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여성을 노래하다 - 일제 강점기 한국여성사
신영숙 (지은이)늘품(늘품플러스)2015-07-31

책소개
40년여 년 동안 한국사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저자 신영숙의 일제 강점기 한국여성사를 담은 시집. 일제 강점기를 산 여성들의 모습을 유형별로 나누어 살펴본 뒤, 당시 어려운 시대 상황에서도 자신의 역량을 발휘해 광복의 돌파구를 찾아보려 애썼던 신여성과 여성독립운동가 22명을 선정해 그들의 이야기를 시로 담아냈다.
당시 일제와 가부장제의 억압 속에서도 배움을 나누고, 민족과 사회의 해방을 위해 치열하고도 아낌없이 자신을 바쳤던 22명의 여성들은 이제 우리가 기억해야 할 역사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역사적 사료로서 충분한 가치를 지닌 셈이다.
목차
책을 내며
1부.‘ 서시’- 희망을 꿈꾸다ㆍ11
2부. 아름다운 여성들ㆍ19
1. 신여성 : 백석의 나타샤처럼ㆍ20
2. 농촌여성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ㆍ28
3. 노동여성(여공) : 그날이 오면ㆍ40
4. 피해여성 1(여자정신대) : 깃발ㆍ48
5. 피해여성 2(군‘위안부’) : 아리랑ㆍ58
6. 여성독립운동가 : 여성도 사람이고 조국이 있다ㆍ70
3부. 다채롭게 빛나는 여성들 (출생연도 순)ㆍ79
1. 남자현 : 독립의열투쟁의 여전사ㆍ80
2. 조신성 : 독신의 여장군, 어머니로 기림 받다ㆍ86
3. 박에스더 : 최초의 여의사, 여성 의료에 헌신하다ㆍ92
4. 차미리사 : 여성교육의 씨 뿌려 신여성을 키우다ㆍ96
5. 김알렉산드라 : 최초의 볼셰비키 사회주의 여성혁명가ㆍ100
6. 우봉운 : 구름처럼 자유로이, 베풂의 삶ㆍ104
7. 김마리아 : 조선여성독립운동의 맏딸ㆍ108
8. 유영준 : 여의사로 여성운동에 앞장서다ㆍ114
9. 정종명 : 어머니 아들과 함께 항일의 중심에 서다ㆍ118
10. 나혜석 : 생을 다하도록 화가로 여성으로ㆍ122
11. 김원주 : 신여성에서 스님으로 고해를 건너ㆍ128
12. 박원희 : 요절할지라도 보다 나은 삶을ㆍ132
13. 정칠성 : 사회주의 운동가로 맹위를 떨치다ㆍ138
14. 황신덕 : 사회주의 이론가에서 생활개선 교육가로ㆍ142
15. 정정화 : 양반가 며느리가 임정의 여걸로ㆍ146
16. 주세죽 : 애인 박헌영을 향한 일편단심ㆍ152
17. 강주룡 : 노동여성의 새벽을 일깨우다ㆍ158
18. 허정숙 : 동지들과 나눈‘ 붉은 사랑’ㆍ162
19. 최은희 : 여기자로 여성 전문직을 굳히다ㆍ166
20. 박차정 : 뜻을 이루지 못한 채 요절하다ㆍ170
21. 오광심 : 여성 독립군으로 이름을 떨치다ㆍ174
22. 최승희 : 조선의 무용가, 세계를 누비다ㆍ178
4부. 나오며- 여성, 희망을 노래하다ㆍ183
부록. 인물 소개ㆍ189
접기
책속에서
거기서 탈출하면
또 다른 길이 열렸을까
농촌에서 도시로
더 큰 도시로
중국 만주 일본까지
유리걸식하며
찾고 또 찾아 헤매다
카페 여급으로
요리점 하녀 작부 창부로
권번 기생으로
히야까시 걸(희롱녀)이 되어갔다
심지어 군‘위안부’로도
아리따운 청춘이
한순간 허공으로 날아간다
저 구름 한 점 흘러가듯
간데 온데 없이.
‘그날이 오면’ 중에서(노동여성(여공) 편)
1932년 하얼빈에 온
국제연맹조사단에게
일제 만행을 고발
나라 잃은 무명민(이름 없는 백성)
무명지를 잘라
서럽고 아픈 이 나라의
뜻을 알릴 수만 있다면
애절한 간절함으로
왼손 무명지 두 마디 잘라
‘조선독립원’이라
혈서 쓰고
손가락과 같이
흰 수건에 싸서
조사단에 전하려 했다
‘독립의열투쟁의 여전사’ 중에서(남자현 편)
해방과 남북분단
그의 소식은 간곳없다
그리도 열과 성을 다하고
자신을 아낌없이
바쳤건만
그 아름다운 흔적은
간데 온데 없이
사라졌지만
오늘도 어디에선가
민족과 여성을
지켜보고 있으리라
‘어머니 아들과 함께 항일의 중심에 서다‘ 중에서(정종명 편) 접기
저자 및 역자소개
신영숙 (지은이)
저자파일
신간알림 신청
항일여성독립운동기념사업회 연구소장. 서울여대 9회. 여성사 전문 연구자로 1부 '일제강점기 애국애족의 길을 걷다'를 집필했다.
최근작 : <고황경 평전>,<새로운 세상을 노래한 여성들>,<또 하나의 독립운동, 부부가 함께하다> … 총 12종 (모두보기)
신영숙(지은이)의 말
내가 이들의 자취를 찾아 재현해 보려 한일은 어쩌면 내게 부족한 점에 대한 대리 만족을 위한 행동일 수도 있다. 어쨌든 신여성과 항일독립운동가들의 치열한 삶의 면면을 역시 시 형식으로 간결하게 독자들에게 전달해보고자 한 것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당시 사회의 혼란과 피폐함 속에서도 오롯이 가족과 자신을, 더 나아가 여성과 민족을 지키며 꿋꿋이 살아남은 모든 여성들의 고통과 희망을 노래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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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일제 강점기 한국 여성들을 시로 만나다
40년여 년 동안 한국사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저자 신영숙이 연구자로서, 그리고 여성으로서 일제 강점기 한국여성사를 담은 시집『여성이 여성을 노래하다』를 펴냈다.
저자는 독자의 관점에 섰다. 여성사는 본인 역시 연구자로서 많은 시간을 들여 어렵게 연구한 분야인 만큼 읽는 사람들 역시 그렇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여성사의 길고 많은 이야기들을 시 형식을 빌어 짧고, 쉽게 써나갔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일제 강점기 여성사에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여성이 여성을 노래하다』는 일제 강점기를 산 여성들의 모습을 유형별로 나누어 살펴본 뒤, 당시 어려운 시대 상황에서도 자신의 역량을 발휘해 광복의 돌파구를 찾아보려 애썼던 신여성과 여성독립운동가 22명을 선정해 그들의 이야기를 시로 담아냈다. 당시 일제와 가부장제의 억압 속에서도 배움을 나누고, 민족과 사회의 해방을 위해 치열하고도 아낌없이 자신을 바쳤던 22명의 여성들은 이제 우리가 기억해야 할 역사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역사적 사료로서 충분한 가치를 지닌 셈이다.
시대적, 사회적 혼란과 생활의 피폐함 속에서도 가족과 자신을, 그리고 여성과 민족을 지키며 꿋꿋이 살아남은 모든 여성들에 대한 헌시『여성이 여성을 노래하다』를 통해 다시 한 번 그들을 만날 수 있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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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여성을 노래하다 - 일제 강점기 한국여성사
신영숙 --- 1,000 단어 요약+평론
신영숙 연구자의 저서 <여성이 여성을 노래하다: 일제 강점기 한국여성사>에 대한 요약과 평론입니다. 요청하신 대로 <해라> 체를 사용하여 작성하였습니다.
여성이 여성을 노래하다: 일제 강점기 한국여성사 요약 및 평론
1. 도입 및 문제의식
역사는 오랫동안 남성의 시각과 기록을 중심으로 서술되어 왔다. 특히 일제 강점기라는 격동의 시기를 다룰 때, 거대 담론과 선 굵은 정치·군사적 사건 속에서 여성의 역사적 주체성은 자주 소외되거나 유관순이라는 상징적 인물 한 명으로 축소되곤 했다. 한국근대여성사 연구자인 신영숙은 이러한 학계와 대중의 인식적 한계를 극복하고자 저서 <여성이 여성을 노래하다: 일제 강점기 한국여성사>를 세상에 내놓았다. 저자는 40여 년간 축적한 사료 연구를 바탕으로, 가부장제와 식민 권력이라는 이중의 억압 속에서도 주체적으로 삶을 개척하고 민족 해방을 위해 헌신했던 여성들의 서사를 발굴한다. 이 책의 가장 독창적인 지점은 역사적 사실을 단순한 논문 형식으로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중, 특히 젊은 세대가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개론식 자작시 형식을 빌려 이들의 삶을 '노래'했다는 점이다.
2. 주요 내용 요약
본 서적은 일제 강점기를 살아낸 다양한 계층의 여성 군상을 유형별로 분류하는 동시에, 역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인물 22명을 선정하여 그들의 생애와 투쟁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계층 및 유형별 여성 잔상
저자는 일제 강점기 여성의 삶을 단일한 집단으로 묶지 않고 사회적 위치에 따라 다각도로 분석한다.
<신여성>: 근대식 교육을 받고 새로운 사상과 문화를 수용하며 봉건적 인습에 도전한 이들이다.
<농촌여성 및 노동여성>: 식민지 자본주의 심화 속에서 이중 삼중의 수탈을 겪으면서도, 생존권을 지키고 노동 운동의 새벽을 깨운 주역들이다. 특히 을밀대 지붕 위에서 고공 투쟁을 전개한 강주룡의 서사는 근대 노동 운동사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위상을 보여준다.
<피해여성>: 아시아태평양 전쟁기 일제에 의해 강제 동원된 여자정신대와 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비극적 역사와 고통을 다루며, 식민지 권력이 여성의 신체에 가한 폭력을 고발한다.
기억해야 할 여성 인물 22인
책의 핵심을 이루는 3부에서는 출생 연도 순으로 배치된 22명의 구체적인 인물 서사가 펼쳐진다.
<남자현, 김마리아, 박차정, 정정화, 오광심>: 무장 투쟁과 의열 투쟁, 임시정부 지원 등 항일 전선의 최전선에서 활약한 여성 독립운동가들이다. 권총을 들고 총독 암살을 기도하거나 가문 전체를 이끌고 망명길에 오른 이들의 치열한 삶이 시적 언어로 형상화된다.
<박에스더, 차미리사, 최은희>: 최초의 여의사, 교육자, 여기자로서 가부장적 사회가 공고히 세워둔 전문직의 유리천장을 깨뜨리고 여성의 권익과 교육에 헌신한 선구자들이다.
<나혜석, 김원주, 최승희>: 화가, 문학가, 무용가로서 예술적 성취를 이루었으나, 시대를 앞서간 사상과 삶의 궤적으로 인해 사회적 마찰과 개인적 비극을 겪어야 했던 인물들의 내면을 포착한다.
<김알렉산드라, 정칠성, 허정숙, 주세죽>: 사회주의 및 민족 해방 운동의 중심에서 계급과 여성 해방을 동시에 외쳤던 혁명가들의 자취를 복원한다.
3. 학술적·문학적 평론
역사학의 시적 변주가 지닌 소통의 힘
이 책이 지닌 가장 큰 미덕은 방법론적 과감성에 있다. 역사는 대개 건조한 사료와 엄격한 각주를 통해 증명되는 학문이다. 그러나 저자는 30여 년간 다져온 학술적 전문성을 바탕으로 오히려 시(詩)라는 문학적 양식을 선택했다. 이는 대중이 역사적 인물과 정서적으로 교감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 준다. 딱딱한 연표 속에 갇혀 있던 인물들은 저자의 시적 상상력과 결합하면서, 뜨거운 심기를 불태우고 차가운 의지로 억압에 맞섰던 살아 숨 쉬는 인간으로 재탄생한다. 역사학의 대중화라는 측면에서 매우 효과적인 전략이라 평가할 수 있다.
이중의 억압을 뚫고 나온 주체성의 복원
식민지 조선의 여성은 일제라는 외세의 압제와 조선 사회 내부의 공고한 유교적 가부장제라는 이중의 굴레 속에서 살아갔다. 저자는 이들이 단순한 피해자나 수동적인 조력자에 머무르지 않았음을 명징하게 드러낸다. '여성도 사람이고 조국이 있다'는 선언처럼, 이들에게 독립운동과 사회 개혁은 곧 자기 구원이자 한 인간으로서 존재를 증명하는 과정이었다. 계급, 사상, 직업의 경계를 넘어 각자의 영역에서 균열을 내고자 했던 여성들의 연대와 투쟁을 촘촘히 엮어냄으로써, 한국 근대사를 더욱 풍부하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바라보게 한다.
서술의 한계와 과제
다만, 22명이라는 방대한 인물의 생애를 개론식 시와 짧은 해설로 압축하다 보니 각 인물이 지닌 사상적 깊이나 내면의 모순, 시대적 고뇌가 다소 평면적으로 처리된 아쉬움이 남는다. 가령 사회주의 운동 내부에서의 갈등이나 신여성들이 직면했던 사상적 한계 등이 시적 상찬 속에서 단순화된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관순이라는 단일한 기억에 의존하던 대중적 여성사 인식을 확장하고, 이름 없이 스러져간 무명씨들의 희생까지 역사의 수면 위로 끌어올리려 한 저자의 실천적 노력은 높이 평가받아야 마땅하다.
4. 결론
신영숙의 <여성이 여성을 노래하다>는 역사의 어둠 속에 묻혀 있던 여성들의 목소리를 복원해 낸 따뜻하고도 강렬한 헌사이다. 저자는 역사가 거대한 권력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시대를 온몸으로 살아낸 모든 이들의 기록임을 보여준다. 이 책은 과거의 인물들을 박제된 영웅으로 숭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늘날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인간의 존엄과 자유를 향한 투쟁이 어떻게 계승되어야 하는지 잔잔한 울림으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일제 강점기 한국 여성들의 다채로운 삶과 독립 투쟁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추가로 더 알고 싶으신 인물이나 주제가 있다면 언제든 말씀해 주세요.
아래 비디오는 일제 강점기 시절 가부장제와 식민 치하라는 이중 고난 속에서도 주체적인 삶을 개척했던 신여성들의 역사적 배경과 그들의 고뇌를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일제 강점기 신여성의 역사와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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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자체의 기본 정보와 목차 성격을 확인해, 단순 소개가 아니라 <일제강점기 여성사>라는 문제의식에 맞춰 요약과 평론을 함께 정리하겠습니다.
11s 동안 생각함
<여성이 여성을 노래하다 - 일제 강점기 한국여성사>는 한국근대여성사 연구자 신영숙이 일제강점기를 살아낸 여성들의 삶을 역사 서술이 아니라 <시>의 형식으로 재구성한 독특한 책이다. 2015년 늘품플러스에서 출간되었고, 분량은 211쪽이다. 저자 신영숙은 이화여자대학교 이화사학연구소 연구원, 여성독립운동기념사업회 기획위원장으로 활동했으며, 조선인 종군간호부, 근대여성사, 여성독립운동사 관련 연구를 해온 인물이다.
이 책의 특징은 제목 그대로 <여성이 여성을 노래한다>는 데 있다. 남성 중심의 민족사, 독립운동사, 근대화 서술 속에서 여성은 흔히 보조자, 희생자, 어머니, 아내, 누이로 등장한다. 그러나 이 책은 여성을 역사 속 부수적 존재가 아니라 자기 시대를 몸으로 겪고, 선택하고, 싸우고, 사랑하고, 실패하고, 견딘 주체로 세운다. 책은 일제강점기를 산 여성들의 모습을 유형별로 살펴본 뒤, 신여성과 여성독립운동가 22명을 선정해 그들의 이야기를 시로 담아낸 것으로 소개된다.
책의 첫 번째 의의는 <여성사 대중화>에 있다. 저자는 전문 연구자로서 여성사가 얼마나 방대하고 접근하기 어려운 분야인지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일반 독자가 긴 논문이나 학술서를 읽지 않아도 일제강점기 여성들의 삶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짧고 압축적인 시 형식을 택했다. 이는 단순한 형식 실험이 아니다. 여성들의 삶 자체가 파편화되어 기록되었고, 많은 여성 독립운동가의 자료가 충분히 남아 있지 않다는 점을 생각하면, 시는 결핍된 기록을 감정과 상상력으로 보충하는 방식이 된다.
책이 다루는 여성들은 한 가지 유형으로 묶이지 않는다. 신여성, 교육받은 여성, 독립운동가, 노동하는 여성, 가족과 식민지 현실 사이에서 갈등한 여성, 전쟁과 동원 체제 속에 놓인 여성들이 등장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들이 모두 <위대한 여성 영웅>으로만 그려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제강점기 여성은 식민지 백성이면서 동시에 가부장제 사회의 여성이다. 따라서 이들의 삶은 일본 제국주의의 억압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조선 사회 내부의 남성 중심 질서, 가족제도, 교육 기회의 불평등, 성적 규범, 빈곤도 여성들의 삶을 규정했다.
이 점에서 이 책은 민족주의적 여성사와 페미니즘적 여성사의 접점을 보여준다. 여성독립운동가들은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싸웠지만, 그들이 꿈꾼 해방은 단지 <일본으로부터의 해방>만은 아니었다. 그것은 여성으로서 인간답게 살 권리, 배울 권리, 일할 권리, 사랑과 결혼을 스스로 선택할 권리, 사회적 발언권을 갖는 문제와 연결되어 있었다. 즉 이 책에서 독립은 국가의 독립인 동시에 여성 주체의 독립이기도 하다.
특히 <신여성>의 문제는 복합적이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신여성을 개항기 이후 일제강점기까지 신식 교육을 받고 새로운 가치와 태도를 지닌 여성으로 설명한다. 그러나 신여성은 당대 사회에서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받았다. 교육받고 글을 쓰고 연애와 결혼을 새롭게 생각하는 여성은 근대의 상징이었지만, 동시에 남성 지식인과 보수적 사회가 불편해한 존재였다. 이 책은 그런 여성들을 도덕적 평가의 대상으로 삼기보다, 시대의 균열을 드러낸 인물들로 읽게 한다.
책의 장점은 여성들을 <불쌍한 피해자>로만 만들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일제강점기 여성들은 분명 식민지와 가부장제의 이중 억압을 받았다. 그러나 이 책은 그 억압 속에서도 여성들이 배웠고, 조직했고, 글을 썼고, 노동했고, 감옥에 갔고, 망명했고, 후세대에게 흔적을 남겼다는 점을 강조한다. 여성은 수난의 대상이지만 동시에 행동의 주체다. 이 균형이 중요하다. 피해만 강조하면 여성은 다시 침묵하는 존재가 된다. 반대로 영웅성만 강조하면 여성들이 겪은 실제 고통과 구조적 제약이 지워진다. 이 책은 두 방향 사이에서 비교적 조심스럽게 움직인다.
그러나 한계도 있다. 시 형식은 접근성을 높이지만, 동시에 역사적 복잡성을 줄일 위험이 있다. 한 인물의 삶은 정치적 선택, 계급적 위치, 가족관계, 사상적 갈등, 해방 후의 평가까지 얽혀 있다. 이것을 짧은 시로 압축하면 감동은 커지지만 논쟁성은 약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사회주의 계열 여성독립운동가, 해방 후 북한과 관련된 여성, 친일 논란이 있는 여성, 식민지 체제 안에서 교육·직업 기회를 얻은 여성들의 삶은 단순한 찬가로 처리하기 어렵다. 여성사에서 중요한 것은 <기억해주는 것>만이 아니라 <복잡하게 기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한계는 시적 재현이 때로 인물을 아름답게 정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여성 독립운동가를 “노래한다”는 것은 따뜻한 복권의 언어이지만, 동시에 역사적 인물을 기념비화할 위험도 있다. 여성들도 서로 다른 계급, 사상, 욕망, 한계를 가진 존재였다. 어떤 여성은 민족주의자였고, 어떤 여성은 사회주의자였고, 어떤 여성은 교육운동가였고, 어떤 여성은 제국의 질서 안에서 모순적 삶을 살았다. 이런 차이를 더 날카롭게 드러냈다면 책은 감동적 시집을 넘어 더 강한 역사비평이 되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책은 가치가 크다. 한국의 독립운동 기억은 오랫동안 남성 중심이었다. 유관순처럼 상징화된 몇몇 여성을 제외하면, 수많은 여성의 이름은 주변부에 머물렀다. 이 책은 그 침묵을 깨려는 작업이다. 특히 연구자가 학술논문이 아니라 시를 택했다는 점은 중요하다. 이는 여성사를 지식의 영역에서 기억과 애도의 영역으로 옮긴다. 독자는 여성들을 “알게” 될 뿐 아니라 “느끼게” 된다.
전체적으로 <여성이 여성을 노래하다>는 엄밀한 학술서라기보다, 여성사 연구자가 쓴 역사적 추모와 대중적 입문서에 가깝다. 이 책을 읽을 때 가장 중요한 태도는 시를 그대로 역사적 사실의 완성된 서술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각 인물의 삶을 더 찾아가게 만드는 입구로 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끝나는 책이 아니라 시작하게 하는 책이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 책은 <일제강점기 여성들을 민족사의 그림자에서 불러내어, 이름과 목소리와 감정의 자리로 되돌려놓으려는 시적 여성사>다. 역사적 분석의 깊이에서는 아쉬움이 있지만, 잊힌 여성들을 대중의 기억 속으로 불러오는 힘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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