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국 현대사 2: 경제성장과 민주주의 그리고 통일의 과제> — 박태균, 홍석률, 정창현 저 (창비)
이 책은 대한민국 현대사를 '성장과 민주주의의 상호작용'이라는 틀로 명쾌하게 풀어낸 대중 역사서이다.
성취의 측면: 전후 황폐화된 식민지국에서 어떻게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경제 성장을 이룩했는지, 그 과정에서 축적된 제도적·물질적 기반과 기업 및 노동자의 역동성을 정당하게 평가한다.
폭력의 측면: 박정희 정권의 개발독재와 전두환 정권의 군부 독재 시절 자행된 국가 폭력, 간첩 조작 사건, 인권 유린의 실상을 외면하지 않고 명확히 기록한다.
균형 감각: 성장을 이끈 국가 권력의 주도성과 이에 저항하며 민주화를 쟁취한 시민 사회의 성취를 동등한 무게로 다룬다. 한쪽을 치켜세우기 위해 다른 쪽을 깎아내리지 않는 균형 잡힌 서술이 돋보인다.
2. <서중석의 현대사 이야기> — 서중석 저 (오월의봄)
한국 현대사 연구의 원로인 서중석 교수가 대중과의 소통을 위해 인터뷰 형식으로 풀어낸 다권본 현대사 시리즈이다.
성취의 측면: 해방 공간에서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체제가 출범할 수 있었던 복잡한 동인들을 추적하며, 험난한 현대사 속에서도 한국 사회가 지켜온 민주주의의 저력과 시민 의식의 성장을 깊이 있게 조명한다.
폭력의 측면: 제주 4·3 사건, 한국전쟁 전후의 민간인 학살, 그리고 독재 정권의 사법살인(인혁당 사건 등)에 이르기까지 국가 권력이 개인에게 가한 폭력의 역사를 사료를 바탕으로 냉정하게 짚어낸다.
균형 감각: 이승만·박정희 시대를 무조건적인 찬양이나 악마화로 재단하지 않는다. 국가 수립과 경제 발전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국가 권력이 저지른 과오와 그로 인해 희생된 '보통 사람들'의 삶을 함께 직시하게 만든다.
3. <대한민국 잔혹사> 또는 <민주주의 잔혹사> — 홍석률 저 (창비)
창작과비평사 등에서 현대사 관련 밀도 높은 연구를 보여준 홍석률 교수의 저작들은 성취의 그늘에 가려진 국가 폭력의 메커니즘을 파헤치면서도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균형 있게 바라본다.
성취의 측면: 대한민국이 아시아에서 거의 유일하게 '경제 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성공시킨 국가라는 거시적 성취를 전제한다.
폭력의 측면: 그 찬란한 성공의 배후에서 안보와 성장을 명분으로 국가가 개인의 신체와 정신을 어떻게 통제하고 억압했는지, 특히 '간첩단 조작'이나 '공안 정국'을 통해 유포된 공포 정치가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실증적으로 파헤친다.
균형 감각: 국가의 도약이라는 거시적 서사와 국가 폭력에 신음한 개인의 미시적 서사를 교차시킨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가진 양면성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추천해 드린 책들은 국가의 성취를 자부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발생한 폭력과 그늘을 성찰하는 성숙한 역사 인식을 제공할 것입니다. 혹시 이 중에서 특별히 더 관심이 가는 시대나 주제(예: 경제 개발 가치 vs 국가 폭력 사건)가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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