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05

<한일강제병합100년> ⑪일본의 움직임 | 연합뉴스

<한일강제병합100년> ⑪일본의 움직임 | 연합뉴스

<한일강제병합100년> ⑪일본의 움직임

송고시간2010-08-17 07:05
 
  
 
한일 지식인 1천여명 "한국병합 원천 무효"
한일 지식인 1천여명 "한국병합 원천 무효"
(도쿄=연합뉴스) 이충원 특파원 = 한일 양국 지식인 1천여명이 100년 전 한국 강제병합이 원천적으로 무효였다는 성명을 발표하고, 일본 총리에게 식민지 지배를 사과하는 담화를 발표하라고 요구했다. 사진은 28일 오후 도쿄 참의원(상원) 의원회관 지하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진현 전 서울시립대 총장(왼쪽부터), 김영호 한국 유한대학 총장, 와다하루키(和田春樹) 도쿄대 명예교수, 아라이 신이치 이바라키(茨城)대학 명예교수, 야마다 쇼지 릿쿄대 명예교수. 2010.7.28 <<국제뉴스부 기사 참조>>
chungwon@yna.co.kr
정부 과거사에 전향적..우익 반발 심화
(도쿄=연합뉴스) 김종현 특파원 = 무모한 전쟁을 일으켰다가 무참한 패배를 당한 제2차 세계대전 종전일과 무력으로 한국의 국권을 집어삼킨 한일 강제병합 100주년이 걸쳐있는 8월, 일본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일본 정부는 과거 한국에 대한 식민지 지배를 사죄하고 일부 강탈 문화재를 돌려준다는 내용의 총리 담화를 내놨으나 보수 우익은 '사죄외교'로 국익을 해쳤다며 반발하고 있다.
양식있는 지식인과 시민운동 단체들은 강제병합 100년이라는 의미있는 해를 맞아 한국의 국권침탈과 식민지 지배의 범죄성을 일깨우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이 진정 침략과 강탈의 역사를 반성하고 상처받은 한민족의 마음을 열어 공존 공영의 '큰 길'로 나아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일본 정부는 여전히 한일 병합의 강제성과 불법성을 인정하지않고 있다. 미래 세대를 바른 길로 이끌어야할 역사교과서의 왜곡과 우경화는 갈수록 심화하고 있고 보수우익 단체나 언론은 일본군 위안부와 같은 명명백백한 사실조차 '없었던 일'이라고 발뺌하고 있다.
◇ 간 담화, 무라야마 수준 = 작년 8.30 총선(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 54년 지배를 종식시키고 출범한 민주당 정권은 역대 어느 정권보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과 거리를 좁히려 노력하고 있다.
이는 일본이 장기 침체기인 '잃어버린 20년'을 겪으면서 경제가 추락하는 사이 중국을 위시한 아시아 국가들이 급속히 세계 경제의 중심축으로 부상하자 아시아 국가들에 의존하지 않고는 생존이 어렵게 됐다는 현실적인 이유에서다.
한국에 관한 한 과거 일본 정부는 기회있을 때마다 담화와 성명 등으로 식민지 지배를 반성했으나 진실한 사죄와 참회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실천이 뒷받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걸핏하면 정치지도자들의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 참배나 역사교과서 왜곡, 영토 야욕 등으로 한국민의 감정을 격앙시켰다.
지금까지 나온 사죄 담화나 성명 내용도 1995년 8월 15일 종전 50주년을 맞아 당시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총리가 발표했던 수준에서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무라야마 총리는 "과거 식민지 지배와 침략에 의해 아시아 여러나라 국민들에게 큰 손해와 고통을 주었다"면서 "통절한 반성의 뜻을 표하며 진심으로 사죄의 마음을 표명한다"고 밝혔었다. 이후 총리들은 앵무새처럼 '무라야마 담화를 답습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가 한일병합 100년을 맞아 지난 10일 내놓은 담화도 식민지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3.1 독립운동을 기술하는 등 일부 진전된 내용도 있지만 본질적으로 무라야마 담화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한일병합의 강제성을 인정하지않았기 때문이다. 궁내청 소장의 도서를 '인도'하겠다고 밝힌 점은 긍정적이다. 과거 자민당 정권때도 우리 정부와 시민단체는 조선왕실의궤 등의 반환을 요구했지만 일본은 들은척도 하지않았었다.
이번 담화는 외무성이 아닌 간 총리와 일본 내각의 2인자인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관방장관이 정치적인 판단으로 주도했다. 센고쿠 관방장관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반대하고 한국인 강제징용자 문제나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에 남다른 관심을 가졌던 진보적 변호사 출신이다.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개인청구권까지 모두 소멸됐다는 일본 정부의 기존 입장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센고쿠 관방장관의 이런 역사인식이 총리 담화에는 적극 반영되지않았다.
日총리 담화문 발표
日총리 담화문 발표

(도쿄 교도=연합뉴스)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가 10일 오전 총리 관저에서 한일 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내각회의를 마치고 나서 한일한국에 대해 "식민지 지배가 가져온 다대한 손해와 고통에 대해 다시 한번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표명한다"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간 총리는 담화에서 "정확히 100년 전의 8월, 일한(한일)병합조약이 체결돼 이후 36년에 걸쳐 식민지 지배가 시작됐다"며 "3.1 독립운동 등의 격렬한 저항에서도 나타났듯이, 정치.군사적 배경 하에 당시 한국인들은 그 뜻에 반하여 이뤄진 식민지 지배에 의해 국가와 문화를 빼앗기고, 민족의 자긍심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고 밝혔다.
2010.8.10
호소카와 모리히로(細川護熙.72) 전 총리는 간 총리의 담화에 대해 "큰 획을 그은 담화"라고 평가하면서도 한일병합의 강제성을 인정하는데까지 나아가지 못한 점에 아쉬움을 표시했다.
간 총리 담화에 대해 일본의 우익주의자들은 총리가 사죄외교로 국익을 해쳤다며 일제히 들고 일어났다. 지금까지 제대로 된 사죄와 역사인식이 없었던데 대한 반성은 커녕 "도대체 얼마나 더 사죄해야 한국이 만족하겠느냐"는 망발이 터져나왔다.
간 총리를 비롯한 내각 전원은 8월 15일 종전기념일을 맞아 한국과 중국 등을 의식해 '자숙한다'는 뜻에서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신사에 참배하지않았지만 다니가키 사다카즈(谷垣禎一) 총재를 비롯한 자민당 지도부는 보란듯이 야스쿠니를 찾았다.
민주당 내에서도 일부 의원들은 총리의 담화에 반발해 모임을 결성하고 다음달 열릴 당 대표 경선에서 두고보자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 지식인.시민단체 움직임 = 지난달 28일 한일 양국 지식인 1천여명이 일본 국회의 참의원 의원회관에서 한국 강제병합이 원천적으로 무효였다는 성명을 발표한 것은 기념비적인 행사였다.
당시 성명에 서명한 지식인은 이태진 서울대 명예교수와 와다 하루키(和田春樹) 도쿄대 명예교수 등 한국측 587명, 일본측 531명 등 1천118명에 달했다.
이는 지난 5월 같은 내용의 양국 지식인 공동성명에 서명한 200여명에 비해 참가자가 5배 가까이 불어난 것이다. 일본측 서명 인사들은 아라이 사토시(荒井聰) 국가전략상과 민주당 국제국장을 만나 "(한국 강제병합 공표 100년인) 8월29일 총리의 식민지 지배 사과 담화를 발표해야 한다"는 요청서를 간 총리에게 전달했다.
이태진 교수는 "양국 서명자가 1천명을 넘어섰다는 것은 민족문제를 넘어서 아시아 지식인의 사명감이 발휘된 놀라운 성과"라며 "일본 역사학자들이 병합조약이 원천적으로 무효였다는 점을 인정한 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의 시민단체들은 '한국 강제병합 100년 공동행동 일본 실행위원회'를 조직해 강제병합 체결일인 오는 22일 도쿄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했다.
이번 행사는 한일 강제병합 100년과 관련한 영상관람, 강연,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동원자 등의 피해자 증언, 음악회, 시민선언과 행동계획 발표 등으로 꾸며진다.
이 행사에는 '한국병합 100년 시민네트워크', '일한 민중연대 전국네트워크', '위안부 문제해결 네트워크', '강제연행.기업책임 추궁재판 전국 네트워크' 등 15개 단체가 참여한다.
시민단체들은 일본 정부에 식민지 지배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사죄를 요구하는 한편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징용자 등에 대한 보상 실천을 촉구할 예정이다.
민간 차원의 보상에 긍정적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지난달 태평양 전쟁 기간 강제노역에 동원된 근로정신대 할머니 문제에 대해 협상하겠다고 밝혔다. 결과는 지켜봐야하겠지만 양금덕 할머니 등이 투쟁에 나선지 10여년만에 미쓰비시가 대화의 문을 열었다는 것은 주목할만하다.
지난 14일 도쿄시내 사회문화회관홀에서는 '식민지 지배와 야스쿠니'라는 의미있는 세미나가 열렸다. 제국주의와 침략주의에 이용되고 A급 전범들이 신으로 추앙받고 있는 야스쿠니 신사의 본질을 파헤치기 위한 이 세미나에서 도쿄대 대학원의 다카하시 데쓰야(高橋哲哉) 교수는 "일본의 '호국영령'으로 신격화돼 제사를 받고 있는 한국인을 신사에서 삭제해 영령과 유족들의 치욕을 씻어주라"고 야스쿠니신사와 일본 정부에 요구했다.
다카하시 교수는 야스쿠니신사 측은 "합사된 한국인이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인으로서 전쟁에 참가해 일본인으로 사망했기 때문에 일본인으로 합사된 것이어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야스쿠니신사가 지금도 과거의 식민주의를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kim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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