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대단한 책 - 죽기 전까지 손에서 놓지 않은 책들에 대한 기록
대단한 책 - 죽기 전까지 손에서 놓지 않은 책들에 대한 기록 l 지식여행자 2
요네하라 마리 (지은이) | 이언숙 (옮긴이) | 마음산책 | 2007-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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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요네하라 마리 한정판 특별 컬렉션 - 전5권 - 프라하의 소녀시대 + 미식견문록 + 발명 마니아 + 교양 노트 + 언어 감각 기르기 [품절] 유머의 공식 - 유쾌한 지식여행자의 재담 섭렵기
[품절] 언어 감각 기르기 - 유쾌한 지식여행자의 거침없는 대화 속담 인류학 - 유쾌한 지식여행자의 속담으로 세상 읽기
[품절] 러시아 통신 - 유쾌한 지식여행자가 본 러시아의 겉과 속 [품절] 차이와 사이 - 유쾌한 지식여행자의 커뮤니케이션 강의
교양 노트 - 유쾌한 지식여행자의 80가지 생각 코드 [품절] 팬티 인문학 - 유쾌한 지식여행자의 속옷 문화사
발명 마니아 - 유쾌한 지식여행자, 궁극의 상상력! 문화편력기 - 유쾌한 지식여행자의 세계문화기행
미식견문록 - 유쾌한 지식여행자의 세계음식기행 [품절] 인간 수컷은 필요 없어
올가의 반어법 미녀냐 추녀냐 - 문화 마찰의 최전선인 통역 현장 이야기
[품절] 대단한 책 - 죽기 전까지 손에서 놓지 않은 책들에 대한 기록 마녀의 한 다스 - 유쾌한 지식여행자의 문화인류학, 개정판
프라하의 소녀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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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의 한다스>, <프라하의 소녀시대>등의 저작으로 국내에 알려진 요네하라 마리의 저작.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주간분슌週刊文春>에 연재한 「독서일기」와 1995년부터 2005년까지 각 신문과 잡지에 기고한 장단편의 「서평」에 실은 글들을 모아놓은, 일종의 책에 관련된 에세이집이다.
이 책에서 요네하라 마리가 다룬 책은 총 390권이고, 「독서일기」에는 일본의 『새로운 역사 교과서』 파동, 2002년 한일 월드컵, 이라크 전쟁 등 당시의 이슈에 대한 시평을 곁들인 47편의 글이, 「서평」에 139편의 글이 실렸다. 하루에 7권씩 20년간 책을 읽은 것으로 알려진 '다독가' 요네하라 마리의 모든 면을 파악하기에는 미미한 양이지만, 책을 사랑하고, 책을 통해 말하려는 '애독가' 적 기질이 글 곳곳에 박혀 있다.
마리의 마지막 독서일기는 2006년 5월 18일로 되어 있는데, 그녀가 세상을 떠난 날은 2006년 5월 25일이다. 죽음을 4개월 정도 앞두고 그녀가 자신을 죽음으로 몰고간 암과 관련된 책들을 읽고 서평을 써내려간다. 마지막 서평들에서 지은이는 자신의 몸으로 직접 실험해 보고 그와 관련된 코멘트를 담담하게 남기고 있다.
단순한 책읽기를 넘어, 책이 한 인간에게 어떠한 용도로 사용될 수 있는지, 그리고 한 인간이 책을 통해 생의 어떠한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1 독서일기
책의 숲에서 길을 잃다·15|기억의 서랍을 자유자재로·23
100년 사랑이 식을 때·30|파란만장 2명의 사회주의자·38
1년 반 만에 찾은 러시아에서·45
재미없는 교과서와 오에 씨의 작품에 빠진 나날·53
웃음은 평화로운 파괴 활동·60|소비에트에 스러져 간 혁명가들·68
테러리스트, 혹은 자유의 전사·75|석불을 보지 말고 난민을 보라·82
현재의 절벽 끝에서 만나는 과거의 섬뜩한 기억·89
감자는 악마의 과일·97|베리야는 여전히 미궁 속에·105
축구의 빛과 그림자·112|목숨을 건 일구이언·119
‘자동망각장치’에 대한 고찰·126|노동에 지치고 굶주림에 지쳐·133
부시와 테러 조직의 검은 커넥션·141|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와 같은가?·148
거리낌 없는 험담의 참을 수 없는 즐거움·155
차별과 원한의 무한 연쇄 고리·162
허구와 현실을 구별하지 못하는 정치가들·170
진정한 행복은 욕망의 억제에 있는 것이 아닐까·177
남자를 빼고 여자를 말할 수는 없는 법·184
가혹했던 시절의 애국소년표류기·192
인간에게는 병을 스스로 치유하는 힘이 있다·200
사랑은 들어가 보는 것이 아니라 빠지는 것·208|세계의 깡패 국가, 미국·214
그래도 나는 전쟁에 반대합니다·220|강자에겐 약하고 약자에겐 잔혹한 일본 파시즘·226
개는 개로서 사랑하라·232|생명을 위협하는 먹을거리의 세계화·237
테러리스트보다 저널리스트를 섬멸하라·243|신문은 친구를 사귀어선 안 된다·249
범죄 배상과 여성 멸시 발언·255|암은 고마워해야 할 혈액정화장치!·261
문학으로 먹고살 수 있을까·267|사람은 왜 애완동물을 먹지 않을까·273
영구차의 탄생·279|2050년 일본의 디스토피아·285
일본 국가의 자아분열증·291|기적의 정치가 마사리크의 사상·297
논리와 합리로는 인간 사회의 심연에 이를 수 없다·303
번역자와 작품의 행복한 만남·309|내 몸으로 암 치료 책을 직접 검증하다 1·315
내 몸으로 암 치료 책을 직접 검증하다 2·321
내 몸으로 암 치료 책을 직접 검증하다 3·327
2 서평
괴담 읽기의 괴로움·335|강제수용소에 핀 희망의 꽃·337
파리 고급 매춘관 여지배인의 자서전·339|독자적인 문법을 갖춘 공간언어·341
매뉴얼 밖에서 만나는 또 다른 세상·343
사회주의 아래에서 꽃핀 콩트·345|러시아문학에서 ‘배고픔’의 계보·347
‘동토의 지혜’가 번득이는 모험소설·351
달타냥과 밀레디의 정사 장면에 두근두근·353
소설 없이 살 수 있을까·357|문명병에 대한 명쾌한 질문·362
등골 오싹한 스탈린의 비밀·364|생태계를 지키는 존재의 무게·366
‘악역 이미지’를 탈바꿈할 때가 다가오다·368
‘개혁’의 본질을 날카롭게 파헤치는 분석·370
케네디 가, 꿈과 욕망의 원천·372|예술 혁명의 전체상을 극명하게·374
설득력 있는 고양이 언어 해설서·377|가까운 친구가 본 근대 일본인·379
격동 속 러시아가 흥미롭다!·381|정보전 속 남자의 ‘삶’을 재현하다·385
친일의 그늘에 가려진 고통스러운 사건·387
지휘자의 실상에 대한 거침없는 폭로·389
진심을 돌아보고 금기에 도전하다·391|히틀러 자살의 비밀·393
일본문학의 여성 중심주의 비밀·395|부모의 육성으로 듣는 이지매 자살·398
해학과 야유로 권력을 비웃다·400|죄책감까지 느끼는 독서의 기쁨·402
가슴을 울리는 아버지의 고뇌와 슬픔·403|고양이와 살다·405
인간은 왜 고양이에 끌리는가·407|고양이는 사람을 행복하게 하니까·409
역사의 무수한 드라마를 품고·411|의적 출신 국회의원의 반평생·413
정보의 공백을 메우는 현대의 서사시·416|활기로 가득한 유럽사·418
웃음과 슬픔, 기상천외한 이야기·421|뼛속까지 웃게 하는 여성 작가들·423
진심을 말하는 아버지의 통쾌한 삶·425|치아를 통해 들려주는 어느 남자의 생애·427
진기한 이야기를 모아 본질로 파고드는 재미·429
언어를 통해 나타나는 생활과 배경문화·431
정성껏 모은 동서고금의 방귀 일화·433|도시에서 살아가는 여자들의 이야기·435
무대 뒤에서 꿋꿋하게 살아온 여성의 기구한 반생·437
냉전을 넘어 미국과 소련 사이에서 꽃핀 사랑·439
현장감 만점의 소련 핵무기 개발사·441|패자의 시각에서 들려주는 ‘트로이 목마’·443
풍토가 낳은 천재의 인간성·445|학계와 문단에 만연한 부조리·447
4대에 걸친 풍자와 웃음의 초상·449|불안한 세기에서·451
유고슬라비아 현대사·452|잠이 오지 않는 하룻밤을 보내다·453
요상한 우화·456|이름도 없는 사람들의 모습·458
시베리아 여행 200년의 피아·460|일본이 마음에 들어서, 그래서 다시 한 번·462
사진도 글도 묘감도·467|운명에 희롱당하지 않고, 마음 가는 대로·471
눈을 감으면 지금도 여전히 아름다운 모습·473
아름답다는 것은, 행복하다는 것은·475|20세기의 명저·477
옛 글자를 줄줄 읽을 수 있는 즐거움·479|강철은 어떻게 단련되었는가·482
냉전의 기원을 찾아·484|진심으로 반한 상대방을 설득하기란 참 어렵다·487
약한 자의 변명·492|책은 여행의 적?·495
시리즈를 둘러싼 세 가지 교훈과 한 가지 예상·498
해설자라는 직업·504|기묘한 커플의 알 수 없는 수수께끼·507
여행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일본·514|중년 여성들 주목!·516
가장 쉬운 외국어 학습법·518|안녕, 위선자들이여·525
눈과 마음의 휴식 시간·527|사전의 형식을 띤 기록문학·529
소리 내어 읽을 거라면·531|가장 무시무시한 무기는·533
주민기본대장 네트워크가 있다면·535|개를 싫어하는 인간을 위한 언어학·537
노인 수발은 한 편의 드라마다!·543|역사의 틈새에서 찾은 보물·545
우리 집의 농경민 대 유목민·547|만약 공습이 시작된다면·549
열화우라늄탄의 공포·551|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무서워진다·553
인류 지혜의 총화, 고고학·555|인기가 있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557
천 년의 시공을 넘어·559|온몸이 나른해지는 사진집·563
파격적인 영어 학습법·565|이런 서점이 있다면·567
광적인 입시 열기에 극약 처방 있다·570|천재가 되는 조건·572
크로켓처럼 먹기 좋고 비프스테이크처럼 맛있는·574
너무나도 아름답고 현명하고 건강해서·576|패러디의 귀감·578
새로운 장르를 여는 개척자·580|인터넷과 일기의 위력·587
눈은 사랑의 시작, 입술은 사랑의 끝·589|정복자는 이해하지 못할·591
학교 수재의 폐해·593|신문기자가 전하는 소비에트의 유령·595
군수산업의 빛과 그림자·596|유례없는 캐릭터 만들기에 성공하다·597
1인칭으로 말하는 고양이들·599|웃음이 있는 설문조사·601
『겐지 이야기』보다 재미있다·602|농사와 음식으로 본 일본·607
산업화된 노인 수발의 현장·609|여름의 책 한 권·611
섹스 자원봉사의 현실에 다가가다·612|우리 친구 시모네타의 비밀·614
이라크, 점령지의 일상·620|발레의 ‘바이블’을 저술한 사람·622
교의를 뒤흔드는 대발견·624|공전의 ‘비밀풀기’ 작가론·626
지문은 알고 있다·628|암과 함께 공생한다·629
아무 말 말고 보내 줘·631|그리고 살인자는 들판에 버려진다·632
의지를 가진 기관·633|사랑해야 할 작가의 깊은 어둠·635
갈릴레오는 자업자득이었는가?·637|일본에서 제일 행복한 공무원들·639
인터넷 기업의 노동 현장·641|늑대개로 완전 변신·643
생명의 본질과 생물학의 근원을 향해·645
100년에 걸친 블루머 왕국의 흥망·646
우리 집은 저 산 너머·648|표류민 상카를 따라·649
여자의 자아가 불꽃을 터뜨리다·651|저널리즘의 귀감·653
천차만별 다양한 남자들의 샘플집·655|하루에 세 번 웃기 위하여·657
언론 통제까지 뚫어 버리는 문학의 힘·659
해설|불꽃 튀는 치열한 사색·660
옮긴이의 말·665
찾아보기 1 책명·667|찾아보기 2 저자명·675
책은 인간의 분노나 슬픔, 공포, 놀라움, 기쁨 등 다양한 감정을 흔들어 놓는 존재이지만, 내가 최고로 생각하는 감정은 언제나 바로 웃음이다. 웃음을 주는 저자가 가장 좋다. 그런데 바로 얼마 전에 나오키상 후보에 올랐던 <인 더 풀>을 읽고 나서, 지금 한창 빠져 있는 저자가 오쿠다 히데오다.-p130 중에서
다른 지역에서 우연히 유사한 이야기가 생겼다고 해도, 혹은 그것이 전파된 결과라도 해도 우리 모두가 같은 유형의 이야기에 마음이 끌리는 서로 비슷한 존재라는 점을 확인할 때, 이보다 즐겁고 감동적인 이야기는 없을 것이다.-p270 중에서
아치카와 후사에, 오쿠 무메오, 하니 모토코, 히라즈카 라이초우 등 진보파 여성들이 전쟁이 시작되자 스스로 전쟁을 예찬하는 언동을 서슴없이 전개해 가는 모습을, "전쟁은 변화를 찾던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보수적이고 완고한 여성보다는 미래지향적이고 활발한 근대적 감각을 지닌 여성일수록 전쟁에 매혹당하기 쉽다"고 해설한다. 또한 이들 여성들이 "전쟁 중에 보여 주었던 열정과 똑같은 강도로 전후에는 부흥정신을 설파하고, 특히나 과거 청산에 매진하기보다 여성해방 평화운동의 리더로 복귀한 그 변신의 신출귀몰함"에 대해, "말했잖아요. '진보적' 여성은 늘 '신체제'에 매료되어 자신들의 힘을 발산한다고"라며 무거운 주제를 참으로 산뜻하게 정리해 버린다. (29)
- SJ
악은 '건실함'의 연장 선상에 있다. 그래서 더 무서운 것이다. (44)
- SJ
이노우에 히사시 (소설가, 극작가)
: 훌륭한 서평가란 자신이 읽고 있는 책과 자신의 사상이나 지식을 끊임없이 한데 섞어 가면서 뿜어내다가, 결국 지금까지 없었던 지혜를 낳는 부지런한 창작가인 것이다. 저자와 서평가가 충돌해 발하는 사색의 불꽃. 우리 독자는 이 책을 통해 그러한 불꽃의 아름다움에 심취하는 즐거움을 맛보았다. 잘 알려져 있듯이, 그녀는 고르바초프와 옐친이 이름을 지명해 의뢰를 할 정도로 러시아어 통역의 일인자였다. 통역사라는 이름의 투명인간으로 지내면서 요네하라 마리는 방대한 지식과 견해를 축적하고 사색을 다져 왔던 것이다. 그 모든 것이 이 한 권의 책ㅇ 담겨 있다.
<독서일기>에서는 마지막이 다가올수록 "내가 10명 정도 더 있으면, 모든 요법을 시도해 볼 수 있을 텐데....꼼꼼하게 하나하나 읽고 싶은 책이 나왔다. ..... 만에 하나 내게 체력과 기력이 돌아온다면...." 하는 말들이 점점 많아진다. 하지만 그녀는 결코 약한 소리는 하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감상에 빠지지 않고 사색을 계속한 강인한 정신이, 또한 이 책에 그대로 녹아 있다.
김이경 (『시의 문장들』의 저자)
: 은근히 잘난 척하고 싶을 때
김경민
: 그녀가 대단한 진짜 이유
문정우
: 백의민족에게도 감추고 싶은 비밀은 있다
저자 : 요네하라 마리 (米原万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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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 : 1995년 요미우리 문학상
최근작 : <마녀의 한 다스 (문고본)>,<프라하의 소녀시대 (문고본)>,<속담 인류학 (문고본)> … 총 68종 (모두보기)
소개 :
1950년 일본 도쿄 출생. 러시아어 동시통역사, 작가. 1959년~1964년 프라하의 소비에트 학교에서 수학했다. 도쿄외국어대학교 러시아어학과를 졸업하고 도쿄대 대학원 러시아어?러시아문학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1980년에 설립된 러시아어통역협회에서 초대 사무국장을 맡았고, 1995년부터 1997년까지, 2003년부터 2006년까지 회장을 역임했다. 1992년 ‘일본여성방송인간담회 SJ상’을 수상한 이래, ‘요미우리 문학상’ ‘고단샤 에세이상’ 등 많은 상을 받았다. 2006년 56세에 난소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프라하의 소녀...
역자 : 이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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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 고려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동양사학과(일본사) 및 일본 도쿄대학 대학원 인문과학연구과 국사학과(일본중세사) 연구생 과정을 수료했다. 우리말로 옮긴 책에 《음악사의 진짜 이야기》, 《오케스트라의 비밀》, 《일등 국가의 조건》, 《읽기의 힘, 듣기의 힘》, 《멸망하는 국가》, 《대단한 책》,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 《에도의 패스트푸드》 등이 있다. 현재 외교통상부, 한국국제교류재단에서 통역, 한일 역사교사 교류회 심포지엄 등 한일 학술문화 교류 관련 통역 요원으로 활동 중이다.
[인문] 반드시 식후에 읽을 것 <미식 견문록> l 2009-07-20
요네하라 마리는 알라딘 편집팀이 무척이나 사랑하는 작가였다. 과거형을 쓴 것은 '편집팀'은 이미 '도서팀'이 되었고, 구성원들도대부분 바뀐지 오래기 때문. 이런 사정과는무관하게, 새로 출간된 요네하라 마리의 <미식견문록>은여전히 좋다.군침도는 음식과 당장이라도 친구에게 전화 걸어 '너, 이거 알아?'라며 얘기해주고 싶은흥미로운 지식들이 맛깔나게 ...
마음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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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꽁치가 먹고 싶습니다>,<너의 운명으로 달아나라>,<엄살은 그만>등 총 217종
대표분야 : 영화 2위 (브랜드 지수 59,809점), 에세이 7위 (브랜드 지수 425,943점), 책읽기/글쓰기 7위 (브랜드 지수 17,352점)
살아남기 위해 책을 펴 들었다가,
『대단한 책』의 저자 요네하라 마리는 누구인가. 공산주의자 아버지를 따라 체코 프라하에 체류하며 각국의 아이들과 한데 어울려 1959년에서 1964년(9살~14살)까지 소비에트 학교를 다니고, 일본으로 귀국한 후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공산당에 가입하고, 러시아어와 문학을 전공하여, 유명한 일본어-러시아어 동시통역사로 동구권의 사회주의 국가를 제집 드나들듯 한 이다. 어린 시절 소비에트 학교의 모든 수업이 러시아어로 진행되었기에 자의든 타의든 러시아어를 배웠고, 그걸로 평생의 직업을 삼은 셈이다. 그런 저자였지만 이국에서 공부하던 시절의 초기에는 전혀 말이 통하지 않아 심각한 언어 쇼크에 시달린다. 그럼에도 저자는 어렵사리 익힌 러시아어 실력을 키워 이역만리 공포의 소비에트 학교에서 아주 훌륭하게 살아남는다. 그 비법이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바로 어학원이나 가정교사를 통한 외국어 학습이 아닌, 책을 통한 자력갱생이었다. 러시아어로 된 문학작품을 읽으며 꾸준히 어휘를 늘려 나갔던 것이다. 1964년에 일본으로 돌아온 저자는, 이번에는 두 번째 언어 쇼크를 겪는다. 외국에 머문 동안 동년배와 단절되어 어휘가 늘지 않아 일본어가 달렸던 것이다. 그때도 저자는 문학작품을 독파해 가며 정규 교육을 따라잡는다. 그 후 대학에 입학하기 전까지는 입시지옥에서 견디느라 러시아어 공부는 뒷전이었을 텐데, 어떻게 대학에서 다시 러시아어와 문학을 전공할 생각을 했을까. 비법은 역시 책이다. “일소日蘇도서관에서 책 네 권을 빌려 1주일 동안 읽고 반납하고 다시 네 권을 빌리고 때때로 간다에서 새로 나온 책을 사기도 하는 생활을 이어 갔다. 그러고는 중학교 2학년 때 귀국해서 대학에 들어갈 때까지 달리 러시아어 공부는 하지 않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러시아어 수준을 유지하고 향상시킬 수 있었다고 자부한다.”(「가장 쉬운 외국어 학습법」, 522~523쪽)
책과 더불어 산 호모비블리오쿠스homo-bibliocus의,
“새로운 언어를 익히기 위해서도, 그리고 유지하기 위해서도 독서는 가장 고통이 적은, 더구나 가장 효과적인 수단”(「가장 쉬운 외국어 학습법」, 524쪽)이라고 강조한 저자는 자신의 고백대로 일면 말을 더 잘하려고 책을 찾은 사람이다. 한데 이렇게 책을 만났던 저자가 그 책을, 일생을 적극적으로 이끌어 나가는 데 절실한 동지이며 선생님이자 반려자로 삼는다. 자신이 처한 문제 상황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할 때는 물론이거니와 일반적인 궁금증이나 본인의 주관심사인 일본 사회와 러시아 상황을 비롯한 국제 정세에 대한 호기심에 생겼을 때에도 저자는 가장 먼저 책을 집어 든다. 이사 직후의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수컷 고양이의 사진집 『치비의 사랑 찾기チビのお見合い』를 읽고, 본인과 똑같이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고양이들을 위해서는 『고양이에게 정신과 전문의가 필요할까?Do cats need shrinks?』를 찾기 위해 산더미 같은 책 속을 헤매다 길을 잃기도 한다. 심지어는 눈이 빡빡할 때 읽기만 하면 흘러넘치는 눈물을 주체할 길이 없게 하기에 안약 대신 펼쳐 드는 책도 있다.
책으로 사는 ‘독서 생활인’ 요네하라 마리는 다독하는 데다가 20분 만에 무려 몇 백 쪽의 책을 뚝딱 읽어 낼 정도로 속독에 능하다. 더구나 호기심이 너무 왕성하고 집요한 탓에, 단박에 단 한 권의 책에만 의지하여 쉽게 결론을 내어 버리는 타입조차 못 된다. 이 책에서 내내 그러하듯이 인생 말기에 이르러 난소암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만났을 때에도 저자의 오랜 버릇은 어김없이 되풀이된다. “앉아서 죽음을 기다릴 만큼 달관하지 못한” 저자는 검사와 치료를 받느라 병원을 전전하면서도 무려 여남은 권이나 되는 암 치료 서적을 독파하며 자신의 몸으로 암 치료 책을 직접 검증한다. “내게는 역효과만 있었다”라거나 “여러 저서에서 좋은 부분만을 뽑아(일부는 완전히 표절이다) 짜깁기를 한 책”이라는 평가조차 빼먹지 않는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자신이 좋아하던 러시아·일본 문학, 논픽션류, 어학·사전류, 국제 정치에 관계되는 책, 개·고양이 서적 등에 대해서는 지면을 할애하지 못하고 있으나, 죽음 앞에서도 요네하라 마리의 사유의 불꽃은 활활 타오른다.
죽기 전까지 읽고 사유한 책에 대한 기록 - 390권을 다룬 186편의 글
『대단한 책』은 요네하라 마리가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주간분슌週刊文春》에 연재한 「독서일기」와 1995년부터 2005년까지 각 신문과 잡지에 기고한 장단편의 「서평」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총 390권의 책을 다루고 있는데, 「독서일기」에는 일본의 『새로운 역사 교과서』 파동, 2002년 한일 월드컵, 이라크 전쟁 등 당시의 이슈에 대한 시평을 곁들인 47편의 글이, 「서평」에 139편의 글이 실렸다. 앞서 이야기한 대로 무려 20년간 하루에 7권씩 읽었다고 하니, 저자가 읽은 총량에 비하면 책 390권과 글 186편은 미미한 양이라 하겠다.
특히 「독서일기」에서 마지막 독서일기 「내 몸으로 암 치료 책을 직접 검증하다 3」은 2006년 5월 18일 《주간분슌》에 실렸던 것이다. 그날로부터 열흘도 채 지나지 않은 5월 25일에 저자는 세상을 떠났고 죽기 직전까지 손에서 놓지 않은 그 책들에 대한 기록은 이렇게 세상에 남았다. “마지막까지 감상에 빠지지 않고 사색을 계속한 강인한 정신이, 또한 이 책에 그대로 녹아”(해설 「불꽃 튀는 치열한 사색」, 664쪽) 있는 이 저작의 원제는 『완전히 제압당해 재기불능으로 만들 것 같은 대단한 책打ちのめされるようなすごい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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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만에 이 책을 다시 잡았다. 변함없이 근사하다. 근 700쪽임에도 결코 지루하지 않고, 더구나 편안하다. 이 편안함이 얼마나 깊은 내공인지 이제야 실감한다. 이제는 내 곁에도 암을 앓고 계신 분이 있으므로. 그녀의 온화한 용기를 새기며 상실이 아니라 생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마음 먹는다.
SJ ㅣ 2014-07-20 l 공감(0) ㅣ 댓글(0)
꼭 읽어야 합니다. 문학, 인문학에 대한 열정. 잔잔한 문장 뒤에는 언제나 깊은 성찰이.
지쟈스 ㅣ 2013-10-18 l 공감(0) ㅣ 댓글(0)
문학에 대한 그녀의 진지한 열정. 편안하고, 유머러스한 그녀의 빛나는 문장의 뒤편에는 언제나 치열함의 그림자가 숨어있는 것 같은.
저녁 ㅣ 2013-02-24 l 공감(1) ㅣ 댓글(0)
요네하라 마리를 안 지 얼마 안 된 초보 독자입니다. 그녀가 쓴 책을 거의 다 읽어서, 이젠 그녀가 사랑했던 책을 읽으려고요...
키치 ㅣ 2013-01-15 l 공감(1) ㅣ 댓글(0)
교정 면에서 마음산책답지(?) 않은 구멍이 왕왕 눈에 띄어 별 하날 뺀다. 분량이 분량이라 여러 명이 나눠 작업한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 보는데... 아쉽다. 다시 다듬을 기회는 오지 않겠지.
졸음꾼 ㅣ 2012-11-30 l 공감(1) ㅣ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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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제압당해 재기불능으로 만들 것 같은 대단한 책 나비언니 ㅣ 2016-01-27 ㅣ 공감(1) ㅣ 댓글 (0)
대단하다. 밤마다 몇 페이지씩 읽으며 그녀의 어마어마한 독서량과 독서 분야에 놀라곤 했다. 나는 책을 좋아하지만 많이 읽거나 빨리 읽지는 못하고 그저 좋아하는 책을 반복적으로 읽을 뿐이다.(여기에 조금 더하자면, 책 읽는 것 못지 않게 서평 읽는 것을 좋아하는 것 정도) 이렇게 편식하는 독서습관을 지닌 내게 요네하라 마리 같은 사람은 대단할 수 밖에 없다.
대단한 독서가, 다독가, 속독가. 그러면서 통역도 하고, 번역도 하고, 책도 쓰는 그녀는 도대체 언제 자고, 언제 밥 먹고, 언제 쉬는 걸까. 그녀의 표현대로라면 “앉아서 죽음을 기다릴 만큼 달관하지 못”하여 난소암 판정을 받은 이후에는 암 관련 서적까지 섭렵하면서 냉철한 서평을 잊지 않았다. 생의 마지막 무렵까지 책을 놓지 않았던 부지런하고 적극적인 한 독서가의 이런 친절한 책은 고맙기 그지없다.
서평은 독서를 풍요롭게 해준다. 곽아람 기자는 언젠가는 요네하라 마리를 능가하고 싶다고 했다. 나 또한 재미있으면서도 영양가 넘치는 서평을 많이 쓰고 싶다.
원제 : 완전히 제압당해 재기불능으로 만들 것 같은 대단한 책(打ちのめされるようなすごい本)
좋은 책은 반드시 여러 다른 좋은 책들에 발딛고 있으며 겸손하게도 독자의 마음을 그들에게로 돌린다. SJ ㅣ 2014-07-20 ㅣ 공감(0) ㅣ 댓글 (0)
아치카와 후사에, 오쿠 무메오, 하니 모토코, 히라즈카 라이초우 등 진보파 여성들이 전쟁이 시작되자 스스로 전쟁을 예찬하는 언동을 서슴없이 전개해 가는 모습을, "전쟁은 변화를 찾던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보수적이고 완고한 여성보다는 미래지향적이고 활발한 근대적 감각을 지닌 여성일수록 전쟁에 매혹당하기 쉽다"고 해설한다. 또한 이들 여성들이 "전쟁 중에 보여 주었던 열정과 똑같은 강도로 전후에는 부흥정신을 설파하고, 특히나 과거 청산에 매진하기보다 여성해방 평화운동의 리더로 복귀한 그 변신의 신출귀몰함"에 대해, "말했잖아요. '진보적' 여성은 늘 '신체제'에 매료되어 자신들의 힘을 발산한다고"라며 무거운 주제를 참으로 산뜻하게 정리해 버린다. (29)
악은 '건실함'의 연장 선상에 있다. 그래서 더 무서운 것이다. (44)
[탈레반의] 석불 파괴에는 대소동을 벌인 세계이지만, 석불 파괴보다 훨씬 이전부터 아프가니스탄 전 국토를 휩쓸어 온 이 비참한 현실에 대해서는 무관심했다. ... 석불은 "그처럼 위엄을 갖추었으면서도 이 끝없는 비극 앞에서 자신이 얼마나 보잘것없는 존재인지를 느끼고 수치스러워 무너져 내렸던 것이다. 부처의 청빈과 안녕 철학은 밥을 찾는 국민 앞에 너무나 부끄러워 용기를 내어 부서져 버렸다. ... 아무도 무너져 내린 불상이 가리키고 있는, 죽을 지경에 이른 아프가니스탄 국민을 보지 않았다."
참고로, 오랫동안 현지에서 의료 활동을 펼치고 있는 나카무라 데츠 씨는 석불 파괴는 기우제의 일환이었다고 진술했다. (84)
"나의 고통스런 경험을 글로 옮겨서 사람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다면 나의 <지옥편>을 써야 한다" (154)
"언어학은 언어와 그 부분과의 관계, 언어와 언어와의 관계, 언어와 언어 외 현실과의 관계 등 세 가지로 나뉘며, 이 부분이 대단하다고 할 수 있는데, 이 세 가지 이외에는 없다는 것이다. 언어와 그 부분과의 관계, 언어와 언어와의 관계, 이 두 가지는 순수하게 언어학적 연구가 가능하나, 제3의 언어와 언어 외 현실과의 관계 연구에서 언어학은 보조과학을 필요로 하며 보조과학을 제거하려고 한 순수한 언어학이란 시도는 모두 실패했다." (179)
먹는 속도, 걷는 속도, 책을 읽는 속도는 꽤 빠른 편이다. 먹기와 걷기의 경우, 자주 빈축을 사기도 한다. "다른 사람과 함께 걷거나 먹을 때에는 상대방과 속도를 맞추어 시공간을 공유한다는 즐거움을 말끽하라"고 어려서부터 어머니의 잔소리를 들었다. 그런 반면 독서의 경우에는 아무리 빨리 읽어도 옆에서 아무도 참견하지 않는다. 그래서 대학 입시 때의 암기 지옥에서 해방되었을 때부터 책을 읽는 속도는 재미가 붙을 정도로 빨라져, 그 후 20년 동안 하루 평균 일곱 권을 읽고 있다. (357)
대단한 책에 걸맞는 대단한 내용 문텐해월 ㅣ 2013-10-11 ㅣ 공감(0) ㅣ 댓글 (0)
『대단한 책』 요네하라 마리/ 이언숙 옮김/ 마음산책
660여 장이나 되는, 비교적 많은 분량이나 주어진 눈길은 여유를 가지며 순조롭게 산책한다.
절반 정도는 1부로 ‘독서일기’라 칭하며, 2부는 서평이다.
‘독서일기’는 그때마다 특정한 책을 거론하면서 다양한 의견을 피력하는데 실제 내용면으로 봐서는 2부보다 1부가 알짜배기이다. 2부의 경우 소개되는 책 대부분쯤? 안타깝게도 국내에 번역되지 않아 공감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어쩌면 ‘책’을 소재로 한 내용의 단계를 뛰어넘어 현대 러시아의 제 방면을 터치하기도 하고 세계조류를 설파하기도 한다. 여태 듣지도 읽지도 못한 기발한 세상 이야기도 있다. 마리의 글을 여기서 일지 않았다면 영영 몰랐을 내용들이 책장을 넘기는데 활력소가 된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여기 한국에 대한 몇 가지가 서술되기도 하는데 깜짝 놀랄 내용들이 나온다. 이런저런 점에서 저자의 해박한 식견에 감탄한다.
내가 기억하는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인 이야기’부터 여러 작품으로 국내에서 꽤 알려진 작가인데 등장하지 않음은 의외. 일본 자국에선 인기가 별로 이거나 작품성이 떨어 진다는 건지, 일본 판 보수 꼴통 이어선가? 또 ‘나쓰메 소세키’도 언급되지 않는 점도 의외이다.
그러나 이 책, 특히 1부를 읽으며 주워담는 상식 이상의 것은 대단히 쏠쏠하여 대단히 유익.
또한 그러나…책 제목은 맘에 차지 않는다.
여느 저자나 심혈을 기울여 각 장르의 작품을 탈고하게 되는, 즉 대단한 노력의 산물로서 피와 땀이 서린 작품이거늘 제목이 ‘대단한 책’이라…마치 작품에 낙서를 휘갈겨 쓴 형상처럼 여겨진다.
‘마리의 비망록’, ‘책을 거니는 산책’ ‘책의 숲어서’ 등 좀 다듬어진 제목을 달았다면 금상첨화?
-스탈린은 민족의 개념 규정에 언어를 결정적 기준으로 삼으며 이 언어에는 계급성이 없다고 보는데, 이는 객관적이며 설득력이 있다. 또 그는 “10월 혁명은 오랜 사슬을 끊고 잊혀졌던 많은 민족을 등장시켜 그들에게 새로운 생활과 새로운 발전을 안겨 주었다”고 했다.
-일본의 어느 역사교과서에 네루 자서전을 왜곡하여 러일전쟁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였다. 그런데 네루는 일본이 러시아를 상대로 거둔 승리가 아시아 여러 나라의 국민들을 기쁘게 했지만 그 직후 성과는 소수 침략적 제국주의 국가가 하나 더 늘어난 정도의 결과이고, 이 참담한 결과를 가장 먼저 맛보아야 했던 나라가 조선이었다고 했다.
-최근 100년 동안, 전 무슬림 세계는 서구 경제의 자원 공급지로서 서구 제국주의에 착취당해 왔다. 이는 종교로서의 이슬람의 정체성에 영향을 끼쳤다. 본래 십자군으로 시작된 무슬림 여러 국가에 대한 서구 제국주의의 팽창은 최근에 들어서서 경제적인 약탈의 성격이 커졌다.
-플라톤은 문자에 의존하게 된 인간은 스스로 생각해 내는 힘을 잃었다고 소크라테스에게 말한다. “사실 장대한 서사시를 기억하는 시인에게 문자지식을 전한 순간 모든 기억을 잃고 말았다는 예가 세계 각지에서 보고되고 있다.”
-(아프간) 자급자족의 평화스러운 생활을 파괴한 자(미국)에게 분노하고, ‘인도적 원조’라는 말이 파괴자의 입에서 나오는 오만과 허위를 규탄하는 말들이 피를 토하듯 격렬하게 쏟아진다.
…..(아프간) 2000만 명의 굶주린 국민 가운데 30%는 난민이 되었고 10%는 죽거나 살해되었으며 나머지60%는 아사 직전이다. (바미안)석불은 그처럼 위엄을 갖추었으면서도 이 끝없는 비극 앞에서 자신이 얼마나 보잘것 없는 존재인지를 느끼고 수치스러워 무너져 내렸던 것이다. 부처의 청빈과 안녕 철학은 밥을 찾는 구민 앞에 너무나 부끄러워 용기를 내어 부서져 버렸다. 부처는 세계에 이 모든 빈곤, 무지, 억압, 대량 살상을 전하기 위해 무너져 내렸다. 그러나 게으른 인류는 불상이 무너졌다는 것만 들으려 한다. 아무도 무너져 내린 불상이 가리키고 있는, 죽을 지경에 이른 아프가니스탄 국민을 보지 않았다.
-‘디나모’라는 명칭을 단 당시 러시아와 동구권 국가들의 축구팀에는 내무성과 비밀경찰 산하 클럽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소련의 간판작가 ‘고리키’. 10월 혁명 당시 볼세비키를 지지했지만 레닌과 대립하여 이탈리아로 이주. 1933년 귀국하여 스탈린 체제확립에 협력하는 어용작가로 변신. 사망 2년 전부터 저항.
-아마추어리즘에 대해 아름답고 순수하고 멋지다는 이미지를 대개 가지지만, 아마추어리즘은 당초 귀족과 신흥 부르주아지가 신분의 상징으로 스포츠의 장에서 신체 활동의 프로인 육체노동자를 배제하기 위해 만들어 낸 차별 사상일 뿐이다.
-세계 최대의 대량살상무기 보유국이자 개발국이며 핵무기 화학무기 생물무기 모두 최초로 인간에 사용한 것은 미국. 이 미국은 건국 당시 원주민 인디언을 대량 학살한 사실을 은폐 정당화함으로써 성립하는 국가이며, 이 부끄러운 과거의 죄상을 은폐 미화하기 위해 자신들이 정대 정의의 체현자라는 환상아래 온 세계에서 끊임없이 정의라는 이름 아래 전쟁을 증명해 가야 하는 것이다. 또 유일신앙(일신교: 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과 관련 지어 자신에게 정의가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는 악마가 필요한 것이다.
-히틀러 무솔리니 프랑코가 약속이라도 한 듯 모두 담배를 싫어했던 반면, 연합국 측의 처칠 스탈린 루스벨트가 대단한 애연가였다는 사실.
-한국과 관련된 내용.
1. ‘세계전쟁범죄사전’에 베트남 전쟁에 동원된 한국군에 의한 학살 사건을 언급한다.
2.’북한을 잇는 남자’에서 남로당원이었던 박정희가 체포되어 사형 판결을 받지만 동료 50명 가까이를 당국에 팔아 넘겨 자신의 목숨을 건지고 그 후 13년 뒤에 쿠데타를 일으켜 한국 대통령이 된 일을 설명한다. 또한 김성주라는 소련 첩보부 출신이 항일의 영웅 김일성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이 묘사된다.
3.올드 보이의 ‘최민식’, 엽기적인 그녀의 ‘전지현’이 거론된다.
外에 다방면에서 세상 돌아가는 현상과 담겨진 맥을 긁어서 가려운 부분을 시원하게 해주는 ‘요네하라 마리’의 필담은 어지간한 이들에게 아는 기쁨을 충분히 안겨줄 것이다. 직접 읽어 보시라!
작가는 2006년 5월 18일자 <주간 분순>에 ‘내 몸으로 암 치료 책을 직접 검증하다’라는 제목으로 세 번째 기고를 마치자 마자 5월 25일 난소 암으로 별세했다. 독신으로 살다 간 그녀는 가족인 개와 고양이들을 두고 작별 인사는 제대로 했을지?
기회가 되면 ‘요네하라 마리’의 다른 작품들도 봐야겠다. 이 작가를 알게 된 것은 좋은 일이다.
책은 결국 사람을 구원한다 키치 ㅣ 2013-02-20 ㅣ 공감(1) ㅣ 댓글 (2)
최근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는 단연 요네하라 마리다. 소설보다는 비소설을 좋아하고, 그 중에서도 문화, 역사, 언어 등에 관한 이야기라면 덮어놓고 좋아하는데, 요네하라 마리는 문화면 문화, 역사면 역사, 게다가 러시아어 통역사라서 외국어까지도 잘 한다. 내가 그녀를 어찌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아쉬운 점은 딱 두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그녀를 너무 늦게 알았다는 것. 그리고 그녀가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다. (요네하라 마리는 2006년 56세에 난소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늦게나마 한권 한권 그녀의 책을 읽어나가면서 너무나도 행복했는데, 이제는 읽은 책은 많은데 안 읽은 책은 얼마 남지 않아 그저 아쉽고 또 아쉬울 따름이다. 그녀가 만약 지금도 살아있다면, 그래서 생전에 그랬던 것처럼 열정적으로 집필 활동을 했다면 매일같이 그녀의 새로운 글, 새로운 책 소식을 기다리며 지낼 수 있었을텐데. 아, 아쉽다...
그런 아쉬움을 조금 가볍게 해준 책이 바로 <대단한 책>이다. 이 책은 그녀가 신문, 잡지 등 매체에 기고한 책에 관한 글 및 서평을 모아서 엮은 책이다. 그녀가 남긴 글이 하도 많다보니 책의 두께가 상당하다. 무려 600페이지를 넘는다. 20년 동안 하루 평균 7권을 읽었다는 그녀의 엄청난 독서량을 생각하면 이 정도도 그나마 추리고 또 추린 끝에 남은 글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요네하라 마리의 다른 책들을 먼저 읽고나서 마지막에 읽을 것을 권한다. 그녀는 어린 시절 아버지를 따라 체코 프라하에 있는 소비에트 학교에 다닌 경험이 있다. 이 때 익힌 러시아어 덕분에 도쿄외대 러시아어과에 진학, 졸업 후에는 옐친, 고르바초프 등 러시아의 역대 대통령을 비롯해 고위급 인사들을 전담하는 일본 최고의 러시아어 통역사로 활약했다. 탈냉전 이후에는 칼럼니스트로 변신하여 수많은 매체에 글을 기고했다. 정치, 경제뿐 아니라 문화, 언어, 성 등에도 관심이 많아서 그녀가 쓴 책들을 보면 그 왕성한 호기심과 끈질긴 연구 태도에 혀를 내두를 정도다. 또한 그녀는 고양이, 강아지 등 반려동물도 많이 키웠다. 이 책에는 그녀가 일생동안 직업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다방면으로 영향을 받았던 책들이 소개되어 있다. 그녀의 삶은 물론 다른 책의 내용을 알고 난 다음에 이 책을 읽으면 내용이 더 잘 이해가 될 것이다.
또한 이 책에는 그녀가 암 선고를 받은 2003년부터 임종 직전인 2006년 사이에 읽은 책들도 소개가 되어 있다. 목숨을 위협하는 병 앞에서도 책을 놓지 않고 끊임 없이 공부하고 배우기를 멈추지 않았던 그녀의 모습을 떠올리면 마음이 아프다. 병을 고쳐줄 의사를 찾아 백방으로 다니던 때, 그녀는 환자를 인간으로 대하지 않고 실험의 대상 또는 돈벌이 수단으로만 여기는 의사들의 태도에 환멸을 느꼈다. 어떤 의사는 그녀가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이유로 심한 대우를 하기도 했다. 병보다도 사람 때문에 그녀가 더 아프지는 않았을까? 아무리 책을 많이 읽어도, 병을 고치는 것은 책이 아니라 사람이다. 책은 결국 사람을 구원하지 못하는 것일까?
하지만 그녀가 남긴 글과, 그 글을 모아 책을 만든 사람들 덕분에 나는 또 한번 꿈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볼 용기를 얻었다. (그녀가 쓴 책은 이제 거의 다 읽었지만, 그녀가 소개해준 책들이 아직 남아 있다. 그 책들을 다 읽으려면 한참 걸릴 것 같다.) 어린시절 그녀가 말 한마디 통하지 않는 소비에트 학교에서, 그저 제목에 한문이 적혀있다는 이유로 러시아어 소설을 읽게 되고, 그로 인해 우울증에서 벗어나 낯선 땅에서 살아갈 용기를 얻었던 것처럼 말이다. 아아. 이런 걸 보면 역시 책은 결국 사람을 구원한다. 대단한 책. 책은 대단하다.
책과 삶 kikaider ㅣ 2012-04-23 ㅣ 공감(1) ㅣ 댓글 (0)
서평집을 읽다 감탄하고 공감하다가 눈가에 눈물이 맺혀보기는 처음이다. <대단한 책>이라는 제목의 이 책은 일본의 러시아어 통역사인 요네하라 마리가 쓴 책에 관한 책이다. 그녀는 56세이던 2006년에 난소암으로 세상을 떠났는데, 그 직전까지 읽었던 책들에 대해 애정어린 글들을 남겨 놓았다. 꽤 폭넓은 분야의 책들을 읽으며 저자의 사상에 공감하고 거기에 자신의 생각을 덧붙여 전개해 나가는 그녀의 글 솜씨는, 암 진단을 받은 뒤 자신의 몸을 대상으로 암치료법들을 하나씩 실험해 나가는 대목에서 절정에 달한다. 지식과 앎에 대한 평생의 호기심이 자신의 병마저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힘을 준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시원했던 부분은 저자가 평균적인 일본인을 뛰어 넘는 폭넓은 사고와 정확한 역사인식으로 기왕의 편협하고 아전인수격인 일본이라는 국가와 그 정치가들에 대해 쓴 소리를 날리는 대목이다. 그녀는 일본에 대해 서슴지 않고 미국의 속국이라거나, 고이즈미를 일컬어 부시의 충견이라는 식으로 순종적이고 무비판적인 일본의 행태를 비판한다. 이외에도 읽다보면 대단히 신랄하고 눈이 번쩍 뜨이는 대목들이 수시로 등장해서 지루할 틈이 없다. 소개된 책들은 대개 일본인 저자들이 쓴 것들이고 다소 전문적이라 한국에서 출판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이 서평집을 통해서 대략적이나마 그 책들이 담고 있는 내용들을 접할 수 있어서 새로운 세상을 보고 온 듯 한 느낌이다. 같은 저자의 다른 책들이 여러 권 나와 있던데 가능한 모두 구해서 읽어 볼 것이다. 저자가 자신의 몸을 대상으로 암 치료법을 하나씩 시험하는 부분에서는 암으로 세상을 떠난 많은 친인척들의 모습과 겹쳐져서 도저히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도 암으로 고통 받고 있을 수많은 사람들과 그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힘내라고 말하고 싶다. 요네하라 마리의 명복을 빈다. 아마 요네하라 마리는 저 세상에서도 책을 읽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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