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12

알라딘: 그런 세대는 없다 불평등 시대의 세대와 정치 이야기 신진욱

알라딘: 그런 세대는 없다














소득공제


그런 세대는 없다 
불평등 시대의 세대와 정치 이야기
신진욱
(지은이) 개마고원 2022-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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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자평 9편
리뷰 5편
세일즈포인트 1,342
400쪽



책소개
‘세대’와 ‘정치’가 어떤 관계인지에 대해 유권자들의 관심이 큰 만큼, 이 책에서 저자는 세대정치 현상의 의미를 역사적으로 살펴보며 현재 2030세대의 정치적 유동성이 노무현 정권 후반기와 유사한 국면임도 보여준다. 나아가 각종 세대담론들이 박근혜 노동개혁, 조국 사태, 최근 보궐선거 및 대선 등 정치 사건을 계기로 폭발했음을 규명함으로써 세대담론의 정치적 측면을 보다 적확히 이해하도록 해준다.

나와 다른 시대에 나고 자란 사회구성원들의 다양한 생애와 현실을 알고자 하는 관심이, 따라서 세대론 자체가 문제이거나 한 건 전혀 아니다. 특정 세대를 안정/불안정, 가해/피해, 착취/피착취 식으로 갈라놓는 세대불평등론으로는 정작 각 세대 내에서 교육, 직업, 고용, 자산 등의 부문별로 한층 심화되고 있는 양극화와 불평등 현실을 보지 못하게 되므로 문제인 것이다. 결국 그런 담론의 허구성을 실증적으로 밝힘으로써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게 하려는 것이 이 책의 일차적 목표인 셈이다.



목차


머리말
시작하며/ 현실 직시의 방해물들

제1장 세대, 무엇이 문제인가?
1절 ‘세대’에 관한 의문
2절 갈등사회 한국의 세대 갈등
3절 세대담론의 폭발이라는 ‘현상’
4절 어떻게 세대문제에 접근할 것인가?

제2장 불평등 시대의 청년
1절 ‘청년’이 논쟁적 개념인 이유
2절 누가 ‘청년’을 대표하는가?
3절 청년세대의 경제적 양극화
4절 계층으로 갈라진 인식세계

제3장 기성세대는 기득권층인가?
1절 ‘586세대’, 누구를 가리키나?
2절 기성세대 다수는 고졸 노동자
3절 그 때도 청년기에 양극화가 시작됐다
4절 중년의 계층화된 불안과 죽음

제4장 한국사회 불평등 구조의 세대 구성
1절 변화하는 계급구조 속의 세대들
2절 젊은 부동산 부자들
3절 정치권 ‘고인물’은 왜 고였나?

제5장 누가 왜 ‘청년’을 말하는가?
1절 정치적 각축장이 된 청년담론
2절 어느 청년의 공정인가?
3절 ‘MZ세대’ 담론의 정치적 유래와 상업화
4절 ‘X세대’와 ‘신세대’ 담론의 생애

제6장 정치담론과 세대담론의 융합
1절 세대 혐오담론이 된 ‘586세대’
2절 정치의 세대화, 세대의 정치화
3절 정치적 세대담론의 서사들

제7장 한국 정치의 역동과 세대
1절 젊은 민주주의의 열정
2절 출렁이는 세대 균열
3절 ‘2030’ 유권자는 어디로 가는가?
4절 ‘청년노동자’와 ‘이대남’, 두 정체성의 정치
맺으며/ 대립의 담론이 지워버린 현실의 삶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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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긋기
P.43빵야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갤럽에 의뢰하여 5000명의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9년 한국인의 의식·가치관 조사에서도 한국인들은 계층갈등. 이념갈등의 심각성을 세대갈등보다 훨씬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 중에 92%가진보-보수 갈등을, 85%가 정규직-비정규직 갈등을 심각하게 생각했고, 그 다음으로 대기업-중소기업, 기업가-근로자, 부유층-서민층 관계에 갈등이 크다고 답했지만 기성세대와 젊은세대 갈등이 크다는 응답은 68%에 그쳤다. 19~29세 응답자만 봐도 91%가 진보-보수 갈등, 85%가 정규직-비정규직 갈등이 크다고 응답해서 다른 세대와 아무 차이가 없었고, 세대갈등이 크다는 응답역시 69%로 전체 다른 연령대와 거의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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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겨레 신문 2022년 3월 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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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지은이: 신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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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김대중 시대의 민주주의와 인권>,<[큰글자도서] 한국 정치 리부트>,<한국 정치 리부트> … 총 18종 (모두보기)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로, 민주주의, 시민사회, 사회운동, 불평등과 복지국가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 《한국의 근대화와 시민사회》(독일어), 《시민》, 《상징에서 동원으로》, 《다중격차: 한국사회 불평등 구조》, 《한국 민주주의, 100년의 혁명 1919-2019》, 《한국 민주주의 100년, 가치와 문화》, 《성공한 나라, 불안한 시민》, 《그런 세대는 없다》, 《한국 정치 리부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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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문제는 ‘세대 간 불평등’이 아니라
‘세대 내 불평등’이다!

세대선정주의: ‘기득권 기성세대’ vs ‘불안정 청년세대’
역대 그 어떤 선거와도 달리, 유독 이번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는 온갖 ‘세대’가 호출되고 수다한 ‘세대담론’이 쏟아졌다. 이는 물론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한국 사회의 불평등에 대해 그 원인과 해결책을 찾아보려는 노력의 하나로 나타나는 현상일 수 있다. 그중 특히 많이 불려나온 두 특정 세대(586/86 ‘기성세대’, 2030/MZ ‘청년세대’)는 서로 뒤얽히면서 ‘운빨 좋은 기성세대의 사다리 걷어차기와 그에 희생되는 청년세대’ 같은 유의 프레임까지 만들어졌다. 관련한 언론 기사 제목들만 봐도「불평등사회, 86세대에 책임을 묻다」「86세대 기득권 이제 양보해야 할 때」「586과 민노총 결탁, 젊은 세대 비정규직 내몰아」「청년들 힘든 삶에 책임지지 않는 586세대의 위선」「민주화세대, 86세대의 집합적 부도덕과 윤리 파탄」… 대개 이런 식이다.
그렇다면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컨베이어벨트 끼여 스물네 살 비정규 노동자 김용균씨가, 평택항 부두에서 컨테이너에 깔려 스물세 살 알바생 이선호씨가 사망했을 때, 이런 안타까운 청년들의 죽음에 대해 우리가 그 책임을 ‘기성세대’에게 묻게 되는 건 자연스런 수순인 듯 보인다. 하지만 이런 세대담론의 가해-피해 대립항은 뭔가 이상하다. 김용균씨의 어머니도 노동자이며, 이선호씨의 아버지도 아들과 같은 일터에서 일하던 노동자로, 이들이 이른바 그 기성세대 아닌가. 한국의 산재사망자는 해마다 2000명을 웃도는데, 그 70%가 나이 50대 이상의 노동자로, 바로 그 기성세대다. 최악의 산재사망률을 보이는 한국의 현실이 특정 세대만의 고통이 아닐진대, 그렇게 세대불평등론으로 불려나오는 순간 중년과 노년의 마찬가지 고통은 주목되고 포착되어야 할 삶의 현실에서 배제되고 만다.

청년들의 어려움을 말하기 위해 다른 세대의 인생이 짊어진 무게를 폄훼하거나 심지어 기득권층으로 만들 필요는 없으며, 그 역도 마찬가지다. 가해자 세대와 피해자 세대, 착취하는 세대와 착취당하는 세대, 운좋은 세대와 불운한 세대를 나누는 일은 경험적으로 사실이 아닐뿐더러 정책적으로 무익하고, 윤리적으로도 문제적이다. -본문 352쪽

오도된 세대담론의 오류과 왜곡
‘기성세대의 기득권에 희생당하는 청년세대’라는 식으로 ‘세대 간 불평등’을 강조하는 주장에 과연 타당성이 있는지를 저자는 수많은 실증자료를 바탕으로 체계적으로 분석해 보이고 있다. 우선, 많은 주목과 호응을 받으며 그런 세대선정주의에 단단한 버팀목 노릇을 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몇 가지 통념을 보자.
- 586세대는 당시 대학만 나오면 쉽게 취직했다: 그러나 이 ‘억세게 운좋은’ 사람들은 그 세대 내의 극히 일부라는 점은 곧잘 잊힌다. 80년대 학령인구 중 4년제 대학 취학률은 13%, 즉 1960년대생인 현재의 50대들 가운데 당시 대학에 간 사람은 10명중 1명 남짓. 따라서 실상은, 그때는 대졸 여부에 따른 격차가 지금보다 훨씬 컸긴 하지만 세대 내 다수는 비대졸자였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세대 전체가 그러한 양 허위일반화되어 있는 것이다.
- 청년들은 (기성세대에 비해) 주로 저임금 판매서비스직에 종사하고 있다: 이 직업군에 청년 저임금노동자가 집중되어 있는 건 맞지만, 한편으로 사무전문직 종사자의 비율을 보면 30대(31%), 15~29세(27%), 40대(25%)로 전문직은 20~40대의 직업이란 점 역시 같이 봐야 한다. 청년세대의 직업 구성은 “한편에 저임금 서비스·판매직 노동자, 다른 한편에 고학력 사무·전문직 종사자가 대단히 많은 반분 구조”인 것이다. 게다가 880만 청년의 일자리 빼앗는 주범이란 ‘50대 기득권 노조원’도 실상은 그들이 전체 취업자의 0.7%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매우 과장된 담론이 아닐 수 없다.
- 기성세대는 부동산으로 쉽게 돈 번 안정계층이다: 기성세대는 대부분 안정계층이고 청년세대엔 불안정계층만 있는 듯 착각을 일으키는 주장으로, 고소득 청년의 존재를 망각하게 한다. 오히려 이 문제의 핵심은 ‘부와 지위의 세대 간 이전’에 있으며, “어떤 세대가 안정계층이고 다른 세대가 불안정계층인 게 아니라, 안정계층의 부모자식과 불안정계층의 부모자식이 있으며, 이 문제가 청년세대에 와서 더 심각해졌다”는 데 있다.

말하자면 벤처기업 사장 청년과 배달노동자 청년, 넥타이 맨 대기업 정규직 청년과 중소기업 공장노동자 청년,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졸업자 청년과 2년제 전문대 또는 고교 졸업자 청년, 브랜드 아파트에 거주하는 청년과 고시원?쪽방의 1인가구 청년이 과연 다 같은 ‘청년’이라는 이유로 비슷한 눈으로 세상을 보고, 비슷한 인식세계 안에서 살고 있을지를 묻는 것이다. 이 질문은 또한 지금 우리 사회에서 ‘청년은 이렇다’라고 알고 있는 많은 것이, 사실은 청년세대 내에 사회적 발언권이 있거나 사회적 관심을 받는 특정 계층의 특성을 세대 전체의 특성으로 잘못 일반화한 것은 아닌지 묻는 것이기도 하다. -본문 114쪽

세대 간 불평등을 과장하는 담론은 세대 내의 계층 사이에서 벌어지는 거대한 불평등 구조를 자꾸 축소하고 외면한다. 그러나 이 불평등 시대에 우리가 진정 보아야 할 것은 세대 내에서 갈수록 삼화되고 있는 고용격차, 소득격차, 자산격차 들이다. 이를 더욱 악화일로로 밀어붙이고 있는 부와 지위의 세습도 말이다.

세대 간 계층세습은 위선적이고 속물적인 상류층만의 얘기가 아니다. 실은 많은 사람이 전혀 악의 없이 행하는 일상의 미시적 실천들이 모여 거시적인 격차구조를 만든다. 예를 들어 고학력 중산층 부모는 자식이 넓은 세상을 보고 꿈을 펼치도록 해외여행을 함께하고 어학연수를 보내주는 사랑으로 우리 사회의 학력?학벌의 격차구조 심화에 기여한다. 또한 그들은 자식이 집을 한 채 갖고 자기 인생을 시작할 수 있도록 금전적인 도움을 주는 희생으로 주거·자산 격차구조의 재생산에 동참한다. 그들은 사회이슈와 인문학에 관한 일상적인 지식의 전수로 중산층 문화 자본을 자식에게 대물림할 수 있다. 높은 학력, 좋은 직장, 안정된 소득, 자기 집, 넉넉한 재산, 괜찮은 인맥, 문화적 자원 중 어느 하나라도 가진 사람이라면 이 계층세습의 고리에서 자신만은 완전히 자유롭다고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본문 108쪽

2030세대와 정치권의 86세대 담론
2030세대는 인구학적으로는 소수지만 정치적으로는 매우 적극적이다. 박근혜 탄핵정국과 촛불집회를 통해 얻어진 정치효능감이 이들의 정치적 존재감을 높여준 덕분이지만, 동시에 특정 정당에 대한 충성도는 낮은 비당파가 많다. 이런 양면적 특성이 오히려 각 정당들로부터 구애의 대상이 되게 한다. 그런 와중에 ‘세대포위론’ ‘반페미 이대남’ ‘반중 20대’ 등의 이슈가 부상하기도 했다. 그 가운데 2030세대에게 정치권이 적극 꺼내든, 기득권 50대 vs 희생자 20대라는 ‘86세대 담론’(기득권론, 무능론, 청년착취론)은 그러나 세대를 막론하고 모두가 겪고 있는 차별과 불평등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만든다. 단지 청년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려고 정적을 ‘청년의 적’으로 몰아 대중의 분노를 불러오려는 전략의 당연한 한계일 것이다.

세대론에 경도된 정치는 도대체 유권자의 어떤 이익을 대변한다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신기루와 같은 것이다. 지방거주자는 지역격차 해소를 요구할 수 있고, 임대생활자는 주거안정 대책을 요구할 수 있으며, 빈곤층은 생계안정 대책을 요구할 수 있다. 하지만 20대의 이름으로 요구할 수 있는 정책은 없다. 20대 상류층을 위한 부동산 감세정책, 20대 중산층을 위한 주식시장 촉진책, 20대 노동자를 위한 최저임금 정책, 20대 페미니스트가 요구하는 성산업 대책, 20대 안티페미니스트가 요구하는 무고죄 강화 정책은 있지만 ‘20대 정책’은 없다는 것이다. -본문 31~32쪽

‘세대’와 ‘정치’가 어떤 관계인지에 대해 유권자들의 관심이 큰 만큼, 이 책에서 저자는 세대정치 현상의 의미를 역사적으로 살펴보며 현재 2030세대의 정치적 유동성이 노무현 정권 후반기와 유사한 국면임도 보여준다. 나아가 각종 세대담론들이 박근혜 노동개혁, 조국 사태, 최근 보궐선거 및 대선 등 정치 사건을 계기로 폭발했음을 규명함으로써 세대담론의 정치적 측면을 보다 적확히 이해하도록 해준다.

실체 아닌 허상을 보며 세상을 변화시킬 수는 없다
나와 다른 시대에 나고 자란 사회구성원들의 다양한 생애와 현실을 알고자 하는 관심이, 따라서 세대론 자체가 문제이거나 한 건 전혀 아니다. 특정 세대를 안정/불안정, 가해/피해, 착취/피착취 식으로 갈라놓는 세대불평등론으로는 정작 각 세대 내에서 교육, 직업, 고용, 자산 등의 부문별로 한층 심화되고 있는 양극화와 불평등 현실을 보지 못하게 되므로 문제인 것이다. 결국 그런 담론의 허구성을 실증적으로 밝힘으로써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게 하려는 것이 이 책의 일차적 목표인 셈이다.

‘기성세대’라는 악을 만들어 청년들에게 비난의 대상을 만들어주고 청년의 편인 듯 가장하여 인기를 얻으려는 발상은 어쩌면 큰 걸림돌이 없는 일일지 모른다. 왜냐하면 그 ‘기성세대’는 동질적 이해관계를 가진 사회집단으로서 실체가 없기에, 비난에 대해 반박하지도, 보복하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당신이 고용주에게, 직장 상사에게, 집주인에게 맞선다면 당신은 곧바로 응당한 대가를 치를 것이다. 그가 노인이든, 중년이든, 당신보다 젊은 청년이든 말이다. 계급은 실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을 한 뼘만이라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려면 허상이 아니라 실체를 직시해야 하지 않겠는가. -본문 1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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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잉고보잉고 2022-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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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에서 MZ까지 세대담론의 허구성을 논파한다. 전상진이 <세대게임>에서 한국의 세대담론이 프레임에 기반한 일종의 음모론, 즉 가짜 논쟁임을 논증했다면, 이 책은 논리에 실증을 더해 세대론을 남김없이 허물어뜨린다. 나아가 허상이 감춘 진짜 문제, 즉 불평등과 계층 이슈에 주목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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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blue27 2022-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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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을 통해서만 뵙다가 단행본으로 뵙는다. 잘 쓰여진 책이라 공부할 때 두고두고 볼 듯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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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icstation 2023-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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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랐습니다. MZ세대라는 말장난, 청년-공정 논란에 관한 언론의 개소리를 근본적으로 파괴하는 책입니다. 저자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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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티 2022-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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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담론을 중심으로 한국의 정치현실을 날카롭게 분석한 책이다. 이 번 대선은 국민의 힘에서 세대와 젠더 갈라치기를 제대로 활용해 가까스로 신승을 거뒀다. 이후 아직 반년도 지나지 않아 거의 정권 말기 수준의 지지율로 폭락을 하며 그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아무튼 찍은 국민이 피해를 봐야겠지만 남은 5년이 너무나 길게 느껴진다.




저자인 신진욱 교수는 는 연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베를린자유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에 2005년부터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아울러 알렉산더 폰 훔볼트 펠로우, 한국사회정책학회 부회장, DAAD독일유럽연구센터장을 역임했다. 민주주의, 정치담론, 사회운동, 불평등과 복지정치 등의 연구 분야에서 10여 권의 저서와 70여 편의 논문을 출간했다.




최근에는불평등의 정치적 원인과 결과, 사회적 약자의 임파워먼트, 21세기 사회운동과 거버넌스 변화에 관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고 하시는데 이 번 책을 바탕으로 향후 저자의 저서에 관심을 가져보기로 했다. 그만큼 정치에 대한 날카로운 식견이 담겨있는 책이다.




위에도 언급했지만 이번 대통령선거에서는 온갖 세대가 거명되며 엄청난 세대담론이 쏟아졌다. 저자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한국 사회의 불평등에 대해 그 원인과 해결책을 찾아보려는 노력의 하나로 나타나는 현상에서 기인한다고 말한다. 아울러 그중 특히 많이 불려나온 두 특정 세대(586/86 기성세대, 2030/MZ 청년세대)는 서로 대립되는 각으로 분석된다.




뿐만 아니라 말만 앞서는 586 기성세대의 사다리 걷어차기와 그에 희생되는 청년세대 같은 유의 프레임까지 만들어졌다. 관련한 언론 기사 제목들만 봐도[불평등사회, 86세대에 책임을 묻다], [86세대 기득권 이제 양보해야 할 때], [586과 민노총 결탁, 젊은 세대 비정규직 내몰아],[청년들 힘든 삶에 책임지지 않는 586세대의 위선], [민주화세대, 86세대의 집합적 부도덕과 윤리 파탄]등이다.



이른바 조국 사태로 인해 불거진 부도덕한 586세대들은 전부 그렇게 살아가는가에 대해 저자는 그 세대에 4년제 대학을 나와 기득권에 올라간 사람들은 10프로에도 못 미친다는 근거를 제시하며 정치인들과 언론의 부당한 공격에 대해 그 근거를 제시한다. 586세대의 대다수는 그들이 칭하는 입진보가 아니라 하루 하루 힘들게 살아가는 노동자가 대부분이다.




아울러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컨베이어벨트 끼여 스물네 살 비정규 노동자 김용균씨가, 평택항 부두에서 컨테이너에 깔려 스물세 살 알바생 이선호씨가 사망했을 때, 이런 안타까운 청년들의 죽음에 대해 그 책임을 586 기성세대에게 묻는다는건 가해-피해 대립항이 뭔가 이상하다. 오히려 기득권이라함은 가진 자들 말하자면 부자들이 아니던가?




한국의 산재사망자는 해마다 2000명을 웃도는데, 그 70%가 나이 50대 이상의 노동자로, 바로 그 기성세대다. 최악의 산재사망률을 보이는 한국의 현실이 특정 세대만의 고통이 아닐진대, 그렇게 세대불평등론으로 불려나오는 순간 중년과 노년의 마찬가지 고통은 주목되고 포착되어야 할 삶의 현실에서 배제되고 만다. 아무튼 이 책은 여러 기사들과 통계를 바탕으로 오류를 파헤친다.




마지막으로 책의 내용을 통해 조목조목 파헤쳐진 정치인들과 언론들의 행태를 살펴보는걸로 글을 마무리한다.




- 586세대는 당시 대학만 나오면 쉽게 취직했다: 그러나 이 ‘억세게 운좋은’ 사람들은 그 세대 내의 극히 일부라는 점은 곧잘 잊힌다. 80년대 학령인구 중 4년제 대학 취학률은 13%, 즉 1960년대생인 현재의 50대들 가운데 당시 대학에 간 사람은 10명중 1명 남짓. 따라서 실상은, 그때는 대졸 여부에 따른 격차가 지금보다 훨씬 컸긴 하지만 세대 내 다수는 비대졸자였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세대 전체가 그러한 양 허위일반화되어 있는 것이다.



- 청년들은 (기성세대에 비해) 주로 저임금 판매서비스직에 종사하고 있다: 이 직업군에 청년 저임금노동자가 집중되어 있는 건 맞지만, 한편으로 사무전문직 종사자의 비율을 보면 30대(31%), 15~29세(27%), 40대(25%)로 전문직은 20~40대의 직업이란 점 역시 같이 봐야 한다. 청년세대의 직업 구성은 “한편에 저임금 서비스·판매직 노동자, 다른 한편에 고학력 사무·전문직 종사자가 대단히 많은 반분 구조”인 것이다. 게다가 880만 청년의 일자리 빼앗는 주범이란 ‘50대 기득권 노조원’도 실상은 그들이 전체 취업자의 0.7%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매우 과장된 담론이 아닐 수 없다.



- 기성세대는 부동산으로 쉽게 돈 번 안정계층이다: 기성세대는 대부분 안정계층이고 청년세대엔 불안정계층만 있는 듯 착각을 일으키는 주장으로, 고소득 청년의 존재를 망각하게 한다. 오히려 이 문제의 핵심은 ‘부와 지위의 세대 간 이전’에 있으며, “어떤 세대가 안정계층이고 다른 세대가 불안정계층인 게 아니라, 안정계층의 부모자식과 불안정계층의 부모자식이 있으며, 이 문제가 청년세대에 와서 더 심각해졌다”는 데 있다.

말하자면 벤처기업 사장 청년과 배달노동자 청년, 넥타이 맨 대기업 정규직 청년과 중소기업 공장노동자 청년,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졸업자 청년과 2년제 전문대 또는 고교 졸업자 청년, 브랜드 아파트에 거주하는 청년과 고시원ㆍ쪽방의 1인가구 청년이 과연 다 같은 ‘청년’이라는 이유로 비슷한 눈으로 세상을 보고, 비슷한 인식세계 안에서 살고 있을지를 묻는 것이다. 이 질문은 또한 지금 우리 사회에서 ‘청년은 이렇다’라고 알고 있는 많은 것이, 사실은 청년세대 내에 사회적 발언권이 있거나 사회적 관심을 받는 특정 계층의 특성을 세대 전체의 특성으로 잘못 일반화한 것은 아닌지 묻는 것이기도 하다. -본문 114쪽

세대 간 불평등을 과장하는 담론은 세대 내의 계층 사이에서 벌어지는 거대한 불평등 구조를 자꾸 축소하고 외면한다. 그러나 이 불평등 시대에 우리가 진정 보아야 할 것은 세대 내에서 갈수록 삼화되고 있는 고용격차, 소득격차, 자산격차 들이다. 이를 더욱 악화일로로 밀어붙이고 있는 부와 지위의 세습도 말이다.

세대 간 계층세습은 위선적이고 속물적인 상류층만의 얘기가 아니다. 실은 많은 사람이 전혀 악의 없이 행하는 일상의 미시적 실천들이 모여 거시적인 격차구조를 만든다. 예를 들어 고학력 중산층 부모는 자식이 넓은 세상을 보고 꿈을 펼치도록 해외여행을 함께하고 어학연수를 보내주는 사랑으로 우리 사회의 학력ㆍ학벌의 격차구조 심화에 기여한다. 또한 그들은 자식이 집을 한 채 갖고 자기 인생을 시작할 수 있도록 금전적인 도움을 주는 희생으로 주거·자산 격차구조의 재생산에 동참한다. 그들은 사회이슈와 인문학에 관한 일상적인 지식의 전수로 중산층 문화 자본을 자식에게 대물림할 수 있다. 높은 학력, 좋은 직장, 안정된 소득, 자기 집, 넉넉한 재산, 괜찮은 인맥, 문화적 자원 중 어느 하나라도 가진 사람이라면 이 계층세습의 고리에서 자신만은 완전히 자유롭다고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본문 108쪽

2030세대와 정치권의 86세대 담론


2030세대는 인구학적으로는 소수지만 정치적으로는 매우 적극적이다. 박근혜 탄핵정국과 촛불집회를 통해 얻어진 정치효능감이 이들의 정치적 존재감을 높여준 덕분이지만, 동시에 특정 정당에 대한 충성도는 낮은 비당파가 많다. 이런 양면적 특성이 오히려 각 정당들로부터 구애의 대상이 되게 한다. 그런 와중에 ‘세대포위론’ ‘반페미 이대남’ ‘반중 20대’ 등의 이슈가 부상하기도 했다. 그 가운데 2030세대에게 정치권이 적극 꺼내든, 기득권 50대 vs 희생자 20대라는 ‘86세대 담론’(기득권론, 무능론, 청년착취론)은 그러나 세대를 막론하고 모두가 겪고 있는 차별과 불평등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만든다. 단지 청년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려고 정적을 ‘청년의 적’으로 몰아 대중의 분노를 불러오려는 전략의 당연한 한계일 것이다.

세대론에 경도된 정치는 도대체 유권자의 어떤 이익을 대변한다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신기루와 같은 것이다. 지방거주자는 지역격차 해소를 요구할 수 있고, 임대생활자는 주거안정 대책을 요구할 수 있으며, 빈곤층은 생계안정 대책을 요구할 수 있다. 하지만 20대의 이름으로 요구할 수 있는 정책은 없다. 20대 상류층을 위한 부동산 감세정책, 20대 중산층을 위한 주식시장 촉진책, 20대 노동자를 위한 최저임금 정책, 20대 페미니스트가 요구하는 성산업 대책, 20대 안티페미니스트가 요구하는 무고죄 강화 정책은 있지만 ‘20대 정책’은 없다는 것이다. -본문 31~32쪽

‘세대’와 ‘정치’가 어떤 관계인지에 대해 유권자들의 관심이 큰 만큼, 이 책에서 저자는 세대정치 현상의 의미를 역사적으로 살펴보며 현재 2030세대의 정치적 유동성이 노무현 정권 후반기와 유사한 국면임도 보여준다. 나아가 각종 세대담론들이 박근혜 노동개혁, 조국 사태, 최근 보궐선거 및 대선 등 정치 사건을 계기로 폭발했음을 규명함으로써 세대담론의 정치적 측면을 보다 적확히 이해하도록 해준다.

실체 아닌 허상을 보며 세상을 변화시킬 수는 없다
나와 다른 시대에 나고 자란 사회구성원들의 다양한 생애와 현실을 알고자 하는 관심이, 따라서 세대론 자체가 문제이거나 한 건 전혀 아니다. 특정 세대를 안정/불안정, 가해/피해, 착취/피착취 식으로 갈라놓는 세대불평등론으로는 정작 각 세대 내에서 교육, 직업, 고용, 자산 등의 부문별로 한층 심화되고 있는 양극화와 불평등 현실을 보지 못하게 되므로 문제인 것이다. 결국 그런 담론의 허구성을 실증적으로 밝힘으로써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게 하려는 것이 이 책의 일차적 목표인 셈이다.

‘기성세대’라는 악을 만들어 청년들에게 비난의 대상을 만들어주고 청년의 편인 듯 가장하여 인기를 얻으려는 발상은 어쩌면 큰 걸림돌이 없는 일일지 모른다. 왜냐하면 그 ‘기성세대’는 동질적 이해관계를 가진 사회집단으로서 실체가 없기에, 비난에 대해 반박하지도, 보복하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당신이 고용주에게, 직장 상사에게, 집주인에게 맞선다면 당신은 곧바로 응당한 대가를 치를 것이다. 그가 노인이든, 중년이든, 당신보다 젊은 청년이든 말이다. 계급은 실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을 한 뼘만이라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려면 허상이 아니라 실체를 직시해야 하지 않겠는가. -본문 1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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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ptic 2022-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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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리 사회의 불평등 현실을 ‘기득권 기성세대’와 ‘희생자 청년세대’ 간의 대립으로 해석하는 세대 불평등 담론과 비판적으로 대화하면서 각 세대의 계층격차 현실과 더불어 한국사회 불평등 구조의 세대 구성을 조명했다. - 10쪽





세대차generation gab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것은 개인과 집단에 따라 전혀 다른 양상으로 나타난다. 성급한 일반화는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뭉개고 정치적 수사로 활용되어 특정 집단, 정당에 대한 비난으로 활용된다. ‘청년세대’와 ‘기성세대’의 갈등을 부추기는 언론과 선거에 활용하는 정치인의 발언을 객관적으로 들여다 볼 수는 없을까. 사회학자 신진욱은 『그런 세대는 없다』고 단언한다. 지시어 ‘그런’은 대중문화, 교육환경, 시대 배경 등 통상적으로 느끼는 세대가 아니라 ‘청년 담론’이 본격 적으로 시작된 세대 간 갈등 양상을 의미한다. 신진욱은 1990년부터 2020년까지 30년간 국내 모든 중앙지와 경제지에서 ‘청년’이라는 단어가 등장한 모든 텍스트의 빈도 추이를 주간과 일간 단위로 분석했다. 2011년 8월, 2015년 8~9월, 2019년 9~10월이 지난 30년 동안 가장 의미있는 청년담론의 폭발기였음을 확인한 신진욱의 분석은 짐작되지 않는가.





불평등, 공정, 기득권, 일자리, 청년실업 등 우리에게 익숙한 세대 간 갈등 요인이 사실은 세대 내 담론에 대한 비판적 기능이 상실되었음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586으로 대표되는 50대를 조금 자세히 들여다면, “80년대에는 고교진학률부터가 지금보다 훨씬 낮았기 때문에, 전체 학령인구 중 대학 취학자의 비율은 대학진학률에 한참 못 미쳐서, 공식 교육통계에 따르면 1980년대에 학력인구 중에서 고등교육기관 취학률 평균은 20%였고, 4년제 대학 취학률은 13% 정도 된다.” 10명 중 8~9명은 대졸이 아니다. 지금보다 임금 격차가 극심했고 그들은 여전히 비정규직과 자영업자로 살아간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소수의 50대가 청년세대의 일자리를 빼앗고 부동산소득을 독점했다는 착각은 2030세대의 정규직, 소득, 자산 규모에 대한 분석으로 자명하게 드러난다.





결국 세대 간 갈등은 세대 내 불평등의 착시현상에 불과한 게 아닐까. 공정의 정의 그리고 불평등의 문제에 ‘세대’를 개입시킨 이유와 의도는 무엇일까. 객관적 지표가 가리키는 현실은 자본주의가 배태한 본질적 모순이며 해방 이후 근대화 산업화 과정에서 해결되지 않은 문제의 악순환에 불과한 게 아닐까. 87체제 이후 우리가 놓친 문제, 해결하지 못한 과제는 여전히 계급 배반 투표, 정치적 프로파간다 그리고 거시적인 사회구성체에 대한 의제 부족이다. 시대적 화두가 급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근대사를 돌아보면 대개 사회를 보는 관점과 비논리적 경제 발전의 방향에 대한 이견이 모든 문제를 촉발한다. 그걸 확대 재생산하며 정치와 언론, 기업의 논리가 춤을 추며 혹세무민한 결과는 양극화의 심화, 비정규직 확대, 고용없는 성장, 자영업의 증가로 이어져 청년실업과 노인빈곤으로 나타난다.





당대의 사회현상을 한두 가지 문제로 압축하거나 몇 가지 정책으로 해결하겠다는 거짓말에 속는 국민들의 고통은 참담하지만 성찰없는 시민은 유사한 실수를 반복할 뿐이다. 신진욱은 기성세대가 곧 기득권이라는 착각이 한국사회의 불평등 구조를 가린다고 주장한다. 누가 왜 ‘청년’을 말하는지, 정치 담론에 세대 담론이 희석되는 순간 우리의 현실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매일매일 목도하고 있다. 정치는 현실이며 내 삶의 뿌리다. 정치에 대한 외면과 무관심은 곧 자기 삶에 대한 외면이다. 사회학자의 눈으로 바라본 세대 담론이 지워버린 현실과 눈감아버린 삶은 생각보다 처참하다.





성찰 없는 진보, 대안 없는 보수의 정치 게임에 자기 등이 터져도 감정적 대응과 인터넷 댓글놀이에 몰입하는 우리의 미래는 어떨까. 2030과 4050 같은 세대 분리가 가져오는 문제를 들여다보는 신진욱은 “흐르지 않는 물길에 고인물은 오래 되어서 고인물이 아니라 처음부터 고인물이다.”라고 일갈한다. 10대에 이미 고인물이 될 수도 있고 70대에도 흐르는 물이 있다. 숱한 세대론 사이에서 2022년의 현실을 냉정하게 분석한 신진욱의 노고와 관점을 높이 평가할 수밖에 없다. 뜨거운 가슴과 차가운 머리를 정치적 이념, 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라 고무줄처럼 늘어나는 이기적 잣대로 활용할 수는 없지 않은가.





독일의 작가 페터 바이스는 그의 장편소설 『저항의 미학』에서 지배에 대한 저항은 연대를 통해 가능해지며, 연대는 타인에 대한 상상력을 토대로 한다고 썼다. 노년의 안도, 중년의 안도, 청년 안도가 서로의 삶과 역사를 상상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불평등으로 갈라진 시대를 함께 넘어설 세대 간 연대의 토대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다. - 3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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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소리 2023-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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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람하면서 대세이론이 된 세대론이 어떻게 형성됐고 발전했으면 어떤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지를 냉철하게 보여주고 있다.

기득권 기성세대와 소외된 젊은 세대로 나누는 것이 얼마나 잘못됐고 위험한지는 보여준다.

뭉뚱그려서 바라보는 세대를 계급 계층이라는 칼날로 잘라냈더니 그 안의 넓은 차이가 명확히 드러나며 새로운 관점을 들춰낸다.

각종 통계자료와 이론에 바탕한 글이라서 지나치게 건조하기는 하지만 지금의 세대론을 제대로 바라보는 바로미터가 되기에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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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inCS 2023-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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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관념에 대한 책은 무수히 많다.

그러나 대부분의 책이 하나의 세대를 단순화하여, 공통으로 묶고 그것이 모든 것의 문제이며 해결책인 것처럼 말한다.

세대 갈등론이 대세가 된 지금, 언론은 물론이며 출판물조차 '세대'를 마치 단 하나의 공통생명체인 것처럼 취급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어떨까?

이 책은 사회를 분열로 몰아가고 있는 '세대론'의 허구성을 제대로 밝힌 책이다. 단순히 이데올로기적, 현상학적 분석을 내놓은 책이 아니라, 수많은 연구자료와 통계를 분석해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하여 '세대론의 민낯'을 명명백백히 밝혀내고 있다.




이 책의 초반부에도 나오지만

사실 '세대론'의 탄생은 지금처럼 모든 문제를 단순화시키기 위해 존재하지 않았다. 세대론을 본격적으로 학문의 조류로 편입한 칼 만하임의 《세대 문제》만 보더라도 다른 세대 간의 갈등을 조망한 책이 아니었다. 오히려 동일 세대가 어떻게 서로 다른 가치를 지니는가를 살펴본 책이다.

즉, 세대론의 학문적 시작은 동일 세대에 존재하는 복잡한 관계를 살펴보는 것에 있지, 지금 처럼 다른 세대와의 갈등을 위해 관계를 단순화 시키는 데 있지 않았다.




이러한 점을 기초로 하여, 이 책은 지금 대한민국을 장악하고 있는 세대문제의 허실을 제대로 꿰뚫고 있다.




자, 보라. 부모에게 자산을 증여받아 건물주가 된 20대 청년과 계약직을 전전하며 학자금을 갚아나가는 비정규직 20대 청년은 '동일한 세대'라 부를 수 있는가?

노인빈곤 문제가 최대 이슈 중 하나인 대한민국에서 대기업 임원을 엮임하고 지금은 어떤 연구소의 고문으로 지내고 있는 60대와 공사판을 전전하고 경비일을 하는 비정규직 60대는 '같은 세대'인가?




오히려 계급적 성향으로 묶는다면, 대기업 임원 출신의 60대와 건물주 20대는 공통된 환경과 가치를 공유할 것이고, 계약직 20대와 일용직 60대는 불안한 비정규직으로 공통된 환경과 가치를 공유할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 586세대는 모두가 엘리트, 기득권자인가? 이 책은 그러한 통념에도 정확한 자료를 제시하며 강력한 일격을 날리고 있다.

심지어 우리는 586 세대가 모두 민주화 운동을 한 대학생인 것처럼 착각하곤 하지만, 정작 그 시대 대학 진학율은 낮았고. 즉, 민주화 운동의 주도자인 586 세대 역시 그 세대를 대표한다고 하기 어려울 정도로 적은 비중을 차지했다.

도리어 다수의 586 세대는 운동권이 아니었고, 대학생도 아니었다. 도농 출신의 차이는 현격하게 컸다. 설령 같은 대학생이라 하더라도 민주화 운동에 헌신하는 대신에 도리어 독재 정부의 엘리트 관료가 되기 위해 노력한 사람도 존재했다.




그런데도 우리는 너무나 쉽게 586을 운동권 엘리트라 명칭 짓고

2030을 'MZ세대'라 명칭 지었다. 심지어 이 'MZ세대'는 지나치게 그 범위가 넓어서 서로 간 공통점을 찾는 것조차 어려운데 말이다.




일찍이 피에르 브루디외가 《구별 짓기》를 통해 개인의 개별적 문화와 환경이 가치관 형성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를 강렬히 설파했는데, 왜 우리는 지금에 와서 이러한 개별적 환경과 문화 요소들을 싸그리 무시하는 것인가?




세대론은 분명히 유효한 조류이다.

그러나 작금의 세대론은 기존의 틀에서 지나치게 탈선했다.

이것은 언론의 남용이며, 정치적 전략으로 전락했다.

그렇기 때문에 세대론이 보여줄 수 있는 진정한 사회적 지표는 무의미해졌고, 여론전과 프레임 싸움을 위한 도구에 불과해졌다.

즉, '세대'란 단어의 쓰임새는 완벽하게 오염된 것이다.




이 책은 추후에 가서 이런 여론전과 정치적 성향의 문제에 대해서도 각종 통계를 보여주며 언론과 정치권이 심어놓은 '세대'에 대한 '환상적 통념'에 대해서도 정확히 반박하고 있다.




우리는 언제나 유념해야 한다. 사회 문제란 언제나 여러 요소들의 복잡한 관계로 이루어져 있고, 그것을 단순화하여 해결하려는 시도가 있다면 그것은 언제나 거짓이고 잘못된 방식이었음을.




언제부터인가, 사회학은 복잡함을 지양하고 단순함을 지향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사회문제는 단 한번도 단순했던 적이 없다. 우리는 우리의 태도를 다시 기초부터 다져야 한다.

찰스 라이트 밀즈가 말한 《사회학적 상상력》, 우리에게 지금 무뎌진 그 상상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도리어 복잡한 문제에 대해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며 머리를 감싸쥘 필요가 있다.



난 이 책이 최근에 나온 '세대'에 관한 책 중에 단연 최고라고 생각한다.

분열의 시대, '세대'란 단어가 오염된 시대, '세대론'이란 학문의 뿌리조차 망각한 시대.




이 책은 현재 대한민국 사회를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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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야 2023-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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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갤럽에 의뢰하여 5000명의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9년 한국인의 의식·가치관 조사에서도 한국인들은 계층갈등. 이념갈등의 심각성을 세대갈등보다 훨씬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 중에 92%가진보-보수 갈등을, 85%가 정규직-비정규직 갈등을 심각하게 생각했고, 그 다음으로 대기업-중소기업, 기업가-근로자, 부유층-서민층 관계에 갈등이 크다고 답했지만 기성세대와 젊은세대 갈등이 크다는 응답은 68%에 그쳤다. 19~29세 응답자만 봐도 91%가 진보-보수 갈등, 85%가 정규직-비정규직 갈등이 크다고 응답해서 다른 세대와 아무 차이가 없었고, 세대갈등이 크다는 응답역시 69%로 전체 다른 연령대와 거의 같았다.-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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