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운
p͏s͏o͏t͏o͏r͏d͏n͏S͏e͏3͏h͏5͏l͏0͏1͏5͏i͏9͏3͏g͏1͏h͏8͏l͏0͏5͏g͏c͏6͏2͏6͏l͏2͏0͏1͏3͏f͏i͏a͏l͏3͏i͏1͏8͏i͏5͏2͏h͏u͏i͏2͏h͏7͏1͏c͏u͏8͏4͏4͏ ·
오늘 새로 들어온 책은 역사가이자 서울대 사학과 교수였던 김성칠이 남긴 일기 『역사 앞에서』입니다.
1993년 초판 발행 이후 꾸준히 사랑받아 온 스테디셀러로, 최근 한국현대사 권위자인 정병준 교수의 해제와 교주를 더해 개정판으로 재출간되었습니다. 저자는 경성제대 사학과 입학 후 쓴 대중 통사 『조선역사』가 해방 후 첫 베스트셀러에 오를 만큼 탁월한 학문적 역량과 문화의식을 갖춘 인물이었으나, 한국전쟁 직후인 1951년 서른아홉의 나이에 괴한의 저격으로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습니다. 이 책은 그가 해방 직후인 1945년 12월부터 한국전쟁 초기인 1951년 4월까지 역사가로서의 소명의식을 바탕으로 써 내려간 사적이면서도 공적인 생생한 기록입니다.
이 책은 해방 후 서울의 혼란스러운 풍경부터 6·25전쟁 발발, 북한 점령기 및 남한의 서울 수복 과정에 이르기까지 당대의 내밀한 진실을 날카롭게 담아냅니다. 특히 북한 점령하 서울대의 검열과 통제, 수복 후 이어진 부역혐의 심사, 그리고 인재들이 월북·납북되거나 처벌받아 황폐해진 지식인 사회의 비극을 지식인의 시선으로 상세히 증언합니다. 철저히 중도적 입장을 유지하며 식량 부족, 강제 의용군 모집, 거수투표식 선거, 서울대병원 국군 학살사건 등 좌우익의 폭력성을 직시하는 동시에, 적군인 북한군 역시 총검을 대결해야 할 상대가 아닌 동포로 바라보는 깊은 인도주의적 통찰을 보여줍니다.
반세기가 넘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이 책이 던지는 메시지는 이념적 갈등과 편가르기가 지속되는 오늘날의 한국 사회에 거대한 울림을 줍니다. 사실을 왜곡하거나 일부를 묵살하여 독자의 판단을 그르치게 만드는 언론 권력에 대한 저자의 1946년 자경록은 현대 언론의 문제점을 정확히 겨냥합니다. 나아가 적대감 대신 인간애와 객관적 시각으로 시대를 기록하려 했던 저자의 진실한 태도는, 여전히 남북관계의 경색과 극단적인 진영 논리로 진통을 겪고 있는 우리 사회가 불행한 역사의 반복을 넘어서기 위해 되새겨야 할 소중한 이정표가 되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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