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hee Park
ooSpstednr2 2:37Naa81mcl9 8uhtv017iug60ore3t8e5b10a87tg6l4m ·
도착하자마자 너무 읽고 싶었지만, 며칠 동안 짬이 나지 않아 계속 들고만 다녔던 이 책을 오늘 드디어 읽었다. <방법으로서의 글로벌 차이나>
지은이인 이반 프란체스키니는 중국 노동에 대한 연구자로서 2016년 `메이드 인 차이나 저널’을 시작으로 중국의 영향력 확대가 전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주목하는 `people’s Map of Global China’, `gobal China pulse’ 등의 창립자이자 공동 편집자로, 중국 연구의 새로운 시각을 대표하는 인물. 공저자인 니콜라스 루베르는 중국 금융 연구자로 `메이드 인 차이나 저널’의 공동 편집자. 번역자는 하남석 선생님!
`중국, 어떻게 볼 것인가’는 요즘 가장 뜨겁고 고민스러운 질문이다. 한국에서 혐중 정서가 급속도로 확산된 가운데 `중국’은 이미 진영간 정치적 싸움의 주제가 되어버렸다. 하남석 선생님은 옮긴이의 글에서 지금 한국에서 중국에 대한 시각은 `중국은 인권을 탄압하는 비자유주의 국가로 상종하기 어렵다는 `가치외교(사실은 반공주의)’와 중국의 인권 문제나 소수자 탄압, 팽창주의 등은 신경 쓸 것 없고 한국의 경제적 실용적 이익만 챙기면 된다는 `실용주의(시장주의)’의 양극단으로 갈라져 있다고 짚고 있다. 지은이들은 전세계적으로 중국을 전체주의 공산당 독재로 보는 본질주의 접근법, 관여정책을 통해 중국의 민주화를 견인할 수 있다는 산파술적 접근법, 중국에 대해 비판하면 `미국과 유럽은 더하다’고 반박하면서 중국 문제에 대한 토론과 비판을 아예 차단해버리는 `그쪽이야말로주의(Whataboutism)’가 있다며, 이에서 벗어나 중국을 보고자 한다.
이 책이 취하는 관점은 `방법으로서의 글로벌 차이나’다. 중국을 서구 자본주의의 외부에 존재하는 `타자’로서 위협적인 외부 세력으로 보거나 또는 반대로 서구의 대안으로 여기는 `타자적 시각’에서 벗어나자는 것이다. 중국은 이미 지구적 자본주의 체제의 중요한 일부이며, 지구적 자본주의 체제가 중국에 미치는 영향과 역으로 중국이 지구적 자본주의 체제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그 상호관계를 함께 파악하면서 중국을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은이들은 구체적으로 5가지 주제/질문을 들고 온다.
1)중국의 노동을 전지구적 자본주의 안에서 어떻게 볼 것인가.
2)중국의 감시 시스템은 광범위한 데이터 수집과 이를 이용한 감시, 통제를 강화해가는 전세계적 디지털 디스토피아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고 그 안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가.
3)신장위구르의 강제수용소와 소수민족 탄압은 19세기 이후 서구 식민주의 세력이 설치한 수용소, 소련의 굴라크, 나치의 절멸 수용소, 미국의 관타나모 해군기지 수용소의 역사 속에서 어떻게 봐야하는가. 동시에 최근의 첨단기술을 활용한 `테러자본주의’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 이라크전에서 악명 높았던 민간 보안회사인 블랙워터 설립자 에릭 프린스가 2014년부터 2021년까지 중국 최대 투자회사 중신그룹의 투자를 받아 신장위구르 자치구에 훈련센터를 개설할 계획을 발표했고, 신장건설생산병단의 부단장 출신을 책임자로 임명한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4)중국 국가전략과 정책인 일대일로와 실제 각 지역에서 중국 기업과 자본의 복잡한 양상은 단일하지 않으며, 일대일로라는 틀로만 단일하게 이해하는 것은 어떤 오해를 부를 수 있는가.
5)공자학원이나 중국이 자금력으로 해외 대학과 학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경계하고 비판해야 하지만, 미국을 비롯해 한국까지 대학들이 신자유주의적 경영의 압박을 받으며 최대한 돈을 끌어모으고 수치적 성과를 증명해 내야하는 문제와 깊숙히 얽힌 문제로 보아야 한다. 이런 구조 때문에 중국 자본과 마찬가지로 `코크 브러더스’ 같은 미국의 극단적 보수 세력도 미국의 학계를 통제하고 지배하고 있다.
간결한 분량의 책이지만, 문제 의식이 묵직하고, 중국과 전세계 자본주의의 얽힘과 `결탁’에 대해 새롭게 보고 눈을 뜨게 해준다.
“한국에서도 향후 비판적 중국 연구는 친중과 반중의 이분법적 구도를 넘어서는 새로운 틀을 만들 필요가 있다. 장기 시간대를 고려한 내재적인 중국 연구는 지속되어야 하지만 그 방향이 비판의 성격을 상실하고 현재 모순적인 중국 체제를 정당화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특히 지정학, 지경학적으로 점차 강화되고 있는 중국의 패권적 의도를 약화시킬 수 잇는 논의가 확대되어야 하며, 내부적으로 점차 억압받고 있는 사회주의 민주의 역사적 경험을 중국의 뜻있는 이들과 연대하여 더 적극적으로 살려낼 필요성이 있다.”(하남석 선생님의 옮긴이의 글)


All reactions:129Yi San, Hyuk Bom Kwon and 127 others
30 comments
12 shares
Like
Comment
Share
Most relevant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