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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데이 서울
김형민 (지은이) | 아웃사이더 | 2003-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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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형식으로 씌어진 한국사회 내면풍경이다. 지은이가 '산하'란 필명으로 진보누리(http://news.jinbonuri.com) 홈페이지 '썸데이 서울' 코너에 올렸던 글을 모은 것이다.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몰상식의 가해자와 피해자의 이야기를 들려주어, 일상의 파시즘이 얼마나 강력한가를 깨닫게 한다.
첫번째 장 '난감한 너무나도 난감한'은
너무나 명백해 보이지만, 또 그만큼 불분명한 문제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살한 '참피온' 김성준과 모범적인 버스 운전기사, 성추행 혐의를 받았던 어느 동기, '피라미드'에 빠진 선배 등, 옆에서 보았으며 그 자신이 포함되어 있는 부조리한 상황을 전한다.
두번째 장인 '때론 아프게 씹어주는 게 약이 된다'는
두번째 장인 '때론 아프게 씹어주는 게 약이 된다'는
우리에게 들려주는 질책이다. 역사를 빌어 현실의 문제를 난타한다.
세번째 장 '제발 세우지 맙시다'는
지역감정과 국가보안법, 장기수 등 상식이라 할 것이 상식이 되지 못하는 사회를 그려낸다. 결국, 이 책은 누굴 탓하기 전에 반성해야 할 사람은 바로 자신임을 깨우친다.
머리글 : 준하 그리고 인하 엄마에게
1장 난감한 너무나도 난감한
1. 잊혀진 챔피언을 위하여
2. 사상 최악의 MT
3. 프락치의 추억
4. 책 한 권으로 남은 친구
5. 영어와의 만남
6. 신나는 버스
7. 실수열전
8. 작가들을 위하여
9. 스핑크스와 오이디푸스
10. 교장 선생님의 훈화
2장 때론 아프게 씹어주는 게 약이 된다
1. 굿모닝 광해군
2. 가장 하기 싫었던 싸움
3. 두 번의 배신
4. 혀짤린 하나님
5. 영감론
6. AGAIN 1966
7. 닮을 걸 닮아야지
8. 추억은 방울방울
9. 그들은 어디로 갔을까?
10. 주례에 얽힌 추억
11. 빼앗긴 순정, 파헤쳐진 나들목
12. 인촌이 흑막에 싸인 날
13. 내 이름은 경대승이다
3장 제발 세우지 맙시다
1. 사투리 연가
2. 소백산맥 이쪽이 소백산맥 저쪽에게
3. 사투리와 히드라
4. 개 같은 날의 오후
5. 너 자신을 알라
6. 까막눈의 서른살
7. 그 남자의 배신
8. 세우지 맙시다
9. 또다른 이별 또다른 딱지
10. 이쪽의 억지
11. 담배와 미군
4장 지금은 없는 시간을 위하여
1. 예기치 않은 만남
2. 우리들의 창간호
3. 인생을 바꾼 말 한마디
4. 아주 기쁜 난처함
5. 특명 아빠의 도전
6. 청계천 아리랑
7. 사극과 현실, 노무현과 광종
8. 아~ 관운장
9. 87년 6월의 추억
10. 버스 안내양의 선물
11. 고철이의 노래
12. 단순 무식 과격에 관한 선물
13. 꽃상여 타고
14.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15. '어느 돌맹이'는 살아있었다
유별난 기사님의 뒤에는 그 뒷차가 항상 달라붙어 있었습니다. 앞지르지 못해 안달이 나서 말입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유별난 기사님의 안전운행과 친절운전은 자칫 배차시간을 이그러뜨릴 수 있는 일이었고, 버스 기사님들에게 유일한 짬, 종점에 들어오고 다시 출발하기까지의 ...
저자 : 김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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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한국사를 지켜라 2>,<한국사를 지켜라 1>,<양심을 지킨 사람들> … 총 14종 (모두보기)
소개 :
1970년 경술국치 60년 후에 서울에서 태어났고 부산에서 자랐다. 고려대학교 사학과를 평범한 성적으로 졸업한 후 1995년 이래 방송 제작 일을 해오고 있다. 인터넷에서 ‘산하’라는 필명으로 학창 시절 매진하지 못한 역사에 대한 관심을 표현해왔다. 그 작업을 토대로 《한겨레신문》에 ‘응답하라 1990’을 연재했으며(2014), 2016년 현재는 《시사인》에 ‘딸에게 들려주는 역사 이야기’를 2년째 집필하고 있다.
《썸데이서울》(2003)을 필두로 《그들이 살았던 오늘》(2012), 《접속 1990》(2015), 《교과서가 들려주지 않는 양심을 지킨 사람들》(2016) 등의 역사서를 냈다. ‘산하의 오역’이라는 제목으로 ‘오늘의 역사’를 적어왔던바, 2015년 별안간 불거진 국정교과서 논쟁을 지켜보며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최소한의 역사는 있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산하의 오역’에 등장하는 사건과 사람과 이야기들을 고치고 덧붙여 《한국사를 지켜라》를 엮었다.
총 : 6편
웃음과 눈물이 함께 ,,, 울보 ㅣ 2006-02-18 ㅣ 공감(3) ㅣ 댓글 (0)
한마디로 속시원하고 재미잇었다, 나랑 같은 해에 태어난사람. 그 사람 시선으로 바라본 아주주관적인 이야기들이다. 시대적으로 일어난사건속에서 자신이 경험하고 느낀것을 그리고 자신의 행동을 아주 진솔하게 써놓은글이다. 이글은 그러니까 사실이겠지 ,,,,
내가 아주 좋아라하던 프로가 리얼코리아였다, 알고보니 이것을 연출한 사람이라고 한다. 정말로 그곳에 가면이란 프로를 얼마나 좋아했던지 그 시간이면 텔레비전앞으로 다가가 안곤햇었다, 참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저럿게 맛난것 먹을수 있으니까 라는 생각,
그래서 나도 한번 찾아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끔 해준 집들도 많다. 그런곳을 취재하면서 느꼈던 점과 허와실을 알게 되었다,
70년대생 그리고 80년대 그리고 불안햇던 80년말 과90년대 초, 내고향 춘천이란곳은 그렇게 대모가 심햇던것은 아니다 그래도 나도 보았다, 취루탄가스와대모때문에 버스라 오지를 않아서 집까지 걸어갔어야 하는 고등학교 시절 그때는 정말아무것도 몰랐다, 철모르는 소녀였지, 그리고 90년대를 들어오면서 겪은 우리나라의 현실 그 시대에 대학생들의 생활모습, 모두가 그렇게 어려운이야기는 아니다. 이런이야기들과 현실을 아주재미나게 풀어놓았다, 정말로 가슴속에 쏙쏙 들어오는 이야기들이다,
처음이책을 받아들였을때는 옛날 우리집 책장속에 잇던 아버지책이 생각이 났다 왠지 책을 들고 냄새를 맡으면 옛날 종이냄새가 날것 같은 생각, 그런데 책은 두께보다 너무 가볍다. 책속에 내용처럼 내용은 조금은 하기 힘든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놓은것처럼. 주제는 무겁지만 풀어가는 과정은 재미잇고 알기 쉽게 이야기한것처럼 책도 닮았다, 무거워보이는 책을 들었을때 그가벼움이란,,
두께만큼 오래 친구처럼 지내줄알았는데 나는 한번 책을 잡고 놓을수가 없었다, 내가 이사람을 아는것도 아닌데 왠지 나는 작가를 아는듯하다.그건 아마 이사람이 피디이기에 그것도 내가 즐겨보던 프로를 담당하던 피디이기에 그 때의 이야기를 풀어놓은것이 내가 그 프로를 보았기에 알수 있는 그무엇때문일것이다,
편안하게 이야기하는속에서 우리가 알아야 할것이 있다, 그냥 웃어넘겨버려서는 안될일들 요즘 젊은이들은 너무 쉽게 넘어가는 일들 우리는 왜 그 90년대 초에 열심히 싸웠던가, 그리고 얻은것은 무엇인지. 참 많은것을 생각하게 했다 다시한번 나를 뒤돌아보게 하고 우리나라현실을 뒤돌아보게 한다 내가 무슨 큰일을 하는사람은 아니더라도 마음이 아프오고 슬퍼지기도 한다,
옆지기에게도 권해주고 싶다. 읽어보라고 책을 별로 안좋아라하지만 종종내가 읽어보라는책은 읽는 남자. 아마 그 남자도 읽게 되면 좋아할것 같다,
썸데이 서울, 썸데이 코리아 기억하겠습니다!해콩 ㅣ 2004-08-25 ㅣ 공감(3) ㅣ 댓글 (2)
정확한 위치가 어디였더라.. 수영에서 광안리로 넘어가는 도로.. 수영로타리 못가서였던가? (눈썰미가 없어서리..) '그 그림'을 간판으로 만들어 붙여놓은 사무실이 있었다. '여성과 민족000' (에잉 기억력, 너마저도..) 이라고 씌여진 간판... 순간 움찔 놀라며 이 책 - [썸데이 서울]의 한 쪽이 떠올랐다. 몇 십 번은 지났을 이 길.. 왜 진작 보지 못했을까?
정확하게 말하면 <빼앗긴 순정, 파헤쳐진 나들목>이라는 글이다! 사실 책에 실린 사진과 그 사무실의 '간판'에 사용한 그림은 같은 것이 아니었는데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걸 보면 그 글 자체에 아주 많이 공감하고 또 반성하고 있었나 보다. 위안부 할머니들에 관한 글이었다. 작가는 PD로 취재했던 경험으로 이 글을 썼는데 할머니들의 삶을 바라보는 일반인(작가 자신을 포함한)들의 무심함에 통쾌한 펀지를 사정없이 날린다. 그것이 자신에게도 날리는 주먹이기에 '그러는 너는?'이라고 반문조차 할 수 없다. 이 책의 글들은 모두 이런 식이다.
작가는 참으로 '예민한 양심'을 가졌다. 일상적이고, 그래서 사소하다고 느낄 수 있는 일들 하나하나에 '양심'의 촉각을 세우고 독자를 반성하게 한다. 물론 이 반성은 작가가 늘 앞서 하고 있다. 그래서 독자인 나는 '너는?'이라는 짜증스러운 질문을 할 수 없었다. 그 질문은 오히려 '그러는 나는?'으로 되돌아왔다.
하나하나 작은 글들은 80년대와 현재를 요리조리 오가며 추억을 떠오르게 하고, 그것이 그저 아름답기만 한 추억은 아닐 수 있다고, 지금도 그런 잘못들은 계속되고 있다고 말해준다. 그래서 이 책은 재미있으면서 재미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가슴이 아릿하게 저려오기도 했다.
일상은 늘 계속된다. 우리는 일상을 살면서도 일상을 벗어난 특별한 사건에는 핏대를 세우며 '是'와 '非'를 가리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이 지겹게 반복되는 나의 일상이 되면 민감했던 촉수는 점차 무뎌져서 관용을 가장한 무관심으로 잦아든다. 작가와 같이 '민감한 양심'을 지니지 못한 나같은 사람은 더 그렇다. 덕분에 나의 일상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나였다면? 그 시간에 나는 어디서 무얼 했더라? 나도 그런 '몰상식한 가해자 편'에 서있었던 것은 아닐까?' '.............'
홍세화 아저씨는 그가 '아직 분노하지 않는'다고 했다. 글 속에서 그는 자주 '분노'했지만 그가 '진짜로 분노하게 되면'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다.
2004. 8. 25. 수.
글쓴이는 386이다 오아시스 ㅣ 2004-06-07 ㅣ 공감(0) ㅣ 댓글 (0)
글쓴이는 386이다. 책에서는 사회에 이슈가 된것들에대한 비판, 거시적인 권위주의에 대한 비판들이 담겨져있다. 그러나, 그의 일상에서 후배한테 자기일을 'XX해 , 임마' 라고 시키는 모습은, 그가 비판하는 대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내가다니는 회사에는 자신을 386의 마지막세대정도로 인식하는사람이있다. 떳떳하게 민노당을 지지한다고 말하지만, 그말을 들을때 난 도저히 납득이 안갔다. 회사에서 가장 권위주의적인 사람이 그사람이기 때문이다. 옆에 있기조차 불편한,, 그사람입에서 나는 잘모르는 민중가요..같은 노래가 나올때, 참.. 웃기지도 않다.ㅎ 일상생활에서 그의 모습은 독재자나 다름없기때문이다. 지금도 아직 남아있는 대학교의 선배,후배.. 아니.. 사회생활의 주..문화인 '선배주의' 가 그 세대 사람들에겐 당연하듯하지만, 내겐 일상생활에서 숨시지 못할정도의 고통을 주고있다. 뭐.. 그런거만 생각안하고 읽느다면, 아주좋은 책이다..ㅋㅋ
좋은 책이긴 하다. 플라시보 ㅣ 2004-05-24 ㅣ 공감(2) ㅣ 댓글 (7)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권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좋은 책이었다. 하지만 나에게 아주 절실하게 와 닿지는 않는다. 나는 이미 데모가 이땅에서 거의 사라진 무렵인 95학번이기 때문이다. 이한열 열사라는 말이나. 민중이라는 단어보다는 학회장하고도 차 하나 못 뽑으면 병신이다 같은 소리가 더 익숙한 시기였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다닌 대학이 지지라도 공부와는 인연이 없는 나 같은 인간도 쉽사리 들어갈 만큼 소위 따라지였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시대에 좋은 대학을 들어간 내 친구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도 역시 데모와 화염병 같은 것과는 아무 상관없는 대학 생활을 해 나가고 있었다.
저자는 70년생이며 89학번이다. 따지고 보면 나와 10년도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정말로 다른 세대라는 것이 존재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깊이 와 박혔다. 더 나이든 사람들이 쓴 소설은 읽기에 무리가 없었지만 나와 고작 6살 차이가 나는 사람이 쓴 대학시절은 정말이지 나에게는 책에서만 등장할 수 있는 그 무엇이었다. 그 차이는 책을 읽는 내내 결코 좁혀지질 않았다. 내 세대는 아무도 데모를 하지 않고 정치에는 관심이 없었으며 그저 어떻게하면 술이나 마시고 놀러나 갈까 고민하는것 이외에는 아무 하는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국민학교 6학년때 나는 이사를 갔지만 전학을 가기가 싫어서 다니던 국민학교에 계속 다녔었다. 그래서 버스를 타고 등교를 해야 했는데 그때 어떤 대학 앞을 지나야만 했다. 대학 앞에는 늘상 체류탄으로 눈과 코가 따가웠다. 나는 도무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어차피 다 같은 학생인데. 나이가 좀 많은 저들은 무슨 불만이 저렇게 많을까 하고 말이다. 친구랑 싸우기만 해도 벌을 서는 판국인데 저 학생들은 화염병을 던지고 저렇게 공부도 안하고 떠들면 나중에 뒷감당을 어떻게 할까? 이게 어린 내가 그당시를 바라보던 시선의 전부였다. 그 이상은 생각할 머리도 없었으며 내 주변에는 그들이 뭘 위해 싸우는지 설명해줄 대학생이 한명도 없었더랬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좀 한심한 일이지만 어쩔 수 없다. 겪지 않았고, 몰랐던 일에 대해 진심으로 느끼기는 힘들다. 그것도 이미 다 지나간 일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이 글 자체가 나의 무지를 한없이 드러내는 것이겠지만 사실이니 별 수 없는 것이다. 95학번이 이럴진데 00학번쯤 되면 이 책은 어쩌면 왜 읽으라고 난리를 치는지 모르겠다 쯤이 되어 버릴지도 모르겠다. 읽는 내내 좋은 책. 읽어야 할 책이라는 것을 느꼈지만 진심으로 잘 읽었는지는 모르겠다. 그만큼 나는 너무 모르는 것이다. 허나 이 책을 읽어 그 귓퉁이라도 알게 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별 여섯개를 주고 싶습니다 마태우스 ㅣ 2003-12-29 ㅣ 공감(44) ㅣ 댓글 (5)
아웃사이더라는 출판사가 있다. 거기서 펴내는 잡지는 물론 출간되는 단행본들도 많은 가르침을 주는 좋은 책들인데, 내가 '김형민'이라는, 생전 들어보지 못했던 사람의 책을 망설임 없이 주문한 까닭은 출판사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다. 아웃사이더에서 낸 책을 사는 게 사회의 진보에 소극적이나마 기여한다는 생각도 없진 않았다.
목차를 보다보니, [굿모닝 광해군]이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온다. 어? 이거 전에 읽었던 글인데? 그 글을 읽고 소름이 끼쳤느니, 가슴이 후련했느니 하는 감상문을 어딘가에 적었던 기억도 난다. '산하'라는 분이 그 글을 썼었고, 글에 반한 분들이 여기저기 퍼날라 나에게까지 전달되었었지. 그런데 책날개의 설명을 보니 작가는 '산하'라는 필명으로 인터넷 게시판을 돌아다니기도 합니다'라고 씌어 있다. 아, 그렇구나. 날 감동시켰던 그분이 SBS 피디인 김형민님이구나. 무명 작가에 대해 가졌던 한줄기 불안감은 이미 사라졌고, 난 연방 고개를 끄덕이며, 혹은 스스로를 자책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PD는 원래 글을 잘써야 하는지, 아니면 이 분만 유독 잘쓰는지 모르겠지만, 김형민이라는 사람, 너무나도 글을 잘썼다. 사실 글 잘쓰는 사람은 제법 많다. 중요한 것은 그 글재주를 이용해서 무엇을 하느냐일 것이다. 내가 싫어하는 어느 소설가처럼 수려한 문장력을 발휘해 가부장의식에 충만한 조선조 여인을 무덤에서 불러내고, [술단지..]처럼 소설을 사적 복수의 수단으로 삼는다면 그가 지닌 글재주는 사회를 후퇴시키고, 그의 글이 주는 미덕보다 몇배의 해악을 가져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김형민님은 뛰어난 글재주를 능가하는 아름다운 정신을 글에 실어보내, 읽는 사람에게 감동과 부끄러움을 느끼게 해준다. 70년생, 나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그는 내게 많은 깨달음을 준 스승이다. <아웃사이더>에 대한 믿음은 헛되지 않았다.
그는 살아오면서 겪은 경험을 토대로 우리 사회에 대해 발언하는데, 그가 겨누는 비판의 화살은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는다. 대부분의 이야기가 다 감동적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구절이 가장 마음에 와 닿는다.
['노동자는 하나다' 과거 이 말이 진리임을 증명해준 것은..노동의 반대편에 선 사람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노동자 스스로 노동자가 하나임을 증명해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그 증명이 멋지게 이루어져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186쪽)]
현재 노무현의 처지를 무신정권 때 집권했던 경대승에 처지에 빗대 말한 '내 이름은 경대승이다'는 노무현에게 쏟아졌던 그간의 비판글 중 가장 공감이 가는 수작이다. 노무현을 향해 경대승은 이렇게 말한다. '무릇 나라를 망치는 것은 악함이 아니라 어리석음이다'라고.
40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이지만 글이 주는 흡인력에 빠져들어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되는 책인데, 유익한데다 재미마저 있으니 이런 책을 읽지 않는다면 도대체 무슨 책을 읽을 것인가? 12,000원의 책값보다, 요즘 잘나가는 <아첨형인간>보다, 내 단골 [벽돌집]의 안창살 2인분보다, 몇십배, 몇백배의 감동을 여러분께 선사할 것임을 확신하는 바다.
머리글 : 준하 그리고 인하 엄마에게
1장 난감한 너무나도 난감한
1. 잊혀진 챔피언을 위하여
2. 사상 최악의 MT
3. 프락치의 추억
4. 책 한 권으로 남은 친구
5. 영어와의 만남
6. 신나는 버스
7. 실수열전
8. 작가들을 위하여
9. 스핑크스와 오이디푸스
10. 교장 선생님의 훈화
2장 때론 아프게 씹어주는 게 약이 된다
1. 굿모닝 광해군
2. 가장 하기 싫었던 싸움
3. 두 번의 배신
4. 혀짤린 하나님
5. 영감론
6. AGAIN 1966
7. 닮을 걸 닮아야지
8. 추억은 방울방울
9. 그들은 어디로 갔을까?
10. 주례에 얽힌 추억
11. 빼앗긴 순정, 파헤쳐진 나들목
12. 인촌이 흑막에 싸인 날
13. 내 이름은 경대승이다
3장 제발 세우지 맙시다
1. 사투리 연가
2. 소백산맥 이쪽이 소백산맥 저쪽에게
3. 사투리와 히드라
4. 개 같은 날의 오후
5. 너 자신을 알라
6. 까막눈의 서른살
7. 그 남자의 배신
8. 세우지 맙시다
9. 또다른 이별 또다른 딱지
10. 이쪽의 억지
11. 담배와 미군
4장 지금은 없는 시간을 위하여
1. 예기치 않은 만남
2. 우리들의 창간호
3. 인생을 바꾼 말 한마디
4. 아주 기쁜 난처함
5. 특명 아빠의 도전
6. 청계천 아리랑
7. 사극과 현실, 노무현과 광종
8. 아~ 관운장
9. 87년 6월의 추억
10. 버스 안내양의 선물
11. 고철이의 노래
12. 단순 무식 과격에 관한 선물
13. 꽃상여 타고
14.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15. '어느 돌맹이'는 살아있었다
유별난 기사님의 뒤에는 그 뒷차가 항상 달라붙어 있었습니다. 앞지르지 못해 안달이 나서 말입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유별난 기사님의 안전운행과 친절운전은 자칫 배차시간을 이그러뜨릴 수 있는 일이었고, 버스 기사님들에게 유일한 짬, 종점에 들어오고 다시 출발하기까지의 ...
저자 : 김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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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한국사를 지켜라 2>,<한국사를 지켜라 1>,<양심을 지킨 사람들> … 총 14종 (모두보기)
소개 :
1970년 경술국치 60년 후에 서울에서 태어났고 부산에서 자랐다. 고려대학교 사학과를 평범한 성적으로 졸업한 후 1995년 이래 방송 제작 일을 해오고 있다. 인터넷에서 ‘산하’라는 필명으로 학창 시절 매진하지 못한 역사에 대한 관심을 표현해왔다. 그 작업을 토대로 《한겨레신문》에 ‘응답하라 1990’을 연재했으며(2014), 2016년 현재는 《시사인》에 ‘딸에게 들려주는 역사 이야기’를 2년째 집필하고 있다.
《썸데이서울》(2003)을 필두로 《그들이 살았던 오늘》(2012), 《접속 1990》(2015), 《교과서가 들려주지 않는 양심을 지킨 사람들》(2016) 등의 역사서를 냈다. ‘산하의 오역’이라는 제목으로 ‘오늘의 역사’를 적어왔던바, 2015년 별안간 불거진 국정교과서 논쟁을 지켜보며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최소한의 역사는 있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산하의 오역’에 등장하는 사건과 사람과 이야기들을 고치고 덧붙여 《한국사를 지켜라》를 엮었다.
총 : 6편
웃음과 눈물이 함께 ,,, 울보 ㅣ 2006-02-18 ㅣ 공감(3) ㅣ 댓글 (0)
한마디로 속시원하고 재미잇었다, 나랑 같은 해에 태어난사람. 그 사람 시선으로 바라본 아주주관적인 이야기들이다. 시대적으로 일어난사건속에서 자신이 경험하고 느낀것을 그리고 자신의 행동을 아주 진솔하게 써놓은글이다. 이글은 그러니까 사실이겠지 ,,,,
내가 아주 좋아라하던 프로가 리얼코리아였다, 알고보니 이것을 연출한 사람이라고 한다. 정말로 그곳에 가면이란 프로를 얼마나 좋아했던지 그 시간이면 텔레비전앞으로 다가가 안곤햇었다, 참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저럿게 맛난것 먹을수 있으니까 라는 생각,
그래서 나도 한번 찾아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끔 해준 집들도 많다. 그런곳을 취재하면서 느꼈던 점과 허와실을 알게 되었다,
70년대생 그리고 80년대 그리고 불안햇던 80년말 과90년대 초, 내고향 춘천이란곳은 그렇게 대모가 심햇던것은 아니다 그래도 나도 보았다, 취루탄가스와대모때문에 버스라 오지를 않아서 집까지 걸어갔어야 하는 고등학교 시절 그때는 정말아무것도 몰랐다, 철모르는 소녀였지, 그리고 90년대를 들어오면서 겪은 우리나라의 현실 그 시대에 대학생들의 생활모습, 모두가 그렇게 어려운이야기는 아니다. 이런이야기들과 현실을 아주재미나게 풀어놓았다, 정말로 가슴속에 쏙쏙 들어오는 이야기들이다,
처음이책을 받아들였을때는 옛날 우리집 책장속에 잇던 아버지책이 생각이 났다 왠지 책을 들고 냄새를 맡으면 옛날 종이냄새가 날것 같은 생각, 그런데 책은 두께보다 너무 가볍다. 책속에 내용처럼 내용은 조금은 하기 힘든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놓은것처럼. 주제는 무겁지만 풀어가는 과정은 재미잇고 알기 쉽게 이야기한것처럼 책도 닮았다, 무거워보이는 책을 들었을때 그가벼움이란,,
두께만큼 오래 친구처럼 지내줄알았는데 나는 한번 책을 잡고 놓을수가 없었다, 내가 이사람을 아는것도 아닌데 왠지 나는 작가를 아는듯하다.그건 아마 이사람이 피디이기에 그것도 내가 즐겨보던 프로를 담당하던 피디이기에 그 때의 이야기를 풀어놓은것이 내가 그 프로를 보았기에 알수 있는 그무엇때문일것이다,
편안하게 이야기하는속에서 우리가 알아야 할것이 있다, 그냥 웃어넘겨버려서는 안될일들 요즘 젊은이들은 너무 쉽게 넘어가는 일들 우리는 왜 그 90년대 초에 열심히 싸웠던가, 그리고 얻은것은 무엇인지. 참 많은것을 생각하게 했다 다시한번 나를 뒤돌아보게 하고 우리나라현실을 뒤돌아보게 한다 내가 무슨 큰일을 하는사람은 아니더라도 마음이 아프오고 슬퍼지기도 한다,
옆지기에게도 권해주고 싶다. 읽어보라고 책을 별로 안좋아라하지만 종종내가 읽어보라는책은 읽는 남자. 아마 그 남자도 읽게 되면 좋아할것 같다,
썸데이 서울, 썸데이 코리아 기억하겠습니다!해콩 ㅣ 2004-08-25 ㅣ 공감(3) ㅣ 댓글 (2)
정확한 위치가 어디였더라.. 수영에서 광안리로 넘어가는 도로.. 수영로타리 못가서였던가? (눈썰미가 없어서리..) '그 그림'을 간판으로 만들어 붙여놓은 사무실이 있었다. '여성과 민족000' (에잉 기억력, 너마저도..) 이라고 씌여진 간판... 순간 움찔 놀라며 이 책 - [썸데이 서울]의 한 쪽이 떠올랐다. 몇 십 번은 지났을 이 길.. 왜 진작 보지 못했을까?
정확하게 말하면 <빼앗긴 순정, 파헤쳐진 나들목>이라는 글이다! 사실 책에 실린 사진과 그 사무실의 '간판'에 사용한 그림은 같은 것이 아니었는데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걸 보면 그 글 자체에 아주 많이 공감하고 또 반성하고 있었나 보다. 위안부 할머니들에 관한 글이었다. 작가는 PD로 취재했던 경험으로 이 글을 썼는데 할머니들의 삶을 바라보는 일반인(작가 자신을 포함한)들의 무심함에 통쾌한 펀지를 사정없이 날린다. 그것이 자신에게도 날리는 주먹이기에 '그러는 너는?'이라고 반문조차 할 수 없다. 이 책의 글들은 모두 이런 식이다.
작가는 참으로 '예민한 양심'을 가졌다. 일상적이고, 그래서 사소하다고 느낄 수 있는 일들 하나하나에 '양심'의 촉각을 세우고 독자를 반성하게 한다. 물론 이 반성은 작가가 늘 앞서 하고 있다. 그래서 독자인 나는 '너는?'이라는 짜증스러운 질문을 할 수 없었다. 그 질문은 오히려 '그러는 나는?'으로 되돌아왔다.
하나하나 작은 글들은 80년대와 현재를 요리조리 오가며 추억을 떠오르게 하고, 그것이 그저 아름답기만 한 추억은 아닐 수 있다고, 지금도 그런 잘못들은 계속되고 있다고 말해준다. 그래서 이 책은 재미있으면서 재미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가슴이 아릿하게 저려오기도 했다.
일상은 늘 계속된다. 우리는 일상을 살면서도 일상을 벗어난 특별한 사건에는 핏대를 세우며 '是'와 '非'를 가리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이 지겹게 반복되는 나의 일상이 되면 민감했던 촉수는 점차 무뎌져서 관용을 가장한 무관심으로 잦아든다. 작가와 같이 '민감한 양심'을 지니지 못한 나같은 사람은 더 그렇다. 덕분에 나의 일상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나였다면? 그 시간에 나는 어디서 무얼 했더라? 나도 그런 '몰상식한 가해자 편'에 서있었던 것은 아닐까?' '.............'
홍세화 아저씨는 그가 '아직 분노하지 않는'다고 했다. 글 속에서 그는 자주 '분노'했지만 그가 '진짜로 분노하게 되면'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다.
2004. 8. 25. 수.
글쓴이는 386이다 오아시스 ㅣ 2004-06-07 ㅣ 공감(0) ㅣ 댓글 (0)
글쓴이는 386이다. 책에서는 사회에 이슈가 된것들에대한 비판, 거시적인 권위주의에 대한 비판들이 담겨져있다. 그러나, 그의 일상에서 후배한테 자기일을 'XX해 , 임마' 라고 시키는 모습은, 그가 비판하는 대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내가다니는 회사에는 자신을 386의 마지막세대정도로 인식하는사람이있다. 떳떳하게 민노당을 지지한다고 말하지만, 그말을 들을때 난 도저히 납득이 안갔다. 회사에서 가장 권위주의적인 사람이 그사람이기 때문이다. 옆에 있기조차 불편한,, 그사람입에서 나는 잘모르는 민중가요..같은 노래가 나올때, 참.. 웃기지도 않다.ㅎ 일상생활에서 그의 모습은 독재자나 다름없기때문이다. 지금도 아직 남아있는 대학교의 선배,후배.. 아니.. 사회생활의 주..문화인 '선배주의' 가 그 세대 사람들에겐 당연하듯하지만, 내겐 일상생활에서 숨시지 못할정도의 고통을 주고있다. 뭐.. 그런거만 생각안하고 읽느다면, 아주좋은 책이다..ㅋㅋ
좋은 책이긴 하다. 플라시보 ㅣ 2004-05-24 ㅣ 공감(2) ㅣ 댓글 (7)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권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좋은 책이었다. 하지만 나에게 아주 절실하게 와 닿지는 않는다. 나는 이미 데모가 이땅에서 거의 사라진 무렵인 95학번이기 때문이다. 이한열 열사라는 말이나. 민중이라는 단어보다는 학회장하고도 차 하나 못 뽑으면 병신이다 같은 소리가 더 익숙한 시기였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다닌 대학이 지지라도 공부와는 인연이 없는 나 같은 인간도 쉽사리 들어갈 만큼 소위 따라지였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시대에 좋은 대학을 들어간 내 친구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도 역시 데모와 화염병 같은 것과는 아무 상관없는 대학 생활을 해 나가고 있었다.
저자는 70년생이며 89학번이다. 따지고 보면 나와 10년도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정말로 다른 세대라는 것이 존재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깊이 와 박혔다. 더 나이든 사람들이 쓴 소설은 읽기에 무리가 없었지만 나와 고작 6살 차이가 나는 사람이 쓴 대학시절은 정말이지 나에게는 책에서만 등장할 수 있는 그 무엇이었다. 그 차이는 책을 읽는 내내 결코 좁혀지질 않았다. 내 세대는 아무도 데모를 하지 않고 정치에는 관심이 없었으며 그저 어떻게하면 술이나 마시고 놀러나 갈까 고민하는것 이외에는 아무 하는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국민학교 6학년때 나는 이사를 갔지만 전학을 가기가 싫어서 다니던 국민학교에 계속 다녔었다. 그래서 버스를 타고 등교를 해야 했는데 그때 어떤 대학 앞을 지나야만 했다. 대학 앞에는 늘상 체류탄으로 눈과 코가 따가웠다. 나는 도무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어차피 다 같은 학생인데. 나이가 좀 많은 저들은 무슨 불만이 저렇게 많을까 하고 말이다. 친구랑 싸우기만 해도 벌을 서는 판국인데 저 학생들은 화염병을 던지고 저렇게 공부도 안하고 떠들면 나중에 뒷감당을 어떻게 할까? 이게 어린 내가 그당시를 바라보던 시선의 전부였다. 그 이상은 생각할 머리도 없었으며 내 주변에는 그들이 뭘 위해 싸우는지 설명해줄 대학생이 한명도 없었더랬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좀 한심한 일이지만 어쩔 수 없다. 겪지 않았고, 몰랐던 일에 대해 진심으로 느끼기는 힘들다. 그것도 이미 다 지나간 일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이 글 자체가 나의 무지를 한없이 드러내는 것이겠지만 사실이니 별 수 없는 것이다. 95학번이 이럴진데 00학번쯤 되면 이 책은 어쩌면 왜 읽으라고 난리를 치는지 모르겠다 쯤이 되어 버릴지도 모르겠다. 읽는 내내 좋은 책. 읽어야 할 책이라는 것을 느꼈지만 진심으로 잘 읽었는지는 모르겠다. 그만큼 나는 너무 모르는 것이다. 허나 이 책을 읽어 그 귓퉁이라도 알게 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별 여섯개를 주고 싶습니다 마태우스 ㅣ 2003-12-29 ㅣ 공감(44) ㅣ 댓글 (5)
아웃사이더라는 출판사가 있다. 거기서 펴내는 잡지는 물론 출간되는 단행본들도 많은 가르침을 주는 좋은 책들인데, 내가 '김형민'이라는, 생전 들어보지 못했던 사람의 책을 망설임 없이 주문한 까닭은 출판사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다. 아웃사이더에서 낸 책을 사는 게 사회의 진보에 소극적이나마 기여한다는 생각도 없진 않았다.
목차를 보다보니, [굿모닝 광해군]이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온다. 어? 이거 전에 읽었던 글인데? 그 글을 읽고 소름이 끼쳤느니, 가슴이 후련했느니 하는 감상문을 어딘가에 적었던 기억도 난다. '산하'라는 분이 그 글을 썼었고, 글에 반한 분들이 여기저기 퍼날라 나에게까지 전달되었었지. 그런데 책날개의 설명을 보니 작가는 '산하'라는 필명으로 인터넷 게시판을 돌아다니기도 합니다'라고 씌어 있다. 아, 그렇구나. 날 감동시켰던 그분이 SBS 피디인 김형민님이구나. 무명 작가에 대해 가졌던 한줄기 불안감은 이미 사라졌고, 난 연방 고개를 끄덕이며, 혹은 스스로를 자책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PD는 원래 글을 잘써야 하는지, 아니면 이 분만 유독 잘쓰는지 모르겠지만, 김형민이라는 사람, 너무나도 글을 잘썼다. 사실 글 잘쓰는 사람은 제법 많다. 중요한 것은 그 글재주를 이용해서 무엇을 하느냐일 것이다. 내가 싫어하는 어느 소설가처럼 수려한 문장력을 발휘해 가부장의식에 충만한 조선조 여인을 무덤에서 불러내고, [술단지..]처럼 소설을 사적 복수의 수단으로 삼는다면 그가 지닌 글재주는 사회를 후퇴시키고, 그의 글이 주는 미덕보다 몇배의 해악을 가져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김형민님은 뛰어난 글재주를 능가하는 아름다운 정신을 글에 실어보내, 읽는 사람에게 감동과 부끄러움을 느끼게 해준다. 70년생, 나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그는 내게 많은 깨달음을 준 스승이다. <아웃사이더>에 대한 믿음은 헛되지 않았다.
그는 살아오면서 겪은 경험을 토대로 우리 사회에 대해 발언하는데, 그가 겨누는 비판의 화살은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는다. 대부분의 이야기가 다 감동적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구절이 가장 마음에 와 닿는다.
['노동자는 하나다' 과거 이 말이 진리임을 증명해준 것은..노동의 반대편에 선 사람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노동자 스스로 노동자가 하나임을 증명해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그 증명이 멋지게 이루어져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186쪽)]
현재 노무현의 처지를 무신정권 때 집권했던 경대승에 처지에 빗대 말한 '내 이름은 경대승이다'는 노무현에게 쏟아졌던 그간의 비판글 중 가장 공감이 가는 수작이다. 노무현을 향해 경대승은 이렇게 말한다. '무릇 나라를 망치는 것은 악함이 아니라 어리석음이다'라고.
40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이지만 글이 주는 흡인력에 빠져들어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되는 책인데, 유익한데다 재미마저 있으니 이런 책을 읽지 않는다면 도대체 무슨 책을 읽을 것인가? 12,000원의 책값보다, 요즘 잘나가는 <아첨형인간>보다, 내 단골 [벽돌집]의 안창살 2인분보다, 몇십배, 몇백배의 감동을 여러분께 선사할 것임을 확신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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