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10

구용 일기 | 김구용 2000

구용 일기 | 김구용 문학전집 5 | 김구용 | 알라딘
구용 일기 - 일기                                 | 김구용 문학전집 5
김구용 (지은이)솔출판사2000-06-01





- 품절 확인일 : 2013-03-27

904쪽

책소개
2005 프랑크 푸르트 조직위원회 '한국의 아름다운 책' 100선정

이 책은 시인 김구용이 19세가 되던 1940년부터 성균관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던 1980년대 초에 걸쳐 약 40년 동안 쓴 일기 가운데 시인이 뽑은 글들을 묶은 것이다.

이 일기는 우선 김구용 문학의 심층으로 독자들을 안내하는 은밀한 통로 역할을 해준다는 점에서 그 문학적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일기는 문학을 공부하던 시절의 고독과 정진, 청아하고도 내밀한 한 문학도의 육성의 기록이다. 그러나, 이 일기는 시인 김구용의 개인사적 고백록의 차원을 넘어, 한국 현대 문학, 나아가 한국 전통 정신의 면면한 이면사로서 높은 기록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시인이 불과 다섯 살 나던 해에 금강산 마하연에서 불가와 인연을 맺게 된 시절에 대한 회고로부터 시작되는 <구용 일기>엔, 1940~50년대 젊은 날의 오랜 수행처이던 계룡산 동학사 시절, 한국 전쟁 중의 부산 피란 시절인 1950년대 초, 환도(還都) 후 1960년대, 1970년대가 차례로 이어지면서 동서양의 여러 사상과 예술을 해박하게 꿰뚫은, 지적이면서 예민하고 선비적이면서 자유자재한, 한 궁핍한 시인의 고독과 고뇌로 얼룩진 내면 세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불교 등 종교에 대한 깊은 사색, 퇴계와 추사를 위시한 대가들의 정신 세계를 비롯 전통 예술의 광범위한 세계에 대한 깊은 조예와 탁견을 담고 있는 이 일기는 그 자체로써 우리의 정신 문화의 뿌리를 찾아가는 일종의 순례기이다.

더불어 고난에 찬 역사의 구비에서 시인이 만난 김구, 이시영, 김범부, 정인보, 작가로는 김동리, 변영로, 박종화, 유치환, 박인환, 천상병, 박용래, 김춘수, 박목월, 조지훈 등 화가로는 김환기, 남관, 박노수 등 또한, 저 산중의 고승대덕(高僧大德), 학문이 도저한 한학자, 일가를 이룬 서예가들, 크고 작은 시인 묵객 교수들의 조각이야기나 일화들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목차


1940년대
1950년대
1960년대
1970년대
1980년대



저자 및 역자소개
김구용 (지은이)
 
본명 김영탁金永卓. 1922년 경상북도 상주에서 출생했다. 시인이자 문사文士인 그는 전통 시서화詩書畵에 조예가 깊고, 특히 추사秋史 김정희 예술에 대해 독보적인 해석을 지닌 한학자이며 서예가이기도 하다. 유장한 우리말로 다수의 동양 고전들을 번역한 번역 문학가로서 육군사관학교, 서라벌예술대학, 건국대학교, 숙명여자대학교 강사를 역임했으며, 1956년부터 1987년 정년 퇴임할 때까지 성균관대학교 교수로 재직했다. 저서로 시집 『시詩』 『구곡九曲』 『송頌 백팔百八』 『구거九居』와 산문집 『인연因緣』 『구용 일기丘庸日記』가 있고, 역서로 『삼국지연의』 『동주 열국지』 『충의 수호전』 『옥루몽』 『노자』 『채근담』과 편서 『구운몽』이 있다. 2000년 6월에 『김구용 문학 전집』(전6권)을 출간했다. 접기

수상 : 1956년 현대문학상
최근작 : <풍미>,<풍미>,<뇌염> … 총 34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2005 프랑크 푸르트 조직위원회 100선정이 책은 시인 김구용이 19세가 되던 1940년부터 성균관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던 1980년대 초에 걸쳐 약 40년 동안 쓴 일기 가운데 시인이 뽑은 글들을 묶은 것이다. 
이 일기는 우선 김구용 문학의 심층으로 독자들을 안내하는 은밀한 통로 역할을 해준다는 점에서 그 문학적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일기는 문학을 공부하던 시절의 고독과 정진, 청아하고도 내밀한 한 문학도의 육성의 기록이다. 
그러나, 이 일기는 시인 김구용의 개인사적 고백록의 차원을 넘어, 한국 현대 문학, 나아가 한국 전통 정신의 면면한 이면사로서 높은 기록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시인이 불과 다섯 살 나던 해에 금강산 마하연에서 불가와 인연을 맺게 된 시절에 대한 회고로부터 시작되는 엔, 
1940~50년대 젊은 날의 오랜 수행처이던 계룡산 동학사 시절, 
한국 전쟁 중의 부산 피란 시절인 1950년대 초, 환도(還都) 후 1960년대, 1970년대가 차례로 이어지면서 동서양의 여러 사상과 예술을 해박하게 꿰뚫은, 지적이면서 예민하고 선비적이면서 자유자재한, 한 궁핍한 시인의 고독과 고뇌로 얼룩진 내면 세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불교 등 종교에 대한 깊은 사색, 퇴계와 추사를 위시한 대가들의 정신 세계를 비롯 전통 예술의 광범위한 세계에 대한 깊은 조예와 탁견을 담고 있는 이 일기는 그 자체로써 우리의 정신 문화의 뿌리를 찾아가는 일종의 순례기이다. 
더불어 고난에 찬 역사의 구비에서 시인이 만난 김구, 이시영, 김범부, 정인보, 작가로는 김동리, 변영로, 박종화, 유치환, 박인환, 천상병, 박용래, 김춘수, 박목월, 조지훈 등 화가로는 김환기, 남관, 박노수 등 또한, 저 산중의 고승대덕(高僧大德), 학문이 도저한 한학자, 일가를 이룬 서예가들, 크고 작은 시인 묵객 교수들의 조각이야기나 일화들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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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용 일기> 요약 및 평론

1. 작품 개요 및 요약

<구용 일기>는 한국 현대시의 독보적인 전위이자 고전적 지성을 겸비했던 시인 김구용(1922~2001)이 남긴 일필휘지의 기록이다. 2000년에 출간된 이 책은 시인이 평생에 걸쳐 써 내려간 일상의 단면, 예술적 명상, 그리고 동서양 문학과 철학을 넘나드는 깊은 통찰을 담고 있다.

일기의 구조는 파편적이지만 지극히 정교하다. 시인은 자신의 내면세계를 일관된 서사로 정돈하기보다, 순간순간 스쳐 가는 사유의 찰나를 포착한다. 그의 일기는 크게 세 가지 축으로 나뉜다. 첫째, 시인으로서 겪는 창작의 고통과 언어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다. 둘째, 동양 철학, 특히 장자와 불교적 사유에 기반한 무위(無爲)와 공(空)의 세계관이다. 셋째, 20세기 한국 현대사의 격동기 속에서 지식인이 느꼈던 고독과 고립감이다.

김구용의 일기 속에서 언어는 단순한 소통의 도구가 아니다. 그는 언어의 한계를 명확히 인지하면서도, 그 한계 끝에서 피어나는 시적 초월을 갈망한다. 일상적인 날씨, 인적 없는 산책길, 초라한 밥상마저도 그의 펜 끝을 거치면 형이상학적 탐구의 장으로 변모한다. 세속적인 명예나 정치적 격랑에 휘둘리지 않고, 오직 자신만의 고고한 미학적 성채를 구축하려 했던 시인의 내면 풍경이 그대로 드러난다.

2. 평론: 찰나와 영원을 잇는 사유의 기록

김구용의 <구용 일기>는 단순한 개인의 기록을 넘어, 20세기 한국 문학사가 놓친 위대한 정신의 자화상이다. 그의 시가 난해함과 초현실주의적 이미지로 가득 차 있다면, 그의 일기는 그 난해함이 어디서 뿌리내렸는지를 보여주는 친절하면서도 준엄한 지도와 같다.

첫째, 이 일기는 <동서양 사유의 독창적 융합>을 보여준다. 김구용은 한학과 서구 전위시의 정수를 동시에 흡수한 보기 드문 문학자였다. 일기 속에서 그는 보들레르와 말라르메를 논하다가도 이내 장자의 물화(物化) 사상으로 이행한다. 이는 지적 허세가 아닌, 시인 내부에서 지극히 자연스럽게 이뤄진 사상의 체화다. 그의 시적 전위성은 서구의 모더니즘을 맹목적으로 수용한 결과가 아니라, 동양적 허무주의와 결합한 고유한 미학적 결실이었음을 일기는 증명한다.

둘째, <고독의 미학화>가 돋보인다. 한국 현대문학사가 파벌과 정치적 참여, 혹은 서정적 상투성에 함몰되어 있을 때, 김구용은 철저히 자발적 고립을 택했다. 일기 전체를 관통하는 정조는 지독한 고독이다. 그러나 이 고독은 침울한 절망이 아니라, 사유를 날카롭게 제련하는 맷돌로 작용한다. 그는 타인과의 비속한 타협 대신 엄격한 자아 성찰을 선택했으며, 이는 일기의 절제되고 기품 있는 문체로 완성된다.

셋째, <일상과 초월의 접목>이다. 일기라는 장르적 특성상 소소한 신체적 고통이나 날씨의 변화가 자주 등장하지만, 김구용은 이를 결코 산문적 평범함에 두지 않는다. 빗소리 하나, 떨어지는 낙엽 한 장에서도 우주의 운행과 무상함을 읽어낸다. 이는 삶 자체가 곧 시였고, 시가 곧 삶이었던 한 진정한 예술가의 태도를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구용 일기>는 타협 없는 예술가 정신이 다다를 수 있는 미학적 정점을 보여준다. 시대의 소음에서 벗어나 영원한 가치를 추구했던 한 지성인의 고요하지만 강력한 울림이며, 한국 문학사에서 매우 희귀하고 소중한 정신적 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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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용일기>(김구용, 솔, 2000)는 시인 김구용이 1940년 2월부터 1984년까지 써온 일기 가운데 스스로 골라 엮은 책이다. 전집판은 약 900쪽에 이르며, 1940년대·1950년대·1960년대·1970년대·1980년대로 구성된다. 단순한 사생활 기록이라기보다 한 문학청년이 식민지 말기, 해방, 한국전쟁, 전후의 빈곤, 산업화 시대를 통과하면서 어떤 정신세계를 형성했는지를 보여주는 장기적인 자기 기록이다. 특히 김구용의 시가 난해한 모더니즘·초현실주의로 알려져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구용일기>는 그의 시가 어디에서 나왔는지를 이해하게 해주는 중요한 열쇠다.

아래에서는 책 전체의 흐름과 의미를 중심으로 약 1,000단어 분량으로 요약·평론한다.


김구용 <구용일기> — 1,000단어 요약·평론

1. 열여덟 살 문학청년의 자기 형성

<구용일기>는 1940년 2월 24일, 김구용이 열여덟 살이던 때부터 시작된다. 이 무렵 그는 1939년 아버지를 잃었고, 공주에서 생활하다가 그해 여름 계룡산 동학사로 들어가 오랫동안 산사생활을 시작한다. 어린 시절부터 병약했던 그는 죽음과 질병을 자주 의식했고, 아버지의 죽음은 그의 내면에 큰 충격을 남겼다. 초기 일기에는 죽음, 건강, 고독, 어머니, 문학에 대한 생각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흥미로운 것은 김구용이 처음부터 일기를 단순한 기록으로 생각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는 일기를 자기 자신을 감시하고 훈련하는 장치로 이해했다. 가족들이 문학을 하겠다는 자신의 뜻에 반대했지만 그는 문학을 포기하지 않는다. <임꺽정>, 토마스 만, 실러의 <군도>, <안나 카레니나>, <레 미제라블>, <홍루몽> 등을 읽고, 동시에 소설과 서사시를 습작했다. 즉 일기는 “오늘 무엇을 했다”는 기록이 아니라 한 인간이 스스로를 문학자로 만들어가는 수행일지에 가깝다.

이 점은 <구용일기> 전체를 이해하는 열쇠다.

김구용에게 문학은 직업이기 전에 하나의 <수행>이었다.


2. 동학사 — 문학과 종교가 만나는 장소

1940년대 김구용의 정신세계를 결정한 장소는 계룡산 동학사였다. 그는 1941년 책과 책상을 동학사 미타암으로 옮기고 산사에서 생활하면서 비구니들을 가르치고 동서양의 고전과 사상을 공부했다. 1945년 해방도 동학사에서 맞았다.

김구용의 불교적 성향은 단순한 종교적 신앙이라기보다 세계를 이해하는 하나의 방법이었다. 훗날 그의 시에서 자아와 타자, 존재와 무, 삶과 죽음의 경계가 자주 흐려지는 것도 이러한 불교적 사유와 관련이 있다. 연구자들이 그의 시에서 원효의 화쟁사상이나 불이(不二)의 세계관을 읽어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만 일기를 보면 김구용의 관심은 경전의 교리적 해석보다는 모든 인간 안에 불성이 있다는 ‘자신불(自身佛)’의 생각에 더 가까웠다는 지적도 있다.

따라서 동학사는 그에게 단순한 피난처가 아니다.

<동학사는 그의 정신적 대학이었다>고 말해도 좋다.


3. 해방과 한국전쟁 — 관념에서 현실로

1945년 해방 이후 김구용은 산사에서 내려왔고, 1949년 성균관대학교 국문과에 입학했다. 그러나 곧 한국전쟁이 일어나면서 그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 부산으로 피난한 그는 잡지 기자와 교사 생활을 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경제적 형편이 어려워 절에 머물기도 하고 다른 문인과 하숙을 함께하기도 했다. 이 부산 피란 생활에서 경험한 가난과 불안은 그의 문학세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된다.

전쟁 이전 김구용의 관심이 주로 자신의 내면, 죽음, 문학, 고독에 있었다면 전쟁 이후에는 현실의 폭력이 그의 사유 속으로 강제로 들어온다.

굶주림, 피난민, 죽음, 분단, 파괴된 도시와 인간이 그의 눈앞에 놓였다.

후일 김구용이 한국 전후 모더니즘의 대표적인 시인으로 평가되는 것도 바로 이 경험 때문이다. 그의 전쟁시는 인간의 주체가 폭력 앞에서 분열되고 해체되는 모습을 초현실주의적 이미지로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따라서 <구용일기>에서 한국전쟁은 단순한 역사적 사건이 아니다.

<김구용이라는 시인을 만든 정신적 단층선>이다.


4. 가난한 문인과 전후 문화계

1950년대 부분은 한국 현대문학사의 뒷모습을 보는 재미도 크다.

김구용은 김동리의 주선으로 잡지 기자가 되었고, 피란지 부산에서 이형기를 비롯한 여러 문인들과 교류했다. 이후 <현대문학> 기자로 일하고 육군사관학교, 서라벌예술대학, 건국대, 숙명여대 등에서 강의하다가 결국 성균관대학교 교수가 된다.

일기에는 김구, 이시영, 정인보 같은 정치·학문계 인물뿐 아니라 김동리, 변영로, 박종화, 유치환, 박인환, 천상병, 김춘수, 박목월, 조지훈 등의 문인, 김환기·남관·박노수 같은 화가들에 관한 기억과 일화도 들어 있다.

이 때문에 <구용일기>는 개인의 자서전이면서 동시에 <전후 한국 지식인 사회의 작은 인명사전> 같은 성격도 가진다.

그러나 김구용은 자신을 문단의 중심에 놓고 영웅화하지 않는다. 오히려 경제적 궁핍, 불안정한 직장, 문학에 대한 회의와 자기비판이 반복된다.

이 점이 이 일기의 중요한 매력이다.


5. 1960~70년대 — 생활의 안정과 정신적 탐구

1960년 결혼하고 1962년 성균관대학교 조교수가 된 이후 그의 생활은 이전보다 안정된다. 1970년에는 정교수가 된다. 그러나 안정된 교수생활이 그의 정신적 탐구를 중단시키지는 않았다.

오히려 일기에서는 불교, 노장사상, 퇴계, 추사 김정희, 중국 고전, 서예와 회화, 서양문학과 철학 등에 대한 사색이 더욱 넓어진다. 김구용은 한학자이자 현대시인이었으며 동시에 <삼국지연의>, <열국지>, <수호전>, <노자>, <채근담> 등을 번역한 고전 번역가였다. 그의 강의 역시 굴원·이백·도연명에서 랭보와 베를렌까지 넘나들었다.

여기서 <구용일기>의 또 하나의 특징이 드러난다.

김구용에게 ‘근대적 지식인’이 된다는 것은 전통을 버리고 서양으로 가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동양 고전과 불교를 중심에 놓고 서양 현대문학을 동시에 받아들였다.


6.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주제 — “자기 수양으로서의 일기”

<구용일기>를 읽으면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김구용의 일기쓰기 자체다.

김구용은 젊은 시절부터 자신의 독서, 습작, 건강, 감정, 실패를 계속 기록했다. 일기는 자기반성의 공간이었다.

따라서 그의 일기는 오늘날의 ‘감정 일기’와 상당히 다르다.

<나는 무엇을 읽었는가.
나는 무엇을 생각했는가.
나는 제대로 공부하고 있는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이 질문이 40년 동안 반복된다.

이 점에서 김구용은 매우 전통적인 ‘선비형 지식인’이다.

그러나 동시에 그는 랭보, 초현실주의, 현대철학을 읽는 현대인이기도 했다.

바로 이 결합이 김구용의 독특함이다.


7. 평론 — 역사 기록으로서의 장점과 한계

<구용일기>는 역사학자가 쓰는 일기가 아니다.

그래서 큰 정치 사건에 대한 상세한 분석이나 사회경제적 관찰을 기대하면 실망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김성칠의 <역사 앞에서>가 6·25 전쟁을 서울 시민이 겪는 모습을 세밀하게 기록한 <사회 관찰자의 일기>라면, 김구용의 일기는 훨씬 더 <내면적이고 문학적인 일기>다.

김성칠은 “이 시대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를 묻는다.

김구용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나는 어떤 인간이 되어야 하는가”를 묻는다.

그 차이가 중요하다.

또 한 가지 주의할 점은 2000년판 <구용일기>가 40여 년 동안의 일기 전체가 아니라 김구용 자신이 선별한 기록이라는 사실이다. 연구자 역시 이 전집판이 일기의 전모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따라서 이것을 완전한 ‘생자료’라고 볼 수는 없다.

이미 노년의 김구용이 자기 생애를 어느 정도 편집해서 보여주는 <선별된 자기 초상>이기도 하다.


8. 종합 평가

<구용일기>의 가장 큰 가치는 한 사람의 지식인이 약 40년 동안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볼 수 있다는 데 있다.

1940년의 김구용은 병약하고 고독하며 미래를 고민하는 열여덟 살 청년이다.

그 청년이 식민지 말기를 지나고, 해방을 맞고, 한국전쟁에서 피난민이 되고, 가난한 문인이 되고, 교사가 되고, 대학 교수가 되고, 한국 현대시의 독특한 시인으로 변해간다.

그런데 그 변화 속에서도 한 가지는 거의 변하지 않는다.

<읽고, 생각하고, 자신을 반성하고, 다시 쓰는 생활>이다.

그래서 <구용일기>를 정치사 중심으로 읽으면 다소 조용한 책으로 보일 수 있지만, 한국 근현대 지식인의 정신사를 알고 싶다면 매우 흥미로운 자료가 된다.

특히 1920년대에 태어나 식민지 시기에 청소년기를 보내고, 해방과 전쟁을 청년으로 체험한 세대가 <일본 제국의 식민지 청년에서 대한민국의 지식인으로 어떻게 이동했는가>를 살펴보는 자료로도 가치가 크다. 김구용은 1922년생이기 때문에 바로 그 세대의 한 사례다.

한 문장 평가

<구용일기>는 격동의 한국 현대사를 정면에서 설명하는 역사일기라기보다, 그 격동을 통과한 한 문학청년이 독서·수행·가난·전쟁·고독을 통해 자기 자신을 만들어간 40년의 ‘정신 형성사’다.

그리고 바로 그 점에서, 최근 보신 김성칠의 <역사 앞에서>와 나란히 읽으면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역사 앞에서>가 <전쟁 속 사회의 일기>라면 <구용일기>는 <전쟁을 통과한 지식인의 내면 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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