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22

조선의 갈림길 | 길윤형 2025

조선의 갈림길 | 길윤형 | 알라딘


조선의 갈림길 - 강화도조약부터 을사늑약까지, 망국의 서막을 새기다
길윤형 (지은이)서해문집2025-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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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발행일 2025년 11월 17일과 같은 날, 120년 전 1905년 을사늑약으로 조선은 외교권을 잃고 몰락의 길로 들어섰다. 날카로운 시선과 집념으로 역사의 순간을 추적해 온 저자 길윤형은 《한겨레》 연재 〈길윤형의 조선의 갈림길〉을 다듬어 또 하나의 역사 다큐멘터리를 완성했다.

강화도조약(1876)부터 을사늑약(1905)까지 30여 년, 조선이 근대의 파도 속에서 어떤 선택을 했고 어떻게 길을 잃었는지 세밀하게 복원한다. 《조선왕조실록》과 일기 등 국내 사료는 물론 《일본외교문서》, 《주한일본공사관기록》, 《러시아 외교문서》까지 촘촘히 대조해 정치·외교의 결정을 입체적으로 해부한다. ‘쇄국-개방’, ‘개혁-보수’, ‘자주-의존’ 사이의 흔들림을 총 3부 26장 구성으로 짚어 망국에 이른 과정과 의미를 차분히 되짚는다.


목차


프롤로그_ 좌절의 밑바닥에서

경직된 국가
01 오경석의 서글픈 배신
02 조선, 근대 조약 질서 속으로 뛰어들다
03 청, 조선의 숨통을 바싹 틀어쥐다
04 임오군란: 청·일, 조선에서 살벌하게 맞서다
05 김옥균의 모험, 조선에 증오의 씨를 뿌리다
06 고종의 ‘러시아 접근’, 조선을 누란의 위기에 빠뜨리다
07 야욕 드러낸 일본, “우리 ‘이익선’ 초점은 조선”

선택의 기로
08 동학, 청일전쟁에 불을 붙이다
09 일본, 개전을 밀어붙이다
10 일본과 ‘일본당’, 결탁하다
11 고종과 민중, 갑오개혁에 저항하다
12 명성황후의 죽음, 고종과 개혁 세력 ‘불구대천’ 원수가 되다
13 아관파천과 고종, ‘개혁’을 도륙 내다
14 고종의 두 번째 ‘러시아 접근’ 실패하다
15 고종의 혼미, 일본의 뒤집기
16 독립협회의 몸부림, 일본이 만세를 부르다
17 독립협회의 정치 개혁, 끝내 좌절하다

망국의 길
18 의화단사건, 살얼음 같던 ‘러·일 균형’을 깨다
19 대한제국, ‘중립화’와 ‘일본 예속’의 갈림길에 서다
20 일본, 러시아의 ‘중립화 제안’을 걷어차다
21 ‘영일동맹’, 대한제국을 옭아매다
22 러시아, ‘신노선’으로 맞서다
23 대한제국, ‘전시중립 선언’에 운명을 걸다
24 한일의정서, 대한제국의 멱통을 움켜쥐다
25 “한국을 우리 제국 판도의 일부분으로 간주하라”
26 을사늑약 체결되다

에필로그_ 망국의 원인을 생각하다

감사의 말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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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길윤형 (지은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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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서울 출생. 서강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했다. 2001년 11월 《한겨레》에 입사해 사회부·국제부 등을 거쳤고, 2013년 9월부터 3년 반 동안 도쿄 특파원으로 재직했다. 귀국 후 《한겨레21》 편집장과 《한겨레》 국제뉴스팀장, 통일외교팀장을 맡았고 국제부장을 거쳐 통일외교국제 담당 논설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나는 조선인 가미카제다》 《아베는 누구인가》 《안창남, 서른 해의 불꽃같은 삶》 《26일 동안의 광복》 《신냉전 한일전》 《조선의 갈림길》이 있고, 옮긴 책으로 《나는 날조 기자가 아니다》 《아... 더보기

최근작 : <조선의 갈림길>,<미중 경쟁과 대만해협 위기>,<[큰글자도서] 신냉전 한일전> … 총 23종 (모두보기)


출판사 소개
서해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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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함께 여는 국어 수업 : 고등 편>,<함께 여는 국어 수업 : 중등 편>,<난민, 낯설고 아름다운>등 총 552종
대표분야 : 역사 8위 (브랜드 지수 480,536점), 청소년 인문/사회 13위 (브랜드 지수 90,337점), 고전 18위 (브랜드 지수 254,081점)





출판사 제공 책소개



“나라의 치욕과 백성의 욕됨이 이에 이르렀다.”

혼란해진 한반도를 노리는 주변국들의 힘겨루기
존립과 망국의 갈림길에 선 조선
강화도조약부터 을사늑약까지 30년,
방대한 사료에서 꿰맞춘 망국의 역사 퍼즐

이 책의 발행일(2025년 11월 17일)로부터 120년 전(1905) 같은 날, 을사늑약으로 조선은 외교권을 박탈당하고 망국의 길로 들어섰다.
날카로운 시선과 끈질긴 집념으로 역사의 순간들을 포착해 온 저자 길윤형이 또 하나의 역사 다큐멘터리를 완성했다. 《조선의 갈림길》은 약 1년간 《한겨레》에 연재한 〈길윤형의 조선의 갈림길〉을 다듬고 보강해 완성한 결과물이다. 강화도조약(1876)부터 을사늑약(1905)까지, 30여 년간 조선이 근대의 거대한 파도 속에서 어떤 선택을 했고 어떻게 길을 잃었는지를 세밀하게 들여다본다.
특히《조선왕조실록》과 각종 일기 등의 국내 사료뿐 아니라 《일본외교문서》, 《주한일본공사관기록》, 《러시아 외교문서》 등의 방대한 문서 자료까지 훑고 꿰맞춰 당시의 정치·외교적 선택을 입체적으로 뜯어본다. 이를 통해 조선이 ‘쇄국과 개방’, ‘개혁과 보수’, ‘자주와 의존’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리다 결국 망국의 길로 향한 복잡하고도 힘겨웠던 과정과 의미를 총 3부 26개 장으로 나누어 꼼꼼하게 되짚었다.

경직된 국가, 1876~1893
19세기 후반, 세계가 제국주의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때 조선은 여전히 중화 질서에 묶여 있었다. 청의 쇠퇴와 서양 문명의 도래를 목격한 역관 오경석은 개항의 필요성을 외쳤지만, 조선의 지배층은 그를 ‘배신자’로 몰았다. 결국 1876년 일본이 운요호사건을 일으켜 강화도조약을 강제 체결하며 조선은 근대 국제 질서 속으로 끌려 들어간다. 불평등조약이라는 굴레 속에서 자주권은 약화하고, 청은 이를 틈 타 조선을 다시 속방처럼 다루고자 한다. 임오군란으로 조선 내부의 혼란이 폭발하자 청과 일본이 군대를 파견하고, 조선의 군사적 주권은 사실상 사라졌다. 김옥균의 갑신정변은 근대화를 향한 마지막 몸부림이었지만, 청의 개입으로 실패하고 개혁 세력은 친일파로 낙인찍혔다. 고종은 청의 간섭을 피하려 러시아에 손을 내밀었으나, 외교적 역량 부족으로 오히려 외세 경쟁의 장으로 조선을 내몰았다. 전통에 묶인 정치 체제와 우유부단한 군주, 분열된 엘리트들 속에서 조선은 시대 변화에 대응하지 못했다. 이렇게 조선은 ‘개혁의 문’을 열지도 닫지도 못한 채, ‘경직된 국가’로 근대의 첫 관문에서 비틀거렸다.

“조선이 지금 독립국인지 속국인지 모르겠다.”
“왜 귀국 자신의 일을 귀하가 모르는가?”
“귀국(일본)이나 미국과 대등한 조약을 체결해 독립을 승인받았지만 지나는 (서울에) 병력을 파견해 두면서 속국 취급하기 때문이다.”
_ 97쪽

선택의 기로, 1894~1899
1894년 일어난 동학농민운동은 조선 민중의 개혁 열망을 폭발시켰지만, 이를 진압하겠다는 구실로 청과 일본이 동시에 한반도로 파병하면서 전쟁의 불씨가 되었다. 청일전쟁의 결과 일본이 승리하자 조선의 근대화는 일본 주도의 ‘갑오개혁’이라는 왜곡된 형태로 추진되었다. 신분제 폐지와 제도 개편이 이루어졌으나, 주권을 잃은 개혁은 껍데기뿐이었다. 1895년 명성황후가 일본 세력에 의해 시해되면서 고종은 일본에 대한 증오로 러시아 쪽에 피신하고, 조정은 친러 정권으로 재편되었다. 아관파천 이후 개혁은 완전히 중단되었고, 고종은 황제권 강화를 위해 ‘대한제국’을 선포하며 오히려 시대를 거슬렀다. 그 틈에 독립협회가 등장해 입헌군주제와 민권을 외쳤지만, 고종의 불신과 탄압으로 해산된다. 개혁파는 외세 의존과 내부 개혁 사이에서 방향을 잃었고, 조선의 정치는 다시 혼돈에 빠졌다. 이렇게 조선은 개혁의 기회를 두 번이나 스스로 걷어차며, 자주독립의 길 대신 외세 의존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선택의 기로’에서 조선은 미래를 결정하지 못한 채, 타인의 계산에 따라 흔들리는 나라가 되었다.

“신 등이 생각건대 나라가 나라 노릇을 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있어야 하는데, 그 하나는 자립하여 다른 나라에 의지하지 않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스스로 닦아서 정사와 법도를 온 나라에 행하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는 하늘에서 우리 폐하에게 부여해 준 하나의 큰 권한입니다. 이 권한이 없으면 그 나라가 없는 것입니다.”
_ 276쪽

망국의 길, 1900~1905
의화단사건 이후 청이 무너지고 러시아가 만주를 장악하면서 동아시아의 세력 균형이 깨진다. 대한제국은 중립화를 주장했지만 실질적 힘이 없었고, 1902년 영일동맹으로 일본의 조선 지배는 국제적으로 승인되었다. 한편, 러시아와 일본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일본은 전쟁을 택했다. 1904년 러일전쟁이 발발하자 고종은 중립을 선언했으나 일본은 이를 무시하고 한반도를 병참 기지화했다. 일본은 ‘한일의정서’를 통해 조선의 외교와 군사권을 장악했고, 이후 재정·통신·철도까지 완전히 통제했다. 1905년 쓰시마해전에서 일본이 승리하고, 포츠머스조약으로 러시아가 한국에 대한 일본의 지배를 인정하면서 조선의 운명은 결정되었다. 일본은 조선을 제국 판도의 일부로 선언하고 통감부 설치를 추진했다. 같은 해 11월 17일, 일본은 무력과 협박으로 을사늑약을 강제 체결해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박탈했다. 그 순간 조선은 명목상 독립국이지만 실제로는 보호국, 즉 식민지의 문턱에 들어섰다. 결국 개혁도 외교도 실패한 채, 조선은 준비되지 않은 근대의 파고에 휩쓸려 역사에서 사라졌다.
망국의 원인은 외세만이 아니라 역사적 갈림길에서 잘못된 선택을 거듭한 내부의 실패였다. 오늘날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 속에서, 120년 전 조선의 선택을 되짚어야 할 이유다.

“오호! 나라의 치욕과 백성의 욕됨이 이에 이르렀다. 우리 인민은 장차 생존경쟁에서 모두 죽어서 사라질 것이다. 대개 살기를 바라는 자는 반드시 죽고, 죽기를 각오한 자는 도리어 살 것이니 여러분은 어찌 이것을 알지 못하는가.”
_ 444쪽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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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라면 꼭 읽어야 할 명저! 저자의 예리한 시선과 철저한 자료 조사, 가독력 있는 문장! 조선은 왜 망했는지, 세계가 재편되어가는 지금, 우리는 멈춰서서 되돌아봐야 할 때입니다. 역사는 반복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그 혜안을 제시해 줍니다.
hansungrea 2025-12-02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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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연재될 때 정말 흥미진진하게 보았던 칼럼이었는데 책으로 나와주니 너무 좋네요. 잘 읽을게요!!
아유카와마도카 2025-11-26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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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만 읽어도 가슴이 서늘해진다. 그때와 지금이 너무도 닮아 있고, 나라의 운명이 어디로 펼쳐질지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다.
제타 2026-02-28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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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윤형의 <조선의 갈림길>에 대한 요약과 평론입니다.

<핵심 요약: 위기의 조선과 지정학적 선택>

길윤형의 <조선의 갈림길>(2025)은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 제국주의 열강의 각축장으로 전락했던 조선 말기의 역사를 국제정치학과 외교적 관점에서 재조명한 저작이다. 저자는 조선이 멸망에 이르게 된 과정을 단순한 내정 실패나 무능한 군주의 탓으로만 돌리지 않는다. 대신 급변하는 세계 질서 속에서 조선의 지도부가 마주했던 구조적 제약과 치명적인 오판을 세밀하게 추적한다.

  1. <전통적 조공 질서의 붕괴와 개항> 조선은 수백 년간 중화 질서 속에서 안정을 누려왔으나, 아편전쟁과 메이지 유신으로 동아시아 질서가 근본적으로 흔들렸다. 강화도 조약(1876년)을 기점으로 전통적인 조공-책봉 관계는 서구식 만국공법 체계와 정면 충돌했다. 조선은 '자주'와 '속방'이라는 모순된 개념 사이에서 외교적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했다.

  2. <외세 의존의 악순환: 임오군란에서 청일전쟁까지> 임오군란(1882년)과 갑신정변(1884년)을 거치며 조선 조정은 위기를 스스로 수습할 군사적·행정적 역량을 상실했다. 청나라의 군사 개입을 요청하면서 청의 내정간섭이 본격화되었고, 이는 일본에게 개입의 명분을 주었다. 동학농민혁명(1894년) 당시에도 외세를 끌어들임으로써 결국 한반도를 무대로 한 청일전쟁을 촉발했다.

  3. <지정학적 줄타기와 대한제국의 한계> 청일전쟁 승리로 일본의 영향력이 커지자 고종은 아관파천(1896년)을 통해 러시아를 끌어들여 균형을 맞추려 했다. 이후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영세중립'을 모색했으나, 이를 뒷받침할 국력과 외교적 전략이 전무했다. 러일전쟁(1904년)에서 일본이 승리하고 가쓰라-태프트 밀약, 제2차 영일동맹을 통해 열강의 승인을 얻자, 대한제국은 외교권을 빼앗기며 식민지화의 길로 접어들었다.

<평론: 역사적 결정론을 넘어선 외교사적 통찰>

<조선의 갈림길>은 감정적 민족주의나 사후 확증 편향에 빠지지 않고, 당대 행위자들의 시선에서 위기를 복기한다는 점에서 돋보인다.

첫째, <구조와 행위자 사이의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한다. 제국주의 열강의 침탈이라는 거대한 파도 속에서 한반도가 처한 지정학적 비극을 다루면서도, 당시 위정자들이 내린 선택의 기회비용을 엄정하게 평가한다. 외세를 끌어들여 권력을 유지하려 했던 지배층의 단견과, 국제정세의 냉혹함을 읽지 못한 이상주의적 태도를 날카롭게 짚어낸다.

둘째, <과거를 통한 현재의 반추>다. 이 책이 다루는 19세기 말의 풍경은 미중 패권 경쟁과 다극화 질서 속에서 안보 위기를 겪는 오늘날의 현실과 겹친다. 강대국의 역학 구도를 정밀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내부 분열에 갇힌 국가는 결국 타국의 협상 테이블 위에 올려진다는 교훈을 던진다.

한계로는 복잡다단한 민중 운동이나 사회경제적 구조 변동보다는 엘리트 외교와 조약 중심의 서술에 치중되어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선택의 순간'들에 집중하여 국가의 생존 전략을 탐구했다는 점에서, <조선의 갈림길>은 오늘날에도 유효한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빼어난 외교사적 비평서다.

==

길윤형 『조선의 갈림길』(2025) — 1,000단어 요약·평론

길윤형의 『조선의 갈림길: 강화도조약부터 을사늑약까지, 망국의 서막을 새기다』는 1876년 강화도조약에서 1905년 을사늑약까지 30년을 추적하면서 <조선은 왜 망했는가>라는 오래된 질문을 다시 던지는 책이다. 2025년 11월 17일 출간되었으며, 『한겨레』에 약 1년 동안 연재한 <길윤형의 조선의 갈림길>을 수정·보완했다. 『조선왕조실록』뿐 아니라 『일본외교문서』, 『주한일본공사관기록』, 러시아 외교문서 등을 교차시켜 국제정치와 조선 내부정치를 함께 복원하려 한다. 전체는 <경직된 국가>, <선택의 기로>, <망국의 길>이라는 3부 2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 핵심 명제: 조선은 한순간에 망하지 않았다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주장은 제목의 <갈림길>이라는 말에 담겨 있다. 조선의 멸망은 1910년에 갑자기 닥친 사건도 아니며 일본의 힘이 강했기 때문에 피할 수 없었던 숙명도 아니다. 1876~1905년 사이에는 여러 차례 다른 선택을 할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조선의 군주와 지배층은 위기가 닥칠 때마다 국가제도를 개혁하여 내부 역량을 강화하기보다 청·일본·러시아 같은 외세 가운데 하나를 이용해 다른 외세를 견제하려 했다.

따라서 길윤형은 망국을 <외세의 침략>과 <내부의 실패> 가운데 어느 하나로 환원하지 않는다.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은 분명 결정적 요인이지만, 일본이 침투할 수 있었던 공간이 만들어지는 과정에는 조선 내부의 경직된 정치체제, 군주권을 둘러싼 권력투쟁, 개혁세력의 취약성, 외교적 판단착오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것이 이 책이 전통적인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겼다>는 설명과 구별되는 지점이다.

2. 제1부 <경직된 국가>: 개항 이후에도 변하지 못한 조선

첫 부분은 개화사상가 오경석에서 시작한다. 그는 청이 서양 열강에 패배하는 모습을 직접 보고 조선 역시 개방과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조선의 정치체제는 이런 경고를 수용할 능력이 부족했다.

결국 조선의 개항은 자발적인 개혁의 결과가 아니라 일본이 운요호사건을 일으킨 뒤 강요한 1876년 강화도조약으로 시작된다.

더 큰 문제는 조선이 전통적 청 중심 질서에서 근대 국제질서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제대로 된 독립국가의 외교전략을 만들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임오군란 이후 청은 군대를 주둔시키며 조선 내정에 깊숙이 개입했고, 일본 역시 영향력을 확대하려 했다. 조선은 말 그대로 청과 일본의 경쟁장이 되어 갔다.

1884년 갑신정변은 이 상황을 타개하려던 급진적 시도였지만 김옥균 등 개화파가 일본의 힘에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실패했다. 그 결과 <개혁=친일>이라는 불행한 정치적 등식이 생겨났다.

고종은 청의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러시아에 접근한다. 그러나 길윤형에게 이것은 주체적 균형외교라기보다는 <한 외세를 다른 외세로 막는 방식>이었다.

즉 조선 외교의 근본적 약점은 어느 나라를 선택했느냐보다 <자기 힘을 키우지 못한 상태에서 외세를 이용하려 했다는 것>이었다.

3. 제2부 <선택의 기로>: 1894년이 가장 중요한 갈림길

책의 중심부는 1894~1899년이다.

동학농민전쟁이 발생하자 조선 정부는 이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청군을 불러들였다. 일본도 군대를 파견하면서 조선 문제는 청일전쟁으로 폭발한다. 일본이 승리한 뒤 갑오개혁이 시작되었다.

여기서 길윤형의 해석은 상당히 도발적이다.

갑오개혁에는 신분제 철폐 등 분명 중요한 근대적 개혁이 있었지만 그것은 일본 군대가 서울을 장악한 상태에서 추진되었다. 따라서 <근대적 내용>과 <제국주의적 강제>가 뒤섞여 있었다. 고종과 명성황후는 특히 왕권 제한을 강하게 거부했고, 개혁세력과 왕실의 대립은 극단으로 치달았다.

길윤형은 이 분열을 이후 비극의 중요한 원인으로 본다. 연재 당시 그는 조선 개혁세력과 일본이 한편이 되어 고종과 맞서게 된 상황을 이후 비극의 <근본적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적했다.

1895년 명성황후 시해는 결정적 파국이었다.

일본의 폭력은 일본과 개혁세력을 한꺼번에 불신하게 만들었고, 고종은 아관파천을 통해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한다. 이후 친러 세력이 등장하고 갑오개혁의 상당 부분이 후퇴한다.

1897년 대한제국이 출범하지만 길윤형은 대한제국을 근대적 국민국가 건설의 성공적인 출발로 높이 평가하지 않는다. 오히려 고종이 <국가의 제도적 근대화>보다 <황제권 강화>를 우선했다는 쪽에 무게를 둔다.

독립협회의 의회적 정치개혁 요구마저 황제권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여 탄압하면서 또 하나의 개혁 가능성이 사라진다.

4. 고종에 대한 매우 비판적인 평가

따라서 이 책에서 가장 논쟁적인 인물은 일본 정치가들이 아니라 오히려 고종이다.

길윤형은 고종을 단순히 일본 제국주의의 희생자로 그리지 않는다. 그는 청을 견제하려 일본에 접근하고, 일본을 견제하려 러시아에 접근하며, 때로는 미국과 유럽 열강에 기대려 했다.

그런데 이 외교에는 일관된 국가전략이 부족했다.

더 심각한 것은 고종이 입헌적 정치체제나 권력분립보다 자신의 군주권을 지키는 것을 중시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길윤형은 1904년의 상황을 설명하면서 고종이 나라가 무너지는 순간까지도 군주권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이 점에서 『조선의 갈림길』은 최근의 <고종 재평가론>에 상당히 비판적인 책이라고 할 수 있다.

5. 제3부 <망국의 길>: 국제정치가 조선을 압도하다

1900년 이후가 되면 선택의 폭은 급격하게 줄어든다.

의화단사건 이후 러시아가 만주를 점령하면서 일본과 러시아의 충돌 가능성이 커졌다. 대한제국은 한반도를 중립화하려 했지만 이를 보장할 군사력도 국제적 후원도 확보하지 못했다.

특히 1902년 영일동맹은 치명적이었다. 영국이 러시아 견제를 위해 일본의 한반도에서의 특수한 이해관계를 인정하면서 대한제국을 둘러싼 국제환경이 일본에 유리하게 변했다.

그러나 흥미로운 대목은 러시아가 한때 한반도 중립화를 제안했다는 점이다. 일본은 이를 거부했다. 즉 대한제국의 식민지화는 단순히 러일 간 경쟁의 우연한 결과가 아니었다. 일본 지도부는 점차 조선을 자신의 세력권을 넘어 <제국 판도의 일부>로 만들기로 결정하고 있었다.

1904년 러일전쟁 직전 대한제국은 전시중립을 선언한다. 이것은 고종의 마지막 외교적 승부수였다.

그러나 아무도 그 중립을 지켜주지 않았다.

일본군은 서울을 장악하고 1904년 2월 한일의정서를 강요한다. 길윤형은 이 시점을 사실상 망국의 결정적 순간으로 본다. 한일의정서를 통해 일본이 대한제국의 외교와 군사적 행동을 좌우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연재에서 <이 시점에서 나라는 이미 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고까지 평가한다.

1905년 일본이 러일전쟁에서 승리하고 미국·영국·러시아가 차례로 일본의 한국 지배를 사실상 인정하면서 마지막 국제적 탈출구까지 사라졌다.

11월 17일 을사늑약으로 외교권이 박탈되었다.

1910년 병합은 그 뒤의 결론이었다.

6. 이 책의 가장 큰 장점: <망국 필연론>에서 벗어난다

이 책의 가장 좋은 점은 <조선은 원래 뒤떨어졌으므로 망할 수밖에 없었다>는 식의 설명을 피한다는 것이다.

1876년부터 1905년까지 무려 30년이 있었다.

1884년 갑신정변, 1894년 갑오개혁, 1896~1898년 독립협회, 대한제국의 중립화 구상 등 여러 갈림길이 존재했다. 따라서 결과만 보고 1910년으로 직선적으로 역사를 끌고 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역사를 다시 <열려 있던 과정>으로 돌려놓는 것이 이 책의 중요한 성취다.

특히 일본·러시아 외교문서를 이용함으로써 당시 조선 사람들이 알지 못했던 열강 내부의 계산까지 동시에 보여준다. 그래서 독자는 조선 조정의 선택이 왜 실패했는지를 사후적 비난만으로가 아니라 당시 국제정치의 움직임 속에서 이해하게 된다.

7. 그러나 <잘못된 선택> 설명에도 위험은 있다

이 책의 가장 중요한 비판점도 바로 <갈림길>이라는 개념에서 나온다.

갈림길이 있었다는 것은 다른 길을 택했다면 나라를 지킬 수 있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19세기 말 제국주의 국제질서에서 작은 나라가 독립을 유지하려면 단순히 현명한 외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근대적 군대, 조세제도, 관료제, 산업기반, 국민적 정치통합이 필요했다.

더구나 일본은 1890년대 이후 단순히 조선의 실수를 이용한 국가가 아니라 <조선을 지배하겠다는 적극적인 제국주의 국가>로 변하고 있었다.

따라서 조선 내부의 실패를 강조하다 보면 피해자의 잘못과 침략자의 책임이 같은 차원에 놓이는 위험이 있다.

고종에게도 같은 문제가 있다. 그의 군주권 집착과 정치적 판단착오는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고종이 훨씬 유능한 군주였다고 해서 1904년 이후 일본을 막을 수 있었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1905년 무렵에는 미국·영국·러시아까지 일본의 한반도 우위를 인정했다. 그 단계에서는 개인의 능력보다 국제적 힘의 구조가 훨씬 결정적이었다.

8. 결론: 조선은 무엇 때문에 망했는가

『조선의 갈림길』을 한 문장으로 압축하면 다음과 같다.

<조선은 일본 때문에 망했지만, 일본만 때문에 망한 것은 아니다.>

일본 제국주의가 조선을 멸망시킨 직접적 주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일본의 침략이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개혁을 제도화하지 못한 국가, 군주권과 개혁세력의 충돌, 끊임없는 외세 의존, 군사·재정 역량의 취약성, 그리고 국제정세를 장기적으로 읽는 국가전략의 부재가 있었다.

그중에서도 길윤형이 반복해서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실패는 <외교로 내부의 약함을 대신하려 했던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청이 위험하면 일본을 불러들이고, 일본이 위험하면 러시아에 기대고, 러시아와 일본이 모두 위험해지자 중립을 선언했다. 그러나 그 어느 것도 나라 자체의 힘을 만들어주지는 않았다.

그래서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갈림길은 사실 <친청인가, 친일인가, 친러인가>가 아니었다.

진정한 갈림길은

<외세 가운데 누구에게 의존할 것인가>와
<스스로 작동하는 근대국가를 만들 것인가>

사이에 있었다.

조선은 전자를 반복했고 후자에는 끝내 성공하지 못했다.

바로 이 점에서 『조선의 갈림길』은 단순한 망국사가 아니라 약소국 외교에 관한 책이기도 하다. 강대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만으로 생존할 수 없으며, 외교적 중립 역시 그것을 떠받칠 국가역량과 국내 정치적 통합이 없으면 선언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 교훈을 <조선인들이 못나서 나라를 잃었다>는 식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이 책의 가치도 그런 단순한 자책론에 있지 않다. 오히려 30년 동안 외부의 압박과 내부의 선택이 서로 영향을 주면서 <가능했던 선택들이 하나씩 사라져 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데 있다.

그 의미에서 『조선의 갈림길』은 조선이 어느 날 갑자기 망한 것이 아니라, 수많은 작은 실패와 몇 차례의 결정적인 오판, 그리고 무엇보다 일본 제국주의의 의도적인 선택이 겹치면서 <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점차 만들어졌다>는 역사라고 평가할 수 있다.

결국 이 책이 던지는 가장 무거운 질문은 <왜 조선은 망했는가>보다 이것이다.

<한 나라가 아직 선택할 수 있을 때, 무엇을 준비해야 선택할 능력을 잃지 않는가?>

그 질문 때문에 『조선의 갈림길』은 120년 전의 망국사를 다룬 책이면서 동시에 오늘날에도 읽을 가치가 있는 국제정치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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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흥미로운 다음 단계는 이 책을 김기협의 『망국의 역사, 조선을 읽다』, 문소영의 『조선의 못난 개항』, 정병석의 『조선은 왜 무너졌는가』와 비교하는 것입니다. 네 책은 똑같이 <조선은 왜 망했는가>를 묻지만, <국가 내부의 실패·일본과의 격차·국제정치·고종의 책임>에 주는 무게가 상당히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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