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20

[문학리터러시] 쾌락주의자 마광수에 대한 생각 < 컬럼 < 기사본문 - 반디뉴스

[문학리터러시] 쾌락주의자 마광수에 대한 생각 < 컬럼 < 기사본문 - 반디뉴스


컬럼
입력 2025.08.20 00:00
수정 2025.09.03 05:23
[문학리터러시] 쾌락주의자 마광수에 대한 생각

이승하 시인 (shpoem@naver.com)
마광수는 1951년생으로 젊은 시절에는 문학연구자로서 『윤동주 연구』, 『상징시학』 등 여러 저서를 냈다. 그러나 1992년 장편소설 『즐거운 사라』로 인해 구속과 해직을 겪으며 문단과 사회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후 복직했지만 재임용에서 탈락하는 등 고립되었고, 2017년 정년퇴임 후 자택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는 시인·소설가·비평가로서 50여 권의 저서를 남겼으며, 특히 ‘쾌락주의적 미학’과 ‘상징’을 강조한 독특한 시세계를 펼쳤다. 법정과 사회는 그의 자유주의적 문학관을 용인하지 않았지만, 그는 자신을 ‘유미주의적 쾌락주의자’라 자처하며 시대와 불화한 문제적 문인이었다.

마광수 시대를 성찰하다

나는 공적인 자리에서 마광수 연세대 교수를 몇 번 만났지만 대화를 나눠본 적은 없었다. 나이도 열 살 정도 많아 세대가 달랐지만 그의 작품세계를 썩 좋게 보고 있지 않아서 경원시했다고 할까, 다른 유형의 사람으로 생각하고선 멀찍이서 바라보기만 했다.

​1951년생인 마광수가 1979년 홍익대 국문학과 전임강사로 임용되었으니 만 28세에 교수가 된 것이다. 그런 그가 1992년, 장편소설 『즐거운 사라』로 말미암아 필화를 입어 구속,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의 실형을 선고받는다. 이 사건은 연예인 스캔들 이상으로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킨다. 그는 다음해에 연세대에서 직위해제가 되었고 1995년에는 해직되는 수모를 겪는다.

1998년 3월에 사면ㆍ복권되고 5월 1일자로 복직했지만 2000년에 동료교수들이 점수를 안 줘 재임용에서 탈락, 2년 반 동안 휴직하기도 한다. 그는 2016년 8월에 연세대 국문학과를 정년퇴임한 지 1년이 된 시점인 2017년 9월 5일, 자택에서 자살체로 발견되었다. 현장에서는 유산을 자신의 시신을 발견한 가족에게 넘긴다는 내용과 시신 처리를 가족에게 맡긴다는 내용을 담은 유서가 발견되었다.
마광수의 박사학위 논문 「윤동주 연구」는 1983년에 정음사에서 단행본으로 냈다. 젊은 시절에 『상징시학』(1985)과 『심리주의 비평의 이해』(마광수 편저, 1986)를 청하출판사에서 펴냈다. 『시창작론』(한국방송통신대학 출판부, 1991)을 오세영 교수와 공저로 펴냈다. 그는 이 무렵만 하더라도 훌륭한 문학연구자였다.

그의 박사학위 논문 「윤동주 연구」는 1983년에 정음사에서 단행본으로 냈다. 젊은 시절에 『상징시학』(1985)과 『심리주의 비평의 이해』(마광수 편저, 1986)를 청하출판사에서 펴냈다. 『시창작론』(한국방송통신대학 출판부, 1991)을 오세영 교수와 공저로 펴냈다. 그는 이 무렵만 하더라도 훌륭한 문학연구자였다.

2017년 1월 7일에 발간된 『마광수 시선』(페이퍼로드) 이전에 나온 시집은 』(심상사, 1980), 『貴骨』(평민사, 1985), 『가자, 장미여관으로』(자유문학사, 1989), 『사랑의 슬픔』(해냄출판사, 1997), 『야하디 얄랴숑』(해냄출판사, 2006), 『빨가벗고 몸 하나로 뭉치자』(시대의창, 2007), 『일평생 연애주의』(문학세계사, 2010), 『모든 것은 슬프게 간다』(책읽는귀족, 2012) 등 총 8권이고, 육필시집 『나는 찢어진 것을 보면 흥분한다』(2012, 지식을만드는지식)도 낸 바 있다.

​송희복 진주교대 교수는 마광수를 옹호하고 응원하고 있었다. 그래서 2019년에 자신이 하는 1인출판사 글과마음을 통해 『마광수 시대를 성찰하다』란 편저를 펴내게 된다.

독자를 위하여/4

제1부 인간론 및 유고집

야(野)한 인간, 마광수_장석주/10
1. 또다시 부르는 그 이름
2. 마광수와의 가상 인터뷰
3. 거칠 것 없는 자유의 삶

가버린 작가, 남은 유고집_송희복/34
마광수 1주기에 부쳐
1. 프롤로그 : 오래된 일을 회상하다
2. 좋았던 시절에서, 선택한 죽음까지
3. 유고집 『추억마저 지우랴』를 읽다
4. 나르시시즘 인간상의 창조와 유산
5. 에필로그 : 자유를 진리로 인도하라

제2부 쾌락과 수난의 이중주

쾌락주의자 마광수 시의 몇 가지 흐름_이승하/60
1. 프롤로그 : 시의 쾌락적 미학
2. 욕구가 충족되지 않는 자의 불만
3. 그의 시에 나타난 쾌락주의의 양상
4. 몸 사랑을 하지 못한 자의 죽음
5. 에필로그 : 육체성에의 한계

순교자에서 작가로, 외설에서 작품으로_최수웅/93
1. 그를 둘러싼 논쟁들
2. 사라를 이해하기 위하여
3. 리에와 사라 사이의 거리
4. 시대와의 불화, 혹은 낙오
5. 휘뚜루마뚜루 블랙리스트

2017 마광수 소설 다시 읽기_주지영/107
1. 마광수라는 이름의 기표
2. 쓰기와 읽기의 공리 : 창작 욕망과 독자 공감의 함수관계
3. 배설로서의 창작과 관점으로서의 비평 사이의 길항
4. 마광수에게 빚진 것, 2017 이후의 성 담론

우리는 제2의 마광수의 죽음을 용인할 것인가_주지홍/118
법학자의 관점에서 본 마광수를 위한 변호
1. 학창 시절, 마광수 교수님과의 만남
2. 「즐거운 사라」에 대한 처벌 옹호론 및 근거
3. 「즐거운 사라」에 대한 처벌 불가론 및 근거
4. 비판, 또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견해

제3부 시학ㆍ수필ㆍ비평

마광수의 시학에 대하여_고봉준/130
‘상징’ 개념을 중심으로
1. ‘상징적 시각’의 문제
2. ‘상징시학’의 이론적 배경
3. ‘표현’으로서의 문학
4. ‘상징’으로 읽는 윤동주 |
5. 나가며 : 시어와 상징

이유 있는 급진성과 불온성_김효숙/152
‘야(野)한 여자’ 심미론
1. 뚜껑 덮인 이중 사회를 열다
2. 견고한 부권제를 건드리다
3. 역사 전환기의 한국적 증상
4. 유일한 ‘몸’과 유일한 상상력

비평가 혹은 육체주의 사상가_송희복/179
1. 인연과 관계성에 대해
2. 비평가 마광수의 발견
3. 몸이 머리를 지배하다
4. 되찾기의 과정에 지다


『마광수 시대를 성찰하다』 장석주,송희복 엮음 | 글과마음 펴냄 | 출간일 2019.8.31.

쾌락주의자 마광수 시의 몇 가지 흐름

마광수는 한국현대문학사 전개에 있어서 문제적 인물임에 틀림없다. 그다지 길지 않은 일생이었지만 생전에 시집, 소설집과 장편소설, 문화비평집 내지 철학에세이까지 모두 50권에 달하는 저서를 출간했다. 1980년대에는 문학이론서도 여러 권 냈다.

그는 1977년 『현대문학』을 통해 시로 등단(은사 박두진 시인이 추천)한 이후 생애 내내 활발하게 문단 활동을 전개한 문인이었다. 그러나 시대가 그를 용인하지 않아 법정에 섰고, 동료교수들과 소통하지 못해 학교에서는 고립되었다. 스스로 ‘유미주의에 바탕을 둔 쾌락주의자’ 혹은 ‘탐미적 평화주의자’라고 칭했지만 법정에서 판사는 이러한 주장을 인정해주지 않았다.

​시인, 소설가, 에세이스트, 문학연구자로서의 면모를 갖고 있는 마광수의 저작 가운데 시집에 국한하여 마광수 시세계의 특징을 살펴보는 것이 이 글을 쓰는 가장 큰 목적이다. 마광수의 시는 그의 다른 문학 장르들과 마찬가지로 우리 문단에서 독특한 자리를 차지한다. 그의 시는 미학적 완성도를 운위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본인의 시론서인 『상징시학』이 그의 시세계를 이해하는 데 가장 적절하다고 보고 그것을 근간으로 살펴나가려 한다.

그의 “시 작품은 하나의 행동, 즉 그것을 만든 시인의 상징적 행동”이라는 언술을 준거로 그의 내면을 들여다볼 것이다. 마광수는 자신의 시를 언어의 조직체가 아닌 시인의 생각과 행위의 산물로 봐주기를 바랐다. 그가 시론에서 각별하게 주의를 기울인 것은 표제에서도 보듯 ‘상징’이다. 그는 상징의 의미를 “무의식이 의식 속에 표상화되는 기능”(33쪽)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니까 마광수는 시의 본질을 정신적인 것, 내면적인 것으로 보았고 이때 작용하는 무의식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주제적 측면에서 마광수의 시와 에세이는 크게 다르지 않다. 시가 리라를 연주하면서 카타르시스를 추구하는 노래라면, 에세이는 그 노래의 철학적 해석쯤 될 것이다. 마광수의 시세계가 이룩한 공로가 어떤 방식으로든 존재한다고 보고, 과연 거기에 진정한 가치가 있는지 따져보기로 한다. 마광수가 자신의 에세이에서 보여준 철학적 사유들이 그의 시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들임이 분명하지만, 마광수의 시를 쾌락적 미학 추구로 한정하여 접근할 필요가 있다.


내가 죽은 뒤에는

내가 「윤동주 연구」로 박사가 되었지만

윤동주처럼 훌륭한 시인으로 기억되긴 어렵겠고

아예 잊혀져 버리고 말든지

아니면 조롱섞인 비아냥 받으며

변태, 색마, 미친 말 등으로 기억될 것이다

하지만 칭송을 받든 욕을 얻어먹든

죽어 없어진 나에게 무슨 상관이 있으랴

그저 나는 윤회하지 않고 꺼져버리기를 바랄 뿐

- 시 <내가 죽은 뒤에는> 전문 마광수 作

이승하 시인 shpoe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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