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03

잃어버린 이름 | 김은국 1970, 2011 Lost Names: Scenes from a Korean Boyhood

잃어버린 이름 | 다림 청소년 문학 | 김은국 | 알라딘
잃어버린 이름 | 다림 청소년 문학
김은국 (지은이)다림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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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일제 강점기를 온몸으로 견뎌낸 한 소년의 이야기!
시대와 싸우며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한 소년의 분투기 『잃어버린 이름』. 일제 강점기 말기에서 해방까지, 혼란과 아픔을 견뎌낸 한 가족과 그 속에서 당차게 성장한 소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식민지 국민이라는 굴욕과 혼란에 휩싸인 소년의 내면 성장과 역사적 성찰을 함께 담아냈다. 이야기는 소년의 부모님이 만주로 건너갈 때를 회상하면서 시작된다. 소년은 아버지를 따라 어린 시절을 만주에서 지내다 고향으로 다시 돌아오지만, 그곳에서는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온전한 내 이름을 인정받을 수 없고, 우리말을 쓸 수도 없었던 시절. 소년은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지만, 부당한 현실을 극복하고 견딜 수 있는 의지를 찾아나가는데….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 시절을 견뎌낸 사람들의 다양한 삶을 담아냈다. 신사 참배, 창씨개명, 제2차 세계대전 등 역사적 사건들이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면서도 소년의 깊은 내면에서 오는 혼란과 갈등과 성장을 밀도 있게 묘사했다. 세계적인 작가 펄 벅이 극찬한 작가의 이 자전적 역사소설은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수록되기도 했다.

목차

강을 건너서
귀향
옛날 옛적, 어느 일요일에
잃어버린 이름
제국과 고무공
누가 죽어가고 있는가?
함께 역사를 만들며

작품 해설


책소개

세계적인 작가 펄 벅이 극찬한 김은국 작가의 자전적 역사 소설. 일제 강점기를 견뎌낸 한 가족과 그 속에서 당차게 성장한 한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일제 강점기 말기에 고통과 수난을 하루하루 견뎌야 했던 우리네 삶을 생생하게 그려낸 이 작품은, 식민지 국민이라는 굴욕과 혼란에 휩싸인 소년의 내면 성장과 역사적 성찰을 함께 담아내었다.

신사 참배, 창씨개명, 제2차 세계 대전 등 굵직한 역사적 사건들이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여실히 보여 준다. 작가의 어린 시절과 닮은 소년을 중심으로 그 시절을 견뎌낸 사람들의 다양한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동시에 소년의 깊은 내면에서 오는 혼란과 갈등, 성장을 밀도 있게 그려내어 오늘을 사는 청소년들에게도 공감을 얻어내면서 동시에 생각의 고리를 던진다.

이 작품은 주인공의 부모님이 만주로 건너갈 때를 회상하면서 시작한다. 기독교인이면서 선비 집안 출신이었던 아버지는 독립운동 혐의를 받고 옥살이를 하며 수난을 겪다가 만주로 건너가 아이들을 가르치기로 한다. 덕분에 소년은 어린 시절을 만주에서 선교사 가족들과 함께 어울려 지낸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고향. 하지만 그곳에서는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는데….


추천글

나는 이 작품을 김은국의 최고작으로 꼽고 싶다. 그는 한 가족의 눈을 통해서 외세에 의한 강점과 수난을 겪고 마침내 해방되기까지의 한 나라의 국민감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내었다. 이 작품은 한국을 소재로 해서 쓴 창작으로선 내가 여태 읽은 그 어느 것보다 훌륭하다.
- 펄 S. 벅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대지》의 저자)




저자 및 역자소개
김은국 (Richard E. Kim) (지은이)

재미작가. 서울대 상대, 미국 미들버리대에서 수학했고, 존스 홉킨스대와 아이오와대에서 각각 ‘창작’으로 석사학위, 미국 하버드대에서 ‘극동문학’ 연구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1965~66년 구겐하임 펠로우로 선발되었으며, 1969년 이후 매사추세츠대, 시라큐스대, 샌디에고 주립대 등에서 교수를 역임했다.
1981~83년에는 서울대에서 풀브라이트 교환교수로 활동했다. 1974년 현대 한국문학 번역상을 수상했다.
중국과 소련에 흩어져 사는 한국 이민을 다룬 다큐멘터리 시리즈, <소련의 잃어버린 한국인을 찾아서>(1988... 더보기

최근작 : <새롭게 만나는 우리 명작 한빛문고 1~20 세트 - 전20권>,<새롭게 만나는 우리 명작 한빛문고 1~22 세트 - 전22권>,<새롭게 만나는 우리 명작 한빛문고 1~21 세트 - 전21권> … 총 17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세계적인 작가 펄 벅이 극찬한 우리 작가 김은국의 자전적 역사 소설

일제 강점기를 견뎌낸 한 가족과 그 속에서 당차게 성장한 한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잃어버린 이름』이 청소년을 위한 책으로 새롭게 출간되었다. 일제 강점기 말기에 고통과 수난을 하루하루 견뎌야 했던 우리네 삶을 생생하게 그려낸 이 작품은, 식민지 국민이라는 굴욕과 혼란에 휩싸인 소년의 내면 성장과 역사적 성찰을 함께 담아내었다.

일제 강점기 말기, 어린 시절에 부모님을 따라 만주로 떠났다가 황해도로 돌아와 해방을 맞은 소년의 이야기는 작가 김은국의 일대기와 닮았다. 김은국은 1932년 함경남도 함흥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만주에서 지냈다. 그 후 다시 황해도 해주로 내려와 살다가 해방과 한국 전쟁까지 경험했던 그의 생애는 한국 현대사를 배경으로 한 그의 작품들에 현실감을 더해 주었다.

특히『잃어버린 이름』은 신사 참배, 창씨개명, 제2차 세계 대전 등 굵직한 역사적 사건들이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여실히 보여 준다. 작가의 어린 시절과 닮은 소년을 중심으로 그 시절을 견뎌낸 사람들의 다양한 삶이 오롯이 담겨 있다. 동시에 소년의 깊은 내면에서 오는 혼란과 갈등, 성장을 밀도 있게 그려내어 오늘을 사는 청소년들에게도 공감을 얻어내면서 동시에 생각의 고리를 던진다.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해 시대와 싸워야 했던 소년의 분투기

이 작품은 주인공의 부모님이 만주로 건너갈 때를 회상하면서 시작한다. 기독교인이면서 선비 집안 출신이었던 아버지는 독립운동 혐의를 받고 옥살이를 하며 수난을 겪다가 만주로 건너가 아이들을 가르치기로 한다. 덕분에 소년은 어린 시절을 만주에서 선교사 가족들과 함께 어울려 지낸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고향. 하지만 그곳에서는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학교 앞 게양대 국기는 당연 일본 국기다. 아이들은 모두 똑같은 까만 제복을 입고 있다. 아이들 몇 백 명이 군대처럼 줄을 맞춰 서서 동쪽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절을 한다. 천황에 대한 예다. 물론 일본 아이들과 한국 아이들은 함께 교육을 받을 수 없다. 아이들은 교실 안에서 “천황 폐하 만세” 같은 문구를 외운다. 얼떨떨하고 낯설고 부당하게 보이는 이런 광경들 속에 들어간 주인공은 만주에서 지낸 시간들이 그립기만 하다. 하지만 향수에 젖을 시간도 없이 소년은 나라 잃은 민족이 겪어야 할 설움과 마주한다.

옛날에는 우리 것이었지만 이젠 더 이상 우리 것이 아닌 땅-외국 땅이 아니면서 외국이 되어버린 땅-에 이식되어, 혼자 울적하게, 친구도 없이, 어리둥절하니 앉아 있다. 눈에 눈물이 고여드는 것을 느낀다. 나는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면서 목구멍에 올라온 커다란 덩어리를 꿀꺽 삼킨다.
(중략)
선생님은 교실 안에 걸린 지도에 관해서 나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그는 조선인이지만 일본말로 얘길 하고, 나도 일본말로 대답하게 되어 있다. 3학년에 올라오면서부터 학교에서는 꼭꼭 일본말을 쓰게 되었고, 집에 가서도 그렇게 하는 걸로 되어 있다. 조선어나 조선 역사는 이제 배우려야 배울 수가 없다.
-본문 59쪽~111쪽 중에서

일본인 교사는 조선 아이들에게 거침없이 폭력을 휘두른다. 조선말이나 외국어를 쓰면 온몸에 피멍이 들고 정신을 잃을 정도로 두들겨 맞는다. 소년은 학교생활을 견뎌내지만 늘 가슴 한쪽에 뜨거운 눈물이 고여 있다. 그리고 스산하고 침묵이 감도는 어느 겨울, 선생님의 입에서 낯선 일본 이름들이 흘러나온다. 그리고 모두 일본식 이름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선생님의 말이 소년의 가슴을 후려친다.

눈앞을 가리는 눈발과 숨이 턱턱 막히는 찬바람 속을 달리며 미끄러지며, 쌓인 눈 더미에 자빠지기도 하면서 허겁지겁 내닫기 시작한다. 나의 새 이름, 나의 옛 이름, 나의 진짜 이름, 진짜가 아닌 이름? 나는 눈발 속을 달리며 부딪치며 생각한다.
‘이제 내 이름을 잃어버리는구나…… 내 이름을 잃어버리는구나…… 모두가 자기 이름을 빼앗기는구나.’
-본문 153쪽 중에서

강제로 자신의 ‘이름’을 버려야 하는 상황에서 소년은 정체성의 혼란을 느낀다. 이런 역사를 만든 이전 세대에 대한 원망도 서린다. 부당한 현실을 견디는 것밖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에 답답함도 느낀다. 하지만 그 속에서 소년은 극복하고 견딜 수 있는 의지를 찾아나간다. 동시에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당차게 나아간다. 때로는 누명을 쓰거나 위협적인 매질을 당해도 의지를 굽히지 않는다.

의식에 따라 옳고 그름의 기준 달랐고, 부당함을 묵묵하게 따라야 목숨을 부지할 수 있는 시절이었다. 굶어 죽지 않기 위해 먹고 사는 일에만 매달려서 국가의 독립까지 생각할 겨를도 없는 혼란스러운 시절이었다. 세대 간의 갈등, 입장 차이에서 오는 갈등, 사상의 차이로 빚는 갈등이 복잡하게 얽힌 때였다. 그 속에는 시대에 순응하여 일본식 교육을 따르다가 참회하는 조선인 선생님도 있고, 조선 학생에게 가한 부당한 체벌에 맞섰다가 파면 당하는 선생님이 있는가 하면, 패전을 예감하고 자신의 안위를 부탁하는 일본인 선생님도 있다. 소년은 이렇게 주변 사람들의 삶을 바라보면서 좀 더 미래지향적으로, 꼿꼿하게 살기 위해 노력한다.

지금은 세대가 바뀌었지만 역사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세상을 넓게 바라보는 시각을 지녀야 하는 건 변함이 없다. 동시에 어지러운 세상과 얽혀 살기 위해서 자신만의 의지와 생각을 갖추어야 단단해질 수 있다. ‘성장’과 ‘정체성’에 대한 물음표는 어느 시대든지 성장기의 아이들이라면 모두 겪어야 할 숙제다. 더불어 시대의 부조리와 맞서고 이전 세대보다 더 발전하고자 하는 욕구는 ‘청소년’의 당연한 몫이다. 때문에 지금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힘든 시절을 견디고 성장한 소년의 이야기는 당차게 앞길을 열어가고 싶은 청소년들에게 징검다리가 되어 줄 것이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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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에 순교자를 읽고 큰 충격을 받았었다. 김은국님의 `잃어버린 이름` 은 얼마 전에 읽은 `내 이름이 교코였을 때` 와 비슷한 시대인 일본제국 강점기때 이야기이다. 아직 읽고 있지만,
세릭 2013-03-05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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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일제감정기때의 다룬 작품으로, 그 시대적 상황과 많이 닮아있는게 이책이 특징이다....
playthe 2013-10-19 공감 (0) 댓글 (0)


마이리뷰


잃어버린 이름

일제하의 조선을 소재로 한 소설이란 게 특성상 재미있을 수 없겠지만, 예의 이 작품도 재미있게 읽히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 작품의 맨 마지막 장(章)을 읽기 전까지는, 뭔가 등장인물들의 배경에 은근 불만도 가지고 있었던지라, 이걸 읽고 대체 어떤 감상문을 써낼 수 있을까하는 걱정마저 들었었지요. 암튼!

"1932~1945"로 끝맺음되고 있는 이 작품은, 작가의 (출생연도1, 출생지 등으로 보아) 자전적 소설이라 이해해도 별 무리가 없어보입니다. 작가 김은국은 그렇게, 우리의 부모님 세대를 자신이 대표하여 저희 세대에게, 혹은 종원군의 세대에게 '자신 세대의 이야기'를 하고 있으며, 그와 더불어 '(저의) 할아버지 세대의 변명' 역시 적지 않은 비중으로 담아내고 있지요. 그러하기에!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해 시대와 싸워야 했던 소년의 분투기"2로 이 작품을 읽어내기 보다는 --- 자신 세대와 그 윗 세대의 솔직한 변명, 그리고 다음 세대에게의 당부로 이해하는 것이 옳다라고, 또 그리해야만 작가가 영문 제목 「Lost Names」의 이 작품에 <빼앗긴 이름>이 아닌 「잃어버린 이름」으로 번역되기를 원했3었던 이유가 설명이 된다라 생각합니다.

………………………………………………………………

생명은 죽어버린 게 아니라 잠시 이 잔인한 계절의 손아귀에 붙들려 있는 데 지나지 않는다.(p136)

1932년에 태어난 한 소년이 1945년 해방을 맞이할 때까지의 시간동안 성장해 가며 겪어온 일들을 소재로 하고 있는 소설입니다만, 일제의 핍박상이 그리 자세하게/절절하게 그려지고 있다고는 읽히지 않았더랬습니다.4 단지 --- '창씨개명'이라는 특정 사건만을 일제하 조선이 겪어야 했던 치욕의 상징으로 부각시켜놓고 있으며, 그 사건을 일컫는 「잃어버린 이름」이라는 소설의 제목과도 어울리듯, 이 작품에는 (주인공의 아버지가 '미야모토'로 창씨개명을 한다는 부분만 빼고는) 그 누구의 '이름'도 등장하질 않습니다. 그 창씨개명을 당하던 날, 온 마을 사람들은 조상의 묘를 참배하며 울고 원통해합니다. 이 모습을 본 주인공은 아버지에게 따지듯이 묻지요.

"이런다고 뭐가 되나요? 다들 이런다고 무슨 수가 생기나요? 이런다고 이미 끝난 일을 어떻게 할 수 있어요?"(p175)


이 질문에 대해 아버지는 "네 눈을 대하기가 부끄럽구나. 장차 너희들의 세대가 되면 우릴 용서해줘야 할 거야."5(p169)라고만 대답할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의 마지막 장(章)에 가서야, 이 때의 이 대답 속 '용서'에 대한 숨겨진 의미를 모두 밝혀주지요.


물론! 저의 다음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분도 많으시겠지만 --- 지금 대한민국에서 주류(主流)로 자리하고 있는 '친일'에 대한 생각에 전 동의하지 않습니다. 헌데! 술자리에서 친구에게는 얼마든지 말해낼 수 있었습니다만, 뭔가 뚜렷한 언어로 그러한 저의 동의하지 않음을 표현해낼 수가 없었던 저에게! 이 소설은 그 실체적 해답을 아주 뚜렷하게 안겨주고 있습니다.6


제가 정말로 부끄럽게 생각하는 건, 우리의 해방이 그저 우리에게 주어졌다는 점이에요. 그걸 뭐 우리가 쟁취했나요? 그냥 하늘에서 떨어진 거나 다름없지, 선물처럼 말입니다. 우리가 정말로 부끄러워해야 할 건 그거예요.(p279)


물론! 해방 자체는 일본이 태평양 전쟁에서 미국에 패했다는 결과로 발생된 것이기는 하지만, 그 이면에는 우리 민족 스스로의 투쟁도 있었지 않느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한 '투쟁'이 있었다는 걸 부인하지는 않지만 --- 예의 우리 민족 스스로의 노력은 단지 거기까지만이었다라는, 그러했기에 '투쟁'으로 쟁취해 낼 '해방'을 맞이할 자체적인 준비와 계획은 거의 전무했었다라는 재반론에는 할 말이 없을 겁니다.7 주인공 아버지의 다음과 같은 변명이 차라리 그 솔직함에서나마 의미를 가지고 있을 뿐이지요.





네 말이 맞아. 우리의 해방은 싸워서 쟁취한 것이 아니라 말하자면 선물 같은 거지. 나도 그게 마음에 걸려. 우리 어른들이 당황하고 혼란에 빠지고 어쩔 줄 모르는 것도 아마 그 때문일 거야. 모두 우리의 생존, 더 정확히 말한다면 개인적 생존에만 급급해서 해방이나 독립 같은 궁극적인 사태까지는 생각도 못했던 거지.(p282)

​이러한 변명에는 오히려 할 말이 없어지게 됩니다. '개인적 생존'이라는 가치에 대해 절대로 가벼이 취급해서는 안 된다라 생각하는 저이기에,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란 표현에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일제 치하를 살아남아내기 위해 취했던 행동들에 대해 지금 현재의 잣대로 '친일'이네 뭐네 재단한다라는 것이 심히 맘에 들지 않는 저이기에 !!!


네 할아버지 세대는 대체로 산만하고 일의 처리 능력이 없었다. 목표가 없었을뿐더러 여러 가지로 어리석기도 했지. … 그러다 나라 꼴을 개망신시키고 마침내 강산을 팔아넘기기까지 한 거야. 그러고 나서는 '이렇게 돼서 미안하지만, 우리가 어떻게 달리 나라를 구해낼 길은 없었다'면서 나의 세대로 바통을 넘긴 거야.(282) …… 그렇게 해서 우리 차례가 됐을 땐 이미 늦었단 말야. 일본은 이미 우리나라를 합병한 뒤였고, 그들의 통치는 막강하여 항거할 방법이 없었을뿐더러 무엇보다도 그때 벌써, 이른바 국제 정치의 흐름은 조선 합병을 하나의 기정 사실, 말하자면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었던 거야. 하기야 해외에 나가서 독립운동을 하고 다닌 사람도 있었지만, 국내에 남은 사람들을 위해 그들이 한 일이란 건 거의 없어. 나라 안에 남아서 버텨야 했던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 정신만을 굳세게 가지면서 언젠가 이런 날이 오리라고 기대하고 또 기대해 온 거야. 생존이지. 그야말로 생존, 살아남는 일이었어. … 살아남았다는 것만이 우리 세대의 업적이야. 그것도 업적이라고 할 수 있다면 말이지.(pp283-284)

​'언젠가 이런 날이 오리라 기대하고 또 기대하며 살아남는 일 밖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었다'란 아버지의 이 말에 물론! --- 혹자는 "그 세대에 '해방'이 주어졌으니까 성립되는 변명이다"라는 결과론적 비난을 가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의 할아버지 세대인 '그들'이 어쨌든 살아남아 주었기에 그들의 후손인 저와 종원군 세대가 이런 해방의 시간을 맞이할 수 있었던 것이다라는 또 하나의 결과론적 주장이 오히려, '지금 이 시점의 현재'에선 훨씬 더 합리적이고 온당하다라 생각합니다.8 그런 점에서!!!


"아버지의 세대와는 달라서 우린 훨씬 강하고 자신만만한 세대가 될 거예요. 저희 세대는 아버지 세대가 갖지 못했던 해방과 자유를 갖고 출발하니까요. 그게 상당한 차이를 내고 말 거예요.…… 아무도 아버지의 세대가 나빴고, 누구의 세대는 훌륭했다는 식의 얘긴 못할 거예요. 우린 다 함께 역사를 만들어가는 게 아니겠어요, 아버지? (pp284-285)

​라는, 제가 이 작품의 핵심적 부분이라 생각하는 위 구절은, 현재의 대한민국에서 주류로 자리잡고 있는 (일종의 무소불위적 '절대적 선(善)'이라 자칭하고 있는) '친일 단죄'의 기준과 사고에 대해 정확하고 날카롭게 반박하고 있다라 생각합니다. 이와 더불어 --- 해방 정국을 바라보는 강준만 교수의 다음 시각이야말로, 현재 '친일 단죄'라는 칼을 휘두르고 있는 자들에겐, 그들이 쥐고 있는 칼날보다 더 날카로운 칼을 겨누고 있지 않나 싶네요.

​"상호 타협하지 못할 원수는 없다. 우리가 오늘의 시점에서 해방정국의 극렬한 대립구도를 개탄한다면, 훗날의 사람들이 지금의 극렬한 대립구도에 대해서도 개탄할 수 있다는 걸 생각해 봐야 한다. 자신의 핏속에 흐르는 전투적 극단주의를 그대로 방임하는 걸 다시 생각해 볼 때다. 해방정국의 역사가 잘 말해 주듯이 중간에 서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 시절 '중간파'가 겪어야 했던 시련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우리는 화끈하고 '앗쌀'한 걸 너무 좋아하는 탓인지 여전희 '극단주의 미학'에 심취돼 있다. 이제는 이걸 자제하고 극복해야 한다. 역사에서 무슨 교훈을 얻고자 하는 것이 부질없는 일일망정, 그것이 40년대 후반의 역사가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귀중한 교훈일 것이다."9

▶ 짧은 한두 마디 : "이름만 바꾸면 그 얘기는 당신에 관한 것이다."10

※ 읽어본, 작가 김은국의 다른 작품 : 「순교자
※ 함께 읽어보면 좋을 듯한 책들 :
- 이광수 作, 「무정
- 복거일 作, 「비명을 찾아서
- 강준만 著, 「한국 현대사 산책 : 1940년대 편

1932년 함경북도 함흥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대부분을 황해도에서 보냈다. - <작가 소개> 중.
이 책의 뒷표지에 쓰여있는 문구입니다.
"작가는 영어로 'Lost'라고 쓴 것을 '빼앗기다'라고 번역되기보다 '잃다'라고 번역되기를 원했습니다. - p311, <작품 해설>중.
이는 주인공의 친가와 외가 모두 부유층이었던 것과도 관련이 있을 듯.

아버지의 이 말은 사실 다른 곳에서 등장했던 것입니다만, 이야기의 흐름상 주인공의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라 이해해도 무방하다라 생각합니다.
그러했기에, 이 재미없는 소설에, 저 스스로도 예상하지 못했던 만족도가 생겨난 것이기도 합니다.
함석헌 옹의 '뜻밖에 도둑같이 찾아온 해방'이라는 표현 역시 해방 자체가 우리 민족이 벌여왔던 '투쟁의 산물'이 아님을 인정하는 것이지요. --- 강준만 교수는 '솔직하자. 너와 내가 다 몰랐느니라. 다 자고 있었으니라'라는 또 다른 함석헌의 표현과 함께 그의 진의(眞意)는 반가움의 표현이 아닌 조선인, 특히 엘리트 집단에 대한 질책이었었다라 해석하고 있습니다.
'과연 일제의 지배가 끝이 나게 될까?'에 대해 여하히 부정적 생각을 가질 수 밖에 없었던 당시 일제 치하의 시절 속에서, "'역사의 불가항력'을 이유로 일본 군국주의에 거부할 수 없는 협력을 비난해서는 안된다"라했던 윤치호의 주장이나 "오늘 해방된 지 38년이 지나도록 분단이 지속될 줄 알았다면 나는 차라리 신탁통치를 수락함으로써 민족분단의 비극을 예방하는 데 찬성했을 것이다. 그러나 신탁통치를 식민지 연장과 같이 생각했던 대부분의 한국인이 그랬듯이 즉시 독립에의 정열에 사로잡혀 있던 나는 '신탁통치반대'의 플래카드가 나부끼는 화물자동차에 올라타고 확성기로 외치고 다녔다"는 이영희 교수의 회고처럼, 당시의 친일은 무엇이 옳고 그른가에 대한 판단의 미숙이었을 뿐, 그것이 '옳고 그름의 이분법적 구분으로 단죄되어야만하는 사상의 문제'였다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강준만 著, 「한국 현대사 산책 : 1940년대 편」, 인물과사상사 刊, 2009, 중.
복거일 作, 「비명(碑銘)을 찾아서」, p87, 문학과지성사 刊,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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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살가죽 2015-11-28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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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t Names: Scenes from a Korean Boyhood

Richard E. Kim

3.91
1,310 ratings125 reviews

In this classic tale, Richard Kim paints seven vivid scenes from a boyhood and early adolescence in Korea at the height of the Japanese occupation, 1932 to 1945. Taking its title from the grim fact that the occupiers forced the Koreans to renounce their own names and adopt Japanese names instead, the book follows one Korean family through the Japanese occupation to the surrender of the Japanese empire. Lost Names is at once a loving memory of family and a vivid portrayal of life in a time of anguish.

GenresHistorical FictionFictionSchoolRead For SchoolAsian LiteratureHistorical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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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 pages, Paperback

First published January 1, 1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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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 Reviews

3.91
Displaying 1 - 10 of 123 reviews


Maria
56 revi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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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21, 2011
from my Amazon.com review

I collect books about Korean, and have read many novels, poems and non-fiction works, but Lost Names is certainly one of the best.

Small details and major characters both help to build an accurate, emotional depiction of Koreans and the struggle to live during the brutal Japanese occupation of World War II. I read this book in one sitting, mailed it to one of my sisters, and have bought a copy for another sister.

Some passages are humorous, and others are painfully sad...but the author infuses the entire work with hope and forgiveness. The main character's father is a memorable study of dignity, wisdom and strength. My 13 year old son has read this book four times! It is slightly mature for a young reader, but if you or your child have any interest in Korea, you'll love it.

A must-read for any Korean-Americans wanting to understand the deprivation, tenacity and social conditions forced upon their parents or grandparents, who survived the harsh conditions of life in Korea during WWII.
asian-lit review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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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ra
149 revi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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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ruary 9, 2021
I had to take a break from this book for a few days because an early chapter made me cry and I was deeply UPSET. This year has made it really hard for me to read sad things. I should’ve known since it’s a book about an oppressed country during World War II but like...just when you think you’ve read it all...

The imagery in this book was beautiful. Descriptions of summer days and night skies and feelings of triumph and overwhelming relief are all depicted so strongly. People complain that it’s written childishly but it is from the point of view of a child after all. This book showed a side of Korean life during WW2 that I’ve never seen bef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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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lina
107 revi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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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 6, 2026
A book that allows a small glimpse into Korea under Japanese occupation. Premise was very interesting and I really enjoyed the first-person narrator. Execution felt a bit flawed and lacking in nuance. Ironically, the preface to the anniversary edition was the part that left the deepest impression on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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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sie
2,811 reviews1,410 follow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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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5, 2012
Well, humph, what can I say? I am glad that is over. It reads like a child's book. A boy with tremendous wisdom, honor and valor saves the day when the family's Korean town is liberated from the Japanese at the conclusion of WW2! And the conclusion of the book. The adults in the village listen to the wise advice of the thirteen year-old as he explains how the liberation can most effectively be carried out in the town:

The police can be isolated, sir. Most of them are inside the station right now, anyway. We should try to keep them in there and just make sure they don't come out in force. We can always deal with two or three of them at a time, but I doubt if the police will be stupid enough to send anyone out at a time like this. There are Korean policemen, too, sir, and we should talk them into coming out and giving themselves up. But, sir, really, the first thing we should do is to take over everything else,that is, the railway station, the fire department, the government warehouses, and that sort of thing. Cut the telephone wires to and from the police station, cut off their water by locating the water pipes to the station and destroying them, cut off the electric supply, and so on. Then surround the station and send in an ultimatum, asking them to lay down their arms and turn the station over to us. It is really very simple, sir. (page 179)


The horrors of Korean occupation by the Japanese reads like an adventure story. The boy is righteous, always hardworking, kind and forgiving. I would only recommend this book to a young boy who is interested in history AND loves adventure stories. Correct historical facts are sparsely thrown in. They are presented in a simple manner. You do learn about life of a Korean family under the Japanese occupation.

The title refers to the fact that the Japanese demanded that the Korean take Japanese names. This chapter was moving.

Is this fiction or is this autobiographical? I am unsure.... There is an author's note. The author insists that this is a book of fiction, but then he says ambiguously:

Perhaps I should have included a disclaimer: all the characters and events described in this book are real, but everything else is fiction. (page 198)

What?! He says he is happy that everyone thinks it is so convincingly written that they assume it must be true.

So is this a good book to teach a child about Korea during WW2? Perhaps. Although I do not usually fall head over heels in love with YA literature, I have read some that are excellent; there are books that are good for all ages. I do not rank this in that category.
bio hf ki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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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ryl Gat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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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February 5, 2021
First the Japanese occupied Korea. They forbade the teaching of Korean language and history. They phased out Korean language newspapers and magazines. The Thought Police imprisoned and beat dissenters. They impressed young Koreans into the army (as "Special Volunteer Soldiers"). They forced farmers to sell their rice to Japan ("voluntary contribution to the national war effort for the glory of the emperor"). They forced schoolchildren to worship at a Japanese shrine to pray for the health of the emperor. They sewed the children's pockets shut so they couldn't put their hands in their pockets, because a slouching posture would weaken them, and prevent them from effectively serving the emperor.

But the greatest humiliation was that all Koreans were forced to take a Japanese name. All the men of the town line up wearing black arm bands to grieve the loss of their names, and then all the family members visit the graves of the ancestors to apologize to them, and cry. There is a lot of crying in this book, but it is not as dismal as it might be. Although the father ends up being sent to a detention camp, and the son, at 13 years old, is sent to a work camp, where he digs until his hands are covered with blisters, and grows weak with dysentery, there is much beauty. The boy's family is loving. Neighbors are respectful. At school other boys want to be his friend. There is a constant undertone of fear, but home in the family's apple orchard is as warm and nurturing as it can be.

This book is about how people survive, and about how people make hard decisions about how much of themselves they can give up. What can they change? What must they accept? Everyone in the book struggles with these questions, but the boy and his family handle them with dignity and quiet pride. There are tears, but mother, father, grandparents and siblings always support each other. Perhaps, the mother says, the tears are "for wounded souls everywhere." More poignant than bitter, this is a very quiet look at a very bad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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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yn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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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uary 10, 2022
"...we had lost even our names to the Japanese, who had forced us to adopt Japanese names. I would ask you to consider that extraordinary, historically unprecedented chapter in all histories of colonial experiences: a symbolic and quite ritualistic effort on the part of the colonizers, the oppressors, to alter the identity and destroy the self-respect of the colonized, the oppressed."

I had watched the 2016 Korean film "The Last Princess" starring one of my favorite Korean actresses, Son Ye-Jin, recently and was surprised to learn that the Koreans were forced to adopt Japanese names. I knew I had to learn more about this topic.

This discovery led me to the book 'Lost Names' which chronicles key moments in the author's life from the time he was born in 1932 to when he turned 13 in 1945 and helped his father to organize the formal takeover of their town in Korea upon learning of Japan's surrender.

It is both a memoir and an autobiographical novel. And it is through the eyes of one Korean boy's experiences during the Japanese occupation of Korea during WWII that I gleaned much cruelty suffered, hardship endured, and fortitude forged of the Koreans, under the thumbs of their Japanese aggressors.

I would need to come back to this book again some other day. One reading of it perhaps does not do it jus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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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ma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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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26, 2024
I enjoyed this far more than I expected. I read this for a class where we are studying the Japanese occupation, so reading this alongside articles and other first person accounts really brought me into the narrative and helped to complete the picture of the time period for me. I really got invested in the narra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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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athan Sor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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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ober 1, 2023
My goodness, this book was *fantastic* - I cannot recommend it enough. 10/5 stars - Maybe only a slight exaggeration. Truly though, this is a very underrated book that I wish more people knew about. In short, it's a story about a Korean boy who grows up in Japanese-occupied Korea before and during WWII. It captures very well a lot of the mood of the occupation, as well as being written really, really well. I've griped in the past about modern literary fiction - *this* in my opinion, is what modern literary fiction *should* 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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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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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ruary 23, 2023
i thoroughly enjoyed how the book was consistently written through the lens of a young boy. it made the story translate well into the perspective of someone who doesn’t know *everything* that’s going on during wwii (“only the grown-ups should hear and talk about it”), but knows enough to recognize how it impacts him. it’s an interesting dynamic that i’m not sure how to describe. overall, it’s a very easy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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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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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27, 2024
Kim's earlier The Martyred is a stronger narrative, exploring military and religious communities in the Korean War. Here, though, Kim tracks a male youth who comes of age in a time of Korean submission and underground resistance to Japanese military rule, moving from the loss of birthnames (having to adopt Japanese names instead) to the growing realization that Japan will lose the war. It's sometimes effective and sometimes more useful as cultural h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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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진님, 요청하신 김은국(Richard E. Kim) 작가의 자전적 소설 <잃어버린 이름>(Lost Names: Scenes from a Korean Boyhood)에 대한 줄거리와 평론입니다.

<잃어버린 이름> 줄거리

<잃어버린 이름>은 일제강점기 말기인 1930년대 중반부터 1945년 8월 15일 해방에 이르기까지, 만주와 조선의 한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한 어린 소년의 눈으로 바라본 일제 통치하의 삶을 다룬 7개의 연결된 단편(장)으로 구성된 자전적 소설이다.

첫 번째 장면 <영하의 출생>에서 주인공 소년은 만주 근교에서 부모와 함께 조선으로 돌아오는 여정에서 시작한다. 어릴 적 기억 속에서 아버지는 일제의 감시를 받는 독립운동가이자 지식인으로, 국경을 넘으며 일본 경찰의 혹독한 검문과 모욕을 견뎌내야 한다. 소년은 어렴풋이 자신들이 처한 국가적 비극과 아버지라는 존재가 짊어진 무게를 감지한다.

이어지는 소년기 장면들(<압록강>, <문어와 고구마>)에서는 일제 강점기 아래에서의 일상적 삶과 교육 현장이 그려진다. 소년은 평양 근교의 학교에 진학하며 일본인 교사들의 강압적인 황국신민화 교육을 받는다. 그러나 소년의 아버지를 비롯한 마을 지식인들과 주민들은 비밀리에 민족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며, 소년 역시 학교 내에서 일본인 학생 및 교사들과 미묘한 갈등과 저항을 겪는다. 소년은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강한 도덕적 귀감을 얻는다.

작품의 가장 결정적인 전개는 제5장 <잃어버린 이름>에서 일어난다. 1940년 일제가 강행한 창씨개명 사건이다. 소년의 아버지는 주권과 언어를 빼앗긴 것도 모자라 조상 대대로 내려온 성씨마저 일본식으로 바꾸어야 하는 비극적 현실 앞에서 깊은 절망을 느낀다. 아버지는 소년을 데리고 관공서로 가서 일본식 성명을 등록하고, 함께 조상의 묘지를 찾아가 눈물을 흘리며 사죄한다. 아버지는 소년에게 <오늘을 절대 잊지 마라. 우리가 이름을 빼앗긴 이 치욕의 날을 기억해야 한다>라고 당부한다. 소년은 자식에게 성씨조차 지켜주지 못했다며 자책하는 아버지의 통곡을 보며, 일제의 식민 통치가 한 인간과 가정의 존엄성을 어떻게 짓밟는지 뼈저리게 깨닫는다.

전쟁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일제의 수탈은 극에 달한다. 주민들은 금속 그릇과 식량을 강제 수탈당하고, 학생들은 수업 대신 군사 훈련과 노동에 동원된다. 소년은 일본인 교사들의 광기 어린 군국주의 선전 속에서도 분노와 냉정을 잃지 않고 성장한다.

마지막 장 <대한 독립 만세>에서는 1945년 8월 15일 일제의 무조건 항복과 해방의 순간을 담는다. 마을의 일본인 심문관들과 교사들은 공포에 떨며 도망치거나 주민들의 보복을 두려워한다. 마을 사람들은 분노에 차 일본인들을 처단하려 하지만, 소년의 아버지는 주민들을 겨우 설득하여 질서를 유지하고 과도한 사적 보복과 폭력을 막아선다. 아버지는 진정한 광복은 사적 복수가 아닌 존엄성과 도덕성의 회복에서 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소년은 일본인 교사의 어린 딸을 안전하게 보호해 주며, 마침내 빼앗겼던 자신의 진짜 이름과 민족의 자유를 되찾은 해방된 땅에서 새로운 미래를 바라본다.

<잃어버린 이름> 평론

김은국의 <잃어버린 이름>은 1970년 미국에서 발표되어 큰 학술적·문학적 평가를 받은 작품으로, 단순한 역사적 기록물을 넘어 식민지 치하에서 한 인간이 정체성을 확립해 가는 과정을 그린 집단적 서사이자 뛰어난 성장소설이다.

이 작품의 가장 강력한 문학적 장치는 <이름>이라는 상징성이다. 소설 전체에서 주인공 소년과 그의 가족들의 실제 한국어 이름은 단 한 번도 언급되지 않는다. 이는 일제에 의해 창씨개명을 강요당하며 이름을 빼앗긴 역사적 사실을 서사 구조 자체로 형상화한 것이다. 이름을 잃어버렸다는 것은 단순히 부르는 명칭을 빼앗긴 것을 넘어, 역사와 문화, 그리고 개인의 존재론적 정체성을 박탈당했음을 의미한다. 작가는 인물들의 이름을 숨김으로써 일제 강점기 전체 조선인이 경험해야 했던 집단적 박탈감과 비극을 보편적인 언어로 확장한다.

소설의 서사적 중심축은 <아버지>라는 인물이 체현하는 도덕적 권위와 실존적 고뇌다. 아버지는 일제의 압제 속에서도 품위와 지성을 잃지 않는 인물로, 소년에게는 단순한 부모를 넘어 정체성의 이정표이자 도덕적 스승이다. 창씨개명이라는 치욕 앞에서 조상의 묘를 찾아가 꿇어앉는 아버지의 눈물은 식민지 지식인이 느낀 무력감의 고백이자, 동시에 역사적 기억을 자식에게 승계하려는 결연한 의지다. 이를 통해 작품은 식민 통치의 폭력성에 맞서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물리적 폭력이 아니라 도덕적 자의식과 역사적 기억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김은국은 해방의 순간을 그릴 때 감정적인 분풀이나 일차원적 반일 감정에 몰입하지 않는 냉철한 시선을 유지한다. 패망한 일본인들을 향한 민중의 폭력적 보복을 저지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폭력에 폭력으로 대응하는 것은 일제의 야만성을 닮아가는 것일 뿐이라는 인문주의적 철학을 반영한다. 이는 김은국 작가 특유의 실존주의적 엄숙함과 인간 존엄성에 대한 깊은 신뢰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잃어버린 이름>은 영문으로 작성되어 서구 사회에 일제강점기 조선인들이 겪은 비극과 정체성 투쟁을 알린 중요한 문학적 자산이다. 서정적이면서도 절제된 문체, 개인의 성장기 속에 민족의 수난사를 담아낸 서사적 균형감은 이 작품을 한국 근대사의 비극을 다룬 가장 품격 있는 세계문학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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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E. 김 《잃어버린 이름들》
Richard E. Kim, Lost Names: Scenes from a Korean Boyhood
― 1,000단어 줄거리와 평론

《잃어버린 이름들》은 김은국이 영어로 쓴 반자전적 연작소설이다. 1970년에 처음 출간되었으며, 1930년대 초부터 1945년 해방까지 일제강점기를 살아간 한 한국인 소년과 가족의 경험을 일곱 개의 장면으로 구성한다. 작가는 등장인물과 사건은 실제이지만 그것을 배열하고 해석한 방식은 허구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 작품은 엄밀한 자서전도, 완전한 허구도 아니다. 기억의 사실성과 소설적 구성력이 결합된 식민지 소년기의 기록이다.

  1. 줄거리

첫 장 <건너가기―Crossing>는 1933년 무렵, 아직 한 살밖에 되지 않은 화자가 부모와 함께 얼어붙은 두만강을 건너 만주로 향하는 장면을 다룬다. 아버지는 일제 당국에 의해 투옥되었다가 석방된 뒤 만주의 기독교계 학교에서 일자리를 얻었다. 가족은 기차를 타고 국경으로 이동하지만, 일본 경찰은 아버지를 계속 감시한다.

두만강을 건너는 장면에서 어린 화자는 상황의 정치적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나 부모의 긴장과 침묵, 일본 경찰과 조선인 형사의 태도를 통해 자신들이 자유롭게 여행하는 가족이 아니라 식민권력의 감시를 받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아버지는 독립운동에 직접 참여했는지 명확히 말하지 않지만, 일본 당국은 그를 위험인물로 간주한다.

가족이 만주에 정착한 뒤 화자는 성장한다. 아버지는 교육자이자 기독교인으로서 원칙을 지키며 살아간다. 그는 일본인을 무조건 증오하도록 아들을 가르치지 않는다. 억압에 굴복하지 않되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잃지 말라고 가르친다. 이러한 아버지의 태도는 작품 전체를 관통한다.

몇 년 후 가족은 조선의 고향으로 돌아온다. 소년은 일본이 지배하는 학교에 다닌다. 학교는 지식을 배우는 장소라기보다 식민지 국민을 만드는 훈련장이 되어 있다. 학생들은 일본어를 사용해야 하고, 일본 천황에게 충성하는 의례를 반복한다. 조선인 학생은 자신의 역사와 언어를 부끄러워하도록 교육받는다.

학교에서 소년은 일본인 교사와 상급생들에게 모욕과 폭력을 당한다. 그러나 일본인이라고 모두 똑같이 잔인한 것은 아니다. 한 일본인 교사는 조선인 학생들에게 가해지는 차별을 부끄러워하며 소년에게 인간적인 연민을 보인다. 반대로 일부 조선인은 일본 경찰의 형사나 관리가 되어 같은 민족을 감시한다. 작품은 일본인과 조선인을 단순히 가해자와 피해자로 나누지 않고, 식민체제 안에서 인간들이 취하는 협력·순응·저항의 여러 태도를 보여준다.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장은 표제작 <잃어버린 이름들>이다. 일제는 조선인들에게 일본식 성명을 등록하도록 요구한다. 어느 겨울날 학교의 일본인 교사는 아직 새 이름을 제출하지 않은 학생들을 집으로 돌려보낸다. 소년은 눈보라 속을 달려가며 “나는 이름을 잃게 된다. 우리 모두 이름을 잃게 된다”고 생각한다.

아버지는 일본식 이름을 등록하러 경찰서에 가면서 소년을 데리고 간다. 할머니는 아이가 추위에 상할까 걱정하지만, 아버지는 아들이 이 날을 직접 보고 기억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버지와 친구들은 장례식 때처럼 검은 완장을 차고 있다. 이들에게 일본식 이름을 등록하는 날은 한 가족과 민족의 이름이 죽는 장례일이다.

경찰서에는 새 이름을 등록하려는 조선인들이 긴 줄을 서 있다. 어떤 노인은 어느 일본 이름을 고르든 상관없다며 체념한다. 일본 경찰은 지역에서 존경받는 아버지를 예의 있게 대하지만, 그 예의는 이름을 빼앗는 제도의 폭력성을 없애지 못한다. 아버지는 가족의 새 이름으로 ‘이와모토’를 제출한다.

아버지는 조상의 무덤으로 가서 자신들이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이름을 지키지 못했음을 알린다. 그는 아들에게 이 날을 절대로 잊지 말라고 한다. 이름은 단순한 호칭이 아니라 조상과 후손을 이어주는 역사이며, 이름을 바꾸라는 명령은 한 민족의 기억과 정체성을 끊으려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표제작은 창씨개명을 행정절차가 아니라 정신적 장례식으로 묘사한다. 실제 본문에서도 소년은 “오늘 나는 이름을 잃었다. 오늘 우리 모두 이름을 잃었다”고 깨닫는다.

전쟁이 확대되면서 학교생활은 더욱 군사화된다. 학생들은 수업보다 전쟁물자 수집과 노동에 동원된다. 집에 있는 고무공과 금속제품을 내놓아야 하고, 일본군을 위한 각종 물자를 모은다. 아이들의 놀이도 전쟁을 위한 자원으로 바뀐다.

소년과 급우들은 비행장 활주로 건설에 동원된다. 아직 어린 학생들이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흙을 나르고 돌을 옮긴다. 손에는 물집이 생기고 몸은 지치지만, 정해진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처벌받는다. 일본 제국은 조선의 어른들만 징용한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시간과 신체까지 전쟁에 동원한다.

어느 일요일, 소년은 친구들과 노동하다가 죽음에 가까운 사건을 경험한다. 그는 밤하늘을 바라보며 자신을 억압하는 일본 제국과 전쟁조차 광대한 우주에 비하면 영원하지 않다는 느낌을 받는다. 작가는 이 장면을 자신이 특히 아끼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소년은 아직 정치적 해방을 이루지 못했지만, 상상력 속에서 제국의 권위를 상대화한다.

1945년 일본의 패망이 가까워지면서 식민통치의 질서가 흔들린다. 일본인 관리와 교사들은 불안해하고, 조선인들은 은밀하게 전쟁의 종말을 기대한다. 마침내 일본이 항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사람들은 거리로 나와 환호한다. 일장기가 내려가고 일본 신사가 파괴된다. 학생들은 신사 안에서 자신들이 오랫동안 절해왔던 신성한 대상이 사실은 종이에 싸인 나무토막에 지나지 않았음을 발견한다.

그러나 소년은 해방의 기쁨 속에서도 불편함을 느낀다. 조선인들이 직접 싸워 일본을 몰아낸 것이 아니라 일본의 패전으로 갑자기 해방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그는 해방이 하늘에서 떨어진 선물처럼 느껴진다고 말한다.

마지막 장 <함께 역사를 만들며―In the Making of History—Together>에서 아버지는 아들과 해방의 의미를 이야기한다. 아버지는 이전 세대가 나라를 제대로 개혁하지 못했고, 자신의 세대도 식민지배를 끝내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고 인정한다. 해방이 스스로 획득한 승리가 아니라는 사실은 부끄럽지만, 그렇기 때문에 다음 세대의 책임이 더욱 크다고 말한다.

소년은 이제 단순히 식민지의 피해자로 머물 수 없다. 해방된 나라가 어떤 사회가 될지는 자신의 세대가 결정해야 한다. 작품은 일본의 패망으로 끝나지 않고, 한국인이 스스로 역사를 만들어야 한다는 다짐으로 끝난다.

  1. 이름을 잃는다는 것

이 작품에서 ‘이름’은 개인을 부르는 기호가 아니다. 이름은 조상, 가족, 언어, 역사에 속해 있다는 증거다. 그러므로 창씨개명은 조선인에게 일본식 이름 하나를 추가하는 행정정책이 아니라, 조선인의 과거와 집단적 기억을 지우려는 동화정책이다.

그러나 작품의 제목은 이름이 완전히 소멸했다는 뜻만을 가지지 않는다. 이름은 공식문서에서는 일본식으로 바뀌지만 가족의 기억 속에서는 살아 있다. 아버지가 아들을 경찰서와 조상의 무덤에 데려가는 이유도 기억을 전하기 위해서다. 제국은 이름을 바꿀 수 있지만, 그 이름을 빼앗긴 날에 대한 기억까지 완전히 통제할 수는 없다.

저항은 반드시 무장투쟁으로만 나타나지 않는다. 검은 완장을 차는 것, 침묵 속에서 수치를 기억하는 것, 아들에게 진실을 전하는 것도 저항이다. 아버지는 외적으로 명령에 복종하지만, 내적으로는 그 명령의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1. 어린아이의 눈으로 본 식민지배

《잃어버린 이름들》의 가장 뛰어난 점은 식민지배를 거대한 정치담론이 아니라 어린아이의 일상으로 보여준다는 데 있다. 소년은 국제정세나 제국주의 이론을 알지 못한다. 대신 학교에서 맞고, 이름을 바꾸고, 고무공을 빼앗기며, 활주로에서 흙을 나른다.

이러한 세부는 식민주의가 단지 국가 간의 지배관계가 아니라 인간의 몸과 언어, 학교와 가족, 놀이와 기억을 지배하는 체제임을 보여준다. 학술적 역사서가 정책과 제도를 설명한다면, 이 작품은 그 정책이 한 아이의 마음속에 어떤 수치와 공포를 남겼는지를 보여준다. 그래서 이 책은 식민지 시기를 인간의 얼굴을 통해 이해하게 하는 문학으로 평가되어 왔다.

어린 화자의 시선은 일본인을 악마화하는 것도 막아준다. 소년은 일본인 교사의 친절과 부끄러움을 목격하고, 조선인 형사의 비굴함과 잔인함도 경험한다. 선과 악은 민족적 경계와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다. 억압의 책임은 일본 제국에 있지만, 제도 안에서 각 개인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도 중요하다.

  1. 아버지의 저항과 책임윤리

아버지는 작품의 도덕적 중심이다. 그는 반일 감정을 아들에게 주입하기보다 품위와 책임을 가르친다. 그는 일본의 억압을 분명히 인식하지만 조선인의 모든 실패를 일본 탓으로만 돌리지 않는다.

마지막 장에서 아버지는 조선이 식민지가 된 데에는 무능했던 왕조와 개혁에 실패한 기성세대의 책임도 있다고 말한다. 이것은 일본의 식민지배를 정당화하는 말이 아니다. 침략자의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피해자가 자신의 역사적 실패를 성찰해야 미래를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은국 자신도 이 작품을 일본인에 대한 증오를 조장하는 책으로 읽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한국인이 모든 문제를 외부세력 탓으로 돌리는 데서 벗어나 자기 책임을 성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태도는 작품을 단순한 민족주의적 수난기와 구별한다.

다만 이 입장은 조심스럽게 읽어야 한다. 조선 내부의 무능과 분열을 성찰하는 것과 일본의 침략 책임을 약화하는 것은 다르다. 작품은 기본적으로 식민지배가 강제와 폭력으로 유지되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1. 작품의 한계

작품은 비교적 교육받고 경제적으로 안정된 기독교 가정을 중심으로 한다. 아버지는 지역사회에서 존경받으며 일부 일본 관리들도 그를 예우한다. 따라서 가난한 농민, 공장노동자, 위안부 피해자, 강제징용자 등이 경험한 식민지배의 더욱 극단적인 폭력은 충분히 나타나지 않는다.

여성 인물도 주로 어머니와 할머니의 역할에 머문다. 이들은 가족의 정서와 전통을 지키지만, 아버지처럼 역사와 민족의 문제를 길게 해석하는 목소리는 갖지 못한다. 식민지 경험이 남성 가장과 아들의 계승 이야기로 집중된 점은 작품의 시대적 한계다.

또한 아버지의 도덕적 태도가 지나치게 이상화되어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그는 거의 언제나 침착하고 현명하며 미래를 내다본다. 이러한 인물은 소설의 윤리적 중심을 세우지만, 실제 인간의 모순과 동요를 충분히 보여주지는 못한다.

  1. 종합 평가

《잃어버린 이름들》은 일제강점기의 역사를 설명하는 책이라기보다, 식민지배가 인간의 내면과 일상에 남긴 흔적을 복원하는 작품이다. 이 책에서 식민주의는 총과 감옥으로만 작동하지 않는다. 아이의 이름을 바꾸고, 학교의 언어를 통제하며, 조상에게 절하는 방식을 금지하고, 놀이도구와 노동력까지 전쟁에 동원한다.

그러나 작품은 조선인을 무력한 피해자로만 묘사하지 않는다. 가족은 명령을 거부할 힘이 없지만 기억할 힘은 가지고 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수치스러운 날을 잊지 말라고 한다. 기억은 즉각 제국을 무너뜨리지 못하지만, 제국이 인간의 내면을 완전히 정복하는 것을 막는다.

마지막에 해방은 완전한 결말로 제시되지 않는다. 이름을 되찾았다고 해서 곧바로 자주적인 역사가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해방이 외부의 힘으로 주어졌다는 사실 때문에 소년은 기뻐하면서도 부끄러워한다. 이러한 복합적인 감정은 1945년을 단순한 민족적 환희로 묘사하는 서사보다 깊다.

작품의 핵심은 ‘잃어버린 이름을 되찾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이름을 잃게 된 역사적 원인을 성찰하고, 다시는 자신의 역사를 타인에게 맡기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요구로 나아간다. 기억이 과거의 원한만을 반복한다면 그것은 새로운 역사를 만들지 못한다. 기억은 책임과 결합해야 한다.

《순교자》가 전쟁 속에서 신앙과 진실의 문제를 다룬 철학적 소설이라면, 《잃어버린 이름들》은 한 가족의 기억을 통해 민족적 정체성과 역사적 책임을 탐구한 작품이다. 전자는 극단적인 상황에서 인간이 무엇을 믿을 수 있는지를 묻고, 후자는 정체성을 빼앗긴 인간이 무엇을 기억해야 하는지를 묻는다.

결국 《잃어버린 이름들》은 일본에 대한 증오를 가르치는 소설이라기보다, 지배받은 경험을 잊지 않으면서도 그 경험을 자기성찰과 미래의 책임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하는 작품이다. 이름은 빼앗길 수 있지만 기억은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 한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기억된 이름은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다음 세대가 역사를 다시 시작할 수 있게 하는 출발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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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국 작가의 다른 작품이나 관련 주제로 계속 논의해보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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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진님, 김은국 작가의 두 대표작 <순교자>(The Martyred)와 <잃어버린 이름>(Lost Names)에 나타난 실존주의적 주제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한 비교 분석입니다.

공통점: 극단적 비극 속에서의 실존적 선택과 인간 존엄성

두 소설은 모두 '한국전쟁'과 '일제강점기 말기'라는 한국 현대사의 가장 극단적인 역사적 비극과 부조리한 환경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김은국 작가는 이 두 작품을 통해 거대한 역사적 폭력 앞에서 인간이 어떻게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할 것인가라는 실존주의적 물음을 공통적으로 던진다.

1. 신의 부재(Silence of God)와 부조리한 세계

두 작품 속 세계는 절대자나 사회적 시스템이 인간을 구원해 주지 못하는 '신이 침묵하는 부조리한 세계'다.

  • <순교자>에서는 12명의 목사가 공포 속에서 신을 찾다가 절규하며 죽어가는 사건을 통해 신의 부재와 세계의 냉혹함을 직접적으로 증명한다.

  • <잃어버린 이름>에서는 주권과 성씨, 언어마저 빼앗기고 개인의 존엄이 짓밟히는 식민지 통치의 부조리가 피할 수 없는 현실로 제시된다.

2. 타자에게 종속되지 않는 실존적 선택

두 소설의 핵심 인물들은 체제, 이념, 혹은 맹목적인 집단의 광기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의지로 주체적인 선택을 내린다.

  • <순교자>의 신 목사는 군당국의 반공 프로파간다나 교인들의 맹신에 타협하지 않고, 민중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스스로 '배신자'라는 악명을 짊어지는 주체적 선택을 한다.

  • <잃어버린 이름>의 아버지는 일제의 강압으로 창씨개명을 하는 치욕을 겪으면서도, 도덕적 자의식과 역사적 기억을 자식에게 물려주는 내면의 주체성을 포기하지 않는다.

3. 폭력에 맞서는 인문주의와 인간 존엄성

김은국이 제시하는 실존주의는 허무주의에 그치지 않고 '인간 존엄성에 대한 책임'으로 귀결된다.

  • <순교자>에서 신 목사는 구원이 없는 세상에서 타인(고통받는 민중)을 향한 자비와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스스로 신의 역할을 대신한다.

  • <잃어버린 이름>에서 아버지는 해방 직후 패망한 일본인들을 향한 민중의 사적 보복과 폭력을 저지하며, 폭력에 폭력으로 대응하지 않는 인간으로서의 품위와 도덕적 엄숙함을 지킨다.

차이점: 실존적 투쟁의 대상과 희생의 양상

두 작품은 실존적 주제를 다루는 틀을 공유하지만, 투쟁의 대상, 실존적 결단이 요구하는 희생의 성격, 그리고 서사의 시선에서 명확한 차이를 보인다.

구분<순교자><잃어버린 이름>
투쟁의 대상형이상학적 부조리 (신의 침묵, 죽음, 삶의 무의미)역사적·제도적 폭력 (일제 식민 통치, 창씨개명)
주요 인물신 목사 (신앙과 회의 사이에 선 고독한 종교인)아버지와 소년 (도덕적 이정표인 부모와 성장하는 자아)
희생의 양상영혼과 명예의 희생 (거짓 순교 신화를 위한 자발적 악명)정체성의 수난과 보존 (이름을 빼앗기되 내면의 기억을 지킴)
서사적 시선관조적·회의적 시선 (지식인 이 대위의 냉철한 탐구)성장과 기억의 서사 (어린 소년의 눈으로 본 감성적·도덕적 기록)

1. 형이상학적 허무 vs 역사적 현실성

  • <순교자>는 다분히 형이상학적이고 철학적인 질문에 집중한다. 전쟁이라는 상황은 하나의 극단적 배경일 뿐, 진짜 싸움은 '신이 없는 세상에서 인간은 무엇으로 살아가는가'라는 존재론적 질문이다.

  • 반면 <잃어버린 이름>은 보다 구체적인 역사적 수난에 뿌리를 둔다. 정체성을 박탈당하는 식민지 현실 속에서 '어떻게 인간으로서의 자의식과 민족적 기억을 훼손당하지 않고 보존할 것인가'가 핵심 과제다.

2. 구원적 거짓(Falsehood) vs 도덕적 진실(Truth)

  • <순교자>의 실존적 결단은 '구원적 거짓'을 매개로 한다. 신 목사는 진실(12명 목사의 비겁한 죽음)이 사람들을 절망에 빠뜨릴 것을 알기에, 스스로 배신자가 되는 위험을 무릅쓰고 거짓 순교 신화를 만들어낸다. 진실보다 '인간을 살리는 환상'을 선택하는 역설적 실존이다.

  • 반면 <잃어버린 이름>의 실존적 결단은 '진실과 기억의 보존'에 기반한다. 아버지는 성씨를 빼앗긴 치욕의 날을 기억하라고 당부하며, 거친 현실 앞에서도 도덕적 진실성과 역사적 자의식을 마음에刻는 길을 택한다.

3. 고독한 개인의 절망 vs 세대 간의 승계와 성장

  • <순교자>의 신 목사는 끝까지 이해받지 못하는 고독한 인물이다. 그의 선택은 타인과의 공유가 불가능한 비극적 고독 속에서 이루어지며, 남하를 거부하고 평양에 남는 그의 마지막 모습은 카뮈의 <시지프 신화>처럼 끊임없이 형벌을 짊어지는 실존적 고립을 보여준다.

  • <잃어버린 이름>은 아버지에게서 소년으로 이어지는 도덕적 승계와 성장을 다룬다. 아버지가 보여준 실존적 결단과 품위는 소년에게 깊은 영감을 주며, 소년은 해방을 맞아 자신의 진짜 이름을 찾고 미래로 나아간다. 절망 속에서도 희망적인 역사적 연속성이 존재한다.

결론

김은국의 두 소설은 "절망적인 세계 속에서도 인간은 스스로의 선택을 통해 존엄성을 지켜내야 한다"는 알베르 카뮈와 장폴 사르트르 풍의 실존주의 철학을 담고 있다.

<순교자>가 신이 사라진 세계에서 인간을 위해 자신의 영혼마저 희생하는 고독하고 형이상학적인 실존의 비극을 그렸다면, <잃어버린 이름>은 폭력적인 역사 속에서도 인간다운 도덕성과 기억을 지켜내며 다음 세대로 전달하는 역사적·성장론적 실존의 승리를 그려낸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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