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바뀌자 주옥순·이우연 '소녀상 철거' 요구하러 독일행..'매국노 행각':서울의 소리
정권 바뀌자 주옥순·이우연 '소녀상 철거' 요구하러 독일행..'매국노 행각'
정의연 "역사 부정 세력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듯".."독일인도 믿을 수 없다는 반응"
정현숙 | 기사입력 2022/06/25
韓 극우인사들 '위안부사기청산연대' 결성..산케이 "한국 보수단체, 기시다 총리의 원군"
독일 베를린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기 위해 25일부터 30일까지 독일행을 예고한 '위안부사기청산연대' 대표 주옥순씨가 지난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앞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부근에서 회원들과 함께 해와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오마이뉴스
독일 베를린 미테구 모아비트지역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베를린=연합뉴스
정권이 바뀌자 친일 세력들의 매국적 작태가 부상되면서 시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매주 국내 수요시위에서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외치던 ‘위안부사기청산연대(청산연대)' 소속 극우인사들이 독일로 직접 손을 뻗어 소녀상 철거를 촉구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독일 베를린 미태구 의회가 ‘소녀상 영구조치 법안’을 통과시켜 미태구청의 입장을 기다리는 상황에 청산연대가 “소녀상을 철거하자”며 독일행을 예고했다. 이들의 매국행위에 독일국민들마저 이해 못한다는 반응이다.
'청산연대'라는 단체는 올해 1월 국내 극우인사들이 결성했다.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이우연씨와 국사교과서연구소 소장 김병현씨, 주옥순씨 등이 소속돼 있다. 이들은 독일로 건너가 25일부터 30일까지 머물며 베를린 미테구 당국자와 베를린 시의회에 성명서와 의견서를 제출하고 현지 기자회견을 추진한다. 소녀상 근처에서 철거 시위도 계획했다.
청산연대의 독일행은 지난 14일 일본 극우언론 '산케이신문'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산케이는 [한국 시민단체, 독일 위안부상 철거 요구하러 이달 말 방독] 기사에서 이들이 속한 청산연대가 위안부 소녀상의 철거를 요구하고자 독일로 출국한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이들을 후미오 기시다 총리의 '원군'으로 표현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4월 일본을 방문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에게 "위안부상이 계속 설치돼 있는 것은 유감"이라며 "일본의 입장과는 전혀 다르다"라고 소녀상 철거를 요청한 바 있다. 이런 시기에 이들이 현지에서 소녀상 철거를 외친다는 것은 기시다 총리의 주장을 뒷받침해주는 모양새다.
역사왜곡은 물론 사실상 매국노의 행위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법과 원칙'을 내세운 윤석열 정부의 단호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산케이신문에 기고한 재팬포워드 편집장이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게 '원군'이 나타났다고 표현하고 있다. (산케이뉴스 홈페이지 갈무리)
김병헌 국사교과서연구소 소장은 2021년 ‘30년간의 위안부 왜곡 (빨간 수요일)’ 책을 출간한 인물이다. 주옥순씨는 엄마부대 대표로 있으면서 “아베 수상님 사죄드립니다”, "내 딸 위안부 끌려가도 일본 용서해" 등 친일 발언과 매국적 작태로 여론의 비판이 쏟아졌다.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이우연씨는 지난 2019년 출간된 책 ‘반일종족주의’ 공동저자다. 이 책은 위안부는 강제동원 당한 것이 아닌 자발적 성매매였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가 몸담은 낙성대연구소 역시 식민지근대화론을 주장하는 곳으로 일본 도요타재단으로부터 자금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2020년 6월부터 현재까지 2년 동안 서울 종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수요시위 집회 장소를 먼저 점찍어 놓는 방식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를 방해해왔다.
보도에 따르면 청산연대는 위안부 강제연행은 거짓이며 사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수요시위 등 각종 시위 현장에서 '위안부 사기', '흉물 소녀상 철거' 등 플래카드를 들고 일본군 ’위안부’ 동원에 강제성이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 및 구제요청을 냈고, 인권위는 종로서장에 ‘수요시위를 보호하라’는 권고를 내리기도 했다.
이들은 한국인들의 위안부 문제 제기를 '원흉'으로까지 표현했다. '산케이신문'은 다음과 같이 이들의 주장을 전했다.
"이 단체 간부들은 '이러한 사기는 일한관계뿐 아니라 국제관계까지도 악화시키는 원흉이 되고 있다. 사기를 바로잡지 않고는 정상적 국제관계를 구축할 수 없다. 위안부 문제의 사기를 퍼트리는 것은 그 어떤 이익도 낼 수 없으며 대립과 증오를 선동할 뿐이라는 것을 한국 연구자로서 독일 사람들에게 호소하고 철거를 강하게 요구해 나가고 싶다'고 말하면서, 이 활동에 대한 지원을 호소했다."
이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정황도 포착되고 있는 중이다. 또, 일부 종교단체와 일본 극우 세력과의 연결고리도 의심할 만한 대목도 있다. 실제, 청산연대는 매주 일요일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집회신고를 위해 인력을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연 활동가는 “수요시위 집회신고를 하러 가보면 역사 부정 세력이 조직적으로 움직인다는 생각이 든다. (대기 중인 사람들이 앉아있는 곳엔) 모 교회 달력이 떡하니 붙어있고 ‘목사님, 저 누구와 이제 교대합니다’ 하는 식의 이야기도 아무렇지 않게 한다”고 전했다.
그는 기시다 총리가 올라프 총리에게 최초로 소녀상 철거를 요청했던 4월 28일 김병헌 소장이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독일 베를린 소녀상 앞 시위 계획을 알렸고, 이후 산케이신문이 이들 청산연대를 지목해 ‘뜻밖의 지원군’이라고 언급하는 등 흐름을 두고 “단지 우연의 일치는 아닐 것”이라고 짚었다.
한국여성변호사회 장윤미 공보이사는 "소녀상은 역사적 사실로 확인된 것을 기리는 하나의 징표인데 그걸 없애는데 왜 그렇게 매달리는가"라고 지적하면서 "소녀상 훼손이나 린치를 가하는 방식으로 역사를 부정한다면 법에 저촉되는 것이므로 윤석열 대통령이 내세우는 '법과 원칙'대로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코리아협의회' 등 소녀상 독일 설치를 추진했던 재독시민단체들은 이 기간 동안 평화시위를 열며 이들의 역사 왜곡 행위를 알린다고 밝혔다.
재독시민단체 한정화 코리아협의회 대표는 지난 23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극우 인사들이 소녀상 철거를 위해 독일을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미테구 공무원도) 처음에 믿을 수가 없다며 '이 그룹을 아느냐'고 묻더라"라고 현지 상황을 설명했다.
독일 현지 반응을 묻자 한 대표는 "다들 처음에는 믿을 수가 없다고 해서 '이게 식민지 지배의 잔해'라고 하면 조금 이해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부인하는 역사 왜곡하는 사람이라고 (독일 공무원들에게) 알려드린 적 있다"라며 "극우들이 (독일 공무원들을) 만나고자 하는데 가능한지는 잘 모르겠다"라고 덧붙였다.
'독일에서 소녀상 같은 상징물 앞에서 유튜브 중계하면서 후원 계좌 열고 이런 게 가능하냐'는 질문에 한 대표는 "가능하지 않다. 홀로코스트 왜곡과 홀로코스트 기념비 앞에서 생존자 모독행위는 절대 불법"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청산연대가) 저희와도 면담을 요청했지만 저희가 응하지 않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는 "정의기억연대에서 30일까지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영구 존치 서명을 받고 있다. 꼭 동참해주셨으면 좋겠다. (미테구청에) 소녀상 존치를 부탁하는 손편지를 보낼 수도 있다. 이메일을 보내면 업무에 방해되니 손편지를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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