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민중사
안문석 (지은이)일조각2020-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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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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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장본6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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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해방 직후부터 2010년대까지 북한 민중의 실제 생활을 다루고 있는 책이다. 북한 주민의 일상성에 초점을 두고, 주민생활의 다양성을 드러내면서, 그들의 자율성과 저항의 측면에도 관심을 두며, 제도 및 정책과 일상의 연결고리를 분석한다. 이를 위해 북한 주민들의 실제 생활, 즉 노동자와 농민, 어민의 직업생활, 가정생활, 여가생활 등 세세한 부분을 기술하고 있다.
또 이러한 주민들의 모습이 북한 당국에서 만든 법령과 어떤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지, 사람들의 삶이 정책과 제도의 변화 속에서 어떻게 달라지는지 등에 주목한다. 개인의 삶에만 집중한 것이 아니라 국가의 제도, 정책과 개인의 삶의 유기적 관계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구체적인 모습을 파악하려 한 것이다. 이러한 노력으로 해방 직후부터 2010년대까지 북한 역사 70년의 모습을 보다 심층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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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머리말
프롤로그
문제제기 및 연구방향 I 연구의 방법과 범위 I 연구자료
제1장_ 1940년대: 빗발치는 민중의 요구
해방 그리고 자유
분출하는 민중의 분노 I 민중의 자치: 자발적 정치조직들 I 생활고 그리고 흉흉한 민심
민중의 저항
소련군의 만행과 주민들의 자구 I ‘공산당 몰아내자’ 대규모 시위
민중의 요구
농민의 소작료 투쟁과 토지개혁 요구 I 토지개혁과 농촌위원회 I 빈발한 토지 부정분배 I 노동자, 여성의 개혁요구와 민주개혁
역전된 계급
노동자와 빈농이 우선 I 농민과 노동자가 지방정권기관의 주축
개혁과 전통
사상개조의 대상 I 민간신앙의 생명력
교육과 민중
‘아는 것이 힘, 무식은 멸망’ I 교육기회 점차 확대 I 높은 교육열
동원 그리고 감시
대규모 동원 시작: 보통강 개수공사 I 지방까지 감시망
인민생활과 당과 군
의료복지는 요원 I 노동자 월급은 850원 정도 I 당원배가에 매진 I 계속되는 군대증원 I 군지원 사업도 본격화
제2장_ 1950년대: 전쟁도 전후 상처도 민중 몫
전쟁 전 민중의 삶
여전히 빈농이 대다수 I 교육 현장 아직 열악 I 민영업소는 점차 사라져
전쟁하는 군졸들
목숨 내놓은 병영생활 I 폭격에 떨고 군기는 빠지고 I 탈영, 병역기피도 많아
전쟁 속 인민
일반인들도 힘겨운 삶의 연속 I 전방 지원에 죽을 맛 I 3개월 교육 후 판사 I 남북 사이에서 이용되고 처벌받고 I 가족 잃고 집도 잃고 I ‘두문’의 형벌 I 공동경작의 어려움 I 자연재해에 관료부패까지
전쟁의 상흔 온통 민중 몫
상처뿐인 인민들 I 근로자들의 생활 I 품질 낮은 생활용품들 I 전후 농민들의 생활 I 관료주의와 부패 I 쉽지 않은 어촌생활 I 군의 변화와 예비군
제3장_ 1960년대: 천리마 시대
대대적 캠페인 그리고 변화
천리마운동과 절약운동 I 근로자생활 I 천업 없는 사회 I 농촌생활 I 어려움은 불합리한 운영 때문 I 분조관리제와 농촌의 변화 I 어민 생활
군인, 예비군 그리고 운동선수
농사짓는 군인들 I ‘조선의 번개’ 신금단과 운동선수들의 생활
변화하는 평양
무궤도전차 도입 I 구공탄 때기 시작하는 평양
그래도 아직은
석탄 연기 가득한 터널들 I 상품의 질은 아직 미흡 I 교과서 부족한 학교
제4장_ 1970년대: 생활은 개선, 집단주의는 강화
식량 사정 좀 호전
식량문제 완전 해결? I 세금제도 폐지
생활총화로 통제 강화
체제에 순응하는 존재로
개선 그러나 여전히 부족
근로자 월급 70원 I 여성들은 여전히 이중 부담 I 농촌 현대화 박차 I 농촌의 관료주의 I 연 270일 출어
물자부족으로 부정도 발생
과자는 한 달에 두 번 I 공책 부족한 학생들 I 귀하신 몸 감기약과 소화제
군 과잉 사회
군인 ‘담력 키우기’ I 중학생도 입영훈련
평양 시민의 생활
평양 우선주의
제5장_ 1980년대: 모자라는 생필품, 재활용의 경제
부업장려와 자투리 활용 운동
‘스스로 생활 개선’ 장려 I 8·3운동
농촌보다는 도시 선호
근로자들 기능 수준에 따라 다른 월급 I 일과 후엔 한잔 I 유원지도 가고 영화도 보고 I 여전히 가부장적인 가정 I 청년들은 탈농 희망 I 더딘 어민생활 개선
한 단계 도약 위한 도움닫기
상품포장에도 관심 I 농촌학교는 비교적 여유 I 보여 주기식 증산운동
부식도 전기도 군 스스로 해결
공군부대의 ‘이론식사’ I 북한군에도 잦은 ‘위치 이동’
평양 시민의 생활
문화시설 증가 I 최신 설비의 산부인과 병원 개원 I 일요일엔 예배를 보는 사람들도
제6장_ 1990년대: 모두 고난의 행군
굶주림과의 싸움
살아남는 것이 문제 I 전력난, 외화난도 겹쳐
역경의 편재
일터 찾기 어려운 근로자들 I 여성들이 생계 책임 I 농사지으랴 식량 구하랴 I 수정된 분조관리제… 기대했지만 실망 I 군인들은 ‘민가 사냥’ I 교과서 없는 학생들
평양도 대동소이
결핍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평양 시민 I 평양 시민들도 벗어날 수 없었던 ‘고난의 행군’ I 쉽게 끝나지 않는 어려움
제7장_ 2000년대: 생존을 위해서는 저항도
나아지는 생활, 높아지는 의식
먹는 문제는 한고비 넘겨 I 휴대폰이 일상 속으로 I 생존을 위한 저항
개선 그러나 아직은 미진
월급 많아진 근로자들 I 밖에서도 안에서도 일하는 여성들 I 지역별로 차이 나는 농촌
전통은 여전
관혼상제 여전히 중시 I 담백하고 깔끔한 음식 즐겨 I 컴퓨터 구비하려는 학교들
평양에 선술집도
퇴근 후 선술집에서 한잔 I 부족함 속에서도 의연한 모습 I 시장에서 생필품 조달 I 나름대로 일하고 즐기고
제8장_ 2010년대: 생활의 향상을 향해
고비를 넘어
식량과 연료 사정 개선 I 주민 40% 시장에서 활동
근로자와 농민 생활 차츰 안정화
슈퍼마켓으로 근로자들 숨통 트여 I 인센티브 많아진 농민 I 대북제재로 어려운 어민
전통과 지혜가 어우러져
교사, 의사, 법관은 ‘선생’ I 모자라는 것은 생활의 지혜로 I 외로운 노인들
디지털화되어 가는 평양 시민들
흡연, 음치와 함께 컴맹은 3대 바보 I ‘사회주의 문명국’을 향해 I 화려한 거리와 서민적인 풍경 공존
에필로그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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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P. 65 토지개혁을 통해 빈농들은 실제로 토지를 가지게 되었고, 그 바람에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와 김일성에 대한 북한 지역 민중의 지지는 높아졌다. 실제로 토지개혁을 실시한 뒤 정권에 대한 농민과 대중의 지지는 매우 높아졌다. 김일성 자신도 토지개혁에 대한 평가에서 “당을 확대할 뿐만 아니라 당이 농촌에서 공고한 진지를 차지한 중요한 관건이 되었다”라고 역설했다. 접기
P. 213 전쟁은 후방의 일반인들에게도 견디기 힘든 시간의 연속이었다. 시도 때도 없이 계속되는 미군의 공습을 피해야 하는 것은 군인들과 다를 바 없었다. 공습을 피하면서 목숨을 부지하려면 먹을 것을 확보해야 했다. 이 또한 쉬운 문제가 아니었다. 장독대의 장독들도 성한 것이 없어 찬을 마련하기도 어려운 형편이었다.
P. 287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다시 군중노선이 제시되었다. 1960년대 노력 동원의 핵심을 이룬 천리마운동이 시작된 것이다. 하루 천 리를 달리는 말처럼 열심히 일하자는 것이었다. 시작은 1959년 3월이었다. 당시 강선제강소 근로자들이 천리마작업반운동을 전개할 것을 제안하면서부터 캠페인이 시작되어 1960년대 전체를 장식했다. 공장뿐만 아니라 농업, 건설, 운수, 상업, 교육 등 사회 전반으로 확대되었다. 잘하는 조직에는 ‘천리마작업반’이라는 칭호를 부여해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식으로 운동을 전개해 사람들의 근로의욕을 북돋우려 했다. 접기
P. 359 북한은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면서 내부체제 단속을 지속적으로 실시했는데, 1960년대 후반 유일사상체계 확립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이는 더욱 강화되었다. 1970년대 들어서는 생활총화가 시작되었다. 생활 속에서 잘못한 점을 점검하고 반성하는 것이었다. 1970년대 초에는 매일 아침 생활총화가 있었다. 자기 잘못, 또는 다른 사람의 잘못을 고치는 비판회의였다. 사소한 잘못에서 큰 잘못까지 뭐든 얘기해야 했다. 주민들은 총화거리가 없어 애를 먹었다. 단순하면서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만한 것을 찾기 위해 애를 써야 했다. 접기
P. 404 1980년 당시 북한 주민들의 평균수명은 73살이었다. 남자는 70살, 여자는 76살이었다. 1980년대 중반쯤에는 각 도에 맥주공장이 하나씩 건설되어 보리를 원료로 하는 다양한 맥주를 생산했다. 인민생활의 향상을 지향한 조치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1980년대 전반의 경제상황은 좋지 못했다. 특히 곡물생산량이 줄었다. 1981년 김일성도 이를 직접 언급하면서 “일시적인 난관”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래서 북한은 인민생활을 좀 더 향상시키기 위한 조치로 1981년 1월 인민생활지도위원회를 설치했다. 인민생활 향상 사업을 정무원에 맡겼는데 잘 안되고 있다는 김일성의 판단에 따른 조치였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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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안문석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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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 전북 진안에서 출생해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요크대학교(University of York)에서 정치학 석사, 영국 워릭대학교(University of Warwick)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KBS 통일부, 정치부, 국제부 기자를 거쳐 정치부 외교안보데스크를 지냈다.
2012년부터 전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동북아 국제관계, 북한의 대외관계, 미국 외교정책 등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남북관계의 발전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통일외교 방안 등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연구하고 있다.
활발한 저술활동을 통해 『북한현대사 산책』 1~5권, 『오기섭 평전』, 『김정은의 고민』, 『외교의 거장들』, 『글로벌정치의 이해』, 『무정 평전』 등 다수의 저서를 펴냈으며, “The Sources of North Korean Conduct”(International Journal, 2020), “문재인 정부와 한미동맹―동맹의 지속성에 대한 고찰”(『한국동북아논총』, 2018) 등 한반도와 국제정치 관련 논문을 국내외 학술지에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접기
최근작 : <바이든 시대 동북아 삼국지>,<북한 민중사>,<글로벌 정치의 이해> … 총 14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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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해방 직후에는 북한 사람들이 얼마나 어렵게 살았고, 김일성 정권 당시에는 어떠했는지, 이후 김정일 정권과 김정은 정권으로 이어지는 동안 그들의 삶은 어떻게 달라졌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많지 않다. 이 책은 북한 주민의 일상성에 초점을 두고, 주민생활의 다양성을 드러내면서, 그들의 자율성과 저항의 측면에도 관심을 두며, 제도 및 정책과 일상의 연결고리를 분석한다. 이를 위해 북한 주민들의 실제 생활, 즉 노동자와 농민, 어민의 직업생활, 가정생활, 여가생활 등 세세한 부분을 기술하고 있다. 또 이러한 주민들의 모습이 북한 당국에서 만든 법령과 어떤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지, 사람들의 삶이 정책과 제도의 변화 속에서 어떻게 달라지는지 등에 주목한다. 개인의 삶에만 집중한 것이 아니라 국가의 제도, 정책과 개인의 삶의 유기적 관계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구체적인 모습을 파악하려 한 것이다. 이러한 노력으로 해방 직후부터 2010년대까지 북한 역사 70년의 모습을 보다 심층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해방 후 북한 민중이 걸어온 삶의 재구성
2000년 즈음 평양에 선술집이 생기면서부터 평양의 근로자들은 퇴근 후 선술집에서 동료들과 함께 소주 한잔으로 피로를 풀곤 한다. 소주를 마시며 직장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하기도 하고 자식 자랑을 하기도 한다. 한편 북한 주민들은 보통 서로 동무 또는 동지라고 부르는데, ‘선생’이라고 부르는 직업이 셋 있다. 교사와 의사, 법관으로, 이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 대해서는 존경의 마음을 담아 ‘선생’이라고 부른다. 그만큼 북한 사람들은 자녀들이 이러한 직업을 가질 수 있기를 바라며 교육에 열심이다.
남한 사람들과 별로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평소 생각하던 북한에 대한 이미지와 달라 당혹감을 느낄 수도 있다. 이렇듯 북한 사람들의 일상이 낯설게 다가오는 것은 우리가 그들을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해방 후 남에는 미군, 북에는 소련군이 진주하면서 남과 북 사람들의 삶은 달라졌다. 다른 체제 속에서 다른 삶을 살게 되었다. 지배층도 다르고, 그 지배층의 지배를 받는 피지배층, 즉 민중의 삶도 달랐다. 남쪽의 민중이 해방 이후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에 대한 연구는 여러 각도로 진행되어 왔지만, 한반도의 반쪽 북한의 일반인, 민중에 대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북한 연구가 권력과 상부 구조를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북한 체제 속 인간의 삶에 대한 연구는 불모지나 다름없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북한의 역사를 주민들의 일상생활 관점에서 관찰하고 서술한다. 먹는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 왔는지, 옷과 집은 어떤지, 여가는 어떻게 보내고, 학교에서는 무엇을 배우고, 아플 때 치료는 어떻게 받는지 등등 일상적인 부분들을 통시적으로 각 시대별로 살펴본다. 그럼으로써 주민들의 실제 생활 모습을 시대 변화에 따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지난 70년의 북한 역사를 주민들의 일상적인 삶의 모습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주민 생활의 변화뿐만 아니라 북한의 상부 구조에서 진행되어 온 논의와 정책, 제도들이 북한 사회에 어떻게 체화되어 왔는지, 또 상부와 하부의 괴리는 어느 지점에서 어떤 양상으로 나타나는지를 세밀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들의 경험을 통해 북한 사회 구조의 실상을 더 명확히 살필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작업은 그동안의 권력 중심, 정책 중심, 상부 구조 중심의 접근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민중의 관점에서 북한 역사 70년 개괄
이 책에서는 해방 직후부터 2010년대까지 북한 역사 전체를 다루고 있다. 북한 정부가 수립된 1948년 9월 9일 이후를 공식 북한 역사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해방 직후 북한 체제 성립을 위한 공간도 이후 역사와 직결되어 있고,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나 북조선인민위원회의 조치들은 북한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 역사 서술의 시작은 해방 직후부터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리고 가장 최근의 모습까지 파악하는 것이 북한 주민 삶의 총체적인 변화상을 파악하는 길이므로 2010년대까지의 북한 주민의 일상사를 기술했다. 특히 북한 체제가 형성되는 시기인 1940년대와 1950년대 민중생활의 실제를 파악하는 데 관심을 기울였다. 체제 형성기에 대한 깊은 탐구가 이후 역사를 이해하는 데 유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70년 역사 동안 북한의 민중도 정부도 인민생활의 향상이라는 기본적인 목표를 갖고 움직여 왔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민중들은 해방 직후 소작료 인하 투쟁을 벌였고 토지개혁을 요구했으며, 노동자와 여성들은 민주개혁을 호소했다. 이후 오랫동안 농장과 공장, 어장 등 다양한 삶의 현장에서 민중들은 성과를 내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물론 그 가운데 많은 사람은 사회주의 혁명의 완성이라는 대의에 봉사한다는 의식도 가졌을 것이다. 북한 정부도 사회주의 체제의 완성과 인민생활의 향상을 동시에 추구하며 다양한 정책을 실행해 왔다. 그런데 실제 북한 민중들의 삶은 얼마나 나아졌을까? 물론 해방 직후에 비하면 많이 향상했다. 하지만 70년의 인민생활 개선 역사치고는 향상의 정도가 높다고 하기는 어렵다. 농민, 노동자, 어민, 여성, 군인을 막론하고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하겠다.
실증 자료를 활용한 생생한 연구
저자는 북한 민중의 삶을 살피기 위해 많은 자료를 활용했다. 북한 체제 형성기인 1940년대와 1950년대 민중 생활의 실제를 파악하기 위해 미국 현지조사를 실시했는데, 미국 문서기록보관청(National Archives and Records Administration)과 미국 의회도서관(Library of Congress)에서 많은 자료를 확보할 수 있었다.
특히 미국 문서기록보관청이 소장하고 있는 자료는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북한 지역에서 수집한 것으로, 통상 ‘노획문서’라고 부르는 것이다. 저자는 상자로 1,200여 개에 이르고 목록도 제대로 만들어져 있지 않은 신·구 노획문서를 모두 검토해 북한 민중들의 삶을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을 발췌하고 문서와 문서를 대조하면서 당시 북한 민중들의 일상을 재구성하는 데 활용했다.
이 밖에 북한의 다양한 기관이 발행해 온 정기 간행물(『활살(화살)』, 『조선여성(조선녀성)』,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내각공보』 등), 북한의 기관지(『로동신문』, 『민주조선』), 북한에서 발간된 단행본 자료(『조선전사』, 『조선중앙연감』, 『인민들 속에서』 등), 북한 경험자들의 수기, 탈북자의 증언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방대한 작업을 통해 북한 민중들의 생활을 깊이 있게 파악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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