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29

한국전쟁 사진의 역사사회학 정근식,강성현

한국전쟁 사진의 역사사회학 : 알라딘


한국전쟁 사진의 역사사회학  | 서울대학교 통일학 연구총서 30
정근식,강성현 (지은이)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2016-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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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서울대학교 통일학 연구총서 30권. 사진은 역사와 사회에 관한 우리의 관념적 지식을 시각적으로 보여 주는 문화적 텍스트다. 사진은 늘 어떤 사회적 사실의 진정성을 보증하는 근거이자 과거의 기억을 생생하게 만들어 주지만, 동시에 특정한 시각에서 그것을 바라보도록 강제하는 이미지이기도 하다.

한국전쟁에 대한 우리의 기억도 마찬가지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한국전쟁은 65년이 지난 과거이지만 여전히 현재를 만들어 가는 힘을 재생산하는 기억의 원천이다. 그 중심에 전쟁사진들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책은 우리 기억 속에 자리 잡은 한국전쟁 사진들에 대한 역사사회학적 탐구다. 대부분의 사진은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미군 사진부대의 사진병들이 찍은 것이다.

이 책에서 활용한 사진들은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 2관에서 조사 수집한 것이다. 이 사진들의 뒷장에는 누가 언제 무엇을 찍었는가에 관한 정보 등 사진의 생산 및 유통, 관리 정보가 함께 기록되어 있다. 이를 통하여 사진들에 관해 잘못 알려진 사실들을 바로잡고, 한국전쟁기 미군 사진부대의 활동과 사진병들의 모습을 보다 선명하게 그릴 수 있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특정한 내러티브에 따라 스틸사진들을 배치하고 묶은 한국전쟁 사진집의 시각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이를 위해 '우리'와 '그들'(적)이라는 이분법을 넘어 그동안 일반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한국전쟁 당시의 모습을 미국 사진병의 시각을 통해 보다 종합적인 시각에서 재구성하고자 하였다.


목차


머리말

1장 사진과 전쟁기억
1 주기적으로 되살아나는 전쟁기억의 현재 •1
2 전쟁사진과 기억의 정치 •3
3 한국전쟁 사진과 전쟁사진가 •6
4 사진 자료의 출처와 연구 방법 •11

제2장 미 육군통신대 사진부대와 사진병의 활동
1 GHQ-FEC 사진부와 71통신대 A중대 사진대의 조직 •20
2 전쟁사진 활동과 군 전쟁사진가의 시각 •28
1) 턴불 병장 •29
2) 행콕 일병과 댄젤 상병 •36
3) 윈즐로 중위 •44
3 167통신사진중대의 조직과 활동 •51
I 주제+사진이야기 ① 정훈국 사진대의 활동과 시각 •67

제3장 전쟁 초기 미군 사진병의 시각과 시선
1 우리: 오합지졸과 용맹함의 대비 •73
1) 참전과 전진(1950년 7월 초·중순) •73
2) ‘작전상 파괴’와 ‘기나긴 후퇴’: 미군의 지연전(7월 말) •89
3) 일진일퇴의 총력전: 낙동강 방어전선(8월) •98
4) 전쟁 스펙터클의 절정과 승리의 기록: 인천상륙과 서울수복(9월 말~10월) •111
2 적: 잔악한 ‘전범’과 ‘전쟁포로’ •123
1) 적의 잔학행위와 전쟁범죄 •123
2) 전쟁포로 •140
3 민간인: 국민과 비국민의 경계에서 •148
1) 민간인과 포로 •148
2) ‘자유피란민’과 ‘불순분자’ •154
3) 애국자와 ‘부역자(附逆者)’ •161
I 주제+사진이야기 ② 38선과 분단의 재현 •166

제4장 시각화된 구원, 사각화된 파괴·학살
1 시각: 반공인도주의의 구원과 재건 신화의 재현 •181
1)‘성공적인’ 서울 소개 •182
2) 구호와 보건위생, 그리고 재건 •190
2 사각: 아군의 파괴와 학살 •206
1) ‘무차별 대량폭격’과 민간 피해 •206
2) 민간인 학살: 보도연맹원, 정치범, 부역혐의자 학살 •213
I 주제+사진이야기 ③ 총보다 많은 카메라 •232

제5장 한국전쟁 사진의 집성과 시각의 변화
1 ‘우리가 본’ 한국전쟁 •245
2 ‘그들이 본’ 한국전쟁 •256
1) 미군 사진병의 시각 •256
2) 외국의 민간 전쟁사진가의 시각 •261
3) 중국의 시각 •268
4) 북한의 시각 •274
3 이분법을 넘어설 수 있는가 •276

나오며 •281

참고문헌/ 찾아보기/ Abstract
접기


책속에서


P. 72~73 한국전쟁 사진에서 활동한 전쟁사진가들은 사진병과 민간 보도사진가들로 구분되는데, 특히 전자의 중심 피사체는 아군의 활동이다. 미군이나 한국군, 기타 유엔군의 장군, 장교, 사병을 대상으로 하여 다양한 상황에서, 예컨대 작전회의, 전투, 휴식, 식사, 훈장수여 등의 상황을 인물 중심으로 클로즈업한다. 물론 피사체가 인물이 아닌 사물인 경우도 많다. 기지 내 건물, 전력 · 통신 · 교통 · 항만시설, 무기체계, 수송과 보급, 다양한 작전의 결과 등을 포착한 것이 이에 해당한다. 예외적이지만, 피사체가 적군인 경우도 상당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경우 사진은 주로 적의 파괴행위, 특히 잔학행위의 결과들을 클로즈업한다. 미군 사진부대는 이러한 사진들을 많이 찍었고, 이에 대한 정보 및 내용 캡션을 상세히 달았다. 그러나 아군의 잔학행위 결과들은 미군의 전쟁사진에서 누락되어 있다. 예컨대 한국 군경에 의한 정치범 · 보도연맹원 · 부역자 학살이나 미군에 의한 대민(간지역) 폭격과 기총소사 등 유엔군의 잔학행위들은 사각에 속하기 때문이다. 사각 또한 사회적으로 결정되기도 한다. 사진을 찍는 것이 금지된 대상이 있고, 또한 사진을 찍었다고 하더라도 작전상, 또는 전략적으로 유통을 금지시키는 경우가 많다. 사진이 검열로 지워지고, 배포가 금지되는 것은 사회적 차원의 사각이 존재함을 보여 준다. 접기
P. 111 9월 9일 맥아더의 인천상륙작전이 트루먼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승인되었다. 인천상륙작전을 위해 제7함대가 투입되었고, 상륙 부대는 미 해병 1사단, 7사단, 한국군 17연대와 해병대였다. 총 260척의 함정이 동원되었다. 9월 15일 새벽 해병 5연대 3대대가 월미도(녹색해안)에 상륙했고, 늦은 오후 5연대와 1연대가 각각 인천 전면 방파제인 적색해안과 인천 남쪽 긴 방파제가 있는 청색해안에 상륙했다. 제2차 세계대전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이은 최대의 상륙작전이었던 만큼 수많은 사진병과 민간의 전쟁사진가들이 작전에 참여했다. 미 공군, 해군, 해병, 육군의 사진병들이 전부 사진 활동에 참여한 최초의 작전이었다. 그런 만큼 인천상륙작전의 사진은 전쟁 스펙터클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접기
P. 148~149 전쟁사진에서 군 못지않게 등장하는 피사체가 바로 민간인이다. 그런데 이에 대한 미군 사진병의 시선은 민간인과 포로, ‘자유피란민’과 ‘불순분자’, 애국자와 ‘부역자(附逆者)’의 사이에서 상당히 혼란스러워한다. 민간인과 전쟁포로 사이의 혼동은 앞서 전쟁포로로서의 적의 재현에서 잠시 살펴본 바 있다. 이는 사실 전시의 적과 잘 구별되... 더보기
P. 161~162 ‘부역(附逆)’이란 역도(逆徒)에게 협력한 것을 의미한다. 즉 국가에 반역이 되는 일에 동조하거나 가담한 행위를 말한다(이임하, 2011: 143). 그렇다면 38선 이남이 유엔군에 의해 ‘수복’된 상황에서 부역자란 누구인가? 문제는 어떤 행위가 역도에게 협력한 것인지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전혀 제시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승만 대통령을 비롯한 ‘도강파’는, 피신한 자와 지하운동을 한 자를 제외하고, 피란 갈 의사가 있었으나 사정상 가지 못한 사람과 피란 갈 의도가 없어서 그대로 남아 있던 사람들 모두 부역자로 간주했다. 이후 ‘주동적’(적극적)이냐 ‘피동적’(소극적)이냐에 따라 부역처벌을 달리하겠다는 방침을 형식적으로 세우기는 했지만, 소극적 또는 비자발적이었다는 판정을 받더라도 부역하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이 사태를 예감해서였을까? 한국군과 유엔군이 입성하는 지역에는 모든 주민이 나와 태극기를 휘날리며 환영했다. 이들은 실제로 적으로부터의 해방을 환영하는 사람들과 함께 마치 부역하지 않았음을 입증하려 비자발적이었다는 판정을 받더라도 부역하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이 사태를 예감해서였을까? 한국군과 유엔군이 입성하는 지역에는 모든 주민이 나와 태극기를 휘날리며 환영했다. 이들은 실제로 적으로부터의 해방을 환영하는 사람들과 함께 마치 부역하지 않았음을 입증하려는 듯이 열렬히 환영했다. 접기
P. 281 여기에서 우리는 주로 미국의 ‘시각’이 반영된 미군 사진병이 찍은 사진을 중심으로 살펴보았기 때문에 미국의 ‘사각’에 대한 고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의 사각을 보완할 수 있는 다른 시각의 사진들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대체로 한국전쟁에서 적대적 관계에 있던 중국과 북한의 시각이 미국의 사각에 대응하며, 이에 대한 본격적인 분석이 필요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 책에서는 ‘그들’이라는 시각 차원에서 중국에서 출간된 한국전쟁 사진집의 시각을 다루었다. 중국 해방군화보사가 집성한 이 사진들은 중국인민지원군 군속사진가들이 찍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 당안관이나 군관계 사진 아카이브(Archive)가 거의 개방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한 중국군 사진대의 조직, 성원, 임무, 활동 등에 대한 연구가 거의 전혀 없는 실정에서 중국의 한국전쟁 사진과 시각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기에는 커다란 제약이 있다. 같은 이유로 북한이 찍은 한국전쟁 사진들도 다루지 못했으며, 접근하기조차 어려웠다. 다만 이 책에서 다룬 미군 포로들이 평양 시가지를 행진하는 모습과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은 북한 측 선전대 사진가가 찍은 것을 활용할 수 있었다. 이렇게 미군이 북한 지역을 점령해 가면서 노획한 (북한군이 생산한) 사진들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접근이 가능하다. 또한 공산계열의 언론, 특히 동유럽 공산국가에서 발행되는 신문 · 잡지에 실린 한국전쟁 사진들 가운데에는 북한과 중국의 군속사진가들이 찍은 사진들이 다수 발견된다. 이러한 방식으로 단기적으로는 그들의 시각 분석을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중국과 북한의 전쟁사진 아카이브가 개방되어야 이 문제가 완전히 해소될 것이다. 접기



저자 및 역자소개
정근식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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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전남대학교 교수를 거쳐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하버드·옌칭연구소, 교토대학, 시카고대학, 타이완 중앙연구원, 베를린자유대학 등에서 방문교수로 활동했다. 한국사회사학회, 비판사회학회, 한국냉전학회, 한국구술사학회 회장을 지냈으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 대통령 소속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 위원,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한국민주주의연구소 소장을 역임했다. 『소련형 대학의 형성과 해체』(2018), 『북한의 대학: 역사, 현실, 전망』(20... 더보기

최근작 : <한국의 민주화운동과 국제 연대>,<민주주의 씨앗뭉치 Seed Pods of Democracy>,<한국사회와의 대화> … 총 58종 (모두보기)

강성현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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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사회학자.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 HK+교수, 사회융합학부 사회학전공 부교수.
한국과 동아시아의 사상통제와 전향, 공안, 법과 폭력, 한국전쟁, 과거청산, 일본군‘위안부’ 문제와 전쟁범죄, 글로벌 냉전문화와 ‘냉전 아시아’, 그리고 국내외 제노사이드 이론과 사례에 대해 연구해왔다.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 냉전평화연구센터장, 일본군‘위안부’문제연구회 회장, 한국냉전학회 이사, 《황해문화》 편집위원 등을 맡고 연구와 학문적 실천에 힘쓰고 있다. 지은 책으로 《작은 ‘한국전쟁’들: 평화를 위한 비주얼 히스토리》(2021), 《탈진실의 시대, 역사부정을 묻는다》(2020, 임종국상 수상), 《한국전쟁 사진의 역사사회학》(공저, 2016), 《누구를 위한 역사인가》(공저, 2020)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제노사이드와 기억의 정치: 삶과 죽음을 위한 연구》(2009)가 있다. 접기

최근작 : <다시, 제노사이드란 무엇인가>,<작은‘한국전쟁’들>,<누구를 위한 역사인가> … 총 18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한국전쟁 사진과 우리의 전쟁기억, 그에 대한 역사사회학적 접근
이 책은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의 지원으로 만들어진 통일학연구총서 30번째 결과물로서 한국전쟁의 사진자료, 특히 한국전쟁 참전 미군사진부대의 사진기록들을 중심으로 한 조사연구와 역사사회학적 접근을 통해 한국전쟁에 대한 기억과 이미지들을 새로운 관점에서 조명하고 있다. 저자는 한국전쟁의 기억이 어떻게 구성되었고 변화되었으며 국내외적 정치 환경이 그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기 위해 한국전쟁의 스틸사진과 사진집의 분석을 시도하였다. 이 책에 실린 사진들은 주로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에 소장된 자료로서 저자들이 현지에서 수집, 조사한 것이다.
이 책은 총 다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 전쟁기억과 사진의 상관관계를 살펴보고, 2장에서 실제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미 육군통신대 사진부대의 조직과 사진활동을 기록했다. 3장에서 한국전쟁 초기 미군 사진병의 아군, 적군, 민간인에 대한 시선을 그들의 시각을 통해 분석하고, 4장에서는 미군이 촬영한 한국전쟁 사진에서 재현되는 두 가지 측면, 즉 ‘우리’에 대한 원조와 재건의 시각과 파괴와 학살이라는 사각(死角)을 분석했다. 마지막 5장에서 그동안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에서 출간된 다양한 한국전쟁 사진집의 시각을 분석하고 어떠한 변화가 발생했는지 다루고 있다.
전쟁사진은 서로 적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생산된 것이므로 어느 한쪽의 시각만을 보여 주기 때문에 다양한 자료들을 통한 보완이 필요하다. 저자는 탈냉전이 진행되었음에도 여전히 중국이나 북한에 소장된 사진들에 대한 접근이 제한적이거나 불가능한 현실을 지적하고, 향후 동아시아의 평화와 공생 발전하는 미래를 위해 한국 사회 내부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전체를 시야에 넣고 서로의 전쟁기억 재생산장치들을 비교, 검토하는 작업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은 한국전쟁의 기억과 이미지를 새롭게 바라보고 이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평가되며 앞으로 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후속연구들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접기





풍부한 사진과 해석으로 다시 생각하는 한국전쟁 이야기



1972년 한 장의 사진이 베트남 전쟁의 참상을 알리며 전세계적인 반전운동을 이끌어냈다. 바로 그 유명한 AP통신이 타전했던 일명 <네이팜 소녀> 사진이다. 소녀의 이름은 판티 킴폭. 당시 9살이었던 소녀는 남베트남 트랑방 마을에 떨어진 네이팜탄에 온 몸에 화상을 입고 울부짖으며 거리로 뛰쳐나왔다. 사진을 찍은 닉 우트는 다음 해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사진은 기록이라는 가장 큰 목적 이외에 보도와 같이 어떤 사건을 담아내기 위해 현장성이 생명인 르포에 흔히 사용된다. 특히 영상에 비해 사진은 “순간의 포착”이라는 점에서 훨씬 선명성이 강하고 위 사진처럼 한 장의 사진이 가져오는 효과는 주목성 면에서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사진이 주는 주목성과 선명성의 충격적 효과 때문에 우리는 한 프레임 속에 갇힌 사진의 이미지를 강하게 하나의 사실(The Fact)로써 인식하게 된다. 그러나 사진은 하나의 진실일 뿐. 모든 것을 말해주진 않는다.



정근식·강성현의 『한국전쟁 사진의 역사사회학』은 이러한 사진이 주는 효과를 인식하고 그것을 고정된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 하나의 재현물-기억의 재현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서 여타의 전쟁사진집과 다르게 특기할 만하다. 또한 이러한 시각은 역사를 구성하는 재현물로서 사진이 담은 “기억의 위치성”을 확인하고 있다. 바로 사진 속에서 사라진 혹은 지워버린, 생산맥락에 주목하기 위해 미군 사진부대의 활동을 함께 분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작업은 역사라는 이름으로 구성된 재현의 기억에 담긴 기억의 정치를 드러내고 해석하고 저항하는 일이기도 하다.



닉 우트의 네이팜 소녀 사진 시리즈에는 이 책의 맥락과 유사하게 본 사진의 이면을 드러내 주는 다른 사진이 있다. 즉 네이팜 화염 속 카메라와 영사기를 쥐고 있는 무장하지 않은 군인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이 소녀 주위에 몰려있거나 울고 있는 다른 아이들을 향해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는 사진이다. 이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사진 속에서 사라져 있던 모습이다. 바로 미군 속 사진사/촬영사들이다. 책에서 분석한 것처럼 사진을 찍은 주체는 세 부류다. 첫째는 잡지사, 통신사, 신문사 소속 민간인 사진기자들. 둘째는 군의 사진병과 군속사진가들. 셋째는 아마추어 사진가들.



<네이팜 소녀>는 AP통신 소속 닉 우트, 즉 종군사진기자에 의해 찍힌 사진이다. 사진을 전송한 제목은 <전쟁의 공포>였다고 한다. 아마도 닉 우트가 군소속 사진병이나 아마추어 사진가였다면 전쟁이 주는 참상에 대한 시각을 전하는 관점도, 위 사진이 가진 파급력도 그에 미치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전쟁은 훨씬 더 오래 지속됐을라나? 아무튼 이것은 사진의 해석에 있어서 사진을 찍은 주체와 맥락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한국전쟁 사진 또한 이러한 점에서 바라 볼 수 있으며 본 책의 내용이 바로 그러하다.



또한, 이 책은 하나의 사진 속에 담긴 한국근현대사가 사진의 해석으로 풍부하게 담겨있다. 저자들이 한국근현대사에 해박한 지식을 가진 연구자라는 점이 사진에 담긴 맥락과 역사를 더욱 풍부하게 해준다는 점은 커다란 장점이다. 흔히 보도용 기사로 짤려진 사건사나 사진에 적힌 짤막한 캡션만으로는 한국전쟁을 둘러싼 흐름이나 사건들에 대한 이해가 파편적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미지를 통해 시대적 상황까지 설명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주체가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함께 서술함으로써 객관적인 시각에서 판단할 수 있는 재료를 제공한다는 점은 제목의 그것처럼 한국사회, 한국전쟁을 연구하는 역사사회학이라는 다소 거리감 있는 학문분야를 대중적 매체인 사진을 통해 풀어감으로써 친근하게 대중화하는 영리한 전략이다.



이 뿐만 아니라 각 개별 사진사나 사진병이 찍은 사진을 분석하고 이 인물들의 성향까지 디테일하게 분석하는 치밀함은 한국전쟁 사진분석에 있어서 또다른 방법론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도 괄목할만하다. 특히 수원역 앞에 대기 중인 사상범을 찍은 사진의 캡션을 그대로 따라가지 않고 저자는 북한군 포로나 남한에서 기차를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피난민(실제 이 사진은 p.155 사진 3-106)이라는 각자 다른 사진병들의 해석과 달리 현대사에 입각해 기존 미군병의 해석을 수정해 제시하고 이것이 주체에 따라 어떤 재현물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 책은 단순 사진집이 아니라는 것을 더욱 강조해준다. 우리는 총 199개의 사진자료를 통해 꼼꼼히 한 장씩 분석하는 저자들의 역사사회학적 해석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한국전쟁을 둘러싼 당시 상황에 대한 깊은 이해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한국전쟁의 이미지를 재현하는 대부분의 사진은 바로 미군 사진부대와 소속 사진병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이 사진 속에는 전술적 활동뿐만 아니라 당시 한국의 자연환경과 마을풍경 그리고 그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기에 더욱 중요한 역사적 자료다. 그 중 책에 담긴 인상적인 사진(혹은 전쟁사에서 사각화된 사진) 몇 가지를 꼽아본다면 다음과 같다.



사진생산 조직에 대한 사진 : p.21 사진 2-1, 2-2,

전쟁의 참상 1 : 학살 : p.26 사진 2-20, 2-21 / p.47 사진 2-32 / p.49 사진 2-33(캡션과 다른 사진) / p.134-135 사진 3-77, 3-78, 3-79, 3-80 / p. 136-137 사진 3-81, 사진 3-82

전쟁의 참상 2 : 전쟁고아와 네이팜탄의 피해자들 : p.49 사진 2-34.(전쟁고아) / p.50 사진 2-35(p.211 사진 4-26), p.156-157 / 사진 3-107, 108, / p. 4-27, 사진 4-28

전쟁의 참상 3 : 포로 : 빨치산으로 혐의받은 민간인억류자(포로) : p. 152-153 사진 3-103, 3-104, 3-105(여자들과 아이들)

각 국들의 사진병들, 특히 북한, 중국 사진병들의 존재 : p.236-238 사진 3-4, 사진 3-5, 사진 3-6



그러나 저자들의 촘촘한 역사사회학적 분석이 더해진다고 하더라도 이것은 어디까지나 미국쪽에서의 자료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전쟁을 둘러싼 시각의 빈 구석을 발견하게 된다. 언젠가는 책의 그림 1-1(p.10)의 아래 부분도 함께 채워질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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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 2020-06-05 공감(4)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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