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30년 경험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시라카와 마사아키 (지은이),박기영,민지연 (옮긴이)부키2024-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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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은 한국에는 반면교사인가, 뒤따라 걸어갈 평행이론인가? 39년 동안 중앙은행가로 일하면서 일본의 고도성장기와 버블 붕괴 이후 30년이라는 긴 침체를 목도한 전 일본은행 총재 시라카와 마사아키의 유장한 회고록인 이 책은 한국 경제의 앞날을 궁금해하는 독자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한때 일본은행은 소극적 대응으로 일본의 장기 불황을 초래한 당사자로 지목되곤 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오히려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참고해야 할 정책 실험실로 재평가받고 있다. 한 국가의 경제가 각 주체의 행위, 정책, 사회 분위기라는 다면적인 역학관계 속에서 어떻게 도저하게 흘러가는지를 보여주는 의미심장한 역작이다.
한때 일본은행은 소극적 대응으로 일본의 장기 불황을 초래한 당사자로 지목되곤 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오히려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참고해야 할 정책 실험실로 재평가받고 있다. 한 국가의 경제가 각 주체의 행위, 정책, 사회 분위기라는 다면적인 역학관계 속에서 어떻게 도저하게 흘러가는지를 보여주는 의미심장한 역작이다.
책속에서
- P. 12 흔히들 “잃어버린 30년”이나 “디플레이션에 빠진 일본 경제”와 같은 말을 많이 떠올릴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러한 상황(흔히 “일본화”라고 한다)에 빠지지 않기 위해 중앙은행은 디플레이션의 위험에 대해 적극적인 금융 완화를 실시해야 한다는 교훈이 함께 이야기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인식은 해외의 저명한 경제학자나 국제기구 사이에 정설처럼 회자되지만 이는 근본적으로 매우 잘못된 인식이다. 나는 이러한 일본 경제와 일본은행의 통화정책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해외 각국의 통화정책, 나아가 세계 경제에도 큰 악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물가가 안정되어 있어도 버블이 발생해 경제의 큰 변동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일본의 경험을 2007~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 배웠더라 면 해당 시기에 유럽과 미국의 통화정책은 다르게 전개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2022년 이후 글로벌 인플레이션만 보더라도 디플레이션에 대한 과도한 우려가 지나치게 적극적인 재정정책, 통화정책의 집행을 가져왔고, 일본의 경험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여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접기

- P. 13 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는 한 일본 경제는 성장력을 높이기 어렵다. 그렇지만 저출산의 원인이 무엇인지, 어떤 대책이 효과적이고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를 두고 끝없는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흥미로운 점은 세계적으로 볼 때 일 본, 한국, 중국, 대만 등 유교 문화권 국가들이 출산율 저하가 특히 두드러진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한국의 저출산 대책, 나아가 외국인 노동자 수용 대책과 그 영향에 대해 일본에서 참고할 수 있는 사례가 특히 많을 것이다. 접기

- P. 52 1985년 9월부터 1988년 11월까지 통화정책 수립을 담당하는 총무국(현재 기획국)의 중간 관리자로 근무했다. 그 후 1990년 5월까지 조사통계국에서 통화정책 결정을 뒷받침하는 경제 전망 업무를 담당했으니 버블 기간 대부분을 통화정책과 관련된 분야에서 일한 셈이다. 버블 경제만큼 거시경제와 통화정책 운용에 대한 나의 생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경험은 없을 것이다. 접기

- P. 57 지금은 믿기 어렵지만 1980년대 후반에는 일본 전역에 걸쳐 낙관적인 기대감이 팽배했다. 이는 일정 부분 일본 경제의 거시적 성과가 국제적 기준에서 매우 양호했기 때문이다. 1980년대 일본 경제는 연평균 3.8퍼센트 성장한 반면 인플레이션은 1.0퍼센트에 그쳤다.
- P. 80 정확한 날짜를 특정할 수는 없지만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일본은 버블이 꺼지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점차 인식하게 되었다. 1989년 마지막 거래일 닛케이 지수가 3만 8915포인트로 정점을 찍은 후 급격하게 하락했다. 6개월 후 3만 2817포인트, 다시 6개월 후 2만 3848포인트를 기록했고, 1992년 10월 18일에는 1만 4309포인트를 기록해 최고점 대비 60퍼센트 이상 하락했다. 접기

추천글
- 지금 한국은 빠른 고령화, 산업·금융 구조, 경제정책 접근 등 여러모로 일본이 걸어온 것과 비슷한 길을 걸어가고 있다. 향후 한국 경제와 금융을 보다 잘 이해하려는 경제학도, 금융인, 언론인, 지식인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 조윤제 (전 주영대사, 전 주미대사)

- 글로벌 금융위기부터 동일본 대지진까지 일본 통화정책의 수장으로서 격동의 시기를 보낸 시라카와 총재의 통찰을 배울 수 있다. - 고승범 (제8대 금융위원회 위원장·청소년금융교육협의회 회장)

- 지난 수십 년간 일본은 자산 버블과 금융위기, 급격한 환율 변동, 대지진에 따른 공급망 훼손, 비전통적 통화정책, 저출산·고령화 등 현재 세계 각국이 직면한 문제와 먼저 씨름해왔다. 이 책을 통해 글로벌 정책 결정자의 고민과 혜안을 엿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장기적 투자 안목까지 기를 수 있을 것이다. - 김영환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

- 세계 경제가 침체된 지금이야말로 일본에서 배워야 할 때다. - 머빈 킹 (전 영란은행 총재)

- 이 책은 일본의 경험과 현재 일본식 문제에 직면한 국가들에 주는 교훈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 라구람 라잔 (시카고대학교 부스경영대학원 석좌교수)

- 시라카와는 격동의 시대가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준다. - 케빈 워시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이사)

- 국민일보- 국민일보 2024년 10월 18일자 '200자 읽기'

- 서울신문- 서울신문 2024년 10월 18일자

- 문화일보- 문화일보 2024년 10월 18일자

- 동아일보- 동아일보 2024년 10월 19일자 '새로 나왔어요'

- 중앙일보- 중앙일보 2024년 10월 19일자 '책꽂이'

- 세계일보- 세계일보 2024년 10월 19일자

- 조선일보- 조선일보 2024년 10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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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소개
- 최근작 : <아까 그 말, 괜히 했나?>,<캐릭터 심리 사전 (리커버)>,<최소한의 양자컴퓨터>등 총 269종
- 대표분야 : 경제학/경제일반 1위 (브랜드 지수 720,682점), 심리학/정신분석학 6위 (브랜드 지수 173,224점), 성공 24위 (브랜드 지수 133,248점)

출판사 제공 책소개

ㅇ 《뉴스위크》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6위
ㅇ 《블룸버그마켓》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50인’
ㅇ 프랑스 레지옹 도뇌르 훈장, 미국 외교정책협회 메달 수상
ㅇ 《아사히신문》 선정 헤이세이 시대 대표 도서 15위
ㅇ 와쓰지데쓰로문화상, 닛케이경제도서문화상 수상작
ㅇ 미국, 일본, 중국 경제 베스트셀러
ㅇ 조윤제 전 주미대사, 고승범 전 금융위원장, 김영환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 추천
ㅇ 머빈 킹 전 영란은행 총재, 라구람 라잔 시카고대 경영대학원 교수,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추천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한국의 반면교사인가, 평행이론인가
이제는 한국의 차례인가?
2023년 일본은 실질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1.9%로 25년 만에 연간 경제 성장률에서 한국(1.4%)을 추월했다. 닛케이 평균 주가지수는 2024년 7월 최고점 42,426포인트를 기록해 34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30년 장기 침체를 빠져나오는 국면이다. 반면 한국은 경제 성장률 추락, 부동산 버블, 세계 4위 수준인 GDP 대비 가계부채율, 고령화와 인구 감소의 심각한 압력에 직면해 마치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초입을 연상케 한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일 간 상황이 역전되기 시작한 이 민감한 시점에 일본이 지나온 길과 한국이 놓인 상황 그리고 앞으로 돌파해야 할 사회적 과제를 대차대조표처럼 꼼꼼하게 대조해볼 수 있는 책이 출간되었다.
과연 우리는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반면교사로 삼아 당면한 위기를 슬기롭게 돌파할 것인가, 아니면 평행이론처럼 그들이 걸었던 어두운 침체의 터널을 오래도록 걸어갈 것인가? 《일본의 30년 경험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는 이 질문에 의미심장한 답을 제공하는 책이다.
침체의 근본 원인은 산업 경쟁력 하락
섣부른 금융 대응이 오히려 회복 늦춰
중앙은행은 발권력과 금리 인하 및 인상을 통해 통화량을 조절하는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 때문에 경제가 침체하고 디플레이션 상황이 우려되면 정치권, 매스컴, 학계, 기업 할 것 없이 중앙은행에 발 빠르고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한다. 통화량 조절과 환율 조정 등 중앙은행의 적극적 개입으로 당면한 위기를 넘길 수 있다는 안이한 생각에 빠진다는 것이다. 사회 저변에 깔린 이러한 분위기를 저자는 ‘시대의 공기’라고 표현한다. 모두가 이 분위기에 젖어 들면 중앙은행의 건전한 선택 범위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점은 경기 침체의 근본 대책인 제품 경쟁력, 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과제가 뒤로 밀린다는 것이다. 저자의 일본은행 총재 재직 시절 일본 기업들은 구조조정과 제품 질 개선으로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보다는 엔고 현상에 모든 경기 부진의 원인이 있는 양 비판 일색이었다고 한다.
일본 전자 산업의 몰락은 엔고 때문이 아니라 삼성전자나 LG전자에 뒤진 경쟁력 때문이라는 게 그의 시각이다. 문제의 근원을 그대로 두고 금융 대책만을 요구하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면, 누구도 이를 반박하거나 거스르기 매우 어렵게 된다. 저자는 일본은행의 신중한 대응으로 이 압력을 버텨보려 했지만, ‘시대의 공기’를 넘어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정적인 것은 정치적 압력, 특히 ‘아베노믹스’의 등장이었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침해하면서까지 적극적인 양적 완화 공세를 폈던 아베노믹스는 결국 실패했고, 당시 ‘잃어버린 20년’이던 일본 경제 상황은 ‘잃어버린 30년’으로 10년이 더 연장되었다. 일본 사회 각 부문의 문제가 개선되기까지는 양적 완화라는 금융정책과 상관없이 이후 10년의 세월이 더 필요했다.
재난의 퍼팩트 스톰
격동의 시기를 관통하는 숨 가쁜 여정
저자가 일본은행 총재로 재직한 시절은 가히 한 국가의 경제가 직면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재난이 총집결된 시기라고 부를 만하다. ‘잃어버린 30년’의 진통이 한창이던 2008년 4월 총재에 임명되자마자 리먼 브러더스 사태와 글로벌 금융위기가 덮쳐왔다. 2009년에는 그리스의 과도한 국가 부채 위기가 대두되면서 아일랜드,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등으로 연쇄 파급되는 유럽 부채위기가 발생했다. 2011년에는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나고 그 여파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터지면서 일본 경제는 약 440조 원(3,600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 ‘퍼펙트 스톰’처럼 몰아치는 예기치 않은 사건과 재난에 맞서 일본은행이 펼친 여러 가지 대처, 그리고 세계 각국 중앙은행가들과 긴밀한 협조 체제를 마련하는 국제적 대응 과정을 저자는 담담히 그려낸다.
작금의 한국 실정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예기치 않은 사건이나 재난보다 사회와 경제가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다. 예컨대 저자가 일본의 장기 침체의 근본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한 인구 구조 변화는 한국에서는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사건들과 진행 속도는 전혀 다르지만 못지않게 중요한 변화는 그 시기 일본에서 인구 구조 변화가 눈에 띄게 가속화된 점이다. 일본의 총인구는 2010년 정점을 찍었다. 생산가능인구(15~64세 인구-옮긴이)는 이미 1995년을 정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전후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 연령에 도달하면서 더욱 빠르게 감소하고 있었다. 총재 재임 기간 중 줄어든 생산가능인구는 320만 명에 달했는데, 매년 전체 인구의 0.8퍼센트인 70만 명씩 감소한 것은 의심의 여지 없는 경제적 역풍이었다.”
결코 마법 지팡이일 수 없는 금융정책
결국 경제 각 주체의 역할과 인구 대책이 좌우
이 외에도 한국 사회가 경청해야 할 시사점이 가득하다. 금융 완화, 환율 조정 등 중앙은행의 개입이나 금융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은 한때 마법 지팡이처럼 여겨졌다. 그렇지만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이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것이 문제의 근본 개선과는 거리가 있는 대책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여지없이 드러났다. 기업의 끊임없는 구조와 체질 개선, 기술 혁신 등 경제 각 주체의 노력이 결국 경제의 활력과 글로벌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점, 인구 감소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없이는 장기적인 성장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점 등, 중앙은행가로서의 경험과 경제학자로서의 신중한 성찰을 동시에 제공하는 저자의 시각은 오늘날 한국 경제와 사회를 돌아보는 데 매우 유용하다.
이 책은 가장 가깝고 우리와 뗄 수 없는 관계인 일본의 경험을 통해 한 국가의 경제라는 강물이 어떻게 각 주체와 부딪치고 소용돌이치며 도저하게 흘러가는지를 보여준다. 한국 경제의 시름이 깊어가는 상황에서 나온 이 역작이 우리에게 깊은 통찰의 시간을 제공할 것이다. 접기
ㅇ 《블룸버그마켓》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50인’
ㅇ 프랑스 레지옹 도뇌르 훈장, 미국 외교정책협회 메달 수상
ㅇ 《아사히신문》 선정 헤이세이 시대 대표 도서 15위
ㅇ 와쓰지데쓰로문화상, 닛케이경제도서문화상 수상작
ㅇ 미국, 일본, 중국 경제 베스트셀러
ㅇ 조윤제 전 주미대사, 고승범 전 금융위원장, 김영환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 추천
ㅇ 머빈 킹 전 영란은행 총재, 라구람 라잔 시카고대 경영대학원 교수,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추천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한국의 반면교사인가, 평행이론인가
이제는 한국의 차례인가?
2023년 일본은 실질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1.9%로 25년 만에 연간 경제 성장률에서 한국(1.4%)을 추월했다. 닛케이 평균 주가지수는 2024년 7월 최고점 42,426포인트를 기록해 34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30년 장기 침체를 빠져나오는 국면이다. 반면 한국은 경제 성장률 추락, 부동산 버블, 세계 4위 수준인 GDP 대비 가계부채율, 고령화와 인구 감소의 심각한 압력에 직면해 마치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초입을 연상케 한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일 간 상황이 역전되기 시작한 이 민감한 시점에 일본이 지나온 길과 한국이 놓인 상황 그리고 앞으로 돌파해야 할 사회적 과제를 대차대조표처럼 꼼꼼하게 대조해볼 수 있는 책이 출간되었다.
과연 우리는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반면교사로 삼아 당면한 위기를 슬기롭게 돌파할 것인가, 아니면 평행이론처럼 그들이 걸었던 어두운 침체의 터널을 오래도록 걸어갈 것인가? 《일본의 30년 경험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는 이 질문에 의미심장한 답을 제공하는 책이다.
침체의 근본 원인은 산업 경쟁력 하락
섣부른 금융 대응이 오히려 회복 늦춰
중앙은행은 발권력과 금리 인하 및 인상을 통해 통화량을 조절하는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 때문에 경제가 침체하고 디플레이션 상황이 우려되면 정치권, 매스컴, 학계, 기업 할 것 없이 중앙은행에 발 빠르고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한다. 통화량 조절과 환율 조정 등 중앙은행의 적극적 개입으로 당면한 위기를 넘길 수 있다는 안이한 생각에 빠진다는 것이다. 사회 저변에 깔린 이러한 분위기를 저자는 ‘시대의 공기’라고 표현한다. 모두가 이 분위기에 젖어 들면 중앙은행의 건전한 선택 범위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점은 경기 침체의 근본 대책인 제품 경쟁력, 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과제가 뒤로 밀린다는 것이다. 저자의 일본은행 총재 재직 시절 일본 기업들은 구조조정과 제품 질 개선으로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보다는 엔고 현상에 모든 경기 부진의 원인이 있는 양 비판 일색이었다고 한다.
일본 전자 산업의 몰락은 엔고 때문이 아니라 삼성전자나 LG전자에 뒤진 경쟁력 때문이라는 게 그의 시각이다. 문제의 근원을 그대로 두고 금융 대책만을 요구하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면, 누구도 이를 반박하거나 거스르기 매우 어렵게 된다. 저자는 일본은행의 신중한 대응으로 이 압력을 버텨보려 했지만, ‘시대의 공기’를 넘어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정적인 것은 정치적 압력, 특히 ‘아베노믹스’의 등장이었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침해하면서까지 적극적인 양적 완화 공세를 폈던 아베노믹스는 결국 실패했고, 당시 ‘잃어버린 20년’이던 일본 경제 상황은 ‘잃어버린 30년’으로 10년이 더 연장되었다. 일본 사회 각 부문의 문제가 개선되기까지는 양적 완화라는 금융정책과 상관없이 이후 10년의 세월이 더 필요했다.
재난의 퍼팩트 스톰
격동의 시기를 관통하는 숨 가쁜 여정
저자가 일본은행 총재로 재직한 시절은 가히 한 국가의 경제가 직면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재난이 총집결된 시기라고 부를 만하다. ‘잃어버린 30년’의 진통이 한창이던 2008년 4월 총재에 임명되자마자 리먼 브러더스 사태와 글로벌 금융위기가 덮쳐왔다. 2009년에는 그리스의 과도한 국가 부채 위기가 대두되면서 아일랜드,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등으로 연쇄 파급되는 유럽 부채위기가 발생했다. 2011년에는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나고 그 여파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터지면서 일본 경제는 약 440조 원(3,600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 ‘퍼펙트 스톰’처럼 몰아치는 예기치 않은 사건과 재난에 맞서 일본은행이 펼친 여러 가지 대처, 그리고 세계 각국 중앙은행가들과 긴밀한 협조 체제를 마련하는 국제적 대응 과정을 저자는 담담히 그려낸다.
작금의 한국 실정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예기치 않은 사건이나 재난보다 사회와 경제가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다. 예컨대 저자가 일본의 장기 침체의 근본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한 인구 구조 변화는 한국에서는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사건들과 진행 속도는 전혀 다르지만 못지않게 중요한 변화는 그 시기 일본에서 인구 구조 변화가 눈에 띄게 가속화된 점이다. 일본의 총인구는 2010년 정점을 찍었다. 생산가능인구(15~64세 인구-옮긴이)는 이미 1995년을 정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전후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 연령에 도달하면서 더욱 빠르게 감소하고 있었다. 총재 재임 기간 중 줄어든 생산가능인구는 320만 명에 달했는데, 매년 전체 인구의 0.8퍼센트인 70만 명씩 감소한 것은 의심의 여지 없는 경제적 역풍이었다.”
결코 마법 지팡이일 수 없는 금융정책
결국 경제 각 주체의 역할과 인구 대책이 좌우
이 외에도 한국 사회가 경청해야 할 시사점이 가득하다. 금융 완화, 환율 조정 등 중앙은행의 개입이나 금융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은 한때 마법 지팡이처럼 여겨졌다. 그렇지만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이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것이 문제의 근본 개선과는 거리가 있는 대책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여지없이 드러났다. 기업의 끊임없는 구조와 체질 개선, 기술 혁신 등 경제 각 주체의 노력이 결국 경제의 활력과 글로벌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점, 인구 감소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없이는 장기적인 성장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점 등, 중앙은행가로서의 경험과 경제학자로서의 신중한 성찰을 동시에 제공하는 저자의 시각은 오늘날 한국 경제와 사회를 돌아보는 데 매우 유용하다.
이 책은 가장 가깝고 우리와 뗄 수 없는 관계인 일본의 경험을 통해 한 국가의 경제라는 강물이 어떻게 각 주체와 부딪치고 소용돌이치며 도저하게 흘러가는지를 보여준다. 한국 경제의 시름이 깊어가는 상황에서 나온 이 역작이 우리에게 깊은 통찰의 시간을 제공할 것이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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