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郷愁は終り、そしてわれらは
by金 鶴泳
Format: Paper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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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Japan
- Reviewed in Japan on June 26, 2025吃音で在日朝鮮人二世の著者の「鑿」に続く六作目。本名は金廣正。「冬の光」「鑿」「夏の亀裂」「石の道」の四作が芥川賞候補に。出自とハンディキャップに懊悩するなか,繊細な筆致で独特の透き通るような世界を切り拓いた。1985年、群馬県の自宅でガス自殺。46歳だった。
- Reviewed in Japan on June 5, 2025当時、この本が酷評されたと聞きました。しかし、私も夫も、たいへん興味深く読みました。文章が回りくどくなく、淡々と語られており、とても読みやすいです。とても秀作だと感じました。金鶴泳先生は、頭の回転の速い天才的な頭脳と感覚なのだと思います。周りにいる人たちには理解されずらい天才特有のかただったのでしょ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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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영의 작품 <향수는 끝나고, 그리고 우리들은(郷愁は終り、そしてわれらは)>에 대한 요약과 평론입니다.
<향수는 끝나고, 그리고 우리들은: 낭만적 귀환의 종언과 실존적 탈영토화>
서사적 요약: 고향이라는 신화의 해체
김학영의 중편소설 <향수는 끝나고, 그리고 우리들은>(1973)은 재일조선인 1세대가 품어온 '원점으로서의 고향'과 2세대가 마주한 '부유하는 현실' 사이의 균열을 정면으로 다룬 작품이다. 소설의 주인공이자 화자는 일본 사회에서 나고 자라며 모국어 대신 일본어를 체화한 재일조선인 청년이다. 그에게 '조국'이나 '고향'은 실재하는 공간이라기보다 부모 세대의 한 맺힌 기억과 집단적 디아스포라 공동체가 반복해서 주입한 관념적 이미지에 가깝다.
1세대 조선인들에게 고향은 언젠가 돌아가야 할 영원한 안식처이자 식민지배와 차별의 질곡을 버텨내는 유일한 정신적 지주였다. 그러나 작품 속에서 이 낭만적인 향수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환상으로 전락한다. 분단된 한반도의 냉혹한 정치적 대립은 재일조선인 사회 내부를 극심한 이념 투쟁과 상호 불신의 장으로 갈라놓았고, 고향은 이미 기억 속의 평화로운 공간이 아니라 이데올로기의 전쟁터로 변모해 있었기 때문이다.
화자는 공동체가 강요하는 민족적 대의와 맹목적인 귀환 담론에 끝내 동화되지 못한다. 그는 조선총련계와 민단계라는 이분법적 진영 논리 어디에도 온전히 속하지 못하며, 재일조선인 2세대로서 일본 사회의 냉대와 모국의 정치적 도구화 사이에서 극심한 정체성 혼란을 겪는다. 집단적 연대의 구호가 요란해질수록 화자가 느끼는 내면의 소외감과 말더듬증으로 상징되는 소통의 불능은 더욱 깊어진다.
결국 소설은 1세대의 향수가 수명을 다했음을 선언하는 파국적 자각에 도달한다. '돌아갈 고향이 있다'는 낭만적 위안이 부서져 내린 폐허 위에서, 주인공은 어설픈 집단적 구원에 기대지 않고 자신이 딛고 선 이 불모의 땅, 즉 일본이라는 타향이자 유일한 생활 공간에서 홀로 버텨내야 한다는 냉혹한 결론에 도달한다.
비평적 분석: 민족주의적 환상을 찢는 개인의 탄생
이 작품의 제목인 <향수는 끝나고, 그리고 우리들은>은 재일조선인 문학사에서 하나의 거대한 분기점을 선언한다. '향수의 종언'은 곧 잃어버린 낙원으로서의 조국 신화와 결별하겠다는 단호한 선언이다. 김학영은 민족이라는 거대 서사가 개인의 구체적인 고통과 결핍을 은폐하는 기만적인 보호색에 불과함을 예리하게 간파했다.
당대의 디아스포라 문학이 조국 통일에 대한 열망이나 차별에 맞서는 집단적 저항에 방점을 두었다면, 김학영은 그 대열에서 스스로 이탈한 '불온한 회색인'의 시선을 견지한다. 그에게 조국은 분단과 독재, 이념 갈등으로 얼룩진 또 다른 권력 기제였으며, 민족 공동체는 개인에게 맹목적인 충성과 희생을 요구하는 폭력적 장치였다. 그는 북한으로의 귀환 사업이나 남한 군사정권의 반공주의가 약속하는 가짜 구원을 가차 없이 폭로하며, 향수라는 감정이 지닌 복고적이고 반동적인 성격을 통렬하게 비판한다.
이러한 태도는 김학영 특유의 육체적 자각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모국어를 상실한 채 일본어로만 사유하고 쓸 수밖에 없는 2세대의 신체성은, 혈통주의적 민족 개념이 지닌 허구성을 드러내는 가장 명백한 증거다. 김학영은 자신이 속한 언어적·신체적 조건을 정직하게 응시함으로써, '어디에도 뿌리내리지 못한 자'의 진정한 고독을 긍정한다.
사상적 의의: 탈영토화된 주체의 고독한 윤리
작품의 후반부에 놓인 '그리고 우리들은'이라는 문구는 미완의 질문이자 열린 결말이다. 향수가 끝난 자리, 맹목적인 민족주의의 신화가 걷힌 자리에 남은 '우리'는 과연 어디로 향해야 하는가. 김학영은 여기에 안이한 대안이나 희망적인 청사진을 제시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가 제시하는 윤리는 철저한 <탈영토화(Deterritorialization)>의 윤리다.
그것은 일본인이라는 다수자 정체성으로의 비겁한 동화도 아니며, 가상의 조국으로 도피하는 민족주의적 낭만주의도 아니다. 양자 사이의 틈새, 즉 어떠한 국가주의적 포섭도 거부하는 경계선 위에서 오롯이 개인으로서 버텨내는 태도다. 김학영은 국경과 혈통이라는 외적 굴레를 걷어낸 뒤에야 비로소 벌거벗은 인간 실존이 드러난다고 믿었다.
따라서 <향수는 끝나고, 그리고 우리들은>은 한반도의 특수한 역사적 비극을 다룬 재일 디아스포라 문학의 범주를 훌쩍 뛰어넘는다. 이 작품은 국가, 민족, 집단이라는 견고한 신화가 붕괴한 이후, 현대인이 마주해야 하는 근원적인 불안과 방황을 예견한 보편적인 문학적 성취다. 김학영은 집단적 안락사를 거부하고 영원한 경계인으로 남기를 자처함으로써, 오늘날 국경을 넘어 살아가는 모든 탈국가적 개인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기댈 낭만적인 고향이 완전히 사라졌을 때, 우리는 마침내 어떤 얼굴로 자기 자신과 마주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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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영의 다른 대표작인 데뷔작 <얼어붙은 입>이나, 후기 단편에 나타난 부친 살해 모티프와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이어서 살펴볼까요?
김학영(金鶴泳), (郷愁は終り、そしてわれらは――, 1983)
작품 줄거리, 역사적 배경, 주제와 문학적 평가 — 약 1,000단어
1. 작품의 배경과 문학사적 의의
김학영(金鶴泳, 1938~1985)의 은 1983년 《신초(新潮)》 7월호에 발표되었고, 같은 해 11월 신초사에서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북한의 대남 간첩공작에 연루된 재일조선인의 실제 경험을 소재로 한다. 작가는 한국대사관의 소개로 관련 인물들을 취재했고, 처음에는 이라는 제목으로 구상했다.
그런데 최종적으로 제목을 로 바꾼 것은 의미심장하다.
이 작품의 중심에는 조국을 그리워하는 재일조선인의 감정이 있다. 그러나 김학영은 그리움의 아름다움보다 그 감정이 정치적으로 이용되어 파괴되는 과정을 탐구한다.
초기의 이 개인의 말더듬과 정체성의 불안을 중심으로 했다면, 이 작품에서는 국가권력과 분단체제가 인간의 내면을 파괴하는 문제가 전면에 등장한다.
2. 줄거리: 고향을 그리워한 남자의 비극
소설의 주요 인물은 일본으로 귀화한 황해도 출신의 남자 이시지마(石島)와 그의 일본인 연인 하세(羽瀬)이다. 이야기는 주로 하세의 시각에서 전개된다.
이시지마는 북한에 남겨둔 가족을 그리워한다. 그러나 그의 일본인 아내는 북한에서 편지가 오는 것을 싫어한다. 결국 그는 가족과 연락하는 것을 포기한다.
이시지마의 사정을 안타깝게 여긴 연인 하세가 대신 북한에 편지를 보내기 시작한다.
오랫동안 아무런 소식이 없던 가족에게서 마침내 답장이 도착한다. 이시지마의 형이 보낸 편지였다.
그 뒤 형을 알고 있다는 북한의 공작원이 나타나 가족과의 재회, 성묘를 권유한다. 이시지마와 하세는 오랫동안 품어왔던 소망을 실현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며 북한을 방문한다.
그러나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뜻밖의 현실이었다.
북한 당국은 이들의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이용하여 대남 공작에 협력하도록 만든다. 두 사람은 간첩활동을 위한 교육을 받게 된다.
하세는 평양에서 송출되는 암호방송을 수신하여 이시지마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시지마는 한국에서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공작활동의 기반을 마련한다.
그러나 결국 활동이 발각되어 이시지마는 김포공항에서 체포된다.
하세는 자신이 처음에 가족과의 연락을 주선했기 때문에 모든 비극이 시작되었다고 느낀다. 그녀는 자신에게 책임이 있음을 밝히기 위해 한국으로 가려고 한다.
이렇게 사적인 가족애와 향수에서 출발한 사건은 국제정치와 정보기관의 공작에 휘말려 비극으로 끝난다.
소설에서 중요한 것은 간첩활동의 기술적 과정이 아니라, 가족을 만나고 싶다는 평범한 인간의 소망이 정치적 도구로 변하는 과정이다.
3. 첫 번째 주제: 조국에 대한 향수의 파괴
이 작품의 핵심어는 과 이다.
이시지마에게 조국은 처음부터 정치적 개념이 아니었다. 그곳은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땅이며, 가족들이 남아 있는 고향이었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민족의 영광이나 국가의 승리가 아니라 가족의 안부와 재회였다.
그런데 북한의 공작원들이 등장하면서 조국이라는 말의 의미가 달라진다.
형이 처음 보낸 편지에는 남북한을 포괄하는 의미의 라는 말이 등장한다. 그러나 나중에 도착한 편지에서는 그것이 으로 바뀐다. 편지의 내용 역시 가족의 안부에서 조국통일에 대한 기여를 요구하는 정치적 언어로 변한다.
이 변화는 작품의 중요한 상징이다.
개인의 기억 속에서 살아 있던 고향이 국가권력의 이데올로기로 대체되는 것이다.
작품은 조국이라는 말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조국이라는 이름이 어떤 사람에게는 따뜻한 기억이지만, 국가권력에게는 복종과 희생을 요구하는 정치적 명령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시지마의 향수가 끝난다는 것은 고향에 대한 사랑을 잃었다는 뜻만은 아니다. 그 사랑을 이용한 국가를 더 이상 믿을 수 없게 되었다는 의미이다.
4. 두 번째 주제: 재일조선인의 귀속 불가능성
이시지마는 일본으로 귀화한 인물이다.
법률적으로 그는 일본인이 되었지만, 일본국적을 취득했다는 사실이 고향에 대한 기억과 가족에 대한 애정을 없애지는 못했다.
그렇다고 북한이 그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것도 아니다. 북한은 그를 동포로 환영하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정치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대상으로 취급한다.
이시지마는 일본에서도 북한에서도 안정적인 소속감을 얻지 못한다.
여기서 김학영의 문학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문제가 드러난다.
인간에게는 법률적 국적, 문화적 정체성, 가족적 소속감, 정치적 충성심이 있다. 그러나 이 네 가지는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
재일조선인에게 조국을 선택하라는 요구는 때때로 이러한 복잡한 현실을 인정하지 않는 압력으로 작용한다.
이시지마의 비극은 조국을 너무 사랑했기 때문이라기보다, 그에게 조국이란 무엇인지 스스로 규정할 자유가 충분히 보장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5. 세 번째 주제: 하세의 사랑과 책임
이 작품에서 특별히 주목할 인물은 일본인 여성 하세이다.
그녀는 조선인도 아니고, 민족주의적 이념에 따라 행동하는 인물도 아니다.
그녀가 북한에 편지를 보낸 이유는 한 남자의 고통을 이해하고 도와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녀의 선의는 예기치 않은 비극의 출발점이 된다.
이 설정에는 중요한 윤리적 질문이 담겨 있다.
인간이 선의로 행동했는데 그 결과가 비극적이었다면, 그 사람은 어디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가?
하세는 이시지마가 체포된 뒤 자기 책임을 밝히기 위해 한국으로 가려고 한다.
그녀의 행동은 단순한 연인의 희생이라기보다, 자신이 관여한 사건을 외면하지 않으려는 태도로 읽을 수 있다.
다만 그의 체포에 대한 일차적 책임은 개인의 향수를 이용하여 간첩활동에 동원한 국가기관에도 있다.
이 점을 구분하지 않는다면 피해자들이 모든 책임을 떠안는 결과가 된다.
김학영은 하세를 통해 민족적 소속이 아니라 개인의 관계와 윤리적 책임에 기초한 인간적 연대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6. 네 번째 주제: 남북분단과 국가권력
이 작품은 북한의 간첩공작을 직접적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김학영의 다른 작품들과 구별된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비판이 곧 한국 정부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지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작품이 발표된 1983년의 한국은 전두환 정권 아래 있었다.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의 유혈진압 이후 정치적 자유가 제한되고, 국가보안과 반공주의가 권력 유지의 중요한 명분으로 활용되던 시대였다.
따라서 이 작품은 두 층위에서 읽어야 한다.
첫째, 북한 국가권력은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이용해 개인을 정치공작에 동원한다.
둘째, 남북한의 대립 속에서 재일조선인은 자신의 문화적·가족적 소속감을 정치적 충성으로 증명하도록 압박받는다.
그러나 양쪽의 역사적 책임을 동일하다고 단순화할 수는 없다. 작품에서 구체적으로 묘사되는 것은 북한 공작기관의 기만과 강제이며, 한국의 권위주의적 정치상황은 이를 둘러싼 역사적 배경이다.
김학영이 보여주는 것은 냉전의 정치논리 속에서 개인의 삶이 얼마나 쉽게 희생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7. 작품의 제목과 문병란의 시
이 작품의 제목은 한국 시인 문병란(文炳蘭, 1935~2015)의 시 에서 가져왔다.
시의 첫 구절
향수는 끝나고 그리하여 우리들은 오후의 강변에서 돌아와 섰다.
원래 시에서 향수의 종결은 고향에 대한 감정의 소멸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리움과 고독을 함께 나누면서 현실의 삶으로 돌아오는 정서가 포함되어 있다.
김학영은 이러한 시적 표현을 다른 역사적 맥락으로 옮긴다.
소설 속에서 이시지마의 향수가 끝난 뒤 남는 것은 해방감이나 귀향의 기쁨이 아니다.
하세가 평양을 떠나 모스크바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떠올리는 것은 공허한 오후의 강변이다.
고향을 찾고 싶다는 희망이 사라진 자리에 깊은 허탈감이 남는다.
제목의 후반부인 도 중요하다.
향수가 끝난 이후에도 인간은 계속 살아가야 한다. 그렇다면 민족적 귀속의 환상이 무너진 뒤, 인간은 무엇을 토대로 자신의 삶을 재구성할 수 있는가?
이것이 작품이 남기는 질문이다.
8. 초기 김학영 문학과의 차이
김학영의 초기 대표작 에서는 말더듬이라는 개인의 고통이 중심을 차지한다.
그때 주인공이 경험하는 불안은 자기표현의 불가능성과 타인의 시선에 집중된다.
반면 에서는 역사와 정치가 개인의 삶을 직접적으로 파괴한다.
두 작품에는 공통점도 있다.
의 주인공은 자신의 말을 자유롭게 표현하지 못한다.
의 이시지마는 자신의 고향에 대한 감정을 자유롭게 실현하지 못한다.
전자는 언어의 문제이고, 후자는 정치의 문제이다.
그러나 두 경우 모두 개인의 자율성이 외부의 힘에 의해 제한된다.
따라서 후기 김학영이 개인의 내면세계에서 정치문제로 완전히 방향을 바꿨다고 보는 것보다, 초기부터 존재했던 개인과 외부세계의 갈등을 정치적 차원으로 확장했다고 평가하는 것이 적절하다.
9. 문학적 평가와 한계
이 작품의 첫 번째 장점은 국가와 민족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구체적인 인간관계 속에서 검토한다는 데 있다.
이시지마에게 북한은 처음에는 이념의 대상이 아니라 가족이 살아 있는 장소였다.
이러한 설정은 정치이념의 비인간성을 설명하는 데 효과적이다.
두 번째 장점은 일본인 여성 하세를 주요한 시점 인물로 설정했다는 점이다.
하세는 민족적 갈등의 당사자가 아니면서도 그 비극에 연루된다. 독자는 그녀를 통해 민족적 이해관계를 넘어선 인간적 책임을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비판적으로 검토할 문제도 있다.
우선 간첩공작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구성하는 방식은 재일조선인의 존재를 안보문제와 연결하는 일본사회의 기존 편견을 강화할 위험이 있다.
또한 이시지마의 소극적인 태도가 강조된다면, 독자는 그를 자신의 삶을 결정하는 주체보다 정치적 조작의 희생자로만 이해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북한의 정치적 기만을 비판하는 것과 재일조선인이 북한에 가졌던 역사적 기대 전체를 부정하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
해방 후 일본에 남은 조선인들이 북한에 기대를 걸었던 데에는 일본사회의 차별, 남한의 정치적 상황, 민족교육과 생활공동체의 형성 등 여러 역사적 이유가 있었다.
이러한 맥락을 충분히 고려해야 작품의 비극성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10. 종합평가: 향수가 끝난 뒤 무엇이 남는가
은 단순한 반북한 소설도, 간첩사건을 소재로 한 정치소설만도 아니다.
이 작품의 핵심은 민족적 감정이 국가권력에 의해 이용될 때 인간에게 어떤 비극이 발생하는가 하는 문제이다.
식민지배로 인해 고향을 떠나야 했던 사람과 그 후손에게 조국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그 조국이 실제 인간의 삶보다 국가의 정치적 목적을 앞세울 때, 조국에 대한 사랑은 오히려 인간을 파괴하는 힘이 될 수 있다.
김학영은 이 모순을 개인의 구체적인 삶을 통해 보여준다.
이 작품의 역사적 의의는 특히 재일조선인 문학의 문제의식을 확장했다는 점에 있다. 일본의 차별에 저항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으며, 조국의 국가권력 또한 비판적 검토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민족적 정체성의 중요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민족에 대한 소속감과 국가에 대한 복종을 구별해야 한다는 요청이 더욱 절실해진다.
김학영의 문학은 인간이 민족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민족과 국가가 인간의 삶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윤리적 관점을 뒷받침한다.
그가 남긴 가장 중요한 질문은 조국을 사랑해야 하는가가 아니라, 조국을 사랑하는 인간이 어떻게 국가의 도구가 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참고 자료
이 평론은 작품 원문 전체가 아니라, 줄거리를 상세하게 분석한 연구와 관련 문헌에 근거한 것이다.
金鶴泳が描いた〈祖国〉について — 작품의 인물, 줄거리, 조국 개념과 문병란의 시를 분석한 연구.
하야시 고지(林浩治), 재일조선인 작가 열전: 김학영 제8회 — 작품 집필 과정과 작가의 말년.
사와베 기요시(沢部清), (2025), 제3부 — 후기 작품의 연구사적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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