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0

Park Yuha - 임시정부 법통론에 대한 생각. 2020

(1) Park Yuha - 긴 글. 어젯밤엔 주일특파원 몇사람과 전 주한 특파원등이 멤버인 어떤 모임에서 이야기할 기회가... | Facebook

임시정부 법통론에 대한 생각.
어젯밤엔 주일특파원 몇사람과 전 주한 특파원등이 멤버인 어떤 모임에서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내가 한국 진보 일부에서 보이는 법지상주의와 87년 헌법에 담긴 대한민국임시정부기원설을 비판했더니, 한 한국인 기자가 강하게 반발했다. 잠시 이야기가 오고 갔지만 납득하지 못한 듯 했고, 나도 충분히 이야기 하지 못한 것 같아서 오늘 아침에 참석자들에게 추가 답변을 써서 보냈다.
작년 여름에 한일합방불법론이 사회적합의 없이 징용판결의 전제가 된 사실은 문제라고 했더니 일각에서 “박유하는 한일합방을 합법이라고 한다”면서 비난했던 일도 생각나서 , 보낸 글 일부를 여기에도 올려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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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헌법전문의 문제를 말한 건 사실 저만이 아닙니다. 모든 글은 “해석”이 따르기 마련이고 그래서 학자들도 여러가지 해석을 하고 있지요.
저는 여기서 이야기된 “임시정부 법통”을 이어받는다는 내용을 “정신”을 이어 받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고 , 그런 한 아무런 이의가 없습니다.

하지만 징용판결은 실체적 시스템(“정신”이 아난 실제적 기능) 을 이어받은 것처럼 해석한 판결이라 문제가 있다고 한 겁니다. 그 저변에 한일합방불법론이라는, 이 헌법전문에서의 “법통”해석을 실체적시스템인 것으로 해석하려 한 한 학자의 시도(이태진 교수)가 한국사회에서 별다른 논의나 합의없이 “전제”가 되어버린 사태에 대해 지적한 것이고요.
실체적 시스템을 이어받은 것으로 해석하면, 일제치하에서 이루어진 모든 일은 “불법”이 되어야 합니다. 학교에서 받은 졸업장도 무효가 되야 하고 결혼신고조차 무효가 되어야 논리적으로는 맞겠지요. 물론 그렇게 주장할 수는 있겠지만 그런 주장이 가져올 혼란은 말씀드리지 않아도 아실 겁니다.
사실 어제 말씀 드리고 싶었던 건 단 한가지,
법에 의존하지 않아도 “비판도 가능하고 책임도 물을 수 있다”는 겁니다.
법이 보호장치를 벗어나 자신의 주장에 권력을 실어 “상대를 제압”하려는 무기화되면서 오히려 혼란이 시작되었다는 게 제가 그 부분에서 말하고자 한 요지였습니다.

그런 정황임에도 사태의 근원과 구조와 정황을 정확히 보지 않고 기존 이데올로그들의 말을 무조건 옹호/지지하는 상황이 이어지는 한, 현재의 혼란은 차세대에게도 심각한 영향을 끼치겠지요.
저 역시 사실 최근 30년동안 충분히 목소리를 내 왔다고는 할 수 없고, 그런 자신의 책임을 조금이라도 지고자 저에게 보인 사실들을 얘기해 온 겁니다.
한일합방이 합법이면 독립운동가는 불법이 되지 않느냐고 하셨지만,
중요한 건 불법/합법 여부가 아니라,
불법=나쁜 일, 합법=좋은 일로 이해하게 된 우리의 사고입니다.

사실 합방이란, 단적으로 말하자면, 이주자로서 조선의 “법”에 맞춰야 하는 생활에 불편을 느꼈던 이주초기 일본인들이 조선이 아니라 자신들이 주체가 된 법(룰)에 맞춰 생활 해야겠다는 욕망이 시스템화된것이기도 합니다. 합법이란 그 공간에서는 그저 정당화/정통화를 의미할 뿐이고, 그게 바로 먼저 “만국공법”을 만들고 그들끼리 공유한 (“법”의 힘을 이용한) 제국들이 지향한 것이기도 합니다.
당연히 그런 정황에 대한 문제의식과 분노를 저 역시 공유합니다. 하지만 그저 불법!이라고 외치는 것만으로는 오히려 그런 제국의 논리에 가담하는 것이 될 뿐이고, 당연히 그런 비판은 설득력을 갖지못하고, 현황을 바꿀 수도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끊임없이 우리 앞에 전제나 당위로 놓여있는 생각이나 현상을, 누가 어떤 사고방식으로 만들었는지를 보는 것이 중요해집니다.
물론 그건 기본적으로는 학자의 일이지요. 그래서 그런 말씀을 드렸던 겁니다. 우회적인 작업이고 답답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 시대를 진정으로 넘어설 수 있는 길은
지난 시대의 표면적 문제 뿐 아니라 근원적 문제까지 보는 일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간단히 쓸 생각이었는데 길어졌군요. 추가 답변으로 설득력이 있기를 바랍니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헌법 19,21,22조에 양심, 언론, 출판, 학문의 자유를 존중받아야 한다고 명기되어 있는 걸 아실 겁니다.

그런데 임시정부 기원설을 실체적 시스템으로까지 간주하는 것만이 추구해야 할 정의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이런 내용에는 유독 무관심한 경향이 있습니다.

심지어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의 생각을 억압하는 일에 대해선 문제의식도 부끄러움도 느끼지 않고 있는 듯 한 것이, 제가 보고 있는 정황이지요. 헌법의 가치를 절대불변의 것으로 생각하는 거라면, 가끔은 그런 점도 함께 생각해 주면 좋을텐데요.

그 이전에, 제가 쓴 책은 간행당시 많은 언론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었던 것처럼 억압받아야 하는 내용조차 아닙니다. 어제 말씀 드린것처럼 법지상주의적인 사고가 중심이 된 탓에 묻혀버린 목소리들이 있다는 사실, 그런 사실을 우리사회가 전혀 고려하지 않는 일로 여전히 억압이 이어지고 있음을 말하고 싶었던 책이라는 것도, 함께 말씀드려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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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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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정부법통설은 단국대 한시준교수님이 권위자라고 알고 있습니다. 대단히 민감한 문제라. . .저 같은 문외한이 말씀드리기가 송구하지만. .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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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Yuha
김헌하 “민감한”문제가 되어 있다면 그게 더 문제겠지요. 국민들이 만든 거니 누구라도 논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Chee-Kwan Kim
현실보다 이념이 중요하기에 합법이냐 불법이냐에 목숨을 걸고, 본인들의 이념에 맞추어 식민지를 살았던 사람들을 재단하는 타자화의 폭력을 아무렇지고 않게 저지르겠지요. 올바르게 역사를 직시하기 거부하는 욕망의 발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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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Yuha
김치관 그 분의 경우는 더 단순하게 헌법에 대한 이의제기(정확히는 헌법해석에 대한 이의제기인데도) 자체를 불쾌해 하더군요. 그 당시 많은 논의를 거쳐서 만들어진거라면서. 모든 담론은 시대적 생산물이라는 생각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거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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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mmy Strain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정권에 맞선 시위는 당시 정권하에서 불법이었으나 좋은 일이었고, 무엇보다도 옳은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산도 강도 그대로지만 풍경은 어디로 낸 창을 통해 보느냐에 따라 다른 것, 창이 곧 정의 혹은 나아가 권력이 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만, 그것이 지나친 요구가 되는 것인가 싶을 때가 있네요.
"법에 의존하지 않아도 “비판도 가능하고 책임도 물을 수 있다”는 겁니다. 법이 보호장치를 벗어나 자신의 주장에 권력을 실어 “상대를 제압”하려는 무기화되면서 오히려 혼란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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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Yuha
Jimmy Strain 네. 창틀 자체가 불변의 권력이 되면 보이지 않는 게 너무나 많아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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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ung Kyu Choi
헌법내용에대한 인문적 무지 문제가 현재적 사태아닐까요.
자유주의라든지 학문의자유라는 것에 대한 아주 피상적인 이해와 독립운동부분에 대한 과잉기대를 현실로 보고싶은 기대감으로 자꾸 무리한 해석을 하는것도 아쉽네요. 임시정부의 가치는 분명 있지만 그 가치를 너무 앞세우는 것도 아닌것을...
도대체 사회 여러곳에서 자기와 다른 사람을 규정짓고 배제하는 이런 시도들이 문제인데...박교수님 재판도 사실 같은 맥락에 위치한 면도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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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Yuha
Myung Kyu Choi 그래서 그런 걸까요. 마치 자신이 헌법을 만들기라도 한 것처럼 얼굴을 붉히기에 오히려 놀랐을 정도였어요.
임시정부의 예산이 대부분 대만에서 나온 거라는 얘기는 차마 하지 못했습니다.
Myung Kyu Choi
그나마 정부로 인정받지도 못했고 국민당 자료에서는 임정을 어떻게 보았는지 부끄러운 측면도 많았지요
Bum Choi
적절한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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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ada Kanto
여기까지 성실히 자세히 설명하셨는데도 통하지 않거나 오해받거나 하는 것 자체가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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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용
기자가 그러면 기본 자세에 문제가 있다는 건데..ㅠㅠ
Park Yuha
정찬용 뜨거워서 그런거겠지.
김 헌
블랙코메디군요. 조선왕정의 국권상실을 지워버리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부끄러운 역사를 직시하고 성찰하고 극복하려던 독립운동의 고난함을 그리 좁게 접근하다니 안타까울 뿐입니다.
Park Yuha
김 헌 그러게요. 바램과 현실을 혼동하는 경향이 강해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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