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 K-콘텐츠로 한국과 소통… 과거사는 ‘내 문제 아니다’ 생각”
문화일보
입력 2022-07-14
김선영댓글
폰트
공유
■ 전환기의 일본
- 후쿠시마 미노리 나고야외국어대 교수가 보는 ‘日사회 한류’

“일본 청년들은 중·고교에서 근현대사를 제대로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식민지시대에 대해 잘 모릅니다. 다만, 지금 본인들이 관심있는 K-팝, K-드라마 등 문화를 통해 한국과 소통합니다. 역사 문제가 나오면 ‘그건 옛날 일이고 내 문제는 아니다’라며 거리두기를 하거나 피해가죠. 그런데 최근 뜨고 있는 K-문학은 젠더나 청년 문제 등 사회갈등을 정면으로 말하니 속 시원하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일본의 한·일 청년 문화 전문가인 후쿠시마 미노리(福島みのり·사진) 나고야(名古屋)외국어대 현대 국제학부 부교수는 지난 6월 30일 도쿄(東京) 신주쿠(新宿)구 와세다(早稻田)대에서 진행한 문화일보 인터뷰에서
일본의 한·일 청년 문화 전문가인 후쿠시마 미노리(福島みのり·사진) 나고야(名古屋)외국어대 현대 국제학부 부교수는 지난 6월 30일 도쿄(東京) 신주쿠(新宿)구 와세다(早稻田)대에서 진행한 문화일보 인터뷰에서
“갈등을 피하는 사회 분위기에 익숙한 일본 청년들이 한국 문화에서 ‘자기 긍정’의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후쿠시마 교수는 “일본은 개인이 목소리를 내는 게 힘든 사회인 반면, 한국은 역동적이고 직설적인 사회 분위기가 있고 그게 문화 콘텐츠에서도 드러난다”고 분석했다.
‘소란 떨지 말라’는 일본 사회의 강한 동조 압력 속 목소리를 빼앗긴 청년들이 K-문화를 통해 해방감을 느낀다는 이야기다.
후쿠시마 교수는 지난 2019년 일본에서 대히트한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문학동네)을 대표 사례로 꼽았다. 그는 “지방 사립대에 다니는 여학생들이 ‘교수님,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소설 읽으셨어요? 저는 너무 공감했어요’라고 말한다”며 “일본 지방은 아직 가부장적인 분위기가 많아 아들들은 수도권으로 대학을 보내고, 딸은 지방 사립대를 보내는 등 성차별적 환경에서 순종을 강요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작품이 인기를 얻은 이후 일본 서점에는 한국 문학 코너가 생기기 시작했다. 요즘 일본 대학생들은 한국에서 2∼3년 전 인기를 얻은 김수현의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클레이하우스), 하완의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웅진지식하우스) 등과 같은 위로 에세이도 즐겨 읽는다. 그는 “일본의 서적들은 팍팍한 현실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한다면, 한국은 사회학적으로 ‘당신 탓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주니 긍정적인 위로를 받길 원하는 대학생들이 너무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후쿠시마 교수는 일본 내 K-붐이 한·일 관계 개선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선 회의적이었다. 일본 청년들은 중·고교에서 근현대 역사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아 과거사 문제가 얽힌 한·일 관계 개선에는 무관심하기 때문이다. 그는 “일본이 태평양 전쟁 때 원폭 피해를 입었다는 점 때문에, 청년 중 일부는 ‘일본이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역사를 과거의 일로 바라볼 게 아니라 현재 시점에서 성찰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도쿄 =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
관련기사“젊은이들, K-콘텐츠로 한국과 소통… 과거사는 ‘내 문제 아니다’ 생각”K-팝서 꿈 찾는 日청소년… 韓문학에 푹 빠진 어른들

김선영 기자
후쿠시마 교수는 지난 2019년 일본에서 대히트한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문학동네)을 대표 사례로 꼽았다. 그는 “지방 사립대에 다니는 여학생들이 ‘교수님,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소설 읽으셨어요? 저는 너무 공감했어요’라고 말한다”며 “일본 지방은 아직 가부장적인 분위기가 많아 아들들은 수도권으로 대학을 보내고, 딸은 지방 사립대를 보내는 등 성차별적 환경에서 순종을 강요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작품이 인기를 얻은 이후 일본 서점에는 한국 문학 코너가 생기기 시작했다. 요즘 일본 대학생들은 한국에서 2∼3년 전 인기를 얻은 김수현의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클레이하우스), 하완의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웅진지식하우스) 등과 같은 위로 에세이도 즐겨 읽는다. 그는 “일본의 서적들은 팍팍한 현실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한다면, 한국은 사회학적으로 ‘당신 탓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주니 긍정적인 위로를 받길 원하는 대학생들이 너무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후쿠시마 교수는 일본 내 K-붐이 한·일 관계 개선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선 회의적이었다. 일본 청년들은 중·고교에서 근현대 역사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아 과거사 문제가 얽힌 한·일 관계 개선에는 무관심하기 때문이다. 그는 “일본이 태평양 전쟁 때 원폭 피해를 입었다는 점 때문에, 청년 중 일부는 ‘일본이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역사를 과거의 일로 바라볼 게 아니라 현재 시점에서 성찰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도쿄 =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
관련기사“젊은이들, K-콘텐츠로 한국과 소통… 과거사는 ‘내 문제 아니다’ 생각”K-팝서 꿈 찾는 日청소년… 韓문학에 푹 빠진 어른들

김선영 기자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