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미
12 December at 12:47 ·
패배의 미학
게임의 룰을 깨뜨린 자는 당연히 경기장 밖으로 추방되어야 마땅하다. 평화로운 정치게임의 룰은 민주주의의 형식적 가치이다. 우리가 지난 백년 동안 타국의 지배와 내전과 선배들의 지난한 투쟁을 통해 쌓아올린 공든 탑이다. 우리가 죽을 위험 없이 정치게임을 할 수 있게 만든 큰 틀이다.
그런데 그 탑과 틀을 보호해야할 대통령이 게임의 룰을 깨고 군을 국회에 투입했다. 경찰력도 아닌 군이었다. 이것은 궁극의 무력을 가진 군통수권자로부터 비롯되었으므로 최고로 치명적인 위협이다. 신속한 대응과 국민적 합의로 먼저 이 틀과 게임의 룰을 회복하여야 한다.
만일 지난 대선 때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었다고 가정해보자. 아니 이재명이 아니라 이준석이나 안철수가 되었다고 해도 좋다. 그들이 12월 3일 밤 느닷없이 텔레비전 담화문을 통해 계엄선포문을 낭독했다면, 그리고 군을 국회에 투입했다면 이것을 용납할 수 있겠는가. 일고의 가치도 없을 것이다.
민주주의의 형식적 가치를 전제한 후에야 그 형식에 어떤 내용의 실질적 가치를 집어넣을 수 있느냐가 문제가 된다. 무엇을 실현해내야할 것인지, 보수의 가치냐, 진보의 가치냐는 그 다음의 문제이다.
아무리 국회의 전횡이 심각하다해도 정치투쟁을 북한식, 전근대식으로 목숨을 내놓는 게임으로 만들어버린다는 것은 무서운 역사적 퇴행이다. 미친 짓이었다. 내란죄 구성요건을 들여다보기 전에 윤대통령은 이를 인정해야 한다.
윤대통령은 자진하야를 거부하고 탄핵을 거쳐 당당하게 헌법재판을 통해 자신의 행위를 심판받겠다는 입장으로 정리했다. 그 와중에 자신의 행동의 정당성을 국민 앞에 밝히고 지지를 호소할 생각인 것 같다.
하지만 그 이전에 대통령은 먼저 게임의 룰을 어겼고 평화로운 정치적 의사결정의 틀을 공격했음을 인정하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
범죄를 인정하고 정상참작을 호소해야지, 무죄를 주장하는 근거로 떠들어봤자 이미 돌아선 국민들의 귀는 열리지 않을 것이다.
한 생의 완성은 죽음으로 이루어진다. 어떻게 죽었느냐가 어떻게 살았느냐를 규정한다. 그것은 사랑도 정치도 마찬가지다. 정치투쟁이 패배로 끝났을 때 보여주는 정치인의 자세가 그의 정치인생을 완성한다.
이제 권력을 빼앗기고 당정의 울타리도 곧 빼앗길 그에게 남아있는 최후의 칼은 말이다. 하지만 그 칼은 국민 앞에 모든 고집과 아집을 내려놓고 과오를 인정했을 때만이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
대통령의 말은 중요하다. 정치투쟁에 패배한 대통령의 말은 누구나 궁금하다. 도대체 왜 그런 미친 짓을 벌였는지 너무나 궁금하다.
술김에 계엄을 선포하였다는 둥, 김여사가 "게임이나 하고 자라"는 말을 "계엄이나 하고 자라"는 말로 잘못 알아듣고 잠자기 전에 계엄을 선포했다는 둥 온갖 말도 안되는 비아냥이 나도는 지경이다. 이 불신을 불식시키고 대통령은 자신의 신념과 가치를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열혈 윤석열 지지자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을 해야 한다.
자신이 잡범이 아니고 나라를 걱정하여 잘못된 결단에 이르게 된 것임을 증명해야 한다. 정치범과 잡범은 격이 다르다는 것을 윤대통령은 보여주어야 한다.
어쩌면 윤대통령은 이제 비로소 자기만의 방식으로 싸움에 나섰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가 가진 무기는 정치적 패배를 인정하고나서부터 비로소 힘을 얻게 된다.
혐의를 벗으려는 말이 아니라 혐의를 인정하고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절박함, 거기까지 내몰렸던 대통령의 고뇌를 호소하는 말을 해야 한다. 그것이 보수의 가치를 보존하고 국민과 역사 속에 윤석열이 다시 살아나는 방법이다.
그가 지키고 싶었으나 먼저 해치고야 말았던 헌정질서를 다시 세우는 유일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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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수
대통령이 의원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했다는 특전사령관 말과 대통령 말이 다르니 그것부터 확인하는 게 순서 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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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미
김석수 중요한 포인트이긴 하지만 계엄을 통해 군을 동원한 마당에 그 증언의 적실성이 결정적일 수가 있을까요.
설혹 법리적으로 내란죄를 다툴 수 있다고 하더라도 윤대통령은 이미 국민들로부터 탄핵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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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수
박정미 그건 그렇지 않아요. 아마도 지금까지의 일방적인 야권 공세와 달리 국민 사이에 찬반 격돌이 벌어질 겁니다. 통치행위로서 계엄을 통해 국민에게 야당의 반국가행태를 알리겠다는 것은 고개가 끄덕여 집니다. 문제는 내란죄 구성의 가장 핵심이 특전사령관 말과 대통령말의 진위가 되리라 봅니다. 행동하지 않은 국민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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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미
김석수 그렇다면 그것은 대혼란과 국론의 분열과 투쟁뿐입니다. 서로 누가 이기고 지냐의 싸움의 시작이지, 무언가를 지키기 위한 싸움은 아닐 것입니다.
만일 이것이 선례가 되어 다음 민주당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고 군을 동원하여 정치목적달성을 기도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이것은 개개의 시시비비가 아니라역사적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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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수
박정미 좀 빠른 판단이라고 봐요... 지금으로선 지켜보고 행동은 나중에 하는 것이 필요한 국면이라고 봐요. 선관위도 부정선거론이 아니라 북한 해킹에 대해 다른 기관들이 국정원과 함께 점검했는데 선관위만 거부했다는 대목은 그냥 넘길 일이 아니라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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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미
김석수 이미 뉴스에 나온 소식이긴 합니다만 중요한 문제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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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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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중한 시기와 말에도 엄지척이 올라가는 현명한 판단과 명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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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미
강상태 고맙습니다. 눈물이 났습니다. 대통령담화문의 진정성을 저도 믿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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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태
박정미 넵, 저도 담화문을 읽고서 얼마나 고통이 심했을까 보지 않아도 그려졌습니다. 하지만 집착에서 벗어나 정치력을 획득하는 이치를 저버리고 거병을 한것은 용서받기 힘들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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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ng Hee Lee
공감!!
헌법,계엄법 어디에도 야당의 폭주에 비상계엄을 선포하라는 명분과 조항은 없습니다.
끝까지 자신의 행위를 합리화 하는 모습은 궁색합니다.
국민에게 탄핵받고, 법적으로도 탄핵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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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미
이봉희 저는 대통령 담화문의 진정성은 믿는 편입니다. 저도 민주당의 기이한 국가예산삭감과 입법횡포 행태와 친중국, 친북한적 행보를 의심하고 있었으니까요. 담화문의 구절구절이 다 과장의 기미는 있으나 일말의 진실은 품고 있습니다. 다만 대통령이 다른 노력, 대화와타협의 노력은 전혀 하지 않고 상대방을 적으로 규정하고 이런 사태를벌였다는 것에 경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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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규천
당선자시절부터 지금까지 바이든 날리면에서 지금까지 윤의 정치행보엔 하나의 키워드가 있습니다.. 나만 믿어 내말들어 아무탈없어...검찰권력의 비호아래 윤은 여타대중에게 이런 메세지를 끊임없이 보냈습니다...사실 계엄실패전까지 어것은 통했읍니다. 그래서 야당은 검찰독재라고 했고 윤은 여론조차 의식하지 않았습니다 극열보수유튜브에 매몰되ㅐ고 잇었을 뿐,,,이것이 군부에게 묘한 신호가 된듯합니다.. 모아니면토식 승부,,구테타가담....그렇다면...인제부터 이작은 시작되엇을까요...박근혜탄핵에서 살아 남은 조흔천?가 뿌리인듯 싶읍니다..미국의 큰그림이 토양이되었을듯 하고요,,,조흔천이 미국으로 도피햇었지요...대부분의 정보분야수장들은 미국과 크게 연결된자들입니다 너무 윤통에 대해 속상해하지 마십시요. 미국이 시작이고 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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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미
진규천 아이고 또 미국의 음모를 말씀하시는 걸 보니 도저히 대화할 마음이 안납니다. 미국이 얼마나 펄쩍 뛰면서 이번 계엄에 반대했는지 그것도 안보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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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규천
미국은 한미일군사동맹을 간절히 원했습니다 민주당은 다루기힘든사람들이었구요..이번 비상계엄은 미국도 당황하리만치 윤의 정치는황당했을 뿐이구요.. 너무 화내지 마세요, 내 개인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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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won Yoon
글을 알고 말을 할 줄 아는 5000만 국민 모두 자기 이름으로, 애국의 이름으로 호소합니다. 저 마다의 기준으로요. 저도 그 예외는 아니고요. 얼른 쫓아가서 2단옆차기 하고픈 사람이 접니다. 이제는 또 한번 헌법이 작동되고 그것을 따라야 하는 매우 중요한 지점에 온 것 같습니다. 최소한의 규범 헌법대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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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미
윤일원 맞습니다. 저도 이제는 더 이상 왈가왈부하고 싶지 않습니다.
헌법재판소의 시계는 굴러갈 것이고 이 위기가 정리되고 나면 봄이 올 것입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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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해진
그를 찍었던 국민으로써 참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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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식
20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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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미
이근식 고맙습니다.^^
18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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