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자본주의의 시간 - 한국의 베트남전쟁 담론과 재현의 역사 | 知의 회랑 35
김주현 (지은이)성균관대학교출판부2023-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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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불평등, 같은 하늘 다른 길 - 기회 균등을 넘어 생활의 평등으로
이주의 풍경 - 포스트글로벌화와 이주3.5 시대
평화의 전환 - 공론화 이후 한국의 양심적 병역거부
전쟁과 양심 - 세계와 한국의 양심적 병역거부
블랙 아메리카 - 자유와 평등을 향한 미국 흑인의 여정책소개
성균관대학교 학술기획총서 ‘知의회랑’ 서른다섯 번째 책. 통일베트남이 1986년 자본의 손을 잡기로 결정한 이유였던 참혹한 ‘파괴’의 시간을 조국근대화의 ‘기회’로 잡은 우리의 과거 이야기다. 모두 알고 있지만 들추려 하지 않는 이야기.
저자는 성장제일주의에 경사되어온 한국 현대사의 정치ㆍ사회ㆍ문화적 심상 지리 속으로 들어가 약 반세기에 걸친 한국의 베트남전쟁 담론 및 재현의 역사를 재구성해나감으로써, 한국의 베트남전쟁이 현대 한국사회의 자본주의적 특질을 형성하는 심급으로 작용했던 역사적 정황들을 촘촘히 들여다보고 있다. 이는 참전의 정당성에 대한 반성과는 별개로, 참전 기억이 어떤 사회문화적 궤도를 그리면서, 잊혔으나 끝내지 못한 전쟁을 이어나갔는지 내부로부터 통시적으로 탐색해보려는 시도다.
8년 6개월이란 절대 짧지 않은 전쟁의 시간. ‘적’과 싸우며 ‘친구’와 ‘가족’을 만들어내던―여전히 현재 진행형이기도 한―양국민의 야속한 인연사가 확장되거나 굴절되고 외면 받아온 사연들에 대한 이야기기도 하다.
목차
머리말
프롤로그
제1장 잊었으나 잊히지 않는 기억
과거사가 된 베트남전쟁ㆍ연구 범위와 대상
제2장 기회로서의 베트남전쟁
아시아내셔널리즘의 충돌ㆍ전쟁자본주의 시대의 개막ㆍ베트남전쟁의 국민국가적 무의식
제3장 베트남전쟁 담론 변천사
동질성 담론과 반공개발론, 1965-1968년ㆍ경제 담론과 휴전 반대론, 1969-1975년ㆍ타자성 담론과 기억의 공백기ㆍ탈냉전과 대항 담론의 심층
제4장 베트남전쟁의 재현 대상들
황색 거인의 신체 변화ㆍ베트콩의 정치성ㆍ한국을 노크한 베트남 난민
제5장 평화를 위하여
경합하는 두 목소리ㆍ사과의 윤리
에필로그
주ㆍ참고문헌ㆍ찾아보기
수록 도판 크레디트
총서 ‘知의회랑’을 기획하며
접기
책속에서
P. 58 ㆍ냉정하게 말해 이 문제―민간인 학살―는 양국 관계의 핵심도 아니나, ‘한강의 기적’을 일군 한국의 과거사로서 가해/피해의 사실 관계 규명을 넘어 전쟁자본주의가 만들어낸 복수의 가해자/피해자들이 필연적으로 얽혀 있는 지금 이곳을 이해하는 데 필요하다. 종전 후 50년이 흘러 역사의 인과율이 엮어낸 이 자리에 있는 자들은 누구인가.... 더보기
P. 62~63 ㆍ베트남 파병은 박정희정권이 한반도 바깥에서 가능한 모든 방법을 써서 반공민족주의를 운영한 한국의 과거사다. 한국은 한국전쟁이 남긴 냉전적 유산을 물려받은 적장자 역할에 충실했을 뿐 아니라 휴전론에 반대해 유산의 유효기간을 최대한 연장하고자 했다. 한국전쟁의 비극을 겪은 한민족이, 유사한 역사적 아픔이 있는 약소민족의 미래에 대해... 더보기
P. 108~109 ㆍ전쟁이 자본 축적의 기회인 것은 이상하지 않다. 16세기부터 18세기 사이에 전쟁은 유럽의 자본주의를 촉진했고, 이후 자본주의 발전 단계에서 제국주의는 자본의 국가화와 국제화를 모순적으로 동시에 추구했다. 경제는 정치에 유기적으로 융합되고 국가는 군대와 무기를 육성해 시장을 지키기 위해 타국을 침공했다. 제1차 세계대전을 겪은 ... 더보기
P. 145 ㆍ참전 초기에 정부는 참전의 당위성과 필요성에 집중했다. 모든 매체는 양국이 닮은꼴 전쟁에 휩싸이게 된 원인을 한국과 베트남의 역사적 유사성에 두고 한쪽의 미래를 다른 쪽의 미래로 떠들었다. 베트남이 아직 공산화되지 않았는데도 파병하지 않으면 한국이 공산화될 것처럼 위기감을 조성했다. 한국의 안보를 미군이 맡는 조건하에 국군을 사... 더보기
P. 259~261 ㆍ또 황색 거인은 ‘미군보다 잔인하다’고 비난받았다. 탑을 지킨 한국군이 밀림에서 베트콩을 잡으면 미군은 엄지를 세웠지만, 정부군과 베트남인들은 눈살을 찌푸리고 외면했다. 동전의 양면인 용맹함과 잔인성이 한국군의 특징을 지시했다. 한국군의 ‘군사적 남성성’이 미디어에 재현되며 국위를 선양할 때도 패배하거나 부상당한 한국군은 보이지... 더보기
P. 369 ㆍ오늘날 자본이 매개하지 않는 장소는 없다. 하지만 자본주의체제 안에서라도 우리는 조금 더 공정하게 기억을 다룰 수 있다. 많은 소설, 영화, 연극, 연구서가 보여주었듯이, 가해자의 위치를 자각한 주체가 반보쯤 앞서 담론을 주도하는 것은 이 문제에 관한 국민국가 내부의 진전된 사회적 합의를 촉발하는 데 필요하다. 국가자격 상실 청... 더보기
저자 및 역자소개
김주현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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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1960년대 소설의 전통 인식 연구」(2007)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중앙대학교 교양학부를 거쳐 현재 인제대학교 리버럴아츠교육학부 교수로 있다.
여러 연구자들과 함께 1960‐70년대 한국소설과 『사상계』ㆍ『세대』ㆍ『문장』ㆍ『청맥』ㆍ『한양』 등의 잡지들을 읽어나가며, 한국문학과 문화담론 연구에 매진해왔다. 『혁명과 여성』(2010), 『냉전과 혁명의 시대, 그리고 〈사상계〉』(2012), 『1960년대 문학과 문화의 정치』(2015) 등을 함께 펴냈다.
인제대학교에 자리 잡으면서부터 관심사가 확장되었다. 『녹색평론』 읽기 지역독자 모임에서 만난 이들과 생활문화협동조합을 만들고, 이를 거점 삼아 생태적 감수성을 확산하는 ‘우정의 공동체’를 꾸려나가고 있다. 좋은 책을 함께 읽고 쓰자는 마음으로, 김해ㆍ창원의 동네책방과 인문 공간에서 시민들과도 자주 만난다. 『작가와사회』 편집주간, 지혜마실협동조합 운영위원장, 인제미디어센터장 등으로 일했으며, 최근에는 경남공유대학에서 생활문화공동체를 가르치면서 ‘공유지’ 사상을 공부하고 있다.
『청맥』을 읽던 2013년경부터 베트남전쟁을 눈여겨보기 시작했으니, 이 책을 쓰는 데 십 년이 걸린 셈이다. 8년 6개월이란 긴 시간 동안 ‘적’과 싸우며 ‘친구’와 ‘가족’을 만들어내던 인연이 어느 날 단교했다고 사라져버릴 순 없다. 한국사회는 왜 베트남전쟁을 망각했고, 그것은 어떤 결과를 초래했을까. 이 책의 문제의식은 이렇게 ‘한국의’ 베트남전쟁에서 출발한다. 접기
최근작 : <전쟁자본주의의 시간>
출판사 제공 책소개

“6.25와 조국근대화 사이
잊어버린 제2의 한국전쟁이 있다”
가난한 반공국가의 야심찬 국책사업
베트남전쟁 참전의 담론과 그 재현의 드라마
한국사회는 여전히 선택적 기억에 머물 것인가
부박한 자본주의와 국민국가 이데올로기가 낳은
조국근대화의 ‘어두운’ 근원 속으로
이 책은 통일베트남이 1986년 자본의 손을 잡기로 결정한 이유였던 참혹한 ‘파괴’의 시간을 조국근대화의 ‘기회’로 잡은 우리의 과거 이야기다. 모두 알고 있지만 들추려 하지 않는 이야기.
저자는 성장제일주의에 경사되어온 한국 현대사의 정치ㆍ사회ㆍ문화적 심상 지리 속으로 들어가 약 반세기에 걸친 한국의 베트남전쟁 담론 및 재현의 역사를 재구성해나감으로써, 한국의 베트남전쟁이 현대 한국사회의 자본주의적 특질을 형성하는 심급으로 작용했던 역사적 정황들을 촘촘히 들여다보고 있다. 이는 참전의 정당성에 대한 반성과는 별개로, 참전 기억이 어떤 사회문화적 궤도를 그리면서, 잊혔으나 끝내지 못한 전쟁을 이어나갔는지 내부로부터 통시적으로 탐색해보려는 시도다.
8년 6개월이란 절대 짧지 않은 전쟁의 시간. ‘적’과 싸우며 ‘친구’와 ‘가족’을 만들어내던―여전히 현재 진행형이기도 한―양국민의 야속한 인연사가 확장되거나 굴절되고 외면 받아온 사연들에 대한 이야기기도 하다.
성균관대학교 학술기획총서 ‘知의회랑’의 서른다섯 번째 책.
이 책의 문제의식,
어떤 적극적인 망각
어느덧 베트남전쟁(1955~1975) 종전 50년이 가까워지고 있다.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버린 데도 그리 이상하지 않을 시간. 32만이 넘는 병력을 파병했고, 5천여 젊은이가 목숨을 잃었으며, 3만여 라이따이한까지 생겨났지만, 우리 기억 속 전쟁은 1992년 한베 재수교 후, 경협ㆍ여행/관광ㆍ결혼 및 노동인력 이주 등, 새로 추진되는 현실적 인연들 덕에 잊혀갔다. 정녕 전쟁은 잊혀져간 걸까, 그냥 우리가 잊어버린 걸까.
한국사회에서 ‘과거사’로서 전쟁은 점점 박제된 유물이 되어가고 있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베트남전쟁은 한국전쟁과 닮은꼴을 한 최근의 전쟁이었다. 한국인들도 냉전이자 열전인 6.25를 겪었다. 그런데 잊지 않으려고 매년 기념식을 열고 정치권까지 나서 기억 투쟁을 주도하는 한국전쟁에 비해, 베트남전쟁에 대한 사회적 시선은 한결같이 냉담하다. 1990년대 후반에 일어난 대항 담론—베트남전 참전에 대한 반성적 인식—도 베트남 당국의 개혁개방(도이머이) 정책에 한국이 적극 편승하면서 양국이 함께 묻어야 할 과거가 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태도는 모든 전쟁이 악이라는 일반론에서도 멀거니와, 국민국가에서 국민을 대리하는 국가권력의 위세만 주지시킬 뿐이다. 권력은 전쟁같이 아프고 불편한 기억은 되도록 잊는 것이 좋다고 설득한다. 이 책에서 저자가 베트남전쟁을 ‘잊힌 전쟁’보다 ‘잊은 전쟁’이었다고 주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베트남전쟁은 통상 미국(및 남베트남)과 북베트남(및 남베트남민족해방전선, 일명 베트콩)의 전쟁으로 규정되어왔다. 하지만 저자는 이 책에서 이를 전쟁이 준 기회에 주목한 ‘한국의’ 베트남전쟁이라 부름으로써 이에 대한 시각을 전환해보고자 한다. 이는 베트남전쟁이 1960년대 한국의 근대화프로젝트에 미친 영향과 태평양-한국전쟁이 낳은 제국의 폭력, 조선인 학살, 동족상잔이라는 비극을 경제적 성장 가능성으로 희석시키는 심리적 전환점이 되었다는 데 주목하는 것이다.
이 책의 또 다른 문제의식,
이념보다 자본
태평양-한국전쟁기를 거치며 전쟁은 극렬한 이념 대립에도 불구하고, 대중적으로는 민족 공동체를 파괴한 재난으로 각인되었다. 이른바 전후문학이 앞장서 만들어낸 이러한 심상은 강력한 반공이데올로기의 이면에서 전쟁을 고발하고 평화를 추구하는 대중적 감성을 꾸준히 지지해왔다. 그런데 미상불 대한민국의 베트남전 참전이 기회로서의 전쟁이란 관점을 퍼뜨리기 시작한 것이다. 전쟁으로 자본을 축적한 일본이 그랬듯이 자본을 축적하는 방법에 대한 윤리는 부질없이 무너져 내렸다.
이 책은 이렇게 베트남전쟁이 한국전쟁 이후 대중의 기억 속에서 모순적으로 중층 결정되던 사회주의에 대한 공포를, 근거 있는 승공의식으로 바꾸어버렸다는 데 초점을 둔다. 요컨대 이 전쟁이야말로 우리 사회에 승공개발을 모토 삼은 ‘전쟁자본주의’를 선사한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새 타국에서 일어난 전쟁 참전이 내 조국의 경제발전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분위기 속에서 40여 년이 지나갔다.
물론 그간 이에 대한 반작용이 없진 않았다. 본격적으로 이 책에서 다루게 될, 참전과 함께 생산된 각종 기록물, 영상 취재물, 문학작품 등은 주류 담론의 균열과 봉합, 해체의 지점을 끈질기게 붙들고 탐색했다. 1990년대 후반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시작된, 전쟁범죄를 직시하자는 반성적 관점은 바로 이러한 반작용의 결과기도 하다. 그러나 저자는 이것이 문제의 종착지는 아니라고 강조한다. 한국의 베트남전쟁이 현재의 한베 관계보다 우리 내부의 무한 자본주의 옹호론에 미친 영향이 더 크고 중요하다는 사실을 거듭 지적하기 위해서다. 자본이 매개하지 않는 장소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오늘날, 보다 근본적인 성찰이 시작되어야 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 책은 베트남전쟁의 국제적 성격보다, 전쟁이 한국사회 내부에 빚어낸 다양한 영향들에 먼저 주목한다. 또 이를 위해 관련 담론과 재현물들이 드러내는 ‘내적 논리’를 해부하는 데 집중했다.
이 책의 서사
―기억과 기회
제1장은 도입부다. 한국에서 베트남전쟁이 잊었으나 잊히지 않는 전쟁인 이유와 한국의 과거사로서 이를 수용해야 하는 까닭을 한국전쟁이라는 프리즘을 빌려 설명한다. 참전-종전-한베 재수교-2000년-시민평화법정을 계기로 담론이 전환되는 형태를, 공식 담론 지배-참전 기억 투쟁-대항 기억 형성-시민 화해 실천으로 범주화하면서 각 단계에서 살필 주요 텍스트를 밝혀놓았다.
제2장은―앞서 문제의식에 밝혀둔 것처럼―전쟁자본주의의 관점에서 베트남전쟁을 반공개발의 기회로 삼았던 반공국민국가의 민족주의를 재고해본다. 제2의 한국전쟁인 이 전쟁에서 같은 것을 기대한 한국인들이 전혀 다른 베트남민족주의와 조우하며 느끼는 논리적 모순과 혼란한 심리를, 아시아내셔널리즘의 충돌 및 한국전쟁과 다른 진실로부터 회피하려는 국민국가적 무의식으로 분석한다. 공식 담론의 모순을 인지하면서도 이를 부인하고 속절없이 모순된 논리로 빨려 들어가 맞은 월남 패망이, 참전을 잊은 어느 날 한국의 과거사로 등장한 것은 역사적 필연이라는 것이 제2장의 결론이다.
―베트남전쟁 담론들의 변천사
제3장은 제1장에서 구분한 담론 변천사를 시기별로 자세히 살핀다. 이후의 담론에 의해 지양되는 참전 담론의 전체적 양상을, 1. 동질성 담론과 반공개발론, 2. 경제 담론과 휴(종)전 반대론, 3. 타자성 담론과 기억의 공백기, 4. 탈냉전과 대항 담론의 심층 파트로 나누어 분석한다.
한국사회에서 참전의 기억은 베트남전쟁을 기술한 교과서들만 보아도 여전히 1절의 이념과 2절의 성장론이 지배적이다. 경제성장 신화는 부단히 자랑하고픈 민족사였기 때문이다. 과거사로서의 기억은 여기에 끼어든 불청객일 뿐이다.
나아가 진영 대립의 논쟁점들을 짚지 않고서는 담론의 변천사를 입체적으로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3절과 4절에선 월남 패망 후 한국사회가 난민을 수용하는 태도와 20년간 계속된 두 진영의 논리 싸움까지 두루 검토한다. 저자는 이 절들을 통해 이 문제의 중심에 놓이는 참전군인의 모순적 위치를 기존 연구자들이 편협하지 않게 다루고자 애쓴 까닭을 알게 될 것이라 말한다.
4절 끝에는 설문조사를 통해 한국사회를 경험한 국내 거주 베트남인들―결혼이주여성, 유학생, 이주노동자―의 베트남전쟁(과거사)과 한베 관계에 대한 인식 수준을 정리한 결과도 덧붙여 있다. 표본의 한계와 언어의 장벽 등이 있었지만, 저자는 현재 베트남 청년들이 양국 관계를 보는 시선 속에는 ‘자본친화적인’ 태도가 역력하다고 적시한다.
―베트남전쟁의 재현 대상들
제4장은 이 책의 문제적 주역들이 재현되는 관습과 문법을 분석한다. 한국군(황색 거인), 베트콩(작은 괴물), 난민(보트피플)이 그 주인공들이다.
황색 거인이란 단어에 스민 인종주의/제국주의적 태도는 단순히 민족적 자부심 정도로 치부할 성격이 아니다. 저자는 훗날 제기된 한국군의 잔학성이나 민간인 학살 논란은 한국군이 자신을 호명한 이 용어에 문제성이 함축되어 있다고 본다. 참전군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여러 문제작들을 경유하면서 한국군이 베트남에서 하위제국주의를 욕망하며 수행한 젠더화된 군사노동의 본질을 직시해본다.
베트콩은 한국군이 황색 거인으로 존재하기 위해 필요한 절대적 타자였다. 베트콩이 시체로 물화(物化)되는 만큼 한국군은 자아를 부풀릴 수 있었다. 저자는 휴전으로 중지된 한국전쟁의 빨갱이 색출이 한국군 승전담을 통해 완료되는 담론의 효과를, 인도적 한국군 대(對) 체포되는 베트콩의 대비로 풀어나간다. 하지만 전쟁 당시 초라한 비체(卑體, abject)였던 사회주의는 승전으로 다시 사상의 지위를 회복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때 이들은 어느새 친자본적 관료가 되어 있다(과거 전설적인 지휘관이자 호치민의 수양딸이었던 베트콩 여성은 관광청 부청장이 되어 밝은 얼굴로 “과거의 적도 이제는 손님이 되었으니 서방세계와 관광으로 가까워지면 총을 맞대는 비극도 예방할 것”이라고 말한다). 한국의 공식적인 참전 담론은 이렇게 자본의 승리를 증명한 통일베트남의 비참과 마침내 성장을 택한 통일베트남의 개방 이야기에서 멈춘다.
월남 패망 후 한국에 들어온 난민을 재현하는 문법이 참전기의 한국 대(對) 베트남의 젠더 구도를 반복하는 것은 현재 우리가 보는 양국 표상과 동일하다.
―평화를 위하여
제5장은 2018년 ‘시민평화법정’ 이후의 시간을 다룬다. 베트남전쟁 시기 한국군에 의한―퐁니ㆍ퐁넛, 하미 마을―민간인 학살 50주기에 맞춰 가해국의 시민들이 마련한 생존자의 육성을 듣는 자리는 국민국가의 틀을 넘어서는 시민성의 확대라는 기념비적 의의가 있었다. 그리고 법정이 남긴 숙제를 받아 2021년 ‘극단신세계’가 올린 연극 〈별들의 전쟁〉에 나타난 ‘가해자의 피해자성’ 문제를 분석해본다. 가해자의 윤리는 긴 시간을 거쳐 이 문제가 도달한 최근의 쟁점이다. 문서들의 증언력과 피해자 증언이 한 자리에서 뒤섞인 두 법정은 무엇을 성취하고 무엇을 남겼을까. 경합하는 목소리들을 가르고 민간인 학살 논란이 도달한 지점을 짚어본다.
♣ 민중의 개념사, 2부작
『민중, 개념의 구성과 변천』(가제)
강인철 지음|근간
민중은 2000년 이상 장구한 역사를 지닌 어휘다. 비록 오랜 세월 피지배 다수를 가리키는 허다한 기표들 가운데 하나였지만, 1920년대 신채호는 여기에 ‘저항’과 ‘주체’라는 새로운 기의를 부여한다. 민중 개념에 대변혁이 발생하는 순간이었다. 이후 민중은 논쟁적 개념으로 거듭났고, 민중이라는 기표는 정치적 쟁투의 대상이 되기 시작한다.
2부작 구성으로 곧 세상에 나올 두 책은 이러한 민중 개념의 역사에 관한 연구서다. 저항적 정치주체로서 민중이 탄생하게 되는 과정과 저항적 민중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등장 이후 어떤 변화를 겪어야했는지 면밀히 추적해나간다.
‘이론적’ 측면에 초점을 맞춘 첫 권에선 민중 개념을 (재)정의하고, 이를 둘러싼 합의와 불일치를 판별하며, 피지배ㆍ다수주체ㆍ저항ㆍ 다계층성 등 그 구성요소들을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통사적’ 측면에 초점을 맞춘 두 번째 권은 민중 기표에서 저항성과 주체성 기의의 출현 시기와 그 의미 변화를 중점적으로 살피고, 굴곡진 우리네 근현대사를 관통하면서 민중의 역사에 대한 재구성을 시도해본다.
001 기업 처벌과 미래의 형법: 기업도 형법의 주체가 될 수 있는가 김성돈 지음(*2018년 세종도서 학술부문)
002 표상의 언어에서 추론의 언어로: 언어표현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병덕 지음(*2018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003 동양 예술미학 산책: 동아시아 문인들이 꿈꾼 미의 세계 조민환 지음
004 한국 영화에 재현된 가족 그리고 사회: <미몽>에서 <고령화 가족>까지 강성률 지음(*2018년 세종도서 학술부문)
005 개인적 자유에서 사회적 자유로: 어떤 자유, 누구를 위한 자유인가 김비환 지음(*2019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006 시민종교의 탄생: 식민성과 전쟁의 상흔 강인철 지음(*2019년 세종도서 학술부문)
007 경합하는 시민종교들: 대한민국의 종교학 강인철 지음(*2019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008 식민지 문역: 검열/이중출판시장/피식민자의 문장 한기형 지음(*2019년 세종도서 학술부문)
009 제러미 벤담과 현대: 공리주의의 설계자가 꿈꾼 자유와 정의 그리고 행복 강준호 지음(*2020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010 세계관 전쟁: 근대 중국에서 과학신앙과 전통주의 논쟁 이용주 지음(*2020년 세종도서 학술부문)
011 빌리 브란트와 김대중: 아웃사이더에서 휴머니스트로 최영태 지음
012 충절의 아이콘, 백이와 숙제: 서사와 이미지 변용의 계보학 김민호 지음(*2021년 세종도서 학술부문)
013 중국인의 오브제: 답삿길에서 옛사람들의 눈과 마음을 읽는다 전호태 지음
014 고구려 벽화고분의 과거와 현재: 한국 역사문화예술 연구의 관문, 고구려 벽화고분들과 만나다 전호태 지음
015 동양의 광기와 예술: 동아시아 문인들의 자유와 창조의 미학 조민환 지음(*2021년 세종도서 학술부문)
016 조선 불교사상사: 유교의 시대를 가로지른 불교적 사유의 지형 김용태 지음(*2021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017 수용소와 음악: 일본 포로수용소, 아우슈비츠, 테레지엔슈타트의 음악 이경분 지음(*2021년 세종도서 학술부문)
018 임진왜란: 2년 전쟁 12년 논쟁 김영진 지음(*2021년 세종도서 학술부문)
019 한국의 여신들: 페미니즘의 신화적 근원 김화경 지음(*2022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020 시인의 발견, 윤동주 정우택 지음(*2022년 세종도서 학술부문)
021 고대 한국의 풍경: 옛사람들의 삶의 무늬를 찾아서 전호태 지음(*2022년 세종도서 교양부문)
022 과거제도 형성사: 황제와 사인들의 줄다리기 하원수 지음(*2022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023 동남아시아 도시들의 진화: 인간과 문화를 품은, 바닷길 열두 개의 거점들 한광야 지음(*2022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024 감정의 귀환: 아리스토텔레스의 감정론 연구 한석환 지음(*2022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025 학문이 서로 돕는다는 것: 현상학적 학문이론과 일반체계이론의 이중주 박승억 지음(*2022년 세종도서 학술부문)
026 로마 공화정 중기의 호민관: 공화 정치의 조정자 김경현 지음(*2022년 세종도서 학술부문)
027 문화 상징으로서의 인용음악: 현대음악의 상호텍스트성 미학 오희숙 지음
028 음악과 과학: 피타고라스에서 뉴턴까지 원준식 지음
029 일제 사진엽서, 시와 이미지의 문화정치학 최현식 지음
030 중국사상과 죽음 이데올로기: 나는 존재하는가 정진배 지음
031 조선조 서예미학: 서예는 마음의 그림이다 조민환 지음
032 청대 중국의 경기변동과 시장: 전제국가의 협치와 경제성장 홍성화 지음
033 반구대 이야기: 새김에서 기억으로 전호태 지음
034 증오를 품은 이를 위한 변명: 증오의 사회학, 그 첫 번째 엄한진 지음
035 전쟁자본주의의 시간: 한국의 베트남전쟁 담론과 재현의 역사 김주현 지음
*출간 예정
��01 민중, 저항하는 주체 강인철
��02 민중, 시대와 역사 속에서 강인철
��03 시적 정의 박소현
��04 중세 서유럽의 흑사병 이상동
��05 한국 시화사 안대회
��06 일제 사진엽서(2), 조선을 노래하다 최현식
��07 제국과 도시 기계형
��08 (증/사2)위계와 증오 엄한진��09 광장의 문학, 한국과 러시아문학 김진영
��10 일제 강점기 황도유학 신정근
��11 국가처벌과 미래의 형법 김성돈
��12 서양 중세 제국 사상사 윤 비
��13 피식민자의 계몽주의 한기형
��14 지식의 제국과 동아시아 진재교
��15 조선시대 노장 주석서 연구 조민환
��16 도시마을의 변화과정 한광야
��17 조선 땅의 프로필 박정애
��18 플라톤의 ��테아이테토스�� 연구 정준영
��19 출토자료를 통해 본 고구려의 한자문화 권인한
■ 총서 ‘知의회랑’의 모색과 축조는 진행형입니다(2023.6.15. 기준)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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