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공학 반대 동덕여대 시위 3일째… ‘페인트 구호’ 속 대면수업 중단
동덕여대 재학생들이 학교 측의 남녀공학 전환 논의에 반대하며 지난 11일 시작한 시위가 사흘째로 접어들었다. 13일 현재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동덕여대 내 대다수의 건물은 재학생들이 점거한 상태다. 이날 캠퍼스는 학생들이 스프레이 페인트로 쓴 구호로 덮여 있었고 강의 참석을 위해 온 학생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학교 측은 정상적인 대면 수업을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온라인 수업으로 전면 전환했다.
◇캠퍼스에 빨간 색 페인트로 ‘공학 반대’… 설립자 흉상에도 페인트 칠
교내 건물 벽과 바닥에는 빨간색과 파란색, 하얀색 등 다양한 색상의 스프레이 페인트로 ‘민주동덕’, ‘결사반대’, ‘공학 반대’, ‘학생 안전 무시 마라,’ ‘소멸할지언정 개방하지 않는다’ 등의 문구가 쓰여 있다. ‘X뱅이 쳐라’, ‘X먹어라’ 등 욕설도 있다.
동대여대 설립자 조용각 전 이사장의 흉상에도 빨간색·검은색 스프레이 페인트로 칠해졌다. 계란과 케첩, 플라스틱 용기 등으로 범벅이 되기도 했다.
남녀공학 전환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대자보와 포스터도 곳곳에 게시됐다. 정문 초입 주차장은 책걸상이 어지럽게 뒤엉켜 진입이 불가능한 상태다.
◇‘점퍼 시위’에는 숙명여대·성신여대·한양여대 점퍼도
동덕여대 본관부터 르네상스홀까지 길이 113m의 도로에는 학과 이름이 적힌 학교 점퍼가 일렬로 놓였다. 재학생들이 항의하는 의미에서 벗어둔 점퍼다. 사이사이 숙명여대, 성신여대, 한양여대 등 다른 여대 점퍼도 있었고, 한국예술종합학교 등 인근 남녀공학 대학 점퍼도 있었다.
점퍼 사진을 찍던 고려대학교 유학생 봉문예(19)씨는 “중국에서도 동덕여대 시위가 큰 이슈”라며 “소셜미디어로 이번 일을 접한 후, 힘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직접 방문했다”고 말했다.
◇예술대학 학생회 “음대 졸업 연주회는 해야…”
현재 본관을 비롯해 캠퍼스 내 대다수의 건물은 재학생들이 점거하고 있다. 동덕여대는 대면 수업을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교무처는 지난 12일 입장문에서 “상황이 정상화될 때까지 (강의를) 실시간 화상 수업이나 녹화 강의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대면 수업 중단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손보민 데이터사이언스학과 학생회장은 “시위에 대한 학생들의 입장은 제각각 다를 것”이라며 “수업권이 침해받는 경우를 최소화하기 위해 강의 자료를 공유하는 커뮤니티를 만드는 등 학과 차원으로 노력 중”이라고 했다. 예술대학 학생회는 입장문에서 “음악 계열 학우들은 시위에 전적으로 동참하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졸업 연주회를 앞둔 상황”이라며 “음악관 출입문 폐쇄는 삼가달라”고 했다.
학생들은 학교와 소통이 이뤄질 때까지 시위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최현아 총학생회장은 “학교 측에 대면 소통을 요구했으나 계속 묵살되고 있다”며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는 입장과 대치된다”고 했다.
반면 동덕여대는 남녀공학 전환은 학교 발전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나온 아이디어 중 하나일 뿐으로, 확정된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편 동덕여대는 학생들의 시위가 끝나면 캠퍼스를 복구하는 데 상당한 비용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청소전문업체 관계자는 본관·백주년기념관·약학관 인근 약 3200㎡ 면적의 화강암 타일·아스팔트 재질 바닥과 건물 벽면에 쓰인 스프레이 페인트 문구를 지우는 데 3000만원 이상 필요하고, 기간은 최소 일주일이 걸릴 것으로 추산했다. 작년 12월 경복궁 담장 ‘낙서 테러’ 사건이 발생했을 때 이를 국가유산청이 복구하는 데 총 1억5000여 만원이 들었다.
Park Yu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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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면 “개방할지언정 소멸하지 않겠다”고 하겠다. 여성교육을 내건 이들이, 정작 저항해야 했을 때 “군국의 어머니” 를 기른다며 국가에 어떻게 협력했는지를 안다면.
중요한 건 신체적 만듬새가 아니라 가치다. 진짜 (여성)리더를 배출하고 싶다면 오히려 남성들과 섞이며 토론하고 이해하고 서로 배워야 하는 거 아닌가. 설사 섞이지 않더라도 나와 다른 의견/사람을 만났을 때 어떻게 접점을 찾고 함께 공존해 나갈지를 배우는 게 ‘민주적’ 교육의 장 아니었나.
(이미 지적이 있었지만) 70년대 일본학생운동식 구호와 폭력적 투쟁방식으로 2020년대를 헤쳐 나갈 수 있다는 낡은 생각을 ”여자대학” 이 만든 건지 이른바 “친일파 설립대학”이 만든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느쪽이든 이런 길은 결국 소멸로 가는 길이라는 역사는 배우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
Park Yuha
그런데다 ‘소멸’ 사상이야말로 ‘산화散花‘사상. 쉽게 소멸을 말하는 생각이 자타에 대한 폭력도 불사하는 법.
Park Yuha
대부분의 여대가 여성‘도’ 교육 받아야 한다고 해서 생긴 것인데, 설립취지 자체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
Park Yuha
조정
여대로 남아야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여대를 원한다이고, 여대를 소멸시킬 수 없다일 텐데요.
최항석
사진 보고 안타까왔습니다. 교수님
Seong Hwan Park
의대, 약대, 법전원 같은 프로페셔널 스쿨이라도 우선 모든 여대가 남자에게 문호를 개방하도록 권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손종규
아직 결정된 사항은 아니지만 학교의 미래를 생각하면 남여공학 통합이 맞고, 학생들 저항이 심하면 폐교가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선아
군국주의 시대에 여대 리더들의 잘못은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그러나 꽤 오래전이지만 여대 교육을 받은 제 경험에 비추어 보면 여대에서 보다 여성의 역할과 자립을 강조하는 성평등한 교육과 진보적인 가치관의 교육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것이 제 삶에 많은 도움을 주었구요. 현재 대학에서 가르치는 입장에서도 역시 여대 필요성에 공감합니다. 선생님과 다른 입장인듯 하지만 다양한 의견을 나누자는 취지에서 댓글 남깁니다.
Park Yuha
김선아 그럴수도 있겠지요. 실은 저의 언니들은 둘 다 여대를 나왔어요. 여대만의 독특한 교육이 있겠지만, 여대 나오지 않은 저도 말씀하신 부분 다 배울 수 있었습니다. 평등도 진보도요. 그리고 오히려 그런 내용들을 남학생들도 함께 배우면 더 좋지 않을까요.
사실 여대 자체를 반대하는 거 아닙니다. 저런 식으로 하면서까지 지켜야 할 부분이 뭔지 이해되지 않고, 저런 시위 방식이 여대여서 나온 거라면 더 우려되어 써 봤습니다.
김광오
학생들의 태도가 좀 지나쳐 보이는거 같습니다
Kyung Mok Park
오늘 수업이 있어 지나갈 일이 있었습니다. 학교의 온 벽에 라카칠을 하고 남자 금지... 라고 적어 놓았더군요. 그 남자 금지가 남학생이긴 하겠지만, 주도하는 사람들의 성향이 보였습니다. 일단 학교가 완전 흉물이 되어 있습니다. 저거 지워는 지려나? 싶었습니다. 정작 시위를 주도하는 사람들은 과격한 방식인데 호응은 없어 보입니다. 전공투 영상 보는 것 같았어요.
Park Yuha
아마 급진페미니즘의 영향을 받지 않았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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