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01

알라딘: 이카로스의 감옥 -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의 진실 문영심

알라딘: 이카로스의 감옥


이카로스의 감옥 -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의 진실 
문영심 (지은이)도서출판 말2016-10-24






Sales Point : 432

8.3 100자평(4)리뷰(2)

책소개
이석기가 도대체 누구야? 이석기의 진짜 정체가 뭔지 나도 궁금해. 현역 시사주간지의 대기자가 한 말이다. 이른바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으로 수십만 건의 기사가 온갖 매체를 도배하다시피 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이석기에 대해서 잘 모른다. 이 뜬금없는 내란음모 사건은 언론이 경쟁적으로 써댄 선정적인 기사, 그 너머에 진실이 있다.

이 책은 <김재규 평전> ‘바람 없는 천지에 꽃이 피겠나’를 쓴 문영심 작가가 썼다. 소설적 긴박감을 느끼게 하는 스토리텔링 기법과 빈틈없이 진실을 추구해 나가는 다큐멘터리 기법을 적절히 혼용해서 이 사건을 들여다보았다. 이석기 전 의원이 민혁당 사건을 겪으면서 합법정당 운동과 선거혁명에 뛰어들게 된 과정, 2013년 합정동 5.12 강연의 실상, 법원이 ‘RO(혁명조직)’의 실체가 없음을 인정하고 내란음모가 무죄라 하면서도 내란선동을 이유로 피고인들에게 중형을 선고한 이른바 내란음모 사건의 진실에 대해 조망했다.

이 책의 제목에 등장하는 이카로스는 그리스 신화 속의 인물이다. 이카로스는 권력을 향해 날아오르던 이석기다. 통합진보당은 2012년 태양이라는 권력에 가까이 다가갔지만 이석기의 구속 수감과 당의 해산이라는 추락을 겪어야 했다. 밀랍으로 붙인 날개를 달고 크레타 섬을 탈출하려다 태양열에 날기를 잃고 추락한 이카로스의 운명을 닮은 것이다.


목차


머리말 4
추천사 14
프롤로그 18
1. 10×3+9 26
2. 합법정당, 선거혁명 노선으로 40
3. 양날의 칼, ‘부정선거’와 ‘종북’ 52
4. 깨어진 자유의 종 84
5. 적과의 동침 104
6. 대한민국 국회의원 이석기 124
7. 타오르는 촛불 140
8. 체포 154
9. 내란음모죄, 33년 만의 부활 174
10. RO, 혁명조직이라는 이름의 혁명조직 192
11. 아니다 아니다 아니다 210
12. 생각을 처벌하다 220
13. 억울하다 미안하다 괜찮다 252
14. ‘RO’는 국정원과 이성윤의 합작품 270
15. 학자의 양심 284
16. ‘말’로 하는 내란 한국에만 있다 298
17. 내란의 추억 312
18. 유대인 332
19. ‘내란 선동’ 은 정치적 알리바이 348
20. 적반하장의 역사 362
에필로그 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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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P. 241959년 2월 27일 대법원 확정판결이 났다. 1959년 7월 30일 대법원 재심 청구가 기각되고 바로 그 다음날인 1959년 7월 31일 오전 11시, 조봉암은 교수형에 처해졌다. “한국사회의 비겁한 침묵 속에 자행된 반인권적 정치탄압 용공조작 사법살인”
2011년 1월 20일, 재심에서 무죄 선고가 난 후에 국회방송에... 더보기
P. 48진보정당이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과학적 선거를 도입해서 선거운동을 하고, 민중 속에 들어가 통일운동에 대한 참여를 이끌어내고, 당원들의 수를 늘려가면서 참여도를 높이고, 진보통합으로 정권교체의 큰 그림을 그려냈던 것이 그의 선택과 실천이었다. 그는 낙관론으로 그 모든 과정을 이끌어왔지만 지금 그는 구치소의 독방에 갇혀 있다.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너무 성급하게 열매를 따려고 했던 것인가? 접기
P. 83낮은 단계부터 차근차근 해 나갔어야 한다. 통합을 단 한 번에 이루려다 보니 통합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기대는 높아졌고, 이것이 성과를 내지 못했을 때 실망과 반발도 예상보다 커졌다. 당시에는 미처 내다보지 못했다
P. 121종북 보다 종미가 문제라는 발언이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건 또 무슨 말인가? 그렇다면 10년 전이나 20년 전보다 한국과 미국의 관계가 평등한 관계로 발전했기 때문에 종미라는 말이 맞지 않다는 뜻이라면 그야말로 근거 없는 허언이다. 이석기는 뿌리 깊은 미국에 대한 사대주의, 특히 위정자들이 대한민국의 국익이 아니라 미국의 국익을 위해 일하고 있는 것을 비판한 것이다. 최근 미국의 사드 배치를 둘러싼 정치권의 논쟁은 뿌리 깊은 ‘종미’가 현실적인 문제임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접기
P. 123제도권 정치인이 될 준비가 부족했다고도 할 수 있다. 이석기는 가까운 지인이나 후배들로부터도 말투와 어휘 선택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자주 받곤 했다고 한다. 이런 언어 감각과 비대중적 정서가 문제의 5.12 강연으로 이어졌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그렇다고 해도 강연에서의 발언은 애국가 발언과 마찬가지로 비난하거나 공격할 수는 있을지언정 구속하고 처벌할 사법적 대상은 아니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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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문영심 (지은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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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1992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으며, 27년여 동안 방송 다큐멘터리 작가로 활동했다. 조작간첩 사건을 취재하면서 탈북민 문제에 관심을 두게 되었고, 이후 탈북민들의 삶과 그들을 존중하지 않는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더 깊이 있게 바라보게 되었다. 지은 책으로 소설 『도스토예프스키의 돌』(가즈토이, 2010)을 비롯해 『바람 없는 천지에 꽃이 피겠나: 김재규 평전』(시사인북, 2013), 『간첩의 탄생: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의 진실』(시사인북, 2014), 『이카로스의 감옥: 이... 더보기

최근작 : <정해룡 평전>,<탈북 마케팅>,<문작가의 제작노트> … 총 11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제가 아벨을 지키는 자입니까?

*나는 돌을 던진 가해자가 아닌가?

함세웅 신부는 이 책의 추천사를 통해 “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은 오늘 우리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그들에게 돌을 던진 가해자라고 고백하고 진심으로 뉘우쳐야 하는 사건”이라고 말한다.
2012년 본격적으로 시작된 종북낙인 찍기는 진보진영 내부에서 시작됐고, 진보당 내부 경선 사태를 악용한 박근혜 정권에 의해 종북몰이가 본격화됐다. 이념 공세를 두려워 한 제도권 보수야당은 수수방관했으며, 보기 드물게도 수구보수 언론과 자유주의 언론이 이구동성으로 종북몰이에 가세했다. 그 결과 대중과 여론으로부터 철저히 고립된 진보당은 종북마녀사냥과 해산이라는 화형식을 당해야 했고, 그 불쏘시개로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이 활용됐다. 비록 그 이유는 조금씩 다르다 해도 오랫동안 모두가 ‘돌을 던진 가해자’였던 것이다.

*증오의 함성으로써 나를 맞아주었으면

이 책의 저자인 문영심 작가도 예외는 아니었다.
문 작가가 이 사건에 관한 보도를 처음 접했을 때는 “요즘 세상에 사제폭탄을 만들고 총기를 구입해서 폭동을 일으켜? 국가기간시설을 파괴하고 유류저장고를 습격해? 진짜 제정신이 아니구나.”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던 문 작가가 제정신이 아닌 ‘종북세력’을 변론하는 책을 쓰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문 작가는 국정원이 증거를 조작해 간첩을 만들려던 탈북인 유우성 사건을 파헤친 《간첩의 탄생(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 작 사건의 진실)》(2014)을 썼다. 이 책을 쓰면서 무죄추정의 원칙이 소중함을 절실히 느꼈다. 책이 출간되고 나서 몇 개월이 지났을 때, 그 사건의 변호인 중 한 사람인 민변 소속 변호사가 전화를 걸어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의 전모를 밝히는 책을 써 줄 수 있겠냐고 했다. 처음엔 선뜻 그러겠노라는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유우성 간첩조작 사건은 국정원과 검찰의 증거조작이 밝혀져 이미 무죄가 확정된 사건이었기 때문에 쓰는데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은 비록 RO는 없었고, 내란음모 혐의는 무죄라 판결했지만, 내란선동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건이다. 무엇보다 언론의 융단폭격을 받아 시민들의 시선이 차가운 사건이었다.
그런데 사건 기록을 꼼꼼히 살펴보니 ‘과격한 언사’를 했다는 것 외에 9년 징역형에 처할 만한 일은 아니었다. 문제가 된 이석기 전 의원의 5.12 강연의 발언은 애국가 발언과 마찬가지로 비대중적이라고 비난하거나 공격할 수는 있을지언정 구속하고 처벌할 사법적 대상은 아니었다. 국제 앰네스티와 한국의 인권운동가들은 그런 정도의 발언은 절대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사상의 자유나 의견을 가질 권리에 속한다고 보았다. 이 정도의 표현을 처벌하는 국가보안법이 오히려 국제적으로도 문제라는 의견이었다.

오랫동안 방송국 작가로 일하다가 강원도로 귀촌해서 자연생활을 즐기던 문 작가가 이 책을 쓴다고 했을 때 가족이나 친구들은 하나같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그들은 “종북’이잖아? 왜 하필 그런 책을 쓰는데?”라며 우려와 비판이 섞인 반응을 보였다. 두렵지 않느냐는 말도 들었다. 두렵지 않다고 했지만 책을 다 쓰고 나서야 작가 자신도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문 작가는 책을 끝마칠 때쯤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이라는 소설의 마지막 문장이 생각났다.
모든 것이 완성되도록 하기 위해서, 내가 덜 외롭게 느껴지기 위해서, 나에게 남은 소원은 다만, 내가 사형집행을 받는 날 많은 구경꾼이 와서 증오의 함성으로써 나를 맞아주었으면 하는 것뿐이다.
사형 집행을 앞둔 주인공 뫼르소의 심경을 묘사한 글이다. 문 작가는 망각과 무관심의 감옥에 갇혀 있는 사람들에게는 차라리 증오의 함성이 더 반가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작가는 에필로그에서 “욕먹을까봐 두렵고, 비난받을까봐 두렵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실은 가장 두려운 것은 “아무도 이 책에 대해서 관심을 갖지 않을까봐” 가장 두렵다고 했다.

*내란음모가 아닌 말과 사상에 대한 재판

작가는 이 책을 쓰면서 분명한 자기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첫째, 객관적인 거리두기를 하지 않고 최대한 ‘피해자’의 입장에서 사건을 바라보았다.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의 피고인들은 법정에 서기도 전에 여론재판으로 심판을 받았다. 온 세상이 다 덤벼들어 피고인을 때리고 물어뜯었다. 일부 지식인은 ‘빌어먹을 놈의 무죄추정의 원칙’이라며 빈정거렸다. 그들을 비난하는 목소리는 차고 넘쳤다. 그래서 작가는 객관적인 거리 두기를 포기했다. 사실을 토대로 하되, 피해자의 입장을 변론하기 위해 주력했다
둘째, 이 사건이 기본적으로 ‘말로 한 내란’에 불과하며 사법적으로 처벌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본다.
이는 표현의 자유, 사상의 자유에 해당하는 문제이고, 토론의 대상이지 사법적 판단의 문제가 아니었다고 본다. 사법부는 처음에 검찰이 제기했던 RO의 실체가 없고, 내란음모가 무죄라고 판결하면서도, 내란선동이나 국가보안법을 동원해 중형을 선고한다. 생각과 말을 처벌한 것이다. 정치인이 비대중적인 언사를 할 경우 비판, 비난을 할 수 있을지언정 법적으로 문제 삼을 수는 없는 일이다. 작가는 ‘생각’과 ‘말’을 처벌하는 나라에서 더 이상 민주주의라는 말을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느꼈다. 변호인단 역시 “이 재판이 본질적으로 무력을 사용해서 폭동을 음모했는지에 대한 재판이 아니라 ‘말과 사상’에 대한 재판이라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래서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무엇보다도 “생각과 말을 처벌하고 의견과 표현을 제한하는 일을 수수방관한다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을 저버리는 일”이라는 점을 전달하고자 했다. 그리고 이 사건은 “무죄추정의 원칙이 완전히 무시된 채 언론을 통한 무분별한 왜곡보도와 마녀사냥으로 피의자의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한 사건”이라는 것을 알리려고 애썼다.

*연대가 사랑이다.

김상근 목사는 이 책의 추천사에서 구약성경에 나오는 가인과 아벨의 예를 들어, 우리 모두에게 종북몰이의 협조자, 방관자가 되지 말 것을 촉구한다.

하나님께서 가인에게 물었습니다. ‘네 아우 아벨은 어디 있느냐.’ 가인은 반문하였습니다. ‘모릅니다. 제가 아벨을 지키는 자입니까?’ 이에 비추어 오늘 우리 자신에게 물어봅니다. ‘이석기 의원과 그 형제들은 어디 있느냐’ 한국 사회의 대답이 ‘제가 이석기를 지키는 자입니까?’이어서야 되겠습니까.

김상근 목사는 “너와 나, 우리 모두는 연대적 존재입니다. 그것이 성경 말씀입니다.”라고 말한다. 성경은 ‘연대가 사랑’(창 4:1~12 롬 8:18~25)임을 반복해서 증언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작가는 망각과 무관심의 감옥에 갇힌 자들을 위해 글로써 연대를 했다. 연대의 목표는 다른 무엇보다도 석방이다. 작가는 말한다.
나는 다만 그가 건강한 몸으로 빨리 감옥에서 나오기를 바랄 뿐이다. 그가 세상 밖으로 나와서 다시 정치활동을 하면서 소신껏 발언하고 비판받을 일이 있으면 정당하게 비판받기를 바란다. 그가 자신의 ‘말’이나 ‘생각’ 때문에 감옥에 갇혀 있는 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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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 가니 이석기, 한상균, 이정희가 돌아와야 진짜 민주주의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더군요.. 언론의 십자포화에 진실을 외면했던것이 아닌가 반성이 되었습니다. 빨리 우리나라에 민주주의가 바로 서길 바랍니다.
빵빵빵빵 2016-11-28 공감 (1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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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의 시대, 금기시 되는 '자주'를 드러내놓고 얘기하다 내란범으로 몰린 사람. 좌경용공의 대표주자 김대중대통령도 박정희에 의해 죽을 고비를 두번이나 넘겼는데 그 딸은 죽이려고한 건 아니니 다행인건가. 박그네와 새누리가 칼을 뽑고 민주당과 정의당이 침묵으로 동조한 이석기죽이기의 진실..
참세상 2017-02-01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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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경험을 했다. 이석기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었다. 그래서 책을 사서 읽었는데 다 읽은 후에도 이석기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다. 그런 내용이 없다. 이 책은 당시 통진당 사건 때 진보언론 등을 열심히 읽은 사람은 익히 알 사건의 내용들이다.
마음앤과학 2019-06-14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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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없이 호명하는 날이 어서오길




[이카로스의 감옥]
-이석기내란음모사건의 진실을 읽고





단숨에 읽어버렸다. 이 재미없는 소재를 문영심이라는 생소한 이름의 tv다큐멘터리 작가는 치열한 연구와 자료탐독, 폭넓은 인터뷰에 기초하고 오랜 내공을 더해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풀어냈다. 실은 다시 떠올리는 일이 버겁고 다시 응시하기엔 풀리지 않은 그 시간들이 남긴 어혈 탓에 쉽지 않은 독서겠다 싶었으나, 자신도 두려웠다는 작가의 표지말에 용기를 가다듬었다.






형해화되어버린 민주주의와 가혹한 분단현실을 염려하면서도 유독 이석기라는 이름만큼은 접근을 허용치 않는 금기어가 되어 있는 지금. 억압한 자들은 그렇다치더라도 아직 우리 사회는 그를 피해자가 아니라 자초한 자로 인식하는 듯하다. 그런 탓에 고백하자면 이석기라는 이름을 불러낼 때마다 나는 자기검열을 경험해 왔다. 대화와 관계에서, 정치적 행위에서 명백히 손해만을 뜻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고 나면 늘 찝찝했다. 언젠가 역사가 진실을 밝혀낼테지하는 논리 뒤에 숨어버린 비겁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더 알려고도 하지도 않고 있다는 자각, 있었던 일을 있었던 일로 응시하지 못하는 자괴감이 더해진 탓이다.




2012년부터 시작된 광풍에 그와 동료들은 사이비종교집단, 발달장애라는 비하성 조롱에 시달렸다. 80년대의 화석이라거나 낡은 진보라는 힐난은 게 중 점잖은 표현이었다. 본격적인 논의의 장이 단 한번도 허락되지 않은 일방적인 여론마녀사냥은 위력적이었다. 문제는 시간이 흐르고 지나자 사람들 사이에선 이 사건의 시작점에 놓인 팩트가 판이하게 다르게 인식되어 있다는 점이다.





기억은 편집된다고 했다. 누구는 5월 폭력사태에서 멈추고, 누구는 한국일보 녹취록에서 멈추고 또 다른 누구는 이정희의 농담발언에서 정지화면 상태다. 나머지는 중요하지 않다. 다시 되돌려 기억을 바로잡거나 복기할만큼 의미있는 일도 아닐 것이다. 숱한 진보진영과 지식인,언론은 침묵과 망각에 갇혀있었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있다. 하지만 수십년 전 사건들의 재심조차 곡절이 산을 이루다 마침내 거짓과 진실의 검색대를 지나왔듯, 진실을 둘러싼 전모 앞에 기억의 편집은 역사에 대한 게으름, 나태가 될 수 있다. 여기 갇히고 고통받는 사람들이 현재형이기 때문이다.





그가 체포되던 날 여의도 국회 계단 그 자리에 나도 있었다. 그는 말했다. 지리산 자락만 보아도 가슴이 설레는데 조국이 어디냐고 묻습니다. 나의 조국은 여기입니다...
작가의 말대로 60년전 죽은 진보당과 36년 전 내란음모사건에 대한 신원은 현실의 위협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민주주의가 살아숨쉰다는 근거가 되었지만, 살아있는 그들과 진보당은 사사건건 현실의 위협이 되었다. 그들은 내란범이 되어야 했고 그것이 진실의 시작이었다.





그 때 그 사람들의 뻔한 항변, 억울한 복기가 아니라 놓인 갈 길 앞에서 짐꾸러미에 챙기고 주워담을 이야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생각의 처벌’이라는 야만에 맞설 요량이라면 이석기를 두려움없이 호명할 수 있게 되길 바라본다. 두려움을 이기는 힘을 물어 얻으러 작가가 야생초를 벗하며 살아가는 강원도 양구에 꼭 가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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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동 2016-11-03 공감(1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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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로스의 감옥을 읽고

그간의 사정을 좀 더 자세히 알게 되었고 관심을 더 갖게 되었다. 그러나 한 조직의 사람들이, 농담으로라도, 국가 기관의 파괴에 대해 그리 쉽게 언급할 수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 일반 시민들은 일상의 대화에서 그런 폭력적인 상상을 하지는 못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너무 순진한 것인가? 작가는 이 점에 대해 좀더 심도있는 관찰과 연구를 한 후에 독자들에게 알려주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아마도 작가는 이 점(폭력적인 생각을 그리 쉽게 할 수 있다는 점)이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kyonghee 2017-01-15 공감(1) 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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