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31

한국속 일본계 종교의 현황 | 이원범 2008

한국속 일본계 종교의 현황 | 이원범 | 알라딘
한국속 일본계 종교의 현황
이원범 (지은이)대왕사2008








목차


제1장 천리교
제2장 금광교
제3장 본문불립종
제4장 일련정종
제5장 한국SGI
제6장 영우회
제7장 세계구세교
제8장 한국광명사상보급회
제9장 입정교성회
제10장 진여원
제11장 예수어령교회
제12장 변천종
제13장 선린교
제14장 모라로지
제15장 야마기시회
제16장 태양 회
제17장 기독동신회

후기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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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이원범 (지은이)

1955년 전남 완도 출생. 일본에서 도쿄(東京)외국어대학을 졸업하고 히토츠바시(一橋)대학에서 석사, 도쿄대학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동서대학교 대학원 일본지역연구과 주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전공분야는 일본학이며, 특히 일본의 종교문화와 관련한 연구를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한국 내 일본계 종교의 이해》2007,《일본계 종교의 현황과 실태》2008 등이 있다. 학회활동으로는 한국일본근대학회 회장(2002-2003), 한일인문학연합회 회장(2004-2005)을 역임하고 현재 동아시아종교문화학회 상임이사, 한일차세대학술포럼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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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한일 종교문화 교류의 최전선>,<한국속 일본계 종교의 현황>,<한국 내 일본계 종교운동의 이해> … 총 8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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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범·남춘모 공저의 <한국속 일본계 종교의 현황>(대왕사, 2008)에 대한 요약과 평론입니다.

<한국속 일본계 종교의 현황> 요약

<1. 조사 배경 및 연구 목적>

본서는 한국학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2003년부터 약 2년간 진행된 대규모 현장 실태 조사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해방 이후 한국 사회 내에서 '왜색 종교'라는 이유로 배척되거나 음성화되었던 일본계 종교들의 실제 교세 규모, 조직 체계, 신도 의식 구조, 사회적 활동 실태를 객관적 통계와 현지 조사를 통해 체계적으로 규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았다.

<2. 국내 유입 교단 현황과 교세 통계>

  • 활동 교단 규모: 창가학회(한국SGI), 천리교(대한천리교 및 천리교한국교단), 입정교성회, 생장의 집, 세계구세교, 신세계교, 진여원, 퍼펙트 리버티(PL) 교단 등 총 18개에 달하는 일본계 종교 단체가 국내에서 활동 중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 신도 수 및 분포: 각 교단 자체 집계를 종합한 결과, 전체 등록 신도 수는 약 192만 명에 달했다. 이 중 한국SGI와 천리교가 양대 축을 형성하며 전체 교세의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으며, 대도시와 영남·호남권을 중심으로 광범위한 거점을 확보하고 있었다.

<3. 신도 의식 조사와 수용 동기>

  • 현세구복적 동기: 신도들의 입교 계기는 난치병 치유, 사업 실패 극복, 가족 갈등 해결 등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고통 해결이 주를 이루었다.

  • 교리적 이해보다 실천성 선호: 복잡한 사상적 체계보다는 소규모 좌담회나 기도 의례를 통한 정서적 유대감과 상호 부조, 즉각적인 종교적 효험(공덕)에 대한 신뢰가 신앙 유지의 주된 동인으로 나타났다.

  • 반일 감정과의 괴리: 신도 개개인은 일반 대중과 유사한 수준의 역사적 반일 의식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자신이 믿는 종교의 '신앙적 가치'와 '일본이라는 국가성'을 분리하여 인식하는 이중적 분절화 태도를 보였다.

<4. 교단별 조직 운영과 토착화 양상>

  • 양극화된 조직 형태: 제도적 승인과 방대한 회관 네트워크를 구축한 대형 교단(한국SGI 등)은 문화·평화 운동 등 합법적 공공 영역으로 진출한 반면, 중소 교단들은 가정집 중심의 점조직 형태로 소규모 포교를 이어갔다.

  • 의례의 변용: 신도(神道)적 색채나 일본 고유의 복식·용어를 한국식으로 순화하거나 불교적 의례 양식으로 치환하는 등 토착화 수준에 따라 교세 유지력에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비평적 평론

<1. 실증적 데이터에 기반한 편견의 탈피>

본 저작의 가장 독보적인 가치는 소문과 선입견, 이념적 비판에 머물던 국내 일본계 종교의 실태를 최초로 방대한 수치와 설문 통계로 입증해 냈다는 점이다. 감정적 백안시를 넘어 190만 명 이상이 관여된 거대한 종교적 현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림으로써, 한국 현대 종교 지형을 온전히 조망할 수 있는 실증적 토대를 마련했다.

<2. 한국 종교 심성의 역설적 거울>

이 조사는 일본계 종교가 한국 사회에 깊숙이 뿌리내릴 수 있었던 본질적 요인이 '일본 문화의 매력' 때문이 아니라, 한국 근현대사 속 민중의 결핍(빈곤, 질병, 공동체 해체)을 채워준 '한국적 기복성과 공동체적 필요'에 있었음을 폭로한다. 즉, 배타적 반일 감정의 장벽을 뚫고 작동한 것은 한국 사회 내부의 종교적 수요였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드러낸다.

<3. 학술적 한계와 후속 과제>

조사 시점이 2000년대 중반에 머물러 있어, 한일 관계의 냉온 기류 변화와 고령화에 따른 신도층의 세대교체, 디지털 포교 환경의 등장 등 이후 20여 년간 일어난 변화를 추적하지 못한다는 시대적 한계가 있다. 또한 교단 측이 제공한 수치와 실제 활동 신도 수(유효 신자 수) 사이의 괴리를 완전히 검증하기 어려웠던 점은 종교 통계 연구의 공통된 과제로 남는다.

결론적으로 본서는 한국 종교 사회학에서 금기시되던 회색 지대를 정면으로 다루어, 외래 종교의 현지 수용 구조와 다문화적 공존의 과제를 통찰한 기념비적 보고서로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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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범·남춘모, <한국 속 일본계 종교의 현황>(2008) — 1,000단어 요약·평론

이원범·남춘모의 <한국 속 일본계 종교의 현황>은 2008년 대왕사에서 출간된 한국 내 일본계 종교에 대한 실태조사 성격의 연구서다. 앞서 나온 이원범 편 <한국 내 일본계 종교운동의 이해>(2007)가 일본계 종교의 역사, 조직, 신자 의식과 토착화 문제를 분석적으로 다루었다면, 이 책은 그 연구를 확대하여 한국에서 실제로 활동하는 일본계 종교와 종교운동들을 하나하나 확인하고 그 역사·교리·조직·포교·한국 정착 상황을 정리한다. 두 책은 사실상 하나의 연속된 연구 프로젝트로 읽는 것이 좋다.

1. 예상보다 훨씬 다양한 ‘한국 속 일본 종교’

이 연구가 가장 먼저 깨뜨리는 것은 한국에서 일본계 종교라고 하면 천리교나 창가학회(SGI) 정도만 생각하는 통념이다.

2003~2004년 현지조사에서 연구팀은 한국에서 활동하는 일본계 종교·종교운동을 약 18개 계열로 파악했다. 여기에는 천리교, 금광교, 본문불법종, 기독동신회, 일련정종, 한국SGI, 영우회, 세계메시아교, 세계구세교 계열, 생장의 집, 입정교성회, 진여원, 일본계 기독교운동, 모라로지, 야마기시회 등이 포함된다. 후속 연구에서도 이 목록이 한국 일본계 신종교 연구의 기준점으로 사용되었다.

이것만으로도 책의 자료적 가치는 크다. 일본계 종교는 한국 종교사 서술에서 거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 종교사는 보통 불교·유교·천주교·개신교·천도교·원불교 등을 중심으로 구성되는데, 실제 생활세계에는 이런 정규 분류에 잡히지 않는 초국적 종교운동이 존재해 왔다.

따라서 이 책의 첫 번째 성과는 그들을 <보이게 만든 것>이다.

2. 일본계 종교의 한국사는 곧 식민지 이후의 역사다

그러나 일본에서 왔다는 사실은 다른 외래종교와 같지 않다.

기독교가 미국이나 유럽에서 들어온 것과 천리교·금광교가 일본에서 들어온 것은 한국인에게 역사적으로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진다. 일본은 1910~1945년 한국을 식민지배했고, 일본 종교 일부는 일본인의 이주 및 제국의 확대와 함께 한반도에 들어왔다.

대표적인 것이 천리교와 금광교다. 금광교는 1903년 부산에 교회소가 설치되었고 처음에는 거류 일본인을 중심으로 활동하다 한국인에게도 포교하였다. 해방 이후 거의 단절되었다가 한국인 신자 계보를 통해 2002년 서울에서 다시 활동이 시작되었다.

천리교는 훨씬 더 깊이 뿌리내렸다. 1890년대부터 한반도에 전파되어 일제강점기에 한국인 신자를 확보했고, 해방 후 일본인 포교자들이 철수한 뒤에도 한국인 신자들이 조직을 재건했다. 결국 천리교는 일본의 종교이면서 동시에 100년 이상 한국인이 신앙해 온 한국 종교사의 일부가 되었다.

바로 여기에서 이 책의 근본적인 질문이 발생한다.

<어느 시점부터 일본 종교는 한국 종교가 되는가?>

3. ‘왜색종교’라는 낙인

해방 이후 일본계 종교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교리 경쟁이 아니라 <일본성> 자체였다.

한국사회에서는 일본 종교를 믿는 행위가 곧 친일과 연결되는 경우가 많았다. 종교를 개인의 영적 선택으로 보기보다 민족적 충성의 문제로 간주한 것이다.

공저자 남춘모는 이후 이 현상을 <친일 콤플렉스>라는 개념으로 발전시켰다. 일본계 종교 신자는 자신의 신앙 때문에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받으면서 종교적 정체성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기 어려웠고, 교단 역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탈일본화’를 시도했다는 것이다.

이 관점은 상당히 중요하다.

일본계 종교의 한국화를 단순한 교리 번역의 문제로 보는 것이 아니라 <식민지 기억을 가진 사회 속에서 발생하는 정체성 협상>으로 보기 때문이다.

4. 가장 극적인 사례 — 천리교

천리교는 이 문제를 거의 실험실처럼 보여준다.

해방 이후 한국인 신자들은 천리교 조직을 다시 만들었지만 일본 교회본부와의 관계를 둘러싸고 갈등하였다. 결국 1988년경 천리교는 크게 두 계열로 갈라졌다.

한쪽은 일본 본부와 거리를 두고 보다 한국적인 천리교를 지향했다. 다른 쪽은 일본 천리교교회본부와의 교리적·조직적 연속성을 유지했다. 후자의 경우 오늘날까지 일본 본부와 연결된 조직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 분열을 단순한 교권다툼이라고 보면 중요한 점을 놓친다.

천리교 내부에서 벌어진 것은 사실상 다음과 같은 논쟁이었다.

<신앙은 보편적이지만, 그 신앙의 중심지가 과거 식민지배국 일본에 있어도 되는가?>

그리고 반대로,

<일본 천리교와의 관계를 끊고 교리와 의례를 한국화한다면 그것을 여전히 천리교라고 할 수 있는가?>

한국 일본계 종교가 겪은 탈식민주의적 딜레마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사례다.

5. 한국SGI — ‘탈일본화’의 성공 사례

천리교와 다른 유형의 성공을 보여주는 것이 한국SGI다.

창가학회 계열은 1960년대 재일동포와 한국인 개종자들을 통해 본격적으로 확산했고, 1975년 한국에서 통합조직을 형성했다. 이후 일본의 창가학회가 일련정종과 결별하면서 한국SGI 역시 독자적인 대규모 재가불교운동의 성격을 강화했다.

한국SGI가 흥미로운 이유는 일본적 정체성을 숨기기만 한 것이 아니라 <한국사회에 기여하는 종교>라는 새로운 공공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구축했다는 데 있다.

문화행사, 교육활동, 평화운동, 지역사회활동 등을 통해 ‘일본 종교’보다 ‘한국의 시민종교단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나갔다.

그리고 이것은 장기적으로 상당히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2003~2004년 조사에서 확인되었던 여러 일본계 교단을 2017년 다시 조사한 후속 연구에서는 상당수가 약화되거나 사실상 사라졌지만, 한국SGI는 여전히 활발한 조직력을 가진 가장 대표적인 일본계 종교로 남았다고 평가한다.

즉 한국SGI의 성공은 교리 자체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조직의 한국화 + 지역 공동체 + 가족 전승 + 사회봉사 + 일본성의 재해석>

이라는 복합적인 전략의 결과다.

6. 재일동포라는 중요한 중간자

이 책을 읽으면서 특히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일본과 한국 사이에 단순히 ‘일본인 선교사 → 한국인 신자’라는 관계만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 사이에 <재일한국인>이 있었다.

해방 후 일본 종교가 한국으로 다시 들어오는 과정에서 재일동포가 중요한 매개자가 된 경우가 많았다. 한국SGI 역시 1960년대 재일동포의 활동이 조직형성에 영향을 주었다.

이것은 일본계 종교를 ‘일본 문화의 한국 침투’라고만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다.

한국인이 일본으로 이주하여 일본 종교를 받아들이고, 다시 한국의 가족이나 지인에게 그것을 전달한다. 그러므로 문화 이동은

<일본 → 한국>

이라는 단순한 일방향이 아니라,

<한국 → 일본 → 재일한국인 → 한국>

이라는 순환 구조를 갖기도 한다.

일본계 종교의 역사는 동시에 한일 디아스포라의 역사인 셈이다.

7. 야마기시회가 포함된다는 사실의 의미

특히 흥미로운 것은 야마기시회가 이 조사에 포함된 점이다.

야마기시회는 천리교나 SGI처럼 일반적인 의미에서 교회·성직자·예배를 중심으로 하는 종교가 아니다. 농업공동체, 공동생활, 무소유에 가까운 경제생활, ‘연찬’을 통한 자기변혁을 강조한다.

그럼에도 연구팀이 야마기시회를 일본계 종교운동의 범주에 넣었다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다.

이는 ‘종교’를 교리와 신을 믿는 제도에 한정하지 않고,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소유란 무엇인가, 공동체란 무엇인가, 인간의 자아집착을 어떻게 넘어설 것인가>

라는 포괄적인 삶의 질서를 제공하는 운동까지 종교사회학의 대상으로 본다는 뜻이다.

동시에 이것은 책의 약점이기도 하다. 천리교·SGI·세계구세교와 야마기시회를 모두 ‘일본계 종교’라는 하나의 범주로 묶으면 각각의 성격 차이가 지나치게 희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8. 이 책의 강점 — 판단보다 관찰

이 책의 가장 좋은 태도는 일본계 종교를 미리 ‘좋은 종교/나쁜 종교’, ‘친일/반일’, ‘정통/사이비’로 판정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그 대신 묻는다.

누가 믿는가?
어떻게 한국에 들어왔는가?
일본 본부와 어떤 관계인가?
한국인 신자가 조직을 운영하는가?
교리는 어떻게 번역되었는가?
한국사회에서 어떤 편견을 경험했는가?
그 편견을 극복하기 위해 무엇을 했는가?

이런 질문은 종교사회학의 장점이다.

신앙의 진위를 판정하는 대신 <신앙이 사회 안에서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조사하기 때문이다.

9. 그러나 ‘일본계’라는 개념 자체를 비판적으로 보아야 한다

이 책을 오늘 다시 읽을 때 가장 먼저 문제 삼아야 할 것도 역설적으로 책의 제목에 들어 있는 <일본계>라는 말이다.

창시자가 일본인이라고 언제까지 일본 종교인가?

한국에서 태어난 2세·3세 신자가 한국어로 예배하고 한국인이 교단을 운영하며 일본에 가 본 적조차 없다면 그 종교는 일본 종교인가 한국 종교인가?

불교가 인도에서 발생했다고 오늘 한국불교를 ‘인도계 종교’라고 부르지 않는다. 기독교 역시 팔레스타인에서 발생했지만 한국 개신교를 ‘중동계 종교’라고 하지 않는다.

그런데 유독 천리교와 SGI에는 ‘일본계’라는 꼬리표가 계속 붙는다.

그 이유는 결국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식민지 기억> 때문이다.

따라서 일본계 종교를 연구한다는 것은 종교만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인이 일본을 기억하는 방식 자체를 연구하는 일이 된다.

10. 후속조사가 보여준 더욱 흥미로운 결과

이 책의 진정한 가치는 출간 후 약 10년이 지난 뒤 더 분명해졌다.

2017년경 다시 실시된 조사에서는 2003~2004년 당시 확인되었던 일본계 종교 가운데 상당수가 교세를 잃었거나 활동이 거의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예외적으로 강력한 조직력을 유지한 종교가 한국SGI였다.

이 사실은 중요한 것을 말한다.

1980~90년대 일본문화에 대한 규제가 약화되고 한일교류가 증가했다고 해서 일본 종교가 자동으로 성장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한국사회 전체가 탈종교화되면서 일본계 신종교 역시 기존 종교들과 동일하게 고령화와 신자 감소를 겪었다.

따라서 일본 신종교의 성공 여부를 결정한 것은 ‘일본에 대한 호감’보다는

<한국사회 안에서 지속 가능한 공동체를 만들 수 있었는가>

였다.

이 점에서 한국SGI와 천리교의 장기적 생존은 더욱 연구할 가치가 있다.

11. 총평 — 이것은 일본 종교사가 아니라 한국의 탈식민 사회사다

<한국 속 일본계 종교의 현황>은 이론적으로 매우 세련된 책이라기보다 <현장조사의 가치가 큰 기초자료집>에 가깝다.

그러나 바로 그 점 때문에 중요하다.

식민지배가 끝났다고 문화적 관계까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일본 종교는 해방과 함께 사라진 것이 아니라 한국인 신자들의 손으로 재구성되었다. 어떤 운동은 일본 본부와 관계를 끊었고, 어떤 운동은 관계를 유지했으며, 어떤 운동은 한국사회에 거의 완전히 동화되었다. 또 어떤 운동은 결국 소멸했다.

그래서 이 책의 핵심을 한 문장으로 압축하면 다음과 같다.

<한국의 일본계 종교사는 일본 종교가 한국에 ‘침투’한 역사가 아니라, 식민지배의 기억 속에서 일본에서 발생한 신앙과 생활운동을 한국인이 선택하고, 거부하고, 번역하고, 한국화해 온 역사다.>

앞의 <한국 내 일본계 종교운동의 이해>(2007)가 이 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적 렌즈라면, <한국 속 일본계 종교의 현황>(2008)은 그 렌즈로 바라볼 대상들을 하나하나 지도 위에 올려놓은 책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두 권을 합쳐 읽을 때 더 큰 주제가 보인다.

그것은 단순한 일본 신종교 연구가 아니다.

<식민지배를 경험한 두 사회 사이에서도 사람과 신앙과 공동체는 어떻게 국경을 넘어가는가?>

그리고 더 어려운 질문,

<역사적 가해관계에서 발생한 문화도 현지인의 자발적인 선택과 재해석을 거치면 공동의 문화가 될 수 있는가?>

라는 문제다.

이 점에서 이 책은 한일 종교사뿐 아니라 탈식민주의, 문화번역, 초국적 이동, 그리고 한일 화해를 생각하는 데도 상당히 유용한 자료다.

다만 일본계 교단들을 하나의 범주로 묶는 것보다 각각의 교단 내부에서 일본성과 한국성이 어떻게 충돌하고 조정되는지를 더 깊이 연구했더라면 분석적 깊이는 훨씬 커졌을 것이다. 또한 교단 통계보다 개별 신자의 생애사를 더 많이 확보했더라면 ‘왜 한국인이 일본 종교를 믿는가’라는 가장 중요한 질문에 더욱 설득력 있게 답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2000년대 초 한국에 존재했던 일본계 종교운동의 지형을 기록해 놓았다는 점에서 이 책의 자료적 가치는 상당히 높다. 특히 그 가운데 상당수가 이후 쇠퇴하거나 사라졌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이제는 단순한 현황보고서가 아니라 <21세기 초 한국 종교문화의 한 장면을 보존한 역사자료>로서도 읽을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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