무도 잘 알 수 있다. 세계적인 학자가 될 수 있는 사람이 조국의 민주화 운동을 돕기 위해 활동한 것을 빌미로 그를 탄압하는 모습, 역시 진영논리이기 때문이다.
이것 아니면 저것만 강요하는, 그래서 경계인들은 억압받고 탄압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모습. 수많은 경계인들이 얼마나 많은 박해를 받았는지, 얼마나 힘들게 살았는지, 그들 덕에 이렇게 남북 정상이 손을 잡고 경계를 넘을 수 있었음을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이제 한 발 더 나아가 송두율을 얽어매었던 '국가보안법'이 폐지되어야 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남북이 '정전체제'에서 '평화체제'로 돌아서는 이 시점에 구체제 망령인 국가보안법이 버젓이 존재한다면 또다시 '판문점 선언'은 선언으로 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국가보안법을 무슨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족속들이 아직도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휘두를 수 있는 칼을 이 참에 아예 없애버려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야 제2, 제3의 송두율이 나오지 않게 될 것이다.
한 사람의 일생을 통해 우리나라 현대사를, 분단의 비극을, 그 비극 속에서 비극을 희망으로 바꾸려는 한 지식인의 모습을 이 책을 통해서 볼 수 있었다. 평화체제에 생각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지만, 경계인 송두율, 그의 삶이 우리에게 '불타는 얼음'이 되었음을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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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ye91 2018-05-03 공감(18) 댓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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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불타는 얼음
남북을 가르는 분단을 넘어 민족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보려 했고, 지긋이 나이가 든 지금에도 그 꿈과 이상을 여전히 놓지 않은 철학자 송두율의 자전적 에세이. 그간 자세히 알 수 없었던 그 주변의 사람들과 여러 사건들을 통해 치열했던 그의 삶을 그려볼 수 있다. 낙관을 여전히 견지하는 삶의 태도와 사회에 대한 여전히 카랑카랑하고 뜨거운 관점 및 분석이 인상적이다. 이런 사람 혹은 생각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직되고 폭력적인 지금 이곳의 상황을, 우리는 청산해야 할 적폐라 말해야 하지 않을까? 그의 소망처럼 집단적 단수로서의 <경계인>이 꼭 우리 역사에 조만간 출현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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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ergy flow 2017-04-11 공감(14)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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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인으로서 살아간다는 것
한국에서 경계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 경계의 자유를 얻기 위해 그는 무엇을 버리고 또 얼마나 큰 고독을 감내해야 하는 것일까.
이 책은 유신헌법 시절 반체제 인사로 분류되어 한국 입국이 금지되었다가 2003년 참여정부 시절 '해외 민주인사 한마당'에 초청되어 고국 땅을 밟았으나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되어 한국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던 재독 철학자 송두율 교수의 회고록이다. 다행히 9개월의 옥고 끝에 집행유예로 풀려나긴 했으나 몇십년간 귀국하지 못한 채 해외에서 민주화 운동과 철학연구에 매진하던저명한 교수를 북한을 방문했다는 이유로 감옥에 처 넣었다는 사실은 내게 큰 충격이었다. 송두율 교수의 방문이 거론되던 시점부터 흥미가 생겨 그의 저서 몇 권을 찾아 읽었으나 사실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하버마스에게 사사받았다는 그의 철학은 내게 너무 어렵다. 결국 내가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어쩌면 할아버지 시절부터 유랑민처럼 떠도는 운명이 지워진 듯한 그의 삶일 것이다.
송 교수가 정서적으로 호소했다면 이념을 떠나 인간적인 동정심을 사고 한국 사회에 받아들여졌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이 책을 읽으며 가장 깊은 인상을 받은 것은 그가 한국에서 그 고초를 겪고도 여전히 학문적 소신을 굽히지 않고 스스로의 자유의지로 경계인의 삶을 택한다는 사실이었다. 그는 여전히 북한을 방문하고 싶어하고 통일을 염원하며 남과 북이 서로를 인정하고 교류하기를 바란다. 이는 평생을 그 목표에 바쳐 이제 포기할 수도 없는 구 운동권 인사의 빛바랜 염원이라기보다는 학문으로 남북을 연구한 학자의 고집으로 보인다.
아마도 그가 다시 한국을 방문한다 해도 이후의 상황은 2003년과 그다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극우세력과 보수언론은 그를 난도질할 것이고 진보세력은 그를 부담스러워 할 것이다. 더구나 지금 남한의 우리는 통일에 그다지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젊은 세대는 거꾸로 보수화되었다. 통일은 이제 우리의 소원이 아니다. 오히려 분단이 더 자연스러운 지금의 상황에서 남과 북 그 어디도 선택하지 않고 경계선 위에 머무르겠다고 하는 송 교수는 구세대의 유물처럼 보일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이 남과 북이든 진보와 보수든 남성과 여성이든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거나 또는 속하기를 거부하는 경계인은 있을 수 있다. 그 경계인을 얼마나 용인할 수 있는지가 그 사회의 수준을 말해줄 것이다.
희망을 갖되 그 희망이 객관적이고 냉철한 상황판단 위에 놓아야 한다는, 자신은 그것을 불타는 얼음이라 부른다는 송두율 교수가 다시 그토록 그리워했던 제주와 통영을 방문할 수 있기를, 그리고 그때는 한국 사회가 조금더 자제력을 가지고 그를 대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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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plat 2018-01-14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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