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0

박병환 '학문의 자유' 절실한 한국 국사학계 < 민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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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의 자유' 절실한 한국 국사학계


박병환 칼럼

민들레 광장, 입력 2024.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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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상고사#고대사#한사군 위치 비정#영남 고고학회#규슈 고고학회#후쿠오카대#학술회의#국사학계


일본 학술회의장서 특정발표에 대해 주최측 "사과"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한 '학문의 자유' 침해 아닌가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ㆍ전 주러시아 공사

지난 8월 하순 일본 후쿠오카 대학교에서 한국의 영남 고고학회와 일본의 큐슈 고고학회가 공동 고고학 대회를 개최했다. 그런데 학술대회 첫째 날 
주제 발표 2부 개시 전에 영남 고고학회 소속 A 씨가 주최 측을 대표한다면서 앞서 1부에 인하대 대학원생 B 씨를 발표자로 선정한 데 절차상 하자가 있었고 
B 씨의 발표는 학회 측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설명하고 참석자들 앞에서 허리를 굽혀 사과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한다.

B 씨의 발표는 <삼한 시대 영남과 호남의 고대 문화 변화 양상 비교 – 기원전 3C~기원후 3C 묘제 중심으로>으로서 
“현재 삼한(마한, 진한, 변한)의 위치 비정은 한사군(漢四郡)이 현재의 북한에 있었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이를 부정하는 최근 연구에 따라서 한사군의 위치가 달라진다면 삼한의 위치도 달라질 수 있으니 영남과 호남의 묘제(墓制)를 시기별로 분석해 본다”는 내용이었다. 

B 씨의 발표 내용 중 한사군과 삼한의 위치 부분에 대해 영남 고고학회, 일본 규슈 학회, 후원단체 등 소속을 가리지 않고 많은 항의가 있었다고 한다. 
국내 주류 학계는 소위 한사군의 위치를 한반도 북부로 비정하는 학설을 고수하고 있는데 
이 학설은 국내 학계 일부에서 오랫동안 이야기해 온 ‘식민사관’의 핵심이 되는 내용 중 하나이다.
그간 몇 개의 다른 의견이 제시된 바 있어 참석자들이 문제 삼은 B 씨의 발표 내용은 그리 새로운 것도 아니다.


한국의 영남 고고학회와 일본 큐수 고고학회가 지난 8월 24일 일본 후쿠오카대에서 제 15회 공동 고고학 대회를 열고 있다. 2024.8.24. [영남 고고학회 누리집] 시민언론 민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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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씨는 발표에서 한사군의 한반도 내 존재를 부정하는 주장을 편 것이 아니라 단지 그런 견해에 따른다면 삼한의 위치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하였을 뿐이다. B 씨는 그런 견해로서 비주류 학자들의 논문을 인용하였는데 문제를 제기한 사람들은 결국 B 씨가 주류 학계의 학설과는 다른 견해를 인용하였기 때문에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B 씨의 발표에 이견이 있으면 학문적 논박을 하면 될 일인데 주최 측에서 B씨를 발표자로 선정한 것은 실수이었다며 사과까지 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였으며 B 씨는 모욕감을 느꼈을 것이다. 어느 학술대회에서나 발표 내용에 대해서는 발표자가 책임을 지는 것이 상식인데 주최 측에서 굳이 B 씨의 발표가 학회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밝힌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B 씨에 따르면 학술대회 참석자들이 한사군의 위치에 관한 새로운 의견의 논문들을 거의 읽어보지도 않은 것 같다고 하는데 상대방의 주장에 대한 논문들을 읽어보지도 않고 윽박지르기만 한다면 학자로서 부끄럽지 않은가?

또한 어느 참석자는 한사군 중 낙랑군 문제는 ‘정치적으로 굉장히 첨예한 문제’라고 했다는데 한사군의 위치에 대해 설사 설득력이 있어도 통설과 다른 주장을 펴면 중국과 일본 학자들의 반발이 예상되므로 눈치를 봐야 한다는 뜻인가? 상고시대의 역사적 사실을 규명하는 작업에 무슨 정치적인 고려가 필요하다는 말인가? 중국 정부가 소위 동북공정으로써 우리 상고사를 침탈하였고 그러한 중국의 기도에 대해 우리 정부나 학계가 무기력하게 대처하였다는 의견이 많은데 여전히 그러한 소극적 자세를 견지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어떤 참석자는 "‘한사군(낙랑군)이 평양에 있었다'는 명제는 '임나일본부(任那日本府)가 한반도 내에 없었다'는 것처럼 당연하게 여겨진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한국 영남 고고학회와 일본 규슈 고고학회의 공동 고고학대회 참석자들이 지난 8월 25일 후쿠오카대 교정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8.25. [영남 고고학회 누리집] 시민언론 민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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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한사군의 위치 비정에 관해 어느 학설이 맞느냐를 논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이번 사례가 처음은 아니지만 주류 강단사학계가 해외에 나가서까지 저렇게 행동하는 것에 대해 한마디 하려는 것이다. 상고시대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기록이 충분치 않고, 그나마 전하는 기록들 간에 불일치가 있는 경우도 허다하며 또한 사서 기록의 해석에 있어서도 여러 의견이 있다. 또한 유물이 나오는 경우도 유물의 이동가능성을 생각하면 유물이 나왔다는 것 자체가 절대적인 증거가 되지는 못한다. 이러한 이유로 여러 학설 또는 주장이 있게 마련이다. 우리 민족의 상고사 연구에 있어 큰 제약은 우리 민족 고유의 사서 대부분이 전하지 않아 불가피하게 어느 정도는 중국 측 사서에 의존해야 한다는 점이다. 중국의 사서는 기본적으로 중국 중심의 관점을 취하고 있고 더구나 후대에 사서가 수정되기도 하였는데 무슨 내용이 삭제되거나 수정되었는지 추적하기가 매우 어렵다. 학문의 세계는 다수결로 결정하는 세계가 아니다. 다수설 내지 통설을 반박하는 연구를 용납하지 못한다면 어찌 학문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필자가 과문한 탓인지 모르겠으나 국내 여러 학계 중 우리 국사학계처럼 특정 학설이나 견해가 독점적 위치에 있고 이에 대한 반론에 대해서는 아예 발을 못 붙이게 하는 곳은 없는 것 같다. 젊은 연구자들의 논문이 통설과 배치되면 학술지 등재를 거부하고 발표를 막아버려 검증받을 수 있는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이러한 행태는 매우 비학문적인 것이다. 대한민국의 헌법은 ‘학문의 자유’를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단지 국가 권력으로부터의 자유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학계 내부적으로 통설과 배치되는 주장을 제대로 펼 수 있는 자유도 포함하는 것이어야 한다.


조범종 우석대 교수가 6일 서울 종로구 흥사단 기자회견에서 국정 역사교과서 반대 연구자에게 지원을 배제한 이른바 '역사학계 블랙리스트'의 진상 규명과 참여자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회견은 한국사연구회, 한국고대사학회, 한국고고학회 등 역사학 관련 53개 학회가 공동으로 열었다. 2017.11.9.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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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인문사회과학관련 학회들은 교육부 산하기관인 한국연구재단에 등록되어 있고, 재단으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거나 학술지의 평가를 받는다. 이번 사태는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라고 본다. 연구자의 정당한 학술연구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단체에 대해서는 학문의 자유를 넘어 국민의 기본권 보장 차원에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이번에 후쿠오카 대학교 학술대회에서 발생한 부끄러운 일에 대해 교육부는 진상을 조사하고 필요하다면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그럼으로써 이러한 일이 재발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추천127반대9
이세○ (ch**) 2일전 IP
BEST <이병도 김창룡 비문>을 검색해 보세요. 식민 사학의 태두 이병도가 이승만 정권의 특무 대장이었던 김창룡이 저격 당해 죽자 쓴 비문인데 아시다시피 김창룡은 일본 헌병으로 애국 지사들을 체포해서 고문하다가 해방 후 국군이 되어 김원봉 같은 애국 지사들을 잡아 고문한 악질이었습니다. 이병도는 서울대 교수였던 시절 학생이 독립 운동 관련 논문을 제출하자 창밖으로 집어 던져버린 악질 친일파였고 지금도 거의 모든 강단사학자들이 그 영향 아래 있을 정도로 한국사를 망쳐버린 자인데 그 자손들은 영달을 거듭했습니다. <복기대 고려 국경>도 검색해 보시기 바랍니다. 일부 유튜버들이 지껄이는 헛소리가 아니라 일제 식민 사학의 왜곡과 조작을 바로잡는 주장이며 보편적인 상식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들을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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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ladimir Tikhon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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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칼럼들이 친민주당 매체에서 실린다는 것은, 민주당 일각과 극우 민족주의자/"유사 사학"의 모종의 상호 관련성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전직 외교관 등 비전문가 분들이 이처럼 본인들이 잘 모르는 고대사를 "용감하게" 다루는 것도 정말 유감입니다. 뭐라 할까, 유사 사학을 "다른 의견을 가진 학자"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예컨대 점성술이나 관상, 운세 콘텐츠 등을 "학문"이라고 취급하는 것과 똑같습니다. "멤버 유지"도 그렇게 했었죠? 아니면 기후 변화를 인간의 활동이 초래했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것과 좀 비슷한 것 같기도 합니다. 이건 "학술"이라기보다는 모종의 상업적 내용을 갖춘 민족주의적 성향의 창작입니다. 학설이 성립되자면 근거가 필요할 터인데, "낙랑의 소재는 평양 근방이 아니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런 근거는 전혀 없습니다. 극단적 민족주의자들의 희망적 사고 등은 학술적 의미에서의 근거는 아니거든요. 네, 그리고 학회에서 유사 사학자들의 이야기를 학술인 것처럼 취급한다는 것은 정말 사과할 일일 수 있습니다. 학계에선 그러면 안되죠.
전 유사 사학으로 장사하시는 분들이나 이런 류의 글을 쓰시는 전직 외교관 분들께 뭘 따지기 전에 <민들레>를 운영하시는 분들께 여쭈어 보고 싶습니다. 학술이 아니면서 학술인 양 기만 전술을 쓰는 일각의 극우 민족주의자들의 온갖 낭설들을 긍정하는 내용을, 외부에서 존경을 받으려는 매체는 정말 실어야 합니까? "진보"를 내세우는 매체에 좀 품위라도 있어야 하지 않습니까?
'학문의 자유' 절실한 한국 국사학계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mindlenews.com
지난 8월 하순 일본 후쿠오카 대학교에서 한국의 영남 고고학회와 일본의 큐슈 고고학회가 공동 고고학 대회를 개최했다. 그런데 학술대회 첫째 날 주제 발표 2부 개시 전에 영남 고고학회 소속 A 씨가 주최 측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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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ehwan Kim
고구려의 졸본부여는 일본이었음을 가르쳐야겠죠. 사학계조차도 극우 민족주의에 물들어서 그러한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판에, 준엄한 비판을 할 자격이 없는 것입니다 홀본, 해가 뜨는 근본, 그냥 일본인데, 광개토대왕릉비의 해석에 대한 내용도 일개 유튜버만 못한 수준이 한국의 사학계의 수준인 것이죠. 전방후원분의 열도 일본과의 관련성을 어떻게든 부정하려 애쓰는 여러 부류들, 그리고 울산 반구대 암각화에 나타나는 고래 사냥꾼들과 고대 한반도의 해안선, 그리고 아메리카 인디언들과의 흥미로운 연관성은 기본적으로 부정이 불가능한 매우 강한 연관성이 있는 것이죠. 한국인의 기원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관심들이 있지만, 나의 기원에 대해서라면, 김문기의 죽음 이후 후손들이 있다는데, 인터넷 족보로 보면 연대가 70년, 100년씩 차이나는 것들이 있어서 대단히 흥미로웠던 것이죠. 가장 그럴듯한 연대는 임진왜란때 아버지와 아들이 의병으로 죽음을 맞이한 일, 헌이라는 아들이 아버지가 죽음을 맞이하자 분노했다 해서, 어느 이름없는 의병으로부터 이어져 내려온다든지 암튼 사람의 삶과 죽음이 졸 이라는 글귀로 간략하게 표기되는 족보의 기술은 사료로서의 가치를 검증하려면 유전자 검사 이외의 대안이란 없는 것이겠죠. 경순왕이 고려에게 항복하고 마의태자 일파들이 강원도와 울진 일대를 근거지로 얼마나 항거했는지는 역사 속의 미스터리로 남았을 것이라는 어느 네티즌의 지적이 대단히 흥미로웠더랬죠.
7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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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ongwoo Lee
기사 내용은, 학생이 가설을 가지고 한 연구를 가지고, 반론에 대해서는 아예 발을 못 붙이게 하는 국사학계의 경직된 반응을 비판하는 건데, 이 걸 꼭 민족주의적인 움직임으로 봐야할까요? 전 A씨가 한 일이 창피해요. "The only good nation is imagination."
3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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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ed
Jaewon Jeong
이 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가장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우크라이나를 왜곡하는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하는 걸로 유명한 자이기도 합니다. 정말 심각하네요
2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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