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06

빨가벗고 몸 하나로 뭉치자 | 마광수 | 알라딘

빨가벗고 몸 하나로 뭉치자 | 마광수 | 알라딘


빨가벗고 몸 하나로 뭉치자
마광수 (지은이)시대의창2007-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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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정신보다는 육체에, 질서보다는 자유에, 관념보다는 감성에, 도덕보다는 본능에 가치를 두는' 작가의 성 이데올로기를 직설적인 언어로,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작가가 직접 그린 20여 점의 삽화도 함께 실렸다. 시와 소설, 문학이론서 그리고 각종 칼럼 등에서 마광수 교수가 일관되게 추구해온 '야한 정신'을 전면에 내세운 시집.

그에 따르면 도덕이나 정의는 인간의 질투심.적개심에 그 뿌리를 두고 흑백논리로 선악을 가르는 잔인한 덕목이 되기 쉽고, 법과 통념을 앞세운 욕망의 억제와 길들이기를 통해 획일과 비굴을 낳게 마련이다. 야한 정신은 이러한 지배 질서의 폭압에 맞서는 야인(野人)의 정신이다.


목차


1. 당신의 몸 전체를 주셔요
잔혹한 사랑
몸 전체로 사랑을
고독에
그때 그 여인
첫눈에 반하다
자유연애
오, 너의 빨음직한 젖꼭지여!
즐거운 식사
나르시시즘 만세
중년의 우울
불안한 것은 아름답다
엄마와 시녀
낙원으로의 회귀
정액 아이스케이크
넌 징그러워
왜 나를 사랑하지 않느냐
도시에
여자가 더 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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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몸 안 주고 거드름 떠는 년은 북에서 내려온 간첩이다

왜 몸을 안 주니?
너 혹시 북에서 내려온 간첩 아냐?
요즘 섹스 안 하고 처녀 폼 잡는 년이 어디있어?

넌 결벽증 환자거나
불감증 환자거나
성 불구자거나
간첩인 게 분명해.

치사하고 더러워서 너하곤 안 한다.
깔리고 깔린게 야한 여자야

넌 이상한 년
넌 정신병자
넌 지옥에 갈 나쁜 년

섹스 안 하고 거드름 떨면서
어디 잘 먹고 잘 살아봐라
평생 시집도 못 갈 이 병신아. 접기
구애(求愛)

과잉된 감정으로 나를 괜히 포장하고 싶어서가 아니다.
나는 지금 몹시 외로워 사랑하고 싶다.

나는 나의 현실이 너무나도 명백하게 객관화되었을 때,
너무나 역겨운 현실의 냄새에 무방비 상태로
금세 취해버리고 마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그래서 힘겨운 한숨 정도로는 너무나 힘들다고 느낄 때,
나는 사랑하고 싶어진다.

그래서 나는 지금
순간을 아름답게 타오르다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마는 불나비처럼,
내 안의 무언가를 태워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
화약 냄새는 피 냄새보다 덜 비릿하니까.

지금 내겐,
같이 소리지르고,
서로가 서로의 냄새를 맡고,
서로가 서로를 정성스레 핥아주는,
그런 섹스가 필요하다.

Love is touch,
Love is feeling. 접기



저자 및 역자소개
마광수 (지은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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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1년 서울 출생
연세대학교 국문학과 및 동 대학원 졸업(문학박사)
현재 연세대학교 국문학과 교수
1977년 『현대문학』에 시 「배꼽에」, 「망나니의 노래」, 「고구려」 등 6편의 시가 추천되어 시단에 데뷔
1989년 『문학사상』에 장편소설 「권태」를 발표하여 소설가로도 데뷔
2017년 9월 5일 타계

주요 작품

- 문학이론서
『윤동주 연구』, 『상징시학』, 『카타르시스란 무엇인가』, 『문학과 성』, 『시학』, 『삐딱하게 보기』, 『연극과 놀이 정신』, 『마광수 문학론집』 외

- 시집
『가자... 더보기

최근작 : <왜 뱀은 구르는 수레바퀴 밑에 자기머리를 집어 넣어 말벌과 함께 죽어 버렸는가?>,<추억마저 지우랴>,<마광수 시선> … 총 94종 (모두보기)
마광수(지은이)의 말
나는 끓어오르는 성욕을 달래기 위해서 글을 쓴다. 너무나 아파서 글을 쓴다. 쓸쓸하고 고독해서 글을 쓴다. 죽기 싫어서, 아니 죽지 못해서 글을 쓴다. 꼭 한 장르만 붙들고 늘어질 필요도 없다. 시든, 소설이든, 수필이든, 평론이든, 아니면 또 다른 어떤 장르든간에 상관없다. 나는 무엇이건간에 쓴다. 내가 쓴 글이 독자에게 감동을 주든 못 주든, 철학적 이념이나 형이상학적 계시를 내포하든 내포하지 않든, 나는 그것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 나는 그냥 '배설'할 뿐이다.

... 문학은 혼자서 하는 고통스런 배설이어야 한다. 작당을 해서 되는 것도 아니요, 토론을 해서 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우리 문단을 보면 너무나 인간적 유대관계에 휘말려 들고 있다. 그러다보니 내놓는 문학작품들이 고통스런 배설물이 아니라 팔려고 내놓은 수공예품들 같다. 지나치게 매스컴 눈치를 보며 전전긍긍하고, 어떻게 해서든지 '유명'해지려고 애를 쓴다. 독자들에게 영합하고 평론가들에게 아부하려고 애를 쓴다.

작가는 작품을 쓰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시를 쓰고 소설을 쓰면 그만이지 그 이상의 것을 바라거나 남들 눈치를 봐서는 안 된다. 무엇 때문에 시류에 연연해하고 매스컴이나 평론가들 눈치를 보며 안절부절못하는가. 또 왜 그리 작가의 '품위'와 세석족 명예에 집착하는가.

작가도 물론 먹고 살아야 하는 존재이니 작품이 좋은 평을 받고 많이 필리기를 바라는 것이 뭐 어떠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내 생각엔 절대로 그래서는 안 될 것 같다. 밑천이 많으면 장사는 그럭저럭 굴러가게 되어 있다. 먹은 게 많으면 그럭저럭 똥이 나오게 되어 있다. 그런데 요즘 작가들 상당수는 먹은 게 없이도 계속해서 똥을 누려고 한다. 밑천도 없는데 세 치 혓바닥으로 잘도 장사를 해댄다.

시의 경우 '정직한 배설'은 특히나 중요하다. 시는 소설에 비해 변비증 걸린 환자처럼 낑낑거리며 간신히 배설해 놓은 '함축적인 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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