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13

길을 묻다 - 이길여 회고록 2022

길을 묻다 : 알라딘
길을 묻다 - 이길여 회고록 
이길여 (지은이),김충식 (인터뷰어)샘터사2022-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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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일제 강점기, 집안의 둘째 딸로 태어나 6·25 전쟁 중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입학. 이후 미국 유학 후 한국 최초 여의사 의료법인 설립, 인재 양성을 위해 학생 수 기준으로 수도권 사립 4위 규모인 ‘가천대학교’ 설립, 의료·교육·문화·봉사·언론 분야를 아우르는 국내 최대 공익재단인 ‘가천길재단’ 설립. 모두 이길여 총장이 한 세기 동안 이룬 이력이다.

이름 앞에 항상 ‘최초’가 붙는 그의 인생을 견인한 동력은 무엇이었을까? 끊임없이 도전하고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든 여성 의사이자 다음 세대에게도 존경받는 교육자, 한 세기에 걸친 한반도의 역사가 투영된 그의 삶을 김충식 교수와의 2년간에 걸친 대담으로 돌아본다.


목차


책을 펴내며: ‘발신’ ‘발휘’ ‘발산’, 그 에너지원을 찾아 / 김충식
추천사: 생명, 제자 사랑에 모두 바치다 / 김병종

1장 • 미운 오리 새끼
2장 • 왈가닥 모범생
3장 • 전쟁과 가난, 그리고 의대생
4장 • 봉사 활동에 눈을 뜨다
5장 • 낯선 천국 미국으로
6장 • 이길여 산부인과
7장 • 종합 병원을 꿈꾸다
8장 • 길병원의 성장 가도
9장 • 성공시대
10장 • 어미새의 노래
11장 • 가천의 이름으로


책속에서


P. 53 제가 훨씬 일찍 태어났거나, 다른 지식이나 정보를 접했다면 그런 의식이 형성됐을 수도 있었겠지요. 사람은 시대의 소용돌이에 휩쓸려갈 수밖에 없고, 또 한 개인이 겪은 유년 체험이 나머지 생애를 좌우하는 경우도 많지 않습니까. 우리 집안만 해도 동학 운동을 하신 할아버지는 나라 잃은 슬픔을 평생 가슴에 안은 채 돌아가셨고, 아버지는 당신의 일본 유학을 허락하지 않은 할아버지, 할머니를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환경이 달라서, 공부밖에 몰랐고요.
_ <격동의 시대를 산 삼대(三代)의 삶> 중에서 접기
P. 153 저는 그래서 시대상이나 당대의 분위기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총장님의 성공 스토리도 그렇습니다. 총장님이 ‘이길여 산부인과’를 개원하면서 ‘보증금 없는 병원’을 써 붙였지만, 시대상을 모르면 그 의미를 이해하고 공감하기 어렵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대담은 시대상을 조명하고 세대 간의 공감을 넓히는 작업일 수도 있습니다.
_ <한국과의 ‘이별 여행’> 중에서 접기
P. 475 한 계단, 한 계단씩 난관을 극복하고 매 순간마다 가슴 떨리는 결단을 통해 이뤄낸 성과였기 때문에 대단한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이길여 산부인과, 동인천길병원, 중앙길병원, 가천길대학, 가천의대…… 이런 벽돌, 디딤돌, 어느 것 하나라도 거치지 않았다면 가천대학교는 없었을 겁니다. 저는 인생의 각 단계에서 최고가 되는 꿈을 꾸며 살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밤잠을 잊고 노력했습니다.
_ <통합 가천대학교 출범> 중에서 접기
P. 502 맞바람이 바람개비를 돌리듯이, 사람은 고난과 역경을 통해 삶의 동력을 얻는다고 확신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수없이 많은 고난과 역경을 겪었지만, 그것이 언제나 나를 나답게 단련하고, 성취로 이끄는 동력이 됐거든요.
_ <미래 내다보며 오늘도 달린다> 중에서
P. 22 아시다시피 유별난 건강 관리법 같은 건 없습니다. 물을 많이 마시고 하루 한 시간 이상 산책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날이 궂을 땐 러닝머신을 뛰어요. 가끔 골프를 치기도 합니다. - happyyoonchae
P. 506 그러니까 제가 아이들에게 ‘나 같은 사람이 되어라‘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겁니다. - happyyoonch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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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이길여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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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에 전북 군산의 시골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과정을 일본어 교과서로 마쳐야 했다. 1945년 해방 후 이리여고에서 공부하고,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미국 뉴욕의 메리 이머큘리트 병원(Mary Immaculate Hospital)과 퀸스 종합 병원(Queen’s Hospital Center)에서 수련의 과정을 마치고 일본 니혼대학(日本大學)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58년 ‘이길여 산부인과’를 개원했고 1978년 국내 여의사로는 처음으로 의료법인을 설립했다. 의료보험제도가 없던 시절 ‘보증금 없는 병원’을 써 붙이는 등 병원 문턱을 낮추고 무의촌과 낙도를 대상으로 무료 진료에 앞장섰다. 의료 취약지인 백령도와 철원, 양평에서 적자를 감수하며 의료 수혜의 폭을 넓히는 데 헌신했으며,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03년 민간인으로서는 최고인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
인재 양성을 위해 1998년 가천의과학대학교를 설립했으며, 경원대학교를 인수했다. 2012년에는 4개 대학을 통합해 학생 수 기준으로 수도권 사립 3위 규모인 ‘가천대학교’를 출범시켰다. 사재를 포함해 1천 6백억여 원을 들여 뇌과학연구소와 이길여 암ㆍ당뇨연구원을 설립하는 등 기초 의과학 발전에 심혈을 기울여 2009년 정부로부터 최고 등급의 과학기술훈장을 받았다.
한국여자의사회 회장, UN 여성대회 정부 대표, 서울대 의대 동창회장, 의사협회 100주년 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2022년 현재 가천대학교 총장으로 재직 중이며 가천의대 길병원, 가천문화재단, 가천박물관, 새생명찾아주기운동본부, 가천미추홀봉사단, 경인일보에 이르기까지, 의료ㆍ교육ㆍ문화ㆍ봉사ㆍ언론 분야를 아우르는 국내 최대의 공익재단인 ‘가천길재단’을 이끌고 있다. 접기

최근작 : <길을 묻다>,<별이 빛나는 건 흔들리기 때문이야>,<아름다운 바람개비> … 총 8종 (모두보기)

김충식 (인터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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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대학교 교수(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전 동아일보 도쿄특파원, 54만 부 판매 기록의 《남산의 부장들》 저자. 일본 게이오대 법학박사(미디어 저널리즘 전공), 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차관급).
1977년 고려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아일보 기자로 30년을 재직했다. 주로 정치부에서 국회, 정당, 청와대, 외무부를 출입했다. 현장 기자로서 금단의 성역이었던 중앙정보부(국가안전기획부를 거쳐 현재 국가정보원)를 심층 해부해보려는 열망에 불타, 1990년 김중배 편집국장(나중에 한겨레신문 사장, MBC 사장)에게 연재를 건의하였다. 그렇게 시작된 ‘남산의 부장들’은 압력과 회유, 협박 속에서 장장 2년 2개월 동안 연재되어, 장안의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어 단행본 《남산의 부장들》로 출간돼 한일 양국에서 54만 부가 팔리는 대반향을 몰고 왔다. 2012년 내용을 대폭 보완한 개정·증보판이 폴리티쿠스에서 나와 수만 부가 팔렸다. 2021년 중국어판도 대만에서 출간되었다.
저자는 1993년 평기자로서, 30대에 최연소 논설위원으로 발탁되었다. 한국기자상을 두 번 수상(1984, 1993년)했다. 문화부장, 사회부장을 거쳐 2002년부터 3년간 도쿄특파원 겸 지사장으로 주재하며 아사히신문 등에 칼럼을 썼다. 2004년 도쿄대 대학원(법학정치학연구과)에서 ‘정치와 보도’ 과목을 1년간 강의했다.
저서로 《남산의 부장들》(1992), 《슬픈 열도》(2006), 《법에 사는 사람들》(공저, 1984), 《목화꽃과 그 일본인》(2015), 번역서로 《화해와 내셔널리즘》(2007)이 있다. 접기

최근작 : <5공 남산의 부장들 1>,<5공 남산의 부장들 2>,<목화꽃과 그 일본인> … 총 10종 (모두보기)


출판사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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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커리어 가드닝>,<다 살린다, 아가새돌봄단>,<어른의 문장들>등 총 471종
대표분야 : 에세이 8위 (브랜드 지수 787,968점), 정리/심플라이프 14위 (브랜드 지수 4,206점), 과학소설(SF) 18위 (브랜드 지수 31,529점)





출판사 제공 책소개



뺨 맞은 식민지 소녀, 21세기 길을 말하다!
끊임없이 도전하고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여성
다음 세대가 반드시 알아야 할 리더
사랑과 헌신, 이길여 총장의 한 세기를 돌아보다

일제 강점기, 집안의 둘째 딸로 태어나 6·25 전쟁 중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입학. 이후 미국 유학 후 한국 최초 여의사 의료법인 설립, 인재 양성을 위해 학생 수 기준으로 수도권 사립 4위 규모인 ‘가천대학교’ 설립, 의료·교육·문화·봉사·언론 분야를 아우르는 국내 최대 공익재단인 ‘가천길재단’ 설립. 모두 이길여 총장이 한 세기 동안 이룬 이력이다.
이름 앞에 항상 ‘최초’가 붙는 그의 인생을 견인한 동력은 무엇이었을까? 끊임없이 도전하고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든 여성 의사이자 다음 세대에게도 존경받는 교육자, 한 세기에 걸친 한반도의 역사가 투영된 그의 삶을 김충식 교수와의 2년간에 걸친 대담으로 돌아본다.

영화 〈국제시장〉 또는 〈포레스트 검프〉의 ‘이길여 버전’

일본어만 써야 했던 초등학생 시절, 이길여는 무심코 우리말을 썼다는 이유로 교사에게 뺨을 맞는다. 그것도 같은 조선인 교사로부터. 초등학교 고학년이 됐을 무렵에는 일본군 ‘정신대’ 징발로 온 동네에 난리가 난다. 딸이 ‘정신대’에 끌려가는 것을 피하기 위해 조혼 바람이 불었다. 이길여의 나이가 서너 살만 많았다면 진작 시집을 갔을 것이고, 지금의 길병원 설립자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 이길여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해방이 되고 이리여중에 입학했을 때 좌우익의 갈등이 극에 달했다. 어느 날은 좌익 선배 언니의 강권으로, 또 어느 날은 우익 언니의 손에 이끌려 시위 현장에 나선다. 전쟁이 터진 뒤, 서울대 의대에 입학했다. 한동네에 살던 ‘차순이’, ‘신순이’가 징집됐고 한 사람은 끝내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학도병으로 나간 또래 학생들, 서울대 의대 동기 남학생들이 전쟁터로부터 영영 돌아오지 않아 가슴이 아팠다.
서울대 의대와 병원이 ‘도떼기시장’으로 불리던 부산 국제시장 부근에 있던 시절, 이길여는 영도다리를 지나 범일동 ‘하꼬방’ 자취집을 오가며 학교를 다녔다. 세 명이 비좁은 방에 누워 잘 수 없어 돌아가며 한 명은 앉아서 공부를 해야 했다. 서울로 환도했을 때 꽁꽁 언 잉크병에 입김을 호호, 불어 가며 공부를 했다.
6·25 전쟁이 휴전으로 매듭지어진 후 영국 등에서 온 퀘이커 의료 봉사단과 함께 군산도립병원에서 수련의 생활을 했고, 인천 용동 우물가에서 ‘이길여 산부인과’를 열었다. 선진 의료를 배우고 싶어 미치도록 미국에 가고 싶었다. 비틀즈가 미국을 ‘침공’(브리티시 인베이전)하던 그해(1964), 미국에 갔다. 뉴욕 맨해튼과 브로드웨이를 거니는 날이 없지는 않았지만 대부분은 산더미 같은 병원 일에 파묻혀 살았다.
타국에서의 외로움과 조국을 향한 그리움은 〈미션 임파서블〉 같은 미국 드라마로 달랬다. 물론 이때의 〈미션 임파서블〉에는 톰 크루즈가 나오지 않는다. 킹 목사가 암살됐을 때는 워싱턴 D.C.로 가는 버스 안에서 전쟁이라도 난 것 같은 총소리를 들었고, 로버트 케네디가 저격당했을 때는 뉴욕 퀸스병원 로비에서 동료 의사들과 생중계를 봤다.

그의 증언은 ‘기록 유산’

지금 우리 사회에는 일제 강점기, 해방과 분단, 6·25 전쟁과 휴전, 전후의 폐허와 가난 등 시대를 증언해 줄 수 있는 원로들이 얼마 남아 있지 않다. 그런 면에서 역사적 사건과 현장 속에 있었던 그의 증언은 ‘기록 유산’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테면 이런 증언들을 누구로부터 들을 것인가.

“일제강점기 초등학교의 모범생이었기는 한데 지금 생각해 보면 먹먹한 일입니다. (초등학교) 급장이어서 그랬던 것 같기는 해도 저는 〈기미가요(일본 국가)〉를 열창했습니다. 아이들이 납작 엎드리도록 하는 교육을 받은 거예요.”(p.63)

“저 같은 (중학교) 1학년은 그런 것은 모르고 선배 언니들이 가자는 대로 따라나선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웃지 못할 상황도 꽤 있었어요. 어떤 날은 좌익 쪽의 선배가 나가자니까 찬탁 쪽에 서 있고 또 어떤 날은 그 반대(반탁)고…….”(p.69)

“(문) 의대생 3명의 자취방이 너비 90센티미터, 길이 180센티미터더군요. 그 넓이에서 어떻게 세 명이 잘 수 있습니까?
(답) 짐은 벽장에 두고, 앉는 책상은 벽 쪽에 세워 두고 교대로 잤습니다. 어차피 공부는 해야 하니까 한 명이 앉아 공부하면 그 뒤에 두 명이 나란히 자고, 그러다가 한 사람 깨워 교대하고…….”(p.103)

“(1960년대) 한국에서는 일상적으로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것들이 미국에 가서 보니 모두 다 초라하고 비참한 수준이었습니다. 인천의 병원에서 쓰던 주사기, 장갑, 거즈, 기저귀. 이런 것들은 미국에 비교하면, 질이 떨어지는 정도가 아니라 애초부터 비교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 거즈나 기저귀 같은 것은 누더기가 될 때까지 삶아서 다시 썼고요. 주사기는 어머니랑 언니가 매일 밤 소독을 했습니다. 주사 바늘은 숫돌에 갈아 재사용했고요. 그런데 메리 이머큘리트 병원에서는 한 번 사용한 주사기는 그냥 버리더라고요. 세상에.”(p.162)

한류 콘텐츠의 힘, 디테일의 재미

‘응답하라 시리즈’는 1997, 1994, 1988년으로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면서 시청자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다. 무엇보다 ‘그때 그 시절’의 추억과 향수, 그리고 정서(情緖)와 분위기를 환기했기 때문이다.
대담자 김충식 교수의 의도 가운데 하나는 이길여 총장의 삶의 궤적과 시대적 상황과 맥락을 교차 비교하는 것이었다. 김 교수는 애초부터 “이길여 총장의 삶의 궤적을 아주 세세하게, 그러니까 디테일하게 기록으로 남겨야겠다”(p.21)고 다짐했다. 그런데 추천사를 쓴 김병종 교수의 표현을 빌리면 이길여 총장은 “놓치지 않고 챙기는 섬세한 디테일은 사실 보통 사람은 흉내조차 내기 어려울 정도”(p.16)의 인물이다. 그러니 이 책은 디테일의 책이기도 하다.
이길여 총장은 한국 콘텐츠의 디테일을 어렸을 때부터 알고 있었다. 어머니가 동네 사람들에게 읽어 주었던 『심청전』을 어머니 무릎에 누워 들었던 그는 “저만큼 『심청전』에 대해 애착을 가진 사람도 드물 겁니다. 다들 『심청전』의 역사적 디테일을 모를 거예요. 우리나라 고전 소설은 줄거리와 주제만 갖고 판단해서는 안 돼요. 『심청전』의 진정한 묘미도 디테일에 있거든요.”(p.364-365)라고 단언한다. 그만큼 그는 한국 콘텐츠의 디테일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길여 총장의 ‘응답’은 ‘응답하라 시리즈’의 1988년은 물론, 1978년, 1968년, 심지어 일제강점기인 1938년까지 ‘소환’할 수 있다.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본다.
1978년 이길여 총장은 국내 여성의사로서는 최초로 의료법인을 설립한다. 그런데 이것은 어떤 맥락이 숨어 있을까. 이에 대해 이길여 총장은 “의료 법인이 아니면 ‘병원’이라는 이름을 쓸 수 없었고 한 단계 낮은 ‘의원(醫院)’이라는 이름을 써야 했습니다. 무엇보다 의사들이 의료 법인 설립을 기피했던 이유는 모든 재산을 사회에 내놓는다는 의미가 있었기 때문입니다”(p.260)라고 설명한다.
1968년 이길여 총장은 미국에 남으라는 주변의 강권한 만류를 물리치고 귀국을 결단한다. 가난한 한국보다, 더 가난한 조국의 환자들에게 ‘반드시 돌아오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그의 귀국을 미국 동료는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이길여 총장은 이렇게 말한다.

“(저를 딸처럼 아꼈던 퀸스병원 병리과 주임과장) 설리번 박사도 눈시울을 붉혔고요. 그분들에게 한국은 여전히 가난한 나라, 언제 전쟁이 날지도 모르는 위험한 나라였습니다. 그래서 더 슬퍼했는지도 몰라요. 저의 귀국은 그분들에게 그런 의미였습니다.”(p.194)

1938년 이길여 총장은 ‘미취학 아동’이었다. 그는 동네 친구들과 의사놀이를 했다. 그의 회고다.

“그때는 아프면 귀신이 붙어서 그런 거라고 믿었습니다. 내가 머리가 아프다고 하면 당골(무당)이 와요. 당골이 광목에 쌀 한 됫박을 싸서 이걸 “쒜, 쒜, 쒜” 하고 흔든 다음에 머리에 문지르면 아픔이 싹 가셔요. 차가운 쌀을 머리에 대면 일단 시원하고 머리가 맑아지는 것처럼 느껴지잖아요. 이 방식을 의사놀이에 써먹은 겁니다.
쌀 한 됫박은 너무 무거우니까 저는 그릇에 담은 쌀을 헝겊에 쌌습니다. 당골 흉내를 내면서 그걸 아이들 머리에 문질러 주고 “이제 귀신이 물러갔다~” “너는 다 나았다~” 선언하는 겁니다. 어떨 때는 “야, 너는 목이 아프다고 해” “너는 손이 아프다고 그래” “너는 배가 아프다고 그래” 하면서 환자를 제가 만들었습니다.”(p.88)

K무비와 K드라마가 세계를 휩쓸고 있다. 한국 콘텐츠가 지닌 디테일과 섬세한 감정 표현이 비결이라고들 말한다. 이 책에는 위에서 소개한 일화 이외에도 무수한 디테일로 가득 차 있다. 예를 하나만 들면 1964년 가을 이길여 총장은 30대 초반의 아리따운 여성 친구 두 명과 함께 난생 처음 카바레에 들어가려다 문전박대를 당했다. 이유는 ‘여자끼리 와서’였는데 과연 MZ세대가 그 맥락을 이해할 수 있을까. 이 책에는 그에 대한 해답도 있다.

이길여로부터 무엇을 ‘읽을’ 수 있을까

시인 서정주가 ‘자화상’에서 설파한 것처럼 사람은 ‘읽고’, ‘읽히는’ 존재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현 세대는 이길여 총장으로부터 무엇을 ‘읽을’ 수 있을까. 우선 ‘애국심’이 가장 쉽게 읽힌다. ‘애국’은 이길여 총장이 가장 많이 쓰는 단어 가운데 하나다. 두 가지 언급만 옮겨본다.

“누차 말씀드렸던 것처럼 봉사는 의사로서의 마음가짐이고, 정신적 모토였습니다. 애국은 6·25 때 남학생 학우들 학도병 출전하고 돌아오지 못한 이후로 다짐했던 것이었고요.”(p.266)

“해마다 학생군사훈련단(ROTC) 입영 훈련장을 찾는다. 서울 의대 동기들이 6·25 전쟁에 나가 돌아오지 못해 항상 미안한 마음으로 ‘애국’을 다짐한다.”(p.491 사진 캡션)

‘사랑’도 쉽게 ‘읽을’ 수 있는 단어다.

“때를 놓쳤다기보다는 너무 깊숙이 환자들에게 빠져 버렸기 때문에 움직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때 나는 환자에 미쳤었다’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만 사실 환자도 저에게 미쳤던 시절이었습니다. 저를 정말 아끼고 사랑해 주었고 놓아주려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아니면 진찰을 받지 않으려고 하는데 어떻게 합니까. 그런 환자를 놔두고 나만 잘살려고 미국으로 다시 떠난다? 그럴 수는 없었습니다.”(p.224-225)

“무료 검진이 본업은 아니었고, 여력이 있어서 한 것은 아닙니다. 마음으로 한 것이지요. 외딴 섬마을 무료 진료를 하다가 양평, 철원 같은 취약지 병원에 앞장서게 되었고, 그러한 환자 사랑은 나의 철학일 뿐만 아니라 길병원 역사의 자랑이라고 생각합니다.”(p.287)

“사실 저는 공익 경영이니 윤리 경영이니 하는 전문적인 용어는 잘 모릅니다. 다만 사랑으로 경영했을 뿐이에요. 무당벌레 버스 같은 것도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없었다면 탄생하지 않았을 겁니다.”(p.505)

어떤 이는 이길여 총장으로부터 ‘통찰’을 읽을 수도 있다. 가령 그는 일본의 국력과 기세가 무섭게 뻗어 나가던 1970년대 수도 도쿄에서 일본의 단점을 간파하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일본의 특성인데요. 너무 폐쇄적이었습니다. 학술 콘퍼런스에서 느낀 것인데 일본 학생들의 수준은 미국만큼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굉장히 높아요. 그런데 원어로 하지 않고 전부 일본어로만 하는 거예요. 의학 용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의학도 세계를 향해 열리는 것이 아닌, 일본식 의학 같았어요. 한계가 있겠구나,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p.247-248)

이길여 총장은 한국이 미국보다 의료 선진국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그 어떤 분야에서도 우리나라가 미국을 앞선다고 생각하지 못했던 2006년경에 한 적이 있다.

“그때 제가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의료 선진국일 수 있겠구나’ 하고 어렴풋이 느꼈습니다. 우리나라는 그 나이면 2년마다 무료 건강보험 검진을 받잖아요. 미국에는 그런 게 없었습니다.”(p.469)

또 어떤 이는 그로부터 ‘성공 노하우’와 ‘보스 기질’, 또는 ‘카리스마’를 읽으려 할지도 모른다.

“저는 뭐든지 대장이어야 했어요. (웃음) 어릴 때부터 이런 게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대장이야, 할머니는 부지런한 분이야, 그런 기억이 입력돼 있었거든요. 어머니는 마을 부녀회장을 맡으셨는데 집안 어른이든, 동네 어른이든 간에 어머니가 앞장서서 ‘하자’고 하면 그게 곧 동네의 결정이 되는 거였습니다.”(p.39)

“제가 그래서 ‘간절히 꿈꾸고 뜨겁게 도전하면 운도 자기 편’이라는 말을 하지 않습니까.(p.395)
저는 인생의 각 단계에서 최고가 되는 꿈을 꾸며 살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밤잠을 잊고 노력했습니다.”(p.478)

“빈말이 아니라 저의 성공 비결 중의 하나가 잘 웃는 거였습니다. 웃음은 거짓말을 못 합니다. 진정으로 마음을 열지 못하면 다 드러나요. 진정으로 사람을 아끼고 사랑하면서 활짝 웃으며 다가가면 상대방도 나를 좋아하게 돼 있어요. 제가 만난 환자가 그랬고, 의료 또는 교육 관계자, 기자들이 그랬습니다. 직원들은 말할 것도 없고요. 그분들이 저를 좋아한다는 걸 제가 느끼겠더라고요.”(p.483)

“한국으로 떠나는 마지막 날 저녁 6시쯤에 부동산 업자로부터 (가천대 하와이연수원으로 쓸) 적당한 매물이 있다고 전화가 왔습니다. 간부들에게 함께 가자니까 다들 지쳐서 ‘제발 살려 달라’고 하더군요. (웃음) 결국 저 혼자 갔습니다.”(p.486)

이 밖에도 독자들은 이 책에서 이길여 총장에 대해 무엇이든 읽을 수 있다. 하지만 단 한 가지 그에 대해 온전히 담지 못한 것이 있다. 그것은 ‘이길여라는 사람’의 매력이다. 다만 매력은 느낌과 같은 것이어서 그런 느낌을 받은 독자가 있다면 “매력이 있다는 말이 특히 마음에 드네요”(p.508)라고 말했던 이길여 총장은 그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성공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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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단순히 성공한 사람의 단편적인 모습이나 성공 비결 같은 것보다 한 사람의 일대기를 2년여 간 담은 대담이다. 이길여 총장님의 실력, 담력, 매력 3력을 다 볼 수 있어서 읽으면서 지루하지 않았다.이길여 총장님처럼 그런 의사가 되어서 세계적인 리더로 우뚝 설 것이다.
skyto6284 2023-01-24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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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에 어린이 시기를 보내며 지금으로서는 비판적 지적을 받을 만한 부분도 미화없이 밝힌 것이 신선했어요. 스스로를 더 멋진 사람으로 포장하지 않고 그저 열심히 노력해서 이뤄낸 진짜 어른의 옛날 얘기를 옆에서 두근거리며 듣는 듯한 기분으로 읽었습니다.
하쓰미 2023-01-25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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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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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길을 묻다

수동적인 모범생인 아이. 꿈을 향해 고집을 꺽지 않은 아이. 옛날 옛적 할머니 이솝유화 듣는 것 같이 책장 술술 넘어간다.인터뷰어의 이야기 푸는 실력이 상당하다.시대를 관통하는 한 사람의 인생 이야기시간에 갇히지 않는 사람, 미래로 향하는 사람,자기가 무엇을 아는 지, 모르는지 아는 사람.무엇을 잘 하는 아는 사람.가슴이 따뜻한 사람.자기 안의 신념을 가진 사람이 어떻게 양적, 질적 목표로 향하는 지 회고하고 있다.😍
슈왈로어테일 2023-01-18 공감(7)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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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묻다> 서평


인천 친척집에 갔다가 길병원이라는 곳을 병문안으로 가본 적이 있었다. 인천에서는 유명한 병원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 병원과 재단을 세운 사람의 회고록을 읽어볼 기회가 생겼다.

샘터사의 단행본 서평단에 선정이 되어 랜덤으로 이 책을 읽게 됐는데 요즘 건강이 화두였기때문에 궁금했다.
생각보다 두꺼워서 읽을 수 있을까 했는데 일제강점기 시절에 태어나서 자란 분이라서 그런지 그 시대부터의 역사를 대담 형식으로 풀어내어 지루하지않게 읽을 수 있었다.

의료분야에서 여성으로서 큰 역할을 해오셨던 분이라 대단하게 느껴졌다. 병원에 가더라도 여자 의사선생님이 좀더 세심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아무래도 이길여 총장님의 영향을 받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안부 할머님을 치료해드렸다는 사실에 감동을 받았고 시위하는 학생들을 챙겨준 이야기에 뭉클해졌다.
그저 돈으로만 환자를 대하는 의사들을 뉴스로도 접했고 병원에 가서도 불쾌한 기억이 있는데 드라마에서나 나올법한 친절하고 따뜻한 선생님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힘이 되었다.
이길여 총장님이 어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자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에서나 리더의 역할을 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닮아 잘 성장하셔서 또 좋은 후대들을 양성하는 역할을 하시니 얼마나 자랑스러워하실까
새로운 것을 배우기를 두려워하지않고 늘 한 발 앞서서 생각하고 실현하는 태도를 보고 배워야겠다.
사랑과 헌신이라는 마음을 가지고있었기에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의료와 교육사업을 훌륭하게 해내셨다고 생각한다.

*이 글은 샘터 단행본 서평단에 선정이 되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일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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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사람 2023-01-24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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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묻다 : 이길여 회고록
















대중에겐 우리나라 최강 동안으로 더 유명해서 그분의 그동안 걸어 온 발자취가 다소 저평가되는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었던 주인공, 이길여 총장님. 이분의 이야기는 예전에 방송에서 본 적이 있는것 같은데 놀라운건 그때나 지금이나 얼굴에선 당당함과 웃음이 넘친다는 것. 스스로에게 대한 자신감이 있는 사람만이 지을 수 있을것 같은 미소가 이 분을 보고 있으면 부드럽지만 강한 카리스마를 느끼게 하는것 같다.



이번에 만나 본 『길을 묻다』는 이길여 총장님의 회고록인 동시에 일종의 대담집이라고 할 수 있다.







일제 강점기 시절 전라북도 군산에서 태어났고 당시 여자가 대학진학까지 쉽진 않았을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 진학, 졸업한 후에 미국과 일본 등에서 수학했고 1958년 이길여 산부인과를 개원함으로써 지금의 이길여 총장이 있기까지의 발자취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는 이 책은 대한민국의 근현대사 속 생생히 살아 있는 삶을 사셨던 장본인의 이야기이기도 해서 단순히 더욱 의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일제 강점기, 남북전쟁, 그속에서 부산으로의 피란 생활, 학창시절과 의대 진학과 그 당시의 생활에 이르기까지 정말 치열한 삶을 사셨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그러면서 그런 삶이 있었기에 지금의 총장님이 있지 않았을까 싶고 무엇보다도 자신만의 성공을 위한 길을 걸은게 아니라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떠올리게 하는 대목들은 이 총장님의 지금까지의 삶에 많은 분들이 박수를 보낼 수 있고 그 삶을 본받고자 하는 분들이 있지 않았나 싶다.







봉사활동에 대해 관심을 갖고 사회적으로 취약계층 등에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으로 사회환원을 하고 때로는 그 과정에서 적자도 감수하는 모습들은 단순히 마음만으로는 할 수 없는 일들이기에 이 총장님이 보여준 그동안의 행보가 더욱 대단하게 느껴진다.



출생부터 현재의 자리에 오기까지 이 총장님의 인생에 정신적 지주가 되고 멘토가 되어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여러 사람들의 메시지도 함께 만나볼 수 있는 점이 참 좋았고 무엇보다도 타인의 삶 속에서, 그들의 이야기 속에서 좋은 점을 나의 것으로 만들고 또 그들이 전하는 이야기를 받아들여 자신의 삶이 더 옳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하고 그것이 나만을 위한 삶이 아닌 주변을 아우르는 삶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은 알고도 실천하기 힘든 일이라 멋진 사람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무엇보다도 책에는 이 총장님과 관련한 다양한 사진과 자료들을 볼 수 있었던 점도 좋았다. 일생의 흐름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업적들을 잘 담아낸 책이기도 한데 대담집을 보고 있으면 현재의 삶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나은 것으로 발전하고자 하는 모습이 인상적으로 다가오는데 그것이 비단 이 총장님 개인의 삶에서 뿐만 아니라 이 총장님이 책임지고 있는 병원과 재단에 있어서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슈퍼 첨단 병원을 목표로 하는 것처럼 전반적으로 지금보다 더 나은 방향으로의 미래지향적인 삶이 추구는 정말 본받아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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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zahbs 2023-01-24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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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의 - <길을 묻다>





모든 것의 - <길을 묻다>






이길여 회고록






김충식 대담 | 샘터








나는 마음이 좀 비뚤배뚤한 사람이라 타인의 성공스토리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그런 배배꼬임의 일종으로 평전이나 회고록이나 자서전 같은 글도 즐겨 읽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타이틀이 붙어 있으면 일부러 피해가기도 한다. 그런데 <길을 묻다>를 읽고 새로운 사실을 알게됐다. 자서전이나 회고록 같은 종류의 책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무언가 새로운 것과 나에게 울림이 없는 그런 글이 나의 흥미를 끌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샘터 2023 봄여름 물방울 서평단 활동을 하게 되었다. 물방울 서평단은 두 그룹으로 나뉘어서 랜덤으로 책을 배정받는다. 그 첫번째 책이 <길을 묻다>와 <초콜릿>인데, 나는 <길을 묻다> 리스트에 이름이 올라있었다. 처음에는 이길여 총장 회고록이라고 해서 웅? 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새해를 맞아 동기부여가 필요하신 분들에게도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랍니다."라는 샘물이의 소개를 읽고 이 책이 지금 나에게 필요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뒤이어 들었다. 그런 상태로 읽기 시작.






결론부터 말하겠다.






대.만.족.






'이길여 총장 회고록'이라는 타이틀만을 보면 초기의 나처럼 그다지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이도 있을 것 같아서 말한다. 이 책에는 한 여성의 성공적인 삶 만이 담겨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근현대사, 우리나라의 의료 발전사가 이곳에 다 들어있다. 어떻게 들어있을까? 궁금하겠지만, 그건 읽어보면 알겠고. 그래도 힌트를 주자면...






아, 그 전에, 이 회고록은 다년간의 준비와 다년간의 기간을 거쳐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되었고 그 내용이 서술되어 있다. 참고로 대담자는 김충식님(영화 <남산의 부장들>의 원저자이자 다양한 이력을 가지신 분. 어떻게 칭해야할지 모르겠어서 님으로.) 이다. (인터뷰어가 열과 성을 가지고 인터뷰를 준비하면 인터뷰이는 자연스럽게 집중하고 그 인터뷰는 잘 될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짝짝짝. 멋지다.)






"시대적 배경을 설명해야하는, 자료조사가 또다시 필요한시점인데요."(p.299) 이런 말이 곳곳에 등장한다. 이런식으로 그 사건이 있었던 시대의 배경과 우리나라 및 세계의 동향 등을 다양한 자료를 통해서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 우리나라의 근현대사, 우리나라의 의료 발전사를 세세하게 알 수 있어서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나라를 알아가고 역사를 알아간다. 시대와 우리 민족의 삶이 한 여성의 서사를 통해서 드러나고, 그를 통해서 내가 또 우리가 나라와 역사를 시대와 우리 민족을 알 수 있다는게 너무 신기하기도 했고 여성이기에 더 좋기도 했고 심지어 재미있기도 했다.






저는 그래서 시대상이나 당대의 분위기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총장님의 성공 스토리도 그렇습니다. 총장님이 '이길여 산부인과'를 개원하면서 '보증금 없는 병원'을 써 붙였지만, 시대상을 모르면 그 의미를 이해하고 공감하기 어렵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대담은 시대상을 조명하고 세대 간의 공감을 넓히는 작업일 수도 있습니다. _p.153_






그 시기 우리나라의 의료 보험 수혜율은 총 인구의 0.2퍼센트였습니다. 이건 1975년 7월 30일자 통계인데요. 1979년 7월 1일 통계는 30퍼센트로 올라 4년 동안 폭발적인 성장을 하긴 했지만 전 국민 의료 보험 혜택은 그로부터 10년 후인 1989년 7월 1일에야 이뤄집니다. _p.245_






이 대담집 발간의 목적 가운데 하나가 총장님의 삶과 길병원의 역사를 두 축으로 한국 의료의 발전사를 조명하는 것입니다. 두 축을 당대의 맥락과 교차 비교해야만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리고 한국의 의료 발전사는 대한민국 발전사의 한 축이니까요. _p.256_








가천대학교 이길여 총장.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지금까지 현역으로 활동하시는 분. 이렇게 총장이라는 타이틀만 보면 잘 모르는 이들도 있겠지만 여성 의사로 한국 의료계와 많은 환자들에게 특히 여성 환자들에게 엄청난 공헌을 하신 분이시다. 사실 나는 총장님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었지만 그분의 삶을 한걸음 한걸음 따라가면서 역시 예사 사람이 아니셨다는 걸 알 수있었다. "실력, 담력, 매력, 3대 요소를 두루 갖춘 특이한 분이다!"라는 평도 들으셨는데 (첫째, 실력은 길병원과 가천대학교를 일으킨 걸출한 업적을 말한다. 둘째, 담력은 웅대한 비전을 갖고, 반신반의하는 아래 사람과 인적 자원을 동원해 성과를 도출하는 리더십이다. 셋째, 매력은 스스로를 헌신하고 희생해, 벌들이 날아오게 하는 꽃 같은 매력이다. _p.508_) 이에 딱 걸맞는 분인 것 같다. 여성으로 본 받고 싶다.






총장님에게 '가천'이라는 아호를 지어 주신 류승국 박사를 만난 게 이 무렵이었지요? (...)

제 이름에 '길할 길'자가 있잖습니까. '길'자가 스무 번 더해진 글자가 '아름다울 가'라는 겁니다. (...) '가회합례 수세인천'이라는 글을 친필로 써 주셨지요. (...) 거기서 '가천' 두 글자를 따온 것이라고 하셨고요. '아름다운 기운이 솟아오르는 샘'이라는 뜻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_p.295-297_



책 제목 <길을 묻다>에는 다양한 의미가 들어있을 것 같다. 길병원의 길, 다양한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었을 때 선택했던 길, 앞으로의 길, 그리고 이길여의 길. 그 길이 나의 길에도 조금이라도 놓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벽돌책이라고 다 좋은 책은 아니던데, 연초에 내 눈을 반짝이게 만들어준 좋은 책을 만났다. 샘터!! 고맙습니다 :)






* 샘터 물방울 서평단 활동으로 책을 제공받아 흥미진진하게 읽고 작성한 지극히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






여담 :






- 엄마, 길병원 알아?

- 그럼, 인천에 있는거 말하는거지? 대단하지 그 병원.






나만 몰랐나보다. 부끄러워라. 이제라도 알았으니 그게 어디여.....






#길을묻다 #이길여 #이길여총장 #에세이 #회고록 #샘터 #샘터사 #샘터물방울서평단 #도서추천 #근현대사 #한국의료발전사 #인천길병원 #가천대 #김충식 #이길여김충식대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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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몽그리 2023-01-24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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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묻다

📓길을 묻다

책을 읽고 감상 또는 서평을 하는 시간에 유난히 서평이 힘든 책들이 있다.

간혹, 읽고도 집중이 되지 않아 덮으면서 내용들을 잊게 되는 책이 있는가 하면 읽는 내도록 줄어드는 페이지에 대한 안타까움에 가슴설레고 과연 이 글에 대한 서평을 내가 할 위치에 있는가? 하는 고민이 들 때가 있다.

당연코 《길을 묻다》는 후자쪽에 속하는 책이다.
책의 무게만큼이나 깊이와 무게가 실린 이길여총장님의 인생과 철학이 담긴 회고록이다.

일제 강점기 시대를 겪고, 일본어로 배움을 지내오신 분들 중 현직에 계신 유일한 분이기도 한 총장님은 불가능을 가능케 만든 장본임이기에 다음 세대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역사적인 리더이다.

김충식대담.
알고 싶고 궁금한게 너무도 많아서 제목을 《길을 묻다》라 정하시고 2여년 시간에 걸쳐 인터뷰를 해 온 책이다.

일제 강점기, 집안의 둘째 딸로 태어나 6.25전쟁 중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입학하셨고, 이후 한국 최초 여의사 의료법인 설립, 인재 양성을 위해 학생 수 기준으로 수도권 사립4위 규모인 '가천 대학교'설립. 의료, 교육, 문화, 봉사, 언론 분야를 아우르는 국내 최대 공익재단인 '가천재단길' 설립. 이 모두가 이길여 총장이 한 세기 동안 이룬 이력이다.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게된 저자의 인생을 견인한 동력은 무엇이였을까?

한 세기를 통 틀어 나올까 말까한 인물 중 단연 으뜸이 될만한 분의 회고록은 나의 삶에 작은 불씨를 안겨준다.

미취학 아동의 시절 동네친구들과 하게 된 놀이가 의사놀이였고, 엄마의 손이 약손이듯 그녀의 말과 행동이 환자 역할을 한 동무들에겐 엄마의 약손만큼 효과가 있었을 것이다.

이길여총장님으로부터 무엇을 '읽을' 수 있을까?

시인 서정주가 '자화상'에서 설파한 것처럼 사람은 읽고, 읽히는 존재이기도 하다.
현 세대 이길여 총장님으로부터 우리는 무엇을 읽을 수 있을까?
우선 애국심이 가장 쉽게 읽힌다. 애국은 이길여총장님이 가장 많이 쓰는 단어 가운데 하나이다.

책 속에 이야기 두가지를
언급해본다.

"누차 말씀드렸던 것처럼 봉사는 의사로서의 마음가짐이고, 정신적 모토였습니다. 애국은 6.25때 남학생 학우들 학도병 출전하고 돌아오지 못한 이후로 다짐했던 것이였고요." p266


"해마다 학생군사훈련단(ROTC)입연 훈련장을 찾는다. 서울 의대 동기생들이 6.25전쟁에 나가 돌아오지 못해 미안한 마음으로 '애국'을 다짐한다." p491


안중근 의사의 영화 <영웅>을 보고 펑펑 울었다는 이들이 많아 관람했다가 어느 장면에서 울어야하나 고민속에서 결론은 내가 애국심 부족이라고 생각 했었는데...
애국에 대한 이 두 문장을 읽고, 쓰고 있는 와중에 눈물이 나는 걸 보니, 애국심이 없는 건 아니였나보다 하며 스스로를 위로하게 만든다.

가천 이길여 총장님.
이름에 '참 아름다운 마음으로 바른 삶을 이루게 하고, 마르지 않는 생명으로 온 누리를 건강하게 적신다'
아름다운 기운이 솟아 오르는 샘이란 뜻이 담겨 있다고 한다.

여성의 몸으로 이룬 눈부신 위업들은 기적이라 일컫고,
한 편의 영화와도 같은 이길여 총장님의 불꽃 같고 기적 같은 삶의 이야기가 보다 많은 이들에게 참으로 좋은 스승으로 모실 수 있는 행운을 누려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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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실 2023-01-25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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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묻다



마지막 장을 읽고 겉표지를 덮고 한참동안 먹먹했습니다. 제 생애 이렇게 깊은 울림과 요동치는 심장의 소리를 들은게 정말 오랜만입니다. 이길여 총장님은 유투버를 통해서 익히 알고 있었습니다. 일명 가슴에 품은 청진기입니다

환자들이 차가운 금속의 청진기에 놀라지 않게 가슴에 품어서 진료를 하셨다는 것을 듣고서 총장님에 대해서 더욱 알고 싶어졌습니다. 존경하는 분의 회고록을 읽는 동안 그분과 함께 하였습니다. 유년시절부터 총장님은 파란만장한 세월을 겪어 오셨습니다.
6.25 전쟁이 일어났는데, 뒷산 방공호에서 아무것도 모르고 공부만 하셨다는 대목에서 대단한 집념과, 의지로 똘똘 뭉친 분이란 걸 알았습니다. 총장님이 의사가 되는데 큰 영향을 미친 분이 이영춘 박사라고 하였습니다.


하얀가운에 청진기를 본 순간 의사가 되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이리여고에서, 군산도립병원에서 퀘이커 의료봉사단의 인연으로 롤 모델이 된 골든 박사와 인연이 되고, ECFMG합격을 하고, 미국으로 수련생활을 거쳐 정착을 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시 고국으로 돌아와서 이길여 산부인과를 개원합니다

당시 수술을 하려면 보증금이 있어야 하는데, 보증금이 없는 병원으로 병원비가 없어서 다시 돌아가는 환자를 수술비도 받지않고 치료를 해주시는 대목에서, 새벽부터 병원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환자들이 많아서 병원에 숙식을 할 때도 있고, 섬마을 의료봉사를 가는 대목에선 인간애를 넘어선 그 무엇을 보았습니다.

이러한 분이니 어찌 환자들이 몰리지 않을수 있겠습니까? 일본유학을 통해서 좋은 의사와 같호사를 길러서 인력양성에 힘써야 겠다는 일념하에 길병원을 건립하셨습니다


중앙길병원 건립공사때 부도가 나서 공사비 12억원을 날리고 사기를 당해서, 조직폭력배들에게 협박을 당하고, 우여곡절끝에 잘 넘어가서, 의료법인인 길병원을 개관을 하셨습니다.
인천길병원을 시작으로 양평길병원, 철원길병원, 백령길병원, 그리고 가천문화재단을 설립, 의료사 박물관인 가천 박물곤 건립, 주식회사 BRC 설립바이오 연구단지), 여의사회 주최와 기금 모금을 위한 자선 패션쇼에 직접 모델로도 나섰슴니다.

가천대 통합 출범식, 인천소도 경제자유구역 안의 이길여 암, 당뇨 연구원, 길병원 내과학연구원, 가천대 매티컬 캠퍼스, 길병원 인력개발원, 하와이 가천 글로벌센터, 경인일보 인수까지 총장님은 최초라는 수식어가 늘 존재하는 분입니다

길병원을 의료법인으로 개원하셨습니다. 박애, 봉사, 애국을 이념으로 하셨지요. 한국여자의사회 회장으로 수많은 업적을 이루셨습니다
"환자 사랑은 나의 철학, 길병원 역사의 자랑이다"라고 하시는 말씀에서 이 세가지의 이념들이 다 들어 있습니다. 정말 이 분은 하늘이 내리신 분이구나를 느꼈습니다.

인상깊은 대목 중 1989년 여아 네쌍둥이가 태어나서, 자라서 길병원 간호사로 근무를 하였다는 동화같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마치 "은혜갚은 까치"를 떠올리게 됩니다. 그때 아이들의 엄마인 산모가 병원비를 감당못하자 병원비를 무료로 해주시고, 총장님은 아이들이 크면 의사를 시켜라, 그게 갚는거다"하시며 학비도 대 주겠다는 약속을 합니다.
세월이 지나 아이들을 수소문해서 네쌍둥이의 학비 전액을 지원하고, 길병원 간호사로 기여하게 되었으니 감동의 스토리입니다.

각종 첨단 의료기기를 도입을 해서 글로벌한 병원에 앞장서신 분이 총장님이십니다. 동인천병원에 국내의료 전산화의 선구자인 전산시스템을 도입하여 컴퓨터 병원으로 알려졌습니다
문화에도 관심을 쏟아서 가천문화재단을 설립하셔서 사회적 책임과 문화적 봉사를 확대하고 싶어서 문화 재단법인을 만드셨다고 하셨습니다. 이렇게 끊임없이 연구하고 추진하는 힘이 지기 싫어하고, 뭐든 올인하는 성격이라서 그렇다는 대목에서 정말 닮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뒤이어서 의료사 박물관(가천 박물관)에 인천 유일의 국보가 소장되어 있는 곳을 건립합니다. 이곳은 한번 방문을 하고 싶습니다.

두번째 저의 눈시울을 자극했던 건, 베트남 환자 도티늉과 새생명 찾아주기운동입니다 27살이었던 도티늉은 새생명을 얻은 최초의 외국인 환자였습니다. 이후 다른 나라에까지 확대를 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무료 진료를 정례화시킨 남동길병원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총장님은 한국의 슈바이처입니다. 백령길병원은 적자가 매년 4~5억원인데도 인수해서 인천 중앙길병원과 연결한 원격화상진료시스템을 구축한 병원입니다.

이 병원을 인수하게 된 계기가 낙도에서 육지의 병원까지 오려면 하루가 걸리거나, 최악의 상태에서 생명을 잃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결심하게 되었다는 대목에서는 봉사와 애국과 박애정신이 깊이 내면에 켜켜이 쌓인 분이란걸 느낍니다. 벽령도에 가면 심청동상도 봐야 겠습니다.

국내 최초의 여성질환 전문병원인 여성 클리닉 센터를 개원하셔서 캄보디아 "훈"할머니를 치료해 주십니다. 어떻게 남자로서도 이루기 어려운 글로벌한 일들을 마음만 먹으면 해내시는지, 읽는 내내 가슴이 뭉클해지고, 오직 환자들을 위한 마음, 의료 인력 양성을 위해서 평생을 바쳐 결혼을 생각할 여유도 없었다는 말씀이 마음이 아팠습니다

특히 양평길병원, 철원길병원, 백령길병원은 수익은 없고, 적자만 계속나는 병원을 인수해서 지역민을 위해서 운영하시고자 하는 마음은, 아무나 할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수익은 없고 적자만 계속되면 분명히 병원을 운영하는데 차질이 있으니까요.

오직 하나의 집념으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고비를 넘고 넘기어, 자신의 한계를 뛰어 넘으신 분입니다. 지금까지 존재했던 최상급 병원의 수준을 뛰어넘는 슈퍼 첨단 병원이 목표라는 말에 충분히 이루실수 있는 분이라 생각이 듭니다.

여성으로서 총장님의 지칠줄 모르는 열정을 사모하게 되었고, 불사조같은 추진력과 실천력으로 오늘날의 총장님을 만드신 것 같습니다. 도대체 그 에너지는 어디에서 나오는지 정말 궁급합니다.
"간절히 꿈꾸고 뜨겁게 도전하면 운도 자기편"이라고 하셨습니다. 얼마나 간절히 꿈꾸고 도전하고 또 도전하셨을까요? 인터뷰에서 "내가 하는 모든 것이 기적같다"고 하셨는데, 인생의 매 순간 순간들이 기적입니다. 치열한 열정과 추진력이 없이는 꿈도 꿀수 없는 일입니다.

이런 성공으로 이끈 절대적이 힘이 "어머니의 사랑"이라고 하셨습니다. 어머니의 얘기를 하실때 마음이 뭉클했습니다.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유전자와 가르침속에서 위대한 업적을 이룰수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가천대의 명물인 바람개비 언덕과 가천대와 가천대역을 연결하는 통로를 언젠가는 직접가서 확인하고 싶습니다.
"인간에 대한 사랑없이는 아무것도 할수 없다, 공익 경영은 사랑이다"
"나 같은 사람이 되어라"고 학생들에게 말하신다고 하시는데, 전 다시 태어난다면 이길여 총장님같은 분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습니다. 영원히 늙지 않을것같은 이길여 총장님이 건강하시어 총장님같은 의료인이 양성될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총장님은 이 시대의 지성이자 진정한 보석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대한민국 의료계의 보석이자 어머니이십니다. 존경과 사랑을 넘어서 그 삶의 여정이 경이롭습니다. 90세인데도 아직 50대로 보이시고, 혈기가 왕성하시어 총장님의 목표인 슈퍼 첨단 병원을 조만간 조성할것으로 보입니다

2년간의 대담을 책으로 펴주신 샘터 출판사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청진기를 품은 의사로서만 알았는데, 이길여 총장님의 생애를 들여다보니 다시한번 제 인생을 리셋해야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습니다. 앞으로 저의 롤모델이십니다.

본 서평에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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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칼렛 2023-01-19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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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묻다



길병원을 아시나요? 인천에 있는 대학병원으로 알고만 있었지 그 외 어떤 정보도 알지 못했습니다.

이길여 회고록을 통해서 그녀가 어떤 분이신지 처음 알게 되었는데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물려받은 것 없이 이길여 총장님이 벌어서 길병원, 가천대까지 세웠다는 얘길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이 책은 김충식 교수께서 이길여 총장과 2년여에 걸친 대화를 책으로 엮으셨습니다.

책 장수가 무려 500페이지가 넘습니다. 이길여 총장이 어릴 적부터 현재까지 모든 기록을 찾으려고 애를 많이 쓰셨을 것 같은데요, 결국 두 분 모두 공저인 셈이시네요.



처음 듣는 이야기로 가득한 이길여 총장님의 일생! 나라를 이끄는 분이 이런 분이시구나 알게 되었고,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나만의 욕심·이익이 아닌 아닌 모든 사람의 이익이 되는 일이라면 밀어붙이시는 그녀의 추진력을 배워봅니다.



책은 총 11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어린 시절 / 학창시절 / 전쟁 & 의대생 / 봉사 활동 / 미국유학 / 산부인과 / 길병원 / 가천대로 이는 성장의 나열 순이라고 하면 되겠습니다.

나 같은 의료인이 돼라

"간호학과의 나이팅게일 선서식 때 촛불을 들고 총장님 앞에서 선서하던 그 엄숙한 순간을, 저는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합니다. 환자의 안녕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다짐은 저를 지금 미국 조지아의 한 병원에서 환자들과 함께 코로나와 싸우는 중환자실 간호사로 키워 냈습니다."

-간호학과 졸업생 김소미

김충식 : '나 같은 의사를 키우겠다'는 말씀도 더러 하시잖아요. 총장님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오해를 살 수도 있는 말인데요.



이길여 : 그래도 어쩔 수 없어요. 제가 그랬듯이 우리 아이들도 '이웃에게 온몸을 던져서 헌신하라.' 그리고 '강인한 도전 정신과 의지로 고난과 역경을 헤쳐 나가라'는 뜻에서 하는 말입니다.










가슴에 품은 청진기




환자들이 차가운 청진기의 금속이 몸에 닿자, 소스라치게 놀라는 것을 보고 그때부터 청진기를 가슴에 품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다른 의사도 다 그러는 줄 알았습니다.






이길여 총장님의 행적은 정말 끝이 없습니다. 왜 500페이가 필요했을지 수긍이 가고도 남았습니다.

베트남 환자 도티늉에게 심장병 수술을 시작으로 400명 넘는 외국 아이들에게 시행 중이고요, 백령도에 백령길병원 그리고 양평과 철원도 늘 적자였지만 운영하셨다고 합니다.



편안하게 살 수 있는 길이 수도 없이 많았던 그녀. 오직 환자! 또 환자! 환자를 위한 그녀만의 집념이 지금의 길병원과 가천대를 만들어 냈습니다.



늘 선두에 서서 자원봉사를 하고 환자만을 보고 오신 이길여 총장님. 그녀의 길은 아직도 진행 중에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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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굴짱 2023-01-17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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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묻다

끊임없이 도전하고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여성 이길여 회고록 《길을 묻다》

《길을 묻다》는 이길여 총장님과 대담자이신 김충식님께서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글이 진행되어진다. 이름만 들어보았던 이길여 총장님의 이야기를 제대로 알지 못한채로 읽어서인지 더 감동적이었다. 책을 받기 전에 궁금한 마음에 검색해본 총장님의 모습은 호탕해보이시는 모습과 너무나 젊어보이셔서 깜짝 놀랄 수 밖에 없다.

일제 강점기 시대를 보내시고 지금까지 총장으로 계시는 모습이, 마치 역사의 산증인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걸어오신 길이 쉽지 만은 않은 길이셨을텐데도 밝고 젊은 에너지를 발산하시는 모습에 더 대단해보였다. 그런 모습을 본 순간 거울속에 비친 삶에 찌든듯 피로해보이는 내 모습에 대한 반성도 함께 하게 되었다. 일제 강점기기에 초등학교 과정을 일본어 교과서로 마쳤고 해방후 여고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뉴욕의 메리이커큘리트 병원과 퀸스 종합병원에서 수련의 과정을 마치고 일본 니혼 대학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기까지 하신 말 그래도 신여성의 표상이 아닐까.

그러니까 제가 아이들에게 '나 같은 사람이 되어라'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겁니다. p.506

자신과 같은 의료인이 되라고 하시는 이길여 총장님의 자신감이 그래도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자만심이 아니라 그런 자신감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일궈오신 이력만 보더라도 그런 말씀을 하신다고 해서 어느 누가 겸손하지 않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일제강점기를 겪은 시대를 잘못 만났다는 생각을 할 법도 하지만 일본 교과서로 공부하고 해방후 학업을 이어가기까지 학업에 대한, 배움에 대한 열망은 따라갈 사람이 없을꺼 같다.

그리고 그런 당당함 속에서도 배려는 살아있었다. 환자를 진찰할 때 차가운 금속에 놀라는 것을 보고 환자들을 위해 청진기를 가슴속에 넣고 차갑지 않게 하시고, 차가운 고무장갑에 놀라하는 산모들을 위해서 따뜻한 소독물에 담가두셨다고 하는 일화만 해도 그렇다. 사실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으나 실행에 옮기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 대담집의 발간 목적이 이길여 총장님의 삶과 길병원의 역사를 두축으로 한국의료의 발전사를 조명하는 것이었다고 한다면, 나는 이길여 총장님의 삶에 더 집중하게 되는 것은 어쩔수 없는 듯하다. 의료발전과 의료인의 육성을 위해 가정이 아닌 선택을 하신 이길여 총장님의 선택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외롭지 않으실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많은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목표를 위해 노력하신 끈기있는 모습에 연신 감탄하며 책을 읽었다. 여성도 끊임없이 도전하고 노력하면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 낼 수 있음을 몸소 보여주신 이길여 총장님의 걸어가시는 길을 언제나 응원하고 싶어진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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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o07 2023-01-24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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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묻다



한 사람의 인생에 한 나라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일제 강점기에 전북에서 태어나 당시 여성의 한계를 뛰어넘어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의사로서 평생을 살아온 이길여 총장의 인생사를 읽으며

한국 현대사를 되짚어 보고 앞으로 내가 살아갈 인생에 커다란 자극을 받을 수 있었다.

내가 이길여 총장의 이름을 알게 된 건 한창 의대 입학의 꿈을 키우던 시절이었다.

당시 가천 의대 신입생에게는 6년간 수업료를 면제해 준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었다.

이 책에도 당시 기사 사진이 실려있는데, 아직도 그 기사가 생각나는 걸 보니 무척 인상 깊었던

같다. 비록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그 시절의 노력과 각오는 현재의 삶에 큰 재산이 되고 있다.

솔직히 처음 이 책을 마주했을 땐 쉽게 펼치기 힘들었다. 마흔이 넘어가면서 타인의 삶이

큰 자극이 될 거란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생각이 얼마나 교만한 것인지 이 책을 읽으며

반성하였다. 어마어마한 두께와 무게에도 불구하고 이길여 총장과 김충식 교수의 대담은 막힘없이 읽힌다.

아들이 귀한 집안에서 기대하던 아들이 아니라 딸로, 미운 오리 새끼처럼 태어났지만 그녀를

품어준 어머니의 따뜻한 사랑으로 인해 지금의 그녀가 존재할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이길여 총장의 삶에는 헌신과 사랑이 기저에 깔려 있다. 자신이 받은 것 이상으로

아픈 환자들에게 돌려주고 삶을 구하는 동시에 인재 양성에 한평생을 바치며

의료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길을 넓혀 나갔다.

그녀는 수많은 고난과 역경이 성취로 이끄는 원동력이라 말하며 끊임없이 불가능에 도전했다.

당시의 시대상을 이해한다면 결코 쉽지 않은 길이었을 텐데 어떤 식으로든 헤쳐나가는 모습은

커다란 자극이 되었다. 스스로 꽤 힘겨운 삶을 살았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살아온 시간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또한 그 시간을 보상받기 위해 현실에 안주하고만 있었던 시간들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열정 가득하고 무엇이든 도전하기 좋아하던 내 모습은 어디로 사라져 버린 것인지...

해가 바뀌고 어제와 똑같은 오늘을 살고 있던 순간에 이길여 총장을 만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그녀의 열정 가득한 삶을 읽으며 계획 없던 삶에 신명나는 계획을 하나둘씩

만들어 가기 시작했다. 잠시 미루었던 일들도 다시 꺼냈다. 이도 저도 아닌 삶에서 벗어나

앞으로 살아갈 삶에 뚜렷한 자국을 남겨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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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phia80 2023-01-24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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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배우다 - 길을 묻다









이길여 총장님은 누구인가?


일제 강점기에 전북 군산의 시골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과정을 일본어 교과서로 마친 이길여 는 해방 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미국 뉴욕의메리이머큘리트 병원과 퀸스 종합 병워에서 수련의 과정을 마치고 일본 니혼대학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가깝게는 2009년 정부로부터 최고 등급의 과학기술훈장을 받았다. UN 여성대회 정부 대표에 서울대 의대 동창 회장, 2022년 현재는 가천대학교 총장으로 재직 중이다.

정말 소개만으로 이 분이 얼마나 대단하고 멋진 사람인가.. 새삼 감탄하게 된다. 회고록은 잘 안 읽는 편이었다. 자괴감이 든달까. 도대체 난 왜 먼지처럼 사는 거지?하고. 하지만 요즘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 클루지 덕분) 위대한 발자취를 남긴 사람들을 보며보고 배우고 그리고 닮기 위해 애정으로 삶의 깊이를 들여다 본다. 이번에 읽은 < 길을묻다 >는 위에 설명한 이길여 총장님의 일생이 담긴 귀한 보물이었다.

한국전쟁 당시 이리여고 졸업반이었던 이길여 총장님은 뒷산 방공호에서 숨어서 공부했을 정도로.. 의지가 대단한 사람이었다. 나한테 지금 전쟁 중에 공부하라고 하면 집중할 수 있을까? 하하. 책을 읽는 내내 일제 강점기도, 한국전쟁도 안 겪어본 내가 얼마나 나약한 온실 속 화초로 자랐나 헛웃음이 나기도 했다.

의대에 진학하고 싶은 학생들을 비롯해 이 땅에서 여성으로 성공한 롤모델이 필요한 누구에게나 좋은 귀감이 되어줄 책이었다. 나 또한 <길을 묻다>를 보며, '난 도대체 뭐했지?'라는 생각을 넘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미래의 내 자식들에게 '나처럼 살아라'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책만을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아시다시피 유별난 건강 관리법 같은 건 없습니다. 물을 많이 마시고 하루 한 시간 이상 산책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날이 궂을 땐 러닝머신을 뛰어요. 가끔 골프를 치기도 합니다. - P22

그러니까 제가 아이들에게 ‘나 같은 사람이 되어라‘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겁니다. - P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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