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9

알라딘: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 유홍준 잡문집 창비2024

알라딘: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 유홍준 잡문집 
유홍준 (지은이)창비2024-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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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364쪽
142*208mm
562g
ISBN : 978893648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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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의 선택
"가장 유홍준다운 글의 향연"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로 문화와 예술을 넘어 인문학의 한 획을 그은 작가 유홍준이 30년 만에 '잡문집'을 집필했다. 제목 그대로 작가의 어린 시절,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집필기, 가족과 친구 이야기, 끈끈한 연을 맺어온 사람들 이야기, 그리고 부록으로 '좋은 글쓰기를 위한 15가지 조언'까지 빼곡히 이 한 권에 담았다. 실로 대단한 잡문집의 탄생이다.

그야말로 글쟁이, 미술사학자, 문화재청장, 교수 등 유홍준의 인생만사를 오롯이 담은 이 책은 한 인간의 역사를 기록했다는 의미는 물론이고 우리의 현대사를 관통하는 한 지성의 철저한 기록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음에 틀림없다. 책의 뒷부분에는 1975년 유홍준이 옥중에서 가족들에게 보낸 편지의 전문이 실려 있는데, 이를 보면 세상사는 언제나 혼탁했고 인간의 삶은 그 속에서 때론 비루하고 모질기도 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그럼에도 용기와 위로, 크나큰 희망을 가지고 이 책의 책장을 덮는다. 오래도록 많은 이들에게 기억될 에세이다.
- 에세이 MD 도란 (2024.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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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저자 유홍준이 30여년만에 산문집으로 독자를 찾아왔다. 문화유산 전도사, 문화재청장 등으로 대중에게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는 500만 부 판매의 신화를 쓴 명실상부 대한민국 대표 작가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수십년 동안 베스트셀러 작가의 자리를 내려놓은 적 없는 유홍준의 글쓰기 비법과 그의 ‘문장수업’의 이력을 낱낱이 공개하고, 신문 등 다양한 지면을 통해 발표해온 유홍준의 산문 중 백미를 엄선해 묶어 시대와 호흡하는 지성인의 고뇌와 서정을 느낄 수 있다.

작가 스스로 ‘잡문’이라고 말하는 이 글들은 길지 않은 분량 속에서도 촌철살인의 메시지가 빛을 발하며 유홍준의 인간미 넘치는 매력과 특유의 입말을 살린 문체가 글에 윤기를 더한다. 금연 결심을 공개적으로 선언해 세간의 화제를 불러일으킨 「고별연」에서는 복잡한 세상사 속에서도 빛을 발하는 유머감각과 인문정신이, 50년 지기 홍세화·김민기 등을 떠나보내며 쓴 추도사에서는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세월을 뛰어넘은 우정이, 자신의 주례 선생인 리영희 선생에 대한 회고에서는 질곡 많은 현대사 속에서도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했던 지식인들의 교류가 감명 깊게 펼쳐진다.


목차


책을 펴내며 나의 잡문과 글쓰기

제1장 인생만사
고별연: 마지막 담배를 피우며
잡초공적비
꽃차례
바둑 FTA
정직한 관객
통문관 옛 주인, 이겸로 선생
우리 어머니 이력서

제2장 문화의 창
시각장애인을 위한 ‘터치 미 뮤지엄’
좌측보행, 우측통행
백자 달항아리, 한국미의 영원한 아이콘
‘한국의 이미지’로서 누정의 미학
『조선왕조실록』, 그 수난과 보존의 긴 역사
100년 뒤 지정될 국보·보물이 있는가
문화재청장의 관할 영역
말일파초회, 매월 말일 초서를 격파하다
나의 체험적 미술교육 이야기

제3장 답사 여적(餘滴)
백두산 답사: “그건 욕망이외다”
중국 답사 서설: 인인유책(人人有責), 사람마다 책임 있다
북경의 유리창: “그런 안경 어디 가면 사나요”
일본 답사 후기: “머리부터 꼬리까지 앙꼬(팥)”

제4장 예술가와 함께
백남준: 나는 그분의 조문객이고 싶었다
신학철: <모내기> 재판과 나
오윤: 바람처럼 떠나간 민중미술의 전설
김지하: 꽃과 달마, 그리고 ‘흰 그늘’의 미학
김가진: 동농의 ‘백운서경’

제5장 스승과 벗
리영희: 나의 주례 선생님
백기완: 『장산곶매 이야기』와 『버선발 이야기』
신영복: 무문관(無門館) 20년이 낳은 해맑은 영혼
이애주: 다시없을 인간문화재 춤꾼
박형선: 광주 민주화운동의 대들보
홍세화: 올곧은 지성, 또는 소박한 자유인
김민기: ‘뒷것’ 이전, 김민기의 앞모습

부록: 나의 글쓰기
좋은 글쓰기를 위한 15가지 조언
나의 문장수업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이력서
자료 1 감옥에서 부모님께 보낸 편지
자료 2 대학 3학년 때 시험 답안지
자료 3 김지하 형이 옥중에서 지도한 글쓰기
접기


책속에서


P. 6나의 글쓰기는 일반적인 산문 형식을 벗어난 '잡문(雜文)'의 성격이 강하다. 이는 내가 젊은 시절에 루쉰의 잡문에서 받은 영향 때문이다. 내 또래와 내 선배들 세대에게 루쉰은 지식인의 표상이었다. 루쉰은 자신의 글을 잡문이라고 했고 <아침 꽃을 저녁에 줍다> 등 루쉰 잡문집이 여러 형태로 나와 있다. 그러나 루쉰의 잡문이란 그냥 ... 더보기
P. 345사회와 집안을 생각하면 근심은 그칠 새 없었지만 조용히 책을 보며 지내는 생활은 정말 오랜만에 갖는 귀중한 시간입니다. 지금도 집에 있을 때보다 몇 배 더 책을 읽고 있고 몇 배 더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학을 다니면서 저는 앞날을 그려볼 때 가장 양심적인 학자가 되고 싶었고 용기 있는 지식인, 예리한 비평가가 되려는 마음으로 굳어... 더보기
P. 16정희성 시인은 「동년일행(同年一行)」에서 이렇게 읊었다.


괴로웠던 사나이
순수하다 못해 순진하다고 할 밖에 없던
남주(南柱)는 세상을 뜨고
서울 공기가 숨쉬기 답답하다고
안산으로 나가 살던 김명수(金明秀)는
더 깊이 들어가 채전이나 가꾼다는데
더보기 - 산
P. 16또 누구는 말한다. 싸우지 않고는 살 수 없었고, 술이 아니면 잠들 수 없었던 저 캄캄한 시절에 담배마저 없었다면 그 간고한 세월을 어떻게 견뎠겠냐고. 유신 시절 감옥에서 출소한 어느 민주인사는 바깥세상이 감옥과 다른 것이라곤 담배 피울 수 있는 자유가있는 것뿐이라고 했다.
담배는사람 사이를 가깝게 해준다. 라이터가 귀하던 시절 남의담뱃불을 빌려 불을 댕기는 모습은 인생살이의 살내음을 느끼게한다. 『해방기념시집』(중앙문화협회 1945)에 실린 이용악의 「시골 접기 - 산
P. 17사람의 노래」는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밤기차 안에서 ˝어디루 가는 사람들이 서로 담뱃불 빌고 빌리며/나의 가슴을 건너는 것일까˝라며 침묵 속에 오가는 온정을 그렸다.
사실 나는 1994년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둘째 권을 펴내고 나서 담배를 끊었다. 그러던 내가 4년 만에 다시 담배를 피우게 된것은 1997년 나의 북한 문화유산답사기』를 위해 방북하면서였다. 북측 인사들은 만나면 담배부터 권했다. 그때마다 나는 손을저으며 사양했다. 모처럼 친선적 관계를 맺고자 찾아가서 손사래부터 치는 것이 멋쩍었고 그들은 나를 무슨 골샌님처럼 보는 것같았다. 접기 -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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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은 어떻게 500만 권이나 팔린 대중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저자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이 책은 바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전격 공개한 유홍준의 글쓰기 비법서이다. 그를 자라게 한 토양과 지적 교류의 망, 현장의 생생한 교훈과 문장 쓰기의 요령에 이르기까지, 그가 후배들에게 남기고 싶은 이야기를 꾹꾹 눌러 담은 기록이다. 자전적이면서 시대적인 기록!
- 김인혜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

간결하면서도 깊고 문학적이고, 사사로우면서도 시대적이고 역사적인 글, 중국 작가 루쉰이 즐겨 쓴 잡문이다. 유홍준 선생의 잡문도 그렇다. 특히 루쉰이 삶을 회고하면서 쓴 잡문집 『아침 꽃을 저녁에 줍다』를 닮았다. 이슬 머금은 꽃을 아침에 따지 않고 저녁에 줍는 사람은 삶에서 시간이 지닌 의미, 삶의 위대함과 허무를 아는 이다. 루쉰 목판화 운동을 국내에 처음소개하시더니, 이번에는 루쉰의 잡문 전통에 자신이 살아온 삶을 녹여 유홍준만의 백자 달항아리 같은 잡문을 빚었다.
- 이욱연 (서강대 교수, 『홀로 중국을 걷다』 저자)

유홍준 선생님의 묻어둔 일기장을 엿보는 듯한 이 잡문집은 한국미술사와 문화에 대한 깊은 애정과 인생에 대한 섬세한 시선으로 마치 하나의 예술작품집처럼 다가온다. 각 글은 시대와 공간을 초월해, 우리가 잊고 있던 한국문화의 깊은 정서를 되살려주며, 그 속에 담긴 위트와 통찰력은 한국적 미의 본질을 깨닫게 하여 일상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눈을 열어준다. 예술적 영감과 전통을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깊은 사유를 전하는 소중한 책이다.
- 양태오 (공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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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유홍준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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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9년 서울 서촌에서 태어나 중동고, 서울대 미학과, 홍익대 대학원 미술사학과(석사), 성균관대 대학원 동양철학과(박사)를 졸업했다. 198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미술평론으로 등단한 뒤 미술평론가로 활동하며 민족미술협의회 공동대표와 제1회 광주 비엔날레 커미셔너 등을 지냈다. 1985년부터 2000년까지 서울과 대구에서 젊은이를 위한 한국미술사 공개강좌를 개설하고, ‘한국문화유산답사회’를 이끌었다. 영남대 교수 및 박물관장, 문화재청장, 한국학중앙연구원 이사장을 역임했으며, 명지대 미술사학과 교수 정년퇴임 후 석좌교수로 있다.
저서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국내편 1~12, 일본편 1~5, 중국편 1~3), 『국토박물관 순례』(1·2), 평론집 『다시 현실과 전통의 지평에서』, 미술사 저술 『조선시대 화론 연구』 『화인열전』(1·2) 『국보순례』 『명작순례』 『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1~6) 『추사 김정희』 등이 있다. 제18회 만해문학상(2003) 등을 수상했다. 접기

수상 : 2003년 만해문학상
최근작 : <김지하를 다시 본다>,<나의 인생만사 답사기>,<세상의 모든 미술 수업> … 총 152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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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목소리를 드릴게요>,<옥상에서 만나요>,<나는 왜 이유 없이 불안할까>등 총 3,905종
대표분야 : 청소년 인문/사회 1위 (브랜드 지수 276,429점), 국내창작동화 1위 (브랜드 지수 3,089,350점), 청소년 소설 1위 (브랜드 지수 1,406,491점)





출판사 제공
책소개



“그의 문장은 사람을 움직이게 한다, 그가 걸은 곳마다 이야기가 피어난다”
한국의 대표 글쟁이, 국보급 역마살
유홍준이 인생만사 답사로 돌아왔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저자 유홍준이 30여년만에 산문집으로 독자를 찾아왔다. 문화유산 전도사, 문화재청장 등으로 대중에게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는 500만 부 판매의 신화를 쓴 명실상부 대한민국 대표 작가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수십년 동안 베스트셀러 작가의 자리를 내려놓은 적 없는 유홍준의 글쓰기 비법과 그의 ‘문장수업’의 이력을 낱낱이 공개하고, 신문 등 다양한 지면을 통해 발표해온 유홍준의 산문 중 백미를 엄선해 묶어 시대와 호흡하는 지성인의 고뇌와 서정을 느낄 수 있다.
작가 스스로 ‘잡문’이라고 말하는 이 글들은 길지 않은 분량 속에서도 촌철살인의 메시지가 빛을 발하며 유홍준의 인간미 넘치는 매력과 특유의 입말을 살린 문체가 글에 윤기를 더한다. 금연 결심을 공개적으로 선언해 세간의 화제를 불러일으킨 「고별연」에서는 복잡한 세상사 속에서도 빛을 발하는 유머감각과 인문정신이, 50년 지기 홍세화·김민기 등을 떠나보내며 쓴 추도사에서는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세월을 뛰어넘은 우정이, 자신의 주례 선생인 리영희 선생에 대한 회고에서는 질곡 많은 현대사 속에서도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했던 지식인들의 교류가 감명 깊게 펼쳐진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글쓰기 비법뿐만 아니라 삶에서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발견하며 누구보다 인생을 풍요롭게 사는 유홍준의 태도를 통해 인생의 지혜를 얻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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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 한 글자가 읽는 내내 떠올랐다. 문사철을 함께 나누는 낭만, 시대정신이 충만했던 그들의 젊은시절의 낭만. 요즘 모이면 돈이나 골프, 건강, 노는 얘기, 술이 전부인데 이렇게 마음이 잘 맞는 친구들과 오래 교류하면서 역사를 만들어간 선생이 부럽다. 좋은 스승 동료 선배 후배 절실하다
transient-guest 2025-03-15 공감 (9) 댓글 (0)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요즘 컨디션이 안 좋아서, 독서 편지가 많이 밀려 있구나. 오늘도 컨디션이 썩 좋지는 않아. 그런데다 윤석열 탄핵 선고도 아직이고, 그들은 여전히 거짓말만 일삼는구나. 그것이라도 빨리 해결이 되어야 할 텐데 말이야. 오늘도 컨디션이 안 좋아서 최대한 요점만 간단히 쓰도록 해야겠다.

오늘 소개할 책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로 유명한 유홍준 님의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라는 책이란다. 유홍준 님의 책들은 주제가 뚜렷하단다. 대부분 우리나라 문화 유산에 관한 책이지. 그렇다 보니 일상 생활을 하면서 쓴 에세이들은 책으로 낼 생각을 안 했대. 그러다가 이번에 출판사의 제의도 있고 해서 그런 글들을 모아서 낸 책이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란다. 책 제목을 참 지은 것 같구나. <나의 ~ 답사기>는 유홍준 님의 상징적인 제목이잖니. 지은이를 보지 않아도 누가 봐도 유홍준 님의 책이라는 것을 알 거야.



첫 번째 글은 마지막 담배를 피우면서 적은 글인데, 금연이 어렵다고들 하지만 이번에는 꼭 성공하시길 바란다. 새해 들어 많은 계획들을 세우는데 흡연가들이 꼭 하는 계획이 담배를 끊는 것이지만 그것이 그리 쉽지 않은 것 같구나. 매년 년초마다 금연 계획을 하는 이들도 있으니... 그런데 역설적으로 마크 트웨인은 담배 끊는 일이 아주 쉽다고 했는데, 그 이야기를 들어보니 미소가 지어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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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금연은 정말 힘들다. 마크 트웨인은 역설적으로 말했다. “담배를 끊는 일은 아주 쉬운 일이다. 나는 백 번도 넘게 끊었으니까.” 20년 전 경험에 의하건대 금연은 매정하게 결별하는 의지밖에 없다. 금연 뒤에 찾아올 기쁨을 기대하며 끊어야 한다. 이제는 아침마다 칵칵거리지 않게 되고 양치질할 때 나오는 조갯살만 한 가래도 없어질 것이다. 방에선 곰팡내가 사라질 것이고, 얼굴엔 살이 뽀송하게 오르며 피부도 맑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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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금은 우측 통행이 상식이 되었지만, 아빠가 어렸을 때만 해도 걷는 것은 좌측 통행을 해야 한다고 했어. 자동차는 우측 통행, 사람은 좌측 통행... 그렇게 자동차와 사람의 통행 방향이 달랐던 이유는, 우리나라의 굴곡지고 아픈 역사와 관련이 있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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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78)

그래서 1905년에 발표한 대한제국 규정은 우측통행을 명시했다. 그런데 기찻길이 좌측통행으로 들어오면서 혼란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게다가 일제가 강점하면서 조선총독부는 아예 1921년 도로 규칙을 일본과 똑같이 좌측통행으로 바꾸었다. 그리고 지금은 모두 철거된 서울 시내 전차들도 좌측으로 달렸다. 그때는 기차, 자동차, 사람 모두 영국, 일본과 마찬가지로 좌측통행의 나라였던 것이다.

그러나 8.15 해방이 되고 미군이 들어오면서 미국식 우측통행 자동차가 거리를 누비면서 자연스럽게 우리나라의 찻길은 우측통행이 되었다. 미군정은 1946년 차량 우측통행을 규칙으로 명시하였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은 기존의 습관대로 좌측통행을 하고 있었다. 더욱이 1962년 제정된 도로교통법이 ‘보도와 차도의 구분이 없는 도로에서는 좌측보행’이 원칙이라고 규정하면서 좌측보행이 굳어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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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네스코 세계 기록유산으로 등록된 조선왕조실록... 그렇게 오랜 왕조의 전체를 기록으로 남긴 왕조는 전무후무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어. 그리고 그 원본이 오늘날까지 내려오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우리나라처럼 외세 침략이 많았던 나라에서 원본이 오늘날까지 내려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란다. 선조들의 노력이 아니었다면 그것이 오늘날까지 전해지긴 쉽지 않았을 거야. 유네스코 세계 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이유를 보니, 국뽕이 절로 생기는 것 같구나. 이런 것은 정말 자랑스러워할 만하구나. 우리나라는 옛날부터 소프트파워가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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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1. <조선왕조실록>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그리고 천재지변 등 다방면의 자료를 수록한 종합 사료로서 가치가 높다.

2. 중국, 일본, 베트남 등 실록이 있는 나라 중 편찬된 실록은 후손 왕이 보지 못한다는 원칙을 지킨 나라는 조선왕조뿐이다.

3. 위 원칙의 고수로 <조선왕조실록>은 기록에 대한 왜곡이나 고의적인 탈락이 없어 세계 어느 나라 실록보다 내용 면에서 충실하다. 책 권수로 치면 중국 명나라 실록이 2,900권으로 더 많으나 실제 지면 글자 수는 1,600만자 정도로, 4,965만자인 <조선왕조실록>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4. 중국, 일본, 베트남 등의 다른 나라 실록들은 대부분 원본이 소실되었고 근현대에 만들어진 사본들만 남아 있으나 <조선왕조실록>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왕조 시기의 원본이 그대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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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은 원본과 번역본을 인터넷에서 자유롭게 볼 수 있다고 하는구나. 해당 사이트를 들어가 보니 직역을 해 놓아 재미있게 읽히지는 않을 것 같구나. 재미있게 편집된 책이나 만화 등으로 한번 쭉 읽어보면 좋겠구나.

...

이 책에는 유홍준 님의 지인에 관한 이야기들도 실려 있단다. 주로 돌아가신 다음 그들을 추모하면서 적은 글들이었어. 유홍준 님의 주례를 서 주신 리영희 선생님, 평생 민주화 운동을 하신 백기완 선생님, 억울한 옥살이를 하면서도 삶을 사랑하신 신영복 선생님, 그 외에 백남준, 홍세화, 이애주, 김민기 등 여러 분들을 추모하는 글들을 실었단다. 그 사람을 보려면 그 사람의 친구를 보라는 말이 있는데, 유홍준 님과 어울리신 분들을 보니 유홍준 님은 참 성공하신 분인 것 같구나. 여러 분들의 이야기 중에, 신영복 님이 남기신 말이 좋아서 발췌해 보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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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

<더불어 숲>은 신영복 선생이 세상을 떠나기 보름 전에 쓴 작품이다. 이 마지막 작품은 대작인 데다 획에 흔들림이 없이 전혀 절필 같지 않고 오히려 이제까지 당신이 살아온 삶과 사상과 예술이 이 한 작품에 담긴 것 같은 웅혼함이 있다. 그 ‘더불어 숲’이라 쓴 네 글자 아래에는 작은 글씨로 이렇게 쓰여 있다.

‘나무가 나무에게 말했습니다. 우리 더불어 숲이 되어 지키자.’

=========================

....

오늘은 이 정도로 짧게 마친다. 유홍준 님은 그래도 뭐니뭐니 해도 문화유산에 대한 글을 쓰실 때 글이 살아있고 신명 나는 것 같더구나. 이 책보다는 유홍준 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읽어봤으면 좋겠구나. 그런데 기행문이라는 시의성을 띠기도 해서 초창기 책들은 너희들이 이해 안 가는 부분도 있을 것 같지만, 우리나라 문화 유산을 이해하는데는 이만한 책이 없으리라 생각한다. 유홍준 님은 앞으로 국토박물관 순례를 두세 권 더 쓰고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시리즈를 마무리하신다고 하는구나. 일생의 큰 목표를 다 이루실 때까지 건강하실 바라고, 그 이후에는 방송이나 유튜브를 통해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계속 들려주셨으면 좋겠구나.

이상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새해로 들어서면서 나도 담배를 끊었다.



책의 끝 문장: 이제 <국토박물관 순례>를 두세 권 더 쓰고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대장정을 마치려고 하니 이번에는 진짜 막을 내리게 될 것이다.










각 나라의 백자에는 자연스럽게 그 민족의 미적 정서가 반영되어 있다. 일찍이 일본의 민예학자 야나기 무네요시는 한중일 동양 3국의 도자기를 조형의 3요소인 선, 색, 형태와 비교하면서 중국은 형태미가 강하고, 일본은 색채가 밝고, 한국은 선이 아름답다고 했다. 때문에 중국 도자기는 완벽한 형태미를 강조하고, 일본 도자기는 화려한 색채미를 보여주는 데 반하여 한국 도자기는 부드러운 선맛을 자랑한다고 했다. 그래서 도자기 애호가들은 중국 도자기는 멀리 높은 선반에 올려놓고 보고 싶어하고, 일본 도자기는 옆에 가까이 놓고 사용하고 싶어지는데, 한국 도자기는 어루만지게 싶게 한다는 것이다. 그 따뜻한 친숙감과 사랑스러운 정겨움이 조선백자의 특질이다. - P82



미족미술협의회(민미협)는 이 그림을 1989년도 달력에 실었다. 그런데 이를 이용하여 부채를 만든 인천 지역의 한 재야청년단체를 수사하던 서울시경 대공과에서 느닷없이 신학철 화백의 집을 압수수색하고 신 화백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연행하였다. 경찰은 어이없게도 이 그림이 북한을 찬양한 것으로 보았던 것이다. 해석인즉, 그림 아래쪽에서는 남한 사람들이 힘겹게 노동을 하고 있고, 위쪽에서는 북한 사람들이 푸짐한 밥그릇을 앞에 놓고 춤을 추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그림을 한반도 지형으로 보면 초가집은 평양의 생가를 암시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식으로 그림을 해석할 수 있다는 경찰의 대공적 상상력이 어처구니없음을 넘어 경이롭기만 했다. 미술비평엔 인상비평, 양식비평, 재단비평 등이 있는데 가히 ‘공안비평’이라 할 장르가 나타난 것이다.
- P176



그런데 <실천문학> 남도 답사에서 황석영 형은 3시간 만에 마이크를 내려놓고 내가 8시간 마이크를 잡으면서 나도 ‘구라’의 반열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때 아마도 윤재걸 시인이 한 말 같은데 백기완 선생이 라디오 시대 이야기꾼, 황석영이 흑백텔레비전 시대 이야기꾼으로 통했는데 유홍준이 컬러텔레비전 시대 이야기꾼으로 등장했다고 해서 모두 박수 치며 웃었다. 이후 방동규 선생은 끝까지 재야의 라디오로 남고 내가 백기와, 황석영과 함께 ‘조선의 3대 구라’로 꼽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와 별도로 도올 김용옥의 등장 이후 나는 이어령, 김용옥과 함께 세칭 ‘3대 교육 방송’으로 불리기도 했다. - P337


bookholic 2025-02-21 공감 (20) 댓글 (0)

















































(21)

금연은 정말 힘들다. 마크 트웨인은 역설적으로 말했다. “담배를 끊는 일은 아주 쉬운 일이다. 나는 백 번도 넘게 끊었으니까.” 20년 전 경험에 의하건대 금연은 매정하게 결별하는 의지밖에 없다. 금연 뒤에 찾아올 기쁨을 기대하며 끊어야 한다. 이제는 아침마다 칵칵거리지 않게 되고 양치질할 때 나오는 조갯살만 한 가래도 없어질 것이다. 방에선 곰팡내가 사라질 것이고, 얼굴엔 살이 뽀송하게 오르며 피부도 맑아질 것이다.



(77-78)

그래서 1905년에 발표한 대한제국 규정은 우측통행을 명시했다. 그런데 기찻길이 좌측통행으로 들어오면서 혼란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게다가 일제가 강점하면서 조선총독부는 아예 1921년 도로 규칙을 일본과 똑같이 좌측통행으로 바꾸었다. 그리고 지금은 모두 철거된 서울 시내 전차들도 좌측으로 달렸다. 그때는 기차, 자동차, 사람 모두 영국, 일본과 마찬가지로 좌측통행의 나라였던 것이다.

그러나 8.15 해방이 되고 미군이 들어오면서 미국식 우측통행 자동차가 거리를 누비면서 자연스럽게 우리나라의 찻길은 우측통행이 되었다. 미군정은 1946년 차량 우측통행을 규칙으로 명시하였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은 기존의 습관대로 좌측통행을 하고 있었다. 더욱이 1962년 제정된 도로교통법이 ‘보도와 차도의 구분이 없는 도로에서는 좌측보행’이 원칙이라고 규정하면서 좌측보행이 굳어지게 되었다.



(82)

각 나라의 백자에는 자연스럽게 그 민족의 미적 정서가 반영되어 있다. 일찍이 일본의 민예학자 야나기 무네요시는 한중일 동양 3국의 도자기를 조형의 3요소인 선, 색, 형태와 비교하면서 중국은 형태미가 강하고, 일본은 색채가 밝고, 한국은 선이 아름답다고 했다. 때문에 중국 도자기는 완벽한 형태미를 강조하고, 일본 도자기는 화려한 색채미를 보여주는 데 반하여 한국 도자기는 부드러운 선맛을 자랑한다고 했다. 그래서 도자기 애호가들은 중국 도자기는 멀리 높은 선반에 올려놓고 보고 싶어하고, 일본 도자기는 옆에 가까이 놓고 사용하고 싶어지는데, 한국 도자기는 어루만지게 싶게 한다는 것이다. 그 따뜻한 친숙감과 사랑스러운 정겨움이 조선백자의 특질이다.



(95)

1. <조선왕조실록>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그리고 천재지변 등 다방면의 자료를 수록한 종합 사료로서 가치가 높다.

2. 중국, 일본, 베트남 등 실록이 있는 나라 중 편찬된 실록은 후손 왕이 보지 못한다는 원칙을 지킨 나라는 조선왕조뿐이다.

3. 위 원칙의 고수로 <조선왕조실록>은 기록에 대한 왜곡이나 고의적인 탈락이 없어 세계 어느 나라 실록보다 내용 면에서 충실하다. 책 권수로 치면 중국 명나라 실록이 2,900권으로 더 많으나 실제 지면 글자 수는 1,600만자 정도로, 4,965만자인 <조선왕조실록>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4. 중국, 일본, 베트남 등의 다른 나라 실록들은 대부분 원본이 소실되었고 근현대에 만들어진 사본들만 남아 있으나 <조선왕조실록>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왕조 시기의 원본이 그대로 남아 있다.



(176)

미족미술협의회(민미협)는 이 그림을 1989년도 달력에 실었다. 그런데 이를 이용하여 부채를 만든 인천 지역의 한 재야청년단체를 수사하던 서울시경 대공과에서 느닷없이 신학철 화백의 집을 압수수색하고 신 화백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연행하였다. 경찰은 어이없게도 이 그림이 북한을 찬양한 것으로 보았던 것이다. 해석인즉, 그림 아래쪽에서는 남한 사람들이 힘겹게 노동을 하고 있고, 위쪽에서는 북한 사람들이 푸짐한 밥그릇을 앞에 놓고 춤을 추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그림을 한반도 지형으로 보면 초가집은 평양의 생가를 암시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식으로 그림을 해석할 수 있다는 경찰의 대공적 상상력이 어처구니없음을 넘어 경이롭기만 했다. 미술비평엔 인상비평, 양식비평, 재단비평 등이 있는데 가히 ‘공안비평’이라 할 장르가 나타난 것이다.



(256)

<더불어 숲>은 신영복 선생이 세상을 떠나기 보름 전에 쓴 작품이다. 이 마지막 작품은 대작인 데다 획에 흔들림이 없이 전혀 절필 같지 않고 오히려 이제까지 당신이 살아온 삶과 사상과 예술이 이 한 작품에 담긴 것 같은 웅혼함이 있다. 그 ‘더불어 숲’이라 쓴 네 글자 아래에는 작은 글씨로 이렇게 쓰여 있다.

‘나무가 나무에게 말했습니다. 우리 더불어 숲이 되어 지키자.’



(337)

그런데 <실천문학> 남도 답사에서 황석영 형은 3시간 만에 마이크를 내려놓고 내가 8시간 마이크를 잡으면서 나도 ‘구라’의 반열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때 아마도 윤재걸 시인이 한 말 같은데 백기완 선생이 라디오 시대 이야기꾼, 황석영이 흑백텔레비전 시대 이야기꾼으로 통했는데 유홍준이 컬러텔레비전 시대 이야기꾼으로 등장했다고 해서 모두 박수 치며 웃었다. 이후 방동규 선생은 끝까지 재야의 라디오로 남고 내가 백기와, 황석영과 함께 ‘조선의 3대 구라’로 꼽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와 별도로 도올 김용옥의 등장 이후 나는 이어령, 김용옥과 함께 세칭 ‘3대 교육 방송’으로 불리기도 했다.







bookholic 2025-01-05 공감 (2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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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잘 읽었습니다.
늘 한자리에서 술술 읽히는 책,
아끼며 읽기가 힘든 게 흠이에요ㅎㅎ
다음 답사기를 기다리며 이만 총총하겠습니다^^

아, 서머싯 몸의 ‘서밍 업‘ 편에서,
‘자산‘의 영어 스펠이..오자더라고요.
asset이 assert로..^^;;;
쓸데없이 눈만 밝아 죄송해요~^^;;
ju 2024-11-03 공감 (2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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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 한 글자가 읽는 내내 떠올랐다. 문사철을 함께 나누는 낭만, 시대정신이 충만했던 그들의 젊은시절의 낭만. 요즘 모이면 돈이나 골프, 건강, 노는 얘기, 술이 전부인데 이렇게 마음이 잘 맞는 친구들과 오래 교류하면서 역사를 만들어간 선생이 부럽다. 좋은 스승 동료 선배 후배 절실하다
transient-guest 2025-03-15 공감 (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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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 청년, 지식인,
교양인, 지성인, 학자,
문필가, 의리남, 소통인,
현미경과 망원경을 함께 지닌,
훌륭한 스승과 벗을 둔,
글도 말도 빛나는
유홍준 선생을
읽는 행복한 독자인 나
utkinda 2024-11-13 공감 (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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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답사기를 다 읽은 저로서는 기대가 컸습니다
중반으로 갈수록 소위 민주주의라 일컫는 민중예술에 대한 이야기라 좀 편치 않았네요...
김민선 2025-01-01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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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상종의 좋은 예가 아닐까
깊이있고 치열하게 살아낸 유홍준 교수의 삶과 그의 인생에 지적 우듬지와 같았던 사람들 이야기가 인상 깊다. 역시 구력과 내공에는 이유가 있다.
이겸로 선생,화가 신학철, 신영복 교수, 언론인 리영희, 무용가 이애주, 음악 김민기, 시인 김지하
맹견 2025-01-30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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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사기는 계속된다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요즘 컨디션이 안 좋아서, 독서 편지가 많이 밀려 있구나. 오늘도 컨디션이 썩 좋지는 않아. 그런데다 윤석열 탄핵 선고도 아직이고, 그들은 여전히 거짓말만 일삼는구나. 그것이라도 빨리 해결이 되어야 할 텐데 말이야. 오늘도 컨디션이 안 좋아서 최대한 요점만 간단히 쓰도록 해야겠다.

오늘 소개할 책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로 유명한 유홍준 님의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라는 책이란다. 유홍준 님의 책들은 주제가 뚜렷하단다. 대부분 우리나라 문화 유산에 관한 책이지. 그렇다 보니 일상 생활을 하면서 쓴 에세이들은 책으로 낼 생각을 안 했대. 그러다가 이번에 출판사의 제의도 있고 해서 그런 글들을 모아서 낸 책이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란다. 책 제목을 참 지은 것 같구나. <나의 ~ 답사기>는 유홍준 님의 상징적인 제목이잖니. 지은이를 보지 않아도 누가 봐도 유홍준 님의 책이라는 것을 알 거야.



첫 번째 글은 마지막 담배를 피우면서 적은 글인데, 금연이 어렵다고들 하지만 이번에는 꼭 성공하시길 바란다. 새해 들어 많은 계획들을 세우는데 흡연가들이 꼭 하는 계획이 담배를 끊는 것이지만 그것이 그리 쉽지 않은 것 같구나. 매년 년초마다 금연 계획을 하는 이들도 있으니... 그런데 역설적으로 마크 트웨인은 담배 끊는 일이 아주 쉽다고 했는데, 그 이야기를 들어보니 미소가 지어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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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금연은 정말 힘들다. 마크 트웨인은 역설적으로 말했다. “담배를 끊는 일은 아주 쉬운 일이다. 나는 백 번도 넘게 끊었으니까.” 20년 전 경험에 의하건대 금연은 매정하게 결별하는 의지밖에 없다. 금연 뒤에 찾아올 기쁨을 기대하며 끊어야 한다. 이제는 아침마다 칵칵거리지 않게 되고 양치질할 때 나오는 조갯살만 한 가래도 없어질 것이다. 방에선 곰팡내가 사라질 것이고, 얼굴엔 살이 뽀송하게 오르며 피부도 맑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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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금은 우측 통행이 상식이 되었지만, 아빠가 어렸을 때만 해도 걷는 것은 좌측 통행을 해야 한다고 했어. 자동차는 우측 통행, 사람은 좌측 통행... 그렇게 자동차와 사람의 통행 방향이 달랐던 이유는, 우리나라의 굴곡지고 아픈 역사와 관련이 있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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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78)

그래서 1905년에 발표한 대한제국 규정은 우측통행을 명시했다. 그런데 기찻길이 좌측통행으로 들어오면서 혼란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게다가 일제가 강점하면서 조선총독부는 아예 1921년 도로 규칙을 일본과 똑같이 좌측통행으로 바꾸었다. 그리고 지금은 모두 철거된 서울 시내 전차들도 좌측으로 달렸다. 그때는 기차, 자동차, 사람 모두 영국, 일본과 마찬가지로 좌측통행의 나라였던 것이다.

그러나 8.15 해방이 되고 미군이 들어오면서 미국식 우측통행 자동차가 거리를 누비면서 자연스럽게 우리나라의 찻길은 우측통행이 되었다. 미군정은 1946년 차량 우측통행을 규칙으로 명시하였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은 기존의 습관대로 좌측통행을 하고 있었다. 더욱이 1962년 제정된 도로교통법이 ‘보도와 차도의 구분이 없는 도로에서는 좌측보행’이 원칙이라고 규정하면서 좌측보행이 굳어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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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네스코 세계 기록유산으로 등록된 조선왕조실록... 그렇게 오랜 왕조의 전체를 기록으로 남긴 왕조는 전무후무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어. 그리고 그 원본이 오늘날까지 내려오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우리나라처럼 외세 침략이 많았던 나라에서 원본이 오늘날까지 내려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란다. 선조들의 노력이 아니었다면 그것이 오늘날까지 전해지긴 쉽지 않았을 거야. 유네스코 세계 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이유를 보니, 국뽕이 절로 생기는 것 같구나. 이런 것은 정말 자랑스러워할 만하구나. 우리나라는 옛날부터 소프트파워가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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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1. <조선왕조실록>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그리고 천재지변 등 다방면의 자료를 수록한 종합 사료로서 가치가 높다.

2. 중국, 일본, 베트남 등 실록이 있는 나라 중 편찬된 실록은 후손 왕이 보지 못한다는 원칙을 지킨 나라는 조선왕조뿐이다.

3. 위 원칙의 고수로 <조선왕조실록>은 기록에 대한 왜곡이나 고의적인 탈락이 없어 세계 어느 나라 실록보다 내용 면에서 충실하다. 책 권수로 치면 중국 명나라 실록이 2,900권으로 더 많으나 실제 지면 글자 수는 1,600만자 정도로, 4,965만자인 <조선왕조실록>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4. 중국, 일본, 베트남 등의 다른 나라 실록들은 대부분 원본이 소실되었고 근현대에 만들어진 사본들만 남아 있으나 <조선왕조실록>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왕조 시기의 원본이 그대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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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은 원본과 번역본을 인터넷에서 자유롭게 볼 수 있다고 하는구나. 해당 사이트를 들어가 보니 직역을 해 놓아 재미있게 읽히지는 않을 것 같구나. 재미있게 편집된 책이나 만화 등으로 한번 쭉 읽어보면 좋겠구나.

...

이 책에는 유홍준 님의 지인에 관한 이야기들도 실려 있단다. 주로 돌아가신 다음 그들을 추모하면서 적은 글들이었어. 유홍준 님의 주례를 서 주신 리영희 선생님, 평생 민주화 운동을 하신 백기완 선생님, 억울한 옥살이를 하면서도 삶을 사랑하신 신영복 선생님, 그 외에 백남준, 홍세화, 이애주, 김민기 등 여러 분들을 추모하는 글들을 실었단다. 그 사람을 보려면 그 사람의 친구를 보라는 말이 있는데, 유홍준 님과 어울리신 분들을 보니 유홍준 님은 참 성공하신 분인 것 같구나. 여러 분들의 이야기 중에, 신영복 님이 남기신 말이 좋아서 발췌해 보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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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

<더불어 숲>은 신영복 선생이 세상을 떠나기 보름 전에 쓴 작품이다. 이 마지막 작품은 대작인 데다 획에 흔들림이 없이 전혀 절필 같지 않고 오히려 이제까지 당신이 살아온 삶과 사상과 예술이 이 한 작품에 담긴 것 같은 웅혼함이 있다. 그 ‘더불어 숲’이라 쓴 네 글자 아래에는 작은 글씨로 이렇게 쓰여 있다.

‘나무가 나무에게 말했습니다. 우리 더불어 숲이 되어 지키자.’

=========================

....

오늘은 이 정도로 짧게 마친다. 유홍준 님은 그래도 뭐니뭐니 해도 문화유산에 대한 글을 쓰실 때 글이 살아있고 신명 나는 것 같더구나. 이 책보다는 유홍준 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읽어봤으면 좋겠구나. 그런데 기행문이라는 시의성을 띠기도 해서 초창기 책들은 너희들이 이해 안 가는 부분도 있을 것 같지만, 우리나라 문화 유산을 이해하는데는 이만한 책이 없으리라 생각한다. 유홍준 님은 앞으로 국토박물관 순례를 두세 권 더 쓰고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시리즈를 마무리하신다고 하는구나. 일생의 큰 목표를 다 이루실 때까지 건강하실 바라고, 그 이후에는 방송이나 유튜브를 통해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계속 들려주셨으면 좋겠구나.

이상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새해로 들어서면서 나도 담배를 끊었다.



책의 끝 문장: 이제 <국토박물관 순례>를 두세 권 더 쓰고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대장정을 마치려고 하니 이번에는 진짜 막을 내리게 될 것이다.










각 나라의 백자에는 자연스럽게 그 민족의 미적 정서가 반영되어 있다. 일찍이 일본의 민예학자 야나기 무네요시는 한중일 동양 3국의 도자기를 조형의 3요소인 선, 색, 형태와 비교하면서 중국은 형태미가 강하고, 일본은 색채가 밝고, 한국은 선이 아름답다고 했다. 때문에 중국 도자기는 완벽한 형태미를 강조하고, 일본 도자기는 화려한 색채미를 보여주는 데 반하여 한국 도자기는 부드러운 선맛을 자랑한다고 했다. 그래서 도자기 애호가들은 중국 도자기는 멀리 높은 선반에 올려놓고 보고 싶어하고, 일본 도자기는 옆에 가까이 놓고 사용하고 싶어지는데, 한국 도자기는 어루만지게 싶게 한다는 것이다. 그 따뜻한 친숙감과 사랑스러운 정겨움이 조선백자의 특질이다. - P82



미족미술협의회(민미협)는 이 그림을 1989년도 달력에 실었다. 그런데 이를 이용하여 부채를 만든 인천 지역의 한 재야청년단체를 수사하던 서울시경 대공과에서 느닷없이 신학철 화백의 집을 압수수색하고 신 화백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연행하였다. 경찰은 어이없게도 이 그림이 북한을 찬양한 것으로 보았던 것이다. 해석인즉, 그림 아래쪽에서는 남한 사람들이 힘겹게 노동을 하고 있고, 위쪽에서는 북한 사람들이 푸짐한 밥그릇을 앞에 놓고 춤을 추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그림을 한반도 지형으로 보면 초가집은 평양의 생가를 암시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식으로 그림을 해석할 수 있다는 경찰의 대공적 상상력이 어처구니없음을 넘어 경이롭기만 했다. 미술비평엔 인상비평, 양식비평, 재단비평 등이 있는데 가히 ‘공안비평’이라 할 장르가 나타난 것이다.
- P176



그런데 <실천문학> 남도 답사에서 황석영 형은 3시간 만에 마이크를 내려놓고 내가 8시간 마이크를 잡으면서 나도 ‘구라’의 반열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때 아마도 윤재걸 시인이 한 말 같은데 백기완 선생이 라디오 시대 이야기꾼, 황석영이 흑백텔레비전 시대 이야기꾼으로 통했는데 유홍준이 컬러텔레비전 시대 이야기꾼으로 등장했다고 해서 모두 박수 치며 웃었다. 이후 방동규 선생은 끝까지 재야의 라디오로 남고 내가 백기와, 황석영과 함께 ‘조선의 3대 구라’로 꼽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와 별도로 도올 김용옥의 등장 이후 나는 이어령, 김용옥과 함께 세칭 ‘3대 교육 방송’으로 불리기도 했다. - P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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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holic 2025-02-21 공감(2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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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gaudium 2024-11-14 공감(9)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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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지만 보인만큼 느끼는 것은 순전히 본인 몫이다. 각자 몫인거다.. 이 책이 잡문스러워 진 연유는 그래서인가보다.. 늘 충실한 가이드를 자처했기에 기본은 그 정도 될줄 알았는데 그에도 미치지 못한다. 몇몇 소재와 인물, 시대상이 눈에 띄는 정도다.. 조금 더 연결고리를 만들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시김새 2024-11-12 공감(6)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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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역시 유홍준이야, 글은 이래야 제맛이지~



책방, 얼마 전 창비부산에 방문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출판 30주년이 전시회를 둘러봤었다. 대학 시절, 유홍준 님의 답사기를 읽고, 우리의 역사와 문화재, 그리고 여행과 글쓰기에 대해 많은 탄성과 공감으로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인지 SNS에서 본 그의 잡문집 출판 소식에 사정없이 주문! 머리글과 첫 산문을 읽자마자 "역시, 유홍준이야, 글은 이래야 제맛이지~" 라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책을 한 페이지씩 넘길 때마다 유홍준 님의 우리 문화재에 대한 애정이 진하게 배어 나온다. 자신을 수줍게 숨기면서 주변 모두를 하나로 보듬을 수 있는 여유와 넉넉함이 저절로 느껴진다. 그래서 한 권의 산문집을 읽는 게 아니라, 그가 세상을 보고 느끼며 살아왔던, 저 깊은 곳에서 울리는 삶에 대한 자세를 느끼게 된다. 그래서 손은 자꾸 책을 쓰다듬게 된다. "아, 난 이렇게 살 수 없을까?"



책은 그리고 나를 자꾸 떠나라고 부채질한다.

"보길도 고산 윤선도의 원림인 세연정에 떨어진 동백꽃이 둥둥 떠 있을 때, 다산 정약용이 유배 시절 즐겨 찾았던 강진 백련사의 동백나무 군락지는 천연기념물 그 숲속 자그마한 승탑 주위로 떨어진 동백꽃이 가득 널려 있을 때는 가히 환상의 나라로 여행 온 것 같다."(p30)

유홍준 님이 알려준 길을 따라 다가올 초봄에는 보길도로, 백련사로 가야겠다.



책에는 유머와 위트가 빠지지 않는다.

정부의 각 청장들이 모여 10만 제곱킬로미터, 즉 300억 평 정도되는 우리나라 땅덩어리에서 자신들이 관할하는 면적을 주고받는 부분(p108)이 재미있다.

"우리나라 면적 300억 평 중 3분의 2가 산이기 때문에 산림청은 200억 평을 관리합니다."

"경찰청은 에눌 없이 300억 평의 사람을 대상으로 합니다."

"우리나라 바다는 영토의 4배이나 해양경찰청은 1,200억 평을 관리합니다."

"문화재청이 직접 관리하는 것은 5대 궁궐과 40개 조선왕릉이지만 전국에 산재해 잇는 구보, 보물뿐만 아니라 300억 평 땅속에 있는 매장문화재도 관리하고, 1,200억 평 바다에 빠져 있는 침몰선 200여 척의 수중문화재도 관리합니다."

"우리 기상청은 업무 면적이 평수로 계산이 되지 않아요."



책의 <제3장 답사 여적>에서는 백두산과 중국, 일본을 답사하며 느낌 점이나 후기를 모아 놨다. 한중일 삼국에 대한 편견 없는 이해와 식견이 느껴진다. 특히, 중국의 발전을 소개하며 이들이 자주 쓰는 말인 '인인유책'(사람마다 책임이 있다, p148)이라는 단어가 인상적이다.

나의 가족과 만나는 사람들, 직장에서의 일이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공동체의 문제라는 인식이 공감된다.

"거리 청결 인인유책"

"문화재보호 인인유책"

"문명 창달 인인유책"



책,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는 앞서 말한 것처럼 여행과 유머, 깊은 식견과 더불어 다양한 사람들이 나온다.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 백남준, 거칠고 투박한 서민의 삶을 담은 오윤, 학전의 이끈 딴따라 김민기 등 유홍준 님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많은 이들을 느껴볼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에서 가장 집중해 읽은 것은 부록에 실린 '나의 글쓰기' 부분이었다. 아무런 인연도 없던 그를 따라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떠난 것도 다 그의 유려한 글 때문이지 싶다.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과장이나 가식 없이 진솔하게 풀어쓴 그의 글은 나는 물론 우리 사회를 감동시켰고, 그 덕분에 이렇게 다시 그의 책을 펼친 것이 아니겠는가.

긴 호흡으로 읽으며 "역시, 유홍준이야, 글은 이래야 제맛이지~"라는 감탄이 절로 나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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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2024-12-25 공감(5)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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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집/잡문집]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 유홍준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의 대표작이라고 하면 아마도 중고등학생들은 물론 성인들의 필독서처럼 여겨지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꽤 많은 시리즈가 출간되었고 읽어 본 사람들도 많을텐데 이번에는 작가님의 인생 이야기를 그동안의 여러 직함을 거치는 동안 경험한 이야기와 합쳐 펴낸 책이 바로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이다.

어쩐지 제목과 그 내용이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좀 덜하기도 하지만 한때 우리에겐 글쓰기와 관련한 관심이 높았던 때가 있었다. 작가를 목적으로 하진 않더라도 글쓰기를 좀더 잘하고픈 사람들이 글쓰기의 고수로 불리는 이들의 비법을 찾아 읽기도 했는데 그런 사람들 중 한 명이라면 단연코 베스트셀러 작가를 빼놓을 순 없을 것이다.

책에서는 그런 작가님의 글쓰기와 관련한 이야기를 경력에서 경험한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만나볼 수 있는데 그러한 글중에서는 아무래도 문화재청장일 당시의 이야기도 있었는데 좀더 흥미롭게 다가오는 것도 사실이다.
작가님는 서문과도 같은 글에서 자신을 글쟁이라고 표현한다. 자신을 한없이 낮춘 말이다. 작가님의 글쓰기를 통해 우리나라 사람들의 우리의 역사에 더욱 관심을 갖게 했고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를 더 많이, 그리고 제대로 알게 되었으니 그 공헌한 바가 얼마나 큰가 말이다.

책에서는 작가님이 어떠한 연유로 글쓰기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는지와 같은 이야기나 여러 답사와 관련해서 보고 느낀 바도 담겨져 있다. 그러니 이 책은 유홍준 잡문집이자 산문집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답사기와 관련한 책들이 익숙한 분들은 유홍준 작가님이 무려 30년만에 에세이를 통해서 그동안 작가님의 삶은 물론 그 과정에서 만난 여러 사람들과의 일화 등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작가님이 말하는 좋은 글쓰기와 관련한 15가지의 조언도 읽어볼 수 있고 옥중 편지는 물론 대학생 시절의 시험 답안지까지 공개하고 있다니 이 또한 글쓰기의 연장선상에서 읽어보면 이 책이 가지는 의미와 가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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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zahbs 2024-11-19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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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 잡문집 -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문화유산 전도사, 문화재청장 등으로 대중에게 널리 알려져 있지만

500만 부 판매의 신화를 쓴 명실상부 대한민국 대표 작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저자 '유홍준'

이번엔 그가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고 하였습니다.



"속되게 말해서 나는 글쟁이다. 옛날 식으로 말하면 문사이다.

문집을 읽을 때도 나는 대게 잡저를 눈여겨보았다. 거기엔 인생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내가 '답사기'라고 해놓고 이 소리 저 소리 다 이야기하는것에는

이런 잡문의 정신이 들어 있는 것이다."



자신의 글쓰기 비법과 '문장수업'의 이력을 낱낱이 공개하며 작가 스스로 '잡문'이라고 말하는 글들의 매력을!

그의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그렇지 않아도 그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책들과 함께 성장한 저로서도 그의 사적인 이야기가 궁금하였습니다.

어떤 이야기들을 건넬지...



그의 문장은 사람을 움직이게 한다

그가 걸은 곳마다 이야기가 피어난다

시대와 호흡하는 지성인의 고뇌와 서정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그의 글에는 역시나 '맛'이 있었습니다.

특유의 입담이, 인문정신이, 무엇보다 50년 지기 홍세화·김민기 등을 떠나보내며 쓴 추도사에서는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세월을 뛰어넘은 우정이, 자신의 주례 선생인 리영희 선생에 대한 회고에서는 질곡 많은 현대사 속에서도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했던 지식인들의 교류가 여느 작가에게서는 느낄 수 없었기에 이번 책이 의미 있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서울의 대표적인 전통문화 거리 '인사동'

고서점, 고미술상, 화랑, 전시장, 표구점, 화방, 필방, 공방, 전통한지 가게, 전통공예품 가게가 즐비하고

전통찻집과 전통음식점들이 골목골목에 퍼져 있어

전통과 예술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그리고 드나드는 이들이 문화예술인과 높은 교양이 풍기는 중년 신사들이어서 거리엔 문기가 넘쳤던 이 거리.

하지만 지금은 오직 고미술상과 민예품 가게들이 전통거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고 찾는 이 없는 고서점들이 모두 문을 닫은 지 오래인데...

고서점 중에서도 통문관 이겸로 선생이 계실 때가 문화의 거리다웠다며 이겸로 선생에 대한 이야기를 펼쳤는데...



"내가 돌봐주던 낡은 책들이 내 노년을 이렇게 돌봐주고 있다오."



스스로 책방 주인이라고 낮추었지만 누구 못지않은 애서가였던 선생.

2015년 가을 유홍준 교수가 공개강좌를 하고 있던 어느 날



"내가 통문관 셋째요"



라며 그에게 다가온 고려대 중문학과의 이동향 명예교수는 선친 유품을 정리하다 이게 나왔다며 얇은 서첩 두 권을 그에게 건네주었는데 표지를 보니

한 권은 이광직이라는 문인이 단원 김홍도의 그림에 대하여 쓴 『단원화평』이고,

또 하나는 그림과 글씨의 기원에 관해 쓴 『서화연원』이라는 필사본이었다고 합니다.

표지 안쪽에 '수취인 유홍준'이 쓰여 있었지만 미처 보내지 못한...

훗날 아드님이 전달하면서 보낸 한문 편지가 있었는데...



모든 물건에는 주인이 있는 법인데, 이제 이 소책자가 주인에게로 돌아갑니다. 이 또한 선친의 뜻입니다. 청컨대 웃으면서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전 적벽부」에서의 한 구절이,

삶의 향기가 책에서 물씬 풍겨지는 듯한 이 느낌이

지금 이 책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인상적인 말이 있었는데...

그가 중국을 답사하면서 그들이 입에 붙이고 사는 표어가 있다고 하는데...

'인인유책', 즉 '사람마다 책임 있다'는 표어

이 말이 이번에 의미심장하게 와닿았습니다.



한 사람의 인생 이야기에서도 역사를 바라볼 수 있었고 문화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유홍준 '답사기'

벌써부터 이야기꾼 그의 이야기가 그리워지기 시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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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4-12-08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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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도착하자마자 읽기 시작해서 쭈욱 다 읽었다. 기다리던 시간에 비해 읽는 시간이 너무 짧아 아쉬웠다. 이 책에 우리 나라 근현대사가 압축되어 있는 것 같았고 우리 문화를 주름잡았던 1940년대 50년대 인물들이 하나둘 스러지는 것이 마음 아팠다. 이렇게 한 시대가 저무는구나. 마지막 부록 ‘나의 글쓰기‘는 유홍준 작가의 글쓰기 비법을 전수받는 것 같았다. 중요한 점을 잘 포착하신듯. 역시. 그의 어머니부터 가족, 결혼 등등 그의 인생 전반이 녹아있어 더 정감있고 푸근했다. 오래오래 건재하셔서 많은 유산을 더 물려주시길 바란다.
JYOH 2024-11-17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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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 자체가 이야기이며 문화유산








유홍준저자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를 본격적으로 읽게 된 시기는 고3 2학기 후반이었다. 대입 수시1차 합격 후 내신과 수능시험의 예외인간으로 분류되어 4분단 뒷문으로 밀려났을 시절, 그때 정말 많은 책을 읽은 것 같다. 수업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자리만 지키면 되는 나일론학생이다보니 그때가 독서 잡식의 시절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한국사에 대해 애정이 없던 인간이었지만 그 때 만큼은 이 책에 나온 곳 하나쯤이라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이야기 꾸러미들. 몇달만 있음 누가 뭐라 할 것 없는 성인이기에 혼자 배낭여행 삼아 전국기행도 갈 수 있을거라는 무식한 기대감으로 이야기들을 마구 먹어치웠던 문화유산답사의 꿈. 비록 시리즈에 나온 곳들 중 열 손가락을 채 꼽지도 못할 만큼만 다닌 방구석 기행자 이지만 기차만 타면 이 지역 어느 명소엔 이 문화유산이 있었지라는 생각을 단박에 떠올리게 만든 저자의 글은 한국 곳곳을 다니면서 알은체 하기 좋은 이야기들을 가득 담아두고 있다.

오늘은 문화유산 답사기가 아니라, 저자의 인생을 답사 할 수 있는 유홍준만의 인생만사 답사기를 챙겨서 기차를 타 보며 그가 살아온 삶에 대한 답사를 같이 시작해 볼 까 한다.













30년만에 내어 놓은 잡문집. 제목 그대로 작가의 어린시절은 물론이고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집필의 순간, 가족과 친구에 대한 이야기, 살아오며 닿아있던 인연에 대한 생각들, 그리고 부록으로 채워진 '좋은 글쓰기를 위한 15가지 조언'을 쭉 따라가보면 대단한 잡문집이며, 다시금 이 기억을 더듬어가며 낼 생각 없이 이 한 권으로 모든걸 끝내겠노라 싶어하는 저자의 욕심이 가득 담긴 모음이었다.



그가 말하는 글쟁이, 미술사학자, 문화재청장, 교수로서의 유홍준 인생만사가 담겨있으니 한 인간의 역사 뿐만 아니라 그 사이사이 현대사의 굵직 굵직한 사건을 온 몸으로 겪어낸 것을 들어보면 격동의 시대를 살아낸 사람의 대단함에 감사의 마음을 표하게 된다. 모든 이야기의 끝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멈추지 않았고, 굴복하지 않았으며, 외면하지 않았기에 나는 방구석 쇼파에 앉아 느슨한 자세로 문화유산의 세세함을 알아 갈 수 있었고, 살아본 적 없는 시대를 선명하게 그릴 수 있음에 감사하게된다.

큰 아버지 뻘 되는 저자의 이야기는 항상 재미나고 지루할 틈이 없었으니 당신의 일대기를 말하는 순간엔 얼마나 더 재미날지. 이제 국보급 역마살 글쟁이씨의 애틋한 세상에 스며들어본다.














📖우리 어머니 이력서_ "내가 죽으면 네 친구들이 죄다 문상 오는 게 장관일 텐데 그걸 볼 수 없는 게 서운하구나."



이야기는 2014년 어머니의 미수연을 맞이하며 나누던 이야기와 함께 저자가 기억하는 부모님의 젊은 시절과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담아두었다. 어머니는 정신대를 피하기 위해 일찍 결혼을 서두르셨고, 아버지쪽에서는 집안일을 해주고 제사를 지내줄 며느리가 필요로 했기에 맺어진 급한 혼사. 그리고 6.25시절 피난을 다니던 순간과 저자의 대학생 시절을 돌아보며 함께 추억하는 순간을 담아두었다. 사랑방 내지 꿀방으로 일컫을 만큼 데모꾼의 아지트 였지만 어머니의 너른 마음 덕에 배 곯는 청춘 없이 연탄불 한번 더 떼어가며 아침 먹여 보내주시던 모두의 어머니 같은 분. 그런 복작복작거리는 곳이었으니 아버지 또한 임종 며칠 전 우스개 소리로 하셨던 말에 아들이 하는 일에 대한 열렬한 지지와 응원이 대단한것으로 보여졌다. 운동권에 있던 학업에 몰두하던 자식이 하는 것에는 당신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응원하고 힘을 보태는 것을 보니 이러한 환경속에서 자라는 사람은 무얼 해도 자신감이 넘칠 수 밖에 없고, 어떻게 해서라도 이루리라는 목표가 절로 생기는 거라고 느껴졌다. 그러니 잡문집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제 1장 인생만사의 마지막에 자랑스럽게 어머니의 이야기를 담아 놓은거라 보여졌다.














📖문화재청장의 관할 영역_ 문화재청이 직접 관리하는 것은 5대 궁궐과 40개 조선왕릉이지만 전국에 산재해 있는 국보,보물뿐만 아니라 300억 평 땅속에 있는 매장문화재도 관리하고 1,200억 평 바다에 빠져 있는 침몰선 200여 척의 수중문화재도 관리합니다. 게다가 천연기념물고 몽골에 가 있는 검독수리, 태국에 가 있는 노랑부리어저새가 잘 있는지 살펴야 합니다.



문화재청장 시절 청장 10여 명이 모여 식사를 하며 모처럼 담소를 나누면서 하는 저마다의 업무 고달픔의 토로하게된 순간을 담아두었다. 각자의 시각으로 보며 통계청, 산림청, 경찰청, 해양경찰청까지 저마다의 관할 면적과 관리 범위를 말하다 제일 영역이 협소해 보이는 저자에게 화살이 넘어갔을 때 말한 내용이다. 마지막은 기상청으로 넘어가 업무 면적이 평수로 계산되지 않다는 말에 인생도처 유상수임을 느끼고 다들 해탈의 웃음을 짓게된다.

문화재라 하면 학창시절에 책에 있던 장소, 각각의 지역마다 한복을 빌려입고 들어가 사진을 찍는 장소, 외국인이 몰려와서 관광하는 코스가 끝이라 생각이 되지만 너머의 시각으로 보면 아직 발굴되지 않은 채 땅 속과 바다 속에 뭍혀있는 것들, 그리고 발굴중이지만 정확히 시대를 파악하지 못해 연구중인 것들을 떠올려 볼 때 문화재들이 가지고있는 각각의 스토리를 떠올려보면 그 깊이가 대단하리라 여겨진다. 작은 토기나 조형물 하나에도 그 시대상은 물론이며 만들어진 계기와 지금껏 보관되어온 역사를 가늠해 보면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의 무언가가 후대에 소중히 보전해야 할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있을지도 궁금해진다. 빨리 생겨나고 빨리 소진되어가는 세상인데 과연 훗날의 그들은 우리가 쓰고 생활하는 것에서 시대를 가늠하며 사회상을 유추할 만한 존재성을 지닐지 책읽는 와중에도 주변을 두리번 거리게 만들었다.











📖백남준: 나는 그분의 조문객이고 싶었다_ 백남준의 장례식다웠다. 어느 신문이 장례식을 보도하면서 "웃으면서 보냈다"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인간미 넘치는 장례식이었고, 무슨 공연장에 있는 것으로 착각할 정도로 사람을 아주 편안하게 해주는 분위기가 흘렀다. 더불어 고인의 위업을 기리며 그의 족적을 남김없이 회상하는 하나의 감동적인 퍼포먼스였다.



얼마전에 이적 콘서트 관람을 위해 세종문화회관을 간 적이 있다. 그때 보았던 조형물이 인상적이었는데 그 작품을 만든이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니 흥미로울 수 밖에. 이야기를 읽다가 고인의 명복을 한국에서 빌 수 없는 조건에 의아해 하기도 했다. 백남준은 국적이 미국이기 때문에 분향소를 나라에서 주관하지 못하고 한국미술협회가 장소를 빌려서 마련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는 것도 나는 이 책을 통해서 뒤늦게 알게 되었다. 융통성이 없는 조치라 봐야 할까 어느 누구도 예외를 두지 않는 곧은 관점으로서의 행정으로 봐야할까. 백남준 같은 예외도 있지만 그 예외마저 두지 않겠다는 것에서 저자는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예술인의 장례에 모국에서의 예우가 아쉬워 자신의 휴가를 써가며 뉴옥으로 떠나 그의 마지막을 함께한과정을 담아두었다.

저자는 미리 백남준 선생과의 인연은 없었음을 먼저 일러두었다. 백남준의 예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지만 다만 그가 한국인이라는 것에 대한 자랑스러움이 가득했음을 실토했다. 백남준의 비디오아트가 펼쳐질 즈음 한국의 가정에는 비디오는 커녕 텔레비전도 없던 시절이니 당연히 생소했겠지. 세상을 보는 시각을 좀 더 빠르게 당겨온 인물에 대한 존경의 마음. 같은 한국인이라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고인의 업적에 대한 감사함과 후대로서 그 뜻을 잊지 않겠다는 신념으로서 직접 가서 인사를 했던 저자. 누군가를 깊이 존경하고 진득하게 응원하는 마음이라면 아마 저자의 나흘간 행보가 충분히 이해되었으리라 보여졌다. 이 마음이면 진짜 뭔들 못 가겠어.











📖리영희: 나의 주례 선생님_ "그게 그거일 수 있으나, '나라'라는 말에는 파쇼 냄새가 나지만 '사회'라는 말에는 인간의 윤리가 살아 있다는 차이 아니겠어."



리영희 선생과 만남에 대한 스토리. 저자의 결혼식 주례사이며 유신독재 정권 시절을 살며 겪었던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인물. 내가 체크 해 둔 페이지에는 더 좋은 글들이 가득하다.선이 굴고 멀리 볼 수 있는 법을 일러두는 것 부터 시작하여, 의사 결정에 대한 다른 견해 속에서 결정적 순간 큰일에서 의견 차가 생긴다면 신랑은 반드시 신부의 의견을 따르라며 인생 선배로서 경험적으로 드리는 충고라며 말씀하딘 것을 떠올리며 저자는 대학교수 발령과 미술평론가로서의 갈림길의 순간을 떠올리며 주례사의 문장을 되새기기도 했다. 이토록 두고두고 곱씹으며 매번 순간마다 이마를 치게 만드는 사람의 깊은 이야기. 혼인서약서에 천편일률적으로 적혀있는 '진실한 남편과 아내로서의 도리를 다 할 것이며 어른을 공경하고 나라에 공한할 것을 맹서합니까?'에 나라가 아닌 사회라는 단어로 교정해두어 인간으로서의 윤리를 굳게 이어가길 바라는 먼저 산 인생 선배의 진짜 진심의 응원. 두 사람이 하나의 운명으로 사는 시작점에 진심을 다한 축복. 이토록 다채로운 삶의 순간마다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건 최고의 복이라 느껴진다. 인간적 행복을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러니 살아볼만한 이유가 뚜렷하다는 것. 그게 최고의 주례인거지.





인생만사라는 말이 찰떡처럼 여겨지는 것이 당신을 기르고 가르친 부모에 대한 이야기부터 이 업을 이어가며 겪어낸 고충과 최측근이 아니면 알 지못하는 직업적 생리까지. 자신의 삶에 영향을 준 예술가와 함께 연을 맺고 예술의 동반자로 지낸 벗과 스승에 대한 이야기까지. 저자의 글을 닮고 싶어하는 이들을 위해 자신의 글쓰기 방법과 다양한 문장수업은 유홍준의 특강을 들으며 열심히 필기한 내용을 받아들고 복기하는 느낌을 받았다.



저자의 글을 구구절절 다 담아두지만 질질끌고 좌르르 달려있는 핑계와 변명이 없어 좋다. 시대적이며 역사적인 스토리에 배우는 맛이 있고, 눈앞에 그려지는 세세함이 있어 담백한데 때로는 감칠맛이 있는 글맛에 계속 읽게만들고 책들을 수집하듯 책장에 좌르르 놓아두며 뿌듯해하는 나를 만들어 두는 것이 예사 글쟁이가 아님을 매번 감탄하게 만든다.

30년만의 에세이가 마지막 잡문집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 시간 이후 또 변화되고 농익어있을 저자의 글빨은 또 그 나이와 시선으로 나타내어질 만한 글맛이 있을 테니 이후의 삶에서 더해질 깊이있는 이야기들을 기대해본다. 유홍준만의 한국 문화 역사기행과 더불어 에세이가 촘촘하게 출간되길 응원해본다.


















📖창비를 통해 도서만을 제공받아 완독 후 작성된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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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곰님 2024-11-30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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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서평을 썼습니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아마 집에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한 권 쯤은 있을 것입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역사나 지리는 무척 재미없었던 반면 이 책을 통해서 알게된 우리나라 문화유산들은 무척 아름다우면서도 대단하게 느껴졌네요. 이후 우리나라 시리즈 뿐만 아니라 북한, 일본, 중국 등 새로운 책이 나올 때마다 읽었습니다. 가끔 여행지에서 같은 책을 들고 있는 사람을 보면 눈인사를 하기도 했었네요.

그동안 답사기나 미술을 소개하는 책들은 많이 내었는데 이번에 나온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에서는 저자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답사기로 유명하면서 문화재청장도 지냈는데 그동안 삶에서는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궁금하였네요.

담배를 피운 적은 없지만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뭔가 일이 잘 안 풀리거나 마음이 불안정할때 담배 한 대를 피우면 차분해지면서 생각이 정리된다고 합니다. 저자 역시 담배를 피우다가 나이가 들기도 했거니와 점점 애연가들이 눈치를 받고 담배를 피울 장소가 줄어드는 것을 보면서 담배를 끊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북한으로 답사를 가게 되었는데 백두산 정상에서 북한 안내원이 권하는 담배를 사양하기 어려워 다시 피웠다고 합니다. 담배를 끊기 위해 마지막 담배 한 대 피우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담배 경험이 없음에도 그동안 담배에 대한 고마움과 아쉬움이 잘 느껴졌네요.

미술사를 전공하면 그림, 서예, 도자기 등 많은 작품들을 보게 됩니다. 고려청자는 비취색이 무척 아름답고 화려한데 조선백자는 오히려 투박하게 보입니다. 그래서 고려의 기술이 조선으로 넘어오면서 명맥이 끊어지고 퇴보한게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지만 조선백자는 보면 볼수록 그 진정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고 하네요. 하얗고 둥그런 모습 때문에 달항아리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평창 동계 올림픽 당시 이를 모티브로 해서 성화대를 만들었으며 세계 유수의 박물관에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재 중 하나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과거 선조들은 이렇게 많은 작품들을 남겼지만 우리 세대는 100년 뒤에 국보나 보물로 지정이 될만한게 있는지 안타까워 하는데 발전의 논리에 밀려서 수십년만 지나도 과거의 것은 파괴하고 갈아엎다보니 문화적으로는 더 빈약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살면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인생의 행복 중 하나일 것입니다. 책 뒷부분에서는 그동안 인연을 맺었던 사람들과의 일화를 소개하고 있는데 주례를 섰던 리영희 선생과의 인연이 기억에 남네요. 리영희 선생은 한창 좌와 우로 나뉘어 싸우고 있을때 전환시대의 논리, 8억인과의 대화 등을 저술하면서 사람들에게 사상적으로 영향을 미쳤습니다. 혼인 서약서에 '나라를 위해 공헌' 한다는 구절이 있는데 나라에 줄을 긋고 '사회' 라고 바꾼 것을 보면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알 수 있네요. 모진 고문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 '대화' 등의 책을 펴낸 것을 보면 진정한 인생의 사표로 여겨질만한것 같습니다.

지금까지의 책과는 달리 이 책에서는 저자 자신의 이야기와 함께 어떻게 하면 글쓰기를 잘할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도 나와있어서 재미있었네요. 최근에는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읽지 않았었는데 다시 한번 읽어보면서 주말에 시간이 날 때마다 한번씩 가까운 곳부터 다녀와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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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inae 2024-11-10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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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문집에 충실한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6쪽, 나의 글쓰기는 일반적인 산문 형식을 벗어난 '잡문'의 성격이 강하다. 이는 내가 젊은 시절에 루쉰의 잡문에서 받은 영향 때문이다. 내 또래와 내 선배들 세대에게 루쉰은 지식인의 표상이었다. 루쉰은 자신의 글을 잡문이라고 했고 [아침 꽃을 저녁에 줍다]등 루쉰 잡문집이 여러 형태로 나와 있다. 그러나 루쉰의 잡문이란 그냥 잡문이 아니라 일상사에서 시작해 사상의 담론에까지 이르는 글이다.

옛 문인들의 문집을 읽을 때도 나는 시, 논, 소, 차, 서, 서, 척독 등 정통적인 글쓰기보다도 대개 마지막에 실려 있는 잡저를 눈여겨보았다. 잡저에는 세상만사가 다 들어 있고 거기엔 인생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내가 '답사기'라고 해놓고 이 소리 저 소리 다 이야기하는 것에는 이런 잡저와 잡문의 정신이 들어 있는 것이었다. 이에 나의 산문집을 아예 '유홍준 잡문집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라 이름 지었다.


유홍준 잡문집-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창비




서문에서 밝히는 대로 저자가 살아 온 인생만사가 다 들어있는 잡다한 글, 그런데 그 저자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저자 유홍준인, 저자의 이름만으로도 글의 완성도와 신뢰도가 보장된다는 건 크다. 기념비적인 교양 시리즈가 된 답사기의 역사적인 첫 권이 '남도답사 일번지'였고, 전라남도 장흥 출신인 아버지는 행복한 얼굴로 우리 가족을 차에 태워 고향으로 향했고, 아버지의 가방 안에는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1권이 당연하게 들어 있었다.



당시 초등학생이던 내 눈에도 재미있게 술술 읽혔던 답사기가 품고 있던 힘은 강력했다. 책에 부록으로 실린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이력서'를 읽고 나면 오랜만에 답사기를 다시 한 번 더 읽고 싶어진다. 일단 이 잡문집을 읽는다. 잡문집도 너무나 재미있다. 잡문집은 원래 재미있다. 한국의 봄꽃을 이야기하는 '꽃차례'나 바둑의 사례로 한미 FTA의 필요성을 역설한 글 '바둑 FTA', 아재 개그의 진수 '문화재청장의 관할 영역'은 재미있고, 답사 여적과 인연이 있었던 예술가를 이야기하는 챕터는 전체가 아름답다. 부록의 '좋은 글쓰기를 위한 15가지 조언'과 '나의 문장수업'은 수식어를 더 붙일 필요조차 없는 글이다. 글쓰기 조언은 전국의 학교 글쓰기 시간에 가르쳐야 한다. 이미 답사기가 교과서에 실려 있긴 하지만..



굴곡 많은 인생을 살았다고 해서 꼭 글을 잘 쓴다고 할 수는 없다. 서울대 재학 중 긴급조치 4호 위반으로 교도소에 복역하고, 출역 후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취업하고, 한국미술 평론가로 등단해 한국미술 강의 및 답사를 이끌다 제안을 받아 답사기를 쓰게 되고, 초대박 베스트셀러가 되고, 대학 교수가 되고, 문화재청장에 취임하고, 그 많은 일을 겪으면서 열심히 읽고 쓰고 답사하고 사람을 만나고 느끼고 강의하고 이 모든 일들을 다시 또 글로 남긴다. 그렇게 쓴 잡문이 또 너무 재미있다.



작가님은 친절하게 15가지 항목으로 좋은 글쓰기를 위한 조언을 조목조목 달아 주셨지만, 글재주 없는 형편없는 제자로서 '이 책 너무 재미있고 훌륭합니다!'를 최대한 늘린 게 이 글이라 송구합니다. 저는 다시 '남도답사 일번지' 읽으러 떠나봅니다 총총-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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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케이크 2024-11-28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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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나왔군.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1,12. 서...

드디어 나왔군.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1,12. 서울편3,4밀린 답사기 다 읽고 나니 바로 출간되었다.밀린 숙제 끝내니 새로운 숙제가....하늘의 뜻이다?작은판형이 아닌 예전 판형이라 다행이다.대전 서점엔 아직 배포가 안되었군.
대장정 2022-10-21 공감 (3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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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중에서...

(21)금연은 정말 힘들다. 마크 트웨인은 역설적으로 말했다. “담배를 끊는 일은 아주 쉬운 일이다. 나는 백 번도 넘게 끊었으니까.” 20년 전 경험에 의하건대 금연은 매정하게 결별하는 의지밖에 없다. 금연 뒤에 찾아올 기쁨을 기대하며 끊어야 한다. 이제는 아침마다 칵칵거리지 않게 되고 양치질할 때 나오는 조갯살만 한 가래도 없어질 것이다. 방에선 곰팡내가 사라질 것이고, 얼굴엔 살이 뽀송하게 오르며 피부도 맑아질 것이다. (77-78)그래서 1905년에 발표한 대한제국 규정은 우측통행을 명시했다. 그런데 기찻... + 더보기
bookholic 2025-01-05 공감 (2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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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하일기, 1,384페이지의 엄청난 두께 누군가 고...

열하일기, 1,384페이지의 엄청난 두께누군가 고마우신 분이 선물해주다. 책값도 장난 아니다. 8만원클래식 클라우드는 책값이 더욱 사악해지고있다.로버트 카파 28천원토마스 아퀴나스 24천원 😭 arte아르떼, 일반적으로 책값이 비쌈나머지 책들도 만만한 가격이 아니다.책값이 갈수록 험악해지고있다.책모으는 취미도 손절해야할까보다
대장정 2024-11-06 공감 (2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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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틱]이중 하나는 거짓말

스틱 제목이중 하나는 거짓말스틱 낱말1거짓말스틱 낱말2글쓰기스틱 낱말3아스트리드스틱 얼굴제국의 설계자
잘잘라 2024-11-03 공감 (1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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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인 글입니다. 이런 글들이 실려있는 지 몰랐습니다...

사적인 글입니다. 이런 글들이 실려있는 지 몰랐습니다. 인물에 대한 글을 읽으면, 사적인 인연이 얼마나 있는지가 주된 내용이라 글의 주인공보다 작가가 보입니다. 지금까지는 답사 내용을 보고 여행을 떠난다거나, 예술품에 관한 글을 보면서 안목을 키워가는데 도움이 되고자 작가의 책을 읽었습니다. 최근에 나온 박물관에 관한 책을 먼저 읽어볼 걸 그랬습니다. 제목은 잡문집으로 되어 있는데 개인 글 모음집 같습니다.글이 시끌시끌합니다.* <조선왕조실록>에 관해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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