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용 일기 - 일기 | 김구용 문학전집 5
김구용 (지은이)솔출판사2000-06-01

- 품절 확인일 : 2013-03-27
904쪽
책소개
2005 프랑크 푸르트 조직위원회 '한국의 아름다운 책' 100선정
이 책은 시인 김구용이 19세가 되던 1940년부터 성균관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던 1980년대 초에 걸쳐 약 40년 동안 쓴 일기 가운데 시인이 뽑은 글들을 묶은 것이다.
이 일기는 우선 김구용 문학의 심층으로 독자들을 안내하는 은밀한 통로 역할을 해준다는 점에서 그 문학적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일기는 문학을 공부하던 시절의 고독과 정진, 청아하고도 내밀한 한 문학도의 육성의 기록이다. 그러나, 이 일기는 시인 김구용의 개인사적 고백록의 차원을 넘어, 한국 현대 문학, 나아가 한국 전통 정신의 면면한 이면사로서 높은 기록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시인이 불과 다섯 살 나던 해에 금강산 마하연에서 불가와 인연을 맺게 된 시절에 대한 회고로부터 시작되는 <구용 일기>엔, 1940~50년대 젊은 날의 오랜 수행처이던 계룡산 동학사 시절, 한국 전쟁 중의 부산 피란 시절인 1950년대 초, 환도(還都) 후 1960년대, 1970년대가 차례로 이어지면서 동서양의 여러 사상과 예술을 해박하게 꿰뚫은, 지적이면서 예민하고 선비적이면서 자유자재한, 한 궁핍한 시인의 고독과 고뇌로 얼룩진 내면 세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불교 등 종교에 대한 깊은 사색, 퇴계와 추사를 위시한 대가들의 정신 세계를 비롯 전통 예술의 광범위한 세계에 대한 깊은 조예와 탁견을 담고 있는 이 일기는 그 자체로써 우리의 정신 문화의 뿌리를 찾아가는 일종의 순례기이다.
더불어 고난에 찬 역사의 구비에서 시인이 만난 김구, 이시영, 김범부, 정인보, 작가로는 김동리, 변영로, 박종화, 유치환, 박인환, 천상병, 박용래, 김춘수, 박목월, 조지훈 등 화가로는 김환기, 남관, 박노수 등 또한, 저 산중의 고승대덕(高僧大德), 학문이 도저한 한학자, 일가를 이룬 서예가들, 크고 작은 시인 묵객 교수들의 조각이야기나 일화들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목차
1940년대
1950년대
1960년대
1970년대
1980년대
저자 및 역자소개
김구용 (지은이)
본명 김영탁金永卓. 1922년 경상북도 상주에서 출생했다. 시인이자 문사文士인 그는 전통 시서화詩書畵에 조예가 깊고, 특히 추사秋史 김정희 예술에 대해 독보적인 해석을 지닌 한학자이며 서예가이기도 하다. 유장한 우리말로 다수의 동양 고전들을 번역한 번역 문학가로서 육군사관학교, 서라벌예술대학, 건국대학교, 숙명여자대학교 강사를 역임했으며, 1956년부터 1987년 정년 퇴임할 때까지 성균관대학교 교수로 재직했다. 저서로 시집 『시詩』 『구곡九曲』 『송頌 백팔百八』 『구거九居』와 산문집 『인연因緣』 『구용 일기丘庸日記』가 있고, 역서로 『삼국지연의』 『동주 열국지』 『충의 수호전』 『옥루몽』 『노자』 『채근담』과 편서 『구운몽』이 있다. 2000년 6월에 『김구용 문학 전집』(전6권)을 출간했다. 접기
수상 : 1956년 현대문학상
최근작 : <풍미>,<풍미>,<뇌염> … 총 34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2005 프랑크 푸르트 조직위원회 100선정이 책은 시인 김구용이 19세가 되던 1940년부터 성균관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던 1980년대 초에 걸쳐 약 40년 동안 쓴 일기 가운데 시인이 뽑은 글들을 묶은 것이다.
<구용 일기> 요약 및 평론
1. 작품 개요 및 요약
<구용 일기>는 한국 현대시의 독보적인 전위이자 고전적 지성을 겸비했던 시인 김구용(1922~2001)이 남긴 일필휘지의 기록이다. 2000년에 출간된 이 책은 시인이 평생에 걸쳐 써 내려간 일상의 단면, 예술적 명상, 그리고 동서양 문학과 철학을 넘나드는 깊은 통찰을 담고 있다.
일기의 구조는 파편적이지만 지극히 정교하다. 시인은 자신의 내면세계를 일관된 서사로 정돈하기보다, 순간순간 스쳐 가는 사유의 찰나를 포착한다. 그의 일기는 크게 세 가지 축으로 나뉜다. 첫째, 시인으로서 겪는 창작의 고통과 언어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다. 둘째, 동양 철학, 특히 장자와 불교적 사유에 기반한 무위(無爲)와 공(空)의 세계관이다. 셋째, 20세기 한국 현대사의 격동기 속에서 지식인이 느꼈던 고독과 고립감이다.
김구용의 일기 속에서 언어는 단순한 소통의 도구가 아니다. 그는 언어의 한계를 명확히 인지하면서도, 그 한계 끝에서 피어나는 시적 초월을 갈망한다. 일상적인 날씨, 인적 없는 산책길, 초라한 밥상마저도 그의 펜 끝을 거치면 형이상학적 탐구의 장으로 변모한다. 세속적인 명예나 정치적 격랑에 휘둘리지 않고, 오직 자신만의 고고한 미학적 성채를 구축하려 했던 시인의 내면 풍경이 그대로 드러난다.
2. 평론: 찰나와 영원을 잇는 사유의 기록
김구용의 <구용 일기>는 단순한 개인의 기록을 넘어, 20세기 한국 문학사가 놓친 위대한 정신의 자화상이다. 그의 시가 난해함과 초현실주의적 이미지로 가득 차 있다면, 그의 일기는 그 난해함이 어디서 뿌리내렸는지를 보여주는 친절하면서도 준엄한 지도와 같다.
첫째, 이 일기는 <동서양 사유의 독창적 융합>을 보여준다. 김구용은 한학과 서구 전위시의 정수를 동시에 흡수한 보기 드문 문학자였다. 일기 속에서 그는 보들레르와 말라르메를 논하다가도 이내 장자의 물화(物化) 사상으로 이행한다. 이는 지적 허세가 아닌, 시인 내부에서 지극히 자연스럽게 이뤄진 사상의 체화다. 그의 시적 전위성은 서구의 모더니즘을 맹목적으로 수용한 결과가 아니라, 동양적 허무주의와 결합한 고유한 미학적 결실이었음을 일기는 증명한다.
둘째, <고독의 미학화>가 돋보인다. 한국 현대문학사가 파벌과 정치적 참여, 혹은 서정적 상투성에 함몰되어 있을 때, 김구용은 철저히 자발적 고립을 택했다. 일기 전체를 관통하는 정조는 지독한 고독이다. 그러나 이 고독은 침울한 절망이 아니라, 사유를 날카롭게 제련하는 맷돌로 작용한다. 그는 타인과의 비속한 타협 대신 엄격한 자아 성찰을 선택했으며, 이는 일기의 절제되고 기품 있는 문체로 완성된다.
셋째, <일상과 초월의 접목>이다. 일기라는 장르적 특성상 소소한 신체적 고통이나 날씨의 변화가 자주 등장하지만, 김구용은 이를 결코 산문적 평범함에 두지 않는다. 빗소리 하나, 떨어지는 낙엽 한 장에서도 우주의 운행과 무상함을 읽어낸다. 이는 삶 자체가 곧 시였고, 시가 곧 삶이었던 한 진정한 예술가의 태도를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구용 일기>는 타협 없는 예술가 정신이 다다를 수 있는 미학적 정점을 보여준다. 시대의 소음에서 벗어나 영원한 가치를 추구했던 한 지성인의 고요하지만 강력한 울림이며, 한국 문학사에서 매우 희귀하고 소중한 정신적 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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