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의 변혁 - 3·1에서 촛불까지
백낙청,임형택,브루스 커밍스,도진순,정혜정,이남주,이지원,홍석률,신기욱,김종엽,유재건,정헌목 (지은이),백영서 (엮은이)창비2019-12-20
책소개
2019년 올 한해는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정부를 비롯한 다양한 주체의 기념활동이 잇따랐으며, 관련 출판물의 성과도 풍성했다. 그러나 3·1에서 촛불혁명으로 이어지는 긴 시간대를 꿰뚫는 구조적이고 역사적인 안목을 제시하려는 노력은 상대적으로 미흡했다.
이 책은 일찍이 '촛불혁명'론을 제기한 담론의 당사자로서 그 나름으로 3·1을 새롭게 조명한 계간 「창작과비평」의 올해 봄호 특집과 여름호의 3·1 관련 글들을 바탕으로 논의를 더 실차게 갈무리하기 위해 1919년과 2019년의 대화를 본격적으로 시도한 것이다. 이를 위해 역사학을 비롯해 한문학, 정치학, 사회학, 인류학 등 국내외에서 다양한 분야의 학자들이 참여하여 분과학문 횡단적 작업의 결실을 맺었다.
목차
책을 펴내며 | 백영서
서장 3·1과 한반도식 나라만들기 | 백낙청
1부 촛불의 눈으로 되돌아본 3·1
1장 3·1운동, 한국 근현대에서 다시 묻다 | 임형택
2장 독특한 식민지, 한국: 식민화는 가장 늦게, 봉기는 가장 먼저 | 브루스 커밍스
3장 시간(Kairos)과 기억(Memory): 건국 원년, 건국기념일, 연호 | 도진순
4장 연동하는 동아시아와 3·1운동: 계속 학습되는 혁명 | 백영서
5장 3·1운동과 국가문명의 ‘교(敎)’: 천도교(동학)를 중심으로 | 정혜정
6장 3·1운동, 촛불혁명 그리고 ‘진리사건’ | 이남주
2부 3·1 이후 누적되어온 운동과 사상
7장 3·1운동, 젠더, 평화 | 이지원
8장 4월혁명, 민주항쟁의 가능성과 현실성 | 홍석률
9장 5·18 정신의 보편화를 위하여 | 신기욱
10장 6월항쟁과 87년체제: 헌정체제의 관점에서 | 김종엽
11장 한반도 분단체제의 독특성과 6·15시대 | 유재건
12장 미완의, 혹은 진행 중인 혁명: 촛불 이후 한국사회와 새로운 공동성의 모색 | 정헌목
책속에서
첫문장
한국인의 근대정신은 3 · 1운동으로 깨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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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백낙청 (지은이)
문학평론가, 영문학자, 편집인. 1938년 출생하고 경기고 졸업 후 미국으로 건너가 브라운대와 하바드대에서 수학했다. 박사과정 중에 1964년 서울대 영문학과 전임강사가 되었으며 나중에 다시 미국으로 가서 1972년 하바드대에서 D. H. 로런스 연구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66년 계간 『창작과비평』을 창간하고 2015년까지 편집인을 지냈으며, 서울대 영문과 교수,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장, 시민방송 RTV 이사장,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상임대표,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1970년대 이래 민족문학론을 전... 더보기
수상 : 1997년 요산김정한문학상
최근작 : <A Study of The Rainbow and Women in Love as Expressions of D. H. Lawrence's Thinkingon Modern Civilization>,<한국어, 그 파란의 역사와 생명력>,<D. H. 로런스의 현대문명관> … 총 69종 (모두보기)
임형택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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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국문학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계명대학교와 성균관대학교 한문교육과 교수로 재직했다. 민족문학사연구소 공동대표와 성균관대학교 대동문화연구원장, 동아시아학술원장, 연세대학교 용재석좌교수, 실학박물관 석좌교수 등을 역임했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로 있으며, 계간 『창작과비평』 편집고문이다. 주요 저서로 『한문서사의 영토』(전2권) 『한국문학사의 시각』 『실사구시의 한국학』 『한국문학사의 논리와 체계』 『우리 고전을 찾아서』 『문명의식과 실학』 등이 있으며, 주요 역서로 『이조시대 서사시』(전2권) 『신편 백호전집』(전... 더보기
수상 : 2000년 만해문학상
최근작 : <한국어, 그 파란의 역사와 생명력>,<백년의 변혁>,<환재 박규수 연구> … 총 76종 (모두보기)
브루스 커밍스 (Bruce Cumings)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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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시카고대학 석좌교수이며, 한국 근현대사와 동아시아 국제관계를 연구해 왔다. 1960년대 후반 ‘평화봉사단’의 일원으로 한국에 온 뒤 한국 현대사 연구에 몰두해 왔으며, 1981년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다. 특히 『한국전쟁의 기원』은 국제정치학·사회학·역사학을 아우르는 학제적 접근을 통해, 전쟁의 발발과 전개에 대한 천착을 넘어 한국전쟁의 역사적·사회적 기원을 파고든 역작으로서 국내외 한국전쟁 연구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한국전쟁의 기원』 1권으로 미국역사학회의 존 K. 페어뱅크 상을, 『한국전쟁의 기원』 2권으로 국제연구학회... 더보기
최근작 : <백년의 변혁>,<브루스 커밍스의 한국전쟁>,<미국 패권의 역사> … 총 41종 (모두보기)
도진순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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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하버드 대학교, 중국 베이징대학교, 일본 국제일본문화연구센터 초빙교수를 지냈다. 현재 창원 대학교 사학과 교수이다. 저서로 『한국 민족주의와 남북 관계: 이승만·김구 시대의 정치사』(한국백상출판문화상 저작상 수상), 『백범일지』, 『정본 백범일지』, 『백범어록』, 『분단의 내일, 통일의 역사』, 『강철로 된 무지개: 다시 읽는 이육사』, 『백범의 길: 조국의 산하를 걷다』(공저) 등이 있다.
최근작 : <역사의 현장을 찾아서 (워크북 포함)>,<백년의 변혁>,<백범의 길 : 임시정부의 중국 노정을 밟다 - 상> … 총 23종 (모두보기)
정혜정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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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학교 교육학 박사. (現)원광대학교 동북아시아인문사회연구소 HK연구교수
<저서> 「몸-마음의 현상과 영성적 전환」(2016). 「백년의 변혁」(2019, 공저)
<역서> 「동학문명론의 주체적 근대성」(2019)
<주요논문> 3.1운동과 국가문명의 ‘교(敎)’: 천도교(동학)를 중심으로(2018). 일제하 식민지 여성해방운동과 동아시아(2019). 한국 근대 서구 국가사상 수용에서의 정치체제 유형과 자연권(2019). 일제하 ‘학술강습소’의 문화운동과 샘골학원(2019) 외 다수
최근작 : <동학의 재해석과 신문명의 모색>,<일제강점기, 저항과 계몽의 교육사상가들>,<백년의 변혁> … 총 8종 (모두보기)
이남주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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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중국 베이징대학교에서 정치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성공회대학교 중어중국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중국 시민사회의 형성과 특징』『동아시아의 지역질서』(공저) 등이 있으며, 주요 논문으로는 「중국의 신발전관」등이 있다.
최근작 : <백년의 변혁>,<중국, 새로운 패러다임 (양장)>,<변혁적 중도론> … 총 18종 (모두보기)
이지원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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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사기념관 학예실장.
한국역사연구회 이사, 국사편찬위원. 주요 논저로 『한국근대문화사상사연구』, 『세계 속의 한국의 역사와 문화』, 「3·1운동기의 ‘평화’사상」, 「일제시기 젠더문화의 일면」, 「3·1운동, 젠더, 평화」 등이 있다.
최근작 : <항일무장투쟁과 여성독립운동가>,<백년의 변혁>,<3.1운동에 앞장 선 여성들> … 총 9종 (모두보기)
홍석률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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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에서 이승만 정부기 및 4월혁명기 통일논의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미국 매릴랜드 학과 우드로 윌슨 센터에서 방문 연구원으로 활동하였다. 2003년 3월 이후 성신여대 사학과에서 한반도 냉전사, 한미관계사 등을 주로 연구하며, 한국근현대사를 강의하고 있다. 성신여대 인문과학연구소 소장, 역사비평 부주간, 남북역사학자협의회 기획총괄 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냉전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주요 저서]
<통일문제와 정치사회적 갈등:1953-1961> (2001)
<분단의 히스테리:공개문... 더보기
최근작 : <1970년대 UN에서의 UNCURK 해체 문제>,<4월혁명의 주체들>,<6월 민주항쟁> … 총 31종 (모두보기)
신기욱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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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현재 스탠퍼드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이다. 또한 아태연구소장과 한국학 프로그램의 소장을 맡고 있다.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졸업하고 워싱턴대학교에서 사회학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의 민주화, 한국의 국가주의, 한미 관계, 북한 정치 등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Criminality, Collaboration, and Reconciliation: Europe and Asia Confronts the Memory of World War II, Divergent Memories: Opinion Leaders and th... 더보기
최근작 : <백년의 변혁>,<한국의 경제사회 발전과 ICT 산업의 진화 (반양장)>,<슈퍼피셜 코리아> … 총 11종 (모두보기)
김종엽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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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경남 김해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사회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계간 『창작과비평』 편집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지은 책으로 『웃음의 해석학, 행복의 정치학』, 『연대와 열광』, 『에밀 뒤르켐을 위하여』, 『시대 유감』, 『우리는 다시 디즈니의 주문에 걸리고』, 『左충右돌』, 『분단체제와 87년체제』, 『세월호 이후의 사회과학』(공저), 『입시는 우리를 어떻게 바꾸어놓았는가』(공저), 『백년의 변혁: 3.1에서 촛불까지』(공저)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토템과 타부』, 『여자에... 더보기
최근작 : <[큰글자책] 세월호 이후의 사회과학 >,<백년의 변혁>,<입시는 우리를 어떻게 바꾸어놓았는가> … 총 40종 (모두보기)
유재건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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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에서 서양사를 공부하고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4년 현재 부산대학교 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계간《창작과비평》의 편집위원이다. 옮긴 책으로 <고대에서 봉건제로의 이해>(공역), <영국 노동계급의 형성(상 . 하)>(공역), <근대세계체제 2>(공역)이 있다.
최근작 : <백년의 변혁>,<변혁적 중도론> … 총 7종 (모두보기)
정헌목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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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공간과 주거, 공동체를 연구하는 인류학자. 서울대학교에서 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도시화를 비롯한 현대 한국의 사회적 변동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문화 현상을 연구해 왔다. 지은 책으로 『가치 있는 아파트 만들기』와 『마르크 오제, 비장소』가 있으며, 옮긴 책으로 『나이 없는 시간』이 있다. 2020년 현재 한국학중앙연구원 인류학 전공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최근작 : <백년의 변혁>,<가치 있는 아파트 만들기>,<[큰글씨책] 마르크 오제, 비장소 > … 총 8종 (모두보기)
백영서 (엮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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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연세대 문과대학장, 국학연구원장, 계간 『창작과비평』 편집주간, 현대중국학회장, 중국근현대사학회장 등을 역임했고, 2021년 현재 연세대 사학과 명예교수이자 세교연구소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사회인문학의 길』 『핵심현장에서 동아시아를 다시 묻다』 『동아시아의 귀환』 『중국현대대학문화연구』 『思想東亞: 韓半島視角的歷史與實踐』 『橫觀東亞: 從核心現場重思東亞歷史』 『共生への道と核心現場: 實踐課題としての東アジア』 『동아시아의 지역질서』(공저) 『생각하고 저항하는 이... 더보기
최근작 : <[큰글자도서] 중국현대사를 만든 세가지 사건>,<팬데믹 이후 중국의 길을 묻다>,<중국현대사를 만든 세가지 사건> … 총 49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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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1919년과 2019년의 대화를 통해 조명한 3·1 백주년
2019년 올 한해는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정부를 비롯한 다양한 주체의 기념활동이 잇따랐으며, 관련 출판물의 성과도 풍성했다. 그러나 3·1에서 촛불혁명으로 이어지는 긴 시간대를 꿰뚫는 구조적이고 역사적인 안목을 제시하려는 노력은 상대적으로 미흡했던바, 이 책은 일찍이 ‘촛불혁명’론을 제기한 담론의 당사자로서 그 나름으로 3·1을 새롭게 조명한 계간 『창작과비평』의 올해 봄호 특집과 여름호의 3·1 관련 글들을 바탕으로 논의를 더 실차게 갈무리하기 위해 1919년과 2019년의 대화를 본격적으로 시도한 것이다. 이를 위해 역사학을 비롯해 한문학, 정치학, 사회학, 인류학 등 국내외에서 다양한 분야의 학자들이 참여하여 분과학문 횡단적 작업의 결실을 맺었다.
백낙청은 서장이라기보다 총론에 가까운 「3·1과 한반도식 나라만들기」에서 3·1 자체보다 3·1이 꿈꾸었던 국가건설의 과제에 초점을 두어 성찰하면서, 한반도 근대의 나라만들기는 단계적으로 진행되어왔고 아직도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다고 본다. 그는 3·1이 한반도에서 주체적 근대적응의 출발점이라고 보는데, 이는 3·1이 근대극복 노력의 본격적 출발이기도 했다는 명제를 동반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개항 이전부터 준비해온 한반도의 이중과제 수행이 이때 드디어 본격화되는바, 근대적응은 근대극복 노력을 포함하는 이중과제의 일부로서만 장기적 성공을 기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특히 새로이 쓴 덧글을 통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촉발된 최근의 한·일 경제전쟁에 대한 정세 분석까지 시도하며 치열한 현장감각을 보여준다. 그는 촛불혁명에 반대하는 한·일 수구세력의 연대행동이라는 전에 없는 현상이 지금 나타난 것을 남북화해의 진행과 연결시켜 구명하면서, (친일행위를 한 인물들과 그 인적 청산에 초점이 맞춰지는) ‘친일잔재’가 아니라 (‘친일파’의 국한을 넘는) ‘일제잔재’가 분단체제에서 어떻게 진화·온존해왔으며 분단체제의 재생산에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지를 정확히 인식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촛불의 눈으로 되돌아본 3·1
시야를 동아시아 차원으로 넓힌 문제의식에 바탕을 둔 임형택은 「3·1운동, 한국 근현대에서 다시 묻다」에서 3·1의 정치적 지향이 ‘민국혁명’임을 논하는 한편, 3·1 이후 좌우 통합을 위한 사상운동에 각별히 역점을 두었던 사실에 주목해 홍명희와 조소앙의 사상을 조명하면서, 중도주의, 즉 절충론이 아닌 진정한 ‘바른 길’의 흐름을 부각한다. 그는 오늘의 촛불혁명이 21세기를 열어가기 위해서는 “한국 근현대가 3·1에 진 채무를 갚는 데서 출발할 필요가 있다”(72면)고 강조한다.
브루스 커밍스의 「독특한 식민지, 한국」은 세계체제 내에서 식민지 조선을 반주변부로 일본을 중심부로 위치짓고 논의를 전개함으로써 한반도의 문제를 세계사적 맥락에서 인식하게 돕고 있다. 커밍스는 일본이 한국을 식민화해서 과연 무엇을 얻었는가라는 의미심장한 질문을 제기하며 20세기가 진행될수록 “일본은 불을 향해 달려드는 나방처럼 재앙으로 이끌려갔다”고 평가하면서, “세계의 다른 나라들과 원만하게 살 수 있는 능력에 대해 남아 있는 우려를 아직 불식하지” 못한 일본이 “태양을 향해 날아가는 이카로스”(86면)라고 우려한다.
도진순은 「시간(Kairos)과 기억(Memory)」을 통해 정치적 쟁점인 건국론의 역사적 맥락을 짚으면서, 이승만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듯이 1948년 건국론을 주장한 것이 아니라 1919년 건국론을 주장했으며, 그 장막 뒤에는 한성임시정부의 집정관으로 추대된 자신에 대한 선양이 자리하고 있었다고 밝힌다. 도진순은 한반도 전체로 시선을 확대해보면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수립, 대한민국의 건국, 이 세가지는 각각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연동하는 동아시아와 3·1운동」에서 백영서는 ‘연동하는 동아시아’와 ‘세계사적 동시성’의 관점에서 3·1을 재조명하는데, 이를 위해 중국의 반일 민족운동인 5·4를 발견적 장치로 삼아 반식민지와 식민지라는 차이가 갖는 의미를 염두에 두고 3·1을 재해석한다. 또한 3·1에 나타난 민의 결집 경험을 주체, 매체, 목표라는 측면에서 분석한 백영서는 3·1이 근대성의 지표인 국민국가의 건설이라는 정치제도화의 기준에서 볼 때는 단기적인 성취에 실패한 것을 부인하기는 어렵지만, 사회 전체의 대대적인 전환을 혁명으로 볼 때 그 결과가 ‘점진적·누적적 성취’로 드러난다는 점에서 3·1이 ‘계속 학습되는 혁명’ 또는 ‘현재 진행 중인 혁명’이라는 주목할 만한 주장을 펼친다.
정혜정의 「3·1운동과 국가문명의 ‘교(敎)’」는 동학운동을 추동한 동학 및 (동학을 잇는) 천도교와 3·1의 연결고리를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서양의 종교 개념과 달리 동학이 표명한 교(敎)는 종교와 교육을 아우르는 동시에 정치적 의미를 띠며 또한 국가의 이상을 담지한다고 보는 정혜정은 손병희에 대한 재평가와 조소앙의 종교사상에 대한 분석을 통해 동학과 3·1의 연속성을 환기하면서, 특히 여성의 참정권을 규정한 ‘대한민국임시헌장’의 선진성의 배경에 동학과 증산도의 남녀평등사상이 있음을 보여준다.
이남주는 「3·1운동, 촛불혁명 그리고 ‘진리사건’」에서 ‘민주공화’에 입각한 국민주권이란 측면에서 3·1운동과 촛불혁명의 연관을 고찰하면서, 촛불혁명 이후 진행되고 있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평화와 협력’의 한반도체제로의 전환을 이끌어낼지를 점검한다. 그는 바디우의 ‘진리사건’ 개념을 참조하여 3·1운동부터 촛불혁명까지의 과정을 분석하면서, 시민항쟁과 같은 저항운동을 통해 민주공화의 해방적 지향을 실현하기 위한 흐름이 지속되었으며, 그 속에서 근대적응과 근대극복이라는 이중과제의 긴장도 유지되어왔다고 파악한다. 또한 촛불혁명으로 전환이 이루어진 남북관계에 시민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시민참여형’ 통일의 조건을 형성해야 하며, 이를 위해 선거법이 개정되어야 한반도체제로의 전환을 이룰 정치연합을 구축하는 길이 열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3·1 이후 누적되어온 운동과 사상
이지원은 「3·1운동, 젠더, 평화」에서 평화와 인권의 관점에서 3·1에 참여한 여성의 주체적 경험을 집중 분석한다. 그는 여성들이 자신들만의 사회적 네트워크를 가동하여 3·1운동을 조직하고 3·1운동 현장의 폭력적 진압과 구금 이후의 성적 폭력에 맞섰으며, 이를 통해 제국주의 지배와 남성 중심의 규범에 저항하는 민족적·젠더적 해방의 통쾌함을 맛봄으로써 사적 경험이 공적 영역으로 전화되는 체험을 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여성이 인권의 주체로서 식민주의 폭력에 대한 저항만이 아니라 가부장적 규범을 넘어서는 다양한 정체성을 발휘함을 밝히는 이지원의 연구는, 우리 근대가 단순히 적응이나 아니면 극복의 시각에서만 파악될 수 없는 복합적 과정임을 명료하게 보여준다.
홍석률은 「4월혁명, 민주항쟁의 가능성과 현실성」에서 한국전쟁 휴전 7년 만에 일어난 4·19의 전개과정을 입체적으로 분석하면서, 4·19를 비롯해 과거 거듭되었던 민주항쟁이, 엄청난 열정과 에너지, 잠재적 가능성을 보여주었음에도 번번이 중간에서 좌절되거나 아주 제한적인 성취만을 거둔 것은 냉전·분단 상황이라는 한국사회의 기본적인 구조가 작용한 결과라고 주장한다. 촛불항쟁의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특히 특정 집단이 항쟁의 성과를 전유하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위해 다른 요구들을 무시하거나 부차화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신기욱의 「5·18 정신의 보편화를 위하여」는 1980년대와 1990년대 한국의 정치적·사회적 지형이 형성되는 데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친 5·18민주화운동을 개관한다. 신기욱은 5·18민주화운동이 1980년대 미국의 정책을 전세계적으로 제한된 형식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쪽으로 바뀌게 하는 데 기여했음을 강조하는 한편, 5·18 정신을 현재화하고 보편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함을 일깨운다.
「6월항쟁과 87년체제」에서 김종엽은 87년체제를 사회세력 간의 경쟁의 관점 및 분단체제와의 관련 속에서 해명하고자 한다. 즉 그에 따르면 87년체제와 분단체제의 대립과 갈등은 표면헌법과 이면헌법의 대립으로 나타나며, 양자의 대립은 정치체제에서 표면헌법을 강제하려는 민주파와 이면헌법을 진정한 헌법으로 이해하는 보수파의 대립으로 표현된다는 것이다. 그는 6월항쟁이 수립한 87년체제와 그것의 작동원리를 담은 헌정체제는 30여년간의 ‘점진적이고 누적적인 성취’가 결코 작지 않지만, 헌정체제의 관점에서 보면 촛불혁명의 성과가 선거법 개정으로 집약되는 만큼 당면 과제인 선거법 개정이 이루어진다면 87년체제 극복 작업도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며 새로운 단계로 들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유재건은 「한반도 분단체제의 독특성과 6·15시대」에서 분단 후 최초로 남북 정상이 화해와 교류를 통한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통일에 합의했다는 점에서 획기적 사건인 2000년 6·15남북공동선언 이후의 시기를 현존 자본주의 세계체제의 국지적 양상인 한반도 분단체제가 서서히 해체되는 과정으로 파악한다. 그는 이러한 분단체제의 극복이 동아시아 질서의 변화와 함께 세계체제 전체에 의미심장한 변화를 가져올 것인바, 촛불혁명으로 마련된 국내 개혁의 동력이 뒷받침된다면 6·15공동선언이 제시한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남북연합의 길이 충분히 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미완의, 혹은 진행 중인 혁명」에서 정헌목은 비폭력 원칙과 도심 광장에서 열린 집회의 가시성을 중심으로 2016~17년의 촛불집회를 고찰하면서, 촛불집회를 통해 부패한 정권을 몰락시킨 집단적 경험과, 수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문제해결에 나서 변화를 끌어냈다는 역사적 사실이 부여하는 자신감에 주목한다. 그는 그래서 촛불집회가 마무리된 후 집회 기간의 동력을 바탕으로 한국사회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끌어내기 위한 움직임이 여러 방면에서 나타나는 가운데, “여성들이 몸을 부딪치며 스스로 자신을 지키고 싶은 열망”도 나타날 수 있었다고 본다. 그리고 그는 비폭력 대 폭력/정상 대 비정상이라는 이항대립 구조 아래 선별적으로 결합된 ‘비폭력-정상’의 프레임은 그 바깥의 존재들에 대해 지속적인 차별 기제로 작동할 수 있음을 지적하면서 “촛불을 통해 ‘정상화’된 국민국가 대한민국이 포용 가능한 구성원은 누구이며, 어디까지였을까”(370면)라는 날카로운 질문을 우리에게 던진다. 그리하여 그는 이상적 대의를 위해 모인 사람들의 현실적 조건은 복합적이었던 만큼 극우 포퓰리즘 정치세력이 세계 곳곳에서 부상하는 지금 한국사회에 필요한 것은 대안에 대한 상상력을 제약하는 문제틀을 넘어서는, 새로운 공동성에 대한 모색이라고 제안한다.
점진적이고 누적적인 성취의 변혁 과정
이 책의 논지를 따라 100년의 우리 역사를 다시 볼 때 “점진적이고 누적적인 성취” (incremental achievement)의 변혁 과정이라는 큰 흐름이 확연해지지만, 그 100년의 과정은 단선적 발전이 아니라 때로는 심각한 중단이나 퇴보도 겪는 굴곡의 역사이기도 하다. 이 책은 이런 관점에서 3·1 이래 점진적으로 누적되어 우리 사회가 촛불혁명이라는 중요한 국면에 도달하는 데 작용해왔고 미래사에 영향을 미칠 우리의 주요 사상사적·운동사적 자원을 망라해 차분히 점검하고 있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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