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선화가 필 무렵 - 윤정모 역사동화 | 미네르바의 올빼미 28
윤정모 (지은이),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그림)푸른나무2008-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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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9,200원
Sales Point : 549




184쪽
책소개
일제 강점기 때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간 조선의 여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역사 동화책.
50년 어둠의 침묵을 깨고 당당히 우리 앞에 선 할머니들의 용기에, 따뜻한 가슴으로 안아줄 수 있는 어린이가 단 한 명이라도 있길 바라며 이 책을 기획했다. 또한 전쟁이 얼마나 끔찍한 고통을 주는지,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일깨워 주고자 했다.
끔찍하고 가슴 아픈 과거지만 더 이상 숨길 수는 없다고 지은이는 말한다. 특히 이 책에 실린 그림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께서 직접 그리신 것으로, 그 가치와 역사적 의미는 대단히 크다고 할 수 있다. 때로는 미숙하지만 순수한 붓놀림으로 그려진 그림들을 보며 우리는 아직 다 풀지 못한 역사적 과오를 되새기며, 억울한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라는 그들의 간절한 바람을 만나볼 수 있다.
책속에서
순이가 장교 부인과 함께 그들의 거처지로 떠나자 남은 일행은 병동이 꾸려진 곳으로 갔다. 많은 부상자들이 야전 침대에 누워 있거나 아프다고 비명을 질러 댔다.
'이 거즈를 가져가서 상처부터 묶어.'
위생병이 주옥에게 거즈를 주면서 말했다. 총알 파편을 빼내고 수술부터 해야 했지만 손쓸 틈이 없어 임시로 출혈을 막아 두라는 지시였다. 주옥은 거즈를 들고 뛰어다녔다. 잠시도 서 있을 짬이 없었다. 팔다리가 떨어져 나간 부상자들이 엉엉 울거나 악을 쓸 때마다 주옥은 차라리 자기가 울고 싶었다. 게다가 군의관들은 주옥이만 찾았다 .일본 말과 글을 잘 알았기 때문이다.
p. 137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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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
-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2009 우수교양도서 '어린이 인문사회'
줄거리
끔찍하고 가슴 아픈 과거지만 더 이상 숨길 수는 없다고 지은이는 말한다. 특히 이 책에 실린 그림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께서 직접 그리신 것으로, 그 가치와 역사적 의미는 대단히 크다고 할 수 있다. 때로는 미숙하지만 순수한 붓놀림으로 그려진 그림들을 보며 우리는 아직 다 풀지 못한 역사적 과오를 되새기며, 억울한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라는 그들의 간절한 바람을 만나볼 수 있다.
책속에서
순이가 장교 부인과 함께 그들의 거처지로 떠나자 남은 일행은 병동이 꾸려진 곳으로 갔다. 많은 부상자들이 야전 침대에 누워 있거나 아프다고 비명을 질러 댔다.
'이 거즈를 가져가서 상처부터 묶어.'
위생병이 주옥에게 거즈를 주면서 말했다. 총알 파편을 빼내고 수술부터 해야 했지만 손쓸 틈이 없어 임시로 출혈을 막아 두라는 지시였다. 주옥은 거즈를 들고 뛰어다녔다. 잠시도 서 있을 짬이 없었다. 팔다리가 떨어져 나간 부상자들이 엉엉 울거나 악을 쓸 때마다 주옥은 차라리 자기가 울고 싶었다. 게다가 군의관들은 주옥이만 찾았다 .일본 말과 글을 잘 알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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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2009 우수교양도서 '어린이 인문사회'
줄거리
현재- 어느 날, 시골 마을을 찾아온 서울 사람들……. 그들이 마을 한쪽 움막에 살고 있는 고슴도치 할머니를 찾아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 할머니는 마을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고 있었으며, 특히 아이들이 무서워하던 존재였다. 얼마 후, 다시 마을을 찾은 서울 사람들은 주민들을 모아 기록 영화를 보여 준다.
과거- 일제 강점기……. 공출과 징용으로 힘든 시절을 보내던 어느 날, 공출을 하지 못해 일본인 집에서 애기보기를 하게 된 순이가 낯선 사내들에게 납치된다. 순이를 실은 트럭에는 열 명도 넘는 어린 소녀들이 타고 있었으며, 그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배에 실려 남태평양 쪽으로 끌려가게 된다. 그곳에서 그들은 ‘위안부’의 삶을 살게 되는데……. 일본의 패망으로 그들은 우여곡절 끝에 고향으로 돌아오게 되지만…….
현재- 마을 사람들의 미움을 받았던 고슴도치 할머니가 바로 위안부 소녀였던 ‘순이’라는 것이 밝혀지고, 마을 아이들은 그동안 할머니에게 잘못했던 것에 대해 용서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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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윤정모 (지은이)

1946년 출생. 부산 동래온천장에서 성장했다.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에 재학중이던 1968년 첫 장편소설 『무늬져 부는 바람』을 출간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작품으로는 『에미 이름은 조센삐였다』 『그리고 함성이 들렸다』 『밤길』 『님』 『고삐』(전2권) 『들』(전2권) 『나비의 꿈』(전2권) 『그들의 오후』 『슬픈 아일랜드』 『꾸야 삼촌』 『전쟁과 소년』 『봉선화가 필 무렵』『수메르』(전3권) 『자기 앞의 생』 『누나의 오월』 『그곳에 엄마가 있었어』 등이 있다.
신동엽창작기금(신동엽문학상), 경기문학상, 단재문학상, 서라벌문... 더보기
수상 : 1993년 단재문학상, 1988년 신동엽문학상
최근작 : <가시 그물>,<[큰글자도서] 그곳에 엄마가 있었어>,<그곳에 엄마가 있었어> … 총 49종 (모두보기)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그림)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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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덕경, 강일출, 김복동, 김순덕
출판사 제공 책소개
우리가 강요에 못 이겨 했던 그 일을
역사에 남겨 두어야 한다.
- 최초로 자신이 일본군 ‘위안부’였음을 밝힌 김학순 할머니
1991년, 일본군 위안부였던 김학순 할머니가 용감하게도 증언을 하고 나서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유엔에서도 일본의 위안부 동원은 ‘국제법 위반’이라고 공식 선언을 했지만
일본은 여전히 아무런 책임이 없다며 억지를 부리고 있다.
지금도 매주 수요일이면 일본 대사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던 할머니들이
불편하신 몸을 이끌고 집회를 열고 있다.
일본 정부는 무릎 꿇고 사죄하라!
못다 핀 꽃이여, 이제는 말하리라!
『봉선화가 필 무렵』은 일제 강점기 때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간 조선의 여인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그들을 ‘정신대’라고 불러왔습니다. 그러나 ‘정신대’는 전쟁을 일으킨 일본 제국주의의 전투력을 높이려고 특별히 노동력을 제공하는 조직을 일컫는 말입니다. 우리는 이제부터라도 잘못된 명칭을 고쳐 일본군 ‘위안부’로 불러야 합니다.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는 일, 그것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있었으며, 앞으로도 또 얼마나 오래 걸릴지 모릅니다. 그날이 어서 오게 하려면 우리 스스로의 힘을 키워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올바른 가치관을 가진 우리 어린이들의 힘이 필요합니다.
50년 어둠의 침묵을 깨고 당당히 우리 앞에 선 할머니들의 용기에, 따뜻한 가슴으로 안아줄 수 있는 어린이가 단 한 명이라도 있길 바라며 이 책을 기획했습니다. 또한 전쟁이 얼마나 끔찍한 고통을 주는지,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일깨워 주고자 합니다. 끔찍하고 가슴 아픈 과거지만 더 이상 숨길 수는 없습니다. 우리 어린이들은 우리의 역사를 바로 알아야 할 권리가 있으니까요!
저자 윤정모 선생님은 말합니다.
“제가 이 책을 쓴 까닭은
일본이 진정으로 사과를 할 때까지 절대로 용서해 주지 말자는 뜻을 심기 위해서입니다!!!”
우리의 그림은 단순한 그림이 아닙니다!
이 책에 실린 그림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께서 직접 그리신 것으로, 그 가치와 역사적 의미는 대단히 큽니다. 1992년 이후 한글 공부와 함께 시작된 그림 그리기는 단순한 미술 공부가 아닌, 그들의 아팠던 삶을 생생하게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미숙하지만 순수한 붓놀림으로 그려진 그림들을 보며 우리는 아직 다 풀지 못한 역사적 과오를 되새기며, 억울한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라는 그들의 간절한 바람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할머니, 이제 더 이상 혼자가 아니에요!
『봉선화가 필 무렵』에 나온 순이 할머니와 같이 자신의 과거를 숨기며, 홀로 외롭게 지내시는 분이 아직도 많이 있다고 합니다. 그동안 그들의 아픔을 몰랐던 우리의 반성이 필요합니다. 최초로 위안부임을 밝혔던 김학순 할머니의 말처럼 그 일은 역사에 남겨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분들의 넋을 기리며, 아직도 가족들의 곁으로 가지 못한 할머님들의 남은 삶에 조금이나마 웃음을 줄 수 있도록 힘써야 할 것입니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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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책시렁 296 봉선화가 필 무렵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3.10.6.
인문책시렁 296
《봉선화가 필 무렵》
윤정모
푸른나무
2008.9.1.
《봉선화가 필 무렵》(윤정모, 푸른나무, 2008)은 꽃이 필 무렵에 꺾여버린 꽃이 어떻게 흙으로 돌아가서 다시 싹을 틔우고 나무로 자라서 늦꽃으로 피어나는가 하는 줄거리를 들려줍니다. 꽃을 지켜보는 분은 다 알 텐데, 이른꽃은 맑고 늦꽃은 짙습니다. 일찍 피는 꽃은 밝고, 늦게 피는 꽃은 환합니다.
어린꽃도 할매꽃도 모두 꽃입니다. 아기꽃도 할배꽃도 나란히 꽃이에요. 꽃은 모두 꽃일 뿐, 꽃이 아닌 꽃이 없습니다.
먼먼 옛날부터, 그러니까 나라가 서서 임금님이 있고 나리가 있고 벼슬아치가 있고 글바치가 있던 무렵에, 수수하게 살림을 지으면서 글을 모르더라도 말로 모든 살림을 가르치고 물려주면서 아이를 사랑하던 사람들을 ‘들풀’이나 ‘들꽃’으로 가리키곤 했습니다.
들풀은 들풀이고, 들꽃은 들꽃입니다. 들풀하고 들꽃은 ‘민(民)’도 ‘백성’도 ‘민초·민중’도 ‘인민·시민·국민’도 아닙니다. ‘임금·나리·벼슬아치·글바치’는 예나 이제나 ‘들풀·들꽃’이라는 이름을 좀처럼 안 쓰려 하거나 꺼리거나 내칩니다. 왜 그러겠어요? 그들은 풀도 꽃도 아니고 나무도 아니거든요. 그들은 풀꽃나무가 아니라서 들숲바다를 무서워하거나 싫어하거나 미워해서 억누르거나 밟으려고만 하거든요.
어느 풀도 다른 풀을 미워하거나 밟지 않습니다. 어느 나무도 다른 나무를 싫어하거나 괴롭히지 않습니다. 들숲을 이룬 터전에서 모든 풀꽃나무는 푸르게 어우러져 우거집니다. 이리하여 들숲빛이 바다로 퍼지고, 바다는 바닷방울을 하늘로 띄워서 구름을 일으키고는 빗방울로 온누리를 적셔요.
《봉선화가 필 무렵》은 조그맣고 수수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임금과 나리가 들풀을 얼마나 어떻게 짓밟아 왔는가를 들려줍니다. 벼슬아치하고 글바치가 들꽃을 얼마나 등지면서 모르는 척했는지를 들려줍니다. 그렇다고 그들 ‘웃분’을 나무란들 이 나라가 바뀔 턱은 없습니다. 그들 ‘웃분’도 아기를 낳을 텐데, 아기를 낳았으면 젖어미를 두거나 돌봄이를 부리지 말고, 그들 스스로 아기한테 젖을 물리고 집안일을 하고 말을 물려주고 살림을 지어서 보금자리를 숲으로 바꾸면 될 뿐입니다.
사랑을 본 적도 없기에 사랑이 아닌 총칼을 앞세웁니다. 사랑을 본 적이 없더라도 스스로 사랑을 배우고 맞이해서 바꾸려 하지 않기에, 사랑이 아닌 허수아비에 끄나풀에 종이 되어 뒹굽니다.
꽃이 필 무렵 어디에서 어떻게 지내시겠습니까? 철마다 다 다른 풀꽃나무가 다 다르게 꽃을 피우는데 하나도 안 보는 서울(도시)에 스스로 갇혀서 앓는지요? 언제나 다르게 눈부신 들꽃을 품으면서 오늘 하루를 노래하겠습니까?
ㅅㄴㄹ
경아는 무척 실망스러웠다. 자기가 싫어하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어야 하는데, 어쩌면 할머니가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까닭 없이 배신감마저 들었다. (23쪽)
“그대들, 정말 잘 왔다. 오는 동안 고생이 많았겠지만 황국신민은 그런 것을 고생으로 여기지 않는다. 그렇다! 그대들은 국가를 위해 몸 바치러 온 정신대다. 모쪼록 병사들을 잘 위안해 주기를 바란다.” (89쪽)
“제군들은 내일 아침에 출격한다. 여기서 몸을 푼 뒤 저녁 여섯 시까지 부대로 돌아오라. 태어나서 처음으로 보는 진수성찬이 제군들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이상!” (106쪽)
주옥은 순이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순이야, 네가 산 까닭은 네 목숨이 소중해서이지, 저런 쓰레기 같은 군표 때문이 아니야.” (126쪽)
순이는 군표에 불을 붙였다. 힘든 피란길에도 한사코 들고 왔던 군표가 그렇게 사라져 갔다. (160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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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23-10-06 공감(5)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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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책 920 에미 이름은 조센삐였다
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숨은책 920
《에미 이름은 조센삐였다》
윤정모 글
고려원
1988.5.5.
여태껏 숱한 이들이 대통령도 국회의원도 장관도 했지만, 어느 누구도 꽃할매(종군위안부 피해자) 마음에 다가서거나 손을 맞잡으면서 응어리를 푼 일이 없습니다. 이쪽에 있다는 벼슬아치도, 저쪽에 있다는 벼슬꾼도 똑같습니다. 그런데 나라지기·벼슬아치·글바치뿐 아니라, 우리부터 스스로 꽃할매하고 썩 이웃을 못 한 터라, 이 굴레가 고스란히 이은 셈이지 싶습니다. 더욱이 임옥상 씨를 비롯해 적잖은 이들은 추레질(성추행·성폭력)을 일으켰고, ‘기억의 집’이라는 터전까지 헐어내야 했습니다. 2023년에 《그곳에 엄마가 있었어》를 써낸 윤정모 님인데, 아주 한참인 예전 어느 날 《정신대 실록》을 읽었다고 합니다. 1981년에 임종국 님을 찾아뵙고서 말씀을 여쭌 뒤에 1982년에 《에미 이름은 조센삐였다》를 처음 선보였고, 1988년에 조그마한 꾸러미로 다시 나옵니다. 이 글자락은 1991년에 영화로도 나왔으나, 영화를 찍은 사내는 ‘꽃할매 눈물앓이’가 아니라 ‘젊은순이 벗은몸’을 그려내는 데에 사로잡혔어요. 창피한 일입니다. 눈물과 생채기와 응어리를 오히려 장삿속으로 갉아먹었거든요. 가난하고 조그맣던 어린순이는 숱하게 끌려가서 노리개로 구르다가 스러졌습니다. 가난하고 조그맣던 어린돌이는 끝없이 끌려가서 짐꾼에 심부름꾼으로 구르다가 이슬(전쟁터 총알받이)로 스러졌습니다. 얼마나 일본제국주의 총칼에 밟혀서 죽고 다쳤는지 알 길이 없지만, 가난하고 낮고 작은 사람들은 몽땅 시달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도 오늘날에도 돈·이름·힘이 있으면 군대에 안 끌려가고 빠져나옵니다. 예나 이제나 젊은날에 꽃봉오리로 피어나지 못한 채 꺾이는 사람이 수두룩합니다. 열일고여덟 살 무렵에, 또 스물한두 살과 스물너덧 살 무렵에, 동무나 또래한테 《에미 이름은 조센삐였다》 같은 책을 함께 읽고서 생각을 북돋우고 우리 앞길을 새로 짓는 그림을 펴자고 말을 섞으려 했지만, 다들 고개를 돌리더군요. 100사람한테 물으면 1사람쯤 귀를 열어요. 그러나 귀를 연 1사람이 있으면 기쁘게 함께 읽고서 수다꽃을 피웠습니다. 푸른꽃이란 풀꽃이고, 풀꽃이란 들풀이고, 들풀이란 작고 낮고 흔한 숨빛이되, 온누리를 맑고 밝게 보듬는 바람빛이라고 느낍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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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24-05-03 공감 (7) 댓글 (0)
정의가 승리하는 것이 아니다.
<정의가 승리하는 것이 아니다. 불의에 저항하는 사람들이 승리하는 것이다>
사필귀정이라고 했다. 권선징악이라고 했다. 하지만 선은 정의는 모두의 것이 아니었다. 어떤 이들의 정의, 어떤 이들의 선만이 힘을 갖았고 대다수의 정의와 선은 짓밟히곤 했다. 역사는 그런 사람들의 저항흔(痕)을 보여주는 것이리라.
그리 오래 지나지 않은 시간 전에 우리는 힘 없는 국가의 국민이라는 이름으로 수탈을 당했다. 모든 것을 빼앗기고도 저항할 수 없었다. 눈에 보이는 물적 조건들 뿐만아니라 신념과 인간성까지 말살당했다.
저항은 끝없이 이어졌지만 불가항력이었다. 불가항력..이만큼 무기력한 이유가 또 있을까..
가장 약한 사람들이 먼저 죽어갔다. 정신이 마음이 육체가..
치유되지 않은 트라우마는 오랜 시간이 지나 방어기제가 되었고 저보다 약한 이들을 밟음으로 자신의 입지를 보장받는 영악함을 키워냈다. 그렇게 사분오열이 되어지는 사람들...급기야 피해자들에게 조롱과 악담을 정의라는 이름으로 대의라는 이름으로 쏟아붓고 있다.
얼마 전 한일협약이 이루어졌다.
위안부문제를 해결한 대통령이라고 자화자찬이 이어졌고 정작 피해 할머니들은 소외된 저들의 정의와 선을 구현해낸다.
조악한 근거들을 들어 최선이라고 했다. 팔 수 있는 건 전부 팔아먹고 야반도주를 꿈꾸는 간교한 여편네처럼 환하게 웃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 더불어 그들의 편에 서서 이제 그만 용서하라고 외치는 사람들에게 화가 나고 또 한편 가엾다.
대승적이라는 말은 약자의 희생을 강요하는 의미로 바뀌고 있다. 과연 그런가.
오랜 저항의 시간을 기억해야한다.
우리 나라 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이어진 불의에 저항했던 기록들, 그들의 저항흔을 더듬어 볼 필요가 있다.





저항은 송곳처럼 어디서든 뚫고 나온다.



제국의 위안부..이것이 법정싸움으로 비화된 것에는 우려를 한다. 하지만 그 내용에서 비판받아 마땅하다. 지배와 피지배, 그 사이에서 동격의 사람들에 의해 체결된 정당한 계약도 뭣도 아니었으며 이것이 개인적 차원의 결정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었다. 자발적 종군 위안부도 개중 있었을 수 있다. 포주가 있었을테고, 한국인 모집책들이 있었을게다. 그것이 그들의 선택이었다고 하기엔 상상조차 불가능한 폭력적인 시간이 전제되어 있었다. 일부의 그럴싸한 상황들이 있었다고 해도 그것이 전체의 모순을 뒤엎을 일반화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양국의 화합을 바라는 마음에서 서술했다는 책은 너무나 폭력적이다. 문제제기와 새로운 시각의 제시를 넘어 피해자들에게 사죄도 없이 용서와 화합을 바라는..그러지 못하는 것을 졸렬함으로 몰아세우고 있다. 다 읽진 않았다. 읽다 던져버렸다. 그 책을 더 구체적으로 읽지 않은 것에 대해 후회는 없다.
불가역적 협의란 없다.
불가역적일 수 있는 건..위안부 할머니들의 시간과 고통. 그것이다.
정의가 승리하는 것이 아니다. 저항하는 사람들이 승리하는 것이고 저항의 흔적이 역사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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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타샤 2016-01-08 공감 (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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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기 2023.5.18. 봉선화가 필 무렵
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5.18.
《봉선화가 필 무렵》
윤정모 글, 푸른나무, 2008.9.1.
하루 내내 시원스레 쏟아지는 비를 본다. 늦봄더위를 식히기도 하고, 하늘먼지를 씻기도 한다. ‘다솜’이라는 낱말은 어떤 말밑인가를 헤아리다가, ‘아지랑이·지렁이’ 말밑을 헤아렸다. ‘흐뭇하다·흐르다·흙’이 얽힌 실타래도 풀었다. 머잖아 ‘고흥 꿈꾸는 예술터’랑 고흥 어린이·푸름이하고 함께하는 ‘노래노래(시문학 수업)’를 펼 생각이다. ‘노래꽃수다’ 같은 이름도 떠올리고 ‘노래노래’ 같은 이름도 헤아린다. 노래(시)를 노래(강의)하는 셈이라고 할까. 《봉선화가 필 무렵》을 읽었다. 꽃할매 이야기를 찬찬히 담아내었다고 느끼면서도 조금 아쉽다. 모든 꽃은 피고 지는데, 좋거나 나은 쪽이란 따로 없고, 나쁘거나 궂은 쪽도 따로 없다. 삶이라는 길이 있고, 이 삶길에는 눈물웃음이 나란히 흐른다. 하루에는 밤낮이 있고, 물결은 오르내린다. 우리는 암수라는 두 가지 몸이 있다. “왜 둘뿐이냐? 사이도 있지 않느냐?” 하고 되물을 만할 텐데, 푸나무는 ‘꽃’하고 ‘씨앗’이라는 두 길이 있다. 둘 사이는 틀림없이 있괴, 꽃은 꽃이고 씨앗은 씨앗이다. 암은 암이고 수는 수이다. 그리고, 꽃은 씨앗을 품고, 씨앗은 꽃을 품는다. 암에는 숫빛이 서리고, 수에도 암빛이 감돈다. ‘가름’ 아닌 ‘함께’인 밤낮이자 암수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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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23-07-26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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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시사회 후기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 영화를 본 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은 나는 벌써 잊어가고 있었다. 그날의 감동과 그날의 다짐을...나조차 이러한데 수십년을 시간을 뛰어넘은 시간을 전쟁 피해자로 살아온 위안부 할머니들의 고통과 호소는 이 시대를 사는 사람에게는 단지,,먼 옛날의 이야기이며, 단순한 역사의 기록으로밖에 기억되지 않을런지 모른다. 그것도 제도권 교육에서는 단지 몇줄에 지나지 않으리라...안타깝다.
영화는 일본을 상대로 재판을 하겠다는 <송신도> 할머니의 의사에 따라 재판은 물론 재판 지원 같은 것을 해 본 적도 없는 시민들이 모인<재일 위안부 재판을 지원하는 모임>이 지난 10여년을 촬영하고 기록한 다큐 영화이다. 피해 당사자인 송신도 할머니의 의견을 존중하며, "바보 같은 전쟁은 두 번 다시 하지 마라"는 할머니의 외침은 할머니와 같은 피해자 위안부들 등 희생자들의 아픔에 대한 단순한 외침이 아니었다.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국적을 떠나 일본,중국,한국 등에서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그리고 미래를 살아갈 인간들을 위한 평화의 호소문이었다.
할머니는 강연 때마다 절절한 목소리로 힘 있는 목소리로 전쟁에 대한 반대의 입장을 명확히 전달한다. <재일 위안부 재판을 지원하는 모임>의 시민들은 어찌보면 할머니의 거침없는 입담과 괄괄한 성격이 사람들의 시선을 먼저 끌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한번 두번 계속되는 할머니와의 만남을 통해 지속적으로 그들이 함께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점차 세상과 소통하면서 할머니의 표정이 밝고 긍정적으로 변해가는 모습에서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영화 초반의 할머니의 얼굴과 후반부의 할머니의 얼굴은 많은 차이가 느껴졌다. 결국 "재판에서는 졌지만,,그래도 내 마음은 지지 않아" 라며 할머니는 사람들이 만든 법 앞에서는 졌을지 모르나, 그들의 양심의 법에서는 이겼음을 나는 안다.
영화를 보는 내내 그분의 원하지 않은 인생에 대한 책임은 과연 누가 져야하는지? 또 일본에서 그 긴 시간을 사시면서(그곳에서 가족 한분 없이 사시는데),,그곳에서 생을 마감하시게 되면,,어디에 묻히고 싶을실런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름뿐인 조국에서 그래도 묻히고 싶으실까? 아님,,,국가를 떠나 산 그곳 일본에서 일본 시민이 응원해준 친구가 되어준 그곳에서...?? 흐르는 눈물을 나 스스로 주체할 수 없었던 것은 다만 나 뿐만이 아니었다...ㅠㅠ
영화 후에 안해룡감독과 윤정모 작가님과의 대화는 더욱 뜻 깊고, 기분 좋은 대화의 시간이었다. 감독께서 영화를 수년간에 찍으시면서 정리해 오신 역사에 대한 생각과 기존의 위안부를 보는 시각과는 차이를 두신 이번 송신도 할머니를 통해 느끼신 부분들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더욱 공감하게 되었다...일본 시민들의 모금으로, 또 그들의 손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에 격려와 힘찬 응원을 보내본다. 요즘 워낭소리가 잔잔히 강팍해진 사람들에 가슴을 파고 있듯이,,이 영화 또한 무거운 주제이지만, 그 주제를 주인공 송신도 할머니의 호통과 때로는 위트로 우리들의 가슴 속에 깊은 울림을 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나도 작지만 그 뜻에 동참하리라 다짐해 보게 한다. 좋은 영화 만들어 주신 분들의 노고에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짝..짝..짝!!!!
시사회에 함께 참여하신 윤정모 작가님의 <봉선화 필 무렵>도 구입해 읽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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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생각앤 2009-03-02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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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My Heart Is Not Broken Yet
감독 안해룡 / 다큐멘터리, 드라마 / 95분 /
+ <봉선화가 필 무렵> 작가 윤정모
시사회 이벤트 같은 것에 처음 당첨되어서 많이 떨렸다. 당첨이라니! 꺄아.
하지만 무엇보다 더욱 떨린 건 이 영화의 주제가 결코 가벼운 게 아니라는 것이었다. 우리 엄마는 내가 어릴 때부터 여성의 전화에서 일해오셨다. 그래서 자연스레 어릴 때부터 그런 문제를 많이 접해왔고, 학교를 다니면서도 많이 접해왔다. 책을 읽거나 누군가에게 위안부와 역사에 대해 이야기를 들을 때면 상상할 수 없는 짓들을 많이 한 일본과, 그렇게 굽신거려야 했던 그 때 그 조선이라는 나라와, 그렇게 만들었던 친일파들을 어떻게 하면 때려눕힐 수 있을까 하는 분노로 속이 부글거렸다. 중2때 처음으로 나눔의 집에 가고, 후에 고등학생이 되어 자원봉사를 했었다. 친구와 함께 저녁마다 전시실에 갔다. 그렇게 했는데도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해 깊이 알지 못했다. 깊이 공부를 하지 못했기도 하고 할머니들과 이야기를 제대로 나눠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고 내가 몰랐던 부분들과 시간의 흐름을 잘 짜집어서 보여주어, 무엇보다 훌륭한 역사공부를 하고 온 것 같다. 그 어떤 교과서보다 훌륭한 영화였다. 더 많은 학생들이 이런 영화를 보고 느끼고 나눠야 한다. 그래서 물어보니 공동체 상영을 한다고 한다. 우리 학교도 얼른 신청해서 봤으면 좋겠다.
송신도 할머니는, 너무 멋있었다. 정말 기가 센 할머니다. 16살 때 집안에서 정해준 결혼을 하기 싫어 가출을 했다는 것도 참 대단하다. 그 시대에 집안에서 정해준 결혼이 싫어 집을 뛰쳐나오는 여자가 어디 있을까? 영화를 같이 본 큰이모와 함께 집에 가며 "그 할머니 기 쎈 할머니야. 만약 뭔가 배운 할머니였다면 지금쯤 무얼하고 계실까."라고 말하던 게 떠오른다.
할머니는 여러 집회에서 가슴에 남는 말만 하신다. 가장 간단하게, 절대로 전쟁을 두 번 다시 하지 마라. 우리 같은 아이들이 있으면 안된다. 돈이 중요한 게 아니야, 마음이 중요한 거야. 그리고 정말 끝에서 두번째 재판에서 지고 말하는 영화 제목,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어. 그러니까 여러분도 힘내. 모두 고마웠어.
할머니는 일본에서 60년 이상을 살아오셨고 일본어 사투리까지 쓰신다. 그런 할머니가 한국 수요집회에 오셔서, 한국말과 일본어를 섞어가며 이야기를 하셨다. 나눔의 집 할머니들과 함께 섞여 한국말도 쓰고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고, 한복을 입는다. 왠지 모르게 할머니에게 한복을 사드리고 싶고, 한국 전통 음식을 선물해 드리고 싶었다.
사실 송신도 할머니는 잘 몰랐다. 한국에 있는 위안부 할머니들도 다 알지 못하는데. 하지만 일본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할머니 팬이 되었듯, 나도 영화를 보고 난 후 할머니 팬이 되어 버렸다. 영화를 본 사람들 모두 그렇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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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꿩 2009-02-26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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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일제 강점기……. 공출과 징용으로 힘든 시절을 보내던 어느 날, 공출을 하지 못해 일본인 집에서 애기보기를 하게 된 순이가 낯선 사내들에게 납치된다. 순이를 실은 트럭에는 열 명도 넘는 어린 소녀들이 타고 있었으며, 그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배에 실려 남태평양 쪽으로 끌려가게 된다. 그곳에서 그들은 ‘위안부’의 삶을 살게 되는데……. 일본의 패망으로 그들은 우여곡절 끝에 고향으로 돌아오게 되지만…….
현재- 마을 사람들의 미움을 받았던 고슴도치 할머니가 바로 위안부 소녀였던 ‘순이’라는 것이 밝혀지고, 마을 아이들은 그동안 할머니에게 잘못했던 것에 대해 용서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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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윤정모 (지은이)

1946년 출생. 부산 동래온천장에서 성장했다.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에 재학중이던 1968년 첫 장편소설 『무늬져 부는 바람』을 출간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작품으로는 『에미 이름은 조센삐였다』 『그리고 함성이 들렸다』 『밤길』 『님』 『고삐』(전2권) 『들』(전2권) 『나비의 꿈』(전2권) 『그들의 오후』 『슬픈 아일랜드』 『꾸야 삼촌』 『전쟁과 소년』 『봉선화가 필 무렵』『수메르』(전3권) 『자기 앞의 생』 『누나의 오월』 『그곳에 엄마가 있었어』 등이 있다.
신동엽창작기금(신동엽문학상), 경기문학상, 단재문학상, 서라벌문... 더보기

수상 : 1993년 단재문학상, 1988년 신동엽문학상
최근작 : <가시 그물>,<[큰글자도서] 그곳에 엄마가 있었어>,<그곳에 엄마가 있었어> … 총 49종 (모두보기)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그림)
저자파일
신간알림 신청
강덕경, 강일출, 김복동, 김순덕
출판사 제공 책소개
우리가 강요에 못 이겨 했던 그 일을
역사에 남겨 두어야 한다.
- 최초로 자신이 일본군 ‘위안부’였음을 밝힌 김학순 할머니
1991년, 일본군 위안부였던 김학순 할머니가 용감하게도 증언을 하고 나서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유엔에서도 일본의 위안부 동원은 ‘국제법 위반’이라고 공식 선언을 했지만
일본은 여전히 아무런 책임이 없다며 억지를 부리고 있다.
지금도 매주 수요일이면 일본 대사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던 할머니들이
불편하신 몸을 이끌고 집회를 열고 있다.
일본 정부는 무릎 꿇고 사죄하라!
못다 핀 꽃이여, 이제는 말하리라!
『봉선화가 필 무렵』은 일제 강점기 때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간 조선의 여인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그들을 ‘정신대’라고 불러왔습니다. 그러나 ‘정신대’는 전쟁을 일으킨 일본 제국주의의 전투력을 높이려고 특별히 노동력을 제공하는 조직을 일컫는 말입니다. 우리는 이제부터라도 잘못된 명칭을 고쳐 일본군 ‘위안부’로 불러야 합니다.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는 일, 그것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있었으며, 앞으로도 또 얼마나 오래 걸릴지 모릅니다. 그날이 어서 오게 하려면 우리 스스로의 힘을 키워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올바른 가치관을 가진 우리 어린이들의 힘이 필요합니다.
50년 어둠의 침묵을 깨고 당당히 우리 앞에 선 할머니들의 용기에, 따뜻한 가슴으로 안아줄 수 있는 어린이가 단 한 명이라도 있길 바라며 이 책을 기획했습니다. 또한 전쟁이 얼마나 끔찍한 고통을 주는지,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일깨워 주고자 합니다. 끔찍하고 가슴 아픈 과거지만 더 이상 숨길 수는 없습니다. 우리 어린이들은 우리의 역사를 바로 알아야 할 권리가 있으니까요!
저자 윤정모 선생님은 말합니다.
“제가 이 책을 쓴 까닭은
일본이 진정으로 사과를 할 때까지 절대로 용서해 주지 말자는 뜻을 심기 위해서입니다!!!”
우리의 그림은 단순한 그림이 아닙니다!
이 책에 실린 그림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께서 직접 그리신 것으로, 그 가치와 역사적 의미는 대단히 큽니다. 1992년 이후 한글 공부와 함께 시작된 그림 그리기는 단순한 미술 공부가 아닌, 그들의 아팠던 삶을 생생하게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미숙하지만 순수한 붓놀림으로 그려진 그림들을 보며 우리는 아직 다 풀지 못한 역사적 과오를 되새기며, 억울한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라는 그들의 간절한 바람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할머니, 이제 더 이상 혼자가 아니에요!
『봉선화가 필 무렵』에 나온 순이 할머니와 같이 자신의 과거를 숨기며, 홀로 외롭게 지내시는 분이 아직도 많이 있다고 합니다. 그동안 그들의 아픔을 몰랐던 우리의 반성이 필요합니다. 최초로 위안부임을 밝혔던 김학순 할머니의 말처럼 그 일은 역사에 남겨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분들의 넋을 기리며, 아직도 가족들의 곁으로 가지 못한 할머님들의 남은 삶에 조금이나마 웃음을 줄 수 있도록 힘써야 할 것입니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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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책시렁 296 봉선화가 필 무렵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3.10.6.
인문책시렁 296
《봉선화가 필 무렵》
윤정모
푸른나무
2008.9.1.
《봉선화가 필 무렵》(윤정모, 푸른나무, 2008)은 꽃이 필 무렵에 꺾여버린 꽃이 어떻게 흙으로 돌아가서 다시 싹을 틔우고 나무로 자라서 늦꽃으로 피어나는가 하는 줄거리를 들려줍니다. 꽃을 지켜보는 분은 다 알 텐데, 이른꽃은 맑고 늦꽃은 짙습니다. 일찍 피는 꽃은 밝고, 늦게 피는 꽃은 환합니다.
어린꽃도 할매꽃도 모두 꽃입니다. 아기꽃도 할배꽃도 나란히 꽃이에요. 꽃은 모두 꽃일 뿐, 꽃이 아닌 꽃이 없습니다.
먼먼 옛날부터, 그러니까 나라가 서서 임금님이 있고 나리가 있고 벼슬아치가 있고 글바치가 있던 무렵에, 수수하게 살림을 지으면서 글을 모르더라도 말로 모든 살림을 가르치고 물려주면서 아이를 사랑하던 사람들을 ‘들풀’이나 ‘들꽃’으로 가리키곤 했습니다.
들풀은 들풀이고, 들꽃은 들꽃입니다. 들풀하고 들꽃은 ‘민(民)’도 ‘백성’도 ‘민초·민중’도 ‘인민·시민·국민’도 아닙니다. ‘임금·나리·벼슬아치·글바치’는 예나 이제나 ‘들풀·들꽃’이라는 이름을 좀처럼 안 쓰려 하거나 꺼리거나 내칩니다. 왜 그러겠어요? 그들은 풀도 꽃도 아니고 나무도 아니거든요. 그들은 풀꽃나무가 아니라서 들숲바다를 무서워하거나 싫어하거나 미워해서 억누르거나 밟으려고만 하거든요.
어느 풀도 다른 풀을 미워하거나 밟지 않습니다. 어느 나무도 다른 나무를 싫어하거나 괴롭히지 않습니다. 들숲을 이룬 터전에서 모든 풀꽃나무는 푸르게 어우러져 우거집니다. 이리하여 들숲빛이 바다로 퍼지고, 바다는 바닷방울을 하늘로 띄워서 구름을 일으키고는 빗방울로 온누리를 적셔요.
《봉선화가 필 무렵》은 조그맣고 수수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임금과 나리가 들풀을 얼마나 어떻게 짓밟아 왔는가를 들려줍니다. 벼슬아치하고 글바치가 들꽃을 얼마나 등지면서 모르는 척했는지를 들려줍니다. 그렇다고 그들 ‘웃분’을 나무란들 이 나라가 바뀔 턱은 없습니다. 그들 ‘웃분’도 아기를 낳을 텐데, 아기를 낳았으면 젖어미를 두거나 돌봄이를 부리지 말고, 그들 스스로 아기한테 젖을 물리고 집안일을 하고 말을 물려주고 살림을 지어서 보금자리를 숲으로 바꾸면 될 뿐입니다.
사랑을 본 적도 없기에 사랑이 아닌 총칼을 앞세웁니다. 사랑을 본 적이 없더라도 스스로 사랑을 배우고 맞이해서 바꾸려 하지 않기에, 사랑이 아닌 허수아비에 끄나풀에 종이 되어 뒹굽니다.
꽃이 필 무렵 어디에서 어떻게 지내시겠습니까? 철마다 다 다른 풀꽃나무가 다 다르게 꽃을 피우는데 하나도 안 보는 서울(도시)에 스스로 갇혀서 앓는지요? 언제나 다르게 눈부신 들꽃을 품으면서 오늘 하루를 노래하겠습니까?
ㅅㄴㄹ
경아는 무척 실망스러웠다. 자기가 싫어하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어야 하는데, 어쩌면 할머니가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까닭 없이 배신감마저 들었다. (23쪽)
“그대들, 정말 잘 왔다. 오는 동안 고생이 많았겠지만 황국신민은 그런 것을 고생으로 여기지 않는다. 그렇다! 그대들은 국가를 위해 몸 바치러 온 정신대다. 모쪼록 병사들을 잘 위안해 주기를 바란다.” (89쪽)
“제군들은 내일 아침에 출격한다. 여기서 몸을 푼 뒤 저녁 여섯 시까지 부대로 돌아오라. 태어나서 처음으로 보는 진수성찬이 제군들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이상!” (106쪽)
주옥은 순이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순이야, 네가 산 까닭은 네 목숨이 소중해서이지, 저런 쓰레기 같은 군표 때문이 아니야.” (126쪽)
순이는 군표에 불을 붙였다. 힘든 피란길에도 한사코 들고 왔던 군표가 그렇게 사라져 갔다. (160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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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23-10-06 공감(5)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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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책 920 에미 이름은 조센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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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책 920
《에미 이름은 조센삐였다》
윤정모 글
고려원
1988.5.5.
여태껏 숱한 이들이 대통령도 국회의원도 장관도 했지만, 어느 누구도 꽃할매(종군위안부 피해자) 마음에 다가서거나 손을 맞잡으면서 응어리를 푼 일이 없습니다. 이쪽에 있다는 벼슬아치도, 저쪽에 있다는 벼슬꾼도 똑같습니다. 그런데 나라지기·벼슬아치·글바치뿐 아니라, 우리부터 스스로 꽃할매하고 썩 이웃을 못 한 터라, 이 굴레가 고스란히 이은 셈이지 싶습니다. 더욱이 임옥상 씨를 비롯해 적잖은 이들은 추레질(성추행·성폭력)을 일으켰고, ‘기억의 집’이라는 터전까지 헐어내야 했습니다. 2023년에 《그곳에 엄마가 있었어》를 써낸 윤정모 님인데, 아주 한참인 예전 어느 날 《정신대 실록》을 읽었다고 합니다. 1981년에 임종국 님을 찾아뵙고서 말씀을 여쭌 뒤에 1982년에 《에미 이름은 조센삐였다》를 처음 선보였고, 1988년에 조그마한 꾸러미로 다시 나옵니다. 이 글자락은 1991년에 영화로도 나왔으나, 영화를 찍은 사내는 ‘꽃할매 눈물앓이’가 아니라 ‘젊은순이 벗은몸’을 그려내는 데에 사로잡혔어요. 창피한 일입니다. 눈물과 생채기와 응어리를 오히려 장삿속으로 갉아먹었거든요. 가난하고 조그맣던 어린순이는 숱하게 끌려가서 노리개로 구르다가 스러졌습니다. 가난하고 조그맣던 어린돌이는 끝없이 끌려가서 짐꾼에 심부름꾼으로 구르다가 이슬(전쟁터 총알받이)로 스러졌습니다. 얼마나 일본제국주의 총칼에 밟혀서 죽고 다쳤는지 알 길이 없지만, 가난하고 낮고 작은 사람들은 몽땅 시달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도 오늘날에도 돈·이름·힘이 있으면 군대에 안 끌려가고 빠져나옵니다. 예나 이제나 젊은날에 꽃봉오리로 피어나지 못한 채 꺾이는 사람이 수두룩합니다. 열일고여덟 살 무렵에, 또 스물한두 살과 스물너덧 살 무렵에, 동무나 또래한테 《에미 이름은 조센삐였다》 같은 책을 함께 읽고서 생각을 북돋우고 우리 앞길을 새로 짓는 그림을 펴자고 말을 섞으려 했지만, 다들 고개를 돌리더군요. 100사람한테 물으면 1사람쯤 귀를 열어요. 그러나 귀를 연 1사람이 있으면 기쁘게 함께 읽고서 수다꽃을 피웠습니다. 푸른꽃이란 풀꽃이고, 풀꽃이란 들풀이고, 들풀이란 작고 낮고 흔한 숨빛이되, 온누리를 맑고 밝게 보듬는 바람빛이라고 느낍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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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24-05-03 공감 (7) 댓글 (0)
정의가 승리하는 것이 아니다.

<정의가 승리하는 것이 아니다. 불의에 저항하는 사람들이 승리하는 것이다>
사필귀정이라고 했다. 권선징악이라고 했다. 하지만 선은 정의는 모두의 것이 아니었다. 어떤 이들의 정의, 어떤 이들의 선만이 힘을 갖았고 대다수의 정의와 선은 짓밟히곤 했다. 역사는 그런 사람들의 저항흔(痕)을 보여주는 것이리라.
그리 오래 지나지 않은 시간 전에 우리는 힘 없는 국가의 국민이라는 이름으로 수탈을 당했다. 모든 것을 빼앗기고도 저항할 수 없었다. 눈에 보이는 물적 조건들 뿐만아니라 신념과 인간성까지 말살당했다.
저항은 끝없이 이어졌지만 불가항력이었다. 불가항력..이만큼 무기력한 이유가 또 있을까..
가장 약한 사람들이 먼저 죽어갔다. 정신이 마음이 육체가..
치유되지 않은 트라우마는 오랜 시간이 지나 방어기제가 되었고 저보다 약한 이들을 밟음으로 자신의 입지를 보장받는 영악함을 키워냈다. 그렇게 사분오열이 되어지는 사람들...급기야 피해자들에게 조롱과 악담을 정의라는 이름으로 대의라는 이름으로 쏟아붓고 있다.
얼마 전 한일협약이 이루어졌다.
위안부문제를 해결한 대통령이라고 자화자찬이 이어졌고 정작 피해 할머니들은 소외된 저들의 정의와 선을 구현해낸다.
조악한 근거들을 들어 최선이라고 했다. 팔 수 있는 건 전부 팔아먹고 야반도주를 꿈꾸는 간교한 여편네처럼 환하게 웃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 더불어 그들의 편에 서서 이제 그만 용서하라고 외치는 사람들에게 화가 나고 또 한편 가엾다.
대승적이라는 말은 약자의 희생을 강요하는 의미로 바뀌고 있다. 과연 그런가.
오랜 저항의 시간을 기억해야한다.
우리 나라 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이어진 불의에 저항했던 기록들, 그들의 저항흔을 더듬어 볼 필요가 있다.
저항은 송곳처럼 어디서든 뚫고 나온다.
제국의 위안부..이것이 법정싸움으로 비화된 것에는 우려를 한다. 하지만 그 내용에서 비판받아 마땅하다. 지배와 피지배, 그 사이에서 동격의 사람들에 의해 체결된 정당한 계약도 뭣도 아니었으며 이것이 개인적 차원의 결정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었다. 자발적 종군 위안부도 개중 있었을 수 있다. 포주가 있었을테고, 한국인 모집책들이 있었을게다. 그것이 그들의 선택이었다고 하기엔 상상조차 불가능한 폭력적인 시간이 전제되어 있었다. 일부의 그럴싸한 상황들이 있었다고 해도 그것이 전체의 모순을 뒤엎을 일반화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양국의 화합을 바라는 마음에서 서술했다는 책은 너무나 폭력적이다. 문제제기와 새로운 시각의 제시를 넘어 피해자들에게 사죄도 없이 용서와 화합을 바라는..그러지 못하는 것을 졸렬함으로 몰아세우고 있다. 다 읽진 않았다. 읽다 던져버렸다. 그 책을 더 구체적으로 읽지 않은 것에 대해 후회는 없다.
불가역적 협의란 없다.
불가역적일 수 있는 건..위안부 할머니들의 시간과 고통. 그것이다.
정의가 승리하는 것이 아니다. 저항하는 사람들이 승리하는 것이고 저항의 흔적이 역사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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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타샤 2016-01-08 공감 (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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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기 2023.5.18. 봉선화가 필 무렵

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5.18.
《봉선화가 필 무렵》
윤정모 글, 푸른나무, 2008.9.1.
하루 내내 시원스레 쏟아지는 비를 본다. 늦봄더위를 식히기도 하고, 하늘먼지를 씻기도 한다. ‘다솜’이라는 낱말은 어떤 말밑인가를 헤아리다가, ‘아지랑이·지렁이’ 말밑을 헤아렸다. ‘흐뭇하다·흐르다·흙’이 얽힌 실타래도 풀었다. 머잖아 ‘고흥 꿈꾸는 예술터’랑 고흥 어린이·푸름이하고 함께하는 ‘노래노래(시문학 수업)’를 펼 생각이다. ‘노래꽃수다’ 같은 이름도 떠올리고 ‘노래노래’ 같은 이름도 헤아린다. 노래(시)를 노래(강의)하는 셈이라고 할까. 《봉선화가 필 무렵》을 읽었다. 꽃할매 이야기를 찬찬히 담아내었다고 느끼면서도 조금 아쉽다. 모든 꽃은 피고 지는데, 좋거나 나은 쪽이란 따로 없고, 나쁘거나 궂은 쪽도 따로 없다. 삶이라는 길이 있고, 이 삶길에는 눈물웃음이 나란히 흐른다. 하루에는 밤낮이 있고, 물결은 오르내린다. 우리는 암수라는 두 가지 몸이 있다. “왜 둘뿐이냐? 사이도 있지 않느냐?” 하고 되물을 만할 텐데, 푸나무는 ‘꽃’하고 ‘씨앗’이라는 두 길이 있다. 둘 사이는 틀림없이 있괴, 꽃은 꽃이고 씨앗은 씨앗이다. 암은 암이고 수는 수이다. 그리고, 꽃은 씨앗을 품고, 씨앗은 꽃을 품는다. 암에는 숫빛이 서리고, 수에도 암빛이 감돈다. ‘가름’ 아닌 ‘함께’인 밤낮이자 암수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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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23-07-26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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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시사회 후기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 영화를 본 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은 나는 벌써 잊어가고 있었다. 그날의 감동과 그날의 다짐을...나조차 이러한데 수십년을 시간을 뛰어넘은 시간을 전쟁 피해자로 살아온 위안부 할머니들의 고통과 호소는 이 시대를 사는 사람에게는 단지,,먼 옛날의 이야기이며, 단순한 역사의 기록으로밖에 기억되지 않을런지 모른다. 그것도 제도권 교육에서는 단지 몇줄에 지나지 않으리라...안타깝다.
영화는 일본을 상대로 재판을 하겠다는 <송신도> 할머니의 의사에 따라 재판은 물론 재판 지원 같은 것을 해 본 적도 없는 시민들이 모인<재일 위안부 재판을 지원하는 모임>이 지난 10여년을 촬영하고 기록한 다큐 영화이다. 피해 당사자인 송신도 할머니의 의견을 존중하며, "바보 같은 전쟁은 두 번 다시 하지 마라"는 할머니의 외침은 할머니와 같은 피해자 위안부들 등 희생자들의 아픔에 대한 단순한 외침이 아니었다.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국적을 떠나 일본,중국,한국 등에서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그리고 미래를 살아갈 인간들을 위한 평화의 호소문이었다.
할머니는 강연 때마다 절절한 목소리로 힘 있는 목소리로 전쟁에 대한 반대의 입장을 명확히 전달한다. <재일 위안부 재판을 지원하는 모임>의 시민들은 어찌보면 할머니의 거침없는 입담과 괄괄한 성격이 사람들의 시선을 먼저 끌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한번 두번 계속되는 할머니와의 만남을 통해 지속적으로 그들이 함께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점차 세상과 소통하면서 할머니의 표정이 밝고 긍정적으로 변해가는 모습에서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영화 초반의 할머니의 얼굴과 후반부의 할머니의 얼굴은 많은 차이가 느껴졌다. 결국 "재판에서는 졌지만,,그래도 내 마음은 지지 않아" 라며 할머니는 사람들이 만든 법 앞에서는 졌을지 모르나, 그들의 양심의 법에서는 이겼음을 나는 안다.
영화를 보는 내내 그분의 원하지 않은 인생에 대한 책임은 과연 누가 져야하는지? 또 일본에서 그 긴 시간을 사시면서(그곳에서 가족 한분 없이 사시는데),,그곳에서 생을 마감하시게 되면,,어디에 묻히고 싶을실런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름뿐인 조국에서 그래도 묻히고 싶으실까? 아님,,,국가를 떠나 산 그곳 일본에서 일본 시민이 응원해준 친구가 되어준 그곳에서...?? 흐르는 눈물을 나 스스로 주체할 수 없었던 것은 다만 나 뿐만이 아니었다...ㅠㅠ
영화 후에 안해룡감독과 윤정모 작가님과의 대화는 더욱 뜻 깊고, 기분 좋은 대화의 시간이었다. 감독께서 영화를 수년간에 찍으시면서 정리해 오신 역사에 대한 생각과 기존의 위안부를 보는 시각과는 차이를 두신 이번 송신도 할머니를 통해 느끼신 부분들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더욱 공감하게 되었다...일본 시민들의 모금으로, 또 그들의 손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에 격려와 힘찬 응원을 보내본다. 요즘 워낭소리가 잔잔히 강팍해진 사람들에 가슴을 파고 있듯이,,이 영화 또한 무거운 주제이지만, 그 주제를 주인공 송신도 할머니의 호통과 때로는 위트로 우리들의 가슴 속에 깊은 울림을 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나도 작지만 그 뜻에 동참하리라 다짐해 보게 한다. 좋은 영화 만들어 주신 분들의 노고에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짝..짝..짝!!!!
시사회에 함께 참여하신 윤정모 작가님의 <봉선화 필 무렵>도 구입해 읽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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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생각앤 2009-03-02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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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My Heart Is Not Broken Yet
감독 안해룡 / 다큐멘터리, 드라마 / 95분 /
+ <봉선화가 필 무렵> 작가 윤정모
시사회 이벤트 같은 것에 처음 당첨되어서 많이 떨렸다. 당첨이라니! 꺄아.
하지만 무엇보다 더욱 떨린 건 이 영화의 주제가 결코 가벼운 게 아니라는 것이었다. 우리 엄마는 내가 어릴 때부터 여성의 전화에서 일해오셨다. 그래서 자연스레 어릴 때부터 그런 문제를 많이 접해왔고, 학교를 다니면서도 많이 접해왔다. 책을 읽거나 누군가에게 위안부와 역사에 대해 이야기를 들을 때면 상상할 수 없는 짓들을 많이 한 일본과, 그렇게 굽신거려야 했던 그 때 그 조선이라는 나라와, 그렇게 만들었던 친일파들을 어떻게 하면 때려눕힐 수 있을까 하는 분노로 속이 부글거렸다. 중2때 처음으로 나눔의 집에 가고, 후에 고등학생이 되어 자원봉사를 했었다. 친구와 함께 저녁마다 전시실에 갔다. 그렇게 했는데도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해 깊이 알지 못했다. 깊이 공부를 하지 못했기도 하고 할머니들과 이야기를 제대로 나눠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고 내가 몰랐던 부분들과 시간의 흐름을 잘 짜집어서 보여주어, 무엇보다 훌륭한 역사공부를 하고 온 것 같다. 그 어떤 교과서보다 훌륭한 영화였다. 더 많은 학생들이 이런 영화를 보고 느끼고 나눠야 한다. 그래서 물어보니 공동체 상영을 한다고 한다. 우리 학교도 얼른 신청해서 봤으면 좋겠다.
송신도 할머니는, 너무 멋있었다. 정말 기가 센 할머니다. 16살 때 집안에서 정해준 결혼을 하기 싫어 가출을 했다는 것도 참 대단하다. 그 시대에 집안에서 정해준 결혼이 싫어 집을 뛰쳐나오는 여자가 어디 있을까? 영화를 같이 본 큰이모와 함께 집에 가며 "그 할머니 기 쎈 할머니야. 만약 뭔가 배운 할머니였다면 지금쯤 무얼하고 계실까."라고 말하던 게 떠오른다.
할머니는 여러 집회에서 가슴에 남는 말만 하신다. 가장 간단하게, 절대로 전쟁을 두 번 다시 하지 마라. 우리 같은 아이들이 있으면 안된다. 돈이 중요한 게 아니야, 마음이 중요한 거야. 그리고 정말 끝에서 두번째 재판에서 지고 말하는 영화 제목,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어. 그러니까 여러분도 힘내. 모두 고마웠어.
할머니는 일본에서 60년 이상을 살아오셨고 일본어 사투리까지 쓰신다. 그런 할머니가 한국 수요집회에 오셔서, 한국말과 일본어를 섞어가며 이야기를 하셨다. 나눔의 집 할머니들과 함께 섞여 한국말도 쓰고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고, 한복을 입는다. 왠지 모르게 할머니에게 한복을 사드리고 싶고, 한국 전통 음식을 선물해 드리고 싶었다.
사실 송신도 할머니는 잘 몰랐다. 한국에 있는 위안부 할머니들도 다 알지 못하는데. 하지만 일본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할머니 팬이 되었듯, 나도 영화를 보고 난 후 할머니 팬이 되어 버렸다. 영화를 본 사람들 모두 그렇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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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꿩 2009-02-26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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