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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inst this background, the lecture focuses on two gender-related issues: women and education, and the experiences of female students navigating the complex intersections of the division between North and South Korea, ethnicity, family, and friendship. It considers how gender shapes belonging, identity, and everyday life among Zainichi Koreans.
도서 <재일조선인의 이름>(저자 이치치 노리코)의 요약과 평론입니다.
<도서 개요 및 구성 요약>
이 책은 일제강점기 식민 지배의 상징적 폭력이었던 창씨개명(創氏改名)의 역사적 맥락을 짚고, 전후부터 현대 일본 사회에 이르기까지 재일조선인이 겪어온 ‘이름’을 둘러싼 제도적 통제와 차별, 그리고 본명을 되찾기 위한 투쟁의 과정을 기록한 저작이다. 저자는 이름이라는 가장 기초적인 정체성의 표식을 통해 식민주의의 잔재가 현대 일본의 일상과 제도 속에 어떻게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는지를 집요하게 파헤친다.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제1장 <역사 속의 이름·이름 속의 역사>에서는 조선총독부가 단행한 일본식 씨명(氏名) 강요를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닌 인간의 존엄과 계보를 파괴한 ‘이름에 대한 폭력’으로 규정한다. 또한 해방 이후에도 일본 정부가 외국인 등록제와 거주 관리를 통해 이름을 감시와 통제의 수단으로 삼아온 제도적 역사를 실증적으로 고찰한다.
제2장 <살아온 길·앞으로 살아갈 길>에서는 실제 삶의 현장에서 전개된 이름의 문제를 다룬다. 최창화 목사가 일본의 지문 날인과 외국인 등록 및 호적 표기에서 본명(한국식 독음)을 인정받기 위해 벌인 법정 투쟁을 중요한 전환점으로 제시한다. 이어 학교 교육 현장에서의 통명(通名, 일본식 가명) 사용과 이에 저항하는 본명 선언, 취업 및 직장 내에서 겪는 편견과 장벽, 다문화·한일 혼인 가정에서 부모와 자녀의 성명을 정하는 갈등, 그리고 일본 국적을 취득하는 이른바 ‘귀화(歸化)’ 과정에서 사실상 일본식 이름으로 개명을 강요받았던 폭력적 관행을 집중 조명한다.
제3장 <부록 - 어떤 이름들이 있을까?>에서는 조선의 성(姓)과 본관, 본명 작명 원리와 역사적 특징을 일본 독자에게 설명하며 문화적 맥락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평론: 호명(呼名)의 권력과 탈식민주의의 미완성 과제>
이름은 한 개인이 세상에 태어나 획득하는 최초의 사회적 기호이자, 자아와 집단의 기억을 잇는 가장 원초적인 닻이다. 이치치 노리코의 <재일조선인의 이름>은 일본 근현대사에서 지배 권력이 피지배자의 이름을 강탈하고 변형시켜 온 궤적을 치밀하게 추적함으로써, 이름이 결코 단순한 호칭이 아닌 ‘권력 관계가 응축된 정치적 전장(戰場)’임을 명징하게 보여준다.
이 저작의 가장 큰 학술적·실천적 미덕은 창씨개명을 과거의 박제된 역사로 치부하지 않고, 전후 일본 사회의 법·제도 및 일상적 차별과 직결된 ‘현재진행형 식민주의’로 포착했다는 점에 있다. 해방 후 식민지 지배 체제는 공식적으로 종식되었으나, 일본 사회는 재일조선인에게 본명 대신 ‘통명’을 사용하도록 유·무형의 압력을 지속해서 가해왔다. 학교와 직장에서 배제당하지 않기 위해 일본식 통명을 선택해야 했던 재일조선인의 조건은, 식민지 종주국이 피식민자에게 강요했던 동화와 위장의 요구가 전후에도 여전히 형태만 바꾸어 작동했음을 입증한다.
특히 2장에서 조명된 최창화 목사의 투쟁이나 교육·직장 현장에서의 본명 선언은, 단순한 이름 회복을 넘어 ‘존재의 부정에 맞선 인간성 회복의 투쟁’으로 해석된다. 저자는 이를 통해 일본의 국가주의가 규정한 ‘정상 시민’의 틀을 깨뜨리고, 이민족과 소수자가 자신의 고유한 정체성을 지킨 채 공존할 수 있는 조건이 무엇인지 묻는다. 귀화 시 일본식 성명을 요구했던 법무성의 행정 지도 역시 소수자의 차이를 지우고 단일민족 신화 속에 흡수하려 한 동화주의적 폭력의 연장선상에 있음을 날카롭게 폭로한다.
다만 이 책은 재일조선인 내부에서 세대가 거듭되며 나타나는 정체성의 다변화—즉, 반드시 민족적 원형으로의 회귀만을 정답으로 보지 않고 통명과 본명 사이에서 전략적 혼종성을 택하는 전후 3·4세대의 복합적인 심리적 갈등—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당위론적이고 계몽적인 시각에 머무는 한계를 일부 보인다. 또한 귀화나 통명 사용을 ‘굴복’이나 ‘소극성’으로만 단순화할 경우, 개인이 일상적 생존을 위해 치러야 했던 현실적 무게를 온전히 담아내지 못할 위험도 내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일본 사회가 제국주의 침탈의 과거사를 진정으로 반성하고 정산하기 위해서는 국가 간 외교적 합의를 넘어, 소수자의 이름을 호명하는 사회적 태도와 제도적 문턱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는 점을 웅변한다. 타인의 이름을 자신의 언어로 왜곡하지 않고 본래의 소리와 뜻 그대로 부르는 행위는, 타자를 동등한 인간이자 주체로 인정하는 탈식민화의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본질적인 첫걸음이다.
『재일조선인의 이름』(在日朝鮮人の名前) — 1,000단어 요약·평론
이치지 노리코(伊地知紀子) 지음 | 아카시서점(明石書店), 1994년 | 125쪽
※ 책의 출판사 소개, 전체 목차, 도서관 서지정보 및 관련 연구를 바탕으로 작성한 비평적 요약이다. 원문 전체를 직접 열람한 것은 아니므로 구체적인 논증과 사례의 재구성에는 해석이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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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지 노리코의 『재일조선인의 이름』은 일본에 거주하는 조선인들의 이름을 통해 일본 식민주의의 역사와 전후 일본사회의 민족차별을 분석하는 책이다.
1994년에 출판된 이 책은 『재일한국·조선인의 법률문제』 총서의 제4권이다. 저자는 이름을 단순한 개인 식별 수단이 아니라 민족적 정체성, 국가권력, 사회적 차별이 교차하는 장소로 파악한다.
이 책의 핵심적인 문제의식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일본은 식민지배 과정에서 조선인에게 일본식 이름을 사용하도록 압력을 가했다. 그러나 1945년 해방 이후에도 많은 재일조선인은 일본식 이름을 계속 사용했다. 식민지배가 끝났는데도 그 지배의 유산은 왜 사라지지 않았는가?
저자는 이러한 현상을 개인의 선택이나 동화 의식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고 본다. 일본사회에서 조선인이라는 사실을 드러내는 데 따르는 불이익이 이름의 사용을 제약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에서 이름의 문제는 단순한 문화적 전통의 보존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소수민족이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지 않고 평등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인가를 묻는 인권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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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장은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이름에 대한 폭력(名前への暴力)
이름의 관리(名前の管理)
식민지배와 창씨개명
1910년 일본의 한국병합 이후 조선인의 이름은 식민지배의 중요한 대상이 되었다.
특히 1939년 관련 법령이 공포되고 1940년에 시행된 창씨개명(創氏改名)은 조선인의 가족제도와 이름을 일본의 제도에 맞추려는 정책이었다.
여기서 역사적으로 중요한 구별이 있다. 창씨(創氏)는 일본식 가족 단위의 씨(氏)를 설정하는 것이고, 개명(改名)은 개인의 이름을 변경하는 것이다. 두 제도는 법적으로 동일하지 않았으며, 모든 사람이 반드시 일본식 이름을 택하도록 규정된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실제 식민지 행정과 사회적 압력 속에서 일본식 이름의 사용이 강력하게 요구되었다. 법률상의 형식적 선택과 식민지 주민이 경험한 실질적 자유는 달랐다.
이 책의 관점에서 창씨개명은 민족적 정체성을 국가가 관리하고 재구성하려 했던 정책의 대표적 사례다.
해방 이후에도 지속된 이름의 관리
저자의 문제의식은 식민지시대에 머물지 않는다.
1945년 이후 재일조선인은 일본사회에서 외국인으로 분류되었고, 외국인등록·학교·직장 등에서 본명과 통명(通名)의 문제에 직면했다.
본명은 한국식 또는 조선식 이름을, 통명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별도의 이름을 가리킨다. 특히 일본식 통명은 민족적 출신을 드러내지 않고 생활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통명 사용이 항상 자유로운 선택이었는지는 의문이다.
조선인이라는 사실을 공개하면 취직이나 사회생활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일본식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일종의 생존전략이었다.
사회학적으로 이것은 국가의 직접적인 강제가 사라진 이후에도 사회적 차별을 통해 동화 압력이 지속되는 현상이다.
식민지시대의 이름에 대한 폭력이 전후에는 행정제도와 일상적인 차별을 통해 다른 형태로 재생산되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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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저자는 이름을 둘러싼 문제를 추상적인 법률 논쟁에 한정하지 않고 교육, 직업, 가족, 귀화 등 구체적인 생활영역으로 확대한다.
① 최창화(崔昌華)의 문제 제기
이 장에는 재일한국인 목사 최창화(최창화, 崔昌華)의 활동이 소개된다.
최창화는 일본 방송에서 자신의 한국식 이름이 일본식 한자음으로 읽히는 관행에 항의했다.
그의 문제 제기는 단순한 발음의 정확성에 관한 것이 아니었다.
자신의 이름을 어떻게 부를 것인가를 결정하는 권리는 누구에게 있는가?
일본인이 외국인의 이름을 자국식으로 읽는 관행은 역사적으로 당연한 것이었는가?
이 문제는 식민지 지배자와 피지배자 사이에 형성된 언어적 권력관계의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름을 올바르게 부르는 행위는 상대방을 독립된 인격과 역사적 배경을 가진 존재로 인정하는 행위다.
특히 최창화가 기독교 목사였다는 사실도 주목할 만하다. 그의 운동은 개인의 존엄성과 민족적 평등을 연결하는 시민적 저항으로 해석할 수 있다.
② 교육 속에서의 이름
학교는 재일조선인 어린이가 자신의 민족적 정체성을 처음으로 의식하는 중요한 공간이다.
가정에서는 한국식 이름을 사용하지만 학교에서는 일본식 이름을 사용하는 경우, 아이는 두 개의 사회적 정체성 사이에서 생활하게 된다.
일본식 이름을 사용하면 차별이나 괴롭힘을 피할 수 있지만, 자신의 민족적 배경을 숨기는 경험을 하게 될 수도 있다.
반대로 본명을 사용하면 민족적 자긍심을 유지할 수 있지만, 주변의 편견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
따라서 본명 사용을 장려하는 교육은 단순히 어린이에게 한국식 이름을 사용하도록 요구하는 것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학교 전체가 민족적 차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환경으로 변화해야 한다.
③ 직장에서의 이름
취업에서도 같은 문제가 반복된다.
일본식 통명을 사용할 경우 채용 과정에서 조선인이라는 사실이 즉각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나 본명으로 취직하려는 사람은 민족적 배경 때문에 평가가 달라질 가능성을 걱정하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실제 차별뿐 아니라 차별에 대한 예상이다.
사람들이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자기 이름을 숨긴다면, 직접적인 차별 행위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사회적 불평등은 이미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름을 숨기는 것이 개인의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지만, 그러한 선택을 강요하는 사회적 조건은 정당화될 수 없다.
④ 가족과 자녀의 이름
이름은 가족 내부에서도 중요한 문제다.
부모가 자녀에게 한국식 이름을 지어주는 행위는 민족적 역사와 가족의 정체성을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그러나 부모는 동시에 자녀가 학교와 직장에서 차별받지 않기를 원한다.
여기에는 서로 충돌하는 두 가지 책임이 존재한다.
하나는 민족적 정체성을 전승하는 책임이고, 다른 하나는 자녀를 사회적 불이익으로부터 보호하는 책임이다.
따라서 일본식 이름을 사용하는 부모를 단순히 민족의식을 상실한 사람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들의 선택 자체가 차별적인 사회구조를 보여주는 증거일 수 있기 때문이다.
⑤ 귀화와 이름
귀화는 이 책의 법률적 문제의식이 가장 분명하게 나타나는 주제다.
일본 국적을 취득하는 행위와 일본식 이름을 사용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서로 다른 문제다.
그러나 오랫동안 일본사회에서는 귀화가 일본식 이름을 채택하고 일본인처럼 살아가는 것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인식되었다.
문제는 국적의 변경을 민족적 정체성의 포기와 동일시하는 동화주의적 사고방식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시민권은 법적인 소속과 권리의 문제다. 민족적·문화적 정체성은 시민권과 구별되어야 한다.
재일조선인이 일본 국적을 취득하면서도 한국식 이름을 유지할 수 있고, 그 때문에 불이익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이 문제에서 도출되는 평등의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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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부분은 조선인의 성(姓)과 이름(名)을 소개한다.
이 부분은 단순한 부록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일본사회에서 한국인의 성과 이름이 낯설거나 읽기 어려운 것으로 취급되는 현상은 다수자 중심의 문화적 관행을 반영한다.
조선인의 이름에도 독자적인 역사와 언어적 체계가 있으며, 그것을 이해하는 일은 서로 다른 민족이 평등하게 공존하기 위한 기초적인 문화교육이다.
나아가 이름을 정확히 읽고 부르는 것은 상대방의 문화적 존재를 인정하는 가장 일상적인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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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식민주의를 과거의 정치적 사건이 아니라 현재의 일상생활 속에서 지속되는 사회적 관계로 분석한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식민지배 연구는 정치적 지배, 경제적 수탈, 강제동원, 민족운동 등에 집중한다.
그러나 이치지는 이름이라는 작고 일상적인 문제를 통해 식민주의가 개인의 삶에 얼마나 깊숙이 개입했는지를 보여준다.
이 책의 논의를 사회학적으로 평가하면 세 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 이름은 사회적 낙인을 관리하는 수단이다.
사회학자 어빙 고프먼(Erving Goffman)의 낙인 이론을 적용하면 재일조선인의 통명 사용은 차별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사회적 정체성을 관리하는 행위로 이해할 수 있다. 이는 저자의 직접적인 이론적 적용이라기보다 이 책을 읽는 하나의 사회학적 해석이다.
둘째, 식민주의의 유산은 국가의 직접적인 강제가 사라진 이후에도 지속될 수 있다.
1945년 일본의 식민지배는 종료되었다. 그러나 일본사회에서 조선인이라는 사실을 숨겨야 안전하다고 느끼는 상황이 유지되었다면, 식민지배가 형성한 민족적 위계질서는 완전히 해체되지 않은 것이다.
셋째, 민족적 정체성과 개인의 선택권 사이에는 긴장이 존재한다.
여기서 저자의 문제의식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재일조선인이 자신의 본명을 사용할 자유는 중요하다. 그러나 모든 재일조선인이 반드시 한국식 이름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또 다른 형태의 정체성 강요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며 일본사회에 깊이 뿌리내린 3세·4세에게 한국식 이름이 갖는 의미는 1세대와 다를 수 있다.
민족적 정체성은 혈통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언어, 생활경험, 사회적 관계와 개인의 선택에 의해 끊임없이 재구성된다.
따라서 진정한 탈식민화는 모든 재일조선인이 본명을 사용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이름을 선택하든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실현하는 데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이 책은 1994년의 역사적 상황을 반영하면서도 오늘날까지 유효한 질문을 제기한다.
특히 일본인과 재일조선인의 혼인, 세대교체, 일본 국적 취득, 복합적인 민족적 정체성의 확산 등을 고려하면, 이름의 문제는 이전보다 더욱 복잡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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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조선인의 이름』은 이름의 역사를 통해 일본사회의 식민주의적 유산을 성찰하도록 하는 책이다.
그러나 이 책의 문제의식을 단순히 한국식 이름의 회복이라는 민족주의적 과제로만 이해해서는 안 된다.
더 근본적인 질문은 일본사회가 재일조선인을 일본인과 다른 역사적·문화적 정체성을 가진 동등한 시민 또는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 책을 오늘날의 관점에서 읽을 때 특히 중요한 구별은 다음과 같다.
이름을 일본식으로 바꾸도록 강요하는 것은 동화주의적 폭력이다.
차별을 피하기 위해 일본식 이름을 선택하는 것은 불평등한 사회조건 속의 생존전략일 수 있다.
자신의 한국식 이름을 되찾는 것은 존엄성 회복의 중요한 실천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이름을 사용할지는 최종적으로 개인 자신이 결정해야 한다.
결국 이름의 해방은 개인에게 특정한 이름을 사용하도록 요구하는 데 있지 않다. 그 이름 때문에 자신의 출신을 설명하거나 감추어야 할 부담 없이 살아갈 수 있게 하는 데 있다.
이 책이 제기하는 문제는 재일조선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식민주의와 이민의 역사를 경험한 모든 사회가 마주해야 할 보편적인 문제다.
나의 종합적인 평가는 다음과 같다.
이치지 노리코의 『재일조선인의 이름』은 민족적 정체성과 개인의 존엄성을 국가의 행정제도 및 사회적 차별과 연결한 의미 있는 저작이다. 특히 거대한 역사적 사건보다 일상적인 이름의 사용을 통해 권력관계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사회학적 가치가 크다.
다만 이 책이 출판된 지 30년 이상 지났으므로, 오늘날의 재일코리안 사회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세대별 정체성 변화, 국제결혼, 국적 선택, 복수의 문화적 소속 등에 관한 최근 연구를 함께 읽을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중요한 교훈은 다음과 같다.
이름을 되찾는다는 것은 단순히 과거의 이름으로 돌아가는 일이 아니다.
자신의 이름과 정체성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되찾는 일이다.
참고 자료: 아카시서점 출판 정보와 목차 · 일본 국립정보학연구소 서지정보 · 이치지 노리코 연구업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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